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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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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열린 ‘30조 지속가능항공연료 시장’...희비 갈린 정유업계와 LCC업계

항공

폐식용유로 하늘을 난다. 사용되는 기름의 명칭은 지속가능항공연료(SAF)다. SAF는 폐식용유의 동·식물성 원료를 사용해 기존 항공유와 화학적으로 유사하게 제작된다. 이점은 탄소배출량이다. SAF는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배출량을 80%가량 줄일 수 있다. SAF는 국제항공에서 탈탄소 효과가 가장 큰 수단으로 평가 받는다. 글로벌 탈탄소 기조에 맞춰 우리나라도 SAF를 사용하는 상용 운항을 시작했다. 오는 2027년까지 SAF 혼합 급유 의무화도 검토된다. 30조 규모에 달하는 SAF 시장의 문이 조금씩 열리는 셈이다.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는 ‘지속가능항공유(SAF) 확산 전략’을 공통으로 발표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산업부와 국토부는 오는 2027년부터 국내에서 출발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편의 SAF 1% 혼합 급유 의무화 방안을 검토 및 추진할 방침이다.2027년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가 의무화 되는 시점이다. CORSIA는 2019년도 국제 항공 탄소배출량의 85% 수준을 초과할 경우 해당 항공사가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상쇄하는 제도다.해당 제도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126개국이 자발적으로 참여 중이다. 오는 2027년부터는 탄소감축 의무화 기간에 돌입함에 따라 모든 회원국이 의무를 이행해야한다. 정부가 ‘SAF 혼합 의무화 제도 도입’ 시점을 2027년으로 잡은 이유가 여기서 나온다.정부는 지난해 우리나라 국제항공 탄소배출량인 약 2000만톤을 기준으로 SAF 1%를 사용할 경우 약 16만톤의 탄소배출 감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국내 승용차 5만3000대가 1년간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이다. 미래 新사업 SAF, 새 판 짜는 정유업계SAF가 새로운 대체 에너지원으로 주목 받으면서 전 세계적 움직임도 분주해진다. 이미 전세계 19개 국가에선 SAF 급유 상용 운항을 시행 중이다. 일부 국가에서도 SAF 혼합 사용 의무화를 추진하는 만큼, 추후 SAF의 시장규모가 약 3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SAF 혼합사용 의무화, 유럽연합(EU)이 대표적이다. EU는 지난해 ‘리퓨얼(Refuel) EU’ 정책 발표를 통해 2025년부터 SAF 혼합의무 시행 및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EU의 의무 혼합비율은 ▲2025년 2% ▲2030년 6% ▲2040년 34% ▲2050년 70% 순으로 높아진다.프랑스는 지난 2022년부터 국제선을 대상으로 1% 혼합 의무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도 오는 2050년까지 항공유 전량을 SAF로 대체하는 계획을 밝혔다. 일본은 오는 2030년까지 국적 항공사 항공유의 10%를 SAF로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SAF의 글로벌 수요는 2022년 24만톤(t)에서 2030년 1835만톤으로 7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모더인텔리전스는 글로벌 SAF 시장 규모가 2027년 215억 달러(29조197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세계 1위 항공유 수출국인 우리나라에겐 호재다. 정유업계는 SAF 사업 선점을 위해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2030년까지 친환경 연료 분야에 6조원 가량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선두는 에쓰오일이다. 에쓰오일은 지난 1월 국내 최초로 폐 식용유와 팜 잔사유 등 바이오 원료를 정제설비에서 시범 처리했다. 4월에는 국내 최초로 지속가능항공유 국제인증(ISCC CORSIA)을 획득했다. 향후 국내 SAF 전용 생산 설비 조성도 검토 중이다.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6년 SAF 생산 목표로 SK울산 콤플렉스(CLX)에 관련 설비를 짓고 있다. SAF 생산 테스트는 연내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지난해 폐자원(W&R) 기반 원료 업체 대경오앤티에 지분을 투자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대경오앤티는 도축 부산물에서 나오는 동물성 지방, 음식점·식품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폐식용유를 바이오 디젤 및 바이오 항공유 등의 원료로 공급하는 국내 최대 업체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6월 일본 ANA항공에 SAF를 공급한 바 있다. 이는 국내 정유사 최초 SAF 해외 수출 성과다. HD현대오일뱅크는 오는 2025년 이후 연간 생산량 50만톤 규모의 SAF 공장을 완공하겠다는 방침이다. GS칼텍스 또한 지난 2023년 대한항공과 국내 최초로 SAF 공급 및 실증 시범운항을 진행했다. 아울러 2025년 2분기(4~6월) SAF 생산을 목표로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에 바이오원료 정제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항공사 비용 증가’ 없다지만...고심 커지는 LCCSAF 급유 상용운항을 계기로 우리나라는 전 세계 20번째 SAF 급유 국가로 등재될 예정이다. 그럼에도 저비용항공사(LCC)의 고심은 깊어진다. SAF 연료의 경우 기존 항공유 보다 약 2~3배 가량 비싸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자금력과 업황이 부진한 일부 LCC의 경우 SAF 도입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SAF 급유 상용운항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에 참여하는 국적항공사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총 9곳이다. 이들 중 ▲대한항공 ▲티웨이항공 ▲아시아나항공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 5곳 국적항공사가 올해 SAF 급유 상용운항에 참여 예정이다. 정부는 SAF 가격이 기존 단가보다 높지만, 혼유 비율이 낮아 가격 인상 요인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SAF 사용 의무화에 따른 항공사의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항공탄소마일리지 제도’ 및 ‘공항시설 사용료 인하’ 등을 검토해 업계에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항공탄소마일리지 제도는 SAF 항공편 이용 실적 등을 승객에게 마일리지 또는 포인트 등으로 적립하는 혜택이다. 공항시설 사용료 인하를 위한 개편안 연구 용역도 지난해 6월부터 수행 중이다.업계는 SAF 의무화 도입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항공유는 통상 항공사 영업비용의 30%가량을 차지한다. 항공유 가격 상승은 항공사의 비용 부담으로 직결된다. 업계는 정부의 지원책에도 SAF 도입은 운임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업계 관계자는 “SAF의 경우 일반 항공유 보다 약 3~5배 비싸다. 당장의 경우 1%의 비율이라 가격적으로 큰 부담은 없지만, 추후 비율이 확대될 경우 가격 부담을 겪을 수 밖에 없다”며 “정부의 로드맵에 맞춰 SAF 도입 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당장 SAF 관련 인프라가 부족한 만큼 정부의 촘촘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시기상조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정부가 정한 SAF 의무화 비율은 1%라 당장은 가격적인 부담은 없다. 다만, SAF 도입이 이제 막 시작단계인 만큼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2024.09.02 17:15

5분 소요
정통 ○○맨‧장르 타파‧우먼 파워…눈길 끄는 CEO들

은행

100대 CEO들은 주로 한 회사에서 오래 근무한 ‘정통 ○○맨’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또한 기존 장르를 타파하는 혁신 리더십도 돋보였다. 기업가에 우먼 파워를 내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CEO도 눈에 띄었다.높은 로열티‧이해도로 기업 성장 이끌어한 회사에 오랫동안 근무하며 회사에 대한 로열티와 이해도가 높은 CEO가 유독 눈에 띈다. 특히 100대 CEO에 꼽힌 금융지주 회장과 시중은행의 행장은 대부분 ‘정통 은행맨’이다.우선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내부 현안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정통 KB맨’이다. 계열사 KB국민은행의 이재근 행장 역시 ‘정통 KB맨’으로 꼽힌다. 두 사람 다 국민은행의 전신인 주택은행에 입행한 뒤 30년 이상 KB에 몸담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신한은행 행원 출신으로, 은행장을 거쳐 금융지주 수장까지 오른 ‘정통 신한맨’이다. 신한금융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정상혁 행장 역시 ‘정통 신한맨’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두 사람 모두 30년 이상 한 회사에 몸담았다.산업계에서 ‘정통 기업맨’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은 ‘정통 삼성맨’으로 불린다. 삼성전자 TV 사업 부문을 세계 1위로 이끈 ‘제조 전문가’로도 통한다. 1988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신입사원부터 대표이사직까지 오른 ‘전설적 인물’로 불린다.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는 1987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해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오른 ‘정통 LG맨’이다. 본사·사업부·해외법인 등을 두루 거치며 쌓은 노하우로 2021년 12월 대표직에 오른 뒤, 2023년까지 연간 매출이 3년 연속 최대치를 경신하는 성과를 써냈다.임정배 대상 대표이사는 평사원에서 시작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샐러리맨 신화'의 주역이다. 임 대표는 1991년 미원통상에 입사해 30년 이상 대상에 몸담은 이른바 ‘대상맨’이다. 미원통상이 대상에 흡수 합병된 뒤, 상그룹의 역사를 함께 하며, 기업의 여러 위기 상황을 같이 돌파해왔다.‘장르 타파’ 서슴지 않아…혁신 이끄는 CEO장르를 넘나들며 혁신에 나선 CEO도 눈에 띈다. 새로운 사업 분야를 개척하는 것은 물론, 시장 내 혁신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특히 정유사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지난 2019년 GS그룹의 주력 계열사 GS칼텍스 사장으로 취임했다. 허 사장은 정유 회사라는 한계에 얽매이지 않고 혁신을 쫓는다. 주유소를 개조해 전기차 충전‧차량 공유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하면, ‘탄소 감축 문제’에도 진심이다. GS칼텍스는 수소·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바이오, 폐플라스틱 리사이클링 등 탄소 저감 신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구축하는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고 있다.현대오일뱅크 또한 주영민 사장의 지휘 아래 미래 비전 창출하는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성장 위해 질주하고 있다. 기존의 원유 정제업뿐 아니라 윤활기유‧석유화학 등 다운스트림 사업에 진출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한다. 전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 속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향후 3대 미래사업(블루수소, 화이트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이 중심이 되는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는 대한민국에 새로운 쇼핑 경험을 선사하며 유통업계 내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강 대표가 갖고 있는 독특한 이력도 눈길을 끈다. 그는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약 30년간 법조인으로 활동한 법률 전문가다. 이후 쿠팡과 관련된 다양한 법률 조언을 이어가며 인연을 쌓았다. 강 대표는 과감한 투자를 통한 고객경험 혁신 등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고자 한다.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커머셜 부회장은 국내 금융사 수장 중 가장 독보적인 캐릭터를 가졌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를 단순한 카드사가 아닌 문화예술 경영 기업, 금융 테크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역량을 강화했다.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해 비자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현대카드를 데이터 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집중했고, 애플페이를 국내에 처음 도입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회사를 업계 최하위에서 1000만 고객을 보유한 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우먼 파워’ CEO, 트렌드 선도하다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유통 업계의 대표적인 ‘우먼 파워’를 지닌 인물로 꼽힌다. 삼성 오너 일가인 이 사장은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로 삼성그룹 최초의 여성 CEO다. 호텔신라는 지난 50년 동안 이어온 ‘신라 헤리티지’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다.국내 최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를 이끌고 있는 여성 리더도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022년 3월부터 네이버 수장에 올랐다. 대표이사 선임 당시 IT업계에선 1981년생 40대, MZ세대 여성 대표란 상징성 때문에 ‘파격 인사’란 평가가 나왔다. 최 대표의 경영 아래 네이버는 지난 2023년 8월 자체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는 등 국내 AI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다.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이사는 지난 2022년 10월 그룹 내 최연소 CEO이자 올리브영 최초의 여성 CEO로 선임됐다. 이 대표는 여성 생애주기와 연계한 펨테크(W케어)·이너뷰티 등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등 뷰티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 부회장은 우유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매일유업 설립 이래 탄생한 첫 여성 CEO다. 우유만 파는 기업은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아몬드 음료‧단백질 음료 등으로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2024.08.26 06:00

4분 소요
퍼지는 ‘중동發 화약 냄새’에…정유 업계 ‘노심초사’

산업 일반

국제 유가가 출렁인다. 이스라엘과 이란·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전운이 고조되면서다. ‘중동 긴장’에 덩달아 국내 정유 업계도 긴장한다. 정제마진 하락으로 2분기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유가의 불확실성까지 얹어진 까닭이다. 문제는 하반기다. ‘중동 리스크’ 확대로 하반기에도 위험은 여전하다. 결국 정유업계는 국제 유가 전망이 어려워지면서 하반기 전망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지난달 31일 이란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됐다. 이란 입장에선 자국의 중심에서 하마스 수장이 암살된 셈이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는 이번 암살과 관련해 어떠한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국제 사회는 암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보복을 고심하는 이유다.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로켓 약 25발을 발사했다. 헤즈볼라는 친이란 성격을 띤다. 헤즈볼라 역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최고위급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를 잃은 바 있다. 이스라엘을 배후로 한 ‘암살’이 중동 화약고를 들썩이게 만든 핵심 계기가 된 셈이다. 롤러코스터 탄 ‘국제 유가’중동 정세가 급격히 불안해지면서 국제 유가도 덩달아 요동친다. 대표적인 예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다. WTI는 3대 유종 중 하나로 미국 서부 텍사스주의 중부 지역에서 생산된다. 주로 미국 내에서 거래된다. 다만, 세계 최대 선물거래소인 뉴욕상품거래소에 상장된 중심 유종으로 국제유가를 선도하는 가격지표로 많이 활용된다.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종가 보다 3.22달러(4.2%) 올랐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다음날 13일(현지시간) WTI 종가는 전장보다 2.14% 하락한 배럴당 78.3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장 참가자들은 ‘원유 수요 악화’에 주목했다. 중동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됨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원유 수요 악화가 원유 급등세를 진정시킨 셈이다.실제 전 세계 원유 수요는 계속 약해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분기 전 세계 원유 수요는 하루 71만 배럴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2년 말 이후 가장 작은 원유 수요 증가폭이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중국의 수요 감소를 원인으로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하루 13만5000배럴로 제시했다. IEA는 OPEC이 감산 조치를 유지하더라도 브라질과 캐나다, 미국 등의 산유량이 증가함에 따라 내년에도 원유 공급은 과잉일 것으로 전망했다. 흔들리는 정유 업계중동의 화약 냄새는 국내 정유 업계에게 뼈 아프다. 가뜩이나 정제마진 하락으로 인해 2분기 아쉬운 성적표를 받은 가운데, 유가의 불확실성이 더해지는 까닭이다.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에쓰오일·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 합계는 396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수익성은 곤두박질친 셈이다.지난 1분기 국내 정유 4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1조8006억원이다. 불과 3개월 만에 영업이익이 약 78% 급감했다. 국내 정유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받게 된 핵심 원인으로 본업인 석유 부문이 지목됐다. 2분기 들어 정제마진 약세와 함께 석유 수요 둔화 등이 이어지자 덩달아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탓이다.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값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제외한 것을 뜻한다. 주로 정유사의 수익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사용된다. 업계에서는 통상 4~5달러 선을 손익 분기점으로 본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정유시장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올해 1분기 기준 7.3달러에서 2분기 3.5달러로 반토막 났다.이같은 상황 속에서 중동 지역에서 대규모 전쟁이 발생할 경우 원유 공급망은 불안해질 수 밖에 없다. 원유 공급망 불안은 원유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다만, 수요가 부족한 상황 속 오르는 원유 가격이 오히려 정제마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하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최근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12대 수출 주력 업종의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52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하반기 수출전망 조사’에 따르면 석유제품의 경우 올해 하반기 채산성이 더 악화할 것이라는 응답 비율이 100%로 모든 업종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호황기에는 국제유가와 석유 제품 수요가 함께 증가하는 까닭에 정제마진이 증가한다”면서도 “수요는 늘지 않고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유가만 상승 할 경우 오히려 제품 생산비만 증가해 정제마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하반기 반등도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2024.08.14 17:55

3분 소요
석유화학업계 횡재세 논란 ‘쏙’ 들어간 이유[이코노Y]

산업 일반

지난해 국제유가와 정제 마진 동반 상승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정유사를 거느린 석유화학업체들이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가 80달러 밑으로 하락했고, 정제 마진은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긴 수준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유 사업 부진 때 ‘효자’ 노릇을 했던 석유화학 사업의 수익성 역시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정유사 초과 이익 환수를 이유로 제기돼온 이른바 ‘횡재세’ 도입 목소리도 수그러들고 있다. 3월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555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1조6491억원)보다 66.29% 급감한 수치다. 같은 기준 에쓰오일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295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1조332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정유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05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1조243)보다 40.9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1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이란 반론도 있다. 지난해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손실 7626억원을 기록한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준 롯데케미칼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411억원이다. 4000억원에 육박했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는 줄어들겠으나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증권업계에선 “롯데케미칼이 2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있는데, 일부 증권사는 롯데케미칼 흑자 전환 시점을 올해 4분기로 예상하고 있다. 혹독한 재무 관리를 꾀할 것으로 예상되는 롯데케미칼은 올해 주총에서 이례적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강종원 재무혁신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정유 사업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사업의 실적 역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정유 사업 호황은 끝난 상황이고, 예상보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가 크지 않아 석유화학 사업의 실적 개선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이 올해 1분기에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데다, 친환경 사업으로의 대전환도 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에너지 대란으로 촉발된 고유가에 이례적으로 대규모 이익을 낸 지난해를 제외하면, 수년 전부터 낮은 수익성의 정유 사업을 대체할 미래 사업을 육성해야 하는 처지”라고 토로했다.지난해부터 석유화학업체들을 압박한 횡재세 도입 주장 등의 목소리도 힘을 잃어가고 있다. 올해 2월 이른바 ‘난방비 폭탄’에 야권을 중심으로 초호황을 누린 정유사에 대해 횡재세 개념의 부담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급기야 정유사들이 기부금을 내놓는 상황이 연출됐다. 국내 정유사들이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낸 기부금 규모는 SK에너지 150억원,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각각 100억원, 에쓰오일 10억원 등이다.

2023.03.30 18:00

2분 소요
횡재세 도입 목소리에 억울한 정유사, 눈총 받는 이유[이코노Y]

산업 일반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정유사를 거느린 석유화학업체에 대한 이른바 ‘횡재세’ 도입 주장이 야당 중심으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석유화학업체들은 억울함을 표출하고 있다. 지난해 국제유가와 정제 마진 동반 상승에 재고 평가 이익 등을 합산해 이례적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 지난해를 제외하면 정유 사업 수익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석유화학업계에선 “코로나19 사태가 극에 달해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국제유가를 기록한 2020년에 수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을 때도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는데, 난방비 폭탄 해소를 위해 세금을 내라는 주장은 과도하다”는 노골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를 두고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은 아니었지만, 세금 납부 유예 등의 우회적인 정부 지원을 통해 코로나19 사태 당시 조 단위 지원을 받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2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야당은 이른바 ‘난방비 폭탄’ 문제가 불거진 이후 초호황을 누린 정유사에 대해 횡재세 개념의 부담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횡재세 도입 목소리에 불씨를 지핀 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약 7조2000억원의 ‘에너지 고물가 지원금’을 지급하자”고 정부에 제안하면서 “재원 확보를 위해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과도한 불로소득, 또는 과도한 영업이익을 취한 것에 대해 전 세계에서 이미 시행하듯 횡재세 개념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31일 정유사가 거둔 초과 수익에 대해 부담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 같은 정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별도의 횡재세 관련 입법을 추진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지난달 31일 정부를 향해 “추가 경정 예산안 처리나 고유가 과정에서 이익을 본 정유사들에 부담금이나 자발적 기금을 마련하게 하는 횡재세적 성격의 전향적 대책을 만들어 달라”고 언급했다. 김 의장은 “현행 석유사업법 18조에 따라 국제유가의 등락 과정에서 수익이 발생하면 산업부 장관이 부과금을 거둬 에너지 취약계층에 쓸 수 있다”고도 했다. 정유사에 대한 횡재세 부과 목소리는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다. 지난해 6월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정유사에 대해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얻은 초과 이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쏟아졌다. 당시 정유 사업을 영위하는 석유화학업체들이 정부의 유류세 인하 확대에 적극 동참해 인하분을 석유 제품 가격에 즉각 반영하면서 횡재세 도입 목소리도 잠잠해졌는데, 최근 난방비 폭탄에 또 다시 횡재세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정유사를 거느린 석유화학업체들 사이에선 “코로나19 사태 위기 당시 정부 지원을 받지도 못했고,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에도 적극 참여해왔는데,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 대한 부담금을 내라고 주장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하소연이 많다. 사상 최대 실적에도 ‘표정 관리’정유사가 있는 석유화학업체들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 당시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이들 업체에 대한 정부 지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들 업체에 2020년 4∼6월분 석유 수입·판매 부과금 징수를, 국세청은 4~6월분 교통·에너지·환경세, 개별소비세 등의 세금 납부를 3개월 유예했다. 당시 정부는 이 같은 지원을 통해 2조원 이상의 자금 부담 완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한국석유공사는 석유 제품 수요 급감에 저장 공간 부족한 석유화학업체들에 대해 저장탱크 임대 등에 나섰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횡재세 도입 국가가 많지 않은 데다, 석유를 생산하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 석유를 수입해 석유 제품을 만드는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을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많다. 영국 등이 에너지 기업에 횡재세 성격의 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는데, 이들 국가의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 비교하면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정유 사업은 국제유가 상승이 이익으로 직결되는 구조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석유화학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를 제외한 2012년~2021년 10년간 정유 사업의 순이익률은 2%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 정유 사업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석유화학업체들은 표정 관리에 나선 분위기다. 1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은 보도자료에서 사상 최대 실적인 연간 실적이 아닌 영업손실을 기록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먼저 언급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LG화학은 지난달 31일 실적 발표 보도자료에서 연간 실적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LG화학의 연간 실적은 2021년보다 감소하긴 했으나, 지난해 4분기 실적보단 양호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유사가 있는 석유화학업체들이 기본급 10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한 것이 알려지면서 횡재세 도입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업체 입장에선 사상 최대 실적이 대대적으로 알려지는 게 오히려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2023.02.02 15:24

4분 소요
주목받는 고환율 수혜주는 車·조선·바이오 [‘킹달러’ 시대, 어디로 움직이나③]

증권 일반

원·달러 환율이 13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고환율 수혜주’들이 미소 짓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업종처럼 수출 비중이 높고 수입 비중이 낮은 산업일수록 환율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달러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기업도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주로 꼽힌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 2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80오른 1408.80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환율이 1400원대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통상 주식 시장엔 악재로 작용한다. 주식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외국인 투자자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환율이 상승하면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경향이 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주식을 판 뒤 환전하는 과정에서 환차손이 발생해 국내 주식 매매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감소할 수 있어서다. ━ 현대차·기아, 환율 효과에 수익성 개선 자동차 업종은 예외다. 수입 대비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환율이 상승할수록 수익성이 개선되는 구조다. 자동차 대장주 현대차 주가는 최근 한 달(8월 22일~9월 21일)간 주가가 18만9000원에서 19만7000원으로 4.23%(8000원)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4.68%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하락장을 뚫고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도 현대차와 기아를 꾸준히 매집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본격적인 상승 조짐을 보인 지난 8월 1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은 현대차 주식 7369억원, 기아 주식 2834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이들 종목은 해당 기간 외국인 순매수 2위·4위에 올랐다. 외국인은 8월 1일 이후 단 3거래일(8월 17일·9월 8일·9월 20일)을 제외하고 현대차를 순매수했다. 환율 상승효과에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각각 6410억원, 509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 증대 효과를 봤다. 3분기에는 2분기보다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이 커 환율로 인한 수혜는 더 커질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자동차 업종은 환율이 10% 오를 시 마진 3.3%포인트가 개선된다고 예상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조선 업종도 환율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업종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자동차와 조선 업종은 운송장비 부문에서 환율 효과를 가장 크게 기대할 수 있는 업종인 만큼 3분기에도 이들 업종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의류 OEM·제약·바이오 CDMO 기업 실적 개선 실제로 올해 상반기 의류 OEM 업체들의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의류 OEM ‘빅3’인 영원무역, 한세실업, 화승엔터프라이즈의 합산 달러 매출액은 1년 전보다 38% 증가했는데,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라 원화 환산 매출은 같은 기간 52% 늘었다. 3분기 성수기와 환율 상승이라는 외부 변수가 맞물리며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은 이어질 전망이다. 매출 증가에 최근 한 달간 주가도 덩달아 급등했다. 영원무역 주가는 4만5600원에서 4만7900원으로 5.04% 올랐고 화승엔터프라이즈(3.70%), 한세실업(0.59%) 등도 주가가 상승했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도 수혜주다. 의약품 수출 비중이 높은 CDMO기업은 생산공장이 국내에 있어 인건비는 원화로 발생하고, 위탁생산 특성상 고객사로부터 원료비용 등을 환급받기 때문에 수입 원료의 원가 상승이 이익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 대신 달러 매출이 기반이 되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할 때 환차익이 발생해 매출도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CDMO 기업 중 환차익이 가장 컸던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반기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331억원의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환율 상승효과에 올해 상반기 매출 1조1627억원, 영업이익 34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72.7%, 영업이익은 43.5% 늘어난 규모다. 반대로 원자재를 수입해야 하는 음식료, 정유, 유틸리티는 고환율의 피해업종으로 분류된다. 특히 정유사들은 원유 매입 자금을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현시점의 환율로 환산해 대금을 지급하는 만큼 환차손이 발생한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2022.09.22 15:04

3분 소요
자재가 상승의 나비효과, 분양가 결국 오른다 [오대열 리얼 포커스]

전문가 칼럼

코로나19로 세계 공급망에 차질이 생긴데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유 가격까지 치솟자, 건축 원자재 가격이 들끓고 있다. 이 나비효과로 결국 분양가가 오를 것이란 판단이다. 2021년 유럽 정유사들은 석유 공급을 줄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코로나19 앤데믹을 바라보면서 2022년부터 수요가 급격히 늘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사면초가에 빠졌다. 하지만, 미국·영국·캐나다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경제 규제 카드로 러시아의 석유 수입을 끊었고, 이로 인한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일반적으로 휘발유는 수송용으로 사용하지만, 경유는 수송용 외에도 발전용과 산업용, 농업용 등의 수요가 다양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경유는 휘발유보다 연비가 좋고, 폭발력도 크기 때문에 산업 현장에서 흔히 사용된다. 이런데 가격이 급등하니, 건축에 필요한 원자재를 만드는 기계들의 단가도 높아지게 됐다. 경유값 폭등의 영향으로 발전과 시멘트 연료인 유연탄 국제가격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2020년엔 평균 유연탄 국제가격이 1t당 60달러 수준이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400달러대로 뛰었다. 시멘트 가격뿐만 아니라 철근·레미콘·콘크리트·골재 등의 가격도 올라 건설업계는 당황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인데다 공급 대란까지 벌어져 공사 자체가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재 공급난이 장기화되면 주택 분양가 상승은 물론, 주택 시장 전반적에 악영향이 미칠 수 밖에 없다. 시행·시공사들이 분양가상한제와 정부의 규제에 막혀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수익성이 떨어지자 주택 분양에서 손을 놓으려 하고 있다. 아파트를 짓는 원가가 올라갔는데 분양가는 못 올리니, 시행·시공사는 위험을 안고 사업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 윤 정부도 주택 공급 위해 건축비 기준 인상 이에 정부도 어느 정도 숨통을 풀어주는 모양새다. 사업성을 이유로 주택 공급이 끊기자 정부도 원활한 주택 공급을 위해 기본형 건축비를 올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25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반영해 분양가상한제 대상 공동주택의 기본형 건축비를 3월부터 2.64% 인상했다. 건축비를 올리니 1㎡당 건축비 상한금액(16∼25층 이하, 전용면적 60∼85㎡ 기준)이 178만2000원에서 182만9000원으로 올랐다. 기본형건축비 인상률은 2021년 9월(3.42%)보다 낮지만, 역대 네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정부도 아파트 공급을 늘리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임기 내 주택 250만 가구 공급을 공약한 만큼, 분양가가 올라도 분양물량이 나올 수 있도록 했다. 기본형 건축비용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주택의 분양가격(택지비+택지가산비+기본형건축비+건축가산비)의 산정에 활용된다. 분양 원가가 높아진 만큼 분양가격도 올라가니 시행사와 시공사의 사업성이 생겨 아파트를 짓고 분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통계를 보면, 전국 아파트 분양가격이 상당히 올랐다. 전국 평균 분양가격이 2017년 1월에는 3.3㎡당 958만원이었지만, 2018년 1038만원, 2019년 1126만원, 2021년 1301만원, 2022년 1월 1419만원으로 5년만에 48.1% 상승했다. 특히, 서울의 민간 아파트는 3.3㎡당 평균 분양가격이 2017년 2132만원이었지만, 2022년에는 3167만원으로 5년간 3.3㎡당 1035만원 48.6% 상승했다. 건축 원자재 가격이 진정돼도 분양 가격이 더욱 올라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인한 안전관리비 상승도 분양가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올해 1월 27일부터 본격 시행된 이 법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안전확보의무 등 조치를 소홀히 해 중대한 산업재해나 시민재해가 일어나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처벌하는 법이다. 기업의 안전보건조치를 강화하고, 안전투자를 확대해 중대산업재해를 예방하는 목적으로 건물 붕괴나 현장 등의 사고 등을 막는 취지로 마련됐다. ━ 3D 기피에 외국인 노동자도 부족, 인건비 인상 건설 현장도 마찬가지다. 안전한 주택건설현장을 위해 추가 안전관리요원이 필요하고, 이 비용이 분양가격에도 녹아들 수 밖에 없다. 건설현장의 임금도 분양가격 인상에 영향을 준다. 매년 적지 않은 진통을 겪고 있는 노사의 임금인상 줄다리기 문제가 계속 커지고 있어서다. 2022년 상반기 국내 물가상승률이 3~6%까지 치솟는 상황에 건설 근로자들의 살림살이가 물가 상승의 여파로 나빠지고 있어 파업이 일어나기도 했다. 3D 업종 기피로 발생하는 건설 현장 구인난도 분양가 상승의 요인이 된다. 건설근로자공제회가 2021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2년 건설업 총 인력 수요는 175만4000명, 내국 인력 공급 가능 규모는 153만9000명으로 확인됐다. 내국인 부족 인력 21만5000명은 외국인을 고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고용허가제로 비자를 받아 입국한 합법적 외국인 근로자는 2022년 건설 현장에 6만5000명에 그친다. 통상 지하 공사는 한국인 노조원이 들어가고 지상 공사는 외국인 근로자가 주로 맡는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근로자 입국이 제한적이었다. 국내 건설현장 수는 늘어났는데,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안 돼 인건비가 상승한 것이다. 지상부 형틀(거푸집) 작업을 위해 1㎡ 시공하는 단가가 2020년에는 9900원에서 2022년에는 1만7000원으로 70% 가까이 올랐다. 지하 작업도 4만~5만원에서 7만~8만원으로 늘었다. 외국인 유입 제한에 따른 인력수급 불균형이 최대 70%의 인건비 상승과 공사비 인상으로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올해부터 거리두기가 해제됐지만, 외국인 근로자의 국내 유입이 늘어나지 않아 현장에선 인력 수급 관련 문제가 커지고 있다. 결국 건설사들은 주택건설 지연을 막기 위해서라도 임금을 높이고, 그 비용을 분양가에 적용할 수 밖에 없다. 주택 공사 가격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만큼, 분양가 상승은 어쩌면 당연한 상황이다. 한번 올라간 분양가는 결코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는 분양가를 올리더라도 대규모 주택 공급을 통해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또한, 건자재 가격이 안정되더라도 건설현장 근로자가 부족해 공사비가 떨어질 가능성도 적고, 결국 분양가는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 필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종 부동산 통계를 분석, 제공하는 큐레이션 서비스 ‘경제만랩’의 리서치 팀장이다.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후, 언론사에서 취재기자로 활동하다가 경제만랩 리서치팀에 합류해 부동산시장의 변화를 분석하고 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 팀장

2022.09.17 11:00

4분 소요
상승세 꺾인 국제유가에 기름 값 진정될까

산업 일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속 상승했던 국제유가가 최근 들어 하락세를 보이면서 그간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급등했던 국내 석유 제품 가격이 안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국제유가뿐만 아니라 정유회사의 수익 지표로 인식되는 정제마진 역시 하락하면서,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동반 상승에 초호황을 누린 정유회사들의 실적도 하반기엔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의 비용을 뺀 금액을 말한다. 17일 석유화학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초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섰던 국제유가는 최근 들어 하락하면서 이날 현재 배럴당 100달러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주요 국가들의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되면서 급등하던 원자재 가격도 다소 안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그간 지속 상승해온 국내 석유 제품 가격 역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2035.12원으로, 전날보다 3.71원 하락했다. 같은 기준으로 이날 경유 평균 가격은 전날보다 L당 3.07원 내린 2089.21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에 휘발유와 경유 평균 가격이 L당 2100원을 넘어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 들어 가격 안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유회사 역시 석유 제품 가격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한석유협회는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3차례에 걸쳐 정부가 유류세를 37%까지 인하할 때마다, 직영주유소와 저유소에서의 판매 및 출하 물량 가격을 시행 당일 즉시 내려 소비자들이 유류세 인하 효과를 최대한 빨리 체감할 수 있도록 협조해왔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와 관련 정유회사들이 인하된 유류세를 석유 제품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E컨슈머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에 따르면 유류세 인하 8개월인 올해 7월 10일 전국 휘발유 가격은 유류세 인하 전인 2021년 11월 11일보다 L당 평균 285.7원 올랐는데, 유류세 인하를 온전히 반영한 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한 주유소는 전체의 0.4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날을 기준으로 경유 가격은 L당 평균 529.69원 올랐는데, 유류세 인하를 반영한 가격보다 적게 가격을 인상한 주유소는 전체의 0.4%인 것으로 조사됐다. ━ 정유사 고공 실적 주춤할 듯 국제유가‧정제마진 동반 상승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섰던 정유회사들의 실적도 하반기에는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14일 기준으로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8.81달러로, 올해 3월 이후 약 4개월 만에 배럴당 10달러 선 밑으로 하락했다. 통상 배럴당 4~5달러의 정제마진이 정유사 손익분기점으로 인식돼 현재 정제마진으로도 수익성은 여전하지만, 지난달 정제마진이 배럴당 30달러에 근접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을 감안하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2022.07.17 15:23

2분 소요
정유업계 “유류세 인하 효과 체감 위해 최대 노력 중”

유통

대한석유협회는 국내 정유업계가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에 적극 부응해 가격 인하 효과가 신속히 나타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석유협회는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3차례에 걸쳐 정부가 유류세를 37%까지 인하할 때마다, 직영주유소와 저유소에서의 판매 및 출하 물량 가격을 시행 당일 즉시 내려 소비자들이 유류세 인하 효과를 최대한 빨리 체감할 수 있도록 협조해왔다”고 설명했다. 석유협회에 따르면 현재 교통·에너지·환경세법상 유류세는 과세 물품을 제조장으로부터 반출 시에 부과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유류세 인하가 적용된 휘발유와 경유가 정유공장에서 저유소를 거쳐 전국 각지의 주유소까지 수송되려면 대략 10일 내외가 소요된다. 국내 정유사들은 유류세 인하 당일에 직영주유소와 저유소에 인하 전 높은 세율이 적용된 기존 재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고 손실을 감수하고 유류세 인하를 적용한 가격으로 판매‧공급했다는 게 석유협회 측의 설명이다. 정유업계는 유류세 인하와는 별도로 국제유가 하락분도 국내 제품 가격에 적극 반영해 소비자들이 국제유가 하락 효과를 최대한 신속히 체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2022.07.13 16:25

1분 소요
기름값 내리나… SK에너지, 주유소 공급가 L당 150원가량↓

산업 일반

국제 유가‧싱가포르 석유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국내 정유사들도 주유소 공급가를 내리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경유 등 기름값에도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자회사인 SK에너지가 12일부터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가격을 1L(리터)당 100원 넘게 인하했다고 13일 밝혔다. 내린 금액을 정확히 공개한 것은 아니지만 회사 측이 ‘100원대 중반’ 수준이라고 설명한 것을 고려하면 1L당 150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국내 다른 정유사도 주유소 공급가격 인하 시점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유가와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 하락에 따라 주유소 공급 가격이 결정되는 만큼 기름값을 내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2일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2082.10원, 경유는 2124.27원을 기록했다. 만약 정유사들이 SK에너지 수준으로 주유소 공급가를 내리고, 이 가격이 그대로 판매가에 반영된다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930원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란 해석이다. 정유사의 이런 움직임이 주목받는 것은 유류세 인하 정책과 무관하게 정유사가 한 번에 100원 넘게 공급가격을 내린 사례가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유가가 치솟자 정부가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30%에서 37%로 확대했는데, 이 때 줄어든 세금이 휘발유 기준 1L당 57원 수준이었다. 이마저도 전국 주유소들이 한 번에 반영하지 못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크게 체감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외부 변동 상황을 공급가에 즉시 반영하기 어려워 1~2주가량 시간차가 생긴다"고 했다. 실제 지난달 말까지 배럴당 110달러를 웃돌던 두바이유는 7월 6일 기준 98.98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100달러 초반에서 가격이 오르내렸는데 12일에는 다시 99.14달러까지 하락했다. 같은 날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역시 100달러 미만에서 거래됐다. 일각에서 ‘횡재세 도입’ 필요하다는 주장이 정유사의 가격 변동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는 이와 무관한 일이라고 밝혔다. 기름값 등락은 수요 공급에 따라 책정된다는 것이다. '횡재세(Windfall Profit Tax)'란 기업이 의도치 않게 얻는 과도한 이윤에 정부가 추가로 매기는 세금을 말한다. 최근 미국 정부는 초과이윤이 10%가 넘는 석유기업에 대해 세금 21%를 추가로 부과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유가 상승 이후 정유사 마진이 늘면서 횡재세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 모두 기름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데, 주유소에 공급하는 기름 가격은 국제 유가와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격 인하분이 실제로 반영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직영주유소의 경우 내린 공급가격을 판매가격에 반영하는 데 어려움이 없지만, 전국 주유소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자영주유소의 경우 비축한 물량을 소진해야 내린 가격을 반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2022.07.13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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