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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강한 종목은? 필수소비재·에너지·통신주 [슬로플레이션 공포③]

꾸준히 실적 내는 가스공사 KT는 연초 이후 수익률 20%
서학개미는 헬스케어, 대형소매업체 등에 관심 둘 만

 
 
저성장 속 물가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 슬로플레이션 (Slowflation)’ 시대엔 필수소비재, 전기, 통신주 등 경기불황주 투자가 유리하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저성장 속 물가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슬로플레이션(Slowflation)’ 시대에서는 경기불황주(株) 투자에 관심이 쏠린다. 경기불황주는 말 그대로 불황에도 소비가 줄지 않고 꾸준히 소비가 일어나는 기업들이다. 경기 흐름과 관계없이 필수소비재나 대형소매업체, 에너지, 통신 등은 꾸준히 소비되기 때문에 이들 업종은 대표적인 불황주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3일부터 전날까지 롯데칠성은 13만1000원에서 17만5500원으로 33.69%(4만4500원) 상승했다. 같은 음식료 업종인 하이트진로도 3만250원에서 3만3600원으로 11.07%(3350원)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17% 넘게 추락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수익률이다.  
 
에너지 업종인 한국가스공사도 올해 들어 19.9%의 수익을 냈다. 에너지 업종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국제 유가가 오르고 있는 만큼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실제 코스피 전기가스업 지수는 연초 789.08에서 824.27로 4.45% 상승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금리인상이나 경기침체 상황과 무관하게 꾸준한 수익률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하락장에서 통신주도 선방하고 있다. KT는 연초 이후 전날까지 21.25% 상승했다. SK텔레콤(-6.11%), LG유플러스(1.09%)는 KT보다 수익률은 낮지만 타 업종보다 하락 폭이 크지 않았다. 통신주의 경우 내수 비중이 높은 만큼 경기 침체나 수출 여건 악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김아람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신주는 확실한 이익 증가와 배당 확대, 제한적인 규제 리스크로 삼박자가 좋은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올해 통신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하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금리인상기 채권추심업체 매출 늘어나   

 
경기가 불황일수록 매출이 늘어나는 기업도 있다. 개인이나 법인이 금융사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회수를 대행해주는 채권추심업체가 그 경우다. 금융권에서 대출받은 가계나 자영업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 제때 돈을 갚지 못하는 채무자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국내 1위 채권추심업체인 고려신용정보 주가는 지난 14일 8820원에 마감했다. 지난 2월 25일 7730원 수준이던 주가는 꾸준히 상승해 3개월간 14% 올랐다.
 
특히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가 동반할 때가 채권 추심업체엔 영업환경이 좋아진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금융사들의 채권추심 의뢰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지난 2년간 이어진 대출 만기 연장, 상환 유예 지원책이 올해 하반기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회사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수혜주로 꼽히던 리오프닝주 상승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물가 상승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다면 화장품, 여행, 호텔 등이 소비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이종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리오프닝 소비는 일시적 소득이 아니라 고정 소득인 항상소득 증가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현재의 리오프닝 소비는 2분기 일시적 증가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1년 7개월 만에 2500선이 무너지면서 낙폭 과대주에 관심을 둘 만하다.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주가가 이미 크게 하락한 종목의 경우 추가 하락이 제한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성장 모멘텀이 확실한 2차전지와 자동차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불확실한 시장에선 밸류에이션이 낮은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며 “주가가 낮은 복합 기업과 경기 민감주에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LG화학, 기아, SK이노베이션, 현대모비스, 포스코케미칼 등을 주간 추천주로 제시했다.  
 

미국 주식은 성장주보단 방어주 유리  

 
미국 주식 투자처로는 소프트웨어나 명품, 소매업, 자동차 업종 등은 피하고 필수소비재나 헬스케어 등과 같은 방어주 성격의 주식이 유리하다. 제약 관련 수요는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헬스케어 업종의 대표적인 종목으로는 화이자, 벡톤디킨슨(BDX), 다나허(DHR) 등이 있다.
 
코스트코, 월마트와 같은 대형소매업체도 괜찮다. 코스트코는 월마트와 타겟 등 미국의 주요 유통업체들이 쇼크 수준의 실적을 공개한 것과 달리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냈다. 코스트코 주가는 주요 유통업체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동반 하락했지만, 실적 경쟁력은 높아지고 있어 향후 추가 상승 폭이 더 클 수 있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월마트와 타겟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필수소비재 업종이 전월 대비 9% 떨어졌다”면서 “주가 하락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아서 투자처로 더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투자전문매체인 모틀리 풀은 소비 여력이 감소될 것을 감안해 어드밴스 오토파츠(AAP)와 달러트리(DLTR)를 추천했다. 어드밴스 오토 파츠는 미국 자동차 부품 판매 체인업체다. 경기가 둔화되면 새차를 사기 보단 자동차를 직접 수리하는 수요가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미국 다이소인 유통 체인점인 달러트리도 소비여력이 축소되면 수혜를 볼 수 있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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