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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절벽 속 강남 아파트 '신고가' 행진...홀로 상승세 맞을까?

신고가 거래 후 거래 취소되거나 수 억원 떨어진 거래 나와

 
 
서울 송파와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송파와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최근 강력한 부동산 규제 등으로 서울 아파트 시장이 ‘거래 절벽’을 보이는 가운데, 강남 지역에서는 여전히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자전거래 의혹을 제기하며 상승세로 단정 짓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 전용면적 195㎡는 2021년 12월 25일 70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같은 해 1월에 거래된 것보다 무려 16억5000만원 높은 금액이다. 압구정 현대2차 아파트 160㎡는 같은 해 12월 18일 60억2000만원으로 3달 전 가격보다 2억2000만원 높게 매매됐다. 또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1단지 전용 94㎡는 같은 달 한 달 전 가격보다 2억원 오른 40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서울을 비롯한 전국 아파트 시장이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그리고 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소강상태에 들어간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고가의 강남권과 중저가 위주의 서울 외곽 부동산 시장이 극도로 대비되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강남의 신고가 행진을 두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의 맹점을 악용해 일시적으로 실거래 가격만 높이는 자전거래를 의심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운영하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의 실거래가는 부동산 포털·앱 등을 통해 주가지수처럼 활용하지만 실제로는 검증되지 않는 자료다. 현행 시스템은 소유권이 완전히 이전된 다음 등재되는 것이 아니라 계약서 작성만으로 등록하고, 이를 취소해도 페널티가 없다.
 
실제로 자전거래 의혹이 의심되는 사례가 여러 포착되기도 했다. 특히 부동산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거래를 신고한 후 계약을 취소하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 2021년 한국부동산원이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서울 강서을·국토교통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2월 1일부터 2021년 9월 30일까지부동산 실거래 시스템상 거래취소공개 건수는 전체 주택매매 334만4228건 가운데 18만9397건(5.7%)에 달한다.
 
의원실은 투기수요가 부동산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맹점을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거짓으로 부동산 거래를 신고한 후 해당 거래계약이 해제되거나 무효 또는 취소됐음에도 해당 신고관청에 신고하지 않음으로써 실거래가를 높이는 자전거래로 부동산 호가를 높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기에 자전거래 등을 통한 허위신고는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하다고 입을 모은다. 허위신고 1건이 인근 지역 시세를 한꺼번에 올리는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해 아파트 거래시장을 보면 어느 한 지역에서 신고가가 나오면 주변 아파트 가격이 따라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실제 거래가 아닌 계약 후 취소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투기세력에 의한 비정상적인 시장이 형성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계약 후 30일 이내에 신고하게 돼 있는 부동산 거래 신고 제도의 문제"라며 "이런 허수 계약을 막기 위해선 시스템을 재정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자전거래 등을 통한 허위신고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신고가 발생 당시 급한 마음에 서둘러 계약한 이들이 수개월 지난 후 가격이 하락해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강남 아파트 중에는 신고가를 찍은 이후 한 달여 사이 수억 원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2021년 11월 45억원에 팔리며 국민 평형(전용 84㎡)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신고가 거래 후 한 달여 뒤 5억2000만원 하락한 39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해당 평수가 신고가에 거래되기 직전 거래 가격이다.
 
서울 강남권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에서도 신고가를 찍고도 하락세를 보이는 거래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2 전용면적 127㎡는 2021년 12월 9일 42억에 거래됐지만 불과 일주일 뒤에 3억원 내린 39억원에 하락거래 됐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1단지 100㎡는 같은 해 11월 23억7500만원에 거래되며 석 달 전인 직전 최고가 26억5000만원보다 2억7500만원 하락거래 됐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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