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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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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드림타워, 극비수기 1월에 카지노 역대 최고 실적

유통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가 1월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실현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카지노 부문(드림타워 카지노)의 지난 1월 순매출(총매출에서 에이전트 수수료 등을 뺀 금액)이 238억5000만원을 기록했다고 2일 공시했다.지난해 12월 143억4000만원에 비해 66.3% 급증한 것은 물론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해 7월 카지노 순매출(200억9000만원)도 훌쩍 뛰어넘었다. 제주 해외 직항이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 1월(64억9300만원)에 비해서는 267.3% 수직 상승했다.롯데관광개발은 “압도적인 전망과 스케일의 호텔 시설과 최고급 카지노 시설을 갖췄다는 입소문이 확산되면서 직항 노선이 있는 중국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을 중심으로 꾸준하게 재방문이 이어지는 등 VIP 고객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매출 호조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겨울 비수기를 지나 춘절(2월10~17일)특수를 포함해 중국 단체관광객의 본격적인 방문이 시작되는 3월 성수기부터는 더 강한 실적 랠리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실제로 중국의 사드 보복이 있기 전인 2016년 1월 14만명에 수준에 그치던 중국 관광객수는 2월 19만761명, 3월19만9952명, 4월24만,440명에 이어 8월에는 39만3479명까지 수직 상승 추세를 보였다.중국 유커들의 본격 귀환에 맞물려 제주 해외 직항 노선도 완전 정상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지난해 1월 주 20회 수준에 불과하던 제주 해외직항은 1월말 기준 상하이(주 46회), 베이징(주 18회), 항저우(주 16회) 등 중국만 주 110회인 것을 비롯해 대만(주 16회), 일본 오사카(주 7회), 홍콩(주 5회), 싱가포르(주 4회)까지 주 137회(왕복 기준)까지 복원돼 있다. 하지만 중국 단체관광객이 최고 러시를 이루던 2016년 8월(주220편)에 비해서는 아직도 62%대에 머물고 있다. 제주 여행업계는 3월부터는 중국 단체관광의 성수기가 시작되는데다 '솔로지옥 3(넷플릭스)'와 '웰컴 투 삼달리(JTBC)' 등 제주를 배경으로 한 K컨텐츠들이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제주 직항이 있는 국가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올 상반기 중에는 지난 2016년처럼 주 200회 제주 해외직항 시대가 다시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와 관련, 최근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연구원이 중국 난징시 시민(350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86.8%가 제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할 정도로 천혜의 자연환경과 무비자혜택이 있는 제주에 대한 관심도는 여전히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한편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의 지난 1월 테이블 드롭액(카지노 고객이 칩으로 바꾼 금액)의 경우 지난 1월 한 달 1208억2600만원을 기록했고 카지노 이용객수는 2만6245명에 이른다. 이와 함께 호텔 부문(그랜드 하얏트 제주)은 지난 1월 82억6100만원 매출(별도 기준)을 기록했다.2022년 10월 11%에 그치던 외국인 투숙 비중은 제주 해외 직항노선 확대에 힘입어 올 1월에는 59% 까지 늘어나 글로벌 호텔의 면모를 자랑하고 있다.

2024.02.02 09:15

2분 소요
‘큰손’ 돌아온다지만...中경기 침체·사그라든 한류는 ‘변수’

유통

중국이 6년 5개월 만에 한국행 단체관광을 전면 허용하면서 국내 면세점을 비롯해 화장품·패션 등 유통업계가 일제히 환영하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사태 이전 ‘큰손’이던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遊客)이 돌아오면 매출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다만 중국의 경기 침체로 구매력이 줄어든 데다 애국 소비(궈차오) 열풍에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한풀 꺾인 만큼, 대대적인 포트폴리오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애국소비 열풍 등 우려 딛고 반등할까 업계가 기대하는 포인트는 경제효과다. 통상 유커는 객단가가 가장 높은 고객으로 꼽힌다. 유커의 면세점 객단가는 개별 외국 관광객의 3배 이상이다. 업계에선 이들이 귀환하면서 본격적인 수혜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행(한은)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수가 196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0만명에 비하면 10배 가까이 늘게 되는 셈이다. 팬데믹 이전(2019년) 중국인 입국자 수가 연간 약 600만명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중국발 관광 회복은 국내 서비스업 업황 개선에 상당폭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정부의 한국행 단체 관광객 허용에 따라 한은은 하반기에만 중국인 관광객 220만명이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봤다. 다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이전과 같이 유커들의 발길이 이어지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유커의 더딘 회복세는 중국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중국여유(관광)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출국 여행 빅데이터 보고’에 따르면 올해 1~6월 4037만명이 해외여행을 즐겼지만, 마카오 50.9%, 홍콩 26.7%를 차지하면서 순수 해외여행은 800여만 명에 그쳤다.유커의 쇼핑 파워도 예전같지 못하다. 홍콩여행발전국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쇼핑을 위해 홍콩을 방문했다는 응답은 2017~2019년 27%이었지만 지난해 5월 19%로 줄어들었다. 중국은 또 최근 발표된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하고 있다. 성장은 둔화하면서 물가는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하락) 공포까지 커지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중국 단체 관광객이 예전처럼 높은 구매력을 보일 수 있을지다. 과거 중국인들은 높은 품질의 한국산 제품을 선호했다. 면세점이나 로드숍에서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을 한꺼번에 사는 것이 흔했다. 하지만 한국 브랜드 파워가 예전 같지 않다.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바잉파워도 예전과 같을지도 미지수다. 화장품 등 한국 브랜드 파워가 예전보다 낮아진 데다, 중국 내 한류 열풍도 한풀 꺾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국 내수 경기가 부동산 위기로 침체한 것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 정부가 베이징과 산둥성에 한해 유커 방한을 허용한 데 이어 지역별로 단체 관광객을 조금씩 허용하고 있지만 아직 영업현장에선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눈에 띌 정도로 체감되고 있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중국의 젊은 층이자, 핵심 소비층으로 떠오른 MZ(밀레니얼+Z)세대 역시 자국중심주의 성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MZ세대들은 “자국 제품과 문화에 자부심이 높고 신생 브랜드에도 개방적”이라며 “최근 미‧중 갈등 등으로 중국 기업과 상품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진 영향도 있다”고 해석했다. 중국 경제 상황도 침체되고 있다. 블룸버그 추산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정부·기업·가계) 비율은 281.5%까지 상승했다. 소비 부진과 물가 하락도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7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2.5% 증가에 그치며 시장 전망치(4%)를 밑돌았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0.3% 하락하며 29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차이나 리스크’ 최소화…포트폴리오 수정 필요” 전문가들은 달라진 유커 소비 활성화를 위해 국내 기업들이 대처할 방향으로 맞춤형 상품 개발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해야한다고 조언한다. 국내 소비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 방안 마련도 제안했다. 우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침체와 디플레이션 우려 등 불안한 경기 상황으로 중국의 소비심리는 여전히 냉각돼 있다”며 “해외여행 수요가 단기간에 크게 늘어난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중국이 한국행 단체 관광을 허용한 것은 굉장히 고무적인 일임에는 틀림 없다”면서도 “하지만 중국인들의 구매력이 이전보다 떨어졌기 때문에 매출이 사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간 중국 시장에 치우쳐있던 매출 비중을 줄이고 차이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전략 마련에 적극으로 나서야한다”고 했다.

2023.09.04 09:00

3분 소요
제주도 관광객 수 코로나19 발발 전 수준 회복 ‘눈앞’

유통

국제 항공노선이 재개된 가운데서도 제주도에 관광 수요가 여전히 몰리고 있다. 여름 휴가철이 끝나고 가을 문턱으로 들어서고 있는 시기에도 제주를 찾는 여행 행렬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제주관광협회 집계에 따르면 여름 휴가철인 7~8월에 약 250만명이 제주도를 찾았다. 7월 관광객 수는 126만3300여명, 8월 관광객 수는 127만9600여명에 이른다. 하루에만 평균 4만1000여명이 방문한 것이다. 8월 기준 지난해 8월(97만4200여명)보다 30% 넘게 증가했다. 관광객의 대부분은 내국인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제주에 가면 힐링할 수 있다’는 생각이 퍼진 것으로 보인다. 이 덕에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 수는 2020년 1023만6400여명에서 지난해 1200만명을 넘었다. 가을로 접어든 이 시기에도 제주도를 찾는 여행객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흐름대로라면 올해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 수는 13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3년여만에 코로나19 대유행 전 규모를 회복하는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발발하기 직전인 2019년에 제주 관광객 수는 내국인만 1356만여명이었다. 빅데이터 전문기업 ‘TDI 제주’가 가을의 문턱 9월에 관광객들이 제주도 여행지 중 어디를 많이 찾아갔는지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9월 1~22일 제주도 관광지 차량도착수를 분석한 결과 곽지해수욕장(74만여대), 광치기해수욕장(6만7000여대), 중문색달해수욕장(6만3000여대), 중문관광단지(5만5000여대), 성산일출봉(1만6000여대), 우도(1만2000여대)가 꼽혔다. 박정식 기자 tango@edaily.co.kr

2022.09.24 10:00

1분 소요
[제주포럼 2015에 참석한 존 하워드 전 호주 총리] “양자협력보다 다자협력 필요”

산업 일반

‘역대 두 번째 최장(最長) 총리’. 존 하워드(76) 전 호주 총리를 칭하는 말이다. 자유당 총수를 지낸 하워드 전 총리는 다수당이 총리를 배출하는 규정에 따라 1996년 총리직을 처음맡은 이후 2007년 자리에서 물러날 때까지 네 번 연임에 성공한 인물이다.18년간 집권한 로버트 멘지스 전 총리에 이어 호주 역사상 두번째 장수 총리가 됐다. 정계를 떠난 지 10여년이 흘렀지만 그는 여전히 호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총리로 불린다. 호주 시장조사 업체 에센셜리서치가 지난 3월 1000여명의 유권자를 상대로 ‘최고의 연방 총리(The best prime minister)’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하워드 전 총리가 무려 34% 지지도로 1위를 차지한 것. 노동당의 봅 호크 전 총리(1983~1991년)가 15%, 노동당의 고프 휘틀럼전 총리(1972~1975년)가 13%로 그 뒤를 이었다. 이와 달리 20개월째 총리직을 수행하고 있는 토니 애봇 총리를 지목한 응답자는 단 2%에 불과했다.세월이 지나도 국민에게 사랑받는 비결을 묻는 질문에 백발의 노장은 눈썹을 살짝 씰룩이며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을 아꼈다.호주 정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하워드 전 총리가 제주포럼 참석 차 5월 20일 제주 서귀포시를 찾았다. 그는 한반도와 아시아, 글로벌 현안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논하는 개회식 기조연설에서 “중국의 부상은 경제적으로 전 세계인에게 이익이며, 미국이 이 지역에서 존재감을 갖는 것 역시 한국·일본·호주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중 간 갈등은 결코 필연적이지 않으며 심화될 것이라고 보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호주와 동북아시아의 경제 발전을 위해 각국이 어떤 식으로 협력해야 하나?“양자협력은 물론 다자간 협력이 필요하다. 호주는 한·중·일과 모두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다. 그러나 이는 양자간 협력이지 다자간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동북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가 양자협력에 좀 더 무게를 두는 까닭은 그만큼 다자간 협력이 약화됐다는 방증으로 보인다.”재임 시절부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인도네시아의 경우엔 양자간 협력이 강화된 사례가 아닌가?“인도네시아는 호주와 가장 근접한 주요국 중 하나다. 두 나라는 문화적인 배경이 매우 다름에도 공동의 목표를 찾아 협력했다. 갈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전략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중·일과의 관계는 그보다 더욱 격렬하다고 본다. 그러나 양자간 협력이 결국은 여러 나라와의 관계를 지속하는 다자협력 방안의 일환이라고 본다. 나는 호주가 다자간 협력하에서 좋은 파트너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정상회담 등에 참가하길 바란다.”존 하워드 전 총리가 장기 집권에 성공한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성공적인 경제 정책이다. 그가 집권한 이후 호주 경제는 연평균 4%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고, 실업률은 3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런 그는 대대적인 반전(反戰) 여론에도 2000여명의 군대를 이라크 전쟁에 보내기로 했을 때 국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악화된 여론 탓에 2004년 총선 당시 박빙일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그가 압승을 거둔 이유도 결국에는 호주를 경제 부국으로 이끈 공이 컸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2000년대 들어 호주 부동산과 증권시장이 활황을 띠며 성장을 거듭해나갔고,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굳건한 모습을 보였다.당시 호주 경제의 성장을 주도한 저력은 무엇이었나?“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을 제공했다. 정부가 나서 투자자들에게 미래에 대한 확신을 주자 그들 역시 과감한 경제 활동을 이어나갔다. 산업·경제 부문에서 세금 체제를 재편하는 등 적극적인 개혁을 추진했다. 또한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정책을 아시아 지역에 적용해 성공을 거뒀다.”대내외적인 악재에도 호주는 광활한 영토와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한 경제 성장국이다. 특히 이민자 유입에 따른 인구증가, 도시화 현상 심화 그리고 노후화된 인프라 대체 수요로 인프라 투자가 활발한 편이다. 교통 기반시설(도로·철도·항구·공항)의 경우 호주 정부는 현재 물동량이 2030년 경 두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광객수와 대중교통량은 각각 3배,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주도의 사업 프로젝트도 지속적으로 추진된다. 호주 정부에 따르면 향후 5년간 도로·철도·항구·공항 인프라 건설에만 정부 예산 500억 호주달러(약 43조2000억원)가 투입될 예정이다.당신이 기틀을 다진 경제성장 정책이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라고 보나?“내가 집권하는 동안 적용된 개혁 정책과 이전 정부에서 추진하던 정책이 융합돼 좋은 결과를 낳았다. 내가 정계를 떠날 때 국가 부채가 별로 없어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타격이 적었다. 호주 경제 발전은 단순히 내부 정책이 좋았기 때문만은 아니다.또 하나는 동북아시아, 즉 한·중·일로의 수출력이 지속적으로 유지된 덕분에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소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본다.”구체적으로 말하자면?“철광석을 비롯해 주요 생산 자원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이는 정부 예산에 타격을 줘 역풍을 맞았다. 그럼에도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비교적 양호한 상태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앞으로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 과거 개혁으로 빚어낸 이익이 결국엔 소진될 것이고, 앞으로 또 새로운 개혁이 필요하다. 이는 호주가 직면한 국가적 과제이기도 하다.”한국은 현재 후발국의 거센 추격, 저성장의 고착화, 연금·복지와 관련한 재정문제가 심각하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여러나라가 처한 현실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해법은?“위기를 맞은 국가의 공통점 중 하나는 인구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단 점이다. 인도·중국 등 몇몇 국가들이 인구 과잉을 우려하는 반면 또 많은 국가들은 저출산과 고령화를 걱정하는 상황이다. 이런 현상에서 비롯되는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안전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예를 들어 효과적인 공공 연금제도를 마련하고, 사람들에게 은퇴 후를 대비하도록 장려할 필요가 있다.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직면한 문제이고, 호주의 상황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2015.05.24 00:37

4분 소요
Stock - 중국인+정책 두 날개로 날다

증권 일반

여행사·호텔주 한달 새 10% 넘게 올라 … 하반기 실적도 장밋빛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6월 외국인 입국자는 전년 동월 대비 11.9% 증가한 105만9000명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인 입국자는 약 4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만명)보다 70% 넘게 늘었다. 해외 여행을 떠나는 내국인 수도 6월 110만9723명으로 지난해(105만3658명) 동월 대비 5.3% 늘었다.국내외 여행객이 늘면서 여행·레저 관련주가 들썩인다. 여행업체인 모두투어의 주가는 6월 말부터 7월 23일 사이에 16.5% 올랐다. 하나투어 주가도 13.3% 상승했다. 호텔신라는 객실을 리모델링 하느라 영업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면세점 수입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가 14% 올랐다.이선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외 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여행·레저 관련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졌다”며 “하반기에도 국내외 여행객 수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전체 외국인 입국자 예상치를 전년 대비 15.6% 증가한 1132만명으로 전망했다.화장품 코스맥스 주가 23% 올라관광·레저주는 올 들어 엔화 약세로 일본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부진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한국에 온 일본인 관광객은 20만2000명으로 2011년 2월 이후 2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분기 여행 수지는 20억441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1년 9개월만에 가장 큰 규모의 적자를 냈다. 그러나 일본인 관광객의 빈자리를 중국인 관광객이 채우면서 관련주가 다시 반등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전체 외국인 입국자의 40%를 차지한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레저·엔터테인먼트 업종지수인 ‘KRX레저’는 7월 23일 현재 한 달 사이 3%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2%)보다 높다. KRX레저는 여행·카지노·레저용품·영화제작 등 부문의 1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인 GKL과 파라다이스 주가는 올 들어 각각 3.4%, 7.7% 상승했다. 중국인·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구입하는 화장품 주도 오름세다. 화장품을 만드는 코스맥스는 6월 이후 23% 올랐다. 화장품 브랜드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 주가도 같은 기간 10.4% 상승했다.배석준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여행업계가 성수기인 점도 주가에 긍정적 요인”이라면서 “상반기 내내 불황이었는데도 출국자 수도 많은 편이어서 면세점과 여행사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7%와 2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중국·일본인 관광객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우승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 인구에 비하면 아직도 중국은 해외 여행에 나서는 인구 비율이 낮은 편”이라며 “중국 정부의 소비 진작 정책에 힘입어 중국인의 해외 여행이 늘고 있어 한국을 찾는 중국인도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5개월 연속 줄어든 일본인 입국자도 6월 21만7153명으로 올해 1월(20만6474명)보다 소폭 늘었다. 이 연구원은 “엔화 약세 흐름이 약해지면서 하반기부터는 일본인 관광객도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카지노·레저주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 덕도 봤다. 정부가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관련 정책을 내놓으며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중국과 동남아 관광객의 복수비자 발급 대상과 유효기간 확대, 외국인 관광객의 호텔 숙박요금에 포함된 부가가치세 사후 환급, 국제 크루즈에 외국인 카지노 도입 등이다.이와 함께 정부는 2017년까지 외국인 관광객을 1600만명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의 관광 산업 육성 방안은 특히 외국인 입국자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면세점·카지노·여행사가 수혜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GKL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9% 가량 늘어난 1700억원, 파라다이스는 40% 가량 늘어난 1200억원대로 예상했다.특히 제주도를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수가 크게 늘면서 호텔신라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본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제주도 관광 중국인은 173만5000여명으로 전년 대비 60% 늘어날 전망이다. 최진웅 대신증권 연구원은 “제주도는 무비자 입국 허용과 출입국 심사 간소화,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등 외국인 방문객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제주도 면세점을 보유한 호텔신라가 최대 수혜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호텔신라 전체 매출액 중 제주도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7%에서 올해 13%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초 4만3950원이던 호텔신라 주가는 7월까지 56% 올랐다. 최근 삼성증권은 호텔신라의 목표주가를 종전 7만2000원에서 39% 상향한 10만원으로 올렸다.호텔신라 최대 수혜주여름 휴가철이 끝나도 호재가 남았다. 9월 긴 추석 연휴로 해외여행을 떠나는 내국인이 늘면서 장기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여행사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선애 연구원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9월 상품 예약 증가율이 각각 140%, 96%”라며 “올해 추석은 5일에서 최대 9일의 연휴로 이어지기 때문에 장거리 여행 상품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저비용 항공사 덕에 좀 더 저렴한 가격에 패키지 상품을 구성하거나 전세기를 운항할 운신의 폭도 넓어졌다”고 덧붙였다.이처럼 관광·레저 관련주에 호재가 많다. 그러나 산업 동향이 좋다고 목표주가를 너무 높게 잡는 건 위험하다. 예컨대 항공 업종은 여행객 증가에도 부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 문제와 엔화 약세 등으로 일본 노선의 영업이익률이 줄었다.아시아나항공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추락사고도 겹쳤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6월 말부터 7월 23일까지 3.9% 하락했다. 대한항공도 같은 기간 3% 떨어졌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일본 노선 부진에다 외국계 항공사와의 경쟁으로 운임을 내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13.07.31 15:36

4분 소요
CEO - 싱가포르 거쳐 상하이 노린다

CEO

美 스무디킹 본사 인수 계기 글로벌 시장 공략…미국 남부에 매장 1500개 추가 스무디즈코리아가 미국 본사 인수 이후 첫 해외 점포를 열었다. 스무디즈코리아는 2012년 12월 12일 낮 12시, 싱가포르의 가장 큰 번화가인 ‘오차드로드’에 위치한 쇼핑몰 센터포인트 1층에 스무디킹 싱가포르 1호점을 오픈했다. 스무디즈코리아의 싱가포르 진출은 글로벌 경영전략의 첫 결실로 7월 미국 본사 인수 이후 5개월 만에 이뤄낸 것이다.스무디킹 싱가포르 1호점이 있는 오차드 로드는 대형 쇼핑몰, 레스토랑, 호텔이 몰린 황금상권으로 꼽히는 곳이다. 특히 센터포인트 쇼핑몰은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쇼핑객의 필수 코스다.스무디즈코리아가 미국 본사 인수 후 첫 해외 진출지로 싱가포르를 선택한 이유는 싱가포르가 아시아의 소비·유통 트렌드를 주도하는 관광·쇼핑 명소이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연간 외국인 관광객수만 1000만명으로, 1년 관광수입이 180억 달러에 달한다. 아시아의 관광·쇼핑 메카인 싱가포르야말로 스무디즈코리아의 향후 아시아시장 확대를 위한 허브 기능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스무디는 원래 1973년 간호사 출신인 미국의 스티브 쿠노(65)가 개발한 기능성 과일음료다. 그는 이 음료에 ‘스무디킹’이란 브랜드를 달아 뉴올리안즈, 마이애미 등 미국 남부를 중심으로 40년 이상 키워 전 세계에 700여개의 매장을 두었다. 그런데 2012년 7월 7일 한국 가맹사업자격인 스무디즈코리아가 스무디킹 미국 본사를 인수하는 이변이 일어났다.한국 프랜차이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이 사건의 단초는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9년 7월 초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즈의 스무디킹 본사에서는 가맹점주들의 연례 모임인 ‘글로벌 가맹점주 콘퍼런스’가 열리고 있었다. 김성완(42) 스무디즈코리아 사장은 스무디킹 창업자 스티브 쿠노 회장의 눈치를 살피다 그에게 두 장짜리 메모지를 건넸다.메모지에는 스무디킹 본사의 개략적인 재무구조와 인수 희망금액(2500만 달러) 등이 적혀 있었다. 쿠노 회장은 잠시 놀라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웃음 띤 얼굴로 대답했다. “이런 제안을 해줘서 고맙고, 스무디킹 브랜드를 이렇게 사랑해줘서 더욱 고맙다. 만약 내가 브랜드를 팔게 될 때가 오면 당신을 1순위로 기억하겠다.”싱가포르 찾는 관광객 필수 코스에 입점갑작스런 제안에 쿠노 회장이 화를 낼까봐 조마조마했던 김 사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후 쿠노 회장을 만날 때마다 인수의사를 밝혔다. 3년에 걸친 집념이 열매를 맺은 것이다. 스무디즈코리아는 5000만 달러(약 571억원)에 스무디킹 지분 100%를 사들였다. 이를 위해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와 국민연금이 출자한 ‘스탠다드차타드 사모펀드(SCPE)’로부터 58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SCPE는 스무디즈코리아 지분 40%를 갖게 됐다. 김성완 사장은 7월 13일 뉴올리언즈 본사에서 스무디킹 대표에 취임했다.그가 스무디를 접한 건 미국 보스턴대에서 유학 생활을 할 때였다. 당시 미국 생활에 적응이 안 돼 하루에 담배를 두 갑씩 피우고 제때 식사를 하지 못하는 등 불규칙한 생활 습관이 몸에 배어있었다. 그때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즐겨 마시던 게 바로 스무디였다.UC어바인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마치고 1999년 귀국한 그는 아버지 김효조 회장이 경영하는 경인전자의 이사를 맡았다. 그러나 그의 머리 속엔 미국에서 접했던 스무디가 생생하게 남아있었다. 가업을 이어 정통 제조업체에 몸 담고 있었지만 마음은 서비스업을 떠나지 않았다.“2000년대 초 정보기술(IT) 업체들의 버블 붕괴를 목격했죠. 연일 상한가를 찍던 기업이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반대로 수십년간 흔들리지 않는 맥도날드와 스타벅스의 힘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세계적인 전자회사들도 부침이 심하지만 외식 산업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번 브랜드를 잘 만들어놓으면 제조업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고용 창출 효과도 뛰어납니다. 외식 등 서비스업은 경영자 역량에 따라 브랜드를 급속히 키울 수 있다고도 생각했죠.”2003년 드디어 스무디킹의 한국 사업권을 따냈다. 그렇게도 원하던 서비스업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초기 5년간은 적자를 면치 못했죠. 스무디킹 초기 매장은 주로 서울 강남역, 명동, 홍대앞, 신촌 등 황금 상권에 있었어요. 점포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비쌌죠. 그럼에도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직원들과 제 꿈을 공유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끊임없이 소통하며 반드시 성공한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습니다.”경영상황이 안정권에 접어들면서 김 대표는 본사 인수라는 히든카드를 마음속에 숨겨놓았다. “30대 후반부터 ‘200여명의 직원들과 공유할 수 있는 비전이 무엇일까’ 하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면서도 불평 한 마디 없는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당시 내린 결론이 ‘글로벌 브랜드의 오너’가 되는 것이었어요. 그때부터 쿠노 회장에게 브랜드를 사고 싶다고 했죠. 이 제안을 받아주지 않으면 글로벌 브랜드를 직접 만들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드디어 쿠노 회장이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2011년의 일이다.“2011년 가을부터 본사 인수 건이 가시화됐습니다. 쿠노 회장이 먼저 연락을 해서 보자고 했죠. 미국에 갔더니 ‘아직도 관심이 있느냐’고 물었고, 재무제표를 주면서 구체적으로 얘기해 보라고 했습니다. 그때부터 인수 작업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겁니다. 인수를 기정사실화하고 글로벌 오너가 되기 위해 어느 시장으로 발을 넓혀야 하는지를 많이 생각했습니다.”2017년까지 글로벌 점포망 2000개로 확대김 사장에게 남은 과제는 스무디킹을 강력한 글로벌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키우는 일이다. 그동안 스무디킹 매장은 미국과 한국에만 집중돼 있어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게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김 대표는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2013년에는 중국 상하이에 직접 진출 방식으로 들어갈 계획”이라며 “미국도 남부에만 매장을 1500개 정도 더 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로리다와 텍사스 주에 집중 출점한 뒤에 동부와 서부지역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2017년까지 2000여개 글로벌 점포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젊은 프랜차이즈 기업가의 꿈은 당차다. “지금처럼 한류 열풍이 불고 있을 때 글로벌 브랜드를 들고 세계시장으로 달려나가야 합니다. 7월 13일 스무디킹 본사 대표 취임사에서 ‘10년 내 스무디킹을 글로벌 넘버원 과일음료 브랜드로 키워내겠다’고 미국 가맹점주들에게 약속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과일음료 하면 스무디킹을 떠올리는 날이 오도록 온 몸을 던질 각오입니다.”

2013.01.0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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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 제주에 건강한 바람이 분다

헬스케어

2018년까지 47만평 부지에 첨단 헬스케어타운 조성…글로벌 휴양 인프라로 개발 이른바 ‘힐링(Healing)’ 전성시대다. 몸이나 마음의 치유를 뜻하는 이 단어는 올해 국내 각계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힐링을 주제로 한 TV 토크쇼가 공감대를 형성했는가 하면, 모 오디션 프로그램의 우승자가 부른 ‘힐링이 필요해’라는 곡도 인기다.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을 원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방증이다. 이들은 주로 자연에서 휴식을 취하고 삶을 재충전하기를 원한다. 자연휴양림과 템플스테이 등 자연을 활용한 힐링 상품이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최근 ‘건축학개론’ 등의 영화와 여러 드라마를 통해 주거지와 관광지로서 위상이 한층 높아진 제주는 자연 속의 힐링 명소로도 꼽을 만하다. 얼마 전 제주도 일주코스가 완성된 제주 올레길은 걷기 열풍 속에 자연 속 휴식 공간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동북아 의료휴양 중심지로 조성사실 힐링 개념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힐링의 필수요소라 할 수 있는 건강에 대한 대중적 관심과, 이를 상품가치화하고 브랜드화하려는 노력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이런 움직임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경제 불황과 고령화 사회가 지구촌 전체의 문제로 떠오른 시점에서 각국은 건강증진 활동을 관광사업과 연계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제주도는 국제적인 관광지로 천혜의 자연경관을 보유한 이점이 있다. 여기에 글로벌 의료인프라를 갖춘다면 국제자유도시라는 명성에 맞는 정주 여건을 확보하는 동시에 동북아 지역에서 의료·건강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급부상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같은 전망으로 시작된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은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조성하기 위한 6대 핵심프로젝트 사업 중 하나다.제주헬스케어타운은 우리나라의 우수한 의료기술과 제주 천혜의 자연환경을 연계해 의료와 휴양을 한곳에서 받을 수 있는 글로벌 의료복합단지를 지향한다.국토해양부 산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관계자는 “제주헬스케어타운이 완성되면 1조8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4400억원의 소득 유발 효과, 2만여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제주 천혜의 자연이 이제 개인의 삶을 치유하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 경제도 ‘힐링’하는 매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제주헬스케어타운이 개인의 건강과 휴양을 챙길 뿐 아니라 동시에 국가 성장에도 기여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간 중국과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의 아시아 국가들도 이 프로젝트의 산업적 가치와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며 참여방안을 모색해왔다.그중 가장 활발하게 참여 의사를 밝혀온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 국영기업인 녹지그룹과 JDC는 10월 30일 제주 서귀포시 사업부지에서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건축공사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참석한 장옥량 녹지그룹 회장은 “이번 사업으로 한·중 기업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새로운 성공 신화를 창조하겠다”며 “제주도 대자연의 품에 안긴 고급 의료휴양시설과 함께 제주 현지의 풍부한 자연경관, 인문적 특색을 충분히 반영하고 유럽풍의 트렌드를 접목한 완성도 높은 헬스케어타운을 조성하겠다”고 사업 방향을 설명했다.JDC와 약 1조원 규모의 제주헬스케어타운 투자계약을 체결한 녹지그룹은 중국 상하이에 본부를 둔 국유 부동산 개발기업이다. 2011년에 중국 내 전체 기업 가운데 87위 규모였고 올해 세계 500대 기업에 진입한 세계적 기업이다. 녹지그룹은 첫 해외 투자 프로젝트인 이번 제주헬스케어타운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또한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헬스케어와 휴양관광 사업에 성공하겠다는 자신감 또한 내비치고 있다.중국 기업과 3단계로 시설 개발 진행녹지그룹은 1단계 사업으로 타운 내 휴양 콘도미니엄 시설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어 2단계로 웰니스몰, 웰빙푸드존, 힐링가든 등의 시설 사업을 추진하고, 3단계로 텔라소 리조텔, 의료 연구개발(R&D) 센터, 안티에이징 센터 등의 시설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JDC 관계자는 “제주는 널리 알려진 대로 유네스코 3관왕(세계 자연유산, 세계 지질공원, 생물권 보전지역 및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등을 통해 인정받은 세계적 관광지”라며 “해마다 국내외 관광객수도 증가해 작년엔 약 870만명이 제주를 방문했고 올해는 방문자수가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중 외국인 관광객은 약 100만명으로, 무비자 혜택에 중국인 관광객 등의 방문 횟수가 급증하고 있어 앞으로 의료·휴양 관광객 유치에 호기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이 관계자는 “제주도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자연과 섬 고유의 문화 외에도 중국, 일본, 그외 동남아 지역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점이 있고 특별자치도로서 제도적 인센티브를 확보하는 등 성장 잠재력도 크다”면서 “올레길과 같은 특색 있는 힐링 상품을 개발해 얻은 성과와 함께 제주헬스케어타운과 같은 글로벌 의료휴양 인프라 조성으로 (제주를) 의료와 건강 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2012.12.1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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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한류’를 위하여

산업 일반

얼마 전, 대한민국을 방문한 외국인이 1000만 명을 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1000만 관광객 유치까지 여러 요인과 노력이 작용했겠지만 이렇게 많은 관광객이 한국을 찾게 된데에는 아마 K-팝(POP)과 한국 드라마의 힘이 가장 컸을 것이다.K-POP을 포함한 여러 장르의 공연들은 이제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꼭 한번은 즐기고 싶어하는 대한민국의 관광 콘텐트로 자리매김했다. 지극히 한국적인 것부터 퓨전, 정통 서양의 클래식까지 거의 모든 장르의 공연을 대한민국에서 즐길 수 있다.가수 싸이와 아이돌 그룹들이 이미 최정상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지금, K-POP에 이어 한류 열풍을 이어나가고 있는 또 하나의 장르가 있다. 바로 클래식이다.사실 ‘한류’라는 단어가 존재하기 전부터, 지휘자 정명훈이나 소프라노 조수미, 첼리스트 장한나와 같은 한국의 인재들은 이미 자신의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었고 최근 몇 년간 피아니스트 손열음, 백건우,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강 과 같은 젊은 신예들이 세계 유수의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전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덕분에 전 세계 클래식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한국이 관심의 대상이 되었고 클래식 인구가 많은 일본에서는 벌써 공연 관람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클래식 관광상품’이 출시됐다고 한다.K-POP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 관광 붐을 일으킨 것처럼 클래식도 한국 방문객 유치를 위한 훌륭한 마케팅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나 스위스 루체른 음악 페스티벌은 1년에 한번 한 달 동안 열리지만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수는 10만명이 넘는다. 실제로 루체른은 인구 7만의 작은 도시지만 문화관광 기반시설을 확충하며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문화도시 마케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8월에 열리는 국제 음악 축제 이외에도 정기적으로 소규모 음악회를 개최해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에서는 이렇다 할 클래식 음악 축제가 없는 상황에서 한국인 클래식 음악가들의 인기와 관심을 배경으로 대한민국에서 세계적인 규모의 클래식 음악 페스티벌을 개최해 보는 것은 어떨까.아직까지 한국 클래식 음악 시장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지 않고 국내에 클래식 애호가의 숫자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국내 공연 관객이 많이 늘어나고 있지만 내수시장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금 막 시작되려고 하는 ‘클래식 한류’를 이어가려면 한국 아티스트에 관심 있는 클래식 애호가들이 대한민국을 방문하고, 이들을 위한 국내 클래식 공연 활성화가 필요해 보인다.클래식 한류와 국내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물론 우리 국민의 관심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 아티스트들이 아무리 해외에서 명성을 얻는다고 해도 한국에서 그들의 음악을 즐기는 사람이 많지 않다면 한류를 논하는 자체가 의미없는 일이 될 것이다. 가끔 해외에서 먼저 한국 연주자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문의해와도 관련 영문자료나 데이터 베이스가 마련돼 있지 않아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못하는 경우가 아직도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모임이 많은 연말연시, 지금까지 술 마시며 수다 떨던 송년회를 벗어나 순수 문화 예술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이왕이면 한국 아티스트가 연주하는 클래식음악으로.

2012.12.12 16:06

2분 소요
월드컵 희비… 호텔 울고, 건설 웃고

산업 일반

일러스트 이정권 5조4천억원의 부가가치와 35만6천명의 고용 창출-. 지난해 5월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 대회의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 내용이다. 경기장과 도로 등을 짓는 데 들어간 2조4천억원, 36만명에 이를 관광객이 쓸 돈 7천억원, 대회 준비와 참가팀의 숙식비 등에서 나올 4천억원…. 이런 투자과 소비 지출을 모두 더하면 2000년 국내총생산(GDP)의 1% 정도인 5조4천억원의 부가가치와 35만6천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KDI의 보고서가 아니더라도 월드컵은 꿈틀대는 국내 경기를 살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 심리가 널리 퍼져 있다. 예컨대 ‘월드컵 효과’ 덕에 소비가 늘면 경기가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것. 구체적으론 ‘소비 증가→국민소득 증가→기업 이익 증가→투자 증가→생산 증가→국민소득 증가’식의 선순환이 일어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반면 월드컵 경제 특수(特需)는 환상일 뿐이란 주장도 만만치 않다. 기본적으로 월드컵이란 스포츠 이벤트가 경제 회복에 큰 도움을 줄 것이란 지나친 기대가 문제라는 것. 몇몇 대기업의 주머니를 채워줄지는 몰라도 지역 경제나 보통 사람들에게 돌아갈 혜택은 많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사실 지난 30년간 월드컵 개최국을 조사한 결과 대회를 치른 해의 경제성장률이 평균 1% 뒷걸음질쳤다. 지난 94년 월드컵을 개최했던 미국의 경우 경기가 열린 9개 도시 가운데 6개가 성장률이 떨어졌고, 40억 달러의 손해를 봤다. 98년 대회를 열었던 프랑스의 경우에는 월드컵이 끝난 뒤 관광객이 늘지 않았다. 대회를 코앞에 둔 우리도 이런 전철을 밟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당장 월드컵 특수가 실종됐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떠돌고 있다.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지난 몇 년간 제품 개발에 매달렸던 중소 기업들은 물건이 잘 팔리지 않아 울상이다. 호텔 해약이 잇따르는데다 관광객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라 관광업계도 우울하긴 마찬가지다. ▶ 월드컵 경제특수 기대 밖=중소기업들은 월드컵 특수에 ‘혹시나’ 하며 기대를 걸었지만 ‘역시나’라며 실망하는 모습이다. 18K 축구공 반지를 만드는 A사는 월드컵 특수의 미련을 벌써 버렸다. 당초 라이선스를 포기했던 A사측은 “월드컵 기간 동안 2천만원의 매출 목표를 세웠지만 얼마나 팔릴지 자신할 수 없다”고 푸념을 늘어놨다. 월드컵 공식 엠블럼을 쓰면서 지난 1년 6개월 동안 카탈로그·메일 등으로 발버둥을 쳤던 팬시제품업체 B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내수 매출만 1백억원을 기대했지만 현재 40억원에 그쳐 맥이 빠진 상태다. 중기청의 조사 결과 월드컵 상품 전시·판매장의 매출은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제주공항을 비롯 7곳에 2백여 품목, 1천여 제품을 깔았지만, 4월 말 현재 2억9천5백만원어치밖에 팔리지 않았다. 호텔업계도 ‘빈방’을 어떻게 채워야할지 고민 중이다. 특히 몇몇 호텔은 월드컵 티켓 판매와 국제축구연맹(FIFA) 호텔 예약 대행사인 영국 바이롬사가 예약을 취소하면서 특수는커녕 평년 장사도 못하고 있다. 바이롬사는 지난 4월에만 모두 7차례나 해약하는 등 당초 물량의 70.7%를 물렸다. 호텔 롯데의 경우 월드컵 기간 동안 예약률이 45%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 92년부터 지난해까지 6월 평균 판매율이 82%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수준이다. 그랜드 힐튼 호텔도 가까스로 60%를 넘긴 상태다. 그나마 호텔신라·하얏트·인터컨티넨탈 등은 한숨을 돌리고 있다. 호텔신라는 VIP 지정 숙소이고, 하얏트에는 FIFA 대회본부가 마련된다. 또 힐튼에서는 대회 기간 중 FIFA 총회가 열리고, 그랜드힐튼에는 심판진이 머문다. 36만명이 넘을 거라던 관광객 수도 기대에 못미칠 전망이다. 특히 당초 10만명을 웃돌 것이라던 중국 관광객수 가 4만∼5만명에 그칠 걸로 보고 있다. 월드컵 상품 가격이 중국 현지 노동자 1년 연봉에 맞먹는데다 불법 체류 등의 문제로 한국행 비자를 받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지난번 한·중 축구 평가전에서도 중국 관광객 수는 10분의 1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월드컵 입장권 판매도 부진하다. 월드컵조직위원회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열리는 월드컵 경기의 좌석 수는 1백42만여매다. 이 가운데 외국인에게 팔려던 입장권은 70만매지만 지난 4월 말까지 32만장 정도만 나갔다.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인이 1인당 2.5 경기를 본다고 가정하면 외국인 관람객 수는 12만6천명선에 그친다는 계산이다. 이렇게 되면 KDI가 내다봤던 관광 수입(7천억원)은 절반으로 뚝 떨어질 전망이다. 월드컵이 끝난 뒤 경기장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벌써부터 걱정이다. 프랑스의 경우 98년 월드컵 때 경기장 1개만 새로 지었지만 국내 리그 관중이 2만명을 밑도는 우리의 경우 10개나 더 만들었다.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월드컵 특수는 이미 물 건너간 것으로 보고, 경기장 등을 어떻게 쓰는 게 바람직할지 보고서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 반짝 특수도 희비 엇갈려=월드컵 특수가 실종됐다는 푸념 속에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곳도 없진 않다. 먼저 가장 큰 수혜자는 아무래도 건설업계다. 경기장과 도로 등의 건설 수요가 크게 늘면서 외환위기 뒤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던 건설업계가 도약의 계기를 잡은 것. KDI에 따르면 건설 부문 지출 규모만도 2조3천8백82억원(2000년 현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해 5.8% 증가한 건설 투자는 올 상반기 6.1%, 하반기 5.6% 정도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산업연구원도 건설 투자는 10년간 평균 4.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항공·전자·제지업계 등도 월드컵 바람을 타고 있다. 월드컵 공식 후원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각국의 방송 장비와 행사 용품 등을 나르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대한항공관계자는 “월드컵 관련 국내 항공 화물량 2천톤 가운데 대한항공이 8백톤가량을 실어 나를 전망이어서 2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걸고 본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도 6월 예약률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 모든 노선이 90%를 넘어섰다. 유럽과 동남아 노선 예약이 이미 99% 끝난 데 이어 중국과 오세아니아도 97%, 일본 90%의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도 미주·동남아·중국·유럽 등 대부분 노선 모두 좌석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대회 개막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4월 말부터 벽걸이 TV인 PDP TV와 프로젝션 TV 등의 대형 TV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생생한 장면을 안방에서 즐기려는 사람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경우 올 들어 지난 5월15일까지의 PDP TV 판매량이 6천4백대로 지난 한 해 판매량(4천대)을 훌쩍 넘겼다. 또 에어컨 판매량도 각사마다 30∼60%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선거 특수까지 맞아 신바람이 난 제지업계도 올 1분기 실적이 5∼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렌터카업계도 기업들과 대회 관계자들의 수요가 폭주하면서 6월 말까지 예약이 사실상 끝났다. 반면 홈쇼핑·게임업체 등은 월드컵이 야속하기만 하다. 월드컵 기간에 사람들의 관심이 TV중계로 쏠려 매출이 떨어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LG홈쇼핑의 경우 지난 4월27일 한·중 평가전이 열린 날 매출이 10% 가까이 떨어졌다. 한 온라인 게임업체의 게임 접속률도 한·중 평가전 15%, 지난 5월16일 스코틀랜드와의 경기 때 13%나 줄었다. 오프라인 광고업계가 월드컵 특수를 만끽하는 반면 온라인 광고업계는 별다른 재미를 못보고 있다. 온라인 광고 대행사와 인터넷 광고업체들은 월드컵 특수 바람이 감지되지 않자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다수 오프라인 광고 대행사들이 올 초부터 월드컵 전담반을 구성해 KT·현대자동차·코카콜라 등 월드컵 파트너들의 광고를 대거 제작하면서 수익을 올리는 것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 무형의 이익이 더 중요?=월드컵 특수가 실종됐고, 그나마도 산업·기업별로 희비가 엇갈리지만 무형의 이익은 모두 누리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이진면 KDI전문연구원은 “월드컵을 비롯 스포츠 이벤트의 경우 숫자로 따질 수 있는 직접 효과보다 개량적으로 따지긴 어렵지만 이미지 제고 등의 간접 효과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단지 당장 돈 몇푼 더 버는 게 능사는 아니란 얘기다. 이론적으론 월드컵 등은 국가와 기업의 이미지를 한단계 올리고 문화·관광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무엇보다 월드컵은 대회 기간이 30일 정도로 올림픽(15일)보다 2배 정도 길다. 또 3년 정도에 걸쳐 예선과 본선이 치러져, 이 기간 동안 언론 매체를 통해 지구촌 곳곳에 개최국을 알릴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 5월21일부터 3일간 온라인 회원 5천6백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0.4%가 한국 홍보와 이미지 제고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정부와 경제계도 이런 연장선에서 적극적인 투자 유치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정부와 경제 5단체장은 5월22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 주재로 ‘월드컵의 경제적 효과 극대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월드컵 기간 동안 팔을 걷고 나서기로 했다.

2002.05.24 00:00

6분 소요
“대통령이 의장맡는‘국가경제委’ 필요해요”

산업 일반

지난해 12월17일 미 월 스트리트 저널지는 한국이 단행해야 할 ‘IMF(국제통화기금)식 개혁의 선구자’란 제목으로 1면에 유종근 전북지사(54)를 크게 소개했다. 경제고문이 되기 전 일이다. 기사에서 주로 다뤄진 내용은 외국기업 투자유치를 위해 그가 벌인 활동과 실적, 기업에 대한 행정규제 완화, 관광객수 증가세 등 도백(道伯)으로서의 활동에 관한 것이다. 행정가로서의 그의 면모다. 대통령 경제고문이기도 한 그는 국내보다 미국에서 더 높이 평가하는 경제통이다. 지난해 루빈 미 재무장관은 IMF 지원 협상과정에서 “그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고 립튼 재무차관도 “생각이 제대로 돼 있는 사람”이라고 코멘트했다. IMF 구제금융을 받는 과정에서 그는 미국과 IMF는 물론 외국 언론에 대해 창구역할을 했다. 뉴욕 외채협상의 주역이었고 그 마무리를 위해 2월27일 도쿄, 3월2일 미국, 3일 프랑스, 4일 독일, 5일 영국 등지를 돌면서 외채설명회를 갖는다. 도쿄설명회를 마치고 그날 밤으로 돌아온 유종근 대통령 경제고문(전라북도 지사)을 빡빡한 외채설명회 스케줄 틈을 비집고 다음날 아침 공덕동 지방행정회관에 있는 전라북도 서울사무소에서 만났다. 피로의 기색이 역력했지만 개혁을 역설하는 그의 말엔 힘이 있었다. ─얼마 전 외신기자들과의 회견에서 “우리 국민들이 두 달만에 위기의식을 상실하고 있고, 진짜 고통을 아직 못 느끼고 있다”고 하셨는데, 어떤 점에서 그렇다고 봅니까? “안 그렇다고 보세요? 불과 두 달 전 다들 나라가 망하는 줄 알았습니다. 강도 높은 개혁이 시작됐고 반발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뉴욕 외채협상이 잘 됐다니까 정부 조직개편은 죽도 밥도 아닌 게 돼 버렸고 총리 인준도 못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마무리 협상을 하러 다니고 있는데 말이에요. 중요 고비를 넘겼다는 말들이 계속 나오는데, 시간을 번 거 지 문제가 해결된 게 아닙니다. 디폴트(국가부도)상황은 면했지만 문제의 본질은 그대로 남아 있어요. 물론 시간을 벌었다는 건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은 개혁하라는 시간입니다. 국민들도 그래요. 생산이 크게 줄고 실업자가 늘어나는 건 경제가 계속 악화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도 거리엔 차가 늘고 있어요. 고통의 세월이 이어 질 겁니다. 더 많은 기업들이 도산하고 더 많은 실업자들이 생길 겁니다. 올 한 해는 상당히 힘겨울 거예요. 며칠 전 사업하는 어떤 분이 저더러 ‘짓다만 아파트를 인수하게 은행 대출을 주선해 달라’고 하길래 ‘경기가 언제 회복될 줄 알고 그런 소리를 하느냐’고 나무랐습니다. 지금은 빚 안 지는 게 사는 길입니다.” ─‘DJ노믹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DJ노믹스가 실체가 있는 것이라면 유고문이야말로 일급 ‘DJ노미스트’ 아닙니까. DJ노믹스의 요체가 뭡니까? 시간은 벌었지만 개혁하라는 시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혔듯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하는 겁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모순 없이 양립할 수 있나요? “민주주의란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룰입니다. 정당이 더 좋은 정책으로 나라의 주인인 국민, 즉 정책의 소비자에게 신임을 받아 집권하듯 기업은 더 좋은 제품으로 소비자의 신임을 얻어 시장점유율을 늘려야 합니다. 이 때 공정한 경쟁이 보장돼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소기업보다 재벌에 유리하게 작용해 온 경쟁 제한요소를 없애야 하고, 그러다 보면 재벌들도 구조조정을 안 할 수 없을 겁니다. 사실 과거 정권이 나라의 주인 행세를 했듯 우리 기업의 주주들은 주인이 아니었습니다. 주주라면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고 갈아치울 수도 있어야 하는데 그렇질 못했어요. 우리 금융기관들은 민유(民有)지만 관영(官營)기관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은행장을 청와대서 결정하니 임명권자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경영을 할 수밖에요.” ─이 나라가 이 지경에 이른 원인이 뭐라고 봅니까? “총체적 부실의 원인은 국가고 기업이고 책임 경영이 이루어 지지 않고 국민과 주주들이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 한 데 있다고 봅니다. 한 마디로 주인이 주인 노릇을 못 했기 때문이에요. 우리 국민은 참으로 변화를 두려워 하는 국민입니다. 나라가 파탄지경에 이르다 보니 정권 교체가 되긴 했지만 얼마나 아슬아슬했습니까? 그런데 되고 보니 괜찮거든요. 그렇게 나쁘지 않단 말이에요. 이제 정권 교체도 쉬워 질 겁니다.” ─세간에 김대중 정부의 경제실세라는 평가가 있는데요? “재경부장관이 있고 경제수석이 있는데요. 그 동안 정부가 조직이 안 돼 있었기 때문에 지나치게 자주 전면에 나섰고 그러느라 곱지 않은 시선도 받았습니다. 일 자체가 대외채무관계고, 외국의 투자가·금융기관·언론을 상대로 국가 신인도를 높이는 게 급선무라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습니다. 팀이 구성됐으니 마무리 되는 대로 ‘고문답게’ 도정에 전념해야죠.” ─고문이 하는 일은 뭔가요? “대통령에게 조언하는 겁니다.” ─도지사와 경제고문 중 어느 한 쪽에 주력할 생각은 없습니까? “지사 출마 당시 당선되면 재선에 도전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반드시 하겠다고 했습니다. 3년 동안엔 도저히 마칠 수 없는 일입니다. 도민들이 신임한다면, 도전할 겁니다. 그 이상은 생각 없지만….” ─그 후에는요? “종교적인 얘기지만, 믿는 사람으로서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라는 말씀을 따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라고 열어 주시는 길은 확신을 가지고 뛰어들 겁니다. 두 달여 전 그런 기회가 있었고, 조그만 심부름을 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직전이었죠. 지금 생각해도 아슬아슬합니다. 학창시절 못 사는 사람들을 위해 경제학자가 되어 국가경제에 이바지하겠다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거죠. 개인적으로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도전하면 무투표당선 아닌가요? “무투표당선이 어디 있습니까. 해 봐야 알죠. 선거인데.” ─외환시장은 언제쯤 안정될 것으로 봅니까. 환율이 1천6백원대면 예상보다 안 내려가는 것 아닌가요. 외환시장 안정의 조건은 뭔가요? 책임경영·주주권리강화가 개혁요체 “1천6백원대에서 안정됐다고도 볼 수 있죠. 더 안 내려가는 건 근본적으로 해결된 게 없기 때문입니다. 뉴욕 협상 타결은 만기를 임시 연장한 것에 불과합니다. 액수 큰 신규자금이 들어와야죠. 외환시장이 안정되면 금리도 내려갈 겁니다. 3월 중 금리가 내려가기를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고 4월부터는 나아질 겁니다.” ─국내 금융기관들의 ‘느슨한 금융관행’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단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안 하고 권력과 유착, 방만한 대출을 해 오지 않았습니까. 개선방안이 무엇이라고 봅니까? “주주 중시 경영을 해야죠. 그렇게 하도록 소수주주들에게 힘을 실어 주어야 합니다. 대표소송제의 경우 개혁과정서 물타기가 돼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지분의 하한선이 0.05%로 낙착됐지만 IMF의 권고는‘단 한 주만 있어도 할 수 있게 하라’는 거였습니다. 미국·일본이 그래요. 반대한 사람들은 소송을 남용할 우려가 있다지만 소송비용이 막대해 남용 못 합니다. 이겨도 이익 챙기는 게 아닌 데 무엇 때문에 남용합니까. 일본서도 남용된 사례가 없습니다.” ─지나간 얘기지만 빅 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빅 딜이 되든 안 되든 재벌경제체제의 효용이 다한 것 아니냐는 공감대가 있는 것 같은데, 재벌 개혁의 요체가 뭐라고 봅니까? “책임경영과 주주 권한의 강화입니다. 그 동안 10∼2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재벌들이 1백% 주인 행세를 하지 않았습니까. 예를 들어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자동차를 하든 뭘 하든 정부가 하라 마라 할 일은 아니지만 주주가 리스크(위험)가 크니 안 된다고 하면 못 하게끔 돼야 합니다. 상호지급보증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주가 막으면 못 하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주주들도 문제가 있습니다. 주주 권한에 대한 인식 없이 ‘주식은 으레 그런 것’이려니 하고 ‘고무도장’ 노릇한 게 우리 주주들이에요.” ─그러면서 시세차익만 노렸죠. 빅 딜은 되는 건가요? “강요된 빅 딜은 강압에 의한 결혼이나 같습니다. 시간을 두고 풀어야죠.” ─유고문이 제의한 대통령 직속의 국가경제위원회는 물건너갔나요? “청와대에 경제정책을 통합·조정할 기구가 필요합니다. 장관은 국정을 맡고 이 기구가 개혁의 구심점이 되는 겁니다. 개혁 마인드가 있는 사람도 장관이 되면 부처이기주의의 포로가 돼요. 부처 이익을 대변 못 하면 부하들로부터 따돌림을 받거든요. 그러다 보면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걸림돌이 되는 게 관료들인데 그 사람들 애환 다 들어 주다 보면 개혁은 물건너 가는 거죠. 미국의 경제위원회 같은 형태도 좋지만 형태는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의장은 반드시 대통령이 돼야 합니다. 대통령의 지시 아니면 저항하는 세력이 있게 마련입니다.” ─미 다우 코닝사 투자유치에 실패한 원인이 뭐라고 봅니까? “복합적입니다. 인프라도 아직 완성 안 됐고…. 땅값에 대해서는 약속했지만 세금 조정 요구도 못 들어 줬죠. 문제는 ‘너무 늦었다’는 겁니다. 2년 동안 노력했지만 재경원-통산부간 협조가 잘 안 됐고, 막판에 비대위에서 해 주기로 했는데 국회엔 상정이 안 됐습니다. 에피소드지만 2년 동안 코닝측 실사팀이 9번 방문했는데 통산부 담당과장이 그 새 3번 바뀌었습니다. 인수·인계라도 제대로 해 줘야 하는데 인계하는 사람들이 사안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 했어요. 협조가 될 만하면 바뀌고, 새로 온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고…. 그러니 일이 되겠어요.”

1998.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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