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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하도급 사망사고 시 무기징역…광주 붕괴사고 재발방지책 발표

조사위, 무리한 철거 불법·하도급 원인 지적 “현산, 알고 있었다”
‘해체공사 안전강화방안’ ‘건설공사 불법하도급 차단방안’ 발표
착공신고제 도입하고, 주요 작업 영상 촬영 의무화하도록 시정
불법하도급 사망사고 발생 시 무기징역까지 처벌 가능하도록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광주 건축물 붕괴사고와 관련해 건축물 해체공사 안전 강화 방안과 불법하도급 차단 방안 등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6월 총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해체공사 붕괴 참사의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주요 해체작업은 영상 촬영을 의무화하고, 불법하도급으로 사망 사고가 발생했을 때 최대 무기징역으로 처벌하는 등 대대적인 강화 방안을 추진한다.  
 

해체공사 안전 강화…작업 진행 시 영상 촬영

국토교통부 광주 해체공사 붕괴사고 중앙건축물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지난 9일 광주 동구 재개발지역 내 5층 건축물 해체 과정에서 발생한 붕괴사고를 인재(人災)라고 판단했다. 
 
사조위에 따르면 해당 사고는 해체계약서와 다른 무리한ㅈ 철거 공법과 불법 하도급에 의한 공사현장 안전관리 미비 등으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원청 업체인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은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사고 예방을 위한 관리·감독은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영욱 사조위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산이 이러한 해체공사 공법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인식을 하고 있었는데, 그러한 전체 과정을 묵인하고 있었던 것은 여러 가지 관련 정보를 통해서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러한 사고가 재발되기 않기 위해 ‘해체공사 안전 강화 방안’과 ‘건설공사 불법하도급 차단 방안’을 10일 발표했다. 재발 방지 대책은 사조위 조사 결과와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통해 마련됐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해체공사 안전 강화를 위해 ▶해체공사 단계별 관리·감독 강화 ▶제도 이행력 확보를 위한 지자체 전문성 제고와 처벌 강화 ▶해체공사장 상시감시체계 구축을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앞으로 해체계획서는 축사·기술사 등 전문가가 직접 작성하도록 하고 해체허가 시 지방건축위원회를 통한 해체심의를 의무적으로 거치도록 했다. 해체감리자에 대해선 상주감리원 배치기준을 마련하고 감리의 업무 수행수준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방침이다.  
 
착공신고제도 도입한다. 그동안 착공신고제가 없어 그동안은 허가권자가 공사착수 여부를 알기 어려워 현장관리·감독 실시가 곤란하고 주요 공법 변경 등에 대한 변경허가절차가 부재해 사전 안전성 검토가 이뤄질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착공신고제 도입과 함께 주요 공정 해체작업 진행 시 영상 촬영을 의무화한다. 해체계획서와 다른 시공사항이 발생할 때는 변경허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처벌 수위도 강화된다. 해체감리 업무 미성실이 드러난 경우 현재는 과태료 500만원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2000만원으로 대폭 상향된다. 해체계획서와 다르게 시공한 경우는 징역 2년 이하 또는 벌금 5000만원 이하에 처하도록 처벌규정을 신설한다. 국민들이 해체공사장의 위험사항을 직접 제보할 수 있는 상시 감시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불법하도급 가담 시 2년간 공공사업에 참여 제한

이번 사고의 간접 원인으로 확인된 불법하도급 문제에 대한 대책도 발표됐다. 사조위 조사 결과, 이번 사고 당시 해체공사비는 3.3㎡당 4만원이었다. 당초 3.3㎡당 28만원으로 책정된 해체공사비에서 무려 84%나 삭감된 채 불법 하도급됐다. 부실시공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이런 폐해는 건설현장에서는 시공사 간 경제적 이해관계 일치, 발주자와 인허가청의 통제수단 부족으로 불법하도급이 관행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관행을 차단하기 위해 정부는 민간 주택·건축 공사에서도 공공공사처럼 감리자에게 하도급 관리의무를 부과한다. 현재 100억원 이상 공공공사에서만 적용되던 현장대리인 투입계획을 ‘1억원 이상 공사 계약 시’로 개선해 현장 대리인 정보 제공을 의무화했다. 전자카드제와 임금직불제를 확대해 상시 모니터링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광주 학동 사고 재발방지대책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불법하도급에 가담한 원도급·하도급·재하도급사는 법정 최대치인 2년까지 공공공사 참여를 제한하고 해당 업체의 정보를 공개한다. 형사처벌과 영업정지 대상도 불법하도급을 준 업체뿐만 아니라 받은 업체, 발주자·원도급사까지 포함해 불법행위에 관여한 모든 주체로 확대하고 처벌도 현행대비 2배 수준으로 강화한다. 특히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던 불법하도급의 처벌 수준이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으로, 사망사고 발생 시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도록 관련 법을 손질할 계획이다.  
 
불법하도급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우 피해액의 최대 10배를 배상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한다. 발주자 또는 원도급사가 불법하도급을 적발한 경우에는 불법하도급을 준 업체에게 공사대금의 10%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받을 수 있게 하고, 계약해지권도 부여한다.
 
불법행위에 가담한 하도급·재하도급 업체라 하더라도 이를 자진신고 할 경우 모든 처벌을 면제하는 ‘리니언시 제도’를 도입한다. 신고포상금도 도입해 적극적인 내·외부 고발을 유도하기로 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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