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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상승 돋보인 코스닥 중소형주] 제약·의료·바이오 눈부신 약진

[주가 상승 돋보인 코스닥 중소형주] 제약·의료·바이오 눈부신 약진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종목 중 57%... 코스닥 지수보다 10%포인트 넘게 올라
최근 코스닥 시장 부진에 속앓이를 하는 투자자가 많다. 올 8월만 해도 700포인트를 오르내리던 코스닥 지수는 지난 11월 9일 600선 아래로 추락했다. 곧장 반등하긴 했지만 소폭에 그쳐 지난 3개월 하락율이 11.6%에 이른다(11월 11일 기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부터 최순실 사태, 트럼프 당선 등으로 이어진 일련의 시장 충격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당장은 코스닥이 늪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난 3년 반을 돌이켜보니 성적이 나쁘지 않다. 박근혜 정권 출범(2013년 2월 25일) 당시 코스닥 지수는 527.27포인트였다. 본지가 기준 시점으로 삼은 올 11월 11일 종가(621.89포인트)는 이보다 17.9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은 마이너스(-1.27%)다. 두 시장의 성격과 기능 차이를 무시하고 단순 비교하면 그 차이가 20%포인트에 육박한다.
 코스피 지수보다 상승률 20%포인트 높아
코스닥의 매력은 성장성이다. 지수 상승률을 10% 이상 웃돈 종목을 추려봐도 코스피보다 코스닥의 성적이 조금 낫다. 시가 총액 1000억원 이상 종목(438개) 중 57%(250개)가 코스닥 지수 상승률 대비 10%포인트 이상 올랐다. 앞서 분석한 코스피의 경우 지수 상승률을 10%포인트 이상 웃돈 종목은 전체의 52.3%(매출 3000억원 이상 기준)였다.

코스닥서 지난 3년 9개월 간 두각을 나타낸 기업 250곳을 분야별로 나눠봤다. 제약·의료·바이오 종목의 눈부신 약진이 두드러진다. 총 43종목으로 전체 아웃퍼폼 종목(250개)의 17.2%다. 현 정부 출범 이후 1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104.93%)이 대표적이다. 인바디(410.14%)·제넥신(356.52%)·루트로닉(355.92)·대화제약(354.40%)·디오(318.40)·일신바이오(306.15)·메디톡스(306%)는 같은 기간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에게 3~4배 수준의 수익률을 안겼다.

기술력을 앞세운 코스닥 시장인만큼 반도체 및 관련 장비 분야에서도 아웃퍼폼한 종목 수(28개)가 많았다. 지스마트글로벌(669.92%)과 테스(576.96), 유니셈(542.86)은 주가가 5배 넘는 수준으로 뛰었다. SK머티리얼즈(382.47)·에스티아이(357.32)·제우스(262.03)·유니테스트(238.10)·엘오티베큠(237.37) 등도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현 정권에서 가장 많이 오른 코스닥 톱3 종목은 뭘까. 평판 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계를 만드는 디에스케이(1177.95%)와 금속 절삭기계 제조업체 넥스턴(1020.57%)이 각각 1,3위를 차지했다. 두 회사 모두 시가총액 3000억원 미만의 중소형주다. 2위에는 서울과 부산에 ‘아난티펜트하우스’를 세운 리조트 개발업체 에머슨퍼시픽이다. 두 리조트 분양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주가가 1067.18%나 뛰었다. 조사 대상인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코스닥 기업 중 이들 딱 세 종목만 상승율 10배(1000%)를 넘었다.

수익률은 이들에 미치지 못하지만 지스마트글로벌의 기세도 매서웠다. 지스마트글로벌은 반도체 및 관련 장비 업종 내 최고 상승률(669.92%)을 달성한 회사다. 박근혜 정권 초 3364원이던 주가가 2만5900원으로 올랐다. 현 시가총액은 5123억 원이다. 상승률 상위 10개 종목 중 시가총액이 5000억원 이상인 곳은 에머슨퍼시픽과 지마스트글로벌, 에이치엘비 등 세 곳뿐이다. 2000년 설립돼 DSLR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전기신호로 변환·저장하는 이미지센서(CMOS)를 만들었다. 반도체 관련 업종으로 분류되는 이유다. 하지만 정작 성장성이 두드러지는 사업분야는 ‘스마트글라스’ 유통업이다. 2014년부터 수익 다각화를 위해 비상장 모기업(지스마트)이 만드는 스마트글라스 유통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해외 각지에서 납품 계약이 잇따라 성사되면서 주가가 4769원(1월 30일)→2만7705원(5월 15일)으로 석 달 반동안 수직 상승했다. 스마트 글라스는 건물 유리창에 설치하는 일종의 옥외 디지털 전광판이다. LED와 유리를 독자 기술로 합쳐 기존 제품보다 월등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건물 내 유리창 시야를 더 잘 확보하면서 내구성이 강하고 유지·보수가 쉬운 게 장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LED 전광판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 중국과 홍콩, 일본에 합작법인을 세웠다. 프랑스에서도 현지 판매사를 통해 샹젤리제 거리에 옥외 광고판을 설치했다. 기술력 하나만큼은 글로벌스탠더드를 넘어섰다는 평가다. 내년 전망도 밝다. 국내에서의 추가 매출이 기대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 창조과학부 방침에 따라 올 1월 설치광고물 규제가 대폭 완화됐다”면서 “연내에 서울 강남과 부산 등 2곳가량의 ‘자유표시 구역’이 선정되고 한국형 타임스퀘어가 만들어지면 새로운 형태의 건물 옥외광고사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체 순위는 19위에 그쳤지만 인바디도 눈에 띈다. 인바디는 회사 이름이다. 이 회사가 만드는 제품 상표기도 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인바디’라는 단어를 일반명사로 사용한다. 헬스장·병원 등에서 체성분 분석을 할 때 “인바디를 잰다”는 말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스카치 테이프(3M)’나 ‘코끼리 밥솥(조지루시)’처럼 특정 상표가 아예 제품군 전체를 일컫는 사례다. 인바디는 의료 장비 및 서비스 업종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410.14%)을 기록했다. 미세교류전류를 직접 몸에 흘려서 체성분을 분석하는 독특한 기술로 세계 시장을 단숨에 휘어잡았다. 사용자가 본인의 키(cm)를 입력하고 올라가 양 손으로 손잡이를 잡으면 몇 초만에 체중은 물론 체지방률, 근육량, 내장지방, 기초대사량 수치가 분석돼 나온다. 양팔, 양다리, 몸통을 구분해 측정하기 때문에 오차범위가 1.5% 이내로 정밀하다. 미국 FDA와 유럽 CE를 비롯해 일본의료기기 규격인증(MHLW), 중국 CFDA 등을 차례로 획득했다. 세계적 영업망을 구축해 지난해 말 기준 지역별 매출 비중이 한국 38%, 중국 15%, 미국 14%, 유럽·중남미 13%, 일본 12%, 아시아·중동·아프리카 9% 등이다. 일본과 미국, 중국에서는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올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줄었다. 최근 실적이 주춤해 상승세가 한 풀 꺾였지만 장기 전망은 여전히 밝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불경기로 인한 내수 시장 침체가 실적에 걸림돌로 작용했다”면서 “지속적으로 해외 영업망을 구축 중이고 비만 인구의 증가가 정부 차원의 문제로 대두되는 현대 사회에서 최고의 제품을 보유한 인바디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최근 주춤한 코스닥 반등 가능성
이렇게 돋보이는 종목이 많지만 최근 코스닥 시장 자체는 부진한 편이다. 찬란한 과거는 현실의 위안이 되지 못한다. 당분간은 이렇다 할 돌파구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 코스닥은 전통적으로 4분기에 부진을 면치 못했다. 김형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외국인의 순매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 시장에서는 어떤 매수 주체도 지수 상승을 견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투자의 묘미는 반등에 있다. 지난 3년 9개월 간의 성장 기록은 미래를 가늠하고 예측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현재 지수가 떨어질대로 떨어진만큼 조만간 반등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민연금이 중소형주에 1조원을 투입하고, 투자종목 제한을 없앤다는 소식은 코스닥에 호재다. 김 연구원은 “연기금 중심의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증시를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반등 이후부터는 카카오·셀트리온·컴투스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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