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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 재산 분석 | 예금] 주식 막히자 예금으로 선회

김창용·김흥종·조윤제 십억대 주식 매도…백지신탁이 한몫

 
고위공직자가 주식 및 부동산을 처분하며 예금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관계자가 원화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고위공직자가 주식 및 부동산을 처분하며 예금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관계자가 원화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고위공직자의 예금 총액과 1인당 평균 예금이 증가한 가운데 주식·부동산 처분 등이 예금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파악된다.  
 
[이코노미스트]가 ‘2021년 공직자 재산변동사항’을 토대로 18부 5처 17청(조달청 제외) 고위공직자(광역지방자치단체장 포함, 국립대 제외) 683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지난해 이들의 예금 총액은 약 4819억1806만원이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약 500억원 증가한 수치다.
 
1인당 평균 예금액은 약 7억559만원이었다. 약 6억3150만원이었던 전년보다 7409만원 증가했다. 부처별로는 법제처의 1인당 평균 예금액이 약 23억4058만원으로 1위였다. 2위는 한국은행으로 약 20억8150만원, 3위는 통계청으로 약 17억4780만원이었다.  
 
공직자 재산 등록·공개 자료에 표기한 예금은 예금·적금·보험·수익증권(펀드 등 금융상품)·연금 등을 포괄한다. 주식과 채권 등을 제외한 고위공직자의 예금 자산 현황과 내역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예금 부자, 배경은 주식·부동산 처분

고위공직자예금표

고위공직자예금표

 

조사대상 고위공직자 683명 가운데 78명은 예금 증가의 사유를 주식과 부동산의 처분이라고 답했다. 재산공개대상자를 상대로 주식을 매각 또는 백지신탁하도록 강제하는 주식백지신탁 제도를 발동하고, 이와 함께 정부 차원에서 다주택자 공직자들에게 부동산을 처분하고 1주택자가 되도록 독려한 것이 주 원인으로 분석된다.
 
고위공직자 가운데 예금이 가장 많은 인물은 김창용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이었다. 김 원장은 본인과 배우자·장남 명의의 예금 105억3250만원을 신고했다. 이 가운데 본인 명의 예금만 97억원에 달한다. 2018년 임명 당시 이미 약 94억원의 예금을 갖고 있던 김 원장의 예금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은 주식 처분이다. 지난 2018년 10월 원장에 임명된 그는 곧 직무관련 심사청구에 따라 본인을 비롯한 일가족이 보유하던 주식 16억원을 처분했다.  
 
김 원장의 뒤를 이은 것은 한광협 한국보건의료연구원장이다. 한 원장은 예금 78억원을 갖고 있으며 보유 중인 주식 대부분을 매도해 약 3000만원을 예금으로 옮겼다. 임지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예금 약 7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임 위원은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단독주택을 매도했으며 상속으로 취득한 마포구 상수동의 다세대주택 또한 매각했다.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이 신고한 예금은 약 56억6038만원이다. 김 차관은 부동산을 처분해 예금이 약 16억원 증가했다. 본인이 세종시 아파트분양권을 포기하며 납부했던 금액을 받았다. 배우자가 상속부동산을 매도해 얻은 금액을 저축한 것 또한 예금이 늘어난 이유다.  
 
예금 증가는 명목상으로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이 가장 많았다. 37억원을 보유한 그는 지난해 늘어난 예금만 약 29억원이다. 김 원장은 지난해 12월말 현재 셀트리온·맥쿼리인프라·한국패러랠 등 3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평가금액이 27억원이다. 김 원장은 “이를 당초 주식으로 신고했으나 예금 항목으로 이전 신고되며 예금 증가액이 늘어났다”고 설명이다. 이어 “실제 증가액은 약 2억원이다. 이 증가분은 본인이 지난해 5월 원장 취임을 위해 연구원을 퇴사하며 받은 퇴직금”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 다음으로 예금이 많이 증가한 이는 김경선 차관이었으며, 인사혁신처의 정만석 소청심사위원회 상임위원이 그 뒤를 이었다. 예금액이 약 13억 증가한 정 위원은 부동산과 주식을 모두 매각한 사례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아파트를 공시가 기준 약 11억원에 매각한 대금을 입금했다. 보유하던 주식도 약 4000만원에 전량 매도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소유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아파트를 실거래가 9억원에 매도했다. 여기에 근로소득을 합쳐 예금이 13억2689만원가량 늘어났다. 윤창렬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비서관 또한 방배동에 있는 아파트를 매각해 약 13억2368만원 증가했다.
 

주식 막힌 금융 고위직, 예금 선택 불가피

 
금융권 공직자는 자산관리 수단으로 예·적금을 주목했다. 

 
전체 부처의 1인당 보유 주식 금액 평균은 약 1억4915만원이다. 금융위원회(금융위)의 평균 금액은 약 9068만원이었으며 기획재정부는 약 1742만원으로 전체 평균의 11% 수준이다. 이에 비해 1인당 보유 예금 금액 평균을 살펴보면 전체 부처의 평균은 약 7억559만원이다. 금융위는 약 10억7966만원, 기재부가 약 10억5032만원으로 금융 관련 부처의 예금이 전체 평균보다 1.5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경향은 주식백지신탁 제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고위공직자가 직무와 관련한 주식을 보유해 공무수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이해 충돌 가능성을 사전에 막기 위한 제도로 금융권 공직자에게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재산공개대상자가 아니더라도 기획재정부의 금융사무관장국, 금융위원회 소속 4급 이상 공무원은 본인·배우자·직계존비속의 보유 주식 총 가액이 3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제도의 대상자가 된다. 타 직군보다 주식에 투자하기 어려운 금융권 고위공직자의 특성에 따라 예금 등 자산에 집중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조윤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주식을 매도해 예금이 증가한 대표적인 사례다. 조 위원은 본인이 보유하던 4개 기업 주식 약 61만주를 약 9억2000만원에 전량 매도했다. 여기에 모친으로부터 증여 받은 금액까지 합쳐 예금이 11억원가량 증가했다.  
 
이 밖에도 금융위원회 소속 공직자는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비율이 전체와 비교해 높게 나타났다. 683명 중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인원은 107명으로 비율로는 약 15%다. 금융위는 21명 가운데 8명(약 38%)이 저축은행을 이용했다.  
 
김종민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본인과 배우자가 7개 계좌에 3억8960만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김 부원장보는 6개 저축은행에 3억5000만원을 새로 저금해 저축액을 대폭 늘렸다. 은행마다 예금보험에 따른 원금보장한도인 5000만원씩 저축했으며 1개 은행에 저축한 1억원도 5000만원 계좌 2개를 개설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성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본인과 배우자, 장녀가 7개 저축은행 계좌에 2억7737만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문성유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은 4개 저축은행에 각 5000만원씩 총 2억원 규모의 예금이 새로 증가했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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