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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체제 논의 착수…‘보릿고개’ 넘을 묘수는 [벼랑 끝 내몰린 증권사들②]

이베스트·다올투자證, 긴축경영으로 선제 리스크 관리
MTS 앱 개편, 美 주식 주간거래 등 신규 서비스도 개시

 
 
국내 증권사들이 ‘실적 혹한기’를 견뎌내며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다. [허지은 기자]
지난해까지 역대급 실적 잔치를 벌인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들어선 실적 혹한기를 견뎌내고 있다. 주력 부문에서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한 증권사들은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나서며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일부 증권사들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편, 신규 서비스 개시 등으로 투자자 이탈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9월부터 연말까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임원 월급의 20%를 지급이 유보되고, 지원 부문과 영업 부문의 업무추진비도 각각 30%, 20% 삭감된다. 회사 측은 “최근 불투명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긴장하자는 의미에서 임원 급여 유보 등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다올투자증권도 상반기 임원 회의에서 전사적인 비상경영을 선포한 바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 1194억원, 당기순이익 957억원을 달성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최근 하락장에 선제 대응하는 차원에서 긴축 경영에 돌입한 것이다. 하반기 들어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자 위험 관리 차원의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이 잇단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건 거래대금 감소, 투자심리 악화 등으로 하반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져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코스피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7조6956억원으로 지난해 9월(14조614억원) 대비 45.27% 급감했다.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 부실 우려도 커졌다. 비상경영에 돌입한 이베스트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 모두 부동산PF 실적 의존도가 높은 증권사 중 하나다.
 

키움·미래에셋 MTS 앱 새단장

키움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웅문S#', 미래에셋증권 'M-STOCK',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 [사진 각 사]
증권사들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새단장에도 앞장서고 있다. 여러 개로 운영되던 모바일 앱(어플리케이션)을 하나로 통합하거나 소수점 매매, 24시간 투자, 타사 보유종목 확인 서비스 등 신규 기능을 추가해 편의성을 높이는 추세다.  
 
키움증권은 최근 차세대 MTS ‘영웅문S#’을 정식 오픈했다. 키움증권의 대대적인 MTS 개편은 2015년 7월 이후 약 7년만이다. 기존 MTS ‘영웅문S’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영웅문S#에선 계좌개설부터 국내주식, 해외주식, 금융상품, AI자산관리까지 하나의 앱에서 거래할 수 있다. 국내·해외 관심 종목을 통합해서 볼 수 있는 화면에선 전 세계 시세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차트 역시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수준으로 자세해졌다.  
 
지난 6월 개편을 마친 미래에셋증권의 ‘M-STOCK’은 국내주식(m.stock)과 해외주식(m.global), 자산관리(m.all)로 나눠져 있던 앱을 하나로 통합했다. 전세계 투자 상품을 원터치로 연결해 24시간 투자할 수 있다. 지난 7일부턴 타사보유종목 메뉴를 통해 여러 증권사에서 보유 중인 주식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 새롭게 추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한국투자’ 앱을 리뉴얼 출시했다. 사용자 환경 및 경험(UI·UX) 전반을 사용자 친화적으로 개선해 접근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홈 화면을 통해 지수와 관심종목 시세는 물론, 인기 테마와 상위 랭킹 종목, 주요 경제뉴스, 유튜브 증권방송 편성표까지 확인할 수 있다. 앱을 켠 채로 휴대폰을 흔들면 켜지는 ‘퀵뷰’ 서비스를 통해 시황을 빠르게 확인할 수도 있다.  
 
신규 서비스도 개시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3일부터 미국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 시간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15분까지 미국 주식을 매매할 수 있다. 미국 주식 거래 가능 시간이 정규마켓(오후 10시 30분~다음날 오전 5시), 프리마켓(오후 5시~오후 10시30분), 애프터마켓(오전 5~7시) 등 밤~새벽 시간에 집중돼있던 만큼 주간거래 서비스로 사용자 편의가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미국주식 주간거래는 국내 증권사 중 삼성증권이 지난 2월부터 업계 최초로 개시한 서비스다. 삼성증권은 미국 블루오션과 독점 제휴를 맺고 오션이 운영하는 대체거래소(BOATS)를 통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미국주식 매매 서비스를 독점 제공해왔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이 현지 법인을 통해 블루오션과 계약을 맺으면서 미국주식 주간거래가 가능한 국내 증권사는 2곳으로 늘었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 인상, 주식 거래대금 감소로 향후 시장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각 증권사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지만, 투자심리가 악화돼 신규 서비스를 무리하게 도입하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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