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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고급 아파트 반값에 노릴 만

강남 고급 아파트 반값에 노릴 만



요즘 서울 경매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전에는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강남권 고급 아파트도 매물로 속속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들 아파트는 시세의 절반 수준에도 좀처럼 주인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부동산 경기가 얼마나 나쁜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우려한다.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서 위기는 곧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고급 주상복합의 대명사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요즘 경매시장에서는 천덕꾸러기 신세다. 이 단지 121㎡형(이하 전용면적)은 경매에 두 번 나왔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세 번째 경매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시세는 15억원이 넘지만 두 번의 유찰을 거듭하며 시세의 절반 수준인 8억원으로 몸값이 뚝 떨어졌다. 감정가는 12억5000만원으로, 다음 경매에서 감정가의 64%인 8억원에 주인을 찾게 된다. 5월 말 타워팰리스 145㎡형도 주인 찾기에 실패해 감정가(20억원)의 80%인 16억원에 재입찰된다.


금융권 보유 안전한 매물도 많아대표적인 고급 아파트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도 처지는 비슷하다. 5월 두 번째 입찰에 부쳐진 아이파크 웨스트윙동 195㎡형은 감정가(42억원)의 80%인 34억원에 매물로 나왔지만 응찰자가 한 명도 없었다. 6월에 진행되는 세 번째 입찰에서는 감정가의 64%인 27억2000만원에 나온다. 168㎡형도 마찬가지다.

두 번의 입찰에 실패하고 감정가(36억원)의 65%인 23억4000만원에 주인을 찾게 된다.재건축 대장주로 불리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다. 5월에 4가구가 한번에 경매에 나왔지만 한가구도 낙찰되지 못했다. 이들 아파트는 6월 감정가의 80%에 두번째 경매에 부쳐진다. 84㎡형을 7억2000만원에 낙찰 받을 수 있다.

금융권의 법원 경매 청구금액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청신호로 꼽힌다. 금융권이 보유한 매물은 안전하고 상태가 좋은 편이기 때문이다.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이 처음 경매에 나온 수도권 아파트를 분석한 결과 4월 금융권의 경매청구금액은 197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금융권의 경매청구금액은 2025억원으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권의 경매청구 건수도 3월 681건, 4월 629건으로 조사됐다.채권자별로 살펴보면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청구액이 737억원으로 가장 많다. 정점을 찍었던 2009년 9월 848억원 이후 처음으로 다시 700억원대를 넘어섰다. 경매개시 결정이 내려 진 뒤 최초 경매가 진행되기까지 통상 5~6개월 이상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4월 첫 경매가 진행된 수도권 아파트는 지난해 하반기 무렵 경매에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7월부터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이 80% 밑으로 하락하는 등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위축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4월 수도권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77.2%로 지난해 7월 이후 11개월째 7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지옥션 남승표 선임연구원은“2009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져 경매 투자의 호기가 열렸다”며“낙찰가율은 낮은 반면 금융권의 우량 물건은 늘고 있어 여유자금이 있는 투자자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는 몇 번의 유찰을 거듭하고 있지만 소액 투자 상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은 오피스텔이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오피스텔 낙찰건수는 1월에 2건에 불과했지만 3월 8건, 4월 14건, 5월 19건으로 급증했다.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1월 78%, 2월 72%로 낮았지만 3월 99%, 4월 92%, 5월 94%로 급등했다. 5월 매각된 강남구 대치동 롯데골드로즈 44㎡형은 감정가가 3억원이었지만 3억438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감정가보다 438만원 비싸게 팔린 것이다. 강남구 역삼동 엘지역삼에클라트 27.8㎡형은 감정가인 2억1000만원에 낙찰돼낙찰가율이 100%다. 송파구 가락동 명오피스텔 33㎡형도 감정가(1억600만원)보다 200만원 비싼 1억800만원에 낙찰됐다. 이 오피스텔은 올 들어서만 34개 물건이 경매에 나왔고 총 10건이 감정가와 비슷하거나 비싸게 낙찰됐다.오피스텔에 투자자가 몰리는 것은 덩치가 작아 자금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소액 투자 상품이라 낙찰 받은 후 되팔기 어렵지 않고 임대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투자자뿐만 아니라 실수요자의 관심도 크다. 전셋값 수준에 낙찰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지옥션 하유정 연구원은 “저렴한 가격에 낙찰 받아 임대수익을 올리거나 되팔려는 것”이라며 “감정가 수준에 낙찰 받아도 시세보다 싸기 때문에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법원경매정보 전문기업인 부동산태인이 최근 1년 간 대법원에 나온 서울 지역 토지 경매물건 2만1135개를 분석한 결과(5월 말 기준) 1년 전보다 낙찰가율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지용도로 경매에 나온 토지물건은 낙찰가율이 10.5%포인트 높아져 68.5%를 기록했다. 임야도 43.4%에서 45.4%로 2%p 상승했다. 근린시설 낙찰가율도 오름세다. 1년 전 71.1%에서 74.5%로 3.4%p 올랐다. 같은 기간 상가 낙찰가율은 12.1%p 떨어져 59.6%를 기록했다.


오피스텔, 소형 아파트는 강세아파트도 3억원 이하에 살 수 있는 소형에 대한 관심이 크다. 대개 감정가의 80%선에 낙찰 받을 수 있어 저렴하게 내 집을 마련할 수있는 기회를 잡으려는 실수요의 발길이 꾸준하다. 법원경매정보업체인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올 들어 법원경매에 나온 서울·수도권아파트(1만2121개)의 40% 이상이 감정가 3억원 미만의 중소형 아파트(5038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경매시장에서 감정가 3억원 미만 아파트 물건이 5000개가 넘은 것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낙찰가율도 높다. 올해 등록된 3억원 미만 물건의 낙찰가율은 81.72%다. 3억원 이상 6억원 미만 물건의 낙찰가율은 77.46%, 6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은 62.92%, 10억원 이상은 72.07%다.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현재 경매가 진행되는 물건은 4~6개월 전에 감정가가 결정되기 때문에 현재 시세와 비교해본 후 입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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