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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 너 마저”…수요예측에 발목 잡히는 IPO 대어들

쏘카, 수요예측 흥행 실패…경쟁률 100대1도 미달
공모가 밴드 3만4000~4만5000원, 상장 연기 가능성도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쏘카가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쏘카]
차량 공유 업체 쏘카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공모 철회는 절대 없다”고 강조했지만, 상장 일정을 강행할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기업공개(IPO)에 나섰던 현대엔지니어링·SK쉴더스 등도 수요예측 부진에 상장을 철회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지난 4~5일 진행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00대1에도 못 미치는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대부분은 공모가 희망밴드 하단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쏘카가 희망한 공모가 밴드는 3만4000~4만5000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한 공모 금액은 1547억~2048억원으로, 상장 후 예상 시가 총액은 1조2000~1조6000억원이었다.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하면서 확정 공모가는 희망밴드 하단인 3만4000원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쏘카는 공모가 산정 단계에서부터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다. 쏘카는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EV/Sales) 방식을 적용하면서 글로벌 차량 공유 업체 우버(2.4배)와 리프트(1배)보다 높은 7.7배의 기업가치를 적용했다. 여기에 고우투, 오비고, 삼사라 등 모빌리티 솔루션·소프트웨어 기업들을 비교기업으로 내세웠는데, 매출 내 차량 공유 비중이 절대적인 쏘카가 해당 기업들을 기준으로 가치를 산출할 수 있느냐는 지적도 이어졌다.  
 
상장 후 쏘카의 예상 시가총액 상단(1조6000억원)이 기존 렌터카 1위 업체 롯데렌탈 시총(1조4000억원)을 넘어선다는 점도 우려를 낳았다. 롯데렌탈은 작년 매출 2조4000억원, 영업이익 2450억원을 기록했지만 쏘카는 매출 3000억원, 영업손실 200억원에 그쳤다. 그런데도 쏘카는 상장 직후 렌터카 1위 업체보다 몸값이 높아지는 셈이다.  
 
해외 유사기업들의 주가 상황도 좋지 않다. 우버, 리프트, 그랩 등은 연중 고점 대비 현재 주가가 50~80% 이상 폭락했다. 국내 대표 렌터카 기업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도 고점 대비 주가가 30%가량 하락했다. 쏘카 역시 상장 후 주가가 부진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이러한 이유로 금융투자업계에선 쏘카의 수요예측 흥행 부진이 예견된 결과였다는 반응도 나왔다.  
 

“상장 철회 없다” 완주 가능성은

 
쏘카 측은 이번 IPO를 어떻게든 완주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지난 3일 IPO 기자간담회에서 “시장 상황이 어려운 건 맞지만 모빌리티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지금 상장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공모 철회 계획은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상장 일정을 미룰 가능성은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대엔지니어링·태림페이퍼·원스토어·SK쉴더스·현대오일뱅크가 차례로 공모 계획을 철회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증시가 위축되자 기관 수요예측도 하기 전에 IPO를 중단했고, 나머지는 수요예측에서 흥행이 저조해 공모가가 낮게 확정되자 상장을 철회했다.  
 
쏘카가 IPO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면 일반청약은 오는 8월 10~11일 양일간 진행한다.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 공동주관사인 삼성증권, 인수단인 유안타증권 등 3개 증권사에서 청약을 진행한다. 배정 물량은 미래에셋(316만2250주), 삼성(134만2250주), 유안타(4만5500주) 등이다. 상장 예정일은 8월 22일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쏘카는 모빌리티 사업 확장을 위해 자금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공모 자금의 대부분을 M&A(인수합병)에 쓰겠다고 한 만큼 (자금 확보 차원에서) 상장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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