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떡상’ 루나·솔라나…2022년 톱10 코인 톺아보기
상위 10개 암호화폐 중 6개 순위 변동
신규 진입한 솔라나 37위·루나 53위 ↑
리플·폴카닷은 각각 3위·2위 하락해
연초부터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심상찮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고점 대비 40%나 폭락했고, 이더리움도 30% 넘게 하락했다. 암호화폐 시장의 투자심리를 알려주는 ‘공포·탐욕 지수’는 23점으로 ‘극단적 두려움(Extreme Fear)’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지금이 저점 매수 시점인지, 투자를 잠시 멈춰야 할지 ‘코인러’들은 혼란하다.
하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늘 어지러웠다. 지난해도 연초에 상승 랠리를 보이다, 여름에 침체기를 맞고, 가을부터 연말까지 대세 상승장을 탔다. 지난 12개월 동안 시가총액 상위 암호화폐는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했다. 암호화폐 시장을 휘어잡을 것 같았던 코인이 순위가 하락하기도 했고, 순식간에 치솟아 그 자리를 대신한 코인이 등장하기도 했다.
2022년 상위 10개 암호화폐를 들여다보자. 지난 1년 간의 상승률을 살펴보고 순위는 개선됐는지, 악화됐는지 파악한다면 암호화폐 시장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투자 전략을 잡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듯하다. 순서는 현재 기준 시가총액 순이다.
1위. 비트코인(BTC)
→2022년 1월 10일 5039만472원(+20.19%)
부동의 시총 1위인 비트코인은 덩치와 다르게 가격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해 7월에는 3400만원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더니 11월 들어 8000만원을 돌파했다. 10일 현재는 5000만원대 초반에서 횡보 중이다.
이런 최근의 침체 때문에 비트코인을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여전히 낙관적 전망이 만만찮다. 7일(현지시각) 암호화폐 분석가인 마이크 맥글론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올해 각각 10만 달러와 5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예고됐으므로 올해 비트코인이 주식보다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가장 화두가 된 비트코인 이슈는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화폐 채택이라 할 수 있다. 지난 2일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올해 비트코인이 10만 달러에 달할 것이며, 2개 국가가 이를 법정화폐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부켈레 대통령은 이미 화산 채권(Volcano Bond)이 대량 발행됐다며, 올해 비트코인 도시 건설이 시작될 것이라는 약속을 했다. 이어 그는 오는 4월에 열릴 예정인 ‘비트코인 2022 콘퍼런스’에서 “거대한 놀라움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2위. 이더리움(ETH)
→2022년 1월 10일 379만935원(+174.78%)
지난해 이더리움은 솔라나, 카르다노 등 소위 ‘이더리움 킬러’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성장을 보였다. 실제 지난해 12월에는 이더리움 거래량(BTC마켓 기준)이 3년 반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이로써 커뮤니티가 크게 확장돼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업그레이드가 활발히 일어났다.
하지만 아직 이더리움에게 과제는 남아 있다. 아직 작업증명(PoW)방식에서 지분증명(PoS)방식으로 완전히 전환되지 않았다. 전환이 완료되면 데이터 처리속도가 높아지고 가스비(거래 수수료)를 대폭 낮아진다.
3위. 테더(USDT)
하지만 테더 시가총액의 성장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1월 211억 달러(약 25조2989억원)에서 현재 783억 달러(약 932조8974억원)으로 271% 상승했다.
이를 두고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테더의 발행량이 미국 정부의 달러 발행량보다 많을 때도 있는데, 이런 천문학적 액수의 달러가 은행에 테더와 1대 1로 예치돼 있다는 것에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여기에 전 세계 주요 거래소들이 테더를 기축통화로 쓰고 있어 테더가 무너지면 나머지 암호화폐도 함께 주저앉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4위. 바이낸스코인(BNB)
→2022년 1월 10일 52만7722원(+1037.41%)
바이낸스코인은 순위와 가격 모두 급격히 상승했다. 바이낸스코인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사용되는 일종의 기축통화용 코인이다. 암화화폐 간 상호교환만 가능해 달러나 원화 같은 명목화폐로는 교환할 수 없다.
하지만 수수료를 대폭 낮출 수 있어 높은 거래 비용에 부담을 갖던 시장 참여자들에게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다. 바이낸스코인은 암호화폐 프로젝트의 본거지가 된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의 핵심이기도 하다.
5위. 솔라나(SOL)
→2022년 1월 10일 16만9419원(+4372.52%)
솔라나는 테라와 함께 가장 놀라운 성장을 보인 알트코인이다. 솔라나는 지난해 초만 해도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암호화폐였다. 하지만 2021년 1월 1일 시가총액 120위에서 아흐레 만인 1월 10일에는 42위로 급등했다. 불과 반년만인 7월에는 14위에 자리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블록체인으로 불리는 솔라나는 5만TPS(초당 처리 트랜잭션)의 처리 속도를 보인다. 비트코인이 7TPS, 이더리움이 30TPS인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이다. 또 평균 거래 수수료는 0.00025달러로, 비트코인 2.25달러, 이더리움 3달러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 같은 빠른 속도와 낮은 수수료가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에서 솔라나를 주목하게 만든 이유다.
그러나 솔라나의 취약점도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9월 발생한 대규모 정전으로 인해 솔라나 네트워크가 17시간 동안 오프라인 상태가 되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2021년 내내 100% 가동된 것과 비교된다. 지난 4일(현지시각) 디도스(DDoS)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는 최근 6개월 사이 세 번째 일어난 디도스 공격이다.
6위. USD코인(USDC)
7위. 카르다노(에이다·ADA)
→2022년 1월 10일 1403원(+321.32%)
에이다는 솔라나에 버금가는 ‘이더리움 킬러’로 불린다. 카르다노는 하나의 블록체인 플랫폼이며,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암호화폐가 에이다이다. 암호화폐 분석 매체 스테인트먼트에 따르면 카르다노는 2021년 전체 블록체인 개발 활동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9월 카르다노 개발사는 네트워크에 스마트 컨트랙트(계약) 기능을 탑재하는 하드포크(블록체인 업그레이드)에 성공한 바 있다. 카르다노의 창시자인 찰스 호스킨슨은 “카르다노는 현재 사용자가 200만명이지만 앞으로 1년 내 2000만명으로 급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8위. 리플(XRP)
→2022년 1월 10일 904원(+159.77%)
리플은 160%라는 높은 가격 상승률에도 순위는 3단계 내려앉았다. 리플은 지난해 큰 혼란을 겪었다. 2020년 12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리플을 설립한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요지는 리플은 ‘증권’이므로 증권거래위원회에 신고했어야 하나, 이를 어기고 13억 달러 상당의 불법 증권을 판매했다는 것이다.
이런 법적 절차 이후로 리플의 가치는 큰 타격을 입어 지난해 1월 내내 300원대를 횡보했다. 그러나 리플은 지난해 신흥국에서 다수의 기업과 중앙은행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다시 회복세를 보였다. 리플 참여자들은 내년 4월 소송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9위. 테라(루나·LUNA)
→2022년 1월 10일 8만7615원(+9361.66%)
상위 10개 암호화폐 가운데 루나는 가장 천문학적인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테라 프로토콜에는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와 가격 안정화를 위한 마이닝(채굴) 토큰 ‘루나’로 나뉜다. 테라와 루나는 디파이와 스테이블 코인 영역에서 점점 더 각광받고 있다. 또 이더리움이 현재 전환하고 있는 PoS 블록체인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10위. 폴카닷(DOT)
→2022년 1월 10일 2만9677원(+191.78%)
‘프로토콜을 위한 프로토콜’이라 불리는 폴카닷은 지난해 하반기 진행된 파라체인 옥션(경매)이 화제였다. 파라체인은 폴카닷만의 블록체인이다. 파라체인 옥션을 통해 최종 5개 팀(프로젝트가)이 낙찰받았다. 이들은 파라체인을 통해 폴카닷의 중앙 체인에 연결할 수 있게 된다.
윤형준 기자 yoon.hye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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