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OK 특별기획] 오하이오주 '쇠락한 공업지대, 전기차 타고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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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OK 특별기획] 오하이오주 '쇠락한 공업지대, 전기차 타고 부활’

'유령 도시' 전락 위기에서 전기차 시대 이끄는 도시로 재탄생
기업 친화적 세금 제도, 투자 인센티브 등이 장점

 
 
오하이오는 쇠락한 공업지대에서 미래 기술을 선도하는 도시로 바뀌는 중이다. [사진 잡스오하이오]

오하이오는 쇠락한 공업지대에서 미래 기술을 선도하는 도시로 바뀌는 중이다. [사진 잡스오하이오]

한국의 중소·중견 기업의 미국 진출에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기관이 주한미국주정부대표부협회(ASOK)이다. 주마다 다른 세금 체계와 규제 등으로 미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이코노미스트가 ASOK과 함께 ‘한국 중소·중견기업, 아메리카 드림 어게인’을 연재한다. [편집자]  
 
1966년에 문을 연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의 제너럴모터스(GM) 공장은 미국 제조업의 상징으로 꼽힌다. 수천만 대의 차가 이 공장 컨베이어 벨트에서 출발해 도로를 누볐기 때문이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GM이 파산했을 때도 로즈타운 공장은 굳건히 버텼다. 소형세단 쉐보레 ‘크루즈’의 전담 생산기지로 탈바꿈했는데, 크루즈가 2014년 미국에서만 27만대가 넘게 팔리는 인기 차종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로즈타운 GM 공장의 운명은 여기까지였다. 2018년 11월 GM이 발표한 구조조정 계획에 로즈타운 공장 폐쇄가 포함됐다. 미래차 패러다임 전환을 앞둔 GM 입장에선 소형세단을 만드는 로즈타운 공장은 불필요한 생산기지였다.  
 
로즈타운 공장 폐쇄 결정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GM이 직접 고용한 공장 노동자 1400명에, 수많은 협력업체까지 더하면 적지 않은 숫자가 고용 불안에 시달리게 됐다. 
 

폐쇄됐던 로즈타운 공장, 전기차 시대의 상징으로 떠올라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불만을 표출할 정도였다. 오하이오주는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지역 중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표밭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GM의 모든 보조금 삭감을 검토하겠다”면서 으름장을 놨지만, 로즈타운 공장이 문을 닫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었다. 
 
결국 2019년 3월 최후의 모델 크루즈를 마지막으로 53년간 지속해온 가동을 멈췄다. 공장 폐쇄로 사람들이 떠나면서 도시는 유령도시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 멈춘 GM의 로즈타운 공장은 새로운 에너지와 활기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공장 부지를 활용해 LG화학과 GM의 합작사 얼티엄셀즈가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어서다. 23억 달러(약 2조600억원)가량을 투자해 총 시간당 30GW(기가와트) 규모의 대형 생산시설로 탈바꿈한다. GM은 새로 생기는 배터리 공장에 기존 인력 일부를 다시 고용할 계획이다.
 
로즈타운 공장의 부활은 격동하는 오하이오주 지역 경제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쇠락한 공업지대에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인 전기차 시대를 이끄는 도시로 다시 태어났다. 오하이오 내 수많은 기업은 생산공장과 시설, 종잣돈을 바탕으로 낡은 산업을 ‘제조업 르네상스’로 이끌어 가고 있다. 
 
예를 들어 오하이오 대표 도시 콜럼버스는 미 교통부가 선정한 스마트시티다.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5000만 달러의 지원을 받아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첨단 산업 도시로 변모 중인 오하이오에서 한국 기업의 활약이 기대된다. 얼티엄셀즈가 한국 기업인 LG화학과의 합작 회사인 만큼 국내 이차전지 협력업체들도 현지 진출을 계획 중이다.  
 
그럼에도 오하이오는 더 많은 한국 기업의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기업의 오하이오 투자는 활발하지 않았다. 2018년 기준 18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1800명을 고용 중이다. 이는 오하이오 국제 고용의 0.7%에 불과한 수치다. 현재 오하이오에 법인을 세운 유명기업으로는 녹수, 한온시스템, 넥센타이어, S&T모티브 등이 있다.
 
오하이오의 공공기관인 경제개발청 산하 기관으로 지역투자 유치를 담당하는 잡스오하이오(JobsOhio)가 한국에 사무소를 설립한 것은 이 때문이다.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진출을 손짓하기 위해서다. 
 
오하이오의 면적은 11만6096㎢로 북한의 면적(12만540㎢)과 비슷하다. 미국 50개 주 중에서 면적은 34위에 불과하지만, 인구는 7위에 해당한다. 그만큼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다. 
 
인구가 많다 보니 도시 인프라도 발달했다. 오하이오엔 미국 내 4번째로 큰 규모의 고속도로 인프라가 구축돼있다. 1000㎞만 가면 미국과 캐나다 인구 60%에 접근이 가능하다. 오하이오를 상징하는 호수인 이리호엔 9개의 상업용 항구가 있다. 유일하게 유럽과 직접 교역을 할 수 있는 수송 경로를 갖췄다.  

오하이오 지역엔 숙련된 노동자 인구가 많다.[사진 잡스오하이오]

오하이오 지역엔 숙련된 노동자 인구가 많다.[사진 잡스오하이오]

 
대표 러스트벨트 지역으로 꼽히지만 의외로 다양한 분야의 산업이 고루 발달해있다. GDP로 따져본 산업 비중에서 제조업(17%)이 가장 높기는 하지만, 절대적인 지위는 아니다. 운송·무역(16%), 서비스업(13%), 공공부문(11%), 교육·보건(10%), 부동산(10%) 등도 강세를 보인다. 진출을 노리는 기업이라면 그만큼 다양한 방편으로 전략을 짤 수 있다.  
 
현지 진출을 위한 첫 관문인 법인 설립 절차도 간단하다. 약 1200달러를 내면 현지 회계법인을 통해 법인을 세울 수 있다. 소요 기간은 약 1개월이지만, 추가 비용을 내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인건비 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미국 연평균 임금이 6만9635달러(약 7790만원) 인데, 오하이오주의 연평균 임금은 6만2421달러(약 6984만원)다. 미국 전체 평균보다 10.3% 가량 낮다.  
 
기업친화적 세금 제도도 눈에 띈다. 오하이오에 법인을 설립한 기업은 지방법인세(Local corporate tax)를 내야 하는데, 0.4~3.0%의 지방세율을 부과하고 있다. 2.5~12.0%에 달하는 미국 연방 평균의 지방세율보다 낮다. 해외 진출시 우리 기업들의 가장 난관으로 꼽히는 법인세(Corporate tax)는 아예 없다. 대신 상업활동세금(Commercial Activity Tax)을 적용받는다. 매출이 15만 달러 이하의 법인은 내지 않아도 된다. 매출 15만 달러가 넘어서면  정해진 세율에 따라 매출에 비례해서 세금을 내게 된다.  
 
다양한 투자 인센티브 정책도 마련했다. 
 
대표적인 게 일자리 창출 세금 공제 제도(Job Creation Tax Credit)다. 고용을 늘리면 주 정부로부터 상업세의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잡스오하이오 경제 개발 보조금 제도(JobsOhio Economic Development Grant)는 더 파격적이다. 일자리 창출 성과가 뛰어날 경우, 지자체에서 현금을 받을 수 있다.  
 

잡스오하이오(JobsOhio) 제도, 해외 기업에 매력적 혜택 

 
사업 확장을 계획 중인데, 민간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기 어려울 땐 ‘잡스오하이오 성장기금(JobsOhio Growth Fund)’을 활용하면 된다. 임대료나 통신 인프라 같은 필수 사업요소를 두고 잡스오하이오가 자금을 대출해준다. 대출 가능한 자금이 통상 50만~500만 달러로 적지 않다. 낡은 공업시설을 활용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면 잡스오하이오 회생 프로그램(JobsOhio Revitalization Program)을 검토할 만하다. 오하이오 주민에게 일할 기회를 주면서 환경 개선을 펼치는 사업자에게 대출이나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직원의 숙련도를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잡스오하이오 노동 보조금(JobsOhio Workforce Grant)도 눈 여겨볼 만한 정책이다.
 
잡스오하이오 한국사무소의 서영호 대표는 “예전의 기술과 시설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자본을 만나면서 오하이오를 살리는 긍정적인 힘으로 작용 중”이라면서 “혁신을 꾀하는 한국의 중소·중견기업이 미국 진출의 교두보로 삼기에 적합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하이오는 인류의 생활반경을 획기적으로 바꾼 '혁신의 아이콘' 라이트 형제가 태어나 처음으로 비행 실험을 한 지역이다. 라이트 형제가 항공시대를 열었듯, 미래차 시대를 여는 기업이 이곳에서 또 나올 수도 있다. 오하이오는 한국의 첨단 기술기업의 진출을 기다리고 있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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