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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하락한 대형 보험대리점, GA업계 성장세 꺾였나

보험대리점협회, 지난해 대형GA 실적 분석
매출, 순익 모두 전년대비 감소…코로나·1200%룰 영향

 
 
사진 셔터스톡]
성장을 거듭하던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이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지속과 함께 설계사 수수료에 제한을 두는 1200%룰,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되며 보험설계사 영업에 타격이 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 확대 속, 보험 전문판매회사가 늘며 앞으로도 GA시장에는 지속적인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당장의 실적 부진을 GA업계의 위기로 보긴 어렵다고 보면서도 ‘변화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매출·신계약 ‘뚝’…GA 성장세 스톱

지난 26일 한국보험대리점협회는 500인 이상 대형GA의 지난해 하반기 경영공시를 분석해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GA 당기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805억원)과 비교해 32% 감소한 547억원을 기록했다. 또 대형GA의 지난해 매출액은 6조60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다.
 
이는 홈쇼핑(홈쇼핑서 보험판매) 부문과 지난해 제판분리가 진행된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등 자회사형GA를 제외한 순수 대형GA 업체들의 수치다. 지난해 대형GA 수는 65곳으로 전년대비 5곳 늘었지만 실적은 오히려 뒷걸음질 친 셈이다.  
 
GA 매출의 핵심인 설계사 수도 줄었다. 지난해 대형GA 설계사수는 생명보험사의 제판분리로 인한 자회사형GA(약 2만1000여명) 설립으로 2020년말 기준 15만9452명에서 지난해 말 시점 17만5974명으로 10.4%인 1만6522명이 증가했다. 다만 자회사형GA를 제외하고 보면 대형GA 소속설계사는 15만4534명으로 오히려 4676명 감소했다.
 
성장성 지표 중 하나인 신계약 부문에서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부문이 엇갈렸다. 지난해 대형GA 생명보험 신계약 건수는 229만건으로 전년 183만건 대비 증가했다. 하지만 GA 계약의 다수를 차지하는 손해보험 부문에서는 1139만건을 기록, 전년 1161만건 대비 계약수가 줄었다. 결국 손해보험은 신계약 금액도 5조559억에서 4조8914억으로 1645억원(-3.3%) 감소했다.
[자료 한국보험대리점협회]
 
GA업계는 지난 몇년간 규모와 실적 면에서 성장을 지속해 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중/대형GA 신계약 건수는 1485만건으로 전년(1439만건) 대비 3.2% 증가했다.  
 
전체 설계사 수에서도 GA(약 23만명)는 보험사 전속설계사(약 17만명) 수를 넘어선 지 오래다.
 
GA는 여러 보험사와 계약을 맺어 손해·생명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보험판매 전문점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러 회사의 상품을 비교해 가입할 수 있어 자사 상품만 판매하는 보험사 전속설계사에 비해 GA설계사와의 상담이 상품 가입에 있어 더 유리할 수 있다. 이를 이점 삼아 GA업계는 지난 몇년간 상품 판매를 크게 늘리며 보험사를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와 금소법 영향으로 지난해 실적이 뒷걸음질 치자 GA업계 성장세가 한풀 꺾인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는 “일시적 영향” 주장…실적 회복될까

이에 대해 GA업계는 일시적인 영향이 크다고 강조한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는 대형GA의 실적 부진과 관련해 “당기순이익 감소는 수수료 1200% 제한룰 시행과 함께 고용·산재보험이 의무적용되며 운영비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대면영업의 어려움과 소비심리 위축, 지난해 3월부터 시행된 금소법 영향도 무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를 해석하면 코로나19 확산이 잠잠해진 올해 대면영업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고 보험가입 심리도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다.
 
순익 감소는 1200%룰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1200%룰이란 보험사가 보험설계사 및 대리점에 보험계약 후 1년간 지급하는 수수료를 월납입보험료의 1200% 이내로 제한을 두는 제도를 말한다.  
 
지난해부터 1200%룰이 시행됨에 따라 GA들은 수입수수료를 보험계약 1차년과 2차년에 나눠 받게 된다. 기존에 받던 수입수수료를 나눠 받게돼 순익에 악영향을 줬다는 얘기다. 내년에는 기저효과로 수수료 부문에서의 수익성은 다소 개선될 여지는 있다.  
 
다만 코로나19가 잠잠해졌지만 보험가입 심리가 예전수준으로 회복될지는 미지수다. 대출액 증가와 함께 금리인상으로 가계가 이자 부담에 몸살을 앓고 있고 물가도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양한 채권투자 등 자산을 운용하는 보험사에 비해 GA는 순수 보험판매 수수료를 통해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 수익성 측면에서 한계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일부 대형GA들이 변화를 시도하는 것도 실적 부진 때문으로 해석된다. GA 상장 1호사 에이플러스에셋은 올 하반기 독립채산제 채널을 구축, 기업형 채널과 지사형 채널을 함께 운영해 생산성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  
 
또 피플라이프는 내방형점포 보험클리닉이 사실상 실패하자 점포의 대표파트너가 자율 관리하는 프랜차이즈 카드를 꺼냈다. 이밖에 다른 중대형GA사들도 지사형 채널 구축 및 다른 신사업 투자 등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라는 변수가 GA업계 실적에 영향을 준 것은 맞지만 앞으로 코로나가 종식된다 해도 GA 수익성이 무조건 회복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보험사들의 자회사형GA 설립으로 GA시장 투자는 이어지겠지만 그만큼 기존 대형GA들의 살아남기 전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협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불완전판매율은 전체GA 기준, 2020년 0.09%에서 지난해 0.05%로 0.04%포인트 감소했다. 청약철회율 역시 2020년 4.55%에서 지난해 4.19%로 전년 대비 0.36%포인트 줄었다. 불완전판매의 온상으로 여겨지던 GA업계가 자정 노력을 통해 소비자 신뢰도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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