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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리스크’에 IPO 막힌 네이처리퍼블릭·호텔롯데 상장 언제?

네이처 정운호 ‘원정도박’, 롯데 신동빈 ‘비자금조성’에 수년째 미뤄져
주주들 상장요구 목소리 높지만 기업들 “업황 어렵고 적기 아냐”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황을 맞았지만 올해도 상장에 실패해 수년째 주주들의 속을 태운 기업들이 있다. 화장품 제조기업인 네이처리퍼블릭과 호텔롯데, SK매직이 대표적이다. 이들 3개사는 각각 지난 2014년, 2016년, 2018년에 처음으로 상장 추진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적게는 3년, 많게는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상장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유는 ‘오너리스크’다. 당시 화장품 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던 네이처리퍼블릭은 2014년 말 주관사 선정까지 마치면서 상장을 추진했다. 하지만 2015년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상장은 불발됐다. 당시 도박 사건과 민사소송 등에 대해 브로커를 동원해 구명 로비를 펼친 것이 드러나면서 2016년 ‘정운호 게이트’가 터진 것이 상황을 더 악화시켰기 때문이다. 이후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화장품 시장에 타격이 오면서 실적까지 어려움을 겪으며 상장 추진은 난항을 겪게 됐다. 정 대표는 4년 4개월간 수감 생활을 한 뒤 지난해 3월 회사에 복귀했다. 
 
호텔롯데도 비슷하다. 2016년 7월 상장이 예정이었던 호텔롯데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소환 조사를 받는 등 검찰이 압수수색을 시작하면서 상장 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6월부터 롯데그룹은 압수수색에 들어가기 시작해, 3개월간 검찰 조사가 진행됐다. 당시 신동빈 회장은 롯데건설 등 롯데그룹 계열사에 수백억원대 비자금 조성을 지시하고 인수합병(MOU)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 떠넘기는 등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SK매직도 당시 모기업인 SK네트웍스를 이끌었던 최신원 회장이 2235억원 가량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지난 2월 구속되면서 SK매직의 상장계획이 불투명해졌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구속만료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외주식 시장에서 이들 기업의 주식을 사둔 주주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버린 지 오래다. 상장 전 미리 주식을 확보했다가 상장 후 주가가 오르면 차익을 실현해야 하는데, 상장을 안 하니 반강제로 장기투자자가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너리스크 영향으로 주식 가격은 급락한 뒤 회복을 못 하고 있다. 예컨대 유안타증권은 2016년 6월 KTB PE(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화장품 제조업체 네이처리퍼블릭의 지분 25만주를 총 345억원에 사들였다가 매입한 물량 일부를 주당 14만원 안팎 가격에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했다. 그러나 현재 네이처리퍼블릭은 장외시장에서 주당 1만원 대에 거래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호텔롯데, 내년도 상장 어려워

 
주식이 휴짓조각 될 가능성에 놓이면서 주주들은 이들 기업의 대표 선임이나 조직개편 단행 등 기업 경영에 변화가 있을 때마다 “재상장을 추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당장 쉽지도 않다. 네이처리퍼블릭과 호텔롯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화장품·호텔 업황 부진으로 상장을 추진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였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드 문제와 코로나19 여파로 화장품 업계는 타격을 입어 상장은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호텔롯데 관계자도 “호텔과 면세점으로 나누어진 사업부문에서 면세점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데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받은 부분이 있어, 내년 계획도 아직 없다”고 말했다. SK매직도 당장 상장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이들 기업의 실적은 계속해서 고꾸라지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1세대 로드샵’ 열풍을 일으켰던 때와 달리 매장 수는 2018년 629개에서 지난해 말 435개로 줄었다. 올해는 3분기까지 33억5277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9년 -128억2764만원, 2020년 -203억4863만원에 이어 3년 연속 부진한 실적이다. 호텔롯데는 2019년 3183억3515만원에서 2020년 -4976억1924만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누적 영업손실액은 2476억758만원이다.
 

상장하려면 교촌에프앤비처럼 오너리스크 해소해야

 
한편 오너리스크를 딛고 상장에 성공한 기업이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상장한 치킨업계 1위 기업 교촌에프앤비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2018년 창업주인 권원강 전 회장 주도로 직상장을 추진했지만, 권 전 회장의 일가친척이 직원을 폭행한 동영상이 유포되면서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교촌에프앤비는 권 전 회장이 회사 지분 90%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라, 오너리스크에 특히 큰 영향을 받았고 상장도 무산됐다. 이후 교촌에프앤비는 오너 체제에서 전문 경영인 체제로 변화를 시도했다. 회장직에서 물러난 권 전 회장은 2019년 롯데그룹 출신 소진세 회장을 영입해 전문 경영인으로 앉혔다. 그 효과로 회사 이미지가 개선됐고, 지난해는 사상 최대 실적 달성과 상장에 모두 성공했다. 
 
교촌에프앤비의 사례는 기업이 상장하는 데 있어서 오너리스크 해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오너리스크는 기업 경영과 그에 따른 실적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실질심사 요건으로 경영 투명성과 경영 안정성을 보는 이유가 오너리스크와 관련된 부분을 들여다보기 위한 것”이라며 “기업의 경영 지배구조를 완비하는 것 자체가 비용이기 때문에, 기업 내부통제 장치가 완비된 시점에 상장 심사 청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수민 기자 shin.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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