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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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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바이오·조선' 국가핵심기술 보호 장벽 높인다

산업 일반

반도체‧바이오‧조선 등 국가핵심기술에 관한 정부의 보호 조치가 강화된다. 또 기술 개발 속도가 빠른 첨단기술은 국가핵심기술로 신속하게 지정해 보호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이런 내용이 담긴 '제58회 산업기술보호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5차 산업기술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종합계획(2025∼2027)' 등 안건을 심의·의결했다고 같은날 밝혔다.산업부는 “첨단기술 개발·확보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으로 기술 보호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급변하는 기술 보호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5차 종합계획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5차 종합계획은 첨단기술 유출 예방 등 신속한 대응으로 경제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4대 추진전략과 11대 세부 과제로 마련됐다. 보호 필요성이 높은 기술은 국가 핵심기술로 신규 지정한다. 해당 기술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배터리 분야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설계 및 제조공정 기술, 우주 분야의 합성개구레이다(SAR) 탑재체 제작 및 검증 기술 등 유망 기술들을 국가 핵심기술로 신속히 추가 지정할 방침이다. 국가 핵심기술 분야에 ‘소재 분야’ 신설을 추진하고 기술 전문성이 높은 기관을 ‘기술안보센터’로 지정해 국가핵심기술 지정·변경을 위한 분석과 기술 검토를 강화한다. 기술 보유확인제·등록제를 도입해 국가 핵심기술의 보유 기관을 면밀히 파악하고 이들 기관의 기술 이동에 대해 체계적 관리를 강화한다.핵심기술 유출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기술보호전문위에 ‘M&A 전문위원회’를 신설하고 미승인·미신고 수출 및 M&A에 대해서는 산업부 장관이 직권으로 중지·금지·원상회복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제도를 강화한다.핵심기술 유출 범죄에 대해서는 처벌을 강화한다. 범죄 구성요건은 목적범에서 고의범으로 완화하고, 벌금 한도를 15억원에서 65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또 징벌적 손해배상 한도를 3배에서 5배로 늘리기로 했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오늘 수립한 중장기 기술 보호 정책 방향을 근간으로 우리의 기술 보호가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력해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4.12.2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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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M&A 새국면… MBK, '외국인투자' 조항 저촉될까

산업 일반

국가첨단전략기술과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고려아연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있는 MBK파트너스가 국가첨단전략산업법과 산업기술보호법상 외국인 조항에 저촉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와 MBK파트너스 법인 등기에 따르면 김병주 회장은 외국시민권을 가진 외국인이다. 또한 투자심의위원회 의장이며, 투심위 위원 가운데 최고의 핵심 권리인 ‘비토권(거부권)’을 유일하게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함께 MBK파트너스의 대표 업무 집행자 중 한 명인 부재훈 부회장 역시 외국인이다. 부 부회장은 최고경영자(CEO)로서 김 부회장과 함께 투심위에서 투표권을 가진 핵심멤버이며, MBK파트너스의 투자 결정 시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MBK파트너스는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시행령 제19조의 1항 1호 나.목, 즉 외국인이 단독으로 또는 주요주주나 주요 지분권자와의 계약 또는 합의에 의해 조직변경 또는 신규사업에의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나 업무집행에 지배적인 영향력 행사할 수 있는 회사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산업기술보호법 시행령을 적용해도 마찬가지란 분석이다. 또한 MBK파트너스의 주주로서 외국인인 김 회장과 해외 사모펀드인 다이얼캐피털이 약 30%의 지분을 보유한 상태이며, 외국인 유무를 알 수 없는 잔여 지분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법조계에선 이들 외국인 주주가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시행령 제19조 1항 1호 나.목의 외국인 지배회사인 MBK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에 대한 인수 시도를 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의 규제와 승인 등을 넘어, 중지·금지·원상회복 조치까지 이뤄질 수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해당 내용은 산업기술보호법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된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단순히 한국에서 등록된 법인이라는 이유로 외국인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칠 수 있지만, 법조항을 꼼꼼히 살펴보면 지배회사로 간주되면서 외국인 투자 조항을 피해가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고려아연에 대한 M&A 시도가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4.12.1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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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한국 위성통신 미래 지킬 양자암호 시스템 개발 나선다

IT 일반

SK텔레콤은 향후 무선과 위성통신의 보안성을 높이기 위한 양자암호통신 시스템 개발 국책 과제를 컨소시엄 형태로 수주해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다고 2일 밝혔다.SKT 컨소시엄이 맡게 된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위성 탑재향(向) 장거리 무선 QKD(양자암호키분배) 시스템 개발’로, 지난 4월 과제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컨소시엄에는 SKT와 양자 분야에서 국내 최고 기술력을 보유 중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천문연구원(KASI),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경희대학교가 참여한다.QKD는 양자 역학의 특성을 기반으로 신호를 주고 받는 양쪽에서 동시에 양자 암호키를 생성 및 분배하는 기술로, 원칙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해 현재까지 나온 암호체계 가운데 가장 보안 강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5년간 진행되는 이번 국책 과제는 고성능 QKD 구현 기술, 광집접화 기술, 적응 광학 기술, 무선 레이저 통신 기술 등 다양한 최첨단 기술들을 융합해 지상은 물론, 위성 탑재까지 가능한 30㎞급 장거리 무선 QKD 시스템의 개발이 최종 목표다.이 밖에도, SKT 컨소시엄은 초고속 양자난수생성기(QRNG), 고성능 소형 단일광자검출기(SPAD), 신규 QKD 프로토콜 구현 등 QKD와 관련된 다양한 핵심 기술 확보에도 나선다.SKT는 이번 과제 수행을 통해 2011년부터 쌓아온 세계 최고 수준의 유선 QKD 기술력을 무선과 위성 QKD 분야로 확대, 글로벌 양자 기술 리더십을 높이는 계기로 삼을 예정이다.SKT는 이번 컨소시엄 외에도 산학연 양자기술 협력 등을 통해 생태계 활성화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SKT는 KAIST 주도로 진행되는 양자팹 구축 사업에 참여한다. 양자팹은 양자역학 기반의 반도체 소재를 개발하기 위한 공정 팹 시설이다. 오는 2031년까지 KAIST 내 2500㎡ 규모로 구축 예정인 양자팹에서 SKT는 양자QKD에 사용되는 광집적회로 모듈 개발에 나선다.또한, IDQ코리아가 주관하는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채널 단일화 사업에도 ETRI등과 참여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현재 QKD를 위해 필요한 두 개의 네트워크 채널인 양자 채널과 데이터 채널을 하나로 통합하는 QKD WDM(Wavelength Division Multiplexing, 파장다중화)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SKT는 이 같은 산학연 협력을 통해 다양한 차세대 양자암호통신 기술의 확보 및 QKD 시스템의 소형화, 구축 비용 절감 등을 달성해, 양자암호통신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며 저변을 넓힐 계획이다.SKT는 현존 가장 뛰어난 보안성을 제공하는 QKD 기술과 활용도가 높은 PQC(양자내성암호) 기술을 상호보완적으로 결합하는 작업에도 돌입했다.SKT는 양자 기업들의 연합체 ‘엑스퀀텀’의 멤버사 IDQ와의 협력을 통해 자체개발한 PQC 기술과 QKD 기술을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결합해 보안수준과 네트워크 환경, 비용 등 사용자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는 통합 솔루션의 개발을 추진 중이다.이에 앞서 SKT는 또 다른 멤버사 케이씨에스와 소프트웨어 기반의 PQC 암호통신기술, 하드웨어 기반 QRNG, 물리적복제방지(PUF) 기술을 동시에 탑재한 양자암호칩 ‘Q-HSM’ 제품을 출시, 지난 6월 ‘퀀텀코리아 2024’ 전시회에서 공개한 바 있다.SKT는 이 같은 다양한 양자기술의 결합을 통해 글로벌 양자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고, 관련 생태계 활성화를 주도하겠다는 목표다.하민용 SKT 글로벌솔루션오피스 담당(CDO)은 “국내 최고의 양자 기술을 보유 중인 기관 및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국책 과제를 수행하게 돼 기쁘다”며 “유무선 및 위성 네트워크를 포함한 ICT 전영역에 QKD와 PQC를 상호보완적으로 적용하는 등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고 글로벌 양자암호통신 시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2024.07.0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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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뜨거울 AI…로보어드바이저, 빛 볼까

증권 일반

올해 챗GPT와 생성형 AI(인공지능) 등으로 화제였던 AI가 내년에도 유망산업 중 하나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AI에 대한 관심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면서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허용되는 로보어드바이저의 퇴직연금 일임 서비스는 각 업계 및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상황이다.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유망산업 중 하나로 AI가 언급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의 경우 협력경쟁 시대에 우리경제 견인과 산업기술 혁신을 선도할 2024 KIAT 10대 유망산업 중 하나로 AI를 꼽았다.삼일PwC 경영연구원도 디지털∙ESG(환경·사회·지배구조)∙고령화 등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주목해야 할 내년 5대 유망산업 중 하나로 AI를 선정했다. 이는 매년 AI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시장 규모가 약 18조 달러에 이를 것이란 분석에서다.삼일PwC와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AI 산업은 연평균 36.6%씩 성장 중이다. 오는 2030년에는 세계시장 규모가 18조4750억 달러(약 2경4368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AI를 향한 관심은 관련 투자 상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현대자산운용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생성형 AI 관련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는 1개월 만에 순자산 규모 3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처럼 식을 줄 모르는 AI의 인기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이목이 로보어드바이저에 쏠리고 있다.증권, 은행, 보험 등 업권에 관계없이 금융사들은 로보어드바이저의 퇴직연금 시장 진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저출산, 고령화 등의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면서 노후 대비 수단인 퇴직연금에 대한 정부와 투자자들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이에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퇴직연금 시장은 각 금융사들의 새 먹거리로 인식되면서 향후 선점 경쟁이 치열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핀테크 기업들 역시 퇴직연금 시장이 궁극적으로 진출해야 할 사업 영역인 만큼 관련 노하우를 적용한 알고리즘 개발 및 운용 전략 등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이와 관련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기업 파운트는 내년부터 퇴직연금 일임 운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관련 알고리즘을 개발 및 코스콤 심사 신청도 마쳤다. 지난 2021년 대구은행을 시작으로 우리은행, 현대차증권, KDB산업은행 등에 제공 중인 퇴직연금 운용 자문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투자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만족스러운 서비스 결과 도출에 대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AI에 대한 각 업계의 기대가 큰 만큼 로보어드바이저 투자가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기투자, 하락 방어 등에 강한 로보어드바이저의 장점이 퇴직연금 운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은 물론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 역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2023.12.2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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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유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참가

산업 일반

도시유전이 지난 11월 30일부터 12월 3일까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 한국 대표로 참가했다고 밝혔다. 도시유전은 이번 총회에서 폐기물 처리 친환경 기술의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성과를 거뒀다. COP28은 198개 협약 당사국 정부 대표가 참가해 글로벌 탄소 감축을 위한 협력 및 논의를 진행하는 국제 콘퍼런스다. 도시유전은 에너지 및 환경 기술 보유 기업으로 선정돼 총회에 참가했다. 도시유전은 이번 총회 참가 배경에 대해 “기존의 탄소와 다이옥신을 배출하는 고온 열 소각 방식이 아닌, 세라믹 방출 파동을 이용한 저온 처리로 폐기물을 분해하는 친환경 기술 기업이라 가능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분해 과정을 통해 현장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인 납사(나프타)는 물론 고품질의 정제유를 만드는 정제 재활용 기술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도시유전은 총회 첫날인 11월 30일 진행된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민관 합동 탄소중립 콘퍼런스에서 ‘도시유전의 폐비닐‧플라스틱의 비전통적 저온 처리 기술’을 발표했다. 국내 기후 기술의 해외 진출 전략 마련과 운영을 위한 방안을 제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12월 2일 월드뱅크가 참가한 가운데 열린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 혁신 네트워크 행사에서는 ‘K-기업으로서 국가 간과 기업 간 탄소중립 협업 기술과 모델’을 발표해 주목받았다. 이에 월드뱅크는 2024년에 도시유전을 직접 방문하기로 했다. 행사에 참여한 주요 관계자 등과 수출 상담을 위한 미팅도 했다. 도시유전에 따르면 행사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저온 열 분해 처리 방식이 전기만을 사용하는 히터 봉과 세라믹 촉매를 활용해 폐플라스틱류 및 폐비닐류를 저온(300°C 미만)에서 분해‧처리하는 점에 주목했다. 정영훈 도시유전 대표는 “도시유전의 재생 그린 오일(RGO) 시스템은 다이옥신이나 기타 유해 물질이 배출되는 고온 열 분해 방식과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라며 “도시유전만이 가지고 있는 저온 열 분해 처리 기술은 환경에 더 적은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재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게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2023.12.0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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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스트’로 한걸음 내디딘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미개척 시장 선점 누가 하나

바이오

질병 정복은 사람들의 오랜 꿈이다. 글로벌 제약사와 신약 개발 기업이 메신저 리보핵산(mRNA)과 항체-약물 중합체(ADC) 등 새로운 치료 접근 방법(모달리티)을 연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최근에는 장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신약 개발 분야에 큰 진전이 있었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먹는 약’으로는 첫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가 개발 10여 년 만에 승인 문턱을 넘으면서다.세레스 테라퓨틱스는 4월 26일(현지시각)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인 ‘보우스트’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았다.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치료제 중에서 경구용 제제(먹는 약)가 미국에서 정식으로 사용 허가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기존에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가 전혀 없던 것은 아니다. 페링 파마슈티컬스의 ‘레비요타’가 지난해 말 FDA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 치료제는 환자의 몸속에 직접 주입해야 해 ‘약’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세레스 테라퓨틱스는 레비요타의 단점을 개선해, 보우스트를 경구용 제제로 내놨다. 보우스트는 레비요타와 달리 환자가 며칠 동안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보우스트가 사실상 세계 첫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로 꼽히는 이유다.대사 질환부터 뇌 질환까지…무궁무진한 마이크로바이옴의 세계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장내 미생물과 미생물의 유전자를 말한다. 미생물 군집을 뜻하는 마이크로바이오타(Microbiota)와 특정 개체의 모든 유전 정보를 의미하는 유전체(Genome)의 합성어이기도 하다.몸무게가 70㎏인 성인은 통상 38조개의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조개 수준인 우리 몸의 세포 수보다 마이크로바이옴의 개체 수가 월등히 많다.기존에는 마이크로바이옴이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가 드물었다. 그러나 차세대 유전체 분석 기술이 발달하면서, 장내 미생물의 유전자인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보우스트도 건강한 성인의 대변에서 얻은 미생물을 정제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다. 18세 이상인 재발성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증(CDI) 환자가 대상이다.CDI는 항생제 등으로 인해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균이 증식해 장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항생제는 우리 몸에 좋은 균과 나쁜 균을 모두 없애는데, 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면 설사나 발열, 복통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일부 환자에게선 장천공이나 독성 거대결장, 골수염 등 합병증도 나타난다.CDI 환자는 국내에 많지 않다. 그러나 레비요타와 보우스트가 승인을 받은 미국에서는 이 질환으로 고통받다 사망에 이르는 환자들이 매년 최대 3만명에 달한다.CDI는 재발이 쉽고, 재발 횟수가 늘어날수록 치료 효과를 보기 어려운 질환이기도 하다. 미국 질병관리통제센터(CDC)는 CDI를 긴급 공중보건 위협으로도 지정한 바 있다.앞서 세레스 테라퓨틱스는 보우스트의 임상시험에서 CDI에 대해 우수한 증상 억제 효과를 보여줬다. 보우스트를 투여한 임상 참여자 상당수는 질환이 재발하지 않거나, 가짜약(위약)보다 재발률이 낮았다. 세레스 테라퓨틱스는 FDA가 요구한 추가 임상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번 허가와 관련해 FDA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의 피터 마크스 박사는 “경구용 제제의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는 CDI 환자들이 더 쉽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했다.마이크로바이옴 ‘약’ 될 수 있나…보우스트가 방향 제시북미와 유럽 등 제약·바이오 선진 국가에서는 일찍부터 마이크로바이옴 분야를 개발하기 위해 체계적인 연구개발(R&D)을 진행해 왔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이 면역 발달과 대사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놨고, 이후 수만건의 논문도 쏟아졌다.대표적인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2007년 시작한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다. NIH는 이 프로젝트에 10년 동안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마이크로바이옴과 여러 질환의 관계를 밝혔다. 네덜란드와 독일, 영국 등에선 ‘인체 장내 메타게놈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선 우리 몸 전체 유전자의 150배에 달하는 330만여 개의 유전자가 대장에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마이크로바이옴이 몇 년간의 연구를 통해 이 분야를 향한 모든 의문에 명쾌한 답을 준 건 아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오랜 기간 질환의 발병 원인인지 결과인지를 두고 논란이 있었고, 현재까지도 가장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분야다.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마이크로바이옴은 비만을 비롯한 대사질환은 물론 뇌질환과 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기업이 마이크로바이옴이 치료제가 될 것이란 기대를 품고 신약 개발에 매진하는 이유다. 보우스트의 허가도 “마이크로바이옴이 진짜 약이 될 수 있을까”란 질문에 답을 제시한 셈이다.자금난에 울고 웃는 기업들…엇갈린 해외 시장 해외의 경우 많은 기업이 후기 임상에 진입해 있다. 글로벌 제약사와 신약 개발 기업이 손을 잡고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를 공동 개발하는 모습이다. 특히 식음료 분야의 글로벌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분야를 개발하고 있다.세레스 테라퓨티스도 스위스의 글로벌 기업인 네슬레와 오랜 기간 협력해 보우스트를 개발했다. 네슬레는 2016년 세레스 테라퓨틱스로부터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파이프라인 여러 건의 상업화 권리를 사들였고, 이번 허가에 따라 세레스 테라퓨틱스에 기술료도 지급할 예정이다.네슬레는 일찍이 마이크로바이옴 분야를 연구하기 위해 네슬레건강과학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유망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들과 협력하며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다.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기업 엔터롬도 네슬레와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네슬레와 함께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은 염증성 장질환(IBD) 치료제 후보물질인 ‘EB1010’다.엔터롬은 자체적인 분석 기술로 마이크로바이옴과 면역체계의 상호작용을 연구해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마이크로바이옴 파이프라인을 연구하고 있으며 주요 파이프라인인 ‘EO2401’과 ‘EO2463’ 등은 임상 2상 단계이기도 하다. EB1010은 올해 안으로 임상시험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프랑스의 마트 파마는 후기 임상 단계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 중인 기업이다. 급성 이식편대숙주병 치료제 후보물질인 ‘MaaT013’은 최근 FDA로부터 임상 3상을 승인받아 본격적으로 R&D에 속도를 내게 됐다. MaaT013은 환자의 몸속에 치료제를 직접 주입하는 대변미생물이식(FMT) 치료제다.마트 파마는 임상 3상을 통해 급성 이식편대숙주병 환자를 대상으로 MaaT013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마트 파마는 백혈병 환자의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 결과 개선을 위한 ‘MaaT033’도 개발 중이다.다만 자금난과 임상 실패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기업인 핀치 테라퓨틱스는 CDI 치료제 후보물질인 ‘CP101’의 임상 3상을 올해 초 중단했다. 회사는 치료제 개발과 관련한 자산을 모두 팔 계획이다. 이번 임상 3상 중단으로 인력의 95%도 내보내기로 했다.핀치 테라퓨틱스는 일본의 제약사 다케다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공동 개발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다케다와 협력 관계를 종료하면서 자금난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케다는 핀치 테라퓨틱스에 IBD 치료제 후보물질 2건의 권리를 모두 반환하기도 했다. 핀치 테라퓨틱스는 당시에도 인력의 절반가량을 해고했다.이벨로 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초 임상 실패의 아픔을 겪었다.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제로 개발 중인 ‘EDP1815’의 임상 2상에서 1차 유효성 평가지표를 만족하지 못하면서다. 이벨로 바이오사이언스는 곧바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인력을 줄여 기업을 유지할 자금을 마련하고, 다른 파이프라인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이 밖에도 4D 파마와 칼레이도 바이오사이언시스 등 주목받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기업들이 경영 악화로 인해 나스닥 시장에서 상장 폐지되거나 회사 운영을 중단했다.미개척 분야 ‘마이크로바이옴’…정부도 기업 지원 박차업계 상황이 만만찮은 가운데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기업들도 허리띠를 조르고 있다. 지놈앤컴퍼니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인 ‘GEN-001’을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 개발하고 있다. GEN-001은 현재 임상 2상 단계다. 지놈앤컴퍼니는 최근 경기 침체 및 시장 악화로 파이프라인을 축소한 뒤 주요 파이프라인에 기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바이오랩은 건선 치료제 파이프라인인 ‘KBLP-001’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2~3년 전 이 파이프라인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려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는 동안 환자를 모집하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는 임상 개발에 속도를 내며 공격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 기업 규모가 큰 곳은 상황이 낫다. 셀트리온은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기업인 리스큐어 바이오사이언시스와 손잡고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최근 바이오시밀러 기업을 넘어 신약 개발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는데, 차세대 모달리티인 마이크로바이옴에도 주목하는 모습이다.리스큐어 바이오사이언시스는 셀트리온과 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리스큐어 바이오사이언시스가 초기 개발을 마치면, 셀트리온이 임상과 허가를 도맡는 방식이다. 셀트리온은 리스큐어 바이오사이언시스가 경구용 제제의 파킨슨병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리스큐어 바이오사이언시스와의 협력을 통해선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R&D 파이프라인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CJ바이오사이언스도 올해 초 4D 파마의 마이크로바이옴 파이프라인을 대거 인수하며 R&D 방향을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새롭게 인수한 신약 후보물질은 9건이며, 고형암과 소화기질환, 뇌질환, 면역질환이 대상이다.CJ바이오사이언스는 4D 파마의 신약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 기술도 함께 사들였다. 이 회사는 앞서 2025년까지 10건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겠다고 공언했는데, 4D 파마의 파이프라인을 그대로 사들여 이를 달성한 셈이다.업계 관계자는 “경기 악화로 몸값이 낮아진 매물이 많은데, CJ바이오사이언스가 해외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의 인수합병(M&A)에 주요 플레이어로 참여했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면서도 “이번에 인수한 파이프라인과 기술에 대한 설명과 이들을 통해 어떤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지 설명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정부는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 추진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등은 마이크로바이옴 기술 개발 사업을 통해 8년 동안 4000억원을 해당 분야에 쏟는다는 지원 방안을 구상 중이다.당초 마이크로바이옴 R&D 분야에 1조원 규모의 지원 사업을 추진할 게획이었다. 그러나 지원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좌초된 바 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관계자는 “사업 내용을 진단과 치료 등으로 한정한 지원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특히 제품 생산이 어려운 중소형 바이오 기업들의 상황을 고려해 해당 분야에 지원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구상 중”이라고 했다.

2023.05.07 09:00

7분 소요
전경련 “기술패권시대, 외국인 전문인력 적극 활용해야”

산업 일반

만성적인 국나 산업기술인력 부족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해외 우수인재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8일 ‘주요국의 외국 전문인력 유치 동향과 한국의 과제’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기술패권전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12대 주력산업과 5대 유망신산업 등 기술인력 부족현상 타개를 위해 해외 우수인재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12대 주력산업은 기계‧디스플레이‧반도체‧바이오․헬스‧섬유‧자동차‧전자‧조선‧철강‧화학‧SW‧IT비즈니스, 5대 유망산업은 IoT가전‧디지털헬스케어‧미래형자동차‧스마트-친환경선박‧항공-드론이 꼽힌다. 보고서는 한국의 12대 주력산업, 5대 유망신산업에서 산업기술인력이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적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외국 전문인력 활용도는 일본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2021년 기준 일본의 외국인 취업자 중 전문인력 비중은 22.8%인 반면 한국은 5.3%에 불과했다. 미국, 중국, EU, 일본, 대만 등 외국의 경우 해외 고급인재 유치를 위해 외국인 전문직 취업비자 요건 완화, 정주여건 개선 등 해외 인재 유입여건을 경쟁적으로 확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경우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단한 외국인의 신규 취업비자 발급 중단조치를 해제하고 전문직 취업비자(H-1B) 발급요건을 완화했다. 2022년 1월에는 미국 대학 과학기술분야 졸업 후 취업프로그램(OPT)에 22개 전공분야를 추가하기도 했다. 일본은 2013년부터 일본재흥전략(아베노믹스) 아래 고급인재 인정요건을 완화하고 고급인재 재류기간 무제한 자격 신설(2015년 4월), 일본 거주 외국인 연구·경영자에 대한 영주권 취득요건 완화 정책을 펴고 있다. 대만도 지난해부터 해외 과학기술·엔지니어링 고급인재 유치를 위해 외국인 전문가에 대해 임금소득이 300만 대만 달러 이상(1억3000만원)인 경우 초과분의 절반은 과세범위 제외하는 등 세제혜택을 제공하고 비자 등 거주 관련규정을 완화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AI와 자동화 등 신기술 발전이 더해지며 인적자원 혁신이 중요해졌고, 기술패권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1991년 산업연수생제도(현 고용허가제) 실시 이후 30년 이상 지속 단순 기능인력 중심 외국인력정책의 대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2022.12.08 10:17

2분 소요
“서울서 부산까지 20분”…포스코인터내셔널, 하이퍼루프 사업 모색

산업 일반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시속 1000㎞ 이상으로 운항 가능해 이른바 ‘꿈의 이동 수단’으로 불리는 ‘하이퍼 루프’ 구축 사업을 위해 네덜란드 기업 하르트(HARDT)와 협력한다. 하르트는 하이퍼 루프와 관련해 핵심 기술을 보유한 선도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더 라인 프로젝트를 비롯해 네덜란드, 독일 등에서 하이퍼 루프 상용화 노선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은 1일 인천 송도에서 베르트랑 반 이 하르트 대표와 하이퍼 루프 사업 협력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이퍼 루프는 음속을 뜻하는 하이퍼소닉과 연결고리를 뜻하는 루프의 합성어다. 공기 저항이 거의 없는 진공 상태와 유사한 수준(0.001 기압)의 튜브 내부를 자기부상 캡슐이 초고속으로 이동하는 신개념 운송 수단이다. 시속 1200㎞ 속도를 구현할 수 있어, 서울에서 부산까지 20분 만에 이동 가능하다. 하이퍼 루프는 또한 배기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데다, 항공기와 비교해 약 10% 정도의 에너지로 운행 가능해 차세대 친환경 운송 수단으로 꼽힌다. 하이퍼 루프 구축 비용 역시 고속철도구축 비용의 절반 수준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네덜란드에 건설 중인 하이퍼 루프 시범단지(EHC)에 전용 포스코 강재를 공급한다. 또 하르트에 대한 지분 투자 등 하르트 측과 포괄적 비즈니스 파트너로 협력한다. 하이퍼 루프 사업 마케팅을 위해서도 협력할 계획이다. 2016년에 설립된 하르트는 2017년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주최한 하이퍼 루프 콘테스트에서 우승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하이퍼 루프 산업기술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분기‧감압‧제동기술 등 하이퍼 루프 관련 7개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은 “과거 종합상사는 기존 산업의 틀 안에서 사업 기회를 찾아도 생존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하지 못하면 지속 성장할 수 없다”며 “투자형 사업회사로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미래 친환경 사업 발굴 및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기업 가치를 한층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2022.11.01 17:23

2분 소요
현대건설, 원전 해체 부지 복원 기술 '녹색기술'로 인증받아

건설

현대건설이 개발한 원전 해체 부지 복원 기술이 최근 환경부 녹색인증을 획득했다. 녹색인증은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라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온실가스 및 오염물질의 배출을 최소화하는 ‘녹색기술’을 인증하는 제도다. 기술의 수준과 혁신성, 사업계획의 타당성, 녹색성장 기여도 등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현대건설이 녹색기술로 인정받은 원전 해체 부지복원 기술의 공식 명칭은 ‘입도분류 및 양이온 교환 세척 공정을 이용한 방사성 세슘 오염토양 폐기물 감량 기술’이다.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토양을 입자크기별로 구분한 후 염화칼륨(KCl) 용액으로 세척해 토양에 붙은 세슘을 제거하는 기술로, 방사성 오염토양 복원 분야에서 녹색인증을 받은 것은 현대건설이 최초이자 유일하다. 방사성 물질은 대부분 입도(입자의 크기)가 작고 표면적이 넓은 미세토에 흡착하는 성질이 있어 토양의 입도가 작을수록 방사능 농도가 높게 나타난다. 때문에 토양의 입자를 정밀하게 선별·세척해 흡착된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핵심이다. 원전 해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폐기물은 처분비용이 높을 뿐만 아니라 처분시설 건설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또한 상당하므로 발생량을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대건설은 특히 원전 해체 부지에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방사성 핵종인 ‘세슘’ 제거를 위해 염화칼륨을 세척 공정수로 사용했다. 칼륨과 세슘 간 이온 교환 반응을 이용해 점토질 토양에 강하게 결합한 세슘이 떨어지도록 하고, 이후 세척수에 존재하는 세슘만 선택적으로 흡착·제거하는 공정을 진행한다. 세슘이 제거된 세척수는 100% 재이용할 수 있어 2차 폐기물도 발생하지 않는다. 해당 기술의 성능평가를 위해 현대건설은 원전 해체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실증 설비를 이용한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했다. 입도분리 정확도, 토양의 세슘 및 중금속 제거율, 선택적 흡착제 흡착성능, 공정수 세슘 제거율 등을 검증 항목으로 시간당 900㎏ 이상의 방사성 오염토양에서 90% 수준의 세슘을 제거하는 데 성공하며 원전 해체 시 바로 상용화 가능한 기술임을 입증했다. 현대건설은 이외에도 해체원전 지하수 감시 및 오염평가 기술 ▶방사성 오염 토양/지하수 복원 기술 ▶부지 규제해제/안전성 평가 기술 ▶부지 재이용 평가 기술 등 다양한 원전 해체 상용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탄소중립 실현과 원자력 생태계 발전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이번 녹색인증을 통해 타 기술 대비 세슘 제거 효율의 우수성,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을 통한 녹색기술력 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으며 원전 해체 부지복원 분야의 경쟁 우위를 선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녹색인증 획득으로 향후 진행될 원전해체 부지복원 사업을 선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다지는 것은 물론, 원전사업 다각화와 핵심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 원자력 산업 전반에 견고한 대응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건설은 신규 원전의 설계·건설·해체 등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기술에 더해 소형모듈원전(SMR), 원자력 수소생산 등 원전산업 전 분야에 걸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외 원자력 사업 입찰·수행을 위한 자격 제도인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Korea Electric Power Industry Code)의 원자력 설계 및 설치(원자력기계·구조·전기·공조설비) 인증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원자력 에너지 기업·국내 원자력 전문기관 등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해 글로벌 원전산업의 게임 체인저로서 현대건설의 위상을 더욱 강화해나가고 있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

2022.10.13 16:10

3분 소요
전경련 “韓 산업기술 유출 범죄, 35%가 무죄”

산업 일반

반도체 등 첨단기술 우위 선점을 위한 국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첨단기술 보호를 위한 대응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6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로열티 확보 등 기술무역수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첨단기술 보호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7일 밝혔다. 전경련이 김민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 의뢰해 받은 ‘기술 유출·침해행위에 대한 처벌법규 및 양형기준의 검토와 정책과제’ 연구를 보면 2021년 산업기술보호법 관련 재판의 경우 전년 대비 2배(14건→33건)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산업기술 유출범죄 74%는 무죄(34.6%)와 집행유예(39.5%)를 선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기술 유출에 대한 처벌 규정 수위는 주요국과 비슷하지만, 실제 법원에서 선고되는 형량은 법정형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기술 보호 관련 법률인 산업기술보호법은 2019년 8월 개정을 통해 벌칙 규정의 법정형을 상향했다. 국가 핵심기술의 해외 유출에 대해 3년 이상의 유기징역과 15억 원 이하의 벌금 병과가 신설했다. 국가 핵심기술 외의 산업기술을 해외에 유출할 목적으로 침해한 경우에는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산업기술의 국내 유출은 기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억 원 이하의 벌금에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됐다. 하지만 기술 유출 범죄에 대해 법원이 실제 판결을 내릴 때는 ‘지식재산권범죄 양형기준’의 ‘영업비밀침해행위’를 적용해 판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외로 기술 유출을 한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은 제2 유형으로 기본 1년에서 3년 6개월의 징역형을 제시하며, 가중 사유를 반영해도 최대 형량이 6년에 그친다. 이는 산업기술보호법상의 해외 유출 처벌 규정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기술유출과 침해에 따른 피해액 산정을 위해 공신력 있는 전문기관을 설치해 법원의 양형기준과 배상액을 합리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기술유출 사건은 개발 중이거나 시장에 출시 직전인 제품과 관련된 기술들이 많아 피해액을 산정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기술유출은 개인의 윤리적 책임과 위법의 문제를 넘어 국가 경쟁력과 산업 발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는 행위”라고 강조하며 “기술 보호를 위한 법적·제도적 개선은 물론, 국민적 공감대와 경각심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2022.10.0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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