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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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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최다 땅부자 ‘236억’ 박덕흠…국민의힘 상위권 싹쓸이

부동산 일반

21대 국회의원 가운데 최고 땅 부자는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22년 정기재산변동신고’에 따르면 박 의원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서울 송파구 잠실동,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제주도 서귀포시 서흥동 등 41곳에 대지·전·답·임야·과수원 등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토지의 가액은 약 236억원으로 지난해 재산공개 발표 당시 토지가액 약 220억원과 비교해 1년 새 16억원 가량 증가했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은 박 의원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약 50억원의 토지를 신고했다. 백 의원은 본인과 배우자·장남·장녀 명의로 경남 양산시와 부산 금정구, 울산 울주군, 부산 연제구 등 11곳에 땅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찬민 국민의힘 의원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본인 소유의 임야 2곳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토지의 가액은 약 17억원이다. 같은 당 강기윤 의원은 본인과 배우자, 장남 명의로 경남 창원시 성산구 사파정동과 삼정자동 일대에 14억원 규모의 임야·대지·과수원 등을 가지고 있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은 본인 명의로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에 14억원 가량의 전·답·임야 등 토지 13곳을 신고했다. 이 밖에도 국민의힘 소속 조명희(12억원), 한무경(11억원), 정동만(11억원) 의원이 뒤를 이었다. ━ ‘투기논란’ 3기 신도시 땅 가진 민주당 의원들 여전히 보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임호선 의원이 충북 진천군과 증평군 일대에 21곳의 땅을 신고했으며, 토지가액은 약 9억원 수준이다. 같은 당 변재일 의원은 본인 1곳, 배우자 13곳 등 총 14곳의 임야를 보유하고 있다. 변 의원이 보유한 토지가액은 9억원 가량이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인과 모친 명의로 세종시 금남면 황용리, 발산리 일대 9곳에 임야·답·대지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토지의 가액은 7억2000만원으로 1년 새 2억4000만원이 올랐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우자 명의로 경기도 광주 곤지암읍 토지가액 14억7000만원의 임야 2곳을 신규 등록했다.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로 관심이 쏠렸던 ‘3기 신도시’에 땅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던 민주당 의원들은 대부분 땅을 처분하지 않은 채 계속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양 창릉신도시에 포함되는 경기도 고양시 향동동에 임야 191㎡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윤 의원 측은 “해당 지역은 처가가 살던 곳”이라며 “2004년 11월 장모님으로부터 일부 지분을 증여받은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같은 당 이용선 의원은 남양주 왕숙신도시에 편입된 경기도 남양주시 진전읍 내곡리에 365.60㎡의 전을 배우자 명의로 가지고 있다. 이 의원은 이 땅이 투기와 무관하다며 “처가가 1남5녀인데, 손윗처남이 일찍이 아버님으로부터 상속을 받은 것을 2017년에 딸들에게 균등하게 나눠 증여한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양이원영 의원은 앞서 투기 의혹이 제기됐던 경기도 광명시 가학동의 임야 66.11㎡를 올해도 모친 명의로 보유 중이다. 이 지역은 광명시흥신도시로 지정된 곳으로, 양이 의원은 이 토지를 처분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양이 의원의 모친은 광명 이외에 강원도 정선군을 비롯해 경기도 이천·화성·평택 등에 10곳의 땅을 보유하고 있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2022.03.31 16:31

3분 소요
국내 부동산 투기꾼 1호…공주갑부 김갑순을 아시나요 [김준태 조선의 부자들⑬]

전문가 칼럼

1930년 6월28일, 계몽사상가 윤치호는 일기에 이렇게 적었다. “사촌동생 치오의 둘째 아들 명선이가 공주의 김갑순씨의 둘째 딸과 결혼했다. 오후 4시부터 정동 감리교회에서 김영섭씨 주례로 결혼식이 거행됐다. 국일관에서 피로연이 열렸다. 공주 제일의 갑부인 김갑순씨는 유능한 ‘화폐 제조기’로 알려져 있다. 김씨는 당국자들의 환심을 사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 윤치호 집안과 사돈을 맺은 김갑순(金甲淳·1872~1961)은 공주를 중심으로 충청남도 일대를 아울렀던 거부다. 윤치호의 일기에는 김갑순을 설명하는 두 가지 키워드가 모두 들어 있다. ‘유능한 화폐 제조기’와 ‘당국자들의 환심’이 그것이다. 그는 탁월한 감각과 치부술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였는데, 그 배경에는 권력자들의 비호가 있었다.(1949년 출간된 이라는 책에도 “도지사, 군수, 서장, 판검사들 중 김갑순의 손아귀에서 놀아나지 않는 자는 하나도 없었다”라고 기록돼 있다.) ━ 선행으로 바뀐 인생…권력 결탁해 승승장구 김갑순이 처음부터 잘 나갔던 것은 아니다. 일찍 부모님을 잃은 그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러다 충청남도 공주의 감영에서 종으로 일하던 어느 날, 그의 인생을 바꿔준 인연을 만나게 된다. 자신의 돈을 떼어먹고 도망치는 노름꾼을 잡으러 가던 길에 겁탈당할 위기에 놓여있던 한 여자를 구해준 것이다. 여자는 김갑순에게 연신 고맙다며 의남매를 맺자고 제안했는데, 이 여성이 얼마 뒤 충청남도 관찰사의 첩이 돼 김갑순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줬다. 덕분에 감영의 종에서 감영의 하급 관리로 신분도 상승했다. 김갑순의 인연은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어느 날 관찰사에게 문전박대를 당한 허름한 차림의 선비를 도와줬는데, 그 선비가 국가 재정을 총괄하는 탁지부의 고관이 된 것이다. 선비는 김갑순을 서울로 불러들여 중앙 관직에 나갈 수 있게 해줬다. 우연한 선행이 그의 운명을 달라지게 한 것이다. 관리가 된 김갑순은 돈에 대한 동물적인 감각과 꼼꼼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출세 가도를 달렸다. 왕실의 재산을 관리하는 내장원(內藏院)에서 징세 담당 관리인 봉세관(捧稅官)을 맡았고 부여군수, 임천군수, 노성군수, 공주군수, 아산군수 등 충청남도 여러 고을의 군수를 두루 역임했다. 그러면서 충청남도 관찰사부의 봉쇄관을 겸임했는데, 세무 행정에 특히 밝았던 것으로 보인다. 헌데 세무에 밝으니 세금을 착복하는 능력도 뛰어났던 것 같다. 징세 과정에서 막대한 돈을 빼냈지만 단 한 번의 징계도 받지 않았다. 그의 세금 착복은 한일 강제병탄 때 정점에 달했는데, 나라가 망한 혼란을 틈타 엄청난 액수의 국고를 횡령했다고 전해진다. 이렇게 재산을 모은 김갑순은 본격적으로 재산 불리기에 나섰다. 토지를 사들이고 황무지를 개간했으며 극장사업, 자동차사업, 수리사업 등 유망 업종에 제일 먼저 뛰어들었다. 대전의 유성온천을 본격적으로 개발한 사람도 김갑순이다. 그는 1914년 ㈜대전온천과 ㈜유성온천을 설립하고 최대 주주이자 전무이사로서 경영을 맡았다. 두 회사는 온천장을 운영했을 뿐 아니라 토지·가옥 대부 사업과 자동차 영업을 통해 막대한 돈을 벌어들였다. 김갑순은 ㈜해동은행, ㈜조선미술품제작소 등에도 관여한다. 그런데 그의 재산 형성에 무엇보다 이바지한 것은 토지였다. 그는 임시토지조사국 충청남도지방 토지조사위원, 충청남도 참사, 공주읍 읍회의원, 충청남도 도평의회 의원, 우성 수리조합장, 중추원 참의를 지내며 알게 된 개발 정보를 활용하고 이때 형성한 인맥과 연줄을 통해 토지 관련 인허가를 얻어냈다. 총독부와 충청남도의 고위관리에게 전방위적인 로비를 펼쳐 저리 대출, 세금 감면 등의 특혜도 받아냈다. 대전에 철도가 놓인다는 정보를 입수해 땅을 사고, 이후 충남도청이 이전한다는 정보를 듣고 저리 대출을 받아 추가로 땅을 대거 매입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대전 땅의 40%가 김갑순의 소유였으며, 김갑순의 소유지에 충청남도 도청이 세워짐으로써 15전에 매입한 그의 토지는 천 배 가까이 폭등했다고 한다. 이후에도 김갑순은 국민정신총동원조선연맹, 조선임전보국단, 국민총력조선연맹의 임원을 맡으며 총독부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공주 구제원장을 맡아 기민을 구호하고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막대한 돈을 기부하기도 했는데, 좋은 뜻으로 했다기보다는 총독부 시책에 협력하기 위함이었다. 이를 통해 계속 이권과 특혜를 받고 재산을 불려 나갔으니, 권력과 결탁해 돈을 번 전형적인 행태다. ━ 유명했던 사치스러움, 해방 후 ‘친일’로 체포 김갑순이 거부가 된 이유 중 하나로 근검절약을 거론하는 사람도 있다. 반찬을 세 가지 이상 놓지 않고, 밥을 먹을 때 쌀 한 톨이라도 남기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윤치호가 남긴 일기를 보면, 그가 과연 근검절약했는지는 의문이 있다. 1932년 6월 25일 윤치호는 “김갑순씨는 오래된 온천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인공 저수지 둑 위에 아름다운 집을 짓고, 인공 섬에는 별장을 지어 놓았다. 그의 61세 생일을 맞아 온양뿐 아니라 그의 공주에 있는 집에 많은 손님을 초대했다. 그의 사치스러움은 충청남도 전역에 유명하다”라고 적었다. 자, 그렇다면 해방이 된 후 김갑순은 어떻게 됐을까? 친일부역으로 돈을 벌었으니 단죄됐을까? 김갑순은 갑자기 ‘전재민(戰災民) 주택사업’을 벌인다. 주택 100호를 지어 전쟁 등으로 집을 잃고 떠도는 ‘전재민’에게 무상으로 나눠주겠다는 것이다. 이미지 변신을 꾀한 것인데, 아까웠던 것일까? 100호를 지어 20호만 관계 당국에 제공하고, 80호는 자기와 관계있는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이에 당국은 “결국 허울 좋은 미명뿐이니 대단히 유감으로 생각하는 바이다”라고 비판한다. 하지 않은 것보다 못한 일이 되고 말았다. 이후 김갑순은 1948년 출범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에 체포됐지만, 반민특위가 와해되면서 흐지부지 넘어갔다. 당시 공주의 국회의원이자 항일독립운동가였던 김명동이 그를 잡아넣기 위해 애썼으나 실패한다. 김갑순은 김명동에게 당한 수모를 갚겠다며 2대 국회의원 선거에 아들을 공주 갑구에, 손자를 공주 을구에 출마시키고 막대한 선거자금을 투입했지만 모두 낙선했다. 그 뒤 김갑순은 자손들의 재산 다툼을 보며 답답해하다가 1961년 죽는다. 쓸쓸한 최후였다.(그의 이름은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705인 명단에 포함됐다.) 한 가지 남은 이야기. 1982년 시리즈의 두 번째로 ‘공주갑부 김갑순’이라는 드라마가 22부작으로 방영됐다. 그때 주인공 김갑순은 툭하면 ‘민나 도로보데스(みんな泥棒です)!’라고 내뱉었다고 한다. ‘모두가 도둑놈들’이라는 뜻이다. 부패한 권력자들, 자신의 재산을 노리는 사람들을 향한 말이겠으나 김갑순이 부자가 된 것도 그런 세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이 말은 부정부패가 횡횡했던 80년 초반 당대 대(大) 유행어가 됐는데, 요즘 다시 거론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김준태 칼럼니스트

2022.01.01 20:00

4분 소요
법무부는 ‘강남사랑’, 해수부는 ‘땅부자’

부동산 일반

총원 683명, 평균 12억8258만원. 정부부처와 유관기관의 인원과 이들이 보유한 부동산 재산이다. 〈이코노미스트〉가 ‘2021년 공직자 재산변동사항’을 전수 조사해 18부 5처 17청(조달청 제외) 고위공직자(광역지방자치단체장 15명 포함, 국립대학 제외)의 토지·건물 등 부동산 재산을 분석한 결과다. 부동산의 평균 금액이 가장 높은 부처는 법제처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제처는 이강섭 처장이 약 55억원에 달하는 건물을 재산으로 신고했다. 이 처장은 배우자 명의로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분양권 1채를 비롯해 서울 강남구,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에 상가를 1채씩 보유하고 있다. 법제처는 재산공개 신고대상이 2명이고, 이 처장의 건물 재산이 많아 평균 금액이 상승했다. 신고대상 2명 모두 강남3구에 아파트‧분양권‧상가 등을 갖고 있었다. ━ 부동산 평균 재산, 법무부 20억6000만원 최고 토지와 건물을 합한 1인당 부동산 평균 재산은 법무부 중앙부서(실·과·국·본부)가 약 20억5921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법무부 중앙부서는 11명 가운데 5명(약 45%)이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 래미안펜타빌·아크로비스타·아이파크·삼풍 등 고가 아파트·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8부 378명 중 202명(약 53%)이 강남 3구에 아파트·오피스텔을 보유한 것과 비교하면 약 8%포인트 가량 낮다. 그러나 전세로 사는 인원까지 고려하면 11명 가운데 9명(약 82%)이 강남에 살고 있었다. 차규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이 서울 서초동 삼풍아파트에 9억4000만원,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도곡동 도곡렉슬아파트에 11억5000만원으로 각각 전세로 살고 있다.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서초동 강남역 아이파크(공시가 기준 3억1000만원)와 서초동 삼풍아파트(공시가 19억7500만원)를 갖고 있으면서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전세 16억원에 살고 있다. 특히 법무부 산하기관인 대검찰청 소속 고위공직자를 보면 35명 가운데 20명(57.14%)이 강남3구에 아파트·오피스텔을 소유해 법조계가 강남 부동산을 보유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도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이사장은 충남 천안시에 임야 4502㎡를 갖고 있다. 신 이사장의 배우자는 강원도 평창군에 임야와 리조트 숙박시설을, 경기도 양주시에 공장과 공장용지를,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근린생활시설을 갖고 있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173.17㎡ 규모의 복합건물(주택+상가)에서 전세를 얻기도 했다. 배성범 법무연수원장은 배우자가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전용면적 49.86㎡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서울 개포동의 대치2단지 전용 46㎡ 아파트의 경우 최근 실거래가가 10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배 원장 본인은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배우자는 서울 마포구 신수동에 각각 아파트를 전세로 임차한 상태다. 이 같은 결과는 표면적으로는 법원‧검찰청 등의 건물이 서울 강남에 밀집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 서초구 일대에는 대법원과 대검찰청을 비롯해 서울고등법원‧검찰청‧중앙지법‧지검과 서울회생법원이 모여 있다. 법조계의 주요 시설들이 강남권에 모여 있다 보니 법조인들의 강남3구 주택 보유가 타 부처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 해수부 전국 방방곡곡에 토지 소유 1위 법무부 다음으로 부동산 평균 재산액이 높은 것은 해양수산부로 약 19억4280만원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평균 재산 18억5643만원을 나타냈다. 해수부의 경우 18명 중 서울 강남구 대치동·역삼동에 아파트·오피스텔을 보유한 인원은 3명(16.66%)이었다. 나머지는 서울 강북과 경기 고양·용인·분당·광명·과천 등 수도권 주요도시, 그리고 부산·세종 등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대신, 해수부는 건물보다 토지 보유에 적극적이다. 해수부가 보유한 토지 총액은 약 94억9458만원으로 18부 중 1위다. 평균 금액으로 환산해도 약 8억6314만원으로 2위를 차지해 ‘땅 부자’ 부처에 등극했다. 11명 중 토지를 보유한 비율은 61.11%로, 이는 18부 전체의 토지 보유 비율인 53.70%(378명 중 203명)와 비교해 7.41%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부산 수영구 남천동의 아파트를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소유 중이다. 남천동은 서울 평창동과 같은 부산의 전통 부촌이다. 황령산·금련산 아래에 고급 주택들이 밀집해 있는 주거지역이자 수영구청이 위치한 주 상업지역이며, 부산의 명물 광안대교·광안리해수욕장·수영만을 모두 품고 있는 명소로 꼽힌다. 문 장관은 스웨덴 말뫼에도 배우자와 공동으로 93.00㎡ 규모 4억4709만원 상당의 주택을 갖고 있다. 말뫼는 문 장관이 취임 전 교수로 재직한 세계해사대학이 있는 곳이다. 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은 부산 남구 용호동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황 사장의 배우자는 인천 남동구 논현동에 위치한 숙박시설의 지분면적 62.71㎡를 갖고 있다. 장녀는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아파트에 전세를 임차 중이다. 해수부 고위 공직자들의 토지 소유는 주로 지방에 몰려 있다. 남기찬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경남 밀양에, 배우자는 경북 영양에 토지와 단독주택을 갖고 있으며 금액으로는 9억2181만원에 달한다. 정경득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감사위원장은 경남 산청군과 경북 의성군에 토지를 갖고 있으며 부산 기장군에는 도로를 보유하고 있다. 정 위원장의 배우자는 강원 원주시와 전남 영광군‧경기 평택시에 토지가 있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은 부산 서구와 사하구의 토지를 보유 중이며 배우자 또한 부산 서구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어, 부부가 소유한 토지 면적이 3868㎡에 달한다. 공시지가에 따른 토지의 가액만 74억7046만원 규모다. -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2021.04.08 11:13

4분 소요
[공직자 재산 공개 분석 | 부동산(2)] 법무부는 ‘강남 사랑’, 해수부는 ‘땅부자’

산업 일반

법조계 강남3구 주택 보유 최다… 토지 가진 ‘호족’은 해수부에 많아 총원 683명, 평균 12억8258만원. 정부부처와 유관기관의 인원과 이들이 보유한 부동산 재산이다. 가 ‘2021년 공직자 재산변동사항’을 전수 조사해 18부 5처 17청(조달청 제외) 고위공직자(광역지방자치단체장 15명 포함, 국립대학 제외)의 토지·건물 등 부동산 재산을 분석한 결과다.부동산의 평균 금액이 가장 높은 부처는 법제처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제처는 이강섭 처장이 약 55억원에 달하는 건물을 재산으로 신고했다. 이 처장은 배우자 명의로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분양권 1채를 비롯해 서울 강남구,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에 상가를 1채씩 보유하고 있다. 법제처는 재산공개 신고대상이 2명이고, 이 처장의 건물 재산이 많아 평균 금액이 상승했다. 신고대상 2명 모두 강남3구에 아파트·분양권·상가 등을 갖고 있었다. ━ 부동산 평균 재산, 법무부 20억6000만원 최고 토지와 건물을 합한 1인당 부동산 평균 재산은 법무부 중앙부서(실·과·국·본부)가 약 20억5921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법무부 중앙부서는 11명 가운데 5명(약 45%)이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 래미안펜타빌·아크로비스타·아이파크·삼풍 등 고가 아파트·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8부 378명 중 202명(약 53%)이 강남 3구에 아파트·오피스텔을 보유한 것과 비교하면 약 8%포인트 가량 낮다. 그러나 전세로 사는 인원까지 고려하면 11명 가운데 9명(약 82%)이 강남에 살고 있었다. 차규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이 서울 서초동 삼풍아파트에 9억4000만원,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도곡동 도곡렉슬아파트에 11억5000만원으로 각각 전세로 살고 있다.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서초동 강남역 아이파크(공시가 기준 3억1000만원)와 서초동 삼풍아파트(공시가 19억7500만원)를 갖고 있으면서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전세 16억원에 살고 있다. 특히 법무부 산하기관인 대검찰청 소속 고위공직자를 보면 35명 가운데 20명(57.14%)이 강남3구에 아파트·오피스텔을 소유해 법조계가 강남 부동산을 보유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도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이사장은 충남 천안시에 임야 4502㎡를 갖고 있다. 신 이사장의 배우자는 강원도 평창군에 임야와 리조트 숙박시설을, 경기도 양주시에 공장과 공장용지를,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근린생활시설을 갖고 있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173.17㎡ 규모의 복합건물(주택+상가)에서 전세를 얻기도 했다. 배성범 법무연수원장은 배우자가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전용면적 49.86㎡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서울 개포동의 대치2단지 전용 46㎡ 아파트의 경우 최근 실거래가가 10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배 원장 본인은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배우자는 서울 마포구 신수동에 각각 아파트를 전세로 임차한 상태다.이 같은 결과는 표면적으로는 법원·검찰청 등의 건물이 서울 강남에 밀집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 서초구 일대에는 대법원과 대검찰청을 비롯해 서울고등법원·검찰청·중앙지법·지검과 서울회생법원이 모여 있다. 법조계의 주요 시설들이 강남권에 모여 있다 보니 법조인들의 강남3구 주택 보유가 타 부처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 해수부 전국 방방곡곡에 토지 소유 1위 법무부 다음으로 부동산 평균 재산액이 높은 것은 해양수산부로 약 19억4280만원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평균 재산 18억5643만원을 나타냈다. 해수부의 경우 18명 중 서울 강남구 대치동·역삼동에 아파트·오피스텔을 보유한 인원은 3명(16.66%)이었다. 나머지는 서울 강북과 경기 고양·용인·분당·광명·과천 등 수도권 주요도시, 그리고 부산·세종 등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대신, 해수부는 건물보다 토지 보유에 적극적이다. 해수부가 보유한 토지 총액은 약 94억9458만원으로 18부 중 1위다. 평균 금액으로 환산해도 약 8억6314만원으로 2위를 차지해 ‘땅 부자’ 부처에 등극했다. 11명 중 토지를 보유한 비율은 61.11%로, 이는 18부 전체의 토지 보유 비율인 53.70%(378명 중 203명)와 비교해 7.41%포인트나 높은 수치다.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부산 수영구 남천동의 아파트를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소유 중이다. 남천동은 서울 평창동과 같은 부산의 전통 부촌이다. 황령산·금련산 아래에 고급 주택들이 밀집해 있는 주거지역이자 수영구청이 위치한 주 상업지역이며, 부산의 명물 광안대교·광안리해수욕장·수영만을 모두 품고 있는 명소로 꼽힌다. 문 장관은 스웨덴 말뫼에도 배우자와 공동으로 93.00㎡ 규모 4억4709만원 상당의 주택을 갖고 있다. 말뫼는 문 장관이 취임 전 교수로 재직한 세계해사대학이 있는 곳이다.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은 부산 남구 용호동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황 사장의 배우자는 인천 남동구 논현동에 위치한 숙박시설의 지분면적 62.71㎡를 갖고 있다. 장녀는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아파트에 전세를 임차 중이다.해수부 고위 공직자들의 토지 소유는 주로 지방에 몰려 있다. 남기찬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경남 밀양에, 배우자는 경북 영양에 토지와 단독주택을 갖고 있으며 금액으로는 9억2181만원에 달한다. 정경득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감사위원장은 경남 산청군과 경북 의성군에 토지를 갖고 있으며 부산 기장군에는 도로를 보유하고 있다. 정 위원장의 배우자는 강원 원주시와 전남 영광군·경기 평택시에 토지가 있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은 부산 서구와 사하구의 토지를 보유 중이며 배우자 또한 부산 서구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어, 부부가 소유한 토지 면적이 3868㎡에 달한다. 공시지가에 따른 토지의 가액만 74억7046만원 규모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2021.04.0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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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호 임피리얼 팰리스호텔 회장] ‘IP’브랜드로 글로벌 체인 만들겠다

CEO

신철호 회장이 어린시절 간직했던 ‘호텔왕’은 꿈이 아니었다. 그는 임피리얼 팰리스(IP) 브랜드로 세계적인 체인 호텔을 키워가고 있다. 내년께 해외에 4~5개 호텔을 낼 계획이다. 호텔 21층 로얄 스위트룸의 문이 열리자 금빛 물결이 일렁인다. 바로크 스타일의 실내 장식과 조명이 고풍스럽고 웅장하다. 가구는 테두리를 금색으로 조각해 화려함을 더했다. 마치 유럽의 어느 황실에 온 듯하다. 이 호텔이름이 ‘황제의 궁전’ 이란 뜻을 지닌 임피리얼 팰리스다.특1급 호텔로는 보기 드물게 순수 개인 소유 호텔이다. 창업자인 신철호(62) 회장을 8월14일 만났다. 그는 패션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올백으로 넘긴 헤어 스타일과 맵시나게 차려입은 남색 정장. 재킷 소매 끝단 사이로 살짝 보이는 독특한 커프스링크는 물론이고 옥빛이 감도는 진주 넥타이핀에서 패션 센스가 엿보였다.신 회장은 임피리얼 팰리스 브랜드로 해외에 진출했다. 2007년 일본 후쿠오카에 세운 ‘IP호텔 후쿠오카’와 2009년 필리핀 세부에 문을 연 ‘임피리얼 팰리스 워터파크 리조트&스파’ 두 곳이다. ‘IP’ 브랜드의 첫 수출인 셈이다. 2010년엔 서울 이태원에 ‘IP부티크 호텔’을 선보였다. 부티크란 특색 있는 디자인 개념과 인테리어를 적용한 호텔이다. 그가 운영하는 호텔 객실은 모두 1400여개. 매출도 2009년 이후 매년 두 자리 성장률을 기록하고있다. 한 기업정보 제공사이트가 지난해 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신 회장의 자산은 1000억원 대에 이른다.일급 호텔의 틀을 깨다그는 호텔 임피리얼 팰리스를 세계적인 체인 호텔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15살 중학생 시절 아버지와 함께 반도호텔(현 웨스틴 조선호텔) 로비에 들어선 순간부터 간직한 꿈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가난했어요. 정갈하고 세련된 호텔을 처음 접하고 깜짝 놀랐어요. 새로운 세계였지요.그때부터 호텔 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호텔왕’의 꿈을 꾼 거죠.”신 회장은 서울 강남에서 부동산 임대사업을 하던 일진실업 집안의 3남5녀 중 차남이다. 신철호 회장은 폼인테리어 가구공업을 경영하다 부친의 뜻에 따라 1980년 초 인테리어 회사를 접고 일진실업에 들어갔다. 그는 막상부동산 임대사업을 하면서도 마음은 호텔에 있었다.결국 89년 지상 11층짜리 호텔을 차렸다. 시작은 1급 관광호텔이었다. 신 회장은 기존 호텔의 스타일을 과감히 깼다. 마치 유럽의 고성을 가져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유럽 앤틱 가구와 인테리어는 섬세하고 고풍스러웠다. 호텔 이름도 언덕위의 예쁜 집 ‘아미가(阿美家)’였다.호텔 업계에선 특급호텔도 아닌 일급호텔이 유럽의 고급 호텔처럼 꾸며놨다는 점에 놀라워했다. 그럼에도 가격은 일급호텔 수준이었다. 입소문이 나면서 오픈 첫해 평균 객실 가동률은 95.7%에 달했다. 이 중 90%가 일본인 관광객이었다.신 회장은 국내에 없는 새로운 호텔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업가는 멀리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유행을 쫓기 보다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 낼 때 성공한다고 봐요. 처음부터 ‘아! 이런 호텔도 있구나’ 하고 고객들이 깜짝 놀랄만한 공간을 만들 계획이었어요. 세계 여러 호텔을 다니며 분석하고 공부했습니다. 그러다 유럽에서 성을 개조한 호텔을 본 순간 ‘이거다’ 싶었지요.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1급 호텔로 문을 연 아미가는 유명세를 타면서 96년 특2급, 99년 특1급이 됐다. 신 회장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2005년 대규모 리노베이션을 했다. 투자한 금액만 1000억원에 이른다. 기존 신관을 증축하고 별관과 대형 컨벤션센터를 새로 지었다. 객실수는 기존 210여 개에서 430개로 늘렸다. 호텔 안에 당시 스파 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16개 수면실과 트리트먼트 룸을 만들었다. 리노베이션을 끝낸 후 호텔 이름을 아미가에서 임피리얼 팰리스로 바꿨다.섬세함과 정성으로 일군 호텔임피리얼 팰리스 경쟁력은 ‘정성’이다. 호텔은 신 회장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호텔 인테리어도 직접 챙겼다. 호텔 곳곳을 갤러리처럼 꾸몄다. 430개 객실의 인테리어가 각기 다르다. 홀과 로비에는 신 회장이 아미가 시절부터 수집한 600여 점의 미술품이 전시돼 있다. 전체 수십억원 넘는 작품들이다. 그는 해외에 나가 호텔 분위기에 어울리는 가구와 소품들도 사온다. 그렇게 모은 가구·테이블·접시·조명 등이 수만 점에 이른다. “대부분 고가의 제품이에요. 호텔 로비에 있는 시계는 10년 전에 그리스에서 사 왔어요. 1890년대에 만들어진 건데 가격이 꽤 나가지요. 로얄 스위트룸의 복도 조명이 가장 비쌉니다. 한 쌍에 7만 달러를 주고 샀어요. 고객이 실수로 하나를 깨뜨렸어요. 손님 중에 간혹 가져가는 분들이 있어 유명 작품에는 CCTV를 켜둡니다.”호텔 곳곳엔 화가로 등단한 아내와 캐나다에서 순수 미술을 전공한 큰 딸의 그림이 걸려 있다. 실제로 임피리얼 팰리스는 눈이 닿는 곳마다 작품이 보인다. 화장실을 가는 길목은 물론 변기 위에도 미술품이 전시돼 있다. 신 회장은 “고객이 내 집처럼 편안하게 쉴 뿐 아니라 우아한 분위기에서 예술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쓴다”고 들려줬다.그가 정성을 쏟는 곳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직원이다.호텔 세우고 10년 동안은 직원들과 살다시피 했다. “와인보다 소주를 더 좋아해요. 밤새 직원들과 소주를 기울이며 토론을 하기도 하죠. 한 달에 한번 꼴로 직원과 등산도 다녔고요. 전국 유명한 산은 거의 다녔어요. 해외에서 근무하다 온 직원들이 가장 놀랐던 게 경영진이 권위의식없이 직원들과 어울려 지내는 모습이었어요(웃음).”신 회장은 “세계 유명 체인 호텔들이 여러 차례 손을 잡자고 제안했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체인 호텔은 외형상 독자경영처럼 보이지만 매뉴얼에 따라 움직이기때문에 우리만의 색깔을 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그는 오히려 한국적인 매뉴얼을 만드는 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고객은 열 가지 중에 한 가지만 부족해도 그 호텔을 낮게 평가합니다. 100% 만족 할 때까지 많은 노력을 해야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세심한 배려입니다. 글로벌 체인 호텔에선 로비, 프런트, 객실, 레스토랑 등 장소 각각의 매뉴얼만 있어요. 저희는 고객이 로비에 들어선 순간부터 밀착 서비스를 합니다. 상황 별 매뉴얼이 아니라 고객이 실질적으로 느끼고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죠. ”유럽풍 외관에 기와지붕 얹어 수출궁극적으로 신 회장은 화려한 유럽풍 외관에 한국적인 요소를 담길 원한다. 대표적인 공간이 호텔 현관 위에 얹힌 기와지붕이다. 호텔 설계자는 “유럽풍 외관에 기와지붕이 어울리지 않는다”며 극구 말렸다. 신 회장은 어색해도 한국적인 맛이 필요하다며 밀어부쳤다. 신 회장은 “의외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특색 있어 좋다고 한다”며 “앞으로 해외 시장에 나갈 때 한국 호텔이라는 이미지를 살려 3층정도에 누각이 튀어나오게 지을 생각”이라고 밝혔다.요즘 신 회장의 관심사는 해외 진출이다. 그가 호텔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염두에 둔 일이다. 2007년 문을 연 일본 후쿠오카 IP호텔은 해외 진출을 위한 실험 무대다. 해외에서는 처음 사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덜한 일본을 선택했다. 운 좋게 2년 뒤 필리핀 세부에 진출해 리조트를 세웠다. 신 회장은 그 동안의 경험을 살려본격적으로 동남아 시장에 진출할 생각이다. 내년께 이곳에 4~5개의 호텔을 오픈 할 계획이다. 이미 땅도 사둔 상태다.신 회장은 커지고 있는 국내 비즈니스 호텔 시장도 눈여겨보고 있다. 어떻게 차별화 할 지가 관건이다. “일본양식을 따온 요즘 비즈니스 호텔이 꾸준히 경쟁력을 가질지 걱정입니다. 일본에 비즈니스 호텔이 늘어난 것은 60·70년대 관광객이 급증했기 때문이죠. 땅은 좁고 비싸니 잠만 잘 수 있는 아주 작은 호텔을 지은 겁니다. 지금은 관광객이 빠져나가면서 텅텅 비어 있어요.”2010년 그가 이태원에 선보인 호텔은 확실히 달랐다.비즈니스 호텔이 아니라 국내 최초의 부티크 호텔이었다. 규모는 작지만 개성 있는 인테리리어가 특징이다. 전반적으로 모던한 공간에 예술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갤러리 호텔인 셈이다. 그는 “호텔은 자고 가는 공간이 아니라 고객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곳은 오픈하자마자 140여 객실 예약률이 90%를 넘었다. 성수기나주말엔 아예 예약이 불가능할 정도다.리더는 많은 경험과 자기 희생 필요신 회장이 소신껏 호텔을 세우고 운영할 수 있었던 데는 다양한 경험이 한 몫 했다고 들려준다. “집은 잘 살았지만 경험 삼아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했어요. 대학교 때부터 업종 가리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했죠. 졸업 후엔 인테리어 회사를 차렸고요. 가구 공장을 직접 운영해봤기 때문에 가구나 인테리어 분야는 전문가 수준이지요. 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에 들어가서 건물을 짓기도 했어요. 서울 논현동 언주로 주변에 설계하고 지은 빌딩만 십여 채에 이릅니다. 시멘트 한 포 가격이 얼마인지도 아는 걸요. 이런 경험이 호텔을 짓고 운영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이태원에 낸 IP부티크 호텔은 100% 제 작품이죠(웃음). 호텔 설계부터 객실 인테리어를 직접 했어요.”신 회장은 자신이 배운대로 경영 수업을 했다. 현재 IP부티크 호텔은 장남 신재범 씨가 관리한다. 그는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기획전략팀 사원으로 입사해 차근차근 후계자 수업을 받았다. “리더를 하려면 다 알아야 합니다.심지어 주방에서 식사를 만들 때 어떤 재료가 들어가고 어떤 맛이 나는지까지 세세하게 알고 있어야 해요. 그래야만 직원들을 이끌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리더에게 요구되는 건 자기 희생이죠. 자신보다 직원과 회사를 우선 생각하고 챙길 줄 알아야 합니다” 장남 뿐 아니라 두 딸 역시 호텔에서 일한다. 큰 딸 신혜성씨는 호텔 내 꽃집 ‘라 꼬네뜨’를 운영한다. 호텔 객실과 연회장의 꽃 장식을 맡는다. 막내 신혜준씨는 이 호텔의 식음본부 기획팀 디렉터로 일한다. 큰 딸은 축구선수 차두리와 결혼해 화제를 모았다. 신 회장은 “언제가는 사위도 호텔 경영을 돕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얘기를 해보니 재활의학에 관심이 많은 거 같아요. 알다시피 요즘 메디컬 호텔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잖아요. 재활의학을 제대로 공부한다면 호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해요.” 신 회장은 호텔 사업이 무척 매력적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낍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것도 즐겁고요. 해외에서 우리나라 호텔을 발견하면 얼마나 뿌듯하고 기쁠까요. 언제가는 세계 호텔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뉴욕 한복판에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이 문을 열겁니다.”삼형제 모두 기업인신철호 대표는 서울 강남에서 부동산 임대사업을 해 온 일진실업 집안의 3남5녀 중 차남이다. 서울 강남의 경복아파트 일대에 많은 부동산을 갖고있는 땅부자 집안이다. 1962년 부동산 임대회사로 출발한 일진실업은 99년 일진실업, 태승이십일,아모제산업으로 분할됐다. 신철호 회장은 태승이십일을 바탕으로 호텔 아미가(현 임피리얼팰리스)를 세웠다.신철호 회장의 맏형인 신장호 대표는 레저사업과 부동산 임대 등이 주력인 일진실업을 맡고 있다.지난해 매출은 167억원. 신장호 대표가 98년에 만든 서울 강남의 스포월드는 회원제 피트니스 클럽이다.강남 쪽에 회사가 있는 CEO나 부자 고객이 많이 찾고 있어 상류사회의 사교 장소로 유명하다.막내인 신희호 대표는 아모제산업을 바탕으로 외식기업 아모제를 차렸다. 마르쉐, 오므토 토마토 등 새로운 개념의 레스토랑을 선보여 히트시켰다.그는 레스토랑 운영 경험을 살려 공항·철도·리조트등에서 식음시설을 운영하는 컨세션 사업을 하고 있다. 올해 5월엔 여수엑스포의 식음시설 운영권도 따냈다. 지난해 매출은 1861억원.올해 컨세션 사업 성과가 뛰어나 2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신희호 대표는 89년부터 9년 동안 신철호 회장 밑에서 운용총괄 상무와 부사장으로 일하며 차근차근 경영 수업을 받았다.신희호 대표는 형 신철호를 ‘인간적이며 멋을 아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요. 형들이 많은 의지가 됐습니다.특히 둘째 형에게 스키, 테니스 등 여러 운동을 배웠어요.형이 못하는 운동이 없거든요. 호텔에서 경영 수업을 할 때도 큰 줄기만 잡아주고 항상 믿고 맡기셨어요.이때 호텔 외식사업에 관심을 갖고 외식 기업을 창업하게 됐습니다.”삼형제는 스포월드에서 자주 만난다. 운동을 하면서 건강도 챙기고 형제간 우애를 다진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도 찾는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가을 강원도 홍천에 오픈한 골프장 ‘힐드로사이CC’. 큰 형이 경영하는 일진실업이 만들었지만 신철호 회장과신희호 대표도 관련 회사로 이름을 올리고 회원권 분양 등을 도왔다.

2012.08.29 14:13

8분 소요
홍해개발 김재호 대표 - 여수 지역경제 지킴이 되겠다

CEO

11월 7일 오후 2시 전남 여수시 신월지구에 위치한 히든베이(가칭) 호텔 건설현장. 2만5000여㎡ 부지에서 30여대의 중장비가 우렁찬 기계음을 내고 100여명의 직원들은 땀을 흘리고 있다. 내년 3월 완공 예정인 히든베이는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로 134개의 객실과 컨벤션센터, 휘트니스 클럽 등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철골조 공사를 마친 이곳은 외벽공사가 한창이다. 공정률은 현재 75%이다. 홍해개발 김재호(70) 대표는 “청정해역이 한눈에 펼쳐지고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여수에서도 신월지구는 가장 멋진 곳”이라며 “내년 열리는 여수 엑스포에 방문한 국내외 관광객에게 최고의 전망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여수엑스포는 내년 5월 12일부터 93일간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열린다. 여수신항 일대에 174만㎡ 규모의 전시관 10개를 설치하고 바다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줄 계획이다. 100여개 국가가 참가하는 이번 엑스포에는 국내외 관광객 800만명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된다.김재호 대표는 여수에서 유명 인사다. 대학교와 군대생활을 제외하고 60여 년을 여수에서만 살았다. 그는 이곳에서 ‘땅부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가 사는 한옥의 규모만 해도 1만6528㎡(약 5000평), 사랑채·행랑채·본채 등 6채로 이뤄져 있다. 이중 하나가 여수의 명소로 꼽히는 ‘봉소당(鳳巢堂)’이다. 구한말에 지어진 봉소당은 100년 넘게 자손들에게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영화 ‘가문의 영광1’(2002)에 등장했던 바로 그 한옥이다.70년 여수 토박이 4개기업 일궈다른 사람이 보기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호화스런 생활을 했을 것 같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오히려 집안 재산이 ‘주지육림(酒池肉林)’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줬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실제로 여수에서 4개 사업체를 운영하는 건실한 향토 기업인으로 평가 받는다. 드럼통 제조업체인 화양산업, LPG가스 공급소인 구봉 충전소, 냉동창고 사업체 삼양냉장, 홍해개발이다. 1983년 창업한 구봉 충전소는 여수 지역 가스의 70%를 공급한다. 여수 시장점유율 1위다. 연 매출은 250억원에 이른다. 6년 전 설립한 화양산업의 연 매출도 300억원이다. 여수에 있는 3개 드럼통 회사 가운데 가장 늦게 창업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1위다. 김 대표는 이번 호텔도 여수지역을 위해 지을 생각이다.이유는 간단하다. 여수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여수 앞바다에는 오동도·돌산도 등 317개 섬들이 떠있다. 해안선 길이만 905.87㎞에 달해 저녁이면 아름다운 석양이 펼쳐진다. 여수에는 볼거리가 이처럼 많지만 즐길거리는 상대적으로 적다. 쇼핑공간이 부족해 관광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관광객이 머물 숙박시설도 부족하다. 김 대표가 호텔을 짓겠다고 나선 첫 번째 이유다. 그는 “여수 엑스포에서 관광객을 제대로 수용하려면 3만여개 객실이 필요하지만 여수 인근의 숙박업체를 모두 포함해도 1만여개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다른 이유도 있다. 여수박람회 조직위원회와 여수시는 2008년 민자유치 방식으로 관광호텔 건립을 추진해왔다. 다행히 엑스포가 열리는 여수신항 주변에는 대명 콘도가 건설되고 있지만 신월지구는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투자자의 외면을 받았다. 여수시조차 호텔건립을 포기했다.이 소식을 들은 김 대표는 안타까웠다고 했다. 한편으론 오기가 발동했다. 전망이 가장 머신 여수 신월지구가 저평가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다. 김 대표가 호텔건설에 나선 두 번째 이유다. 김 대표는 “여수에 방문한 관광객이 잠을 잘 곳이 없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여수를 관광지역으로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여수에 방문한 국내외 관광객에게 최고의 관광지로 기억될 수 있는 호텔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여기서 알 수 있듯 김 대표는 웬만한 시련에는 뜻을 굽히지 않는다. 위기에 직면하면 오기가 발동해 정면돌파를 시도하는 스타일이다. 주변 사람들이 그를 ‘오뚝이 경영자’‘승부사’라고 부르는 이유다. 김 대표는 “부친께 사업을 물려받았을 때 큰 실패를 경험했다”며 “그 실패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고난을 이겨내는 힘과 의지를 키웠다”고 말했다. 그럴 법도 하다. 그는 젊은 CEO 시절 큰 실패를 겪은 적 있다.“실패 두려워하지 않는다”김 대표는 대학졸업 직후인 1967년 부친이 운영하던 청량음료 음료업체 ‘금실사이다’를 물려받았다. 처음엔 사세를 잘 유지했지만 코카콜라가 국내에 상륙한 1968년부터 위기에 빠졌다. 군소 음료업체였던 금실사이다는 코카콜라에 맞설 힘도, 자금도, 네트워크도 없었다. 결국 1973년 이 회사는 부도났다. 그의 인생에서 첫 실패였다. 순식간에 빈털터리가 된 그는 별별 일을 다했다. 2년 동안 트럭운전을 하기도 했다. 아무 생각 없이 몸을 혹사한 건 아니다. 그는 단 한 순간도 재기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기회는 찾아왔다. 금실사이다가 망한 지 4년 후인 1977년의 일이다.당시 교육감이었던 아버지 친구가 진성여자중·고등학교 인수를 제안했다. 학교 빚은 1억원이었다. 많은 빚이 있음에도 인수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자존심을 굽히는 법을 배웠다. 아버지의 땅 5000평을 팔아 빚을 청산할 수 있었다. 인수 후 혼신을 다해 경영정상화를 이끌었다. 5년 뒤 한영고등학교를 지었고 10년 후에는 한영대학을 설립했다.김 대표가 주변의 만류를 무릅쓰고 여수 호텔사업을 밀어붙이는 것에서도 그의 승부사 기질을 엿볼 수 있다. 김 대표는 2010년 1월 여수시와 홍해개발은 신월지구 관광호텔 건립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80억원으로 부지 매입 후 500억원을 투자했다. 그 해 6월부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 3월 호텔 완공 후 10월부터는 콘도를 지을 계획이다.여수 호텔은 그의 오랜 꿈이기도 하다. 그가 몇 년 전 일본 한 호텔에 묵었을 때다. 주말이 되자 자녀의 손을 잡고 가족단위로 놀러 왔다고 한다. 이들은 콘도에만 머물지 않고 별로도 마련된 공연과 미술 등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는 것을 보고 한국에 가서 여행·호텔·공연 등 문화호텔을 만들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여수 엑스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마음으로 짓고 있지만 엑스포 후에는 국내외 관광객이 자녀의 손을 잡고 함께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김성희 이코노미스트 기자 bob282@joongang.co.kr

2011.11.14 14:32

4분 소요
CEO 외식업계 ‘미다스 손’ 신희호 아모제 사장 - “편의점에서도 아모제 만나세요”

유통

종합외식기업 아모제의 신희호(54) 사장은 외식업계의 트렌드 변화를 이끌어왔다. 규모에선 CJ를 비롯한 대기업에 뒤지지만 국내 외식업계의 ‘최초’ 기록을 여럿 세우며 외식업계의 ‘미다스 손’으로 불린다. 그의 첫 작품은 유럽 마켓형 패밀리 레스토랑인 ‘마르쉐’. 프랑스어로 ‘시장’이란 뜻이다. 1996년 서울 역삼동에 1호점을 냈다. 국내 외식업계에서 앞다퉈 TGIF·베니건스·토니로마스를 비롯한 해외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을 들여오던 때다.캐나다에서 우연히 마르쉐를 접한 그는 독특한 운영 방식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여느 패밀리 레스토랑처럼 고객이 테이블에 앉아 음식을 시키는 대신 직접 다양한 음식 코너를 돌며 주문하고 즉석에서 요리를 받아가도록 했다. 코너별로 스위스·이탈리아·동남아시아 등의 특징을 살려 세계 각국의 식당가를 구경하는 느낌이 들도록 만들었다. 먹는 재미에 볼거리도 더한 것이다.국내 외식업계의 ‘최초’ 기록 여럿 세워2000년에는 마르쉐 음식을 포장판매하는 ‘카페 아모제’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선보였다. 미리 조리한 음식을 포장판매하는 국내 첫 테이크아웃점이었다. 이른바 홈밀리플에이스먼트(HMR) 사업이다. 조리가 까다롭고 가정에서 접하기 힘든 고급 음식을 비교적 싸게 먹을 수 있다는 걸 장점으로 내세웠다. 1~2인 가구나 독신자가 늘어나는 흐름에 딱 맞았다. 특히 패스트푸드와 달리 유기농 식재료를 써서 환경과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 변화에도 재빨리 적응했다. 국내 유명 백화점에 모두 들어선 카페 아모제의 매장 수는 현재 50개다.2004년에는 국내 첫 오므라이스 전문점인 ‘오므토 토마토’를 열었다. 오므라이스와 토마토라는 뜻이다. 기존 오므라이스와 달리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을 오가며 메뉴를 연구해 40여 가지의 퓨전 오므라이스를 개발했다. 국내 인기에 힘입어 내년에 태국에 오므토 토마토 1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오므토 토마토는 개점 과정이 남달랐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인기가 시들면서 2002년을 정점으로 매출이 떨어졌다. 특히 2002년 서울 청담동에 오픈한 퓨전 중식당 ‘엉클웡스’는 개점 1년 만에 문을 닫았다. 원인 파악에 나선 신 사장은 고객의 다양한 욕구에 발맞춰 메뉴와 분위기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그는 무작정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기보다 서울 삼성동에 ‘안테나 숍’으로 중형 레스토랑을 열었다. 여기서 고객의 입맛을 파악했다. 그랬더니 인기 메뉴 1순위가 오므라이스였다. 그는 안테나 숍을 오므라이스 전문점인 오므토 토마토로 바꿨다.신 사장은 현재 이들을 비롯한 6개 브랜드의 80개 매장과 공항·철도·리조트 등에서 식음시설을 운영하는 ‘컨세션 사업’ 매장 80개를 거느리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오션월드 등에서 벌이는 컨세션 사업도 국내 외식업계 첫 프리미엄 푸드코트인 ‘푸드 캐피털’로 차별화했다. 공간을 고급스럽게 꾸미고 웰빙 트렌드를 적극 반영했다. 여기서 얻은 좋은 평판 덕에 여수 엑스포 식음시설 운영권도 따냈다. 외식, 음식 포장판매, 컨세션 사업을 벌이는 아모제의 올 매출 목표는 1000억원 정도다. 지난해 매출은 770억원이었다. 아모제 계열사로 식재료 제조·유통과 부동산 임대업이 주력인 아모제산업의 올 매출 목표 역시 약 1000억원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780억원이었다. 특히 아모제산업의 매출은 아모제의 음식 포장판매와 컨세션 사업이 급성장하면서 크게 늘었다.신 사장은 점포 수를 늘리기보다 시장 조사와 고객의 수요를 분석해 다양한 외식 브랜드를 만드는 데 무게중심을 둔다. 전략은 대략 4년 후 시장 변화를 예측·반영해 내놓는다. 그래서 아모제에서는 이를 ‘올림픽 전략’이라고 부른다.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이 열리던 1996년 마르쉐 1호점을 열며 외식사업을 시작한 후 4년 주기로 성과를 평가하고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상해서다. 예컨대 2012년 런던올림픽에 맞춰 2009년 4월 내놓은 ‘런던 전략’에서는 2012년에 매출 2000억원, 이익 120억원을 올린다는 내용을 담았다. 당시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 신 사장은 현재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전략을 세우고 있다. 창조, 로직화, 글로벌 등을 키워드로 잡고 있다.아모제의 전신은 1995년 출범한 덕우산업이다. 2001년 회사 이름을 아모제로 바꿨다. 아모는 ‘아무’의 옛말이고, 제는 ‘때’를 뜻하는 순수한 우리말이다. 언제나 고객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다. 덕우산업은 신 사장이 친형인 신철호(62)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회장 밑에서 호텔 아미가(현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부사장으로 지낼 때 세웠다. 1981년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딴 그는 귀국 후 첫 직장인 삼성전자에서 2년 가까이 일했다. 삼성전자에서 흑백TV 수출 업무를 담당하던 그는 신철호 회장의 요청으로 1988년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 들어가 10여 년 동안 일하다 자연스레 호텔 외식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애초 외식사업에 뛰어들 생각은 없었지만 시작하면서 자신에게 잘 맞는다고 여겨 평생의 업으로 삼았다.4년 후 내다보는 ‘올림픽 전략’신 사장은 서울 강남에서 부동산 임대사업을 해온 일진실업 집안의 3남5녀 중 막내다. 서울 강남의 경복아파트 일대 등의 땅부자 집안이다. 1962년 부동산 임대회사로 출발한 일진실업은 1999년에 일진실업, 태승이십일, 아모제산업으로 분할됐다. 신희호 사장은 아모제산업을 바탕으로 아모제를 세웠다.신희호 사장의 맏형인 신장호(64) 대표는 레저사업과 부동산 임대 등이 주축인 일진실업을 맡고 있다. 지난해 매출 135억원이었다. 특히 신장호 대표가 1998년에 만든 서울 강남의 스포월드는 회원제 피트니스 클럽으로 CEO나 부자 고객이 많이 찾는다.둘째 형인 신철호 회장은 호텔사업(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이 주력인 태승이십일을 맡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580억원이었다. 신철호 회장의 딸인 신혜성씨는 축구선수 차두리와 결혼해 화제를 모았다.3형제는 스포월드에서 곧잘 만난다. 이곳에서 운동하면서 건강과 형제간 우애를 다진다. 사업 이야기도 여기서 자주 나눈다. 예컨대 올가을 강원도 홍천에 오픈한 골프장 ‘힐드로사이’는 3형제 합작품이다. 신장호 대표가 이끄는 일진실업이 만들었지만 신철호 회장과 신희호 사장도 관련 회사로 이름을 올리고 회원 분양 등에도 도움을 줬다. 3형제 모두 사업에서 일가를 이뤘지만 매출 규모로 따지면 가장 늦게 시작한 신희호 사장의 회사가 가장 크다. 신 사장은 “독립한다고 했을 때 둘째 형이 어딜 가느냐며 야단도 쳤지만 지금은 격려를 많이 해준다”고 말했다.신희호 사장의 회사 규모가 커진 건 컨세션 사업의 확대 덕이 크다. 외식사업, 특히 패밀리 레스토랑 사업은 인기가 예전만 못한 데다 경쟁은 치열하다. 성장세가 주춤한 레드오션이다. 이 대목을 고민하던 신 사장은 2007년 컨세션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해 7월 인천국제공항의 식음료 사업자 입찰이 있었다. 풀무원과 컨소시엄을 이뤄 응찰한 아모제는 국내외 10여 개 회사와 경합했다. 당시 CJ푸드시스템, 두산 계열의 SRS코리아, 식품전문기업 SPC그룹을 비롯해 세계 최대 영국계 컨세션 기업인 SSP 등이 경쟁자였다. 신 사장은 입찰 준비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3개월 동안 직원들과 사업 제안서를 준비했다. 사업 제안서 발표도 직접 할 정도로 애착이 강했다. 이런 노력 덕에 아모제 컨소시엄은 SRS코리아, SPC그룹과 더불어 운영권을 따는 데 성공했다. 인천국제공항 식음료 사업에 진출하자 다른 업체에서도 제안이 들어왔다. 컨세션 사업에서는 초기 거점 확보와 평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08년 6월엔 오션월드의 일부 식음시설 운영권을 따냈다. 롯데·현대·신세계를 비롯한 유명 백화점에도 속속 진출했다.아모제에서는 국내 컨세션 시장 규모를 2조5000억~3조원 정도로 추산한다. 휴게소를 포함한 식음료 부문만 따졌다. 현재 이 시장에서는 CJ엔시티, 풀무원의 풀무원 ECMD, 한화, SPC그룹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풀무원 ECMD가 선두권이다. 아모제의 김영배 전무는 “급식 대기업이 주축을 이루던 시장이어서 아모제의 컨세션 사업 진출에 부정적인 의견도 많았지만 급식 전문기업과 다른 외식 전문기업의 전문성을 강조한 덕에 인천공항을 비롯해 백화점, 리조트, 골프장 클럽하우스, 대형 병원, 야구장 등의 굵직한 계약을 따내 업계를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신 사장은 2008년 초 계열사 아모제산업에 식자재 유통사업부를 새로 만든 덕에 식재료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해도 견딜 수 있었다. 특히 250억원을 들여 충북 음성에 식재료 가공공장을 지어 원가를 줄이고 품질을 유지할 수 있었다. 2009년 준공한 이 공장에서 2000여 가지의 식재료를 가공해 관계사인 아모제의 외식사업 부문에 공급하고 있다. 신 사장은 가공공장에 공급할 음식 재료를 엄격하게 따진다. 그는 “음식 맛은 좋은 재료를 사용할수록 좋아진다”고 말한다. 예컨대 야채는 산지에서 직접 가져온다. 특히 여주 호박고구마, 제주도 감귤 등 제철에 가장 좋은 곳에서 수확한 야채나 과일을 사용하고, 치즈는 임실치즈농협에서 생산되는 100% 천연치즈만 쓴다. 신 사장은 식자재 유통을 비롯한 사업 다각화와 컨세션 사업 강화 등 사업 영역 확대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만 기댄 외식기업이 2004년부터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졌지만 아모제와 아모제산업은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 20%에 이르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물론 신 사장이라고 언제나 잘나갔던 건 아니다. 1997년 10월 경기도 분당 삼성플라자에 마르쉐 2호점을 내자마자 외환위기가 터졌다. 당시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부사장을 겸임하고 있던 그는 자신의 월급을 50% 깎았다. 직원 월급도 30~40%씩 깎았다. 그때 신 사장은 자신도 매우 불안한데 직원들은 오죽하겠는가 싶었다. 그래서 열린 경영을 시작했다.옛 아미가 호텔에서 경영수업직원들에게 경영자와 똑같이 정보를 제공하고 생산업무와 관련한 권한을 부여해 경영자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했다. 매달 한 차례 임직원을 모아놓고 생산·매출·수익을 포함해 회사의 경영 상황과 경영환경 변화 등을 설명하고 경영의 기본 지식을 공부하게 했다. 그러면서 “다 함께 허리띠를 졸라매고 위기를 극복해 이익이 나면 나누자”고 설득했다. 그런 덕에 아모제는 외환위기 혹한 속에서도 이익을 냈고, 그걸 나눠 가졌다.신 사장은 아모제의 새로운 컨세션 사업 대상으로 고속도로 휴게소와 편의점을 노리고 있다. 특히 새로운 전장으로 떠오른 고속도로 휴게소의 식음료 사업은 대개 20년 계약을 한다. 장기계약이다 보니 수익률은 다소 떨어지지만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할 수 있다. 아모제의 김영배 전무는 “예전에는 임차료를 많이 주는 곳에 운영권을 내줬지만 요즘은 맛과 서비스가 중요해 아모제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진출했듯 편의점도 주목하고 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고 독신 가정도 급증하고 있어 고급스러운 간편식이 각광 받을 수 있다고 본다. 편의점에서 자체 브랜드 먹을거리를 많이 내놓고 있지만 좀 더 맛있고 품질 좋은 제품이라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편의점 체인과 구체적인 사업 내용도 논의하고 있다.그는 마르쉐, 오므토 토마토 등 유명 브랜드가 있지만 전국적인 간판 브랜드로는 힘이 떨어진다는 지적에는 “아모제 자체를 브랜드로 내세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외식 관련 인프라, 소모품, 교육 등으로도 사업을 확장할 전략”이라며 “아모제와 아모제산업의 사업 조정 후 합병 등으로 회사를 정리해 3~4년 후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11.09.2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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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님, 상속세 걱정 보험으로 덜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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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흐름에 민감한 고액 자산가들은 어떻게 자산을 운용할까? 포브스코리아는 삼성생명 FP센터 자산관리사에게 고객과의 상담내용을 바탕으로 자산가들의 투자 고민과 상황에 따른 투자전략을 듣는다. 이번 호에서는 상속재원 마련의 중요성을 알아봤다. FP센터는 고액 투자자의 자산만 별도 관리하는 VIP센터로 ‘GAP&TAP’(자산성장플랜 & 자산승계플랜) 시스템을 활용해 투자·법률·세무·부동산 상담을 하고 있다. 많은 고객과 상속 관련 상담을 하다 보면 상속·증여세를 계산할 때 재산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해한다. 피상속인 김모씨의 사례를 통해 상속재산가액의 평가방법을 살펴봤다.피상속인 김씨의 유고로 상속인들은 상속세 신고를 위해 상속재산가액을 다음과 같이 평가해 보았다. 상속인은 배우자와 두 명의 자녀다. 위와 같은 상속재산의 평가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상속재산은 원칙적으로 상속개시일 현재의 시가로 평가한다. 일반적으로 가치가 확정되어 있는 예금 등 현금성 자산과 달리 부동산의 경우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은 다소 복잡하다.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로이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 통상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을 시가로 한다.하지만 부동산은 그러한 경우를 찾기 힘들다. 대신 공시지가, 기준시가, 임대료에 의한 환산가액, 감정가액 등 보충적인 방법으로 상속재산가액을 평가해 신고한다. 그렇다면 시가란 어떤 경우에 적용되는 것일까? 세법에는 아래와 같이 시가에 해당되는 경우가 명시되어 있다 매매 거래와는 달리 대가 없이 무상으로 자산이 이전되는 상속·증여의 경우 부동산은 예상 시가보다 낮게 평가될 수 있다. 처럼 단독주택·임야·건물의 경우 시가 산정이 어렵다면 예상 시세 대비 낮은 공시지가 등으로 상속재산가액을 평가한다. 오히려 예금은 상속재산가액을 정할 때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단독주택과 단순 비교하면 예상되는 시장가격은 동일하지만 상속재산가액을 평가할 때는 단독주택에 비해 더 비싸게 평가되는 것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김씨의 상속세를 계산해 보면 다음과 같다. 김씨 상속세 김씨의 상속세 산출세액은 약 11억9000만원 정도다. 이를 시가로 계산하면 상속세 산출세액은 약 39억4000만원에 달한다. 상속재산가액을 얼마로 평가하느냐에 따라 세금 차이가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과세표준이 클 경우에는 세율이 높아지므로 그 차이는 더 클 수밖에 없다. 상속세를 줄이는 첫걸음은 현재 본인의 재산이 어떤 자산군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지 계산해 보는 것이다. 위의 사례에서 상속재산가액 평가가 시가와 동일하게 평가된 것은 20억원의 예금뿐이다. 예금을 포함한 금융재산의 경우 순금융재산가액에서 20%를 금융재산 상속공제라는 항목으로 공제(한도는 2억원)해 주고 있지만, 금융자산을 많이 보유한 경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더욱 극단적으로 50억원대의 땅부자와 50억원대의 현금부자가 동시에 사망한다면 어느 집 가족이 더 많은 상속세를 부담하게 될까? 50억원대 토지의 시가를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라고 가정한다면, 현금 부자의 가족이 상속세를 더 부담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느 쪽 가족이 상속세 때문에 더 고민스러울까? 정답은 땅부자 가족이다. 세금은 더 적게 나왔지만, 납부할 현금이 없기 때문이다. 현금이 많아도 고민이고 현금이 없어도 고민인 게 상속·증여세다. 피상속인 재산 중 시가로 평가되는 현금이 많으면 세금이 커지고, 상속 재산이 대부분 부동산이라면 세금을 낼 돈이 없기 때문이다. 상속·증여세 부담을 줄이려면 생전에 피상속인과 상속인의 자산을 상속세 계산에 유리하도록 점진적으로 조절해 나가야 한다. 다시 말해 피상속인은 상속재산가액 평가 때 예상시가보다 싸게 평가되는 자산군 위주로 보유하고, 상속인들은 세금납부 재원인 현금성 자산을 넉넉히 갖고 있어 상속세 때문에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는 것을 막는 지혜가 필요하다. 상속세도 적게 내고 세금 낼 돈 걱정도 없는 게 가장 이상적인 상속 준비다. 상속인들이 거액의 상속세를 납부하기에 충분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매달 일정 금액을 적립해 목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생명보험은 부자들의 상속세 납부용 통장으로 불린다. 금융상품 중 사망 시점에 정해진 적립금을 지급하도록 설계된 상품이기 때문이다. 상속재산에서 제외되는 보험계약은 주의해야 한다. 계약자가 상속인이고 피보험자가 피상속인으로 계약해야만 보험금이 상속인 재산이 되므로 상속재산가액에 포함되지 않는다. 단 계약자는 보험료 납입 능력이 있어야 한다.

2010.05.28 05:16

3분 소요
“강남의 새 랜드마크로 우뚝 설 것”

산업 일반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옛 영동백화점 땅에 첨단 오피스 빌딩이 들어선다. 소유주의 경영난과 폐업 등이 줄을 이었던 ‘재수 없던 땅’이 새 주인을 맞아 ‘돈이 굴러들어오는 땅’이 될지 주목된다. 3.3㎡당 1억 원이 넘는 금싸라기 땅인 서울 강남구 논현동 119번지 일대 3101㎡ 부지에 서울 강남의 새로운 랜드마크 빌딩이 들어선다. SK건설의 자회사인 부동산 개발 회사 SK D&D(대표 안재현)가 옛 영동백화점을 헐고 짓고 있는 20층짜리 첨단 오피스 빌딩 ‘N-타워’ 얘기다.2011년 지하철 분당선 개통에 맞춰 모습을 드러낼 이 빌딩은 강남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한강변에서도 쉽게 눈에 띄고 건물 안에서는 한강을 조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대는 교통의 요지이기도 하다. 부근 사거리에는 7호선 강남구청역이 지나고, 신분당선 환승역사도 들어선다.이 지역은 1980년대만 해도 상권 중심지였지만 지금은 오피스타운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테헤란로 부근 빌딩 값과 임대료가 워낙 비싼 까닭에 반사 이익까지 보고 있어 빌딩 수요가 꾸준한 편이다. SK D&D가 짓고 있는 빌딩은 강남구가 추진하고 있는 복합 개발 프로젝트의 중심지가 될 전망이다. 강남구청은 테헤란로의 역할을 분담할 중심 업무지구로 강남구청역에서 선릉역까지를 초고밀도 지구로 개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입지 좋아 매입 제의 잇따라이런 입지 덕에 빌딩이 올라가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팔라는 제의가 잇따르고 있다. 대우에서 일하다 와튼스쿨을 거쳐 SK에 몸담은 이 회사의 안재현 사장은 “전광판 등으로 기업 이미지를 높이려는 여러 금융 회사가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빌딩의 가격이 26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개발 기대감이 크지만 옛 영동백화점 자리는 사연이 많다. 논현동이 ‘논 고개’란 옛 동네 이름에서 유래한 데서 잘 알 수 있듯 이 일대는 60년대까지도 논이었다. 70년대 들어 강남 개발이 시작되면서 확 달라졌다. 71년 정부의 토지구획정리사업 대상지에 포함된 것이다.당시 논현동 일대에서 땅부자로 소문난 영동고 재단인 영동학원은 83년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로 영동백화점을 지었다. 갤러리아백화점(85년 완공)과 현대백화점 압구정점(85년), 무역센터점(88년)보다 먼저 들어선 강남의 첫 백화점이었다. 한동안 사람이 몰렸지만 갤러리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이 들어서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이들과 경쟁에서 밀려 93년 1월 결국 문을 닫았다. 신세계백화점이 잠시 위탁 경영하다 나산그룹으로 넘어가면서 94년 나산백화점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98년 건물 지하 기둥에서 심각한 균열이 발견돼 구청 측이 폐쇄 조치를 하고 백화점 영업을 정지시켰다(균열 원인이 당시 시작된 지하철 7호선 공사 때문인지, 백화점 건물 자체의 부실 공사 때문인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비슷한 시기에 나산그룹도 부도가 났다. 영동백화점 땅의 새 주인이 나설 듯했지만 복잡한 소유권 문제 탓에 2003년과 2007년 열린 경매가 잇따라 유찰됐다. 그러던 2007년 미국계 투자은행(IB)인 리먼브러더스와 SK D&D의 합작 회사인 ‘MKS개런티유한회사’란 특수목적회사(SPC)가 1005억8800만 원에 이 땅을 사들였다. 세계적인 투자은행이 한국 대기업의 개발 회사에 투자한 첫 사례로 개발 기대가 컸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다시 뻐걱댔다. 더구나 백화점 철거 공사 중 붕괴 사고로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이후 영동백화점 터는 또다시 방치됐지만 SK D&D가 우여곡절 끝에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리먼브러더스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공사를 재개했다. 마음 고생이 심했던 안재현 사장은 “액땜을 워낙 세게 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을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과거는 액땜…이젠 좋은 일만 옛 영동백화점을 헐고 짓고 있는 N-타워 조감도. SK D&D는 2004년 4월 인테리어와 주택 마케팅, 그리고 부동산 개발 등을 목적으로 출범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올 매출 목표는 1800억 원대. 현재 N-타워 식의 빌딩 개발사업, ‘아펠바움’이란 브랜드의 고급 주택단지 사업, 일산 킨텍스 부근 레이킨스 몰 분양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안 사장은 예전처럼 고수익을 좇아 불법을 일삼으며 치고 빠지는 식의 ‘먹튀형’ 부동산 개발 회사는 발을 붙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한다. 자고 나면 부동산 값이 오르는 시대는 저물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대개 수천억 원대가 넘는 프로젝트 사업비의 10%가량은 자기 돈으로 부담할 수 있는 자본력과 기획력, 전문성 등을 갖춘 대형 개발 회사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통의 개발 회사, SK D&D와 롯데자산개발이 필두인 대기업 계열사, 자산운용사, 요즘은 주춤하지만 저력이 있는 해외 펀드 등이 개발 시장을 주름잡을 것이란 얘기다. 안 사장은 개발, 리빙, 친환경을 회사의 3대 사업 영역으로 잡고 있다. 특히 주거와 친환경을 묶은 영역에 관심이 많다. 예를 들어 ‘액티브 실버’로 불리는 베이비붐 세대가 공략 대상이다. 어느 정도 재력과 건강을 겸비한 이들의 은퇴 후 거주지와 생계 수단을 동시에 제공한다는 아이디어다. SK D&D는 이를 위해 태양광발전 사업과 값싸고 짓기 간편한 모듈 주택사업, 그리고 유기농 농산물 유통사업에 나서고 있다. 수도권에 지은 친환경 단지에 살면서 태양광발전소 지분에서 얻는 수익과 텃밭에서 기른 농산물 등으로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안 사장은 “자연을 보호하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친환경 개발이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09.08.12 10:07

4분 소요
한국판 금융위기 불씨 “눈여겨봐라”

산업 일반

GM대우 부평공장. 세계 불황의 늪이 깊다. 경기침체의 원인이 무엇이고, 불황 타개책은 또 무엇인지조차 가늠하기 쉽지 않다. 혹자는 경기순환적 불황이 아니라 경제의 근본구조가 완전히 무너졌다는 비관론을 내놓는다. 이번 불황이 결코 간단하게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다.좌승희 경기개발연구원장은 “현재의 경기 불황을 새 경제팀의 힘과 지략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과신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자신들이 알고 있는 게 불황극복 비책이라고 생각했다간 큰코다치기 십상이라는 지적이다. 좌 원장은 “이번 불황은 복잡한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켜 있다”며 “간단한 처방전만으로 불황이 타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그는 이어 “윤증현 경제팀은 광범위하게 의견을 수렴해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해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강만수 경제팀이 범했던 독단적 신념(도그마)에 또다시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봉균 전 재경부 장관도 “윤증현 경제팀이 해결해야 할 과제만큼이나 경계해야 할 점도 많다”고 지적했다. 윤증현 경제팀이 경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1. 크라우딩 아웃 후폭풍-선진국 대규모 국채발행 후 경제상황 대비해야글로벌 금융위기 심화에 세계 각국은 너나 할 것 없이 재정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입은 줄고 세출은 늘어날 전망이다. 대규모 적자재정의 편성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올해 선진국의 재정적자에 따른 국채발행은 3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만 2조 달러의 국채발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윤증현 경제팀이 경계해야 할 점은 바로 이 부분이다. 선진국들의 재정확대책이 초래할 수 있는 제2의 금융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3조 달러에 달하는 선진국 국채가 발행되면 민간 금융시장의 자금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공공자금이 민간에서 융통되는 자금을 쓸어 담는다는 것이다.경제학에서 말하는 크라우딩 아웃(Crowding Out) 효과다. 김준경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이 같은 상황은 은행들이 외채의 만기 연장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며 “만약 외채연장이 곤란해지면 외환보유액의 감소가 불가피하고, 그렇다면 원화가치가 평가절하되기 때문에 국내 금융시장은 또다시 동요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외환보유액의 효율적 관리뿐 아니라 외환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장치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2. 저축은행 부실- 프로젝트 파이낸싱 ‘빨간 불’ 간과했다간 낭패저축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휘청거리고 있다. 원인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부실에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전체 PF 규모는 15조원을 훌쩍 넘는다. 이 가운데 10분의 1 수준인 1조5000억원가량은 악화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의 부실 문제를 이번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사실 저축은행의 부실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신(新)예보기금이 출범한 2003년부터 줄기차게 제기돼 왔다. 김준경 교수는 “참여정부는 당시 공적자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부실 저축은행을 정리하지 못했다”며 “이번 정부도 저축은행에 대한 정책방안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저축은행 문제는 결코 간단치 않다. 미분양 사태 등으로 빨간 불이 켜진 건설업체의 문제가 저축은행과 맞물려 있다. 저축은행 부실을 처리하지 않고선 건설업체의 구조조정, 한발 더 나아가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는 어렵다. 김 교수는 “부실 저축은행의 고금리 수신경쟁을 서둘러 억제 및 지도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저축은행의 부실을 키울 뿐 아니라 경제 전체의 금리수준을 높이는 역효과까지 유발해 금융부실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원윤희 한국조세연구원장도 “미국의 사례에서 보듯, 우리나라의 주택부문에서도 경제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며 “특히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 한도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3. 묻지마 신용보증 확대-잠재적 부실기업 지원은 ‘제2 금융위기’ 진원지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돈맥경화’ 현상을 신용보증이라는 수단으로 해소하는 것은 바람직한 정책방향이다. 하지만 생존가능성을 상실한 기업에 대한 신용보증은 경기침체를 오히려 가속화할 수 있다. 이른바 ‘잠재적 부실기업’에 대한 신용보증 및 만기연장 대출행태는 다른 건전한 기업의 투자활동 및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이런 기업이 퇴출되는 것도 직간접적으로 방해하기 때문이다.윤증현 경제팀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 바로 여기다. 한국경제의 ‘묻지마 신용보증’ 문제는 위험수위를 훌쩍 넘어섰다. 2000년대 이후 신용보증기구가 신용보증 및 장기보증 비중을 늘리는 과정에서 잠재적 부실기업에 대해서도 신용보증 또는 만기연장을 해줬기 때문이다.자산규모 70억원 이상의 외부감사 대상기업 중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3년 연속 갚지 못한 기업 비율이 전체의 15%에 육박하는 것은 묻지마 보증의 폐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김 교수는 “생존가능성을 상실한 기업에 대한 신용보증의 연장은 해당 산업에서의 공정한 경쟁구도를 파괴함으로써 시장의 정상적 기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4. 무리한 정책추진- 시급하지 않은 정책 밀어붙이면 오히려 ‘毒’ 그야말로 세계 불황이다. 1929년 경제 대공황 이후 최대 환란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럴 때일수록 경제팀은 경기회복에 정책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우선순위 또는 효과 면에서 시급하지 않은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한국경제에 ‘독(毒)’이 될 수 있다.이건호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가령 금산분리 완화, 금융공기업 민영화 등 정치적 여건이나 시장상황에 비춰 조기추진이 바람직하지 않은 사안이 많다”며 “적어도 올해부터 내년 상반기까진 모든 초점을 경기회복에 맞춰야 세계 불황을 헤쳐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김태준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도 “조급하게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하게 정책집행을 한다든지, 한 건 위주의 정책을 발표하는 행태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 역시 “논란의 소지가 큰 금융규제의 무리한 변경은 금물”이라며 “충분한 안전장치 또는 사회적 합의 없이 논란의 소지가 큰 제도변경을 강행하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5. 렌트 시킹-정치적 이익추구 해소 못하면 갈등 초래건설부양책을 쓰면 건설업계를 위한다는 불만이 나오게 마련이다.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면 이른바 ‘땅부자를 위한 정책’이라며 비판이 쏟아진다. 여기에선 관련 정책이 실제로 필요한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를 경제용어로 ‘렌트 시킹(rent seeking)’이라고 한다.앤 쿠르거와 고들 둘릭이 고안한 렌트 시킹 이론은 정치적 수단에 기초한 이익 추구 활동을 말한다. 시장에서의 이윤추구 활동과는 구별된다. 이를테면 관세처럼 정책목표에 따라 부가되는 반사이익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염재호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렌트 시킹으로 인한 사회갈등은 역대 정부에서 모두 나타났다”며 “하지만 지금은 불황을 함께 극복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렌트 시킹은 생산적이지 않은 논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염재호 교수는 또 “관련 정책이 왜 필요한지, 무엇 때문에 집행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숱한 현안을 처리하는 데 급급해 밀어붙이기식 정책입안, 집행을 했다간 사회갈등만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다. 서병수 국회 재정위원장은 “정부정책의 성공 여부는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따라 결정된다”며 “바람직한 정책방향이라도 국민과 함께하지 못하면 결국 실패한다는 사실을 마음속에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2009.02.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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