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달 열릴 예정인 예비회의 참석
국가간 입장‧상황 확인 차원
대통령 “철저하게 국익 관점에서 검토”

‘칩4’는 미국이 주도하는 동아시아 반도체 공급망 네트워크를 말한다. 미국은 일본과 대만을 비롯해 우리나라가 참여하길 원하는데, 중국의 반도체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카드로도 해석된다.
그동안 대만과 일본이 칩4 가입에 긍정적이었던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외교‧무역 등 정치 경제적인 상황을 고려해 입장을 유보해 왔다. 이 때문에 미국은 우리나라의 가입을 독촉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일단 ‘예비회의’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예비회의 참석은 ‘가입’을 전제로 하기보다 국가 간 입장이나 상황 등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칩4 동맹 가입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영향력과 중국과의 마찰 등을 고려할 때 어느 한쪽으로 무게추를 옮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칩4 가입 요구를 거절했을 때 우리가 감당해야 할 국익 손실의 크기를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미국과 중국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기적적인 해법이 나오지 않는 한 우리는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되 최대한 실리를 취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했다. 사실상 칩4 동맹에 가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반도체 최대 수출국이 중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선뜻 칩4 동맹에 가입할 수도 없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중국도 한국을 주시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 등은 사설을 통해 “중국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최대 시장이자 전 세계 최대 시장”이라며 “한국은 미국의 위협에 맞서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인위적으로 국제무역 규칙을 파괴하며 전 세계 시장을 갈라놓는 것을 반대한다”며 칩4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우리 정부도 칩4 가입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8일 휴가 복귀 출근길에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철저하게 국익 관점에서 검토하겠다”고 했다. 또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관련 부처와 잘 살피고 논의해서 잘하겠다.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 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칩4 참여와 관련해 “국익 차원에서 종합적인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음 달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예비회의에는 우리나라 외교부·산업부 관계자들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에서는 경제안보비서관, 산업정책비서관 등의 참석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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