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둘러싼 5가지 음모론] 가격 조작설에 파산설까지 나돌아
[암호화폐 거래소 둘러싼 5가지 음모론] 가격 조작설에 파산설까지 나돌아

▎사진:© gettyimagesbank
대부분 사실무근이나 일부는 사실로 판명
암호화폐는 아직 규제에 대한 방향조차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으로 규제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 암호화폐 거래소의 모습이 상당부분 주식시장과 닮아있는 만큼 이에 준하는 규제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증시에서 허위사실 유포, 시세조정 행위, 부정거래 행위는 금융감독원이 처리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암호화폐는 현재 우리가 관장하지 않는다”고 전제하며 이렇게 말했다. “허위사실 유포를 적발하는 것은 자본시장이 건전하고 공정하게 룰을 가지고 가서 투자자를 보호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허위사실은 어떤 회사의 주가에 영향을 끼치므로 공정한 가치를 매기는 것을 방해하면서 작전세력이 이득을 보게 된다. 이런 경우 자본시장보호법에 따라 증권선물 위원회에서 고발 조치를 하게 된다.” 다음은 암호화폐 거래를 둘러싼 대표적인 음모론이다.
1.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은 거래소가 공매도 등으로 수익을 올리거나 모자란 코인을 맞추기 위한 자작극이다.
외부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한 암호화폐 전문가는 거래소 차원보다는 내부자들 거래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루머다. 다만 믿을 만한 소식통에 따르면 과거 해킹 발견 후 내부자들 일부가 해킹 사실이 공개되면 코인 값이 하락할 것을 우려해 미리 코인을 팔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심지어 해킹 사실 공개 후 가격이 떨어진 코인을 다시 사들여 이익을 봤다는 내용도 들었다. 전문가들 일부도 그렇게 믿고 있다.” 하지만 내부자 거래는 조사가 들어가면 반드시 밝혀진다. 이런 사실을 직원들도 모를 수가 없다. 빗썸 관계자는 “직원 그 누구도 거래를 할 수 없고,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거래를 할 경우에도 퇴사 조치를 취한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사이버 위협으로 거래소가 암호화폐 유출 등 피해를 입으면 막대한 금전적 손실이 발생하고 향후 사업과 운영에도 큰 차질을 빚게 된다”며 “수익을 내고 사업을 유지해야 하는 거래소 입장에서는 자작극을 벌일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모든 기록은 거래소 데이터베이스(DB)에 남는다. 조사 나오면 드러날 텐데 그럴 이유가 있겠나. 실제 검찰, KISA 등에 모두 자료를 제출했다.”
2. 암호화폐 거래소가 특정 코인의 가격 조작을 주도하는 세력이다. 거래 시스템을 일부러 중지시켜 가격을 조작한다.
“일부 거래소에서 행해지고 있다고 공공연하게 끊임없이 제기되던 내용이다. 시세조작은 공공연한 비밀이고, 최근 여러 거래소가 수사 대상이 되면서 현재는 잠잠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관계자의 주장이다. 하지만 빗썸 측은 “거래소는 거래시스템 서비스만 제공할 뿐 시세 형성에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11월 12일 서버 다운 이슈가 발생했을 때 내부거래 의혹에 관해 모 방송사에서 입증했다. 당시 글로벌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빗썸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하루 거래금액이 6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정도로 폭증했다. 이 상황에서 서버를 닫아 놓고 내부 물량을 거래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모든 거래 기록은 DB에 저장되며, 점검 시간대에 거래된 물량은 전혀 없음을 당시에도 명확히 밝힌 바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코인별로 어느 거래소에 상장되느냐가 중요한 시대가 됐기 때문에 나오는 음모론이다. 빗썸처럼 특정 거래소가 자발적으로 위와 같은 상황을 알리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이 음모론은 일부 미리 밝힌 거래소에게는 사실이 아니고, 그렇지 않은 곳에게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루머라고 볼 수 있다.
3. 거래소는 실제 회원들이 거래하는 만큼의 코인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언젠가 파산할 수 있다.
이런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블록체인을 통해 만들어진 암호화폐와 달리 거래소가 거래의 편의성을 위해서 중앙집중형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 사용자들이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은 일종의 계좌인 ‘콜드월렛’을 쓰지 않고 거래소 지갑을 사용하게 되면 개인키와 공개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실제 자신의 계좌가 아니라 거래소 내에서만 돈이 돌아간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음모론은 거래소 혹은 협회 차원에서 보유 코인 수량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으로 충분히 잠재울 수 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100%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진 않다. 빗썸 측은 “올 초 외부 감사보고서를 통해 보유 코인 수량과 가치를 투명하게 밝혔다”며 “회원들이 예치한 암호화폐와 원화는 100% 콜드월렛과 은행계좌에 안전하게 보관 중”이라고 밝혔다. 빗썸은 외부감사대상 법인으로 빗썸의 보유자산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업비트 관계자는 “(떠도는 얘기가 사실이) 아니라고 밖에는 말 할 게 없다”고 말했다.
4. 지난해 한국 암호화폐 거래소 거래의 상당 부분은 중국 자금으로 이뤄졌다. 이들이 김치프리미엄을 만들었고, 최근 중국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김치 프리미엄이 없어졌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회원 90% 이상이 내국인”이라며 중국 자금임을 입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지금은 해소됐지만 사실이었다고 주장하는 측도 있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암호화폐의 익명성이 크게 작용했다. 이와 함께 중국이 암호화폐 거래를 옥죄면서 거래소들이 해외로 이전하고, 개인 간 거래도 크게 위축됐던 것도 영향을 끼쳤다. 암호화폐 가격이 정점 대비 크게 빠진 이후에 수요가 준 만큼 김치 프리미엄도 사라진 것인데, 이를 중국 자금의 이탈로까지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이다.
5. 미국 금융을 쥐고 흔드는 유대인들이 암호화폐를 없앨 목적으로 미국의 암호화폐 선물시장을 조정해 현물시장인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 폭락을 유도했다.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이다. 논리도 맞지 않기 때문에 사실과 다르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한 관계자는 “중국이 미국 달러의 지위를 흔들려고 표면에서는 암호화폐를 부인하고 물밑에서는 화교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식으로 암묵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선물시장이 시작되면서 위험회피가 가능해 오히려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가능케 해주는 좋은 영향을 끼친 것이지 가격 폭락을 유도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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