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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도우려 노후자금 헐어선 안 된다

자녀 도우려 노후자금 헐어선 안 된다

나이 든 부모가 성년 자녀의 생활고 걱정 더 많이 하지만 그렇다고 코앞에 닥친 노후생활의 안정 희생해선 안돼
부모는 나이 들수록 생활비 외에 여유자금을 마련해 노후생활의 안정을 보장할 햇수가 그리 많지 않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자녀양육은 보람을 주며 인생의 긍정적인 측면을 바라보게 한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법적으로 자녀의 양육 책임을 지는 18년을 훨씬 넘겨서까지 많은 비용이 든다. 자녀가 성장했다고 해서 양육비 지출이 끝나는 예는 드물다. 투자은행 메릴 린치 조사에선 성년 자녀를 둔 부모의 79%가 여전히 그들을 일정 수준 경제적으로 지원한다.

학자금 융자가 청년 근로자의 어깨를 짓누르고 고용시장은 갈수록 계약근로 경제(gig economy, 일거리 중심의 시간제 하청 근로 시스템) 쪽으로 기우는 오늘날의 경쟁적인 경제환경을 감안할 때 자녀에게 경제적으로 보태주고 싶어진다. 요즘 청년 세대가 팍팍한 삶을 살아가지만 부모가 자녀를 위해 자신의 경제적 미래를 희생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안타깝게도 상당수의 부모가 노후자금마련보다 자녀의 생활고 걱정을 더 많이 하는데 정말로 큰 문제다.
 노후에 자녀에게 손 벌리지 않으려면
자녀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지켜보기는 정말 괴로운 일이지만 노후자금을 헐어 그들을 도와줘선 안 된다. 자녀는 앞으로 평생 동안 예산관리 능력을 키우고 순자산을 불리며 경제적인 안정을 찾아가지만 부모는 나이가 들수록 생활비 외에 약간의 여유자금을 마련해서 노후생활의 안정을 보장할 햇수가 그리 많지 않다.

대다수 은퇴자가 살아가는 데 은퇴 전 소득의 80% 이상이 필요한데 연금만으로 살아가기는 불가능하다. 사람들의 수명도 어느 때보다 길어져 고령자의 헬스케어 비용도 급증하지만 은퇴자가 모아둔 노후자금은 턱없이 부족하다.

모아둔 돈이 부족하면 노후에 기본적인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은퇴할 준비가 되기도 전에 질병이나 실직으로 일터를 떠나는 은퇴자가 많아 일을 더 오래 해서 부족분을 메울 수 있다고 가정하기도 어렵다. 일을 계속할 수 없는데 노후자금이 부족하다면 생활이 몹시 궁핍해진다. 특히 의료비가 절정에 달하는 시점에 저축 없이 인생 막바지에 다다를 때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훗날 빈털터리가 돼 자녀에게 얹혀 살거나 손을 벌려야 한다면 그들도 지금 쥐어주는 용돈이 달갑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부모를 경제적으로 지원하면서 자신의 자산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필시 은퇴자금 마련에 차질을 빚게 된다. 스스로 알아서 책임감 있게 저축하고 예산을 잘 수립하면 그런 악순환이 일어나지 않고 모두가 편해진다. 지금의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은퇴자금을 보충해 인생 후반에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도록 해야 한다.
 자녀에게 도움이 필요할 경우엔 어떻게 하나?
노후자금을 깨야 할 상황이 닥쳤을 때 자녀를 도와줘선 안 된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그들이 허덕이는 모습을 수수방관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자녀에게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닥칠 경우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전략을 소개한다.



예산을 수립한다.:
자신의 노후자금을 일순위로 하는 예산을 수립한 뒤 자녀를 도울 만한 현금이 있는지 따져본다. 자신의 저축 목표액을 채우고 자녀를 돕기에 적당한 금액을 정하면 걱정할 필요 없이 자녀를 지원할 수 있다. 그리고 자녀를 정확히 얼마나 도와줄 생각이고 도와줄 수 있는지 알려줘 그들이 그에 따라 계획을 세울 수 있게 한다.



경제 외적인 도움을 준다.:
자녀가 정말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노후자금으로 집세를 내주는 것은 안 좋은 생각이다. 대신 필요하다면 얼마 동안 집에 들어와 같이 살도록 할 수 있다. 또한 경제적 지원 없이 살아가는 법을 찾아내도록 예산수립과 자금계획을 도와줄 수도 있다.



함께 독립계획을 세운다.:
자녀에 대한 지원을 한번에 중단하기는 불가능할 뿐 아니라 지원에 크게 의존할 경우 관계가 불편해질 수도 있다. 자녀와 마주 앉아서 지원 규모를 줄여나갈 계획을 수립하자. 가령 룸메이트를 구하거나 더 임대료 낮은 곳으로 이사하거나 지출을 줄이는 방법으로 과도기에 대처하도록 돕는다.



전략적으로 선물을 준다.:
생일과 기념일이 다가올 때 선물카드와 상품을 포장하는 대신 통 크게 선물하자. 여행·음악레슨·스포츠경기 등 자녀가 원할 만한 체험의 비용을 대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선물을 카드에 적어 알려준다.

장성한 자녀를 도울 수 없다면 솔직하게 알리는 게 중요하다. 자녀도 부모의 노후생활 안정을 해치기를 원치 않고 부모의 조언에 따라 제발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려 애쓸 확률이 높다.
 자녀에게 노후자금 쓰지 말자
자신의 노후생활 자금 목표는 못 맞추더라도 자녀의 행복을 우선하는 삶을 당연시하는 부모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는 자신의 노후자금을 잘 챙기면 장기적으로 자녀에게 더 큰 도움을 주게 된다. 부모가 80대에 무일푼으로 병석에 드러누워 자식의 도움이 필요할 때 어찌해야 할지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노후자금이 최우선 과제가 되도록 지금 필요한 변화를 줘 훗날 늙어서도 독립적으로 살아가면 자녀가 고마워할 것이다. 그리고 자녀가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법을 배우도록 돕는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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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금융정보 사이트 모틀리풀에 먼저 실렸다.]
 [박스기사]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은퇴가 두려운가, 나이 드는 게 겁나는가? 그렇다면 ‘그레이트 그레이’를 펼쳐라. 저자는 인생 1막에서 배우였다면 2막에서는 작가, 연출, 배우도 전부 혼자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고 싶었던 일에 도전하면서 인생의 클라이맥스를 그려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우선 생각부터 바꾸라고 당부한다. 친구도 옛날 친구만 만나지 말고 일부러라도 젊은 친구를 만나라는 저자의 생각은 생소하기까지 하다. 옷도 멋지게 젊게 입으라고 한다. 대기업에서 잘 나가던 저자가 은퇴 후 자신의 삶을 가감없이 풀어내는 이 책은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퇴직 후 겪게 되는 불안감을 줄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이다. ‘내 일’을 중심으로 퇴직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강, 여가, 재무, 관계 등의 관리법을 제시한다. 직무 및 자기계발 교육전문기관 ‘아하러닝연구소’ 대표인 저자는 퇴직해서도 일을 하자는 데 무게를 둔다. 능력의 포트폴리오부터 주의깊게 관리하는 것이다. 현직일 때 직무와 관련 자격증도 따고, 책도 쓰고, 개인 방송도 하고 SNS에 자신을 알리는 등 나에 대한 분산 투자 노하우가 내일이 불안한 당신에게 돌파구가 될 것이다.

- 크리스티 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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