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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보다 배꼽' 재난지원금 서비스…카드사들 사활 건 배경은?

11조원 규모 지원금 6일부터 지급…대규모 모객 ·데이터 확보 기회

 
 
 
서울의 한 시장 내 가게에 붙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 문구.[연합뉴스]
오는 6일부터 약 11조원 규모의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카드업계가 관련 서비스 준비에 한창이다. ‘상생국민지원금’으로 불리는 이번 5차 재난지원금은 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BC·NH농협카드 등 각 카드사 홈페이지를 통해 충전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카드사들, 지난해 재난지원금 서비스로 '손실' 발생  

상생국민지원금은 1인당 25만원씩 지급되며, 2002년 12월 31일 이전 출생한 성인이라면 개인별로 지급된다. 상생국민지원금은 전 국민 88%에게 지급될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정부가 지난해 5월 지급한 14조원 규모의 긴급재난지원금 가운데 70% 가량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로 지급된 만큼 이번 지원금 신청에서도 카드 충전 형태로의 집중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인 골목 상권 중심이어서 카드사들이 얻는 실질적인 수수료 수익은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지원금 사용처 가맹점 대다수가 1.6% 이하의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데, 업계에선 ‘1.5%’ 정도가 신용판매 부문에서 적자를 면할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알려져 큰 이익이 나기 힘든 구조다.  
 
실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5~8월 지급된 재난지원금에 대한 전업카드사의 수수료 수익은 973억7000만원인 반면 이자비용과 판매·관리비용, 인프라 구축비용 등에 사용한 재난지원금 관련 영업비용은 1053억9000만원으로 집계돼 오히려 8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재난지원금 신청 고객들을 대상으로 일부 카드사들이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공적 지원금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장기적 관점서 고객 데이터 확보에 유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은 지원금 관련 서비스 개선과 관련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카드사들의 주 수입원인 신용판매보다는 대규모의 모객 효과와 소비데이터 수집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카드사 한 곳을 정해 충전한 후 지원금을 사용하는 구조이다 보니 해당 고객의 유의미한 소비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 
 
먼저 신한카드는 우리동네 지원금 가게 알리미·100만 상생력 챌린지 등의 내용을 담은 ‘신한 국민지원금 꿀팁’ 서비스를 선보인다. 우리동네 지원금 이용가게 알리미 서비스는 집 근처에서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을 신한페이판 앱-푸시 알림 메시지로 보내주는 서비스다. 신한카드에 등록된 자택 주소지 기준 인근 상권에 진입할 경우, 지원금 이용 가맹점을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는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신한카드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100만 상생력 챌린지’도 진행한다. 상생국민지원금 지급 여부 관계없이 신한카드 고객 누구나 100만 상생력 챌린지 참여 버튼만 클릭하면 자동으로 참여되며 1인당 100원씩 신한카드가 적립한다. 신한카드는 적립금(최대 1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에 기부할 예정이다.
 
삼성카드는 이번 주 내 고객들이 편리하게 지원금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가맹점 조회 서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컴퓨터와 휴대폰으로 고객이 신청한 국민지원금 사용 가능 지역을 상단에 표시해주고, 원하는 지역 내 가맹점명을 입력해 검색이 가능한 기능을 지원한다.
 
KB국민카드는 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가맹점을 모바일로 편리하게 검색할 수 있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가맹점 지도(Map)’ 서비스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해당 서비스는 KB국민카드 모바일 앱과 모바일 웹에서 배너를 클릭하면 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가맹점을 위치 기반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지역 또는 업종을 선택해 가맹점을 검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NH농협카드도 지원금 관련 신청대상·방법·기간·지급·사용 등 내용이 담긴 안내를 문자 등을 통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 재난지원금 서비스는 이익과 직결되기 힘든 구조인 만큼 지난해보다 차분하게 진행되는 분위기"라며 "'소상공인과의 상생'이라는 공익적 목적도 있지만, 고객들의 소비 데이터 확보 측면에서 기회일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카드사의 경우 과도한 마케팅보다는 지원금 사용 기간이 겹치는 추석과 연계한 프로모션을 계획 중이다. KB국민카드는 9월 한 달간 온라인으로 체크카드를 신규 발급하고 2만원 이상 결제 시 5000원 캐시백을 제공하고, 하나카드는 오는 22일까지 대형마트에서 추석 선물세트 30만원 결제시 1만5000원 할인된다. 우리카드는 오는 24일까지 시장·할인마트 등에서 합산 10만원 이상 결제한 고객 중 1717명을 추첨해 캐시백을 지급하고 70만원 이상 결제 시 최대 30만원 캐시백을 제공한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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