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의 발걸음이 바빠집니다. 저온 창고에 보관돼 있던 나비 번데기 판을 꺼내 ‘우화기(羽化器)’에 넣습니다. 나무판에는 수십 마리의 번데기가 붙어있습니다. 우화기에 넣고 보름 동안 빛과 열을 가합니다. 번데기 꼬리가 꿈틀거리기 시작합니다. 밖은 한겨울이지만 번데기는 봄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이윽고 딱딱한 껍질이 열리며 나비가 날개를 펴고 나옵니다.
우화가 끝나면 조심스럽게 나비를 잡아서 스티로폼으로 된 포장용기에 넣습니다. 곧바로 택배차를 불러 나비를 보냅니다. 나비는 한 마리에 5000~8000원씩에 팔려나갑니다. 나비는 일주일 밖에 못 살기 때문에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세상이 참 많이 변했습니다. 나비를 알, 애벌레, 번데기, 성충 등 원하는 형태로 생산해 배달해 줍니다. 나비는 이제 애완용으로, 과학교재로, 축제 장식용으로 시도 때도 없이 생산되는 ‘공산품’이 됐습니다.
주기중 기자 clickj@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43년전 처음 등장한 ' :-) ' ..현대인의 필수품 [그해 오늘]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19살차 아내 죽으면 보험금으로…충격 사연은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단독]납부능력 없는 국민, 국세체납액도 5000만원까지 탕감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마켓인]스타트업도 한류? 日고베시, 한국 스타트업 ‘정조준’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뜨거워지는 ‘ECM 스킨부스터’ 시장…호시절 끝나나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