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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죽쒔는데 메리츠증권만 날아오른 이유 [위기의 증권사③]

올해 당기순익 1위 유력…IB 호조에 운용실적도 ‘선방’
부동산PF 95%가 선순위…“수익성보다 리스크 관리”

 
 
[사진 메리츠증권]

[사진 메리츠증권]

 
올해 주요 증권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메리츠증권이 당기순이익 1위를 달성했다. 금리상승과 증시 거래대금 감소, 부동산 PF 우려에도 차별화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수익성을 지켰다는 평가다. 메리츠증권이 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간다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양강체제를 깨고 사상 처음으로 왕좌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연결기준) 2175억원, 영업이익 247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3%, 3.1%씩 증가한 수치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018년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19분기 연속 1000억원 이상 당기순이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메리츠증권이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연간 당기순이익 1위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올해 누적 순이익은 6583억원으로, 주요 증권사 중 유일하게 6000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순이익 1위였던 한국투자증권(4392억원)은 물론, 2위 미래에셋증권(5651억원)도 약 1000억원 차이로 따돌렸다.  
 
메리츠증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올해 수익성이 크게 쪼그라들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자기자본 기준 5대 증권사로 꼽히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각각 2338억원, 3092억원에 그쳤다. 이 밖에 삼성증권(4120억원)과 키움증권(3739억원)도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전년 대비 누적 순이익이 증가한 증권사는 메리츠증권과 신한투자증권(5703억원) 뿐이다.
 
신한투자증권의 호실적도 사옥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세전기준 4400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올해 3분기만 놓고 봐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한 증권사는 메리츠증권과 하나증권(1464억원·9.3%↑) 밖에 없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대내외적 경제여건 악화에도 전 사업 부문에서 호실적을 거뒀다. 기업금융(IB) 부문의 당기순이익은 25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신규 딜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면서도 우량기업들과 다양한 딜을 성사시켰고, 해외 대체투자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세일즈&트레이딩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36.4% 감소한 116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급격한 금리 상승 여파로 운용실적이 감소했지만 선제적으로 채권 포지션을 크게 축소하며 수익성을 지켰다는 평가다.  
 
반면 리테일 부문의 당기순이익(103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66.1%나 급감했다. 주식시장 침체에 따른 위탁 수익 감소와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주선수익 감소가 리테일 부문에 직격탄이 됐다.  
 
자회사인 메리츠캐피탈의 당기순이익(196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48.3%나 증가했다. 기업금융 자산의 지속적인 증가와 조달비용 상승에 따른 상품 판매가격 상승, 해외투자 수익 등으로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부동산 PF 평균 LTV 50%…부실 위험 최소화

당초 메리츠증권은 타사 대비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컸다. 메리츠증권을 비롯한 주요 증권사들이 최근 수년간 부동산 PF로 돈을 쓸어 담았던 탓에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PF 부실 위험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익보다 리스크 관리에 치중한 결과 문제된 딜이 한 건도 없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메리츠증권의 PF 선순위 비율은 95%로, 대부분 안전한 상환이 가능해 부실화 위험이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특히 메리츠증권의 평균 부동산담보비율(LTV)은 50% 수준이다. 부동산 가격이 50% 떨어져도 원금 손실없이 대출을 회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메리츠증권의 LTV는 통상적인 은행 부동산 대출(60%)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부동산PF 대출은 95% 이상이 선순위이고 평균 LTV 50% 요건을 충족했다”며 “자본력과 시공능력이 튼튼한 A급 시공사와 책임준공을 약정하거나 금융지주 계열 신탁사가 준공을 보장하도록 딜을 구조화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재무 건전성 지표도 눈에 띄게 개선했다. 메리츠증권의 순자본비율(NCR)은 전 분기 대비 13%p 상승했고, 레버리지 비율(801%)도 6월말(863%) 대비 62%p나 줄었다. 반면 유동성 비율은 전 분기에 대비 9.2%p 증가하며 134.2%를 기록했다.  
 
증권사의 자산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 자산비율은 1.15%로, 전 분기(3.28%) 대비 2.13%p 감소했다. 잠재적 위험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리스크 관리에 집중한 결과다.  
 
꾸준한 수익성 덕분에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14년부터 9년 연속 두 자릿수로 유지되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은 5조840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084억원이나 늘었다. 15.7%에 달하는 연결기준 연환산 ROE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불안정한 시장상황과 금리인상에 대처하기 위해 신규 투자에 엄격한 심사기준을 적용하고 자금 수요를 예측해 선제적인 유동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리스크 관리 역량을 집중해 현재 상황에 철저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보 기자 pkb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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