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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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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특수’ 누렸던 밀키트, 전성시대 끝났나

유통

지난 2021년 코로나 팬데믹 속 밀키트(Meal-Kits)는 식품업계 대세 사업군으로 떠올랐다. 코로나로 외출이 어려워지자 소비자들은 너도나도 집에서 간편 조리가 가능하면서도 맛까지 좋은 밀키트에 열광했다. 그렇게 밀키트 시장의 미래는 장밋빛이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2025년 현재, 트렌드가 너무 빨리 변한 탓일까. 밀키트 시장은 예년 수준의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예상보다 더딘 성장, 이유는?지난 2020년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2025년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가 700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0년 당시 1800억원대 시장 규모를 기록한 밀키트 시장이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3800억원대 수준을 기록했다. 2021년 3000억을 돌파한 후 성장세가 더디다.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올해 기존 전망치인 7000억원대를 넘어서기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시장 예상치보다는 성장을 하지 못한 셈이다.시장에서는 밀키트 시장의 성장세가 더딘 이유로 다양한 대체제의 등장을 꼽는다. 특히 신선식품의 발전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간편요리 레시피 확산이 밀키트에 타격을 줬다는 주장이 나온다.간편식업계 관계자는 “요즘 SNS에서 최소한의 재료로 수준 높은 요리를 만들 수 있는 흥미성 요리 레시피들이 많이 공유되고 있어 밀키트 수요가 예전보다 낮아진 측면이 있다”며 “각종 식재료 등도 온라인에서 하루 만에 배송을 받는 시대에서 굳이 밀키트 종류에 한정된 재료로 만든 요리를 먹어야 하는 것에 사람들이 예전처럼 열광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계속 오르는 가격도 문제다. 2021년 이후 고물가 시대가 이어지고 식자잿값이 뛰면서 밀키트 가격도 조금씩 인상돼 왔다. 밀키트의 경우 ▲국 ▲탕 ▲찌개 ▲볶음 ▲구이 등 종류별로 조리용 식자재가 포함돼 있다. 특히 요즘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는 채소 등이 많이 포함돼 있어 업체들 입장에서는 가격 조율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식자재 가격이 오르면 밀키트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서다. 밀키트 찌개류의 경우 구성품의 70~80%는 채소류인 경우가 많다.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빠르고 편리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점은 밀키트의 최대 강점이다. 하지만 이 합리적인 가격대가 무너지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밀키트를 선택할 이유가 크게 낮아진다. 밀키트는 내용물에 따라 1만원대 미만부터 6만원대 이상까지 가격대가 천차만별이지만 1만~3만원 미만대 제품이 전체에서 60%가량을 차지한다. 하지만 가격이 꾸준히 올라 2만~3만원대 제품이 많아지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라리 밖에서 외식을 하거나 완제품이 오는 배달을 선호하게 될 수 있다. 또한 제품 제작 비용을 감안하면 대형마트가 판매하는 PB(자체 브랜드) 밀키트 제품이 아니고서야 일반 업체들이 1만원대 미만 가성비 제품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FIS)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밀키트 구매를 줄인 이유 1위는 ‘비싸서’(19.5%)가 꼽혔다. 지금의 가격대에 만족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은 셈이다. 또한 소비자들이 꼽은 밀키트의 개선사항에서도 ‘가격인하’(22.4%)가 3위를 차지했다. 업계 1위도 적자...쉽지 않은 성장 밀키트 시장의 더딘 성장 때문에 업체들의 계산기는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이미 프리미엄 밀키트 브랜드 ‘쿡킷’(COOKIT)을 운영하던 CJ제일제당은 관련 사업을 접었고 hy의 ‘잇츠온’은 신선식품 구독 판매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몇 년전 우후죽순 늘었던 무인형 밀키트 프랜차이즈 매장 창업도 최근에는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에서 밀키트 사업에 가장 진심인 업계 1위 프레시지조차도 수년째 적자 상태다. 프레시지의 매출액은 ▲2020년 1272억원 ▲2021년 1889억원 ▲2022년 2149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매출액이 149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줄었지만 적자는 여전했다. 이처럼 업계 1위 회사도 수익 면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밀키트의 사업 특성 때문이다. 밀키트는 상품에 따라 여러 식자재가 포함된다. 이때 식자재 비용 부담이 크고 보관 및 운반 비용도 적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실제로 프레시지의 지난해 매출원가율은 80%를 넘었다. 다른 밀키트 회사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프레시지에 새로 부임한 김주형 대표가 AI·빅데이터 기반의 구매 및 생산 판매 등 효율화에 나서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또한 밀키트업체들은 시장 경쟁 심화로 꾸준히 신제품을 내야 해 마케팅 비용이 적지 않게 든다. 밀키트만으로 회사가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은 환경인 셈이다.다만 캠핑족이나 1인가구 등 간편식 수요층이 밀키트를 여전히 많이 찾고 있어 앞으로도 성장세는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때처럼 고속성장은 이제 어려운 분위기지만 간편식 중 하나의 식품군으로 꾸준히 수요층은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2025.03.16 09:06

4분 소요
라면 3사 이어 팔도까지...11개 품목 가격 평균 5.1% 인하

유통

‘왕뚜껑’, ‘비빔면’ 등으로 유명한 팔도도 가격 인하에 동참했다. 이로써 라면 4사가 전부 가격을 내리게된 셈이다. 팔도는 ‘일품해물라면’, ‘왕뚜껑봉지면’, ‘남자라면’ 등 11개 라면 제품에 대해 소비자 가격 기준 평균 5.1% 인하한다고 28일 밝혔다. 변경된 가격은 7월 1일부터 순차 적용한다. 이에 따라 일품해물라면과, 왕뚜껑봉지면, 남자라면은 1000원에서 940원으로 60원 인하된다.팔도 관계자는 “누구나 즐겨 먹는 대중 음식인 라면에 대한 부담을 나눠지고자 일부 라면 제품에 대해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은 7월 1일부터 일부 라면 제품의 가격을 내리겠다고 발표했다.농심은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6.9% 인하한다. 오뚜기는 라면류 15개 제품 가격을 출고가 기준 5%, 삼양식품은 라면류 12개 대표 제품의 가격을 평균 4.7% 내리기로 했다. 이번 가격 인하는 2010년 밀가루 가격이 하락 이후 13년 만이다. 당시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는 라면값을 20∼50원 내린 바 있다. 정부 역시 밀 값이 내려가자 가격 인하 압박을 넣기도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지난 18일 “국제 밀 가격이 내렸으니 라면 가격도 내렸으면 좋겠다”며 라면 가격 인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어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CJ제일제당, 대한제분, 삼양사 등 제분업체들과 간담회를 열고 밀가루 가격 인하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2023.06.28 16:39

1분 소요
정부 압박에 ‘과자 값’도 내려간다...롯데웰푸드 “가격 인하 검토 중”

유통

식품업계가 정부의 가격인하 압박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라면에 이어 과자 값도 줄줄이 내려갈 전망이다.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 롯데푸드)가 일부 과자 품목 가격 인하를 검토 중이다. 롯데웰푸드 측은 “현재 과자류 등의 제품 가격을 내리는 것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인하 시기나 품목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없다. 추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앞서 지난 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제 곡물 가격 하락을 이유로 기업들에 라면 가격 인하를 권고한 바 있다. 이어 26일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제분업계에 밀가루 가격 인하를 요청했다. 제분업계가 7월 인하 가능성을 검토하기로 하면서 라면 가격 인하 압박은 더 거세졌다. 실제 국제 밀 선물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난해 5월 톤(t)당 419달러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이달 밀 선물가격은 t당 243달러로, 지난해 5월의 58% 수준으로 떨어졌다.이와 관련해 제분업계는 다음 달 밀가루 출하가격 인하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분업계가 밀가루 가격을 인하하면 밀가루를 주원료로 쓰는 빵, 과자업계의 원가 부담도 줄어들게 된다. 지난 2010년 식품업체들은 원재료값 하락에 따라 제품 가격을 내리기도 했다. 롯데제과는 당시 과자 7개 제품 가격을 4∼14% 내렸고, 크라운해태 역시 참크래커와 아이비의 가격을 10∼12% 인하했다. 이에 따라 라면에 이어 과자 가격 인하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농심이 주력 제품 신라면의 가격 인하를 전격 결정했고, 삼양식품도 삼양라면 등 대표 제품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 이어 오뚜기·팔도 등 라면업체들이 가격을 내릴 예정이다. 일각에선 빵, 아이스크림 등 식품업계 전반으로 가격 인하 움직임이 확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23.06.28 11:54

2분 소요
농심에 이어 삼양·오뚜기까지…라면 가격 줄줄이 내린다

유통

정부 압박에 라면업계가 백기를 들고 다음달부터 제품 가격 인하에 나선다. 농심이 대표제품 신라면과 새우깡 가격을 인하하기로 했고, 삼양식품과 오뚜기도 다음달 주요 제품 가격을 내리기로 방침을 정했다.27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다음달 1일부로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6.9% 인하한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소매점 기준 1000원에 판매되는 신라면 한 봉지의 가격은 50원, 1500원인 새우깡은 100원 낮아질 전망이다.삼양식품도 가격인하에 동참했다. 삼양식품은 다음달 1일부터 순차적으로 삼양라면,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열무비빔면 등 12개 대표 제품 가격을 평균 4.7% 인하하기로 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삼양라면 5개들이 번들제품 가격은 3840원에서 3680원으로 4%, 짜짜로니는 4개들이 제품 기준 3600원에서 3430원으로 5% 내린다. 열무비빔면은 5입 멀티 제품 기준 3400원에서 2880원으로 15% 인하된다. 다만 삼양식품의 대표 제품인 불닭볶음면은 가격인하 대상에서 빠졌다. 불닭볶음면의 매출 비중은 60% 이상이다. 오뚜기는 오는 7월 중으로 진라면 등 주요 라면 제품 가격 인하를 검토할 예정이다. 오뚜기 측은 “인하율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라면업체들의 이번 가격 인하 결정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라면값 인하’ 발언에서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추 부총리는 지난 18일 KBS 방송 프로그램 ‘일요진단’에 출연해 “지난해 9~10월 (라면값이) 많이 인상됐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1년 전보다 약 50% 내려갔다”며 “기업들이 밀 가격 하락에 맞춰 적정하게 판매가를 내렸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라면과 같은 품목은 시장에서 업체와 소비자가 가격을 결정해 나가야 한다”며 “정부가 개입해서 가격을 통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소비자 단체에서 적극 나서 견제하고 압력을 행사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023.06.27 18:32

2분 소요
신라면 50원·새우깡 100원 내린다…농심, 정부 압박에 백기투항

유통

농심이 다음달부터 주력 제품인 신라면과 새우깡의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 정부의 전방위적인 가격인하 압박에 사실상 백기 투항한 셈이다.27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7월 1일부로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6.9% 인하한다. 농심은 소매점 기준 1000원에 판매되는 신라면 한 봉지의 가격은 50원, 1500원인 새우깡은 100원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심이 국내 제분회사로부터 공급받는 소맥분의 가격은 오는 7월부터 5.0% 인하될 예정이다. 농심이 얻게 되는 비용절감액은 연간 약 80억원 수준으로 이번 가격인하로 연간 200억원 이상의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란 게 농심 측의 설명이다. 농심 측은 “이번 결정은 지속적인 원가부담 상황속에서도 소맥분 가격 인하로 얻게 될 농심의 이익증가분 그 이상을 소비자에게 환원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국내 대표라면과 스낵인 신라면과 새우깡에 대한 가격인하로 소비자가 실질적인 생활물가 하락을 체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가격 인하 대상인 신라면(봉지면)과 새우깡은 국내에서 연간 36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 대표라면과 스낵인 신라면과 새우깡에 대한 가격인하로 소비자가 실질적인 생활물가 하락을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며 “신라면(봉지면)과 새우깡이 국민라면과 국민스낵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만큼 이번 가격 인하로 경영에 부담은 있지만 국민생활과 밀접한 제품을 대상으로 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농심의 이번 가격 인하 방침으로 삼양식품 등 다른 라면업체들의 가격 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제품 가격이 한번 오르면 다시 내려가는 경우는 흔치 않다”라며 “다만 농심이 이번에 가격 인하를 하면서 타 라면업체들도 조만간 가격 인하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2023.06.27 15:16

2분 소요
‘라면값’에 경고 날린 정부…고심하는 라면업계 “가격인하 시기 검토중”

유통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라면값 인하’ 발언에 국내 라면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장 가격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정부 압박에 소비자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방안 모색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국제 밀의 추가 가격 인하 요인은 없고, 원·부자재 가격은 오히려 올랐다며 하소연하고 있다.국제 밀 가격 반토막...정부 “라면값 내려야” 압박추 부총리는 지난 18일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해 9, 10월 (라면값이) 많이 인상됐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1년 전보다 약 50% 내려갔다”며 “기업들이 밀 가격 하락에 맞춰 적정하게 판매가를 내렸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라면과 같은 품목은 시장에서 업체와 소비자가 가격을 결정해 나가야 한다”며 “정부가 개입해서 가격을 통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소비자단체에서 적극 나서 견제하고 압력을 행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이는 국제 밀 가격이 최근 절반 수준으로 내려간 것을 라면 소비자 가격에도 반영해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라면업계는 2010년 이명박 정부 당시 제품 가격을 인하한 후 현재까지 한번도 가격을 내린 적이 없다. 당시에도 정부가 밀 가격 하락을 이유로 전방위적 압박에 나서자 라면업체를 비롯해 식품업계 전반이 대거 가격을 내렸다.지난해 9~11월에는 농심, 오뚜기 등 라면 제조사들이 원가 상승을 이유로 라면 판매 가격을 9.7~11.3% 올린 바 있다. 농심은 지난해 9월 라면 주요 제품 출고가격을 평균 11.3% 인상했다. 오뚜기 역시 지난해 10월 라면류 출고가를 평균 11.0% 올렸다. 이어 삼양식품도 지난해 11월 라면 가격을 평균 9.7% 인상했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도 라면 값의 상승폭을 보여준다. 지난달 라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24.04로, 지난해 5월과 비교해 13.1% 상승했다. 라면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3.5%에서 지난해 10월 11.7%로 오른 뒤 11월(12.6%), 12월(12.7%), 올해 1월(12.3%), 2월(12.6%), 3월(12.3%), 4월(12.3%)에 이어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10%를 웃돌았다. 등 떠밀린 라면업계, 가격 인하 검토...“원가 부담은 여전히 높아” 라면업계는 추 총리의 발언에 우선 소비자의 부담 완화를 위해 가격 인하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 “다만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한 가격 인하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과 농심 역시 “현재 가격 인하 계획은 없지만 국민 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밀 가격 외에 원료비, 물류비, 인건비 등 생산 비용 증가로 라면업계도 가격 인하가 쉽지않다는 입장이다. 여전히 원가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국제 밀 가격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최근 다시 격화해 반등 추세를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평소와 비교해 밀 가격이 여전히 높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월 국제 밀 선물 가격은 톤(t)당 276달러로 지난해 5월 가격(419달러)보다 떨어졌으나 여전히 평년(201달러)보다는 높다. 국제 곡물가 상승, 환율 등의 요인으로 크게 올랐던 밀 가격은 지난해 6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흑해 곡물 수출 협정이 타결된 이후 내렸다.농심 관계자는 “원재료값과 인건비, 물류비 등 원가 부담이 여전히 높다”라며 “밀가격 뿐만 아니라 라면을 제조하는데 들어가는 전분, 야채류 등 전반적으로 모든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23.06.20 10:52

3분 소요
“노숙런 샤테크? 샤넬 안 사”…샤넬 이미지 추락에, 리셀가 뚝

유통

콧대 높은 ‘샤넬’의 리셀 가격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샤넬 제품 중에서도 대표 라인으로 꼽히는 정통 디자인 제품 중심으로 가격 하락이 나타내고 있다. 국내 리셀 전문 플랫폼 크림(KREAM) 데이터에 따르면 샤넬 대표 제품으로 꼽히는 주요 제품 리셀 가격이 지난 1월부터 떨어졌다. 샤넬 시그니처 1순위 제품인 ‘샤넬 클래식 미디움 플랩백’은 지난 1월 6일 1400만원에 거래됐지만 8일 기준으로 300만원 가까이 떨어진 1174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꾸준히 리셀 가격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올해 들어서 1400만원대에서 1월 9일 1300만원대로 낮아지더니 1월 17일에 1200만원대, 1월 26일부터 1100만원대를 나타내는 등 계속해서 가격이 떨어졌다. 특히 이 상품은 3일 진행된 가격 인상으로 기존 1124만원에서 1180만원으로 오른 제품이다. 즉 리셀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되는 셈이다. 매장 가격에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일명 ‘프리미엄’이 사라진 것이다. ‘샤넬 보이 샤넬 미디엄 플랩백’은 지난달에는 840만원 수준에 판매됐지만 최근 거래가격은 100여 만원이 떨어진 750만원을 기록했다. 이 제품 매장 가격은 759만원으로, 리셀 가격 프리미엄이 확 줄었다. 또 핸들이 디자인 특징인 ‘샤넬 탑핸들 스몰 플랩백’은 2월까지만 해도 최고 880만원까지 거래됐지만 현재는 800만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 오픈런 100명 중 70~80명은 ‘리셀족’ 이 같은 샤넬 리셀 가격 추락은 샤넬 상품의 희소성 하락을 의미한다. 샤넬이 지난해에만 네 차례 가격을 올리고, 올해도 1월에 이어 3월에도 가격 인상을 진행하면서 최근 리셀족을 키운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매장에 상품 입고 소식이 알려지면 전날부터 오픈런하기 위해 줄을 서는 행렬이 펼쳐지는데 100명 중 70~80명은 리셀족”이라며 “결국 전체 상품 70~80%는 다시 리셀 시장에 깔리면서 상품 희소성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샤넬이 가격 인상을 알릴 때마다 리셀족의 움직임은 더욱 빨리진다”며 “상품이 리셀 시장에 많이 깔릴수록 가격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샤넬 오픈런 광경이 화제가 되면서 샤넬 브랜드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두꺼운 패딩을 입고 전날부터 백화점 앞에서 밤을 지새우는 일명 ‘샤넬 노숙자’부터 대신 줄을 서서 1시간에 1만5000원가량을 받는 ‘오픈런 아르바이트’까지 등장하면서 샤넬 상품 구입자에 대한 이미지가 변질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한정품도 아니고, 상시로 판매하는 제품에 프리미엄이 붙는 것이 처음부터 이해되지 않았다”며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고 면세점 소비가 늘면, 이 같은 리셀 상품은 더욱 찬밥신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을 계속해서 올린 것도 기존 소비자들의 변심을 부추겼다. 클래식 플랩백 가격은 지난해부터 상승하더니 현재는 사이즈 상관없이 모두 1000만원대를 훌쩍 넘기면서 ‘이 돈이면 에르메스에 도전하겠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명품 가방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한 네티즌은 “1000만원 가까이 쓰면서도 밤새 긴 줄을 설 바에, 다른 하이 명품 브랜드로 갈아타는 게 낫겠다”며 “에르메스 가방을 사려면 액세서리, 리빙 제품 등에 5000만원 정도를 들여야 한다는데 그래도 VIP룸에서 프라이빗하게 제품을 살 수 있으니 이편이 더욱 끌린다”고 말했다. ━ 코로나19로 온라인 판매로 확대한 명품 리셀족이 늘어나자 샤넬은 이를 막기 위한 고안책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소비자 1인당 1년에 제품을 1개씩만 살 수 있는 구매 수량 제한을 시작한 것이다.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제품은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핸드백 제품인 ‘클래식 플랩백’과 ‘코코핸들 핸드백’이다. 연간 구매 수량 2개로 제한한 제품도 있다. 지갑이나 화장품 케이스 등을 포함한 ‘스몰 레더 굿즈’ 항목은 같은 제품을 1년에 2개 이상 살 수 없다. 대신 같은 스몰 레더 굿즈 항목이지만, 제품명이 다르면 2개 이상 구입할 수 있다. 구매 수량 제한에 앞서 샤넬은 지난해 7월부터 소비자 신분증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샤넬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본인 명의로 대기를 신청하고, 또 매장에 들어갈 때 신분증 원본을 직원에게 보여줘야 한다. 제품을 구입할 때도 본인 명의로 된 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다. 이는 대리 구매를 막기 위해 기획됐다. 하지만 리셀족 확장과 리셀 가격 및 상품 희소성 하락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박승희 한국트렌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온라인 판매경로가 확대됐다”며 “명품 쇼핑플랫폼부터 리셀 플랫폼까지 명품 제품을 살 수 있는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리셀족이 기승을 부리고 브랜드 희소성은 계속해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2.03.12 09:13

3분 소요
매출 감소 불가피… 진단키트 업계 포스트 코로나 전략은

바이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진단키트’ 업체들이 포스트 코로나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로 인해 엄청난 매출 신장을 이뤘지만 이제 더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어서다.씨젠, SD바이오센서 등 주요 진단키트 기업들은 코로나19를 넘어 ‘분자진단 대중화’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이어가려는 전략이다. 업계에선 이 회사들이 가진 풍부한 현금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에 쓰일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 매출 꼭짓점 확인, 신흥국 판매 강화 나서 씨젠과 SD바이오센서 등 코로나19 진단키트 회사들은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썼다. 씨젠은 연결기준 매출 6555억원, 영업이익 3381억원을, SD바이오센서는 매출 1조9595억원에 영업이익 966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씨젠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4%, SD바이오센서 매출은 같은 기간 894% 급증했다.전년 대비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지만 이미 ‘꼭짓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분기별로 나눠 보면 지난해 4분기~올해 1분기 사이 최대 매출을 기록한 뒤 감소세이기 때문이다.씨젠의 매출은 지난해 4분기 최고점(4417억원)을 찍은 이후 2분기 연속 하락세다. 올해 1분기 3518억원, 2분기엔 3037억원을 기록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 1분기 1조1700억원을 기록한 뒤 2분기 매출은 7804억원으로 떨어졌다. 주요 수출처인 유럽의 백신 접종률 상승으로 인한 진단수요 감소가 매출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는 게 이 회사들의 설명이다.물론 2분기만큼의 매출 감소는 지속 이뤄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업계에선 하반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델타변이의 전세계적 유행으로 3분기부터 진단키트 수요가 다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이는 매출 둔화를 늦출 수 있을 것이란 기대일 뿐,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이 다시 최고점을 경신할 수 있을거라고 보는 시각은 전무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코로나19 진단키트 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씨젠의 경우 중장기적 마켓 포지션 강화를 위해 가격인하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이 역시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회사들은 주요시장의 매출하락을 상쇄하기 위해 새로운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 상태다. 씨젠은 1분기 대비 2분기 국내와 유럽 시장의 매출 감소가 있었지만 아메리카와 기타 지역에선 매출이 소폭 늘어났다.SD바이오센서는 유럽 매출하락을 상쇄하기 위해 아시아 지역과 인도에서의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주력시장인 유럽 매출은 줄었지만 아시아 시장 매출은 1분기 500억원 수준에서 2분기 1137억원으로 2배로, 인도시장 매출은 같은기간 130억원에서 541억원으로 4배로 늘었다. SD바이오센서는 미국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 ‘분자진단 대중화’ 전략… M&A 기대감도 솔솔 코로나19 진단키트의 매출 둔화가 완만히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진단키트 기업들에 ‘포스트 코로나’ 대비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8월부터 유럽지역 확진자 수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이 근거 없지는 않다”면서도 “그럼에도 2022년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은 감소 추세로 예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키트 매출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밸류에이션 정상화는 포스트 코로나 전략의 가시성에 달렸다”고 봤다.실제 씨젠과 SD바이오센서는 최근 포스트 코로나 대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씨젠은 지난 17일 중장기 사업 중 하나인 글로벌 의료사업을 담당할 ‘글로벌 의료사업 추진단’을 출범했다.현재 분자진단은 현재 일부 대형 대학병원과 연구소 등에서만 가능한데, 이를 로컬병원에서도 가능하도록 사업 모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분자진단 기술을 전 세계 병원에 확산시켜 분자진단의 대중화를 도모, 시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SD바이오센서 역시 진단키트 시장의 확대를 중장기 전략으로 내걸고 있다. 특히 다양한 질병에 대한 자가진단키트 제품 공급을 본격화해 시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시장 니즈에 맞는 현장분자진단기기 보급을 통해 지속적인 진단 시약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3분기 중 출시할 M10이 그 역할을 담당한다. 해당 기기를 통해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B·C형 간염 바이러스(HBV, HCV),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1), 결핵 등의 진단도 가능하다. 이미 개발을 완료한 각 질병별 전용 시약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M-10 출시에 따른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일각에선 두 회사가 보유한 풍부한 현금성 자산을 이용해 M&A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올해 6월 말 기준 씨젠은 2640억원, SD바이오센서는 5078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2021.08.2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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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전의 힘’ 삼성·LG 1분기 “일 냈다“] ‘9조 삼성’, ‘1.5조 LG’ 역대급 영업이익 달성
코로나19 확산에 생활가전 판매 호조… 가격인하 정책에 프리미엄급 TV도 활황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9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고 LG전자는 1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프리미엄TV와 가전이 실적 상승의 주역이 됐다.4월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65조원, 영업이익은 9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보다 17.48%, 44.19% 증가했다.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반도체 수익은 주춤했지만 스마트폰(모바일)과 프리미엄TV·가전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잠정실적에는 사업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 부문(DS) 영업이익이 약 3조6000억원, 스마트폰 부문(IM)은 4조6000억원 안팎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실제 스마트폰 부문은 1월에 조기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21, 보급형 갤럭시 A시리즈 판매가 양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 S21은 출시 57일 만에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다.소비자가전(CE) 부문 역시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의 활약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이 약 1조원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라인업을 중심으로 삼성 TV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15% 증가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반도체 부문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1분기에 텍사스 공장 가동 중단 악재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약 3조6000억원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텍사스 정전에 따른 영업차질, D램 1z 나노 공정과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2공장 가동 개시에 따른 초기 비용 부담 증가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다만 반도체 부문은 2분기에 실적 개선을 예고하고 있다. 반도체 가격 상승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정전 사고에 대한 텍사스 주정부의 손실보상 역시 2분기 이익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증권업계는 2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5조원대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 LG전자, 연간 영업이익 3조원대 후반 가나 LG전자는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자 12년 만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같은 날 삼성전자보다 약 1시간여 늦게 잠정실적을 발표한 LG는 매출 18조8057억원, 영업이익 1조51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종전 최대 실적인 지난해 4분기(18조7826억원)를 웃돌았고 영업이익 역시 사상 최대였던 2009년 2분기(1조2438억원) 실적에 비해 3000억원 가까이 뛰어 올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39.2%, 매출은 27.7% 증가했다.LG전자 역시 사업부문별 구체적인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증권업계에선 LG전자의 생활가전(H&A)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이 8000억원 안팎을 기록했을 것으로 분석했으며, 생활가전 매출은 분기 사상 처음으로 6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했다. 증권업계의 예상이 맞는다면 LG전자는 ‘생활가전 부문 분기 매출 6조원 돌파’라는 새로운 기록도 세우게 된다.TV를 담당하는 HE부문도 올레드(OLED)·나노셀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에 힘입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30% 정도 늘어난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1분기 LG전자 올레드 TV 출하량을 75만9000대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규모다.전장사업(VS부문)은 완성차 업체의 수요 회복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증가하고 적자 폭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세계 3위 전장부품업체 마그나와 함께 설립하는 합작 법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이 올 7월 1일자로 출범할 예정이어서 LG전자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LG전자가 7월 31일자로 중단하기로 한 모바일 사업(MC부문)은 1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LG는 지난 5일 열린 이사회에서 26년 만에 모바일 사업을 중단하고 전장·AI 등 미래 사업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증권업계는 사업 구조 재편을 단행한 LG전자가 올해 2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상승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사업 철수가 결정된 휴대폰 사업이 2분기부터 ‘중단사업손실’로 반영돼 기존 회계 처리에서 빠지면서 2분기 영업이익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증권사에서 올해 LG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을 3조원대 후반으로 예측하고 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2021.04.0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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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TV시장 기술표준 경쟁] 마이크로LED(삼성전자)·OLED(LG전자) 양분

산업 일반

샤오미·샤프 등 합류로 OLED 시장 확대… 마이크로 LED는 가격인하, 양산에 시간 걸릴 듯 “마이크로 LED 기술은 지금 이 순간에도 변하고 있다. 기술이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마이크로 LED는 비용·생산성 문제 때문에 당장 상용화는 어렵다.” (강인병 LG디스플레이 부사장)1월 6~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쇼(CES)에 참석한 국내 디스플레이 대표주자들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에 대해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는 화질이 뛰어나고 활용성이 넓은 마이크로 LED를 액정표시장치(LCD)와 양대 축 삼아 제품군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에 반해 LG전자·LG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 LED의 시장성에 회의감을 나타내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으로 시장 질서를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삼성·LG뿐 아니라 글로벌 주요 가전회사들도 마이크로 LED와 OLED로 양분되고 있어 향후 양측 간 기술 표준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 삼성전자, QLED·마이크로 LED 투 트랙 전략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차세대 가전 시장을 주도할 전략 기술로 마이크로 LED와 QD디스플레이를 꼽았다. 마이크로 LED는 100마이크로미터(㎛, 1마이크로는 100만 분의 1m)이하의 극소형 LED가 촘촘히 박힌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LED 조각을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패널을 만들기 때문에 화면 크기를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고, 화면비와 해상도·베젤 등의 제약이 없다. 행사장에선 292인치 마이크로 LED TV ‘더 월(The Wall)’을 공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이 자리서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은 “마이크로 LED는 QLED(양자점 발광다이오드)보다 더 밝고 색상이 깊고 풍부하다. 마이크로 LED 기술은 상당히 빨리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를 이용해 ‘스크린 에브리웨어(Screens Everywhere)’ 비전을 달성할 계획이다. 스크린 에브리웨어는 삼성전자가 2017년부터 내놓은 미래 TV 비전이다. 스마트홈 등 미래 사물인터넷(IoT) 세상에서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디스플레이를 접할 수 있게 해 생활에 가치를 더하겠다는 것이다. 마이크로 LED가 단지 TV용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 걸맞은 전천후 디스플레이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현재까지는 마이크로 LED의 가격이 비싸 양산화가 어려웠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량을 늘려 단가 인하와 시장 선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계획이다.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 제품군은 75·88·93·110·150·292인치 등으로 나눴다.이와 함께 TV 시장은 QLED에 더욱 역량을 집중한다. 초고가의 마이크로 LED를 보완하는 세그먼트를 마련하겠다는 포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입해 아산 L8 공장을 LCD 생산라인에서 QD디스플레이 라인으로 전환한다. OLED의 대항마로 QLED를 앞세워 TV 시장을 양분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마이크로 LED의 선점 효과를 누리겠다는 것이다. 마이크로 LED 가격은 2026년 현재의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OLED 패널을 생산하려면 신규 생산설비를 지어야 하는 데 비해 마이크로 LED는 기존 LED 설비를 활용할 수 있어 투자액이 적다.삼성전자가 OLED TV 양산을 건너뛰고 차세대 기술인 마이크로 LED로 넘어간 이유는 대형 OLED 시장은 이미 LG디스플레이가 시장 패권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대형 OLED 패널을 만드는 회사는 LG디스플레이뿐이다. LG전자는 OLED TV에 화이트유기발광다이오드(WOLED) 방식을 도입했다. WOLED 방식은 백색 OLED에서 나오는 빛을 빨강·초록·파랑(RGB) 컬러필터에 투과해 색을 재현하는 방식이다.현재로서는 삼성전자가 OLED TV를 생산하려면 LG디스플레이로부터 OLED 패널을 사 LG전자와 마찬가지로 WOLED 방식으로 생산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가 기술적으로 LG에 종속될 수도 있는 셈이다. LCD 패널 시장의 경우 액정을 제조하는 독일 머크가 시장을 좌우했다. 머크는 액정의 빛 투과와 관련한 모든 특허를 쥐고 있고 생산을 독점하는 바람에 액정 공급량에 따라 LCD 패널 및 LCD TV 시장이 움직였다. ━ LCD 몰락 속 당분간 OLED 천하 펼쳐질 듯 물론 LG전자도 마이크로 LED를 개발 중이다. 이번 CES에서도 145인치 리얼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지름 50μ(미크론) 이하의 마이크로 LED로 만든 48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모자이크 형태로 구성했다. 그러나 단기간 상용화에는 회의적이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마이크로 LED가 확장성·디자인 등 상품화 측면에서 강점이 있을 수 있지만, 화질·디자인·가격 등 측면에서 WOLED를 넘을 수 없다”며 “가정용 제품은 특별한 강점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마이크로 LED도 작은 LED를 촘촘하게 배치했을 뿐이라 특성을 찾기 어렵고, 가격이 비싸 가정용으로 도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LG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패널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나온 발언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마이크로 LED는 아직 경제성이 떨어지는 제품이다. 마이크로 LED를 UHD(초고화질) TV에 적용하려면 약 2500만개의 LED가 필요하다. LED 개당 가격을 1원으로 잡아도 TV 디스플레이 단가만 2500만원에 달한다. 또 생산 공정에 있어서도 한 시간에 LED를 1만개 박는다고 가정하면 디스플레이를 제조하는 데만 2500시간(약 104일)이나 소요된다. 아직은 대형 TV보다는 소형 디스플레이에 적합한 셈이며, 가격 인하와 대량 생산 체제 구축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이런 가격과 수요 부족 문제는 삼성전자도 인식하고 있다. 한 사장은 마이크로 LED 가격에 대해 “한창 고민 중”이라고 언급했고, 수요와 관련해서는 “편차가 커 수요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 B2B(기업 간 거래) 제품은 수요가 늘고 있지만, 일반 소비자용 제품은 노력해야겠다는 정도”라고 말했다.결국 당분간 마이크로 LED보다는 OLED가 시장 표준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LG전자는 경기도 파주의 LCD 라인을 대부분 걷어내고 10.5세대 OLED 생산라인 구축을 2023~25년 마무리할 예정이다. 올 1분기 중으로는 중국 광저우에 8.5세대 OLED 생산라인 가동에 들어간다. 축구장 10개 크기로 짓는 이 공장에선 55·65·77인치 등 대형 OLED 패널을 주력으로 생산한다.LG디스플레이의 이런 공격적 행보는 양산 체제 구축에 따른 OLED 가격 인하로 이어져 LCD의 몰락을 부채질하는 한편, OLED 시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의 OLED 비중은 2018년 20.5%에서 2025년 40.2%로 커지는 데 비해 LCD 비중은 같은 기간 78.8%에서 59.3%로 떨어진다.OLED TV 생산회사는 LG전자와 미국 비지오, 중국 샤오미·스카이워스·콩카·창홍·하이센스, 일본 소니·도시바·파나소닉·샤프, 유럽 필립스·그룬딕·뢰베·메츠·베스텔·뱅앤올룹슨 등 18개사로 최근 1~2년 새 크게 늘었다. 세계 유일의 대형 OLED 패널 공급사인 LG디스플레이로서는 OLED 진영의 우군 확대는 반가운 일이다.특히 일본 기업들은 TV 시장의 대목인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OLED로 TV 시장 전환에 나설 계획이라 LG디스플레이로선 그간의 부진을 털어낼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만 세계 1위 LCD 패널 제조사로 올라선 중국 징둥팡(BOE)이 465억 위안(약 7조9000억원)을 들여 OLED 생산라인을 짓기로 하는 등 경쟁이 거세질 전망이다. ━ 시장 바뀔까, 글로벌 제조사 마이크로 LED 기웃 글로벌 가전회사들도 양수겸장을 취하고 있다. 시장이 언제 급격히 바뀔지 모른단 판단에 OLED와 더불어 마이크로 LED 상품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디스플레이 시장 전환에 나서고 있는 중국이다. 마이크로 LED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삼성전자를 추격하고 있다. 리야드·TCL·하이센스는 일찌감치 마이크로 LED 시제품을 선보였고, 콩카 역시 마이크로 LED에 2억 달러 넘게 투자했다. 특히 콩카는 삼성전자의 대형 마이크로 LED TV 더 월을 겨냥하는 듯 ‘스마트 월(Smart Wall)’이란 이름의 마이크로 LED TV를 올해 CES에 출품했다.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2013~14년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LCD 패널 시장을 석권했으나, 경쟁 과잉과 패널 가격 하락으로 경영난을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장을 리드하는 한국 기업들이 OLED로 발 빠르게 전환하자 시장 흐름을 놓친 실정이다. 마이크로 LED 등 한발 앞선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 대응하는 양상이다. TV의 정통 강자 일본의 소니는 물론 대만의 PC 및 LED 제조사 에이서·에이수스·MSI·에피스타·렉스타 등도 마이크로 LED 사업에 뛰어들었다. 게임용 모니터 등 제품군도 다양화하고 있다.삼성전자 외에 아직 QLED TV를 출시한 회사는 없기 때문에 사실상 기술 표준은 마이크로 LED와 OLED 사이에서 벌어질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고위 관계자는 “당장 마이크로 LED는 양산 체제를 갖추지 못했고 가격이 비싸다”면서도 “다만 OLED가 스마트폰 등 소형 제품부터 공급됐듯, 소형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이 커지고 차세대 공정이 등장하면 대중화가 앞당겨질 수는 있다”고 분석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사진 : 각사

2020.02.0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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