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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의 밴조 사랑

코미디언의 밴조 사랑

영화를 잠시 떠난 스티브 마틴이 들려주는 음악과 연극에 푹 빠져 사는 일상을 공개하다
▎마틴은 젊어서부터 밴조를 연주해 숙련된 솜씨를 자랑한다. / 사진 : WIKIPEDIA.ORG

▎마틴은 젊어서부터 밴조를 연주해 숙련된 솜씨를 자랑한다. / 사진 : WIKIPEDIA.ORG

미국의 코미디언 겸 배우 스티브 마틴(72)은 수많은 영화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아 왔다. 가학적인 치과의사, 불만에 찬 여행자, 평범한 아버지, 정신박약자 등등.

요즘 그는 밴조 연주가로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영화가 아니라 실생활에서 말이다. 마틴은 최근 할리우드에서 한걸음 물러나 오랫동안 열정을 품어온 블루그래스 음악(컨트리 음악에서 파생된 장르)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젊어서부터 밴조를 연주해 숙련된 솜씨를 자랑하는 마틴은 지난 9월 22일 자신의 밴드 ‘스팁 캐니언 레인저스(Steep Canyon Rangers)’와 함께 만든 새 앨범 ‘The Long-Awaited Album’(‘오랫동안 기다려온 앨범’이라는 뜻)을 발표했다.

이 앨범엔 바보 같은 사랑(‘Caroline’)과 붕괴된 가정(‘Strangest Christmas Yet’) 등의 이야기를 담은 빠른 템포의 블루그래스 곡들이 실렸다. ‘Santa Fe’라는 곡은 마리아치 밴드(멕시코 전통 음악을 연주하는 악단)의 연주에 밴조 사운드를 곁들였다.

마틴은 요즘 영화에 관한 생각을 별로 안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루할 틈이 없다. 음악 작업 외에도 오랜 친구이자 동료 코미디언인 마틴 쇼트와 함께 코미디 쇼 순회공연으로 바쁜 나날을 보낸다. 또 마틴이 에디 브리켈과 함께 만든 뮤지컬 ‘브라이트 스타(Bright Star)’가 토니상 후보에 올랐으며 그의 새 연극 ‘유성우(Meteor Shower)’가 오는 11월 브로드웨이에서 막을 올린다. 요즘 마틴은 영화보다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는 걸 더 좋아한다. 뉴욕에 있는 아내와 어린 딸과 함께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그는 2007년 기자 출신 작가 앤 스트링필드와 재혼해 67세에 딸을 얻었다). 뉴스위크가 마틴을 만나 블루그래스와 밴조에 관한 이야기, 코언 형제와 함께 일하고 싶은 포부 등을 들었다.
▎마틴은 최근 ‘스팁 캐니언 레인저스’ 밴드와 함께 블루그래스 음악 앨범을 냈다. / 사진 : WIKIPEDIA.ORG

▎마틴은 최근 ‘스팁 캐니언 레인저스’ 밴드와 함께 블루그래스 음악 앨범을 냈다. / 사진 : WIKIPEDIA.ORG



마틴 쇼트와 함께하는 순회공연은 어떻게 돼 가나?


아주 재미있게 하고 있다. 우리 자신이 즐기면서 하는 공연이다. 마치 유랑극단의 서커스 같다고 할까? 제프 뱁코와 스팁 캐니언 레인저스 밴드 등 뮤지션들도 출연한다. 게다가 동료 코미디언이자 친구인 쇼트와 함께하는 공연이니 더 바랄 게 없다.



그 공연은 코미디와 밴조 연주를 두 축으로 삼아 구성됐는데 그동안 작품에서 그 두 가지를 함께 다룬 적은 없지 않나?


당신이 너무 젊어서 모르는 모양인데 1970년대엔 공연 때마다 밴조를 연주했다. 대형 경기장에서 공연할 때도 밴조 연주를 잠깐씩 곁들였다. 하지만 영화를 찍을 땐 음악이 끼어들 틈이 없었다. 2000년대가 시작될 무렵 스팁 캐니언 레인저스와 함께 활동하면서 다시 밴조 연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영화에서 음악으로 관심을 돌리게 된 계기는?


2000년대 초 위대한 밴조 연주가 얼 스크럭스가 앨범을 제작할 당시 내게 연주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래서 난 스크럭스와 함께 그가 작곡한 유명한 블루그래스 곡‘Foggy Mountain Breakdown’을 연주했다. 난 밴조를 아주 빠르게 연주하는 편이었는데 그때 보니 속도가 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예전의 속도를 되찾고 싶었다. 그 일을 계기로 밴조에 대한 흥미가 되살아나 연습을 많이 하기 시작했다.



요즘 밴조는 그다지 인기 있는 악기가 아닌데 젊은 시절 밴조에 끌린 이유는?


1960년대 초에 포크 음악이 크게 유행했다. 피트 시거와 킹스턴 트리오 등 여러 그룹이 밴조를 연주했다. 처음 들었을 때부터 밴조 소리가 좋았다. 상당히 정서적인 악기다.



밴조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라나?


밴조의 인기는 지금 이 정도면 딱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밴조는 전문적인 악기다. 소리도 특별하다. 모든 사람이 밴조에 끌리지는 않을 뿐 아니라 모두가 그 악기에 관해 알 필요도 없다. 블루그래스 음악에 열정을 지닌 애호가가 많다. 벨라 플렉 같은 연주가들은 밴조의 수용 범위를 확장시켰다. 예전보다 연주 횟수도 늘고 관심을 갖는 사람도 많아졌다.



새 앨범에 실린 곡들이 모두 나름의 이야기를 지니고 있어서 좋다. 마치 영화처럼 생생하다. 난 생물학 실험실에서 함께 일하다 사랑에 빠지는 커플에 관한 노래 ‘Nights in the Lab’이 제일 좋던데.


그 곡은 원래 평범한 사랑 노래로 구상했는데 만들다 보니 지루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내가 정말 만들고 싶은 노래가 어떤 것인지 다시 생각해봤다. 난 늘 직장 연애라는 개념에 끌렸다. 누군가와 매일 8~10시간 동안 함께 지내다 보면 그 사람을 속속들이 알게 된다. 누군가를 오랫동안 지켜보는 건 사랑에 빠지는 확실한 방법이다.



그런 경험을 해봤나?


물론이다. 학교에서, 또 영화를 찍는 현장에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 적이 있다. 영화를 같이 찍은 배우(빅토리아 테넌트)와 결혼도 했었다.



최근엔 영화를 많이 찍지 않았는데 아예 관둘 생각인가, 아니면 컴백을 계획하고 있나?


사실 요즘은 영화 생각을 별로 안 한다. 지금 하는 일이 정말 좋다. 영화를 찍을 때는 몇 개월씩 집을 떠나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매우 힘든 일이다. 연극 ‘유성우’가 개막하면 몇 개월 동안 아내와 딸과 함께 살고 있는 맨해튼에서 일하게 될 것이다. 가족과 떨어져 있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좋은가?



기회가 된다면 함께 일해 보고 싶은 영화감독이 있나?


코언 형제와 일해 보고 싶다. 그 밖에도 많다. 이안 감독과도 일했는데 그와 함께 만든 ‘빌리 린의 롱 하프타임 워크’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난 그 영화가 좋다. 요즘은 음악과 연극계에서만 일하다 보니 영화감독들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최근 코미디에 관한 온라인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했는데 어땠나?


알다시피 난 그런 일을 잘 안 하는데 이번에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이 70이 넘도록 코미디를 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그런 경험담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동료 코미디언이나 공연 예술가들과는 그런 정보를 공유해 왔지만 그것을 필요로 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할 기회는 없었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가 마음에 들었다. 3일 동안 촬영했는데 신인 코미디언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많이 털어놓을 수 있어 마음이 홀가분했다.



훌륭한 코미디언이 되는 비결을 하나만 든다면?


경험이 최고의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슨 일이든 해보는 게 중요하다.



스탠드업 코미디로 전설적인 명성을 쌓았는데 요즘 스탠드업 코미디를 어떻게 생각하나? 당신을 웃게 만드는 코미디언이 있나?


최근 코미디계에 대해 잘 모른다. 제리 사인펠드를 신인 코미디언이라고 생각할 정도니 얼마나 시대에 뒤떨어졌는지 알 만하지 않은가? 가끔 라디오를 듣는데 몇몇 신인 코미디언은 정말 재미있다고 느꼈다. 이름은 잘 모르겠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인 이 시대에 코미디언의 역할은?


이미 하고 있지 않나? 알렉 볼드윈과 각종 나이트 쇼들이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탤 건 없는 듯하다.



당신이 블루그래스 음악계에서 잘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생각하나?


그들이 얼만큼 나를 수용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은 없는 것 같다. 블루그래스 뮤지션은 매우 우호적이며 수용적이라고 알려졌다.



당신이 유명인사이기 때문에 블루그래스 음악계에선 ‘그저 장난 삼아 한 번 해보는 게 아닐까’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진 않나? 당신을 진지한 음악가로 인정하나?


그들이 내 뒤에서 어떻게 말하는지는 들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웃음]



다음 계획은 뭔가?


현재 노래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 다음엔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는 연극 ‘유성우’에 집중할 것 같다.



미술품 수집가로도 유명한데 소장품 중에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그 작품들은 내 자식 같아서 모두가 똑같이 소중하다.

- 잭 숀펠드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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