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비슷한 역할은 맡지 않는다”

“비슷한 역할은 맡지 않는다”

새 영화 ‘업사이드’에서 사지마비 환자 연기한 브라이언 크랜스턴 인터뷰
사진:ILLUSTRATION BY BRITT SPENCER
브라이언 크랜스턴(62)은 뭐든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려고만 든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는 드라마 ‘말콤네 좀 말려줘’의 엉뚱한 아빠, ‘브레이킹 배드’의 무자비한 마약상, 브로드웨이 연극 ‘네트워크’의 정신 나간 듯한 TV 앵커 등 다양한 역할에서 평단의 극찬과 다수의 상을 받았다.

크랜스턴은 에미상을 4차례, 토니상을 한 차례(드라마 ‘올 더 웨이’), 올리비에상을 한 차례(연극 ‘네트워크’ 런던 공연) 받았다. 그의 뛰어난 연기 비결은 뭘까? “최근에 끝낸 캐릭터와 비슷한 역할은 맡지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말콤네 좀 말려줘’가 끝난 뒤 비슷한 이미지의 아버지 역할을 할 기회가 있었지만 거절했다.”

크랜스턴은 연극 ‘네트워크’ 공연에 대해 “즐겁지만 몸이 많이 지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최근 개봉한 영화 ‘업사이드’[2011년 프랑스 블록버스터 ‘언터처블: 1%의 우정(The Intouchables)’을 리메이크했다]를 촬영할 때는 몸을 움직일 일이 거의 없었다. 프랑스 귀족 필립 포조 디 보르고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에서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사지가 마비된 후 전과자를 간병인으로 채용한 주인공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간병인은 케빈 하트가 연기한다). 크랜스턴은 얼굴로만 연기하는 이 작품에서 이전에 해본 적 없는 경험을 했다. ‘자유를 빼앗긴 남자’를 연기하는 것이었다. 처음 맡아본 역할이었다.



영화에서 턱으로 휠체어를 조종하는데 어떻게 하는 건가?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려워서 숙달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집에 휠체어 한 대 갖다 놓고 가구에 부딪쳐가며 굴리는 연습했다. 아내는 “당신 때문에 집안 곳곳의 페인트 칠이 벗겨지고 가구가 상한다”고 불평했다.



장애인을 연기하는 게 부담스러웠나?


그렇다. 그건 내 결정이 아니었다. 내게 그 역할을 제안한 건 그걸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 누군가가 내린 결정이다. 장애인 배우 중에 나처럼 이름이 알려진 사람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난 이런 질문을 던지고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장애인 배우 중엔 왜 이 역할을 맡을 만한 사람이 없을까? 장애인 배우들이 장애인 캐릭터를 연기할 기회를 더 많이 갖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미국 사회가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맡았던 역할이나 참여했던 프로젝트 중에 과소평가됐다고 생각되는 게 있다면?


‘웨이크필드’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품인데 이상하게도 주목 받지 못했다. 리처드 링크레이터가 감독하고 스티브 커렐과 로렌스 피시번이 함께 출연한 아름다운 영화 ‘라스트 플래그 플라잉’(2017)도 마찬가지다. 남자들의 슬픔을 다뤘지만 아주 재미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 작품은 합당한 평가를 받지 못 했다.

- 애나 멘타 뉴스위크 기자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 日기시다 "북일 간 성과를 내는 관계 실현은 쌍방 이익에 합치"

2삼성 반도체 매출 세계 1→3위로 추락…인텔·엔비디아 선두로

3“먹는거 아닙니다, 귀에 양보하세요”…품절대란 ‘초코송이’ 이어폰 뭐길래

4마침내 ‘8만전자’ 회복…코스피, 2800선 돌파 기대감 ‘솔솔’

5최태원 SK 회장 둘째딸 최민정, 美서 헬스케어 스타트업 차렸다

6 이재명 인천 유세현장서 흉기 2개 품고 있던 20대 검거

7영천 최무선과학관, 새단장하고 오는 30일부터 운영 재개

8조각 투자 플랫폼 피스, ‘소비자 추천 글로벌 지속가능 브랜드 50′ 선정

9어서와 울진의 봄! "산과 바다 온천을 한번에 즐긴다"

실시간 뉴스

1 日기시다 "북일 간 성과를 내는 관계 실현은 쌍방 이익에 합치"

2삼성 반도체 매출 세계 1→3위로 추락…인텔·엔비디아 선두로

3“먹는거 아닙니다, 귀에 양보하세요”…품절대란 ‘초코송이’ 이어폰 뭐길래

4마침내 ‘8만전자’ 회복…코스피, 2800선 돌파 기대감 ‘솔솔’

5최태원 SK 회장 둘째딸 최민정, 美서 헬스케어 스타트업 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