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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 JTBC 세월호 참사 보도 - 진심이 통하다

Media | JTBC 세월호 참사 보도 - 진심이 통하다

손석희·정관용 앵커 피해자·유가족 배려한 진행
세월호 사건 보도에서 차별화한 모습을 보이며 호평을 받은 손석희(왼쪽)·정관용 앵커.



“함께 울되 결코 잊지 맙시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떠난 생명을 위해 눈물 흘리고 남은 이들 곁에 있어주기. 그리고 지금의 참담한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절대 잊지 않기. 그것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JTBC ‘정관용 라이브’를 진행하는 정관용 앵커는 21일 오프닝 멘트를 통해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자료화면이 나간 후 정관용은 목이 잠긴 채 눈물을 흘렸고 “사고 6일째입니다. 다음 리포트 보시겠습니다”라며 진행을 이어갔다.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이후 언론사의 무리한 취재와 오보가 도마 위에 오르는 가운데, JTBC 진행자들의 방송이 화제를 낳고 있다. 피해 가족들의 심정을 이해하는 진행 태도와 진심어린 발언이 뉴스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것. JTBC ‘뉴스 9’의 손석희 앵커는 냉철하면서도 시청자를 대변하는 진행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손석희 앵커는 세월호 사건 당일이었던 16일 백점기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견을 듣고 10초간 침묵했다. 감정을 절제하는 흔들림 없는 표정이었지만, 손석희 앵커의 침묵을 통해 침통하고 안타까운 심경이 그대로 전달됐다.

자녀를 기다리는 실종자 부모와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도 손석희 앵커는 취재원을 배려하는 뉴스 진행으로 화제를 모았다. 17일 ‘뉴스 9’에서 실종자 가족 김중열씨와 대화를 하던 중 추가 사망자 발견 소식이 나오자 “자막 넣지 마시고요”라고 말했다. 실종자 부모가 화면을 보고 있을 경우를 대비한 손석희의 배려였다. 21일 방송에서는 인터뷰를 하기로 예정돼 있던 김중열씨가 딸의 시신을 발견한 소식을 전하며 목 메인 목소리로 비보를 전했다.

손석희 앵커는 “오늘 실종자 가족들 중 한 분과 연결해서 이야기를 들으려고 했습니다. 뉴스 직전에 예고까지 해드렸죠. 그런데 제가 방금 뉴스를 시작하면서 들은 소식이 있습니다. 김중열씨 따님이”라고 말하며 잠시간 말문을 잇지 못했다. 침묵 뒤에 겨우 입을 뗀 손석희 앵커는 “시신으로 발견 돼 연결을 못하게 됐습니다”라고 감정을 절제하며 방송을 이어나갔다.

두 뉴스 진행자의 방송은 전에 없던 ‘감정’을 드러낸 것이라 일각에선 이를 두고 불편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이번 사고가 얼마나 참담한 것인지를 절감케 하는 방송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낳고 있다. 특히 ‘웃는 방송’이라거나 실종자 가족들이 받을 보험금을 거론한 보도 등 시청자와 실종자 가족을 분노케 하는 방송이 잇따라 비난을 받는 가운데 JTBC 뉴스는 발 빠른 대처와 인간적인 미를 더하며 세월호 사건 보도에서 차별화를 하고 있다.

16일 JTBC 기자가 안산 단원고 여학생에게 “혹시 친구가 사망했다는 걸 알고 있나”라는 질문을 던져 논란을 빚자 손석희 앵커는 해당 기자 대신 공식 사과했다. “어떤 변명도 필요치 않다. 선임자로서 제대로 알려주지 못한 책임이 크다. 깊이 사과드린다”며 머리 숙인 손석희 앵커의 사과는 당일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온 국민이 슬픔에 젖은 가운데 JTBC의 세월호 보도는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난 진행으로 실종자 가족과 시청자를 위로하고 있다. 왜곡되지 않은 정보를 전달하는 인터뷰와 심층취재는 JTBC의 공신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손석희 앵커는 “지난 30년 동안 갖가지 재난 보도를 진행하며 내가 배웠던 것은 재난보도 일수록 사실에 기반해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며 “무엇보다 희생자와 피해자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손석희 앵커의 발언에서 JTBC가 지향하는 보도 가치가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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