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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 美 금리와 외국인 매수세 살펴야

Stock - 美 금리와 외국인 매수세 살펴야

신흥시장 금융위기설에도 한국 주식 사들여 … 양적완화 축소 여부와 속도도 관심사



주식시장에서 어떤 변수를 중심에 둘 건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그 변수가 뭐고, 어느 정도 비중을 둬야 할지를 결정하는 게 시장을 판단하는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8월 중순 이후 주가 흐름을 보면 아직 신흥시장이 핵심 변수가 아님은 분명하다. 곧 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처럼 난리를 쳤지만 이내 조용해졌다.

지금 시장의 핵심 변수로 꼽을 수 있을 수 있는 게 선진국 금리다. 선진국 금리가 오르면 금융시장의 판도가 바뀐다. 현재 미국의 20년과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각각 2.8%와 3.8%로 작년 연말 대비 1.07%와 0.86%포인트가 상승했다.

이에 따라 모기지 금리도 4.4%로 급등했다. 금리 상승이 미국의 경기회복과 출구 전략 때문이라 해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올 2분기 성장률을 보면 미국 경제를 끌고 가는 힘이 부동산이란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주택가격 상승률이 10%를 넘으면서 건설투자가 성장에 큰 몫을 했다.



미 금리 부담스런 수준부동산 경기 활성화의 밑바닥에는 낮은 모기지 금리가 있다. 아직 경제에 부담을 줄 정도가 아니지만 금리가 더 올라 임계점에 도달하면 부동산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 수 있다. 실례로 7월 미국의 신규 주택 판매 건수가 39만 건에 그쳤다. 이는 6월 수치는 물론 전망치인 49만 건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아무래도 금리 상승에 따른 효과가 부동산에 영향을 준 것 같다. 그러면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제조업과 소비는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두 번째 핵심 변수는 외국인 매수다. 코스피 지수가 바닥을 찍은 7월 11일 이후 외국인이 2조5000억원 넘게 주식을 사들였다. 선진국 주가 동향이 외국인 매수에 큰 영향을 준 과거 사례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일별로 외국인 매수가 전체 거래 대금의 7~8%에 달하는 날도 있어 영향력이 더 컸다.

거래 대금이 많다면 특정 집단의 영향력이 희석될 텐데 지금은 그런 형편이 아니어서 수급 변화가 주가에 곧바로 영향을 준다. 외국인 매수가 얼마나 계속될 지 가늠하기 힘들다. 분명한 건 당분간 외국인 매수가 시장의 중요 변수가 될 거란 점이다. 신흥 시장 국가 중 우리는 우량한 측에 속한다. 1997년 외환위기 발발 이후 월별로도 무역적자를 기록한 기간이 몇 개월 안 될 정도로 탄탄한 구조다. 상대적 우위가 외국인의 판단 기준이라면 한국은 불리할 게 없다.

선진국 양적완화 축소를 시장이 견딜 수 있는 한계가 어디인가도 중요한 대목이다. 8월 공개시장조작위원회(FOMC)나 여러 연방준비제도 이사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양적완화 축소 정책은 후퇴하지 않았다. 8월에 나온 얘기들이 7월에 비해 강도가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시장은 이 부분에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조절 능력이 먹혀 들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는 이미 4~5월에 양적완화 축소 방침을 정한 것 같다. 시행 방법은 전면적이기보단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진행 과정도 전진과 후퇴를 병행하는 형태를 취하기로 한 것 같다. 그러면 시장이 적응하는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7월에 공격적인 방안을 내놓았을 때만 해도 금융시장이 격렬하게 반응했다. 그러나 8월에 다시 그 수준까지 얘기 수위를 높여도 시장이 반응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적응이 된 것이다.

이제 양적완화 축소 정책이 좀 더 구체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다 보면 또 다른 한계에 도달할 거고, 시장은 7월과 같이 격렬한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그 한계가 어디고, 그 때 연방준비제도가 어떤 태도를 취할지 여부가 시장을 가늠하는 중요한 결정 요인이 될 것이다.

주식시장이 어떤 시점부터 경기 회복을 반영할까도 관심사항이다. 8월에 나온 미국의 경제 변수를 보면 경기 회복이 좀 더 넓은 범위에서 나타나고 속도도 붙는 느낌이다. 그렇지만 8월 미국 주가는 오히려 다른 어떤 나라보다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락률이 3%에 이르고 있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비슷한 시점에 유럽도 1년 반 만에 성장 둔화에서 벗어났다. 워낙 오랜 시간 재정 불안과 경기 둔화에 시달린 관계로 시장 전체가 유럽 경제 회복에 따른 긍정적 영향을 재는데 여념이 없을 정도였다. 주가는 미국보다는 나았지만 결국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경제가 바닥에 도달하는 시점이 주가에 가장 우호적인 때라는 점을 감안할 때 비정상적인 움직임이 아닐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기가 나쁠 때 주가가 하락한 게 없기 때문에 오를 때에도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그러면 경기가 상당히 좋아진 후에야 주가가 움직일 수 있을지 모른다. 그 때가 언제일까? 신흥시장에 대한 우려 때문에 주가가 요동을 쳤다. 그러나 우리 시장이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간 걸 보면 시장은 경기 회복의 여지가 남아 있으면서 주가가 높지 않은 상태를 선호하는 것 같다. 만일 그 조건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경기의 힘이 축적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유럽 경기 회복에도 주가 지지부진기업 이익을 4개 국면으로 분류하면 이익 확장 시작기→본격 확장기→수축 시작기→본격 수축기로 나눠진다. 가장 좋은 투자 대상은 이익이 확장 초기에 있는 주식이다. 문제는 지금이 이들의 매수 적기인가 하는 의문을 가끔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숫자로 확인된 게 없을 뿐 아니라 많은 경우 이익이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판단은 더 나빠질 부분이 있는지, 나빠진다면 주가가 얼마나 반응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다. 얼마 전까지 조선주가 그 부류에 속했다. 지금은 중고 선가가 오르고 신규 수주가 이루어지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지만 몇 달 전만 해도 언제 공급 과잉이 해소될 지 가늠하기조차 힘들었다.

이익이 바닥에 있거나 늘어나기 시작한 업종은 철강·화학·조선·보험·운송 등을 꼽을 수 있다. 한결같이 주가가 크게 하락한 후 별로 빚을 보지 못한 주식이다. 주가가 오르지 못한 이유도 다양하다. 공급과잉처럼 산업 전체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 정부 정책이 우호적이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제대로 된 이익 모멘텀이 형성되지 않은 건 공통적인 현상이다. 그래서 정말 용기를 내지 않는다면 이들을 매수하기 힘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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