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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상승세 세계 증시 어디로 - ‘닥터 둠’(대표적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교수)도 올 중반기까지 상승에 베팅

[Stock] 상승세 세계 증시 어디로 - ‘닥터 둠’(대표적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교수)도 올 중반기까지 상승에 베팅

올해 들어 국내외 주식시장이 모처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온데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면서 불안심리가 누그러진 덕분이다. 2월 8일(현지시간)에는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닥터 둠’으로 불리는 미국 뉴욕대 누리엘 루비니 교수까지 단기 증시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나왔다.

반면 국제 금융시장은 여전히 지뢰밭이란 분석도 있다. 특히 그리스가 여전히 문제다. 그리스 정치권이 2월 9일 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제시한 긴축안을 수용함에 따라 예정대로 1300억유로의 2차 구제금융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3월 20일에 만기가 돌아오는 145억 유로의 국채를 상환할 수 있게 돼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맞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그리스 근로자들의 임금이 줄고 공공부문에서 많은 실업자가 불가피해 성장동력을 잃고 더 깊은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더구나 유럽 재정위기가 심각해지면 유럽 수출 비중이 20%가 넘는 중국의 경제마저 흔들릴 수 있다. 일본의 재정상황도 예전 같지 않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언제든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선 미국 경제는 최근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다. 아직 안정적으로 회복됐다고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특히 실업률이 거의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월 3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2008년 5월 이후 최고치이자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로 미국이 본격적인 금융위기를 맞은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도 이날 2000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서 마무리했다. 1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낮은 실업률 덕이 컸다. 미국 노동부가 집계한 1월 실업률은 전월 대비 0.2% 포인트 하락한 8.3%였다.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로, 3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1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취업자수)는 24만3000명 늘었다. 시장 전망치(12만5000명)의 두 배에 육박했다. 증가폭으로는 작년 4월 이후 9개월 만에 최대였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고용시장이 변곡점을 지났다”며 “경제 엔진의 더 많은 피스톤이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점화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 고용지표를 보고 가장 행복한 사람 중 한 사람은 재선을 앞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럽증시도 같은 날 일제히 크게 올랐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 100 지수,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 30 지수,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 40 지수 등이 모두 1%가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 유럽 600’는 이날 1.7% 올라 유로존 재정 위기가 다시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 7월 29일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 증시도 미국의 지표개선과 더불어 그리스 국채교환 협상이 진전을 보인다면 당분간 순항할 가능성이 크다.



루비니 교수 “축하하지만 하반기는 부정적”루비니 교수는 최근 상승 장세를 두고 “축하(Celebrate)한다”고 표현했다. 믿음을 가진 종교인처럼 믿고 기다려도 좋은 시기가 찾아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만큼 유동성 장세에 기반한 단기 상승 장세를 믿는다는 뜻이다. 루비니 교수의 주식과 자산배분 전략 담당이사인 지나 산체스는 “우리는 믿음을 가진 사람이다. 우리는 경축하고 있다. 이번 상승 장세가 빠른 속도로 번져나갈 것이다”고 말했다고 CNBC가 2월 8일 보도했다. 산체스 이사는 루비니 교수가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면서 올해 중반까지는 강세장을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저금리 정책에 따른 부양효과를 기대해서다.

다만 루비니 교수는 이번 랠리가 오래 이어질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그는 연말 S&P500지수를 현재 수준보다 3.2% 하락한 1300으로 전망한다. 올 하반기 주식시장에 더 큰 진통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루비니 교수는 1월 28일 다보스포럼 행사기간에 AP통신과 기자회견에서 “세계경제 위기의 여파가 10년간 지속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선진국의 경제 회복은 ‘V’자형이 아니라 ‘U’자형이 될 것이며 높은 채무 비율 탓에 3~5년 정도 성장률 정체가 이어질 것”이라며 “민간·공공 부문 부채가 과도하게 쌓인 상황에서는 고통스러운 과정이 10년씩 지속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계 증시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경고다.

유럽에서는 당장 그리스가 변수다. 그리스는 정부 부채 1000억 유로의 부담을 덜기 위한 민간채권단 손실분담(PSI) 협상과 1300억 유로의 2차 구제금융협정을 맺기 위한 최종 협상을 병행하고 있다. 그리스는 오는 3월 20일 145억 유로의 국채 만기를 맞는다. 두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나야 디폴트를 피할 수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더 악화되면 중국과 일본 경제도 안심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올해 세계경제의 가장 큰 잠재적 위험으로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꼽았다고 보도했다. 피치의 앤드류 콜크훈 아시아태평양 신용분석팀 대표는 2월 7일 홍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계가 경기침체에 빠진 가운데 부동산 시장과 은행권도 중국 경제에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월 6일 유로존 경제위기 악화로 역내 경제가 침체하면 무역 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반 토막이 날 수도 있다며 대규모 경제 부양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럽·중국·일본 악재 수두룩 일본이 제2의 유럽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본 재정위기가 유럽 재정위기 국가보다 더 악화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일본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올 들어 중국과 말레이시아의 수준보다 올랐다. 일본 CDS 프리미엄은 2월 1일 136bp(1bp=0.01%)로 말레이시아(134bp)와 중국(132bp)보다 높았다. 일본 CDS 프리미엄이 작년 3월 대지진으로 잠시 역전된 적을 제외하면 말레이시아 수준을 넘어선 적이 없었다. 이는 일본의 신용등급 강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31년 만에 연간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하는 등 곳곳에서 위험신호가 감지되지만 정치적 리더십 부재로 이를 타개할 가능성이 작은 탓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일본의 작년 재정수지와 정부 채무잔액은 각각 국내총생산(GDP)의 -8.9%와 211.7%로 추산돼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5개국의 평균 -7.0%와 118.3%보다 나빴다. 국제금융센터 손영환 연구원은 “일본이 국가부채 문제를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더 악화할 수 있다”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작년 12월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에 대한 경고성 발언도 해서 언제든 강등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손 연구원은 “일본이 재정 건전화를 위해 소비세를 올리려고 하지만 정치적 이유로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재정 건전화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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