print

[Retirement] 뇌 건강 지키는 습관 길러라

[Retirement] 뇌 건강 지키는 습관 길러라

정부가 치매 관련 법률까지 마련해 관리에 나설 정도로 치매환자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치매환자가 2002년 4만8000여명에서 2009년 21만5000여명으로 7년 만에 무려 16만 7000여명이나 늘었다. 이에 따라서 관련 의료비도 빠르게 증가해 같은 기간 동안 치료비는 561억원에서 6211억원으로 늘었다. 어느덧 치매는 65세 이상 11명 중 1명이 걸릴 정도로 고령자에게 흔한 질병이 됐다.

치매는 병명이 아니라 증상이다. 예를 들어 기침이 난다는 건 증상이고 기침이 나는 원인으로 감기나 기관지염, 폐렴 등을 꼽을 수 있다. 치매의 원인이 되는 질환은 수십 가지가 넘을 정도로 다양하다. 대표적으로는 치매환자의 약 40~5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가 있다.

둘째로 뇌출혈이나 뇌경색 등이 발전해 생기는 혈관성 치매가 있다. 증상은 다른 형태로 나타나지만 공통적인 원인은 뇌세포가 손상되면서 담당하던 기능을 잃었기 때문이다. 치매(알츠하이머병)를 ‘세기의 질병’이라고 명명한 루이스 토머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것은 모든 질병 중에서도 가장 악질이다. 환자에게 나타나는 증상 때문만이 아니라 가족과 친구들에게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 때문이다. 무자비하게 이 병은 치명적이지 않다. 환자는 하염없이 살아 있다. 운이 좋아서 폐렴으로 구원 받지 않는 한, 머리는 텅 비었지만 건강하게 나이를 먹어가면서….”

치매의 고통과 피해를 잘 나타낸 표현이다. 오랫동안 치매는 노화의 불가피한 측면이며 정상적인 것이라는 믿음이 지배해왔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이 발견된 이후 이런 어처구니 없는 믿음이 서서히 깨지고 있다. 당시까지만 해도 치매를 특정 질병과 연관시킨 적이 없었다. 알츠하이머병의 발견으로 치매가 정상이라는 기존 인식에 결정타를 가했다. 결국 뇌의 노화가 알츠하이머병이나 다른 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아님을 알게 됐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한 노후를 보내려면 뇌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뇌에 대해 잘 이해한다면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정상적인 뇌의 실수에 대해 좀더 너그러워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부모나 사랑하는 사람이 보이는 변덕스러움을 더 잘 참아낼 것이며, 신체의 조절 기능을 맡고 있는 뇌에 도움이 되는 일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이 들어도 지능지수 안 떨어져여전히 뇌에 대한 잘못된 지식이나 선입견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적지 않은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뇌는 점점 더 가벼워지고 아주 조금씩 수축한다고 믿고 있다. 인간의 뇌는 늙어갈수록 해마다 100만개씩 신경세포가 없어진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이런 주장의 신빙성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나이가 들어도 두뇌의 주요 부위의 신경세포 밀도는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큰 신경세포의 수는 실제로 줄어들지만 작은 신경세포의 수가 늘어남으로써 이를 상쇄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큰 신경세포는 죽는 것이 아니라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능의 저하가 노화에 따른 당연한 현상인지 밝히기 위한 여러 연구도 진행된 바 있다. 하지만 개인에 따라서 혹은 지능 테스트를 할 때마다 다르게 나타났을 뿐 65세부터 75세까지 지능지수가 눈에 띄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했던 말을 또 하는 아버지, 휴대전화를 잃어버려 온 집안을 뒤지다가 결국 냉장고 안에서 찾은 어머니, 학기가 다 지나가도록 이름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선생님, 새로운 IT 기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직장상사 등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뇌의 일정한 기능, 특히 과학자들이 즐겨 ‘처리 속도’라고 부르는 기능은 나이가 들수록 그 수준을 유지하지 못한다고 일반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이렇게 느려진 처리 속도가 기억을 방해하기도 한다. 또한 우리의 뇌가 제구실을 하게 해주는 화학물질들, 예를 들면 우리가 정신을 바짝 차리고 계속 움직이게 하는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 물질이 뚜렷하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들수록 뇌가 포기하거나 굴복하기보다는 적응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도 있다. 나이가 들면 뇌가 힘이 빠지는 게 아니라 더 강력해져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활발하게 작동하기도 한다. 고령자들이 시간이 제한된 테스트에서 성적이 좋지 못할 수도 있지만 판단력이나 방향감각, 어휘력 등에서는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의 뇌는 성숙하면서 다른 식으로 정보를 처리한다. 그것은 더욱 깊어지고 풍요로워지는 과정이며 결국 ‘지혜’를 얻게 된다.

건강한 노후를 위해서는 건강한 뇌 습관이 반드시 필요하다. 첫째, 두뇌를 부지런히 사용하라. 뇌는 죽을 때까지 변화하는 기관이다. 어느 한 부분이 녹슬고 사용하지 않아서 위축되면 더 많이 사용되는 다른 부위에서 그 부분이 하던 일을 떠맡는다. 어떤 일에 도전하지 않으면 연결돼 있던 신경네트워크에서 뇌세포가 떨어져 나와 다른 네트워크에 연결된다. 결국 그 기술은 거의 다 잊어버리게 된다. 과학자들은 반드시 유지하고 싶은 기술이나 재능을 한번에 30분씩 일주일에 두세 번 사용하면 그 기술과 재능이 절대로 녹슬지 않고 유지된다고 강조한다. 나이가 들면 작지만 꾸준히 노력하는 데서 가장 큰 혜택을 받게 된다.

둘째,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법을 익혀라.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 수 있느냐는 매일 매일의 삶에서 얼마나 성공적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자신만의 스트레스 관리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일은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다. 스트레스 관리에 대한 여러 연구는 ‘스트레스가 쌓이는 상황을 수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고 있다.



100세 시대 진정한 노후 대책은 뇌 건강 셋째, 꾸준히 운동하라. 신경과학은 우리 뇌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자극하는 법을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현재까지 밝혀진 가장 유망한 답은 운동이다. 미국 메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조사에 따르면 운동을 하면 나이든 사람도 기억력이 좋아지는 것이 관찰됐다고 한다.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 건강한 뇌를 위한 습관을 기르는 가장 좋은 때는 바로 지금이다. 대부분이 노후 자금 마련에만 매달리는 경향이 없지 않은 데 이런 재무적 준비 뿐만 아니라 건강한 뇌를 위한 관리 등을 통해 오랫동안 건강하게 사는 것이 100세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노후대책이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 日기시다 "북일 간 성과를 내는 관계 실현은 쌍방 이익에 합치"

2삼성 반도체 매출 세계 1→3위로 추락…인텔·엔비디아 선두로

3“먹는거 아닙니다, 귀에 양보하세요”…품절대란 ‘초코송이’ 이어폰 뭐길래

4마침내 ‘8만전자’ 회복…코스피, 2800선 돌파 기대감 ‘솔솔’

5최태원 SK 회장 둘째딸 최민정, 美서 헬스케어 스타트업 차렸다

6 이재명 인천 유세현장서 흉기 2개 품고 있던 20대 검거

7영천 최무선과학관, 새단장하고 오는 30일부터 운영 재개

8조각 투자 플랫폼 피스, ‘소비자 추천 글로벌 지속가능 브랜드 50′ 선정

9어서와 울진의 봄! "산과 바다 온천을 한번에 즐긴다"

실시간 뉴스

1 日기시다 "북일 간 성과를 내는 관계 실현은 쌍방 이익에 합치"

2삼성 반도체 매출 세계 1→3위로 추락…인텔·엔비디아 선두로

3“먹는거 아닙니다, 귀에 양보하세요”…품절대란 ‘초코송이’ 이어폰 뭐길래

4마침내 ‘8만전자’ 회복…코스피, 2800선 돌파 기대감 ‘솔솔’

5최태원 SK 회장 둘째딸 최민정, 美서 헬스케어 스타트업 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