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살아날까 - 규제 한 번에 풀어야 효과 커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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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살아날까 - 규제 한 번에 풀어야 효과 커

부동산 시장 살아날까 - 규제 한 번에 풀어야 효과 커



박근혜정부의 2기 경제팀이 7월 16일 공식 출항한 후 주택 시장엔 활기가 돌고 있다. 2기 경제팀 수장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 부총리는 후보로 지명됐을 때부터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집을 살 때 대출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LTV와 DTI는 대표적인 부동산 규제다. 주택 경기가 호황이었던 시절에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만든 장치다. 각각 2002년, 2005년에 도입됐다. 2000년대 후반 들어 주택 경기가 가라앉은 후 LTV와 DTI 완화에 대한 요구는 끊임없이 제기됐다. 집을 살 사람들의 자금 부담을 덜어줘 거래가 늘어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수도권 LTV는 50%, 지방은 60%다. 앞으로 지역에 상관없이 70%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 부총리는 현재 서울·수도권 50%, 지방 60%인 DTI를 60%로 단일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 부동산 규제 완화 의지 강해올 2월 말 발표 후 논란이 많았던 2주택자 임대소득 과세 방안도 철회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최 부총리는 “2주택자 전세 임대소득에 대해 세금을 매기는 것이 불필요하게 주택 시장에 불안감을 준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온기가 돌던 주택 시장은 2월 28일 주택임대차 시장 선진화 방안 발표 후 다시 냉기가 돌았다. 서울 잠실동 잠실공인1번지 김찬경 사장은 “이전까지 주택임대사업을 활성화시킨다며 규제를 풀던 정부가 돌연 태도를 바꾼 데다 그간 과세하지 않았던 전세까지 세금을 매기겠다고 하니 매수세가 얼어붙은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반색이다. 대출금액이 제한돼 주택을 구입하지 못하던 수요자들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서울·수도권 LTV가 현행 50%에서 70%로 높아지면 아파트 담보대출을 평균 6700만원 더 받을 수 있다. 더불어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출 한도에 막혀 꼭 사고 싶은 집을 구입하지 못하던 사람들이 자금 부담을 덜고 내 집 마련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 효과를 본 적도 있다.

2008년 8월 정부가 다음해 3월까지 DTI를 완화한 후 서울·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늘었다. 2008년 8월까지 한 달에 1만~1만5000건 정도 팔리던 아파트가 DTI 완화 기간 동안 1만9000~2만2000가구 거래됐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대출 한도를 늘려 주택 수요자들의 시장 참여 문턱을 낮추는 것이어서 매매 거래가 증가하는 데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거래가 늘면 주택 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이 발표한 ‘LTV 규제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LTV가 50%에서 60%로 높아질 경우 집값이 0.7%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 등 집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지역에 더 효과적이다. 주택 수요자들의 소득이 많아 DTI보다 LTV가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벌써 집값이 꿈틀거리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값(7월 19일 기준)은 0.01% 올라 17주 만에 오름세를 보였다. 수도권(0.01%)도 소폭 상승했다. 강남권에 몰려 있는 재건축 아파트값은 0.06% 상승해 전주(0.02%)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서울 잠실 일대 아파트값은 최근 2주 간 3000만~4000만원 올랐다. 잠실엘스 84㎡형(이하 전용면적)이 3000만원 정도 상승한 9억~9억7000만원에 매물로 나온다. 서울 상암동 월드컵 파크4단지 84㎡형은 지난 4월에 6억4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최근 6억7000만원대로 올랐다. 수도권도 비슷한 분위기다.

성남시 분당신도시 서현동 우성아파트 84㎡은 5억7000만~6억원 선이었지만 최근 일주일 새 1000만원 정도 호가가 올랐다. 성남시 판교신도시 판교로뎀공인 임좌배 사장은 “최근 일주일 새 전셋집을 구하던 수요가 집을 사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4~5월 주춤했던 전셋값이 다시 오르는 분위기라 앞으로 이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심리적인 파급 효과가 크다. 서울 반포동 삼일공인 서귀천 실장은 “손을 대지 못하던 대출 규제를 풀기로 하면서 정부는 주택 시장 활성화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규제 완화에 대한 정부의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월세 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세에 대한 과세 부담이 사라지면 전세를 월세로 바꾸려는 집주인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전세 대신 집을 사는 수요가 늘어나면 자연스레 전세 수요가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조속한 시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실상 LTV 등 대출 규제 완화의 직접적인 효과보다는 심리적인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지금도 집을 살 돈이 없어서 주택 구입에 나서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은 사람이 지난해 네 가구 중 하나 꼴(23%)이고 평균 담보대출 금액은 거주 주택 가격의 35%다. 현재의 한도에도 크게 못 미치는 셈이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시행이 차일피일 미뤄져 겨우 살아나고 있는 불씨가 꺼진다면 주택 시장을 다시 정상화시키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잦은 가랑비보다 한 번의 소나기를…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국민주택기금 도시정비사업 지원 등 남은 규제를 풀겠다고 예고한 만큼 이들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부가 완화하기로 했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아직까지 풀지 못한 규제들이다. 주택산업연구원 권주안 선임연구위원은 “가뭄에는 여러 번의 가랑비보다 한 번의 소나기가 해갈에 도움이 된다”며 “각종 규제를 한꺼번에 풀어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가 아직 최종 방침을 정하지 못한 임대소득 과세는 꿈틀대는 주택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한국주택협회 김동수 진흥실장은 “이번 기회에 다른 규제 완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주택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반포동 삼일공인 서귀천 실장은 “주택 시장 활성화의 열쇠는 주택임대사업을 할 수 있는 이른바 ‘돈 있는 사람’인 만큼 이들이 집을 사서 임대를 놓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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