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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빚투’ 증가에 1분기 동안 이자로 4000억원 벌었다

삼성증권, 이자로 633억원 벌어… 28개 증권사 중 최고
1~7일 이자율 평균 5.5%, 유진·키움·하나 7.5%로 가장 높아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는 늘고 있다. 덕분에 증권사들은 이자소득으로 올 1분기 동안 4000억원을 벌어들였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으로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4조302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28일(23조8494억원)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거래하는 일종의 신용대출이다. 동학개미 열풍이 불기 전인 지난해 3월 6조원 대였던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1년 3개월 동안 4배가량 증가했다.
 
증권사별로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가장 많은 곳은 미래에셋증권으로 3조8349억원이다. 그 다음으로 삼성증권(3조2230억원)이 뒤를 이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 규모가 커지면서 증권사의 이자소득도 덩달아 증가했다. 금투협 자료를 분석해보면, 28개 증권사는 올 1분기 총 4037억원의 이자를 벌어들였다. 지난해 1분기(1834억7888만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특별한 영업 없이도 가만히 앉아 수익을 낸 셈이다. 
 
개별 증권사로 보면 삼성증권이 이자로 633억원을 벌었다. 28개 증권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이 회사 1분기 당기순이익(2890억원)의 35%에 달하는 금액이다. 미래에셋증권이 618억원, NH투자증권이 523억원을 벌어들였다. 증권사들이 많은 이자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높은 금리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기준 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연 3.96%지만 주요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대출금리는 기간에 따라 최소 3.9%에서 최고 9.9%에 이른다.
 
증권사들은 조달금리와 가산금리만을 구분하고 자율적으로 금리를 각각 산정하고 있다. 그래서 은행보다 훨씬 많은 이자를 받아오고 있다. 높은 금리가 매번 지적되면서 지난해 10월 금융당국은 ‘금융투자회사의 대출금리 산정 모범규준’을 개정했다. 증권사 대출금리 구성 항목인 ‘조달금리+가산금리’에서 ‘기준금리+가산금리’로 바꾸는 것이 골자다. 조달금리는 증권사마다 상이하기 때문에 기준금리로 일괄 적용해 이자율을 당국이 조정하는 식이다.   
 
금융당국의 개정에 28개 증권사는 전체적으로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내리는 듯했다. 2일 기준으로 28개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평균 최저 3.9(1~7일)%에서 최고 9.9%(180일 초과)다. 8개월 만에 최대 1.1%포인트 내렸다. 

 
 
하지만 10대 대형 증권사는 대부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보통 단기간 대출이 많은 신용거래융자 특성상 1~7일 기준으로 이자율을 비교해보면, 지난해 10월 말과 비교했을 때 삼성증권(4.9%), 신한금융투자(3.9%), KB증권(4.3%) 등은 이자율에 변동이 없었다. 오히려 하나금융투자(6.5%→7.5%)와 미래에셋증권(6.0%→7.2%)은 이자율이 더 올랐다.
 
이자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의 신용대출 재원은 고객 예금으로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손실이나 위험부담이 적어 이자율이 낮다”며 “증권사는 자기자본에서 재원을 조달하기 때문에 은행보다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계에서는 개인투자자의 ‘빚투’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가 갈수록 늘고 있어서다. 금투협에 따르면 2일 기준으로 주식거래 활동 계좌 수는 4846만6568개로 올 1월보다 1300만개 가량 늘었다. 월평균 200만개의 계좌가 증가한 셈이다. 정수지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 19로 경기 회복 속도가 더뎌져 주식으로 자산이 쏠리는 빚투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증권사들의 이자수익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수민 인턴기자 shin.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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