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망권 내세운 아파트 분양 줄 이어 - 돈 더 드는데 지를까 말까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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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망권 내세운 아파트 분양 줄 이어 - 돈 더 드는데 지를까 말까

조망권 내세운 아파트 분양 줄 이어 - 돈 더 드는데 지를까 말까



지난 7월 17일 서울 강남구 세곡2보금자리지구에서 분양된 강남 더샵 포레스트. 1년 간 전매가 금지돼 있지만 벌써부터 웃돈이 수천 만원 이상 붙었다. 124㎡(이하 전용면적)형의 경우 대모산이 잘 보이는 가구의 분양권에는 최고 1억5000만원의 웃돈이 붙은 반면 그렇지 않은 저층은 3000만원에 그쳤다. 강남구 율현동 OK부동산공인 장명아 사장은 “같은 평형이라도 조망권에 따라 가격차가 최대 1억2000만원 나는 셈”이라고 말했다.

강이나 산 등을 조망할 수 있는 아파트가 높은 몸값을 자랑하고 있다. 같은 단지, 같은 크기라도 조망이 가능한 가구와 앞뒤가 막힌 저층부의 값이 수억원까지 차이가 난다. 이런 현상은 부동산 경기가 호황이던 2000년대 초반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다. 조망권 여부가 주택 가격을 좌우하는 것이다.

도시가 갈수록 과밀화되면서 탁 트인 경관을 볼 수 있는 조망권의 가치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분양대행업체인 내외주건의 정연식 전무는 “조망권이 뛰어난 가구는 공급 물량이 많지 않아 희소가치가 높은데다 가격 상승률도 상대적으로 높아 주택수요자들의 관심이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에서는 한강 조망권이 아파트값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오는 10월 입주 예정인 마포구 상수동 래미안 밤섬 리베뉴2차 84㎡형 가운데 한강이 잘 보이는 가구의 매매가격은 7억5000만~8억1000만원을 호가한다. 한강을 볼 수 없는 저층(6억1000만~6억5000만원 선)보다 최고 2억원 비싸다. 지난 7월 집들이한 마포 래미안 리버웰 등 마포구 일대 다른 입주 단지도 한강을 볼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5000만~1억원 정도 시세차이가 난다.

조망권 프리미엄은 한강 주변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지난 6월 입주를 시작한 강남구 자곡동 래미안 강남힐즈 101㎡형은 공원과 산 조망 여부에 따라 가격차가 최대 1억5000만원에 달한다. 조망권을 갖췄더라도 멀리 남한산성까지 볼 수 있는 경우는 호가(부르는 가격)가 10억원에 이르지만, 건물 등에 시야가 일부 가려져 있다면 9억원 안팎에 매물이 나온다. 아예 옹벽에 가린 저층은 8억5000만원 선이다. 자곡동 래미안공인 구본화사장은 “얼마만큼 볼 수 있느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며 “집을 보러 오는 손님 중 상당수가 돈이 좀 더 들더라도 조망권이 좋은 매물을 찾는다”고 말했다.



공급 물량 많지 않아 희소가치공원 조망 여부에 따라 아파트값이 엇갈리기도 한다. 지난 7월 전매제한이 풀린 위례신도시의 래미안 위례와 위례 힐스테이트는 공원 조망권에 따라 분양권의 웃돈이 4000만~700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가구도 인기다. 5월 부산 수영구 민락동에서 분양된 e편한세상 광안비치 84㎡형은 광안대교와 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로열층엔 4000만원 이상 웃돈이 붙었지만, 저층은 웃돈이 거의 형성돼 있지 않다.

골프장 조망권도 집값을 좌우한다. 푸른 숲과 넓은 잔디밭을 시원하게 내려다 볼 수 있어 수요자들이 선호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꿈에그린 프레스티지 84㎡형은 골프장인 리베라CC가 잘 보이는 고층 가구는 4억3000만~4억4000만원, 그렇지 못한 저층은 3억7000만원 정도다. 골프장이 잘 보이는지에 따라 아파트값이 7000만원가량 벌어진 셈이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자연 속에서 전원생활을 즐기려는 50대 이상 장년·노년층이 많이 찾는다고 귀띔했다.

이런 가운데 조망권을 갖춘 단지가 잇따라 분양된다. 특히 건설업체들이 서울 강남권과 위례신도시 등 인기 지역에서도 물량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청약 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조망권을 부각시키기 위해 단지 설계 등에 각별히 신경을 쓴 곳도 눈에 띈다.

서울에서는 대림산업이 9월 서초구 반포동에서 분양하는 아크로리버파크 2차분이 눈길을 끈다. 신반포 한신1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이 단지는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8층 15개 동, 총 1620가구 중 59~84㎡형 213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대림산업 장우현 분양소장은 “스카이라운지를 비롯해 한강이 한 눈에 보이는 하늘도서관을 조성해 입주민의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달 대림산업은 재개발 사업장에서도 분양에 나선다. 영등포구 영등포뉴타운 1-4구역에서 아크로타워 스퀘어를 선보인다. 지상 29~35층 7개 동, 1221가구(59~142㎡형) 중 655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국회의사당이나 여의도의 고급 빌딩숲을 내려다 볼 수 있으며 일부 가구에선 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 업체 측은 조망권을 극대화하기 위해 각 가구에 발코니 난간대가 없는 입면분할 창호를 도입했다.

수도권에선 위례신도시 물량이 돋보인다. GS건설은 9월 A2-3블록(성남권역)에서 수변공원 조망이 가능한 위례자이를 분양한다. 위례신도시에 들어서는 첫 번째 ‘자이’ 아파트다. 중대형인 101~134㎡형으로 구성됐으며 총 517가구 규모다.

GS건설은 내년 3월께 미사강변도시(A1블록)에서도 한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미사강변 리버뷰자이 555가구를 내놓을 예정이다. 지방에서는 경남에서 분양물량이 나온다. 롯데건설이 경남 양산시 주진동에 짓는 양산 롯데캐슬이 대표적이다. 지하 2층~지상 20층 10개 동에 59~84㎡형 623가구 규모다. 인접한 천성산·대운산을 조망할 수 있는 쾌적한 주거환경이 장점이다.



무턱대고 믿다간 ‘반쪽 조망’ 탓에 낭패 볼 수도조망권에 따라 집값의 희비가 엇갈리는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조망권이 좋다는 주변 말만 듣고 무턱대고 투자해선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단지 조감도만 보고 사들였다가 예상과 다른 ‘반쪽 조망’ 탓에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장을 찾아 강이나 산 등을 볼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하는 게 좋다. 분양 광고나 홍보 전단지에 기재된 내용 가운데 과장된 것이 많이 실제와는 차이가 클 수 있어서다.

예를 들어 ‘탁 트인 조망이 가능하다’고 강조해놓고, 실제로는 거리가 멀어 희미하게 보이거나 다른 건물에 시야를 가리는 경우다. 조망권이 좋더라도 입지 여건이 좋지 않거나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을 경우 향후 가격 상승률이 낮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또 아파트 거실이 남쪽을 향했는지(남향), 동·서향인지 따져봐야 한다. 수요자들이 대체로 남향을 선호하기 때문에 다른 향보다 많게는 수천 만원 비쌀 수 있다. 아파트에서 소음이 많이 들리는지도 체크해봐야 한다. KB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입주 전에는 조망권 가치가 극대화돼 만족할지 몰라도 입주 후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에 대해 둔감해질 수 있다”며 “조망권을 위해 지나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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