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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도 많은데 유튜브까지…” 피로감 쌓이는 애널리스트

키움·미래에셋證, 모든 애널리스트가 강사로 동원
100만명 채널이지만 구독자 수 대비 조회수 2% 이하

 
 
 
“예전에는 부서에서 보고서 몇 개 썼느냐를 물어봤는데 지금은 유튜브 영상 몇 개 올렸는지를 물어봐요. 보고서도 써야하고 유튜브 콘텐트도 찾으려니 주말없이 일한지 꽤 됐어요.” 대형 증권사 유튜브에 출연하는 한 애널리스트의 얘기다. 
 
최근 증권사 유튜브 방송을 두고 애널리스트의 볼멘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지난해 동학개미 열풍으로 증권사들의 유튜브 바람이 불면서 애널리스트들의 업무 강도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유튜브엔 이들 회사의 모든 애널리스트가 강사로 동원된다. 삼성증권은 총 20명 중 절반 이상의 애널리스트가 채널에 출연한다. 단순히 출연만이 아니다. 직접 콘텐트도 기획해야 하고, 출연을 위해 자료 정리부터 영상 대본까지 준비해야 한다. 
 
이렇다보니 내부에서는 불만이 나온지 오래다. A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수십 페이지 보고서 내용을 1분 안에 설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별도의 준비가 필요하다”며 “보고서 쓰는 시간에 유튜브 준비하는 시간까지 추가적으로 더 걸린다”고 하소연했다. B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들어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콘텐트도 많아져서 매일 오전 시황을 다루는 애널리스트는 새벽 2시에 출근하기도 한다”며 “리서치센터 인원은 늘지도 않아 일이 계속 쌓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2일 기준으로 증권사 애널리스트(금융투자분석사) 인력 규모는 1043명이다. 지난해 초(1052명)보다 9명이 줄었다. 보통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면 애널리스트 수는 늘어나기 마련이지만 지금은 그 반대다. 리서치센터의 위상이 과거 대비 추락한 탓에 소위 스타 애널리스트 이탈과 젊은 세대들의 지원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증권사 유튜브 중에 100만명 이상을 기록한 ‘골드버튼’ 채널은 벌써 여럿이다. 22일 기준으로 구독자 100만명 이상을 확보한 증권사 유튜브 채널은 키움증권의 ‘채널K’(122만명), 삼성증권의 ‘Samsung Pop’(110만명), 미래에셋증권의 ‘스마트머니’(110만명)다. 

 
골드버튼 채널이라고 해도 조회수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유튜브 데이터 분석 업체인 녹스인플루언서에 따르면 22일 기준으로 최근 업로드된 30개 영상 기준,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은 키움증권은 구독자 수 대비 조회수 비율이 0.16%에 불과하다. 삼성증권은 2.8%다. 녹스인플루언서에선 구독자 수 대비 조회수가 5% 이상일 경우 유튜브 채널의 실적을 ‘좋음’으로 평가하고 있다. 구독자 100만명 이상을 보유한 대표적 개인 주식 채널인 ‘삼프로TV-경제의 신과함께’, ‘신사임당’ 등 구독자 대비 조회수 비율은 각각 1.71%, 6.15%로 이들 채널에 비하면 매우 저조한 숫자다. 
 
보는 사람도 적은데 유튜브를 운영하는 이유는 뭘까. 동학개미 열풍의 주역인 20~40대 젊은 연령층이 주고객으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 1분기 신규계좌 개설 고객 중 20대가 전체 고객 중 23%를 차지했다. 30대는 25%, 40대는 23%로 20~40대가 전체 고객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KB증권 관계자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가 가장 많은 정보성 콘텐트를 접하는 게 유튜브 채널”이라며 “증권사 입장에서는 미래 잠재고객 확보 차원을 위함”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 ‘유튜브 광풍’이 불고 있지만 유튜브를 운영하지 않는 곳도 다수다.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방송을 하려면 스튜디오부터 카메라 장비 등도 마련해야 하고 인력도 적어 운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신수민 인턴기자 shin.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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