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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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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10곳 중 7곳

정책이슈

국내 대기업 10곳 중 7곳 가량은 내년 투자 계획이 없거나, 아직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3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따르면 지난달 13∼25일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22곳 중 56.6%는 '내년도 투자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했다.'투자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11.4%였다.지난해 조사와 비교해 '계획 미정'은 6.9%p 증가했고 '계획 없음'은 6.1%p 늘었다. 반면 '계획 수립'은 32.0%로 지난해보다 13%p 감소했다.투자계획이 미정인 기업들은 그 이유로 조직개편·인사이동(37.7%), 대내외 리스크 영향 파악 우선(27.5%), 내년 국내외 경제전망 불투명(20.3%) 등을 꼽았다.내년 투자계획을 수립한 기업(39곳) 중에서는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축소하는 경우(28.2%)가 확대하는 경우(12.8%)보다 많았다.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한 비율은 59.0%였다.작년 조사까지만 해도 '투자 확대'(28.8%)가 '축소'(10.2%)보다 많았는데 1년 만에 역전된 것이다.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계획이 없는 이유로는 내년 국내외 부정적인 경제전망(33.3%), 국내 투자환경 악화(20.0%), 내수시장 위축 전망(16.0%) 등이 지목됐다.한편 전체 응답 기업의 77.8%는 내년도 설비투자의 주된 형태에 대해 기존 설비를 유지·개보수하는 수준이라고 답했다.적극적인 설비 확장은 18.9%, 구조조정에 중점을 둔다는 답변은 3.3%였다.기업 투자에 영향을 미칠 리스크로는 글로벌 경기 둔화(42.9%)가 가장 많이 뽑혔고 고환율 및 물가 상승 압력(23.0%), 보호무역주의 확산 및 공급망 교란 심화(13.7%) 등이 뒤를 이었다.국내 투자 저해 요인으로는 설비·연구개발 투자 지원 부족(37.4%),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규제(21.3%), 설비투자 신·증축 관련 규제(15.0%) 등이 꼽혔다.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으로는 금융지원 확대(21.0%), 세제지원 강화(16.9%), 지배구조 및 투자 관련 규제 완화(15.3%)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과거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기업 투자가 위기 극복의 열쇠가 돼왔는데 최근에는 기업들이 투자 확대의 동력을 좀처럼 얻지 못하고 있다"면서 "경영 불확실성을 크게 가중하는 상법 개정 논의를 지양하고 금융‧세제 지원 등 과감한 인센티브로 적극적인 투자를 유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4.12.03 10:00

2분 소요
“학력·경력·성별 무관”…쿠팡, 지방 일자리 1만명 더 늘린다

유통

쿠팡이 2026년까지 전국의 인구 감소 추세를 보이는 지역에 3조원을 투자하고 직고용 인력을 1만명으로 늘리기로 발표했다. 지난 10년간 6조원을 쏟아부어 전국 30개 지역, 100개 이상 물류 인프라를 통해 7만명의 일자리를 만든 쿠팡이 2년 안에 1만개 일자리를 지역에 더 만들겠다는 것이다. 청년층의 취업 평균기간이 최장 1년 가까이 소요되는 만큼 쿠팡의 일자리는 즉시 취업이 가능하며, 채용 규모도 커서 지방 청년들의 사회 참여와 정착을 늘리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청년 취업 1년 걸릴 때…쿠팡 물류센터는 ‘바로 출근’쿠팡은 3일 내년 초까지 전국 9개 지역에 풀필먼트센터(FC)를 비롯한 물류망 구축을 본격화했다고 밝혔다. 경북 칠곡·김천, 충북 제천, 부산·울산 등 9개 지역에서 만드는 직고용 인력만 1만명에 달한다. 이는 2026년까지 전국 물류 인프라에 3조원 이상을 투자키로 한 계획의 일환이다. 쿠팡은 지난 3월 전국에 대대적인 쿠세권(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5000만 인구 대상으로 로켓배송을 추진하겠다고 했다.주요 투자지는 부산(3000명), 광주(2000명)을 필두로, 남대전(1300명)과 경북 김천·칠곡(도합 1000명) 등 9곳이다. 예상 채용 규모는 1만여명으로, 2026년까지 쿠팡의 물류 투자가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면 실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은 “지방에 1만명의 직고용 일자리를 늘리면서 쿠팡과 물류 및 배송 자회사를 포함한 전체 인력은 8만명에 달하며 지방 고용 비중은 80%를 넘기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쿠팡의 고용인원은 최근 이미 7만5000여명을 넘어선 상태다. 쿠팡의 채용 규모는 삼성전자(약 12만명)에 이은 국내 고용 2위다. 쿠팡의 직고용 일자리는 주 5일이 보장되고 연차(15일)를 자유롭게 쓴다. 집에서 근무지까지 거리가 멀어도 셔틀버스가 전국에서 무료로 제공된다. 일부 물류센터는 근무방식 등에 따라 최대 360만원 수준의 월급을 신입직원에 주기도 한다. 근무자 본인과 가족 대상으로 실손보험과 건강검진이 제공되고 임직원의 건강상담을 돕는 ‘쿠팡케어’ 프로그램도 참여할 수 있다.쿠팡 정규직 직행하는 20대들쿠팡의 직고용 일자리(정규직·상용직 등)는 취업 사각지대에 놓인 20대 청년에게 빠른 취업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인기가 많다. 통상 물류센터에서 입고와 출고·허브·ICQA(품잘관리) 등으로 나뉘는데, 학력·경력·성별 조건을 따지지 않고 즉시 입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쿠팡은 지역 대학들과 적극적으로 손을 잡고 20대 학생이 졸업 직후 입사가 가능한 일자리를 늘리고 있다. 쿠팡에 관한 강의를 개설하고, 수강생 대상으로 약 8주간 인턴십을 운영하는 등 정식 채용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미 전주대와 군산대, 인천 재능대, 인제대 등 여러 지역들이 쿠팡과 파트너십을 맺고 ‘쿠팡의 이해’, ‘스마트 물류학과’ 같은 수업을 개설하고 있다. 한편 물류업계에서는 쿠팡의 지방 고용이 청년들의 서울 및 수도권으로의 이탈을 줄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3~2023년 10년간 서울로 순유입(전입-전출)한 20대 청년(20~29세)은 38만6731명에 달한다. 반면 같은 기간 부산·광주·대전·울산·경북·충북·충남 7개 지역의 20대 청년 순유출 인구는 27만2233명에 이른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쿠팡 고용 인력이 늘면서 지방 물류센터나 배송캠프에 취업해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갖는 가정들도 늘고 있는 추세”라며 “수도권으로 청년층이 이탈하고 저출산이 심각해지는 지역에 쿠팡의 투자계획이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2024.09.03 15:28

3분 소요
‘전국 로켓배송 무료화’...쿠팡, 3조 투입해 물류망 확충

유통

최근 중국 이커머스 기업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국내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등 한국 시장 공략이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 이커머스 공룡 쿠팡이 칼을 빼들었다. 이미 충성도 높은 로켓배송 소비자층을 확보한 쿠팡은 기존 강점인 물류망을 더욱 확대해 알리의 침공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쿠팡은 오는 2027년까지 3년 내 3조원을 투입해 ‘전국 무료 로켓배송’을 실시할 계획이다.전국 어디에서든 로켓배송…사각지대는 없다쿠팡은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7년까지 로켓배송 지역을 전국으로 확장한다고 3월 27일 발표했다. 최근 알리의 국내 투자액 1조5000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쿠팡은 기존 로켓배송망을 더욱 확충해 중국산 이커머스 기업들의 시장 공략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쿠팡은 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을 뜻하는 ‘쿠세권’을 현재 전국 70%에서 88% 이상으로 늘려 5000만명 이상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쿠팡은 오는 2026년까지 경상북도 김천, 충청북도 제천, 부산, 경기도 이천, 충청남도 천안, 대전, 광주, 울산 등 8곳 이상 지역에 신규 풀필먼트센터(FC) 운영을 위한 신규 착공과 설비투자를 추진한다. 광주와 대전은 올해 물류시설 투자를 마무리하고 운영을 시작했다. 부산과 이천 FC는 올 2분기 착공 예정이며, 김천 FC는 3분기 착공 예정이다. 충북 제천 FC는 올 4분기 착공 계획이다. 향후 쿠팡은 순차적으로 신규 FC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 같은 투자 확대를 통해 쿠팡은 전국에 로켓배송 지역을 늘려 2027년까지 사실상 ‘전국 인구 100% 무료 로켓배송’을 실시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현재 쿠팡은 전국 시군구 260곳 중 182곳(70%)에 로켓배송을 시행 중이다. 내년부터 쿠세권이 점차 확대되면서 2027년부터는 약 230여개 시군구에서 로켓배송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러면 쿠세권 안으로 들어오는 국내 인구(올 2월말 기준 5130만명)는 50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사실상 전국민이 쿠세권으로 들어오는 셈이다.  특히 쿠팡의 무료 로켓배송이 확대될 지역 대부분은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전체 89곳)이다. 대표적으로 경북 봉화, 전남 고흥·보성, 경북 의성·영양·청송, 경남 합천 등 고령화(65세 이상) 비중이 40%가 넘는 지역들에 로켓배송이 도입될 전망이다. 지방 소멸 지역은 상당수 생필품·식료품 구하기가 불편한 ‘장보기 사막’이다. 쿠팡 측은 이번 쿠세권 확대와 투자가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쿠팡의 무료 로켓배송망이 확대되면서 지방의 와우 멤버십(쿠팡 유료결제회원) 가입자들은 지금보다 더 쉽고 편하게 장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또 불필요한 추가 배송료와 이동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쿠팡 측도 이득이다. 쿠팡이 새롭게 쿠세권을 진출하는 지역은 상당수 산간벽지 등 도서산간지역이 포함된다. 대표적으로 2020년부터 시행한 제주도와 우도의 와우 회원들은 건당 4000~5000원의 추가 택배 배송료 없이 무제한 무료 배송을 받고 있다. 쿠팡은 지난 10년간 6조2000억원가량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개 이상의 물류 인프라를 구축했다.  中이커머스 공략 막는다이처럼 쿠팡의 대대적인 물류 투자는 중국 이커머스의 ‘물량 공세’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알리의 모기업 알리바바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3년간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을 담은 투자계획서를 제출했다. 알리를 이용하는 국내 이용자들의 불만은 국내 업체들 대비 상대적으로 긴 배송기간이었다. 쿠팡은 로켓송으로 새벽배송, 익일배송이 가능하지만 알리는 배송에 5일 정도가 소요됐다. 이에 알리는 배송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에 물류센터를 짓고 콜센터를 설치해 전화상담에 나서기로 했다. 90일간 무료 반품·환불 내용도 포함돼 있다. 알리는 최근엔 1000억원 상당의 쇼핑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규모 세일 행사 ‘1000억 페스타’를 통해 투자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2018년 한국에 진출한 알리는 2022년까지는 크게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저가 품목을 대거 늘리고 마케팅을 강화해 이용자를 크게 늘리는 데 성공했다. 중국산 이커머스인 테무는 ‘극초저가’를 무기로 미국 등에서 급성장했다. 이에 알리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중국산 이커머스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서비스 확충에도 나서고 있다. 우선 와우 멤버십 혜택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무료 배송과 쿠팡플레이 콘텐츠, 상품 할인에 4조원가량의 고객 절약 혜택을 제공했다. 쿠팡은 최근 배달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쿠팡이츠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와우회원 ‘배달비 0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쿠팡플레이는 올해에도 ‘SNL코리아’, ‘하이드’,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가족계획’ 등 다양한 오리지널 작품들을 연중 꾸준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또 김민재 선수가 소속된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구단 바이에른 뮌헨을 초청, ‘쿠팡플레이 시리즈’도 올 여름 진행한다.

2024.03.27 09:45

4분 소요
“40조 목표”…‘보수경영’ 정지선, 현대百에 공격 DNA 심은 까닭

유통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비교적 보수적인 경영 전략으로 이른바 ‘안정주의’ 기업으로 알려졌지만, 올해는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비롯해 지역 개발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등 종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지난 2011년 리빙 기업 리바트를 사들이고 2012년 패션 기업 한섬을 인수하는 등 굵직한 인수 사례는 있었지만, 올해처럼 한해에 연이어 기업을 인수한 사례는 없었다. 또 기존 경영 운영권을 매각하는 등 사업구조 변화에도 적극적이다. ━ 인수하고 투자 고삐…렌탈사업은 철수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본업인 유통업을 중심으로 비주력 사업을 접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엔 현대홈쇼핑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렌탈케어 경영권을 사모펀드 운용사인 시에라인베스트먼트에 넘겼다. 현대렌털케어의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80%로 거래대금은 약 1370억원이다. 딜 클로징 시점은 오는 1월이다. 현대렌탈케어는 지난 2015년 현대홈쇼핑이 출자해 설립한 곳으로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비데 등으로 렌탈 사업을 확대해왔으나 지난해까지 영업손실 11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7년간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투자에 비해 매출 성과가 저조한 사업으로 인식되면서 경영권 매각이 결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홈쇼핑은 매각을 통해 얻은 자금을 미래 성장전략에 부합하는 신사업이나 M&A 등에 사용할 방침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지주회사 전환 등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서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선제적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및 조정 차원에서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선택과 집중에 들어간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만 세 차례 인수합병을 추진하기도 했다. 가장 먼저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초 글로벌 매트리스 기업 지누스를 9000억원을 투자해 인수했다. 이는 설립 이래 최대 규모 투자로 꼽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리바트 인수 이후 주력하고 있는 리빙 사업을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포석 깔기로 지누스를 인수했다. 지난 11월에는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이지웰이 모바일 식권 기업인 벤디스를 인수했다. 현대이지웰은벤디스 지분 88.8%를 371억원 투자해 손에 쥐었다. 이어서 자동차 스프링 분야 국내 1위 부품사 대원강업도 인수했다. 현대그린푸드가 대원강업 지분 14.3%를 400억원에 매입한 이후, 현대그린푸드를 비롯한 현대홈쇼핑, 현대쇼핑 등 현대백화점그룹이 보유한 대원강업 지분은 총 29.74%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기존 패션과 리빙 등 유통사업이 아닌 자동차 부품사에 투자한 이유로는 ‘사업 다각화’를 설명했다. 제조업체를 인수함으로써 그룹 경쟁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 ‘광주 이어 부산까지’ 부지 매입해 개발 수도권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지역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깃발을 먼저 꼽은 곳은 광주광역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7월 복합 쇼핑몰 황무지였던 광주에 더 현대 서울을 능가하는 ‘더현대 광주’를 출점하겠다고 선언하고 호남지역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가 낙점한 부지는 북구 임동에 위치한 옛 전방·일신방직 공장이다. 31만㎡에 대지면적 3만3060㎡(1만평), 연면적 30만㎡(9만평)에 이르는 규모로 현대백화점그룹이 운영하는 점포 중에서도 최대 규모 프로젝트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더현대 광주 제출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연간 방문객 3000만명을 목표로 더현대 광주 역사문화공원, 챔피언스몰, 야구 거리가 융합된 챔피언스 시티로 만들 계획이다. 광주에 이어 부산 부지도 매입했다. 지난 10월 현대백화점그룹은 부산 강서구에 조성할 에코델타시티 내 특별계획구역 부지 4개 블록을 3213억에 매입했다. 아직 부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내놓지 않았지만, 유통판매시설용지로 매입해 백화점 혹인 복합쇼핑몰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부지 취득예정일자는 2024년 12월 31일이다. 부지 취득이 마무리 된 후 부산 내 현대백화점그룹만의 대규모 쇼핑센터가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 2030년 매출 40조원 목표하는 현대百 업계에선 현대의 달라진 사업 구조 재편 기류를 미래 먹거리 확보 행보를 가속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정지선 회장이 발표한 ‘비전 2030’의 핵심 목표인 2030년 매출 40조원 달성과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다. 2020년 매출 20조원을 돌파하고, 지난해 27조원을 기록한 현대백화점그룹이 새로운 40조원 목표를 위해 매출 성과 중심의 사업 구조 개편과 다양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풀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올해 초더현대 서울을 오픈하는 등 새로운 변화를 계속해서 꾀하고 있다”며 “사실상 국내 유통산업에서 빅3 안에는 들지만, 1등과 2등에는 끼지 못했는데 더현대 서울의 성과 등이 좋으면서 기존 사업 변화 및 다각화에 대한 자신감이 내부적으로도 더해져, 내년에도 적극적인 변화태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2022.12.28 18:00

3분 소요
삼성·TSMC 파운드리 전쟁에 ‘인텔’ 가세…“내년 3나노 생산”

산업 일반

삼성전자‧TSMC의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인텔도 싸움에 뛰어들었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두 회사에 밀렸던 최첨단 미세공정 부문에서 주도권을 되찾아오겠다는 것이다. 지난 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앤 켈러허 인텔 부사장이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분기별 목표(마일스톤)를 달성하거나 그 이상으로 진도를 나가고 있다”며 “우리는 완전히 궤도에 올라섰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현재는 7나노(nm·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지만, 앞으로 4나노 반도체 생산에 들어갈 준비가 돼 있고 내년 하반기에는 3나노 반도체도 생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켈러허 부사장은 인텔의 공정 기술 부문을 총괄하는 최고책임자다. 그는 인텔이 많은 장비 공급업체와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아무것도 공유하지 않으려 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인텔이 모든 것을 주도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인텔은 지난해 3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밝힌 이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으며 TSMC와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지난해 4월에는 200억 달러(약 26조3000억원)를 투자해 미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계획하고, 올해 1월에는 오하이오주에 200억 달러를 투자해 첨단 반도체 공장 2개를 건설하는 등 50조원이 넘는 투자계획을 밝혔다. 3월에는 향후 10년간 유럽에 반도체 생산과 연구·개발(R&D)을 위해 800억 유로(약 110조5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 8월에는 캐나다 자산운용사 브룩필드자산운용과300억달러(약 40조원) 규모의 반도체 생산 공장 투자 프로그램(SCIP)를 시작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인텔이 언급했던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 신설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다. 인텔은 투자금의 51%를, 브룩필드자산운용은 나머지 자금의 약 49%를 댄다. 이를 통해 인텔은 공장을 운영하면 투자 비용 부담은 반으로 낮게 됐다. 당시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반도체 제조비가 상승하는 가운데 투자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며 “(공동 투자는)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 대신 새로운 자금처를 찾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텔이 이런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한 것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파운드리의 중요성이 그만큼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텔은 PC용 중앙처리장치(CPU)를 중심으로 업계 선두자리를 지켜왔지만, 최근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반도체 시장이 재편되면서 1위 자리 수성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반도체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D램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수익성이 나빠지는 과정에서도 파운드리 수요는 늘고 있다는 점도 인텔의 투자를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인텔, 미국 반도체 지원법 후광 효과 볼까 일각에서는 미국이 추진하는 반도체지원법에 힘입어 인텔의 거센 추격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바이든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지원법은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과 연구개발 등에 530억 달러(약76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은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 네트워크를 재편하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데, 한국기업인 삼성전자나 대만 기업인 TSMC와 달리 미국기업인 인텔이 자국에 투자하는 게 훨씬 수월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연례 테크라이브 콘퍼런스 행사에 참석해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해 불가피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겔싱어는 “과거 50년 동안에는 석유 매장지가 어디인지가 세계 지정학 질서를 결정했지만, 향후 50년은 반도체 공장(팹)이 있는 곳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2022.12.11 14:08

3분 소요
상승세 한풀 꺾인 삼성전자…7만원대 회복은 언제? [이코노 株인공]

증권 일반

지난주(11월 21~25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2444.48)보다 6.62포인트 하락한 2437.86에 마감했다. 한 주 동안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131억원, 2820억원씩 순매수했지만 개인은 3383억원을 순매도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번주(11월 28~12월 2일) 코스피 지수는 2370~249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린 종목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6만전자’를 회복하며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지난 11일엔 장중 6만3200원을 터치하며 ‘7만전자’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25일엔 다시 6만1000원(종가)까지 내려온 상태다. 삼성전자의 상승세는 일단 한풀 꺾였지만 ‘7만전자’ 회복은 시간 문제라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증권가가 최근 내놓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8만3000원(DB금융투자)~7만2000원(NH투자증권)으로, 현재 주가 대비 최소 1만원 이상 높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그대로 유지했고, 하이투자증권(8만원)과 한화투자증권(8만2000원)은 8만원대로 높였다. 일단 내년 3분기까지는 메모리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내년 2분기 D램 재고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삼성전자의 우량한 현금 흐름과 미국에서의 파운드리 사업 확대(2024년)를 고려하면 안정적인 우상향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모리 수요 급감으로 4분기에도 D램과 낸드 가격은 20% 전후의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와 고객사의 재고 축소 노력으로 메모리 재고가 지속 증가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 부진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DB금융투자가 예상한 삼성전자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은 7조6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7%나 쪼그라든 수준이다. 업황 둔화가 지속되면서 최근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은 신규 투자를 줄이고 감산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하지만 어 연구원은 삼성전자만 54조원(반도체 47조70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데 주목했다. 116조원에 달하는 순현금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현재의 불황을 견딜 수 있는 수익성과 자금력을 증명했다는 평가다. 어 연구원은 “신규 투자 축소와 감산으로 공급 증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내년 3분기 이후엔 메모리 업황 반등이 기대된다”며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는 메모리 반등 시기에 점유율 상승으로 연결될 전망이며, 다음 메모리 반등 싸이클에서 삼성전자가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4일 보고서를 낸 현대차증권도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 매력과 파운드리 선단 공정의 잠재력을 감안할 때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며 7만8000원의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차별화된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올해 자본적지출(Capex)을 전년 대비 증가시킬 계획이고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재차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17년 45.8%였던 D램 시장 점유율은 올해 42.4%까지 하락하겠지만 2024년엔 재차 45.7%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 연구원은 현재 33.8%까지 내려온 삼성전자의 낸드 점유율도 2024년 35.7%까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도 “한계 원가에 다다르고 있는 낸드는 감산 움직임 속에서 내년 1분기 중 업황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며 “D램의 경우에는 삼성전자의 점유율 확대 의지가 반영되며 시장 전망치 하향 조정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주가는 이를 선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내년 본격적인 반도체 업황 회복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 확대가 기대되지만, 기술 경쟁력 강화와 경쟁사 대비 낮은 이익률 등 과제는 남아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크게 축소된 경쟁사들과의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격차가 얼마나 빨리 복구될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한다”며 “1B 나노 D램과 236단 더블 스택 3D 낸드에서의 빠른 수율 개선과 조기 양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3나노 경쟁에서 높은 수율을 달성해 엔비디아, 퀄컴 등에게 적기에 충분한 물량을 공급할 수 있을지, TSMC 대비 낮은 이익률을 어떻게 극복할지도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2022.11.2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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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시대, 투자 새 판 짜는 대기업들

산업 일반

‘Gloomy and More Uncertain(암울하고 더 불확실한)’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달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의 부제를 이렇게 달았다. 전 세계에 불어닥친 인플레이션, 중국의 성장둔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 장기화 등 악재가 경제 성장 가능성을 갉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IMF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3%로 예상했다. 기존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고 세계 경제성장률 예상치(3.2%)도 밑도는 수준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개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도 “경제 전망이 좋지 않다”고 공론화된 사실이 드러났다. 표면상 지표들이 나타내는 신호는 ‘경기둔화’. 하지만 세계는 경기 침체(Recession)를 우려하고 있다. 이른바 ‘R의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는 뜻이다. 기업들도 몸을 사리기 시작했다. 사업 손익 구조를 다시 들여다보고 투자 계획 재정비에 들어갔다. ‘확실한 곳에만 투자하고 불확실한 곳은 관망’하는 계산기 두드리기가 시작된 것이다. ━ 美에 초대형 투자한 삼성‧현대, 바이든과 만남에서도 자신감 삼성, 현대, SK, LG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요 기업도 저마다 투자 계획을 새로 짜고 있다. 확실하게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 명확하게 인센티브가 보장된 곳에 투자하고 미래가 불확실한 사업에서 돈을 빼거나 투자 계획을 연기하고 있다. 당분간 경기 상황 변화를 지켜보며 투자를 저울질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근 삼성이 향후 20년 동안 미국에 약 2000억 달러(260조원)을 투입하는 투자 계획을 내놓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텍사스주 오스틴 지역 매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런 내용을 담은 세제혜택신청서를 텍사스주 감사관실에 제출했다. 신청서에는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오스틴에 생산라인 2개, 테일러에 9개의 생산라인을 추가하겠다는 계획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규모는 1921억 달러(약 252조6000억원)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170억 달러(약 22조원)을 들여 테일러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번 투자 계획이 현실화할 경우 10배가 넘는 투자가 이뤄지는 셈이다. 아직 투자 계획이 구체화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가 대규모 장기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은 미 텍사스 주의 ‘챕터 313’ 신청 안건이 소멸하기 전 지자체가 제공하는 혜택을 우선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챕터 313은 일정 규모 이상의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 대해 주 정부가 10년 동안 재산세를 감면해주는 세제 혜택 프로그램이다. 내년부터는 기업이 투자를 약속하더라도 지자체가 혜택을 보장하지 않는데,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선 향후 투자를 백지화할 경우 혜택을 포기하면 되지만, 계획대로 투자를 유지하면 수혜를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전기차 공장 건설 계획을 밝힌 것도 인센티브와 관련 있다. 현대차가 55억 달러(7조200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자 미 조지아 주 정부는 세제 혜택 등 18억 달러(2조4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다. 북미 지역을 비롯해 미국이 세계 자동차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지만, 현대차의 대규모 투자 약속이 아무 조건 없이 나온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현대차의 55억 달러 투자 계획은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기간에 나왔다.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등 생산 거점을 미국에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조지아 주 정부는 현대차가 공장을 건설할 경우 8000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부품 회사 등 협력업체 일자리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10년간 총 6조원에 달하는 급여가 지급될 것으로 전망한다. 기업은 정책 지원을 받아 미래 먹거리를 투자할 때 생기는 리스크를 줄이고 지자체는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윈윈(win-win)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 LG, 유럽 투자 Go 미국 투자 Stop…SK는 국내 투자 보류 미국이 투자기업의 천국인 것만 아니다. LG그룹의 행보를 보면 이런 상황이 여실히 드러난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은 최근 미국에 1조7000억원을 들여 배터리 단독공장을 짓기로 한 투자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인플레이션과 환율 상승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당초 계획보다 훨씬 더 큰 비용이 예상되자 손익계산에 들어간 것이다. LG엔솔은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리크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11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신규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었다. 전기차 분야를 비롯해 무선 전동공구 등에서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늘면서 신규 공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물가·고환율 등의 여파로 투자비가 2조원 이상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자 투자 계획을 보류했다. 그렇다고 모든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는 것은 아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짓는 테네시 주 합작2공장(35GWh)과 미시간 주 합작3공장(50GWh) 등 현재 건설 중인 합작공장은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에 공급하는 배터리 물량도 2배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폴란드 공장의 포드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 규모를 기존의 2배로 증설한다는 방침이다. 이후에도 순차적으로 증설을 이어갈 계획이다. LG엔솔은 2020년 하반기부터 머스탱 마하E와 E트랜짓에 배터리를 공급해왔다. 그런데 이 차량 판매가 늘면서 LG엔솔의 배터리를 필요로 하는 수요도 늘었고 LG엔솔도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SK는 국내 반도체 공장 증설 계획을 보류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열린 이사회에서 청주 신규 반도체 공장 증설 안건을 보류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에 4조3000억원을 들여 신규 반도체 공장(M17)을 증설할 예정이었지만, 투자를 연기한 것이다. 지난달 14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전략적인 형태로 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 이와 맞물리며 SK 투자 재고에 대한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이런 고민을 하는 건 우리 기업만이 아니다. 해외 글로벌 기업들도 속속 긴축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대만 TSMC는 최근 발표한 2분기 실적이 전망치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로 나타났지만, 장비 리드타임(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고, 재고가 많아 시설투자(CAPEX)를 기존보다 40억 달러 하향 조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시간) 미국 대표 기업 중 하나인 애플이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비해 내년 일부 사업부문의 연구개발(R&D)과 채용 예산을 낮춰 잡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또 매년 5∼10%가량 인원을 늘려온 것과 달리 내년에는 일부 부서의 인원을 늘리지 않기로 했다. 알파벳과 아마존, 메타 등 초대형 테크 기업들도 채용과 지출 축소 계획을 밝혔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테슬라는 감원을 시작했다. ━ 국내 기업, 현금 쌓아두고 실탄 모으기 돌입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업들은 비상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실탄 모으기에 들어갔다. 투자 계획을 재고하는 한편 ‘현금’을 쌓아놓고 위기에 대처하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6월 발표한 ‘2022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 결과’를 보면 일반지주회사가 체제 내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모두 65조8416억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9% 증가한 수준이다. 피계림 공정위 지주회사과장은 “투자가 위축되다 보니 체제 안에 현금이나 현금성 자산이 많이 쌓이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유보자금이 적극적인 투자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2022.08.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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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불안 커졌나…SK하이닉스, 청주공장 증설 계획 보류

산업 일반

글로벌 경기 침체, 원자재 가격 상승 등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충북 청주 반도체 공장 증설 계획을 보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전략적인 형태로 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 이 말이 사실상 현실화하는 셈이다. 1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열린 이사회에서 청주 신규 반도체 공장 증설 안건을 보류했다. ‘신중론’에 무게가 실렸다는 해석이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와 향후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에 4조3000억원을 들여 신규 반도체 공장(M17)을 증설할 계획이었다.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했었다. 6월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충북도지사 후보로 나섰던 노영민 후보는 5월 “SK하이닉스가 M17 청주공장 짓기로 확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확한 투자 규모나 일정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당시 여당 도지사 후보가 기업의 투자계획을 확정적으로 발표하면서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그런데 불과 2개월여 만에 이런 계획이 틀어졌다. 재계 관계자는 “수조원 단위 투자가 중단된 것은 이사회뿐 아니라 총수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경제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기존에 세운 투자 계획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는데, SK하이닉스 이사회의 투자 보류를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투자 계획 보류와 관련해 “정확한 증설 계획이나 일정, 규모 등은 결정된 바 없고, 보류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해외 언론에서도 SK하이닉스의 설비투자 계획 조정에 관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SK하이닉스가 내년 자본지출을 25% 줄여 16조원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른 글로벌 반도체 업체도 투자 계획 축소나 보류 등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대만 TSMC는 최근 발표한 2분기 실적이 전망치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로 나타났지만, 장비 리드타임(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고, 재고가 많아 시설투자(CAPEX)를 기존보다 40억 달러 하향 조정했다. 다만 SK그룹의 투자 ‘보류’가 ‘중단’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환율과 물가 상승 등의 문제가 일단락되면 기업도 투자 계획을 재정비해 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태원 회장은 제주포럼에서 “작년에 세웠던 계획은 어느 정도 바뀔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도 “투자가 밀려 지연되기는 하겠지만, 안 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한편 SK그룹은 향후 5년간 배터리‧바이오‧반도체(BBC) 분야를 중심으로 247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하고 5만명의 인재를 국내에서 채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반도체·소재에만 전체 투자 계획의 절반에 달하는 142조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수소, 풍력,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미래산업에 67조원을 투자해 '넷제로'를 앞당길 계획이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2022.07.19 15:08

2분 소요
[2021 산업계 리뷰-제약·바이오] K-바이오가 주목한 3가지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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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제약‧바이오 업계의 이슈는 2020년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이 1년 내내 지속됐고, 이에 따라 다른 신약 후보물질들의 연구‧개발(R&D)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도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움직임과 인식의 변화가 제약‧바이오 업계를 감쌌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와 위탁개발‧생산(CDMO)‧보툴리눔 톡신을 키워드로 2021년의 제약‧바이오 업계를 되짚어봤다. ━ #1 국산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무한도전’ 2021년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몰두한 해였다. 2020년부터 개발에 돌입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기업들은 역대급 속도로 빠르게 성공해 본격적인 매출 발생이 시작되기도 했고, 기대감만 모았다가 실패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도전은 아직 끝난 건 아니다. 심지어 최근에도 참전을 선언하는 기업이 지속 나오고 있다. 국내 기업 중 올해 가장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건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여겨졌던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은 팬데믹 국면에서 회사의 첫 바이오 신약인 렉키로나를 빠르게 개발했고, 국내를 넘어 유럽에서 정식 판매허가까지 얻어내는 쾌거를 이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료제로서 렉키로나는 한국 바이오기업이 글로벌 선두그룹에서 빠르게 신약을 개발해낼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걸 증명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신약개발 경험이 거의 없는 국내 기업들의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성공보다 실패가 많았다. 바늘구멍에 비유되는 ‘신약개발’의 어려움에 직면한 일부 회사들이 개발 포기를 결정하기도 했다. GC녹십자와 부광약품, 일양약품 등이 치료제 개발을 임상 2상까지 진행한 뒤 결국 중단했다. 대부분의 국산 백신‧치료제는 여전히 ‘개발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개발한 백신 GBP-510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셀리드‧진원생명과학‧제넥신‧유바이오로직스‧큐라티스‧아이진 등 다수의 바이오기업이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개발 중인 치료제는 더 많다. 현재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국산 치료제만 15개에 이른다. 3상 승인을 받은 약품은 대웅제약의 DWJ1248과 종근당의 CKD-314, 신풍제약의 피라맥스 정도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가 더 주목받은 건 주식시장에서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개별 기업이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 경과를 밝힐 때마다 주가는 크게 출렁였다. 경구용 치료제 등 글로벌 백신 치료제 이슈가 나올 때마다 주식 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일각에선 이런 상황을 이용한 일부 기업과 투자자들에 대한 문제의식도 제기된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서는 기업들의 노력을 폄하해선 안 되겠지만, 일부 기업들의 과장된 홍보와 지나치게 긍정적인 측면만을 강조하는 IR 활동들이 바이오업계 투자 시장을 교란한 측면이 크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제약‧바이오 섹터의 투자심리 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 #2 CDMO 전성시대 코로나19 관련 이슈를 제외하면 2021년 가장 주목받은 키워드는 ‘바이오의약품 CDMO’다. CDMO 대표주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초격차 전략’을 수립했고, 백신 전문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CDMO 역량이 빛을 발했다. 이 뿐 아니라 다수의 대기업집단은 물론 중소‧중견 바이오기업들이 CDMO 산업 진출을 선언하고 본격화했다. 2020년 말 세계 최대 규모의 제 4공장을 착공하며 생산능력(캐파) 기준 글로벌 최대 CDMO 도약을 기정 사실화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1년 8월 대규모 투자계획까지 밝혔다. 단일 공장 기준 글로벌 최대 규모인 4공장이 지어지는 상황에서 5, 6공장 건설도 공식화한 것. 규모의 경제로 경쟁사와 격차를 키우겠단 전략이다. 항체바이오의약품 외에도 세포‧유전자치료제(CGT)와 mRNA 백신 등 차세대 치료제 CDMO 사업 진출 계획도 밝혔다. 이는 삼성그룹이 바이오사업을 ‘제2의 반도체 신화’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내린 결정이다. SK디스커버리그룹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백신 CDMO능력을 바탕으로 크게 주목받았고, 2021년 3월 기업공개(IPO)에서 이른바 ‘대박’을 쳤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했고, 노바백스의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해 공급을 준비 중이다. CDMO 사업은 ‘바이오 진출’을 노리는 국내 대기업집단들이 가장 주목한 영역이다. 다만 이들은 기존 항체바이오의약품이 아닌 ‘차세대 치료제’ CDMO에 집중한다. SK그룹은 3월 말 프랑스의 CGT(Cell and Gene Therapy·세포 유전자 치료제) CDMO인 이포스케시를 인수했고, 현재 미국 CGT CDMO 기업인 CBM 인수를 위해 독점 협상을 진행 중이다. CJ제일제당도 네덜란드 CDMO 기업인 바타비아를 인수하며 바이오산업 재진입을 본격화했다. 녹십자그룹이 올해 세포치료제 분야 법인을 합병해 설립한 ‘GC셀’도 CGT CDMO가 주요 사업영역이 될 전망이다. GC셀에 피합병 된 녹십자셀은 국내 최대 규모의 세포치료제 생산시설인 셀센터를 이용해 CMO 사업을 영위해왔다. 차바이오텍과 이연제약 등도 CGT분야 CDMO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헬릭스미스, 바이젠셀 등의 세포치료제 전문기업들도 생산설비를 토대로 CDMO 사업을 영위할 예정이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CGT CDMO 사업은 상용화 수요뿐 아니라 임상 수요도 커질 것으로 전망되며 전문 사업영역과 함께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부가사업영역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 #3 K-보툴리눔톡신 패권 전쟁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기회가 큰 것으로 평가받는 보툴리눔톡신 업계에도 2021년 큰 변화가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고, 글로벌 자본시장도 한국 톡신 기업을 주목했다. 이와 함께 신규 플레이어들이 가세하고 있어 톡신 시장의 패권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먼저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제기한 균주 출처 관련 다툼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대웅제약은 우여곡절 끝에 미국 진출의 리스크를 없앴다.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얻은 건 2019년이지만 메디톡스가 균주를 도용했다고 의심하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법원에 제기한 소송 등의 영향으로 판매를 본격화하진 못했다. 하지만 올해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 이온바이오파마와 합의하며 미국 시장에서 나보타를 본격 판매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 건 대웅제약뿐만이 아니다. 국내 1위 보툴리눔톡신 회사인 휴젤도 올해 미국과 유럽시장 진출에 한걸음 다가섰다. 내년 상반기 내에 유럽의약품청(EMA) 품목허가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휴젤은 중국에선 지난해 이미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사실상 글로벌 시장 개척에 가장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휴젤은 올해 GS그룹이 포함된 글로벌 컨소시엄에 매각되며 한국 보툴리눔톡신 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여실히 보여주기도 했다. 이밖에 휴온스바이오파마도 주목할만한 플레이어로 등장했다. 휴온스바이오파마는 지난 4월 미국 파트너사와 계약하고, 6월 중국 파트너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의 초석을 다졌다. 최근에는 종근당바이오가 보툴리눔톡신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선언하며 새로운 플레이어 등장에 대한 기대도 큰 상황이다. 물론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지난해 메디톡스를 상대로 제재를 가했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톡신 기업들이 관행적으로 해오던 해외 보따리상 판매와 관련해 ‘국가출하승인 위반’을 문제 삼아 다른 보툴리눔톡신 회사들에게도 철퇴를 휘두르기 시작해서다. 식약처는 이달 초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제품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휴젤과 파마리서치의 보툴리눔톡신 제품에 허가취소 결정을 내렸다. 업체들은 행정처분 취소소송과 집행정지 처분을 통해 본안 소송까지 판매를 이어갈 순 있지만 영업에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에선 휴젤 등에 향한 식약처의 제재가 다른 보툴리눔톡신 업체들에게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 뿐 아니다. 대웅과의 소송을 사실상 마무리한 메디톡스는 지식재산권(IP)을 지키겠다며 글로벌 로펌을 선임했다. 메디톡스가 국내 개발된 대부분의 보툴리눔톡신 제품이 자사의 균주를 도용했다고 의심하는 만큼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과정에서 소송전을 펼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패권 다툼을 시작할 국내 기업들의 정세에 변수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2021.12.28 15:00

5분 소요
“투자 규모, 늘릴까 말까”…어두운 경제 전망 속 깊어지는 대기업의 고민

산업 일반

국내 대기업 절반가량은 내년도 투자계획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10곳 중 1곳은 내년 투자계획이 아예 없다고 답했다. 글로벌 긴축정책, 변이 바이러스 여파 등이 내년까지 이어져 경제 전망이 불투명할 가능성이 높아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보다 투자규모를 늘리겠다는 기업은 30% 수준에 불과했다. ━ “내년 리스크 크다”… 대기업 40% 투자계획 미수립 한국경제연구원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투자계획’(101개사 응답)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40.6%가 내년도 투자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응답 기업 중 8.9%는 내년도 투자계획이 없다고 답해 새해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계획을 수립한 기업은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투자계획을 세운 기업(50.5%)들도 이 중 절반 이상(62.7%)이 내년 투자를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응답했다. 내년 투자를 올해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31.4%, 줄이겠다는 기업은 5.9%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 500대 기업의 63.8%가 전년동기 대비 투자를 줄였다면서 내년에도 오미크론 바이러스 확산 등 경제 회복을 제한하는 리스크 요인들이 산적해 있어 기업들이 선뜻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투자를 올해보다 늘리지 않겠다고 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2022년 경제 전망 불투명(31.8%)과 주요 투자 프로젝트 종료(31.8%)를 가장 많이 꼽았다. 한경연은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긴축과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경기둔화, 미·중갈등, 국제원자재 가격 및 물류비 상승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노출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 외에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교역환경 악화(19.7%), 경영악화에 따른 투자여력 부족(12.1%), 과도한 규제(7.6%), 투자 인센티브 부족(1.5%) 등도 투자를 선뜻 늘리기 어려운 이유로 지목됐다. ━ 투자환경 위해 금융지원 확대 원해 내년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들은 그 이유에 대해 ▶산업내 경쟁력 확보(50.0%) ▶신성장 사업 진출(25.0%) ▶노후설비 개선(12.4%) ▶2022년 경기 개선 전망(6.3%) ▶제품수요 증가 대응(6.3%)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국내 투자환경은 100점 만점에 65.7점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고용 및 노동규제’(35.3%)가 국내 투자를 위축시키는 대표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 외에 지자체의 인·허가 심의규제(29.4%), 환경규제(17.6%), 신사업에 대한 진입규제(11.8%), 공장 신·증축 관련 토지규제(5.9%) 등도 기업 투자환경을 저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에 대해서는 자금조달 등 금융지원 확대(40.6%)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세제지원 확대(33.7%), 투자 관련 규제완화(28.7%), 대외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외교적 노력(17.8%), 반기업 정서 완화(9.9%), 확장적 거시정책(5.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내년에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원자재 가격 상승 장기화,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경영 불안요소가 여전히 산적해 있어 기업들이 섣불리 투자를 확대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1.12.13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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