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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리딩그룹 수성 '청신호'…'하나vs우리' 3위 경쟁 눈길

5대 금융지주 3분기 누적 순이익, 지난해 순익 초과 달성
그룹 실적에서는 KB금융, 은행 실적에서는 신한은행 '勝'
M&A 사냥 나선 우리금융, 하나금융과 3위권 경쟁 본격화

 
 
서울 시내에 주요 은행 ATM기기가 나란히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국내 5대 금융지주 모두 올해 3분기 만에 지난 한해 당기순이익을 초과 달성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지주사 설립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이 4조원을 넘어서는 이른바 '4조클럽'을 달성이 확실시된다. 하나금융도 '3조클럽'을 예고하고 있다.
 
각 금융지주의 최대 실적은 '영끌'과 '빚투'로 대변되는 대출자산 증가가 주된 원인이었다. 증권사 등 비은행 계열사들도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고, 최저 수준의 연체율을 통해 리스크 관리에서도 강점을 나타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5대 금융지주는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2강·2중·1약' 구도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우리금융이 증권·보험 등 핵심 비은행 계열사 없이도 당기순이익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향후 계열사 인수합병이 본격화될 경우 하나금융과 치열한 3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5대 금융 순익 14.3조원…리딩그룹은 KB·리딩뱅크는 신한

26일 각 금융지주의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가 달성한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총 14조358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조5025억원(33.3%)이나 증가한 규모로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지주사 별로 KB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년 전보다 31.0% 증가한 3조7722억원으로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다. 신한금융은 20.6% 늘어난 3조5594억원, 하나금융은 27.4% 증가한 2조6815억원, 우리금융은 92.8% 급증한 2조1980억원, 농협금융은 24.9% 증가한 1조8247억원을 기록했다.  
 
리딩금융 경쟁에선 KB금융이 신한금융보다 한발 앞서는 모습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KB금융은 신한금융보다 723억원 부족한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다시 순이익이 앞서기 시작, 올 3분기에는 누적 순이익이 신한금융보다 2128억원 많은 실적을 냈다. 다만 두 지주사의 주요 계열사인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실적을 보면 신한은행이 국민은행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0.7% 증가한 2조1301억원, 국민은행은 16.9% 증가한 2조200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는 KB증권과 국민카드, KB손해보험, 푸르덴셜생명 등 주요 계열사의 순이익이 각각 5433억원, 3741억원, 2692억원, 2556억원을 기록해 지주 전체 순이익을 끌어올렸다. 신한금융의 주력 비은행 계열사인 신한카드와 신한라이프,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각각 5387억원, 4019억원, 3675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신한금융에 손해보험사가 없어 차후 인수합병에 나설 경우 리딩금융 순위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우리금융 약진으로 하나금융과 '3위 경쟁' 본격화  

금융업계에선 우리금융의 순이익 증가세를 주목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년 전보다 92.8% 급증한 2조1980억원을 기록했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이는 우리은행의 순이익이 같은 기간 71.4% 급증한 1조9860억원을 기록한 영향이다.  
 
업계에선 우리금융이 올해 말 '완전 민영화'에 성공하고, 당국으로부터 내부등급법을 승인을 받을 경우 내년부터 본격적인 증권 및 보험사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표준등급법을 적용하고 있다.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면 표준등급법을 적용할 때보다 위험가중자산이 감소해 자본여력이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우리금융도 실적발표 뒤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증권사 등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전무는 "내부등급법이 승인되면 1% 기준 자본이 2조원 정도 늘어나고 위험자산기준 20조원의 여유가 생겨 인수합병이 가능하다"며 "금융그룹으로는 사업포트폴리오가 미완성돼 증권사와 벤처캐피탈 등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와 보험사를 인수할 경우 우리금융의 순이익도 크게 늘어 하나금융과의 업계 3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의 경우엔 올해 연말 순이익이 3조원이 넘는 3조 클럽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나은행과 함께 하나금융투자, 하나캐피탈, 하나카드가 주력 계열사로 순이익 매년 늘려나가고 있다. 아울러 하나금융은 지난해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계열사 라인업도 마친 상황이다.  
 
다만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3분기 순이익 격차가 4835억원으로 좁혀진 상황이라 향후 우리금융이 비은행 계열사 인수를 통해 금융지주 3위 자리까지 치고 올라올 여지가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금융지주 본점 [사진 이용우 기자]

농협금융, 대출자산 확대와 함께 '부채 관리'에 방점

농협금융은 농업지원사업비 부담 전으로 볼 때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2조583억원을 기록한 상황이다. 매년 순이익이 20% 이상씩 증가하고 있어 민간 금융지주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농협금융은 대출 성장을 통해 실적 성장을 유도하는 모습이다. 3분기 말 기준 농협금융의 대출채권은 313조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8.8% 급증했다. KB금융의 대출채권이 같은 기간 5.5% 증가한 것과 비교해 가파른 증가세다.  
 
이런 상황에서도 농협금융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3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KB금융(0.39%), 신한금융(0.44%)보다 자산건전성이 좋은 상황이다. 여기에다 농협금융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76.30%, 농협은행은 187.89%로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농협금융은 이번 실적 발표와 관련해 "4분기에 금리·환율 등의 시장 변동성 확대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잠재적 부실자산에 대한 리스크관리 강화를 지속할 계획"이라며 "질적 성장을 통한 핵심 성장동력 확보, 고효율 경영체질 개선 등 핵심 과제를 중점 수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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