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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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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 인하'에 제약사 실적 주춤…환자 부담 오히려 늘었을 가능성도

바이오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이 환자의 약제비 부담을 높이고 건강보험의 재정 부담 인하 효과를 줄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정책 시행 이후 매출 감소를 우려해 약가 인하 정책의 대상이 아닌 의약품의 비중을 높이는 등 별도의 조처를 한 '풍선효과' 때문이다. 의약품의 사후 관리 제도를 더욱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최윤정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 신약 개발 활성화를 위한 합리적인 약제비 정책을 주제로 열린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지원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이 국내 기업의 성과에 미친 영향을 분석해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정책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가 주최했고,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실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주관했다.최 교수에 따르면 국내 제약 기업은 약가 인하의 영향을 직접·장기적으로 받을수록 매출 성장이 둔화했다. 구체적으로는 약가 인하 정책으로 생산자(제약 기업 등)의 이윤은 12~13% 수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약가 인하 정책으로 환자의 약제비 부담이 10% 정도 줄어들 것이란 예상과 달리 14%가량 늘었다는 점이다. 약가 인하의 부정적인 결과를 우려한 제약 기업이 판매 제품의 비중을 바꾸는 등 별도의 조처를 했기 때문이다.실제 국내 제약 기업 96곳의 기업 행태를 2008년부터 2019년까지 분석한 결과 약가 인하 정책의 영향을 받은 기업은 다른 기업 대비 비급여 전문의약품을 더 많이 생산했다. 이로 인해 생산액을 기준으로 전체 전문의약품 중 급여 전문의약품의 비중은 해당 기간 줄어들었다. 이들 기업은 2016년 이후 기업 제품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감소했다. 기업이 생산 제품으로 매출을 올리기보다, 다른 기업의 제품을 공동 판매하는 등의 방법으로 매출을 보전했다는 뜻이다.최 교수는 이런 기업 행태가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기업이 약가 인하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급여 전문의약품 중에서도 약가 인하 대상이 아닌 의약품을 더 많이 생산하면,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증가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앞선 연구들에선 약가 인하 정책에도 불구하고 처방 약품이 오리지널 의약품이나 고가의 의약품으로 대체돼, 비용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다만 이번 연구는 공급 제품과 가격 등이 모두 다른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기업 간 차이가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뜻이다. 이날 패널 토론에 나선 김동숙 국립공주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약가 인하 제도의 대상이 된 제품과 기업의 특성이 다르다는 점을 (연구 결과를 이해할 때) 고려해야 한다"라며 "가격이 낮은 제품이나 수액제도 각기 제품 특성과 가격이 다르다"고 꼬집었다. 이어 환자들의 약제비 부담이 늘었다는 데 대해서는 "해당 연구 기간 이후 보장성을 강화한 정책이 도입됐고, 가격이 높은 의약품이 상당수 등재됐다는 점도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이날 발제자로 나선 유승래 동덕여대 약학대학 교수는 약가 사후 관리 제도가 지금보다 통합적으로, 예측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가 사후 관리 제도는 의약품 출시 이후 조건, 상황을 고려해 약가를 조정하는 것이다. 환자의 부담 경감을 위해 사실상 약가 인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내 출시된 의약품은 잦으면 매월, 혹은 1~2년에 한 번씩 약가 조정의 대상이 된다. 유 교수는 "대다수의 의약품이 매월 약가 사후 관리 제도의 대상이 돼, 제약 기업이나 요양 기관 등이 약가 변동을 예측하거나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존에 등재된 약제가 반복해서 가격이 낮아지면, 후속 신약의 등재 시에도 가격이 낮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신약 개발 기업의 제품 출시와 연구개발(R&D)을 독려하기 위해서라도 약가 사후 관리 제도가 지금보다 합리적인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패널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약가 사후 관리 제도가 통합적으로 운용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강형식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약가제도전문위원은 "약가 사후 관리 제도가 중복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라며 제도의 통합 운영에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기업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신약을 개발해도 약가가 낮으면 R&D 비용을 회수할 수 없다"라며 "급여 기준이 확대되면 약가가 또 낮아지는데, 기업은 R&D 비용을 투입해 개발 약물의 적응증을 지속해서 확대할 동력이 크지 않다"라고 말했다.김 교수도 "약가 사후 관리가 반복·중복적으로 진행되기보다 (담당기관이) 목표를 정해 약가를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22년까지 등재된 의약품 2만5000여 개의 약가를 분석한 결과 최초 등재 가격 대비 약가는 87%였다. 김 교수는 "최근 약가가 최초 등재 가격 대비 87%라는 점은 약가가 크게 낮아지진 않은 것"이라며 "약가 사후 관리 제도가 많고 이를 운영하기 위해 여러 행정 절차와 노력이 수반되고 있지만, 제대로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했다.조원준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수석전문위원은 약가와 관련한 여러 제도의 목적이 혼재돼 있다는 점을 문제시했다. 조 위원은 "약가 제도는 의약품 사용량을 어떻게 줄일지, 가격을 어떻게 통제할지라는 두 가지 문제가 맞물려 있다"라며 "현행 제도는 이 두 목적이 섞여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약품 사용량을 억제해 무조건 재정 절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다른 변수가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라며 "가격 통제가 목표이면서 사용량과 연관 짓는 일이 모순되지 않는지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이에 대해 조하진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사무관은 "과거에는 재정 절감에 정책의 방점이 찍혔으나, 최근 신약의 혁신 가치 보상 방안을 약제의 결정 및 조정 기준 고시에 담아 개정 절차를 진행하는 등 보다 균형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약가 사후 관리 제도와 관련해서는 "앞서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을 통해 정책 방향을 발표했고, 연구 용역을 통해 약가 사후 관리 제도의 현황과 영향에 대해 들여다봤다"라며 "약가 사후 관리 제도의 방향이 어떻게 나아가야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5.02.14 15:22

4분 소요
나라살림 이대로 괜찮아?...연간 적자 91조 넘었다

정책이슈

나라살림의 적자 폭이 올해 9월까지 91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2014년 관련 수치 발표 이래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다.14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11월호’에 따르면 올해 9월 말까지 총수입은 439조40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조1000억원 늘어난 것이다.하지만 이중 국세수입은 전년 대비 11조3000억원 감소한 255조3000억원에 머물렀다. 법인세는 전년 동기 대비 17조4000억원 줄었다. 다만 개인 근로자가 주로 충당하는 소득세와 부가가치세가 전년 대비 각각 4000억원, 5조7000억원 증가했다. 세외수입은 전년 대비 1조6000억원 늘어난 22조4000억원, 기금수입은 12조8000억원 증가한 161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같은 기간 총지출은 49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4조8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건강보험 가입자 지원(4조1000억원), 퇴직급여(1조5000억원), 부모급여(1조1000억원) 등 복지 부문 지출이 컸던 탓이다.총수입에서 총지출을 제외한 통합재정수지는 52조9000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여기에서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 기금 수지를 제외한 실질적 나라살림 지표인 관리재정수지는 91조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9월 말 누적 기준으로 보면 2020년(108조 4000억원), 2022년(91조 8000억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다.문제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이 앞으로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완수 기재부 재정건전성과장은 “정부 지출이 늘어나면 적자 규모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4.11.14 21:59

1분 소요
동양생명, 3분기 순이익 2657억원 시현…전년比 22.2% ↑

보험

동양생명이 13일 잠정 영업실적 공시를 통해 별도 기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2.2% 증가한 2657억원을 달성했다고 13일 밝혔다.먼저 보험손익은 올해 출시한 치매보험, 암보험 등 건강보험의 인기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27.2% 증가한 2334억원을 실현했으며, 보험 영업 성장의 지표인 연납화보험료(APE)의 3분기 누적 신계약액은 보장성 상품 중심의 매출 확대에 힘입어 7007억원을 기록했다.이 중 보장성 APE는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6442억 원으로 전체 APE의 약 92%를 차지하며, 안정적인 손익 기반 구축에 기여했다. 또한, 양질의 신계약 성장을 바탕으로 신계약 CSM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5671억 원을 기록했다.3분기 누적 투자손익은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채권 비중 확대를 통한 안정적인 투자 수익 확보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15.6% 증가한 1054억 원을 기록했으며, 운용자산이익률은 시중금리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3.83%를 유지했다.이 밖에도 13회차와 25회차 보장성 유지율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p 상승한 88.4%, 0.8%p 상승한 69.1%를 기록하며, 적극적인 보유 계약 효율 관리 노력에 따라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동양생명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고객과 시장의 니즈에 맞춘 탄력적인 대응을 통해 건강상품의 시장 지배력을 확대했으며, 공동재보험 체결과 후순위채 발행 등 선제적인 자본 관리를 통해 펀더멘털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제안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반영하여 단기 실적보다는 미래 지향적인 의사결정을 할 예정이며, 보장성 보험 판매 중심의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자본 관리 체계를 구축하여 회사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4.11.13 15:10

2분 소요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월 보장성 보험 판매 역대 최고 실적

보험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교보라플)이 지난 9월 마감 기준 신규 보장성 보험 신규계약 초회보험료가 약 2억5000만원을 기록하며 월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고 8일 밝혔다.보험개발원 형태별 초회보험료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해 생명보험업계 전체 CM 채널 에서 판매된 보장성 초회보험료가 약 22억으로 월평균이 약 1억8000만원(보험회사임직원 모집액 제외) 수준이다. 이와 비교하면 교보라플의 9월 보장성 초회보험료 2억5000만원은 작년 생명보험업계 전체 월평균 보다 많으므로 매우 의미있는 성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교보라플은 온라인 전업 보험사로서 비교적 상품 가입이 쉽고 고객 접근이 용이한 저축성 보험을 중심으로 상품을 판매해왔다. 그 결과, 수익성이 낮고 자금 운용에 한계가 있는 저축성 보험의 특성상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갖추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교보라플은 올해 초 ‘라이프플래닛, 리부트’란 명제아래 새로운 중장기 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보장성 보험에 집중한 결과 상반기에만 전년대비 2배의 보장성 판매 성과를 달성하는 성적을 거뒀다.이에 맞춰 다양한 보장성 보험 상품도 신규로 출시했다. 특히, 지난달 출시한 치매간병 보험이 고객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우선 은행 앱을 통해 가입하는 모바일 방카슈랑스 상품으로 출시해 치매간병보험 가입 시 고객들이 가장 불편해하던 ‘지정대리청구인’ 서비스를 방카슈랑스 최초 모바일로 신청 가능하게 해 고객들의 가입 편의성을 높였다. 조만간 교보라이프플래닛 홈페이지와 앱에서도 가입할 수 있도록 채널을 확장할 계획이다.이 기세를 몰아 10월 하순에는 ‘유병자(간편고지) 건강보험’도 디지털로 가입할 수 있도록 출시될 예정이다. 일반 보험 대비 가격이 비싼 유병자 보험을 설계사 수수료 없이 고객 스스로 가입 가능한 편리한 시스템을 구성하여 합리적 가격에 유병자 보험을 가입할 수 있게 공급할 계획이다.그동안 교보라플은 설계사 수수료가 없고, 설계사의 상품 강요가 없어 가성비가 높은 보험으로 유명했다. 최근 YONO(You Only Need One)열풍 등 가성비 알뜰 소비가 대세인 만큼 교보라플의 보험을 찾는 고객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교보라플은 설계사가 없이도 고객들이 혼자서도 필요한 보험을 손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구매 강요가 없는 채팅 상담과 전화 상담을 지원하는 ‘옴니채널 세일즈 플랫폼’ 을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김영석 교보라플 대표는 “9월 보장성 보험 판매 실적은 당초 사업 목표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교보라플 역사상 첫 목표 초과 달성이란 의미 있는 기록으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며 “설계사 외에는 대안이 없었던 국내 생명보험 유통 현실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이루도록 끊임없이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10.08 11:09

2분 소요
[2024 100대 CEO] 성과와 혁신 ‘두 마리 토끼’로 재도약 이끌다

CEO

윤해진 NH농협생명 대표이사가 재정적 안정성을 강화함과 동시에 조직문화 혁신 및 신사업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의 리더십 아래 NH농협생명은 향후에도 안정적인 수익 구조와 경쟁력 있는 상품을 통해 생명보험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우선 윤 대표는 취임 2년 차에 접어들며 NH농협생명의 실적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초기에는 보험 관련 경력이 없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그는 자본잠식 상태에 있던 회사를 회복시키면서 우려의 시선들을 보란 듯이 잠재웠다.또한 지난해 NH농협생명은 사상 최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2022년 말 기준 1451억원의 자본잠식 상황에서 시작된 그의 경영은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18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무려 172.5% 증가한 성과를 달성했다. 보장성 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NH농협생명의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보험계약마진(CSM)과 신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에서 큰 성과를 거둔 것이 주효했다.또 윤 대표는 여성 특화 보험과 시니어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중이다. 그는 ‘핑크케어NH건강보험’을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여성 건강관리 시장에서 NH농협생명의 입지를 강화했다. 이 보험은 출시 한 달 만에 2만건의 판매를 기록하며, 여성 특화 상품의 필요성과 시장의 가능성을 입증했다.아울러 윤 대표는 일본의 초고령화 대응 사례를 연구하고 이를 NH농협생명에 적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시니어 관련 보험상품과 요양서비스 등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고,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며, NH농협생명의 업무 자동화를 가속화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윤 대표는 ‘코대리’와 같은 AI 딥러닝 기반 챗봇 서비스를 도입해 보험 업무의 효율성을 높였으며, 복잡한 보험금 지급 업무를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2024.08.26 15:25

2분 소요
한방치료 받으면 나이롱환자?...환자들은 억울하다

의료

의료계가 교통사고로 한방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나이롱환자’(가짜환자)로 취급받는 현실에 대해 우려했다. 추가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빠른 합의를 종용하는 보험사들의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했다.25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간 ‘책임보험금 한도액을 초과해 치료를 받은 자동차보험 환자’는 평균 47.4%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평균치를 하회하는 46.4%로 나타났다.관련 수치가 낮아진 것은 경상환자 치료비 지급 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경상환자 치료비 지급 기준을 강화했다. 경상환자의 치료비 중 본인 과실에 해당하는 부분은 본인 보험이나 자비로 처리하게 했다. 경상환자가 4주를 초과해 치료를 받을 경우 2주 간격으로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했다.이런 상황에서도 보험사들이 치료 시기가 길어질 기미를 보이면 빠른 합의를 종용하고 있다는 게 의료계의 지적이다. 대한한방병원협회는 “보험사들은 제도 개선 효과나 환자들의 불편함은 아랑곳하지 않고 치료 시기가 길어질 기미가 보이면 합의를 종용하곤 한다”면서 “일부 환자들 사이에선 보험사들이 본인들을 나이롱환자 취급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토로한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자동차보험은 원하지 않는 운전자라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이다. ‘나도 언젠가는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매년 성실하게 납입하고 있음에도 어쩌다 난 사고로 한방치료를 받길 원하면 통상 ‘나이롱환자 프레임’으로 엮이곤 한다”고 덧붙였다.한 해 교통사고로 한방치료를 받는 환자의 수는 나이롱환자를 우려할 정도로 많지 않다는 게 대한한방병원협회 측 주장이다. 지난해 교통사고 이후 한방치료를 받은 인원은 163만명이다. 이는 지난해 자동차보험 가입 대수 2500만대의 6% 수준에 불과하다.대한한방병원협회는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의 원인은 한방진료비 과잉”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연도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19년 92.9% △2020년 85.7% △2021년 81.5% △2022년 81.2% △2023년 80.7%로 매년 줄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보험료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80.7원을 지급했다는 얘기다.대한한방병원협회는 최근 한방진료비가 늘어난 근본적인 이유로 ‘건강보험 대비 보장범위가 넓은 자동차보험 제도의 특성’과 ‘근골격계 치료에 특성화된 한의 치료행위에 대한 효과성’을 꼽는다. 건강보험 한의과 진료는 의과보다 보장률이 낮고 의과와 달리 비급여 행위에 대해 실손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반면 자동차보험은 의과와 한의과 모두 동일하게 비급여 진료도 보장해 환자는 동등한 조건에서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 있다. 결국 한의과 진료가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환자들이 더 많이 선택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최근 5년간 비급여 항목에 한방진료비의 연평균 증가세가 10%에 육박하고 약침과 첩약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환자가 느끼는 한방치료의 효과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허리 통증의 경우 약침치료가 물리치료보다 6배 빠르게 호전된다는 연구결과 보고도 존재한다. SCI(E)급 저널 ‘Healthcare'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교통사고 후유증 환자를 한약 치료군과 한약을 처방받지 않은 대조군으로 나눠 치료 효과를 분석한 결과 한약 치료군의 교통사고 후유증과 사고 후 스트레스 수준이 대조군보다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대한한방병원협회는 일각에서 ‘세트치료’라는 표현으로 복합 투약 및 시술을 폄훼하는 것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임상에선 각기 다른 효능의 약물과 시술을 복합적으로 처방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통상 감기몸살 환자가 병원에 가면 주사나 링거 및 약을 증상에 따라 복합 처방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최근 SCI(E)급 저널 ‘Frontiers in Pharmacology’에 게재된 ‘교통사고 후 요통 환자의 복합한의치료 효과에 대한 Real world data를 활용한 후향적 차트 리뷰’란 제목의 논문에 따르면 교통사고 후유증에 추나·약침·한약 등을 병행하는 ‘복합한의치료’는 치료 속도도 빠르고 환자들의 호응도도 높다.환자들의 한방치료 니즈는 지난 2021년 8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서 실시한 ‘교통사고 후 한의치료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해당 조사에서 응답자의 91.5%가 한의의료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답했다.대한한방병원협회 관계자는 “건강보험에서 한방진료의 경우 낮은 보장성이나 비급여 행위의 실손보험 미적용 등으로 환자의 금전적 부담이 커 접근성이 낮다”며 “하지만 자동차보험에서는 한의과 진료와 의과 진료 간의 보장성 환경이 동일해 한방진료 효과를 경험한 다수의 환자가 한의의료기관을 선택해 관련 진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럼에도 이를 세트치료 등과 엮어 마치 한방병원들이 과잉진료를 이어가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자동차사고를 당한 피해자는 사고 이전 상태로의 원상회복을 위해 최선의 진료를 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이를 어떤 이유로든 침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24.07.25 13:16

4분 소요
내일부터 비염·소화불량·허리 디스크 한방 첩약도 건보 적용

바이오

오는 29일부터 알레르기비염, 기능성 소화불량, 요추추간판탈출증 치료 등을 위한 한방 첩약 처방 시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된다.보건복지부는 이같은 내용의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28일 밝혔다.첩약은 여러 가지 약재를 섞어 지은 약을 말한다. 2단계 시범사업은 건강보험 적용 범위와 기간, 참여 의료기관 등에서 이전보다 대폭 확대됐다.대상 기관은 기원 한의원에서 한방병원, 한방 진료과목을 운영하는 종합병원까지 확대됐다. 시범사업 대상 질환도 기존의 월경통, 안면신경마비, 뇌혈관질환 후유증 외에 알레르기비염, 기능성 소화불량, 요추추간판탈출증 등 모두 6개 질환이 추가됐다. 뇌혈관질환 후유증과 관련해서는 65세 이상이던 대상 연령이 전 연령대로 넓어진다.또 기관 규모에 따라 환자 본인부담률도 세분화됐다. 1단계 시범사업에서 환자 본인부담률은 일률적으로 50%를 적용했지만, 2단계에서는 ▲한의원 30% ▲한방병원·병원 40% ▲종합병원 50%로 차등 적용된다.'환자 1인당 연간 1개 질환, 10일까지'였던 건보 적용 범위도 '환자 1인당 연간 2개 질환, 질환별로 20일까지'로 넓어졌다. 다만, 이 범위를 초과하는 금액은 전액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복지부는 2단계 시범사업에 앞서 5천955곳의 의료기관을 참여기관으로 선정했다. 복지부는 한의계의 추가 참여 요청을 수용, 상반기 중 시범사업 기관을 추가 모집한다.복지부측은 “2단계 시범사업을 통해 환자들의 시범사업 접근성 및 보장성이 향상될 뿐 아니라 첩약을 약 4∼8만원대(10일 기준)로 복용할 수 있어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한편, 참여기관은 복지부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4.04.28 13:16

1분 소요
건강·연금보험 신규 가입, 3월에 서둘러야 하는 이유 [이코노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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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장성)보험이나 연금보험 가입을 고민하고 있다면 서두르는 게 좋다. 오는 4월부터 늘어난 평균수명이 상품 가입 요건에 반영돼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어서다. 반대로 종신·정기 등 사망보험은 사망률이 줄어든 만큼 보험료 인하가 예상돼 4월 이후 가입이 권장된다.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손해보험사들은 오는 4월 적용되는 개정 경험생명표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새롭게 책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경험생명표는 보험개발원이 생명보험 가입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하는 성별·연령별 사망률 표다. 1989년 이후 3~5년마다 작성되던 경험생명표는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2019년 이후 5년마다 갱신된다.올해 초 개정 작업이 완료된 제10회 경험생명표에 따르면 평균수명은 남성 86.3세, 여성 90.7세로 집계됐다. 5년 전(9회)보다 각각 2.8세, 2.2세 늘어났다. 65세 기대여명 또한 이전보다 남성 2.3년, 여성 1.9년 증가한 23.7년, 27.1년으로 나타났다. 기대여명은 어느 연령에 도달한 사람이 그 이후 얼마나 생존할 수 있는가를 계산한 평균이다.단, 경험생명표는 생명보험 가입자만을 대상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통계청이 발표하는 평균수명보다는 긴 편이다. 보험개발원은 “의료기술의 발달과 생활 수준의 향상 등으로 사망률이 개선돼 평균수명도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상품별로 유불리를 다르게 설계한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소비자는 건강보험과 연금보험은 4월 전에 가입하고, 종신보험은 4월 이후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종신보험의 경우 사망률이 줄어들면 일정 기간 내 보험사가 지급해야 할 사망보험금도 감소하게 된다. 보험료를 깎아줄 여력이 생기는 셈이다. 실제 2019년 9회 경험생명표 적용 당시에 종신보험 보험료는 평균 3.8% 인하됐다.하지만 건강보험과 연금보험에는 개정 경험생명표가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 건강보험은 수명 연장에 따라 질병 발생률이 높아지고 의료 이용량 늘어나는 등의 영향으로 보험료가 오르게 된다. 연금보험의 경우에도 수명이 길어질수록 연금 수령자가 증가하기 때문에 동일한 연금액을 받기 위해선 납입해야 할 보험료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예금보험공사(예보)의 자료를 살펴보면 보험료 인상·인하 폭이 어떻게 변할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예컨대 50세 남성이 경험생명표 개정 전 20년 납부 종신보험 1억원 상품에 가입할 경우에는 월 36만2000원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4월 이후 같은 상품에 가입한다면 매달 내야 하는 보험료가 34만7000원으로 줄어든다. 총 납입보험료를 계산해보면 360만원이 절약된다.반대로 40세 남성이 20년 납부로 건강보험 1억원 상품에 가입한다면, 현재는 월 보험료 2만9000원을 내야 한다. 그러나 개정 후 월 보험료는 3만1000원으로 소폭 상승해 총 납입보험료를 31만원 추가 부담해야 한다. 이는 암, 뇌출혈, 심근경색, 수술 등 4개 담보 상품 기준이다.주의할 점은 이는 어디까지나 ‘신규’ 가입자에 해당하는 얘기다. 기존 가입자는 경험생명표 개정에 따른 보험료 변경 영향이 없어서다. 기존 보험 가입자들은 무턱대고 변경이나 해지를 하면 오히려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예보 관계자는 “종신보험은 현재 가입한 보험을 해지하고 새로운 보험으로 변경할 경우 그간 납입한 총 보험료보다 적은 환급금을 수령하게 된다”며 “다만, 건강보험의 경우 최근 최신 의료기법이나 간병인 사용 등 새로운 특약들이 개발돼 출시 중이므로 보험 변경이 필요하면 설계사 등 전문가 조언을 받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2024.03.1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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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보험 드느니 주식 하지”…‘보험사 효자’는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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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결혼한 직장인 정모씨(남·41)는 아내와 함께 필요한 보험상품을 정리하다 종신보험을 제외했다. 대신 건강과 노후 준비 등으로 질병, 연금 관련 상품만 가입하기로 결정했다. 정씨는 “종신보험의 보험료가 너무 비싸 현재 생활비로는 빠듯하다”며 “자녀를 위해 따로 주식을 사거나 적금을 드는 식으로 대비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국내 대표적인 생명보험 상품으로 꼽혔던 종신보험 인기가 급속히 식고 있다. 종신보험은 가입자가 사망하면 거액의 사망보험금을 주는 상품으로 1960년대 첫 등장한 이후 가장(家長)들의 필수 가입상품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하지만 지속적인 인구감소, 1인가구 증가와 함께 현재를 중시하는 젊은층 문화가 확산되며 종신보험은 외면받는 추세다. 인구절벽에 판매량 급감한 종신보험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종신보험 신계약건수는 2017년 157만건에서 지난해 106만건으로 약 50만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계약금액도 87조3301억원에서 49조1315억원으로 약 40% 급감했다. 종신보험은 2015년, 신계약건수 207만건, 누적금액 129조원을 기록하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16년 이후부터 인기가 식으며 판매량이 꾸준히 감소세다. 보험사 입장에서 종신보험은 효자 중의 효자상품이었다. 맞벌이가 대세로 자리잡은 현재와 달리 과거에는 가장이 가계를 100% 책임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때 가장들에게 종신보험은 배우자와 자녀를 책임져 줄 수 있는 희망 같은 상품이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시에 설계사들이 아버지들에게 ‘책임감’을 주입시키며 영업을 많이 했다”며 “‘가족들 미래 대비하셔야죠?’ 한마디면 계약이 술술 진행됐을 정도”라고 설명했다.보장도 확대됐다. 출시 초기 사망만 보장하던 종신보험에 점차 병원비, 퇴직금 대체 등 가족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보장들이 더해졌다. 또 최근에는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나이와 건강상태와 관계없이 보험 가입을 받는 유병자형 상품도 나오는 추세다.하지만 이처럼 전성기를 구가하던 종신보험 인기는 국내 인구 구조, 라이프스타일 변화 등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생명보험에 주로 가입하던 40대 이상 생산층 인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현재를 중시하는 2030은 보험에 관심이 없다. 또 혼자 사는 1인가구가 늘고 비혼 가정이 증가하면서 굳이 사망 후 미래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사회 구조적으로 종신보험이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셈이다. 또한 종신보험 판매 감소는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규제와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사는 수익적인 이유로 종신보험을 놓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보험료를 낮추는 저해지·무해지형 종신보험, 납부기간을 줄인 단기납 종신보험 등 다양한 형태의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설계사들의 무리한 판매시도가 잦았고 결국 대량의 민원 부메랑을 맞고 있다.금감원에 따르면 접수된 불완전판매 민원 중 종신보험 비중은 2021년 상반기 47.8%에서 지난해 상반기 55.2%(1929건/3492건)로 증가했다. 이에 금감원은 종신보험 판매와 관련해 꾸준히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수명 다했나...“변화 필요한 시점”주력 판매채널인 설계사들의 인식변화도 종신보험 판매 전망이 어두운 이유 중 하나다. 일단 현장에서 잘 안팔리다보니 자연스레 질병 등 다른 보험상품을 권유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판매건당 수수료를 받는 설계사 입장에서는 잘 팔리는 상품에 매진할 수밖에 없다. 보험대리점 소속 한 설계사는 “요즘에는 ‘가장의 역할’ 등에 고객들이 전혀 관심이 없다보니 애초에 종신보험 소개서 자체를 꺼낼 일도 많지 않다”라며 “특히 일부 고객 사이에서 종신보험 인식이 워낙 좋지 않다보니 종신보험 이름만 들어도 ‘절대 가입 안한다’고 먼저 목소리를 높이기 일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설계사는 “요즘은 대부분 질병, 연금 관련 보장분석 수요가 많지, 종신보험을 찾는 이는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도 전략 수정이 필요할 전망이다. 보험연구원은 2023년 보험시장을 전망하는 리포트에서 “올해 종신보험은 부진이 지속되겠지만, 보장성보험은 질병・건강보험을 중심으로 늘어나 전년 대비 2.3%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보험사들은 회계상 계약서비스마진(CMS)을 많이 남기는 보장성보험 판매를 강화하는 추세다. 질병 등 건강보험 상품 수요는 꾸준하지만 종신보험 수요는 줄고 있는 만큼 보험사 판매 전략도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종신보험은 ‘미래의 위험을 대비’하는 보험의 개념에 가장 잘 부합하는 상품이었지만 이제는 시대적 변화에 의해 수명이 끝나가는 분위기”라며 “젊은 층과 보험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새로운 담보를 구성하고 보험료를 낮추는 등 상품 구조자체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2023.07.09 07:01

3분 소요
'암·건강·종신 팔기' 대작전…코드명 '차별화'[보험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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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대부분 보험 하나쯤은 가입합니다. 하지만 내가 가입한 보험상품이 내게 왜 필요한지, 어떤 보장을 ·담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막연히 어렵다는 인식 때문에 알고 싶지 않아하는 것 아닐까요. 어려운 보험을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접근하기 위해 다양한 보험업계 소식과 재테크 정보를 '라이트'하게 전달합니다.올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시행되면서 보험업계가 보장성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보험사들은 4월 들어 기존에 없던, 혹은 기존 상품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등 단순히 보장성보험을 출시하는 수준을 넘어 경쟁력 갖추기에 나섰다. 새 회계기준 하에서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남보다 더 메리트있는 담보를 담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기 때문이다.더하고, 차별화한 보장성보험 '봇물'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은 4월 들어 새로운 담보나 혜택을 더해 차별화를 준 암, 건강, 종신, 어린이보험 등 보장성보험을 잇따라 출시 중이다. 이달 삼성생명은 '장해 50% 보험료 환급특약'을 탑재한 'New스탠다드 종신보험'을 내놨다. 이 상품은 질병 또는 재해로 50% 이상 장해상태가 되는 경우 주계약의 보험료 납입 면제와 함께 약정보험료를 환급해준다. 한화생명은 이달 암진단자금을 업계 최다인 최대 7번까지 받을 수 있는 '시그니처 암보험 3.0'을 출시했다. 또 이상품은 '종합병원 암통원특약'을 신설해 기존 일반병원과 상급종합병원으로만 분리되던 암통원특약을 다양화한 점이 특징이다.메트라이프생명은 이달 업계서 유일하게 110세까지 사망보험금이 체증되는 '(무)모두의 종신보험'을 내놨다. 이 상품의 체증형에 가입하면 매 5년마다 보험가입금액의 10%씩, 최대 110세까지 체증된다. 사실상 종신토록 사망보험금이 체증하는 구조로 40세에 가입하면 최대사망보험금은 가입금액의 230%에 이른다. 종신보험을 상속용으로 가입하는 수요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상품은 물가상승 위험에 대비할 수 있어 안정적이다.연간 본인이 지출한 의료비 총액을 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는 현대해상 '메디컬플러스건강보험'도 주목할 만하다. 이 상품은 본인이 연간 지출한 의료비 중 본인 부담 '급여'총액에 따라 정액 보험금이 지급된다. '유병자 간편고지 상품'과 대비되는 '건강형 간편고지 상품'도 출시됐다.KB손해보험의 'KB 5.10.10 플러스 건강보험'은 고객의 건강등급을 '초우량'에서 '보통 표준체'까지 구분하고, '건강등급'별 위험에 따른 보험료를 차등 적용한다. 최고 건강등급을 받으면 KB손보의 다른 건강종합보험 상품 대비 보험료를 최대 29%까지 낮출 수 있다. 현재 보험업계에는 '유병자 간편고지 상품' 시장이 형성돼 있다. 보험사들이 보험 가입길이 막혔던 유병력자를 대상으로 하나의 시장을 만든 셈이다. 다만 KB손보의 이번 상품 출시로 '건강형 간편고지 상품' 시장도 활성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보장성 판매, 선택 아닌 필수이밖에 기존에 없었던 특정 타깃을 대상으로 한 보장성보험 상품도 출시되는 추세다. 삼성화재는 지난 2월 30대 전용 건강보험 '내돈내삼'을 내놨다.이 상품은 이전까지 부모가 가입해줬던 보험을 30대가 된 자녀가 직접 보험료를 내고 상품에 가입하는 것에서 착안했다. 손해율이 높은 40대 이상 중년, 고령층을 타깃으로 한 건강보험 상품이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이에 현대해상도 2030세대에 특화해 가성비를 높인 '#굿앤굿2030종합보험'을 내놓기도 했다. 이 상품은 암, 뇌, 심장 등 3대질환은 물론, 운전자 관련 보장 및 배상책임 담보 등을 추가한 종합보험이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최근 들어 보장성보험 차별화에 힘을 주는 이유는 올해부터 시행되는 IFRS17 때문이다. IFRS17은 장부상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핵심으로 나중에 돌려줘야 할 저축보험료는 모두 부채로 잡힌다. 이에 보험사들은 지난 몇년간 꾸준히 저축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려왔다. 특히 보장성보험은 팔면 팔수록 보험사의 계약서비스마진(CSM)이 상승한다. CSM은 보험사가 보유한 보험계약들을 토대로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예상이익의 현재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CSM이 높을 수록 보험사의 미래 수익이 안정적이란 얘기다. 보장성보험은 5년, 10년, 20년 등 장기로 보험료를 거두다보니 보험사 입장에서 안정적으로 매출을 확보할 수 있어 CSM을 쌓기 유리한 구조다. 보험사들은 지난 몇년간 IFRS17, 신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앞서 재무건전성 안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제도에 완벽히 적응하지 못하고 있어 CSM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에 보장성보험 차별화에 나서 판매 극대화를 노리고 있는 셈이다.보험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회계제도 때문에 보장성보험 판매비중을 지금보다 20% 이상 높이려는 분위기"라며 "여러 상품들이 쏟아져나오는 가운데 경쟁력이 없으면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하다보니 차별화를 더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2023.04.2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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