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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diaries] 인간을 위한 ‘웰빙 부동산’

[social diaries] 인간을 위한 ‘웰빙 부동산’



테리 매컬리프 전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 영성학자 디팩 초프라, 리처드 게파트 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심장전문의 메멧 오즈 박사, 그리고 콜롬비아대 과학자들이 맨해튼의 한 고급 아파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우스갯소리를 하려는 게 아니다. 올해 말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에 완공 예정인 미래형 초고가 콘도미니엄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단체 ‘델로스(Delos)’ 이야기다. 이들 유명인사는 모두 델로스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 빌딩의 편의시설들은 최신식에 최고급이다. 델로스는 샤워용수에 비타민C와 알로에를 공급한다. ‘자세보완적(posture-supportive)’인 ‘열 마사지(heat-reflexology)’ 마루는 똑바로 선 자세를 유지시켜 주며 조명은 거주자의 생체리듬에 맞춰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요가 강습과 침술 서비스를 받고 싶을 때는 ‘건강관리사(wellness concierge)’를 찾으면 된다. ‘수면 정원’, 전자기 완전 차단 지역, 환기구를 통해 공급하는 개인별 맞춤 아로마테라피는 다른 아파트에도 있을 수 있지만,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수면연구센터와 독점계약을 맺은 건 이곳뿐이다. 이런 편의시설들은 결코 저렴하지 않다. 280㎡의 옥상정원과 일광욕실을 자랑하는 740㎡짜리 복층 펜트하우스가 4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쩌다가 민주당의 유명인사들이 영성 전문가(spiritual gurus) 무리들과 함께 1% 부자들을 위한 주택 건설에 참여하게 됐을까? 델로스의 공동설립자 모라드 파리드가 소속된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Clinton Global Initiative)’는 맨해튼의 고급 부동산 개발업자들과는 거리가 먼 단체다. 골드먼삭스에서 경력을 쌓은 파리드는 ‘이타적 자본주의(altruistic capitalism)’를 지지한다. ‘건강 부동산(wellness real estate)’이란 브랜드를 가진 그의 아이디어는 지속 가능한 녹색 건축을 거주자에게도 적용하자는 것이다. “왜 집을 지을 때 환경만 생각하는가?” 그는 묻는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에게도 좋은 건물을 지을 수는 없을까?”

“집은 우리 몸의 연장선 상에 있다”고 초프라는 말한다. 델로스의 이사이자 자칭 “정보와 지식의 전도사”로서 자문위원인 그는 지속가능성과 ‘웰빙’이라는 델로스 프로젝트의 컨셉에 푹 빠졌다. 그는 웰빙을 “지금 세계 제일의 트렌드”라고 부른다. 컬럼비아 대학 생물의학연구원 리처드 슬론은 델로스의 과학을 평가한 몇 안 되는 과학자 중 한 명이다. 그는 930㎡의 정원을 포함해 건물의 가장 효과적인 디자인 요소는 자연을 생활공간으로 가져온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가격대로도 조정 가능하다”고 게파트는 말한다. 그는 현재 로비단체(Gephardt Government Affairs)를 운영한다. “돈을 얼마나 쓰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델로스는 사람들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급 시설부터 시작한다.”

게파트는 델로스의 정신을 자신의 생활양식에 포함시켰다. “조명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그가 말했다. 델로스의 영향을 받은 사람은 게파트뿐이 아니다. 빌 클린턴은 델로스의 로프트 상층부를 둘러봤다. 구글의 CEO 에릭 슈미트는 델로스가 일으킨 혁신에 관심이 많아 그곳을 두 번이나 방문했다고 한다.

델로스가 초고가 건물만 짓는 건 아니다. 맨해튼의 고급 건물 외에도 파리드는 아이티에 축구 경기장을 건설하고 있다. 카를로스 자파타가 설계한 이 경기장은 말 그대로 돌무더기로 짓는다. 파리드는 고급 호텔, 노인요양시설, 그밖에 이윤도 얻고 자선사업도 할 수 있는 여러 모험을 계획하고 있다. ‘웰니스’를 보다 멀리 퍼트리고자 하는 원대한 사명의 일부다. 델로스의 웹사이트는 이렇게 묻는다. “기업의 이익이 놀라움이나… 미소로 측정된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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