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CONOMIST

13

SK텔레콤, MWC 2025 참가…AI 기반 혁신 기술 공개

IT 일반

SK텔레콤은 다음 달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통신, 데이터센터(DC), 반도체 등 AI 기반 혁신 기술을 공개한다고 23일 밝혔다.SK텔레콤은 AI DC 솔루션 사업을 구성하는 에너지·운영·AI 메모리·보안 관련 기술, 가상화 기술 기반 그래픽처리장치(GPU) 자원 관리 솔루션, 데이터센터 인프라 실시간 모니터링 기술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992㎡(약 300평) 규모의 SK텔레콤 전시관에서는 통신과 AI 서비스를 모두 제공할 수 있는 'AI 기지국'(AI-RAN) 개념을 소개하고, AI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 기술과 'AI 오케스트레이션' 솔루션 등을 선보인다.SK텔레콤의 AI 거버넌스 원칙 'T.H.E. AI' 도입 성과와 국내 혁신 스타트업과의 협력 사례도 소개한다.SK그룹 차원의 AI 반도체 기술도 전시한다.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3E와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스토리지, SK텔레콤이 투자한 리벨리온의 AI 추론 특화 신경망처리장치(NPU) 관련 기술력도 선보인다.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AI 산업의 진화 방향을 파악하고 발 빠르게 미래를 준비하는 SK텔레콤의 다양한 기술력을 공개할 계획"이라며 "자체 기술력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양 날개로 실체적 성과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2025.02.23 11:34

1분 소요
대체거래소 3월 출범…70년 독점 깨는 기대와 우려는

증권 일반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다자간매매체결회사)인 ‘넥스트레이드’가 3월 출범을 코앞에 두고 있다. 한국거래소(KRX)가 68년간 독점하던 국내 증권거래시장이 경쟁 체제로 돌입할 예정인 가운데, 시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는 지난해 11월 29일 금융위원회에 본인가를 신청했다. 넥스트레이드는 금융당국의 본인가를 획득하고 올해 3월부터 영업을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상장 주식, 증권예탁증권 등에 대한 ATS 투자중개업 예비인가를 취득했다.넥스트레이드가 출범하면 1956년부터 70년 가까이 이어진 KRX 독점 체제가 복수 시장 체제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ATS는 정규거래소의 매매체결 기능을 제공하는 모든 형태의 증권거래시스템을 말한다. ATS 설립 근거는 지난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마련됐다. 증권 유통 시장 경쟁 촉진을 통해 자본시장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투자자 편의를 확대하기 위해 도입됐다.미국·유럽·일본 등 대부분 선진국은 ATS를 이미 도입해 정규거래소와 ATS 간 경쟁 체계가 정착됐다. 해외 ATS는 정규거래소 대비 ▲낮은 거래비용 ▲새로운 기술 ▲다양한 주문제도 ▲고객중심의 수수료 체계 등을 추구한다. 시장에서는 ATS 설립으로 주식 투자의 접근성과 편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추가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12시간 주식 거래를 할 수 있게 만든 게 특징이다. 거래 시간 연장으로 인해 투자자가 자신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투자할 수 있는 선택의 기회가 더 확충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우선 ATS 출범 이후 KRX의 종가 단일가 매매 시간은 오후 3시 2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로, 지금과 같이 유지된다. 다만 해당 10분간 ATS 거래는 중단된다. 당초 KRX는 넥스트레이드 출범에 따른 시세 조종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오후 단일가 매매 시작 시점을 3시 25분으로 늦춰 총거래 시간을 5분으로 단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종가 관여 여부 확인, 투자자 협의 절차 등을 수작업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단일가 매매 시간은 그대로 두고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만 멈추기로 했다.또한 오후 4시~6시에 열리는 KRX의 시간 외 단일가시장에서 넥스트레이드의 상장 종목은 매매 대상에서 제외된다. 넥스트레이드가 오후 3시 30분부터 8시까지 애프터마켓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그간 시장에서는 KRX 단일가시장과 넥스트레이드 매매 시장을 동시에 운영할 경우 같은 종목이 2개의 가격을 갖게 돼 불공정거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선진국 ATS 간 경쟁 정착 “제도‧시스템 보완 필요” ATS 도입으로 거래 시장 간 수수료 경쟁이 발생하면서 투자자의 거래 비용 인하 효과도 예상된다. 넥스트레이드는 KRX보다 매매체결 수수료를 20~40% 수준 인하할 예정이다. 중간가호가와 스톱지정가호가 등 새로운 호가도 도입된다. 국내기관·연기금·개인 등의 국내 투자자에게 해외 선진 호가 주문 방식을 제공해 국내 투자자의 수익률 제고가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ATS 개장 직후에는 코스피·코스닥에서 유동성이 높은 종목 800여개만 거래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후 거래 종목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ATS 도입이 거래소 간 경쟁을 촉진하며 시장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넥스트레이드 측은 “해외는 ATS의 등장 후, 매매체결 서비스 경쟁 속에 거래량이 크게 증가해 주식시장이 질적으로 개선됐다”며 “우리나라도 ATS 도입 이후 장기적으로 해외와 같은 유동성 증가, 시장효율성 증대가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이 밖에 거래시장 간 정보기술(IT) 경쟁이 자본시장 인프라 고도화로 이어지며 정규거래소 대비 매매체결 속도도 향상될 것이란 전망이다.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 등 ATS 거래대상 상품도 확대될 예정이다. 다만 시장 안정성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ATS의 등장으로 유동성이 분산될 경우, 일부 종목에서 거래량이 감소하고 가격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또한 대체거래소가 규제의 사각지대가 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해외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왔다. 미국은 스마트 오더 라우팅(Smart Order Routing) 시스템을 통해 분산된 거래소 간 효율적인 주문 실행이 가능하게 했다. 투자자의 주문을 가장 유리한 가격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여러 거래소를 자동으로 검색해 최적 경로를 찾아주는 식이다. 유럽은 금융상품시장지침(MiFID II)을 통해 다크풀 거래 비중을 제한하며 유동성 분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다크풀은 장 시작 전 미리 매수와 매도 주문을 받고, 장이 끝나면 당일 평균주가에 가중치를 부여해 매매를 체결하는 장외시스템이다. 일본은 ATS 운영자들에게 주요 거래 정보 및 실적을 규제 당국과 투자자들에게 정기적으로 공개하도록 의무화했다. 또한 일본 금융청(FSA)은 실시간 시장 감시 시스템을 통해 불공정 거래를 방지하고 규제를 준수하도록 감독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ATS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 통합 데이터 시스템 도입과 거래 감시 체계 강화 등 글로벌 사례를 적극적으로 참고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금융업계 전문가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ATS가 처음 도입됐을 때, 정보 비대칭 문제와 불공정 거래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며 “투명성을 높이고, 공정 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02.04 07:00

4분 소요
카카오가 그리는 ‘미래 모빌리티’ 청사진…“AI 특화 모델 개발 중”

테크

카카오모빌리티가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미리 모빌리티’ 청사진을 내놨다. 특히 2024년 상반기에 모빌리티에 특화된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세계 정보기술(IT) 시장을 강타한 AI 열풍에 맞춰 개인화 모빌리티 서비스를 구축하겠단 포부다.카카오모빌리티는 8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넥스트 모빌리티 : 네모 2023’(이하 NEMO 2023)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행사에서 특히 AI 기술을 조망했다. AI 기반 기술과 서비스 비전을 공유, 미래 모빌리티 영역의 패러다임 변화를 다양한 각도에서 짚는 시간을 가졌다.“이동의 DX 이끈 카카오, AI 시대도 선두에”유승일 카카오모빌리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개회사를 통해 “생성형 AI 기술을 필두로 기존의 규칙과 패턴 기반의 정보 처리 능력을 넘어서 간단한 추론과 창작까지 가능한 수준의 AI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에 현재 보유하고 있는 라우팅 엔진·TMS 엔진·가격 책정(Pricing) 엔진·배차 엔진 등 다양한 AI 기술을 기반으로 ‘모빌리티 특화 생성형 AI 엔진'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카카오모빌리티가 그간 구축한 ’각기 장점이 다른 AI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특화 AI 모델을 구축하겠단 비전이다. 유 CTO는 “최근 국내 산업계에서도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생성형 AI 기술’을 중심으로 재편될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전환기를 맞이했다”며 “더욱 새로워진 AI 엔진들과 플러그인들을 다양한 파트너들에게 제공함으로써 모빌리티 AI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카카오모빌리티는 2015년 ‘카카오 T’ 출시 후, 국내 이동 서비스의 디지털전환(DX)을 이끌어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그간 자율주행·빅데이터 등 AI 기반 기술 고도화를 꾸준히 추진해 온 만큼 DX 전환 때처럼 ‘AI 시대’ 변화에서도 앞장설 수 있다고 자신했다. 모빌리티와 생성형 AI의 만남NEMO 2023에선 카카오모빌리티가 준비하고 있는 ‘AI 기반 플랫폼 생태계’의 모습이 자세하게 소개됐다. 콘퍼런스를 통해 회사는 ‘우리의 세상을 이해하는 AI’라는 기술 목표를 공유했다. 유 CTO는 물론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요 개발자 및 서비스 리더들이 총출동해 글로벌·여객 및 물류·로보틱스 등의 영역에서 AI 기술로 달라질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와 생태계의 미래를 소개했다.▲올리버 레츠버그(Oliver Ratzesberger) 구글 AI 및 데이터 제품 담당 부사장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이사 등 글로벌 기술 리더들이 참석해 AI 기술 혁신을 통한 일상 패러다임의 변화를 전망했다.레츠버그 부사장은 “데이터와 AI는 비즈니스의 가장 큰 경쟁 요소가 되고 있으나 기업이 데이터에서 가치를 추출하고 차별화 요소로 전환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가 AI 시대에 맞게 설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성형 AI를 통해 정형 데이터와 비정형 데이터를 모두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에서 생성형 AI를 포함한 인공지능 기술을 실제로 활용해 데이터와 AI를 통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AI 지원 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카카오브레인은 카카오그룹 AI 개발 전문 계열사다. 김 대표는 ‘모빌리티와 생성형 AI의 만남’을 주제로 카카오브레인의 다양한 언어모델을 시연했다. ‘소프트웨어 2.0’으로 대변되는 생성형 AI 기반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해 기조연설을 펼쳤다.카카오브레인이 연내 공개 예정인 차세대 언어모델의 중간 학습 버전도 공개됐다. 이와 함께 ‘카카오 T’에 카카오브레인의 언어모델을 접목해 구현할 수 있는 심리스한 이동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대화의 맥락에 맞는 최적화된 모임 장소를 추천받고, 식당 예약에서 식당까지 가는 추천 이동 경로 확인 후 택시 호출까지 완료하는 여정을 카카오 플랫폼 내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그랩(Grab) ▲LG전자 ▲스튜디오 갈릴레이 ▲한국교통연구원 등도 참여, 민∙관∙학의 다양한 관점에서 AI 기술과 데이터에 담긴 가치를 재조명하고 모빌리티 기술 융합 및 산업의 변화 양상을 분석했다.행사장 내에도 다양한 모빌리티 기술들의 소개가 이뤄졌다. 회사는 ‘AI 랩’(AI LAB) 테마관을 통해 ‘이동 빅데이터 -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 AI 기술 간의 연계성’을 시각화해 관람객에게 전달했다. ▲측위와 센서 퓨전 기술이 접목된 ‘모바일 맵핑 시스템’(MMS) ▲모듈로 지상과 상공에서 디지털 트윈을 생성하는 ‘아르고스’(ARGOS) 시리즈 ▲도심항공교통의 이동체인 ‘UAM 기체 목업’ ▲카카오모빌리티 고정밀지도(HD map) 구축 기술 통해 협력 중인 ‘LG전자 통합자율주행 로봇’ 등이 전시됐다. 이 외에도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형상화한 ‘모빌리티 아틀라스’ ▲자율주행, UAM, 로봇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 운영 모습을 담은 스크린 영상 등도 함께 공개됐다.

2023.09.08 18:53

4분 소요
“운임 정산 어려움 해결”…카카오모빌리티, 신규 앱 ‘트럭커’ 출시 임박

IT 일반

카카오모빌리티가 화물 기사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신규로 내놓는다.카카오모빌리티 화물 기사의 운송 업무 효율화를 돕는 ‘카카오 T 트럭커’ 사전 등록자를 모집한다고 22일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 T 트럭커’를 통해 차주를 모집하고, 연내 화물마당 기반의 신규 화물 정보망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카카오모빌리티는 2022년 ‘전국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업연합회’(주선사업연합회)와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업무협약 후 기존 주선 산업 인프라를 개선하고 지속가능한 디지털 물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논의해 왔다. 회사 측은 “노력의 일환으로 주선사업연합회가 운영하던 화물정보망 ‘화물마당’을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며 “주선사들의 업무 효율화를 돕는 ‘로지노트 플러스’도 7월 출시한 바 있다”고 전했다.사전 등록을 시작한 화물 기사용 앱 ‘카카오 T 트럭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다양한 모빌리티 기술을 적용해 화물 차주의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맞춤 오더 탐색 ▲인수증 제출 ▲세금계산서 발행 ▲운임 정산 등 전 과정을 앱 내에서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다.카카오모빌리티 측은 “화물마당 고도화를 위해 기존 주선업계 및 화물 차주들의 의견을 경청해 왔다”며 “특히 영세 주선사들과 화물 차주 모두가 운임 정산 과정에서 고질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데 착안, 정산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개선하는 방향을 고민했다”고 전했다.화물 운송의 경우, 화주가 주선사에 운임을 지불한 이후에도 주선사가 차주에게 운임을 정산하는데 평균 30~60일이 소요되며 차주들이 정산 여부를 매 건 직접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선보일 ‘빠른 지급'은 정산에 드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정산 방식이라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빠른 지급’ 오더 수행 시, 주선사의 지급승인이 완료되면 평균 1시간 내에 차주에게 운임이 지급된다.기존에도 유사한 정산 방식이 시도된 바 있으나, 규모가 있는 특정 주선사나 화주의 운송 건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되는 한계가 있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영세 주선사를 비롯한 업계 전반에서 ‘빠른 지급’ 방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유관 금융기관과의 협업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화물 기사들의 빠른 운임 정산은 물론, 기사 지급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기 어려웠던 영세 주선사의 안정적인 영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카카오 T 트럭커 앱은 운송 오더의 목록뿐 아니라 화물 기사 개개인에게 맞춤화된 ‘오더카드'를 제공한다. 톤수, 화물 종류, 선호 상·하차지 등에 맞춰 필터를 설정해 두면 앱에 들어가 오더 목록을 확인할 필요 없이 조건에 맞는 오더카드를 받을 수 있다.카카오모빌리티는 둘 이상의 운송 건을 묶어서 경유하며 운송하는 ‘복화 운송’ 기능도 향후 선보일 계획이다. 기존에는 복화연계할 오더를 선별하고 경로를 산정하는 작업 대부분이 수기로 진행되어, 배차 인력 개인의 역량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내비·택시·대리·TMS(Transportation Management System) 등의 서비스를 통해 쌓아온 배차 및 라우팅 기술을 적용해 최적화된 복화연계 운송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복화 운송이 확대되면 공차율을 최소화해 기사의 근무시간당 수익을 높일 수 있고, 주선사나 화주의 배차 성공률도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카카오 T 트럭커 사전 등록 신청은 오늘부터 10월 16일까지 구글플레이 ‘카카오 T 트럭커' 앱을 통해 가능하다. 사전 등록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된다. 카카오 T 트럭커 사전 등록 후 승인이 완료된 화물 기사 선착순 1만명 전원에게 2만원을 지급하고, 매주 10명을 추첨해 100만원을 증정한다. 이와 함께 사전 등록 기간 동안 총 3명을 추첨해 1톤 트럭 총 3대를 경품으로 제공할 예정이다.박지은 카카오모빌리티 이사는 “카카오 T를 통해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며 쌓아온 플랫폼 역량을 ‘사물의 이동’ 분야로 이식해 기사님들의 안전 운전과 수익 확대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화주, 운송주선사, 차주에서 소비자에 이르는 모든 이해관계자의 편의를 높일 수 있는 물류 시스템을 구현하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2023.08.22 17:56

3분 소요
카카오모빌리티 사옥에 LG전자 로봇이?…자동 배송 ‘실험’

테크

카카오모빌리티 사옥 내 LG전자 로봇이 등장했다. 로봇 배송 서비스를 직접 경험하고 신규 사업 모델 마련이 목적이다.카카오모빌리티는 LG전자와의 협업을 통해 자사 사내 카페에서 로봇을 이용한 실내 배송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5일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6월 LG전자와 ‘미래 모빌리티 분야 기술 협업 통한 서비스 공동 개발 및 모빌리티 생태계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바 있다. 양사는 실내·외 자율주행 로봇 배송 서비스 모델 발굴을 위한 협력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카카오모빌리티 사옥에 도입된 로봇 배송은 주문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서비스가 이뤄진다. 사내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면 배송 로봇이 식음료를 수령, 주문자가 있는 층으로 가져다주는 방식이다. LG전자의 로봇 클로이(CLOi) 솔루션이 로봇 운영에 필요한 기술 관제, 배송을 담당한다.카카오모빌리티는 주문앱과 로봇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로봇 플랫폼’ 개발을 맡았다. 로봇 플랫폼은 ▲서비스 방식·업종 등에 따라 제각각인 배송 주문을 로봇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규격화해주고 ▲배송업무 계획·배차·라우팅·로봇 관제·운영 데이터 분석 등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관제 및 배차를 맡는다. 수요(배송 주문)와 공급(로봇) 매칭을 최적화해 각 로봇이 다양한 형태의 주문을 최적화해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형태다.카카오모빌리티 측은 “로봇 기기의 주행기술이 상용화 가능한 수준까지 고도화됐지만, 로봇을 활용한 상용 서비스를 실제로 구현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았다”며 “카카오모빌리티의 로봇 플랫폼이 적용되면 로봇이 다양한 주문처에서 주문을 받아 복합서비스나 묶음배송을 수행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전했다.각 주문처 별로 배송 주문 형태가 다르다. 로봇이 특정 점포의 업무만 수행하게 되거나, 스마트 빌딩과 같이 건물 전체에 로봇 운영 인프라가 갖춰진 환경에서만 서비스 운영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를 카카오모빌리티가 LG전자와 함께 해결하겠단 취지다. 로봇이 한 건물 내에서 카페 음료를 배송하는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이동 경로 내에 있는 목적지로 우편물 배송 건을 묶음 배송할 수 있는 식이다.전용 엘리베이터나 건축물 내 센서 등 로봇 친화적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일반 건물에서도 기존 자산을 활용해 손쉽게 로봇 배송을 도입할 수 있게 된다. 로봇 배송 서비스에 플랫폼이 도입돼 이러한 변화가 가능해짐에 따라, 로봇 배송 서비스가 적용되는 범위가 특정 점포에서 건물 단위로 확산되고, 로봇의 대당 생산성이 높아져 로봇 배송 서비스의 상용화도 보다 가속화될 전망이다.카카오모빌리티는 로봇 배송 서비스 운영 시 로봇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주차장, 로봇과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이동 및 물류 서비스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로봇 플랫폼에 고정밀지도 제작 기술을 적용해 로봇 서비스를 도입하고자 하는 고객들이 각 건물 환경에 최적화된 고정밀지도를 빠르게 구축할 방침이다. 갱신을 자동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우편물 배송, F&B 배송, 수화물 배송, 드라이브 스루 등 다양한 서비스와 결합 가능한 오픈형 로봇 플랫폼을 선보이며 국내 로봇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장성욱 카카오모빌리티 미래이동연구소장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쌓아온 AI 배차, 경로 최적화, 고정밀지도 구축 등의 플랫폼 역량은 미래모빌리티 기술 전반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핵심 기술”이라며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오픈형 로봇 플랫폼을 구축하고, 현재의 로봇 주행기술과 건물 환경에서도 즉시 적용할 수 있는 로봇 배송 서비스를 구현하여 로봇 서비스 상용화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2023.04.05 18:13

3분 소요
디지털 플랫폼 전환 성공 구현모 KT 대표, 연임 성공하나 [이통3사 CEO 열전①]

IT 일반

KT 구현모호(號)가 출범한 지 3년 차를 맞이했다. 구현모 KT 대표는 12년 만의 KT 내부 출신 인사다. 인선 당시 내부에서 거는 기대가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출범 당시 구 대표가 내세운 디지코(DIGIGO, 디지털플랫폼기업)로 전환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구 대표의 연임 성공 여부가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연임에 성공하기 위해선 사법리스크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 33년 근무한 정통 KT맨…‘전략통’ 평가 받아 1964년생인 구 대표는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경영과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7년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한 이후 33년 동안 KT에서만 근무했다. 경영전략 담당, 비서실장, 경영지원총괄 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 2009년 KT 그룹전략1담당 상무보 시절에는 당시 최대 현안인 KT와 KTF의 합병을 주도했다. 2011년 KT 개인고객본부장 시절에는 LTE에 뒤처지자 전담부서를 만들고 속도전을 펼쳐 한 달 만에 LTE를 구축, 안착하는 데 공을 세웠다. 내부적으로 추진력이 뛰어난 ‘전략통’이라는 평가받는다. 12년 만의 KT 공개채용 출신이고, 상대적으로 젊은 대표란 점에서 KT 내부에서 기대가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는 지난 2020년 3월 취임 당시 “당당하고 단단한 KT그룹을 만들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KT는 오너가 없는 지배구조 탓에 정치적 외풍에 시달려 왔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더 이상 외풍으로부터 흔들리지 않는 기업을 만들겠단 포부다. 실제로 구 대표는 1인 독점 경영 체제의 폐해를 없앤다는 취지로 지난 2009년 도입한 ‘회장’ 직급을 11년 만에 없애기도 했다. 구 대표는 취임 이후 차별화된 네트워크 및 디지털 역량을 기반으로 고객의 삶은 물론 다른 산업의 혁신을 선도하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 DIGICO’ 전환을 선언하고 혁신에 나섰다. 기존 국내 통신과 B2C 중심이었던 KT를 디지코 신사업과 B2B, 글로벌로 넓혀나가겠다는 선언이다. 지난 3년 동안 추진한 KT의 디지코 전환 전략은 올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KT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늘어난 12조5899억원이다. 이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올해 상반기 KT의 호실적은 B2B 사업 부문의 활약 덕분이다. B2B 부문의 상반기 매출은 2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아울러 B2B 사업 수주액은 상반기 기준 1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성장했다. 특히 AI 기반 고객센터(AICC) 사업은 금융권을 중심으로 대형 구축사업을 수주하며 상반기 매출이 전년도 연간 매출을 초과했다. 클라우드 부문과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1.4% 성장한 1211억원을 기록했다. ━ 디지코 전환 성공적 평가…통신사업 소홀 지적 주요 그룹사의 성과 또한 상반기 호실적을 견인했다. 상반기 기준 그룹사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인 3524억원이다. 특히 KT스튜디오지니와 나스미디어 등 콘텐츠·광고 자회사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이들 콘텐츠 부문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7% 성장한 2853억원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오리지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흥행으로 스카이티브이(sky TV) 채널 브랜드 ‘ENA’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디지코 B2B 중심 매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구 대표가 공언한 ‘디지털 기업으로의 전환’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T 관계자는 “B2B 수주목표를 올해 3조원 이상, 2025년에는 5조원 이상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구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 6개월가량 남았다. 디지코 전환은 성공했지만, 본업인 통신사업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4월 IT 유튜버 ‘잇섭’은 자신이 사용 중인 KT의 10GB(기가바이트) 인터넷 서비스 실제 속도가 100MB(메가바이트)에 불과하다고 폭로했다. 잇섭의 폭로 이후 KT는 정부 품질조사를 통해 2만4221건의 최저 보장속도 미달 사례가 적발돼 총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2021년 10월에는 전국적으로 유·무선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라우팅 오류(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가 원인으로 지목됐으며 당시 전국의 KT 통신망이 89분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개인은 물론,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발생했다. 사법리스크도 악재다. KT는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소위 ‘상품권 깡’ 수법으로 국회의원 99명에게 불법 후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 대표도 이와 관련한 약식기소가 됐고, 벌금 약식명령을 받았다. 이에 불복하고 정식재판을 청구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원태영 기자 won77@edaily.co.kr

2022.10.11 09:00

3분 소요
NFT 열풍…4년 전 다단계 같던 ‘비트코인 밋업’ 생각 이유 [고란 코인도란]

전문가 칼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적격 투자 대상 자산에 비트코인이 들어가는 시대입니다. 그런데도 코인 관련한 투자 정보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500만 ‘코인러’를 위한 핵심 투자 정보를 정리해 드립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2018년 코인판에서 화제가 된 밋업이 있다. 비트코인 다이아몬드(BCD) 프로젝트다. 근래 보기 힘든 ‘좌식’ 행사였다. 한눈에 봐도 나이 지긋한, 잠깐 마실 나온 듯한 차림새의 동네 어른들이 모여 앉았다. 설명이 따로 없었다면 반상회가 열렸나 생각했을 사진이다. 아니, 양복을 차려입은 누군가가 앞에서 설명하는 모양새는 다단계 판매 현장과 더 흡사하다. 관련 사진이 올라간 커뮤니티에는 ‘코인판에 희망을 가지고 있었던 게 자괴감이 든다’는 댓글이 달렸다. 코인 시장이 불을 뿜었다 1년 내내 나락으로 갔던 2018년이 그랬다. 버블의 끝자락에서 한탕 해 먹으려는 사기꾼과 시장 초기 진입해 벼락부자가 된 주인공이 나도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모여든 눈먼 투자자가 가득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2022년 NFT(대체불가능토큰) 시장은 2018년 ICO(코인을 통한 자금모집) 시장의 데자뷰다. 넥스트 크립토펑크나 BAYC(지루한 원숭이 요트클럽)가 ‘이것’이라며 투자자들을 현혹한다. NFT 민팅(발행)이야말로 무에서 유의 창조다. 대박을 꿈꾸며 민팅에 몰리는 투자자들에게 프로젝트 팀이 선사하는 건 ‘방치’다. 민팅을 통해 수십억, 수백억을 모은 뒤 커뮤니티에서 사라진다. NFT는 민팅 가격의 10토막, 100토막이 난다. 그야말로 디지털 먼지가 된다. 이렇게 투자 손실로 ‘참’금융교육을 받고 나면, “코인은 사기”라는 대열에 동참한다. 역사는 반복된다. 한 번은 비극으로, 다음번은 희극으로. 2022년의 NFT시장 열기는 희극으로 끝날 수 있을까. ━ 국내에서 무슨 일이=국내 최초 디파이 해킹 사고 신고 3일 오전 11시 30분쯤(공식적으로), 클레이튼 기반의 디파이 서비스 클레이스왑(Klayswap)에서 스왑ㆍ예치ㆍ인출 등을 할 때 특정 지갑으로 토큰이 전송된다는 제보가 쏟아졌다. 클레이스왑 측은 트랜잭션 생성을 일시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곧바로 긴급점검에 들어갔다. 이튿날(4일) 클레이스왑 개발사인 오지스가 해킹 피해 사실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했다. 국내에서 디파이 해킹 사고 신고가 접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4일 오지스는 사고 보고서를 공개했다. 외부 해킹공격으로 22억원 상당의 코인을 탈취당했다고 밝혔다. 해킹 수법은 ‘보더 게이트웨이 프로토콜(BGP) 하이재킹’이라 불리는 공격으로 추정된다. 인터넷에서 데이터의 이동경로를 설정해주는 라우팅을 악의적으로 조작하는 수법이다. 고속도로의 표지판을 바꿔치기해 차를 범죄의 소굴(해킹범의 지갑)로 인도하는 식이다. 디파이 해킹 사고가 드문 일은 아니다. 지난주 솔라나의 브릿지 솔루션 ‘웜홀(Wormhole)’이 3900억원치의 코인을 탈취당했다. 올해 들어 발생한 디파이 해킹 피해 규모 중엔 가장 크다. 지금까지 발생한 디파이 피해 규모 중에서도 두 번째로 크다. 상대적으로 클레이스왑의 피해 규모가 경미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중앙화 덕이다. 사고가 발생하자 오지스는 사이트를 닫아버렸다. 당시 서비스를 이용했던 이들 가운데 총 325개 지갑에서 407개의 비정상적 트랜잭션만 발생했다. 오지스 측은 피해보상도 약속했다. 보상 지급에 적용될 사고 기간은 클레이튼 블록 기준 대략 8200만5468~8202만8787 블록이다. 해당 블록 내 공격자 주소로 자산이 전송된 트랜잭션의 ‘From’ 지갑 주소를 대상으로 보상이 진행된다. 보상은 피해 토큰 수량만큼 제공된다. 디파이는 ‘탈중앙화금융’을 의미한다. 중앙화된 주체가 없으니 모든 거래 행위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이 진다. 게다가 보고서를 뜯어보면 사고의 원인을 전적으로 오지스로 돌리기도 어렵다. 그런데도 사고 피해를 막기 위해 서비스 개발사인 오지스가 신속하게 사이트를 막아버렸고, 피해보상까지 해 준다고 한다. 현재 서비스 중인 디파이 가운데 100% 온전한 디파이 서비스가 존재할까. 고수익에 눈이 멀어 무작정 뛰어들기보다는 가능성과 한계,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의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 브로드밴드 보급과 함께 싹 튼 인터넷 게임의 시대,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꽃핀 모바일 게임의 시대 등에 이어 이번엔 블록체인 기반의 P2E(돈 버는) 게임 대전이 펼쳐지는 모양세다. 컴투스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테라 블록체인 기반 자체 토큰 ‘C2X’를 발행했다(아직까지 국내에서 ICO는 불법이다). 이를 계기로 블록체인 생태계를 본격 확장할 계획이다. 투자자들이 궁금한 것은 국내 거래소 상장 여부다. 회사 측은 이와 관련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의 중”이라며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게임사 네오위즈도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네오위즈홀딩스의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네오플라이는 최근 블록체인 오픈플랫폼 ’네오핀‘의 모바일 앱을 구글 플레이 및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하고 상용화를 시작했다. 올해 1분기 내 클레이튼 네트워크 기반의 P2E 게임을 출시하고 2분기 내 ‘S2E(Service to Earn, 돈 버는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 해외에선 무슨 일이=4만 달러 회복, 왜? 비트코인 가격이 4만 달러를 회복했다. 지난달 20일 4만 달러선을 맥없이 내준 후 2주만이다. 비트코인은 6일 오후 7시 현재 4만1000달러(바이낸스 기준)선에서 거래 중이다. 특별한 호재 없이 올랐다. 코인 커뮤니티에서는 “살다 보니 올림픽‘빔’도 있냐”는 말이 돌 정도다. 가격 상승 시점이 공교롭게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시기와 겹쳤다. 왜 올랐을까. 가격 해석은 언제나 사후적이다. 그래도 이유를 만들어 보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기술주가 올랐다. 특히 아마존 반등의 수혜가 컸다. 4일 아마존은 월가의 전망치보다 7배가 넘는 주당순이익(EPS)을 발표했다.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13% 가량 급등했다. 아마존이 애플ㆍ마이크로소프트ㆍ알파벳(구글) 등 주가를 밀어올렸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나스닥 기술주와 닮은 꼴이다. 둘째, 첫째와 같은 맥락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 4일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위험자산 취급을 받았던 비트코인도 함께 올랐다. 셋째, 정책적 호재다. 최근 미국 의회에서 소규모 비트코인 거래에서 세금을 없애자는 초당적 법안이 제안됐다. 자본이득이 200달러 이하일 경우 비트코인 거래시 세금 의무에서 면제하자는 법안이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으로 결제 대금을 치렀다고 해 보자. 현재는 비트코인 결제 때 가격이 구매 당시 가격보다 비싸면 해당 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야한다. 법안이 통과된다면 코인 소액 결제에 대한 세금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코인 매도를 통해 얻은 차익은 거래 규모나 목적과 무관하게 과세소득으로 신고해야 한다. 넷째, 가격과 관계없이 비트코인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기관들의 비트코인 매수도 여전하다. 페이팔은 최근 실적발표에서 작년 4분기 처음으로 코인 월렛을 사용한 이용자가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최근에도 660개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했다. 이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12만5051개(1월 말 기준)에 달한다. 다섯째, 보통 투자자는 모르는 호재가 있을 가능성이다. 과거 비트코인 가격이 ‘이유없이’ 반등했던 때를 떠올려보면 가격 반등 이후에나 호재가 발표됐다. 특정 세력이 선취매에 나섰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쏟아졌다. 하지만, 아니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그레이스케일, 그리고 비트와이즈가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 여부 결정을 연기했다. ‘거부’가 아닌 ‘연기’를 호재라고 받아들였을 수 있지만 급반등의 이유로는 부족하다. 테슬라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비트코인을 매수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주 소프트뱅크(8일), 트위터(10일)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IP(지적재산권) 제국으로 최근 NFT 담당자 채용에 나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월트디즈니의 실적발표(9일)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여섯째, 가장 강력한 이유다. 가격 반등의 최대 호재는 싼 가격이다. 게다가 바닥을 확인했다고 판단한 이들이 매수세에 나섰다. JP모건에 따르면, 이번 조정은 역사적 범위 내에서 벌어졌으며, 비트코인 50% 하락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암호화폐 전문 애널리스트 저스틴 베넷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이 3만달러 부근까지 하락하는 것을 기다리며 저점매수를 노리다가 오히려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들 3만달러 매수 기회를 노리기 때문에 3만달러 부근까지 떨어지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4만달러 회복의 이유가 무엇이건 간에 역시 궁금한 건 앞으로다. 대부분은 횡보를 점친다. 반등세가 추가 상승세로 이어지려면 4만2000달러 부근의 저항선을 돌파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그렇다고 앞서처럼 급락할 가능성도 크지 않아보인다. 약 192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코인뷰로(Coin Bureau) 소속 익명의 애널리스트 ‘가이(Guy)’는 최근 “암호화폐 시장에 겨울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지금 시장은 2018~2019년 ‘크립토 윈터’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오늘날 암호화폐 시장의 약세는 거시적 외부 요인이 주요하다”며 “이는 암호화폐가 투기가 아닌 투자가 가능한 자산군으로 편입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도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긴축에 대한 우려가 디지털 자산 시장 역시 강타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횡보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 위클리 코인=클레이스왑(KSP), 지옥행 열차 탑승인가 클레이스왑 서비스의 거버넌스토큰이 KSP다. 대부분의 디파이 프로젝트는 서비스 흥행을 위해 거버넌스토큰을 발행한다. 디파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에게 이를 보상으로 준다. 가끔 말도 안 되는 디파이 수익률이 가능한 것은 이렇게 지급하는 거버넌스토큰의 가격이 발행 초기 고공행진을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만든 것 아니냐고 오해를 샀던 클레이스왑이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봄 KSP 가격은 고공행진을 했다. 특히, 지난해 3월 말 KSP 스테이킹 서비스 시작과 vKSP 보팅 관련 업데이트가 이뤄지면서 가격 곡선은 가파르게 우상향했다. 업데이트 내용은 이렇다. KSP를 스테이킹 하면 ‘vKSP’(v=vote)라는 토큰으로 투표권을 준다. 스테이킹 기간은 4개월, 8개월, 12개월 등으로 구분된다. 당연하게도 스테이킹 기간이 길수록 보상률(나눠주는 vKSP 토큰 갯수)이 뛴다. 12개월 스테이킹을 하면 보상률은 4배가 된다. 곧, 같은 KSP 수량을 스테이킹 하더라도 기간에 따라 vKSP 획득량이 달라진다. 당시 기준으로 1년을 묶으면 이런 저런 보상을 합쳐 연 200%에 육박하는 수익도 가능했다. 이렇다보니 출시 보름이 안 돼 당시 유통 중인 KSP의 40% 이상이 스테이킹 됐다. 스테이킹 물량이 40%라는 건 주식으로 치면 시장에 매도 물량으로 나올 수 없는 대주주 지분이 40%라는 의미와 같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당연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당시는 코인 시장이 한창 타오를 때다. 지난해 4월 12일 기준으로 KSP 가격은 90달러(코인게코 기준)를 돌파했다. 하지만, 이후 코인 시장 자체가 침체기에 들어섰다. 플랫폼 체인인 클레이튼에서 이런 저런 사고가 발생했다. 디파이 서비스 참여를 통해 KSP를 보상으로 받은 이용자들은 이를 스테이킹 하기보다는 받는 족족 내다 팔기에 바빴다. 스테이킹에 따른 기대 수익률보다 가격 하락률이 훨씬 더 크게 나타났다. 스테이킹 시간이 흐를수록 투자 보상을 받기는 커녕 원금이 깎여 나갔다. 이 와중에 앞서 언급한 클레이스왑 해킹 사고까지 터지면서 KSP 가격은 6일 오후 7시 현재 6달러선(코인게코 기준)에서 거래 중이다. 여기에 4월 초가 되면 1년간 눈물을 머금고 버텨야 했던 스테이킹 초기 물량이 쏟아진다. 당시보다 가격이 10분의 1토막 넘게 났다. 락업만 풀리면 다들 내다팔 생각이다. 바닥 밑에 지하실 있다는 속담이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그나마 호재가 있다면 반감기가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오는 11월 11일경 보상으로 지급되는 KSP의 물량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비트코인의 경우 반감기 전후 가격이 급등했다. 여러 논란에도 클레이스왑이 클레이튼 기반 디파이 서비스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이용자가 많다. 클레이튼 생태계가 커진다면서 성장의 과실은 KSP 가격 상승으로 나타날 것이다. ━ 이번 주에는 무슨 일이=9일 디지털자산 청문회 미 연준의 긴축 공포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비농업 고용지표가 대폭 호조를 나타냈다. 고용 시장이 생각보다 탄탄하다. 긴축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3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100%로 본다.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63.4%, 50%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36.6%에 달한다. 연준이 올해 몇 차례나 금리를 올릴 지에 대한 전망도 점차 상향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의 65% 이상이 올해 연준이 다섯 차례 이상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연준의 긴축 공포가 올해 초부터 자산시장에 꾸준히 반영돼 온 만큼 선반영 효과에 자산가격에 실제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역시나 주목할 것은 물가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0일 발표된다. 지난해 12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7% 올랐다. 1982년 6월 이후 4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1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7.2%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비트코인 4만달러 회복의 이유로 언급한 소프트뱅크(8일), 월트디즈니(9일), 트위터(10일) 등이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한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우려 역시 시장 부담 요인이다. 코인 시장 내부 이슈로는 9일 열리는 디지털 자산 청문회다. 미국 상원 농업위원회가 개최한다. 앞서, 상ㆍ하원 농업위원회는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시장 단속을 위해 CFTC(상품선물거래위원회)가 어떤 권한이 필요한지 정보를 요청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로스틴 베넘 CFTC 위원장이 질문에 답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에서는 코인을 누가 감독할 것이냐를 두고 증권거래위원회(SEC)와 CFTC가 경쟁 중이다. 농업위원회는 분류하자면 CFTC 편이다. 앞서 베넘 위원장은 “지난해 디지털 자산의 60%가 상품 자격을 갖췄다”며, CFTC에 암호화폐 감시 권한을 더 부여해줄 것을 촉구했다. ※필자는 경제 뉴스를 해석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유튜브 채널 ‘알고란(알기 쉬운 경제뉴스 고란tv)’을 운영하고 있다.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코인ㆍ주식ㆍ부동산 등 모든 투자 자산에 관심이 많다. ‘덮어놓고 사도 무조건 먹는’ 시장은, 아쉽지만 지나갔다. 변동성에 리스크 관리가 필수다. 버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게 시장에서 살아남는 길이다. 구독ㆍ좋아요ㆍ알림설정은 사랑이다. algorantv365@gmail.com 고란 알고란TV 대표 고란 알고란TV 대표

2022.02.07 07:00

9분 소요
KT와 페이스북의 장애에서 배운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 [김국현 IT 사회학]

전문가 칼럼

10월은 기술과 10월의 합성어인 텍토버(Techtober)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양한 신제품 발표가 이어지는 황금기다. 그런데 지난 10월은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기술에 과의존하고 있는지 깨닫게 한 시기였다. 10월 말 1시간 반가량 KT가 먹통이 되면서 원격 근무에 의존 중인 많은 기업 업무가 마비된 것은 물론, 식당에서는 당장 결제조차 되지 않아 점심 장사를 망치기도 했다. 학교 수업도 중단되고, 112나 119 등마저 영향을 받았다. 10월 초에는 페이스북과 그 산하 서비스(인스타그램, 왓츠앱 등)가 무려 5시간 이상 다운된 적도 있었다. 한국 시각으로는 야밤에 벌어진 일이라서 잠잠했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얼마나 많은 일들을 페이스북에 의존하고 있었는지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광고 마케팅에서 각종 로그온, 메신저까지 그리고 심지어 개발도상국에서는 페이스북은 무료 통신사의 역할도 했으니 혼돈은 꽤 컸다. 그런데 이 두 사건은 쌍둥이 사건이라고 봐도 불릴 만큼 비슷한 점이 있었다. 둘 다 ‘라우팅 경로’라는 것의 관리 실패로 벌어진 일이었다. 즉 내비게이션 지도가 갑자기 엉터리가 돼 길거리가 혼란의 도가니가 된 것 같은 일이 인터넷에서 벌어진 셈인데, 이 두 회사는 너무나도 많은 인터넷상의 도로망을 관리하고 있어서 사태가 커졌다. ━ 라우팅 경로? 인터넷은 어떻게 움직이나 인터넷이라는 단어. 익숙해졌지만 인터넷도 신조어였던 시절이 있었다. 네트워크를 뜻하는 넷(net), 그리고 서로 다른 것들 사이를 뜻하는 접두사 인터(inter-)의 합성어다. 네트워크 사이를 서로 잇는 네트워크. 그러니까 네트워크들의 네트워크가 바로 인터넷이었고 그 정의는 지금도 변함없다. 인터넷 이전의 시대에도 네트워크는 있었지만, 대학마다 연구소마다 기업마다 따로따로 존재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 기관들이 서로 이어지기 시작하면서 지금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하나의 온라인 세상이 지구 위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 인터넷을 가능하게 하는 네트워크 기술의 주인공은 패킷, 즉 정보가 들어 있는 캡슐의 알갱이들이다. 우리가 주고받는 정보들은 이 작은 입자들이 모여서 구성된 것, 스트리밍조차 마치 폭포수 속 H2O의 분자들처럼 작은 입자로 그 흐름이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이 알갱이들은 클라우드 위 서버와 우리들의 스마트폰 사이를 왔다 갔다 해야 한다. 앱을 띄워 영상을 고르는 명령도 알갱이고, 그 결과 쏟아져 내려오는 정보들도 패킷이다. 그런데 이 입자들은 어떻게 우리 집의 와이파이에서 저 지구 반대편에서 운영 중인 서비스까지 여행할 수 있을까? 길을 잃지는 않을까? 그 길(route)을 찾도록 도와주는 기기들이 바로 라우터(router, 루터라고 부르는 편이 맞는 일일 터이지만)다. 라우터는 여러분 집에도 있다. 통신사 설치 기사가 설치해 주고 간 공유기도 모두 라우터, 알갱이를 상류의 라우터까지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들 라우터는 길을 찾아 주기 위해 라우팅 정보를 교환한다. 어엿한 컴퓨터들이다. 그런데 우리의 패킷은 아주 먼 길을 가야 한다. 네트워크끼리 데이터 패킷을 전달하는 방법을 관리하며 효율적인 경로를 찾아 주는 얼개가 필요하다. 예컨대 여러분이 KT의 인터넷을 쓰고 있다면, 여러분의 디바이스들은 KT라는 네트워크의 구성원이 된다. 그리고 KT가 나누어주는 IP 어드레스를 할당받는다. 이제 그 주소에서 지구 반대편의 예컨대 페이스북의 IP 어드레스까지 찾아가야 한다. 여기에는 두 가지 기법이 필요하다. 하나는 facebook.com이라는 친숙한 주소를 숫자로 이루어진 IP 어드레스, 즉 기계에게 필요한 주소로 바꾸는 일이다. 이를 DNS(Domain Name System), 즉 도메인 네임을 해석하는 시스템이라 하는데, 주소는 종종 바뀌므로 최신 주소를 최종적으로 전달하는 건 주소를 할당하고 있는 그 영토의 책임이다. 그렇게 최종 목적지의 주소를 알아냈다면 이제 거기까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 각 땅의 지도를 이어 붙여 봐야 한다. 이 지도를 잇는 일에서 두 번째 기법이 필요한데 이번에 유명해 진 BGP(Border Gateway Protocol)가 그중 하나다. 그럴듯하게 번역해 보자면 ‘국경 관문 협정’. 기관마다 기업마다 그리고 통신사마다 덩어리져 있는 네트워크의 군집들을 다른 네트워크와 이어지기 위해서 하는 약속이다. 최신 상황을 평가하고 반영해 최선의 경로를 찾을 수 있도록 내 영토의 경로 정보를 교환한다. 각각의 영토 관할 하의 각 집집마다 어떻게 찾아가야 하는지 그 주소와 경로를 수시로 서로 업데이트하면서 최적화하는 것이 바로 인터넷의 비결이었다. 이를 ‘라우팅 경로를 갱신’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최종 목적지의 주소와 그 경로를 계산해 낸 알갱이들은 이제 내달리게 된다. 지구를 1초에 7바퀴 반 도는 빛의 속도, 그리고 적어도 1초에 수백, 수천만 회의 계산을 수행하는 라우터 속 반도체 덕에 수증기처럼 쏟아지는 알갱이들도 눈 깜짝할 사이에 다 제 갈 길을 찾아간다. ━ 안일한 리스크 대비가 만들어낸 재난 그런데 만약 이 두 기능 중 하나가 망가진다면 (놀랍게도 대개의 인터넷 장애는 이 둘 중 하나가 고장 나서 벌어지는데) 주소를 찾을 수 없거나 국경 관문에서 엉뚱한 길을 안내받게 된다. (KT의 경우 외부 관문도 아니라 내부 관문에서인 듯하지만) KT도 페이스북도 모두 이 상황에 빠졌고, KT와 페이스북이라는 인터넷상의 거대한 영토가 주소와 경로를 잃고 인터넷의 내비 지도 위에서 사라져버리게 된 것이다. 그런데 KT와 페이스북 장애의 진짜 공통점은 따로 있었다. 두 사건 모두 라우팅 정보가 잘못 갱신되고 또 이것이 파급되어 지도가 엉켜 버린 일이었지만, 그 갱신 작업이 초래할 리스크에 대해 안일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KT는 협력업체의 실수 탓으로 돌렸다. 협력업체라는 말, 참 서글픈 단어다. 어째 우리 사회에서는 중차대하건만 귀찮고 위험한 일은 늘 하청이 다 하고 있을까. 페이스북은 이런 인간의 실태(失態)를 방지하기 위해 아예 소프트웨어로 자동화했었는데, 그 자동화 장치 안에 버그, 다시 인간의 실수가 있었다. 인프라 사고는 대개 현장에서 풀려 버린 나사 하나가 원인이다. 그러한 일은 대개 조직이 현장의 소중함을 잊거나 초심을 잃고 관심이 엉뚱한 데로 가 있을 때 벌어진다. ※ 필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겸 IT 평론가다. IBM, 마이크로소프트를 거쳐 IT 자문 기업 에디토이를 설립해 대표로 있다. 정치·경제·사회가 당면한 변화를 주로 해설한다. 저서로 , , 등이 있다. 김국현 IT 평론가

2021.11.14 10:30

4분 소요
[CEO DOWN | 구현모 KT 대표] 보상 규모 어쩌나…먹통 사태 수습 ‘난제’

CEO

“KT CEO로서 KT를 믿고 서비스를 사용해 주시는 고객님들께 장애로 불편하게 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합니다.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구현모 KT 대표가 고개를 숙였다. 지난 25일 오전 전국에 발생한 KT 유무선 인터넷 장애 때문이다. 한 시간가량 전국 곳곳에서 통신이 마비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구 대표는 “심층적인 점검과 함께 프로세스를 보완하고, 통신망 전반을 면밀히 살피는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구 대표로선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당장 장애발생의 구체적인 원인도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통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장애 원인은 네트워크 경로설정(라우팅) 오류다. 당시 KT는 라우터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었는데, 설정 값을 잘못 입력하는 바람에 네트워크 전체가 마비됐다는 설명이다. 구 대표도 “인터넷 장애 초기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외부에서 유입된 디도스 공격으로 추정했지만,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최신 설비 교체 작업 중 발생한 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가 원인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드는 의문은 여럿이다. 보통 라우터를 교체할 땐 네트워크를 일시 단절한 상태에서 진행하는데, 이날은 네트워크가 연결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교체 작업을 하필 대낮에 진행한 이유도 불투명하다. 보상 문제도 골칫거리다. 1시간이 넘도록 전국 단위에서 피해가 발생해 보상이 불가피하다. 구현모 대표도 “조속하게 보상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런데 보상 근거가 뚜렷하진 않다. KT는 이용약관에 연속 3시간 이상 서비스를 받지 못하거나 1개월 누적 장애 시간이 6시간을 초과할 경우,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한 시간에 해당하는 청구금액의 6배를 손해 배상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런데 이날 통신장애는 보상 기준에 미달한다. 결국 별도의 보상기준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인데, 규모를 정하는 게 쉽진 않다. 기대보다 적을 경우 여론의 비난을 피할 수 없어서다. 반대로 보상 규모를 키웠다간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2021.10.31 08:00

2분 소요
KT 먹통 사태 속 진짜 의문 “피해 막심한데, 왜 플랜B 없나요?”

IT 일반

1750만1125개. KT 이동통신에 가입한 회선의 숫자(8월말 기준)다. 이중 일반 휴대전화 고객만 1433만5330명에 달한다. 이들은 25일 오전 크고 작은 곤란한 상황을 겪었을 가능성이 크다. KT의 유·무선 통신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주요 공공기관을 비롯해 전국 가입자는 서비스 이용에 큰 불편을 겪었다. 장애가 점심시간과 맞물리면서 상권도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음식점에선 카드 결제마저 먹통이 됐다. 사태 파악이 즉각적으로 이뤄지지도 않았다. KT는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초기에는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디도스로 추정했지만, 면밀히 확인한 결과 라우팅(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장애 발생 뒤 2~3시간이 지난 뒤였다. 더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 중이지만, 비판 여론을 잠재우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유야 어찌됐든 전국적인 네트워크 오류가 발생하면 ‘플랜B’를 가동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 때문이다. 더구나 KT는 이런 리스크를 처음 겪는 것도 아니다. 3년 전인 2018년 11월 아현지사 화재에 따른 통신 장애로 이미 대국민 질타를 받았었다. 잊을만 하면 한 번씩 터지는 통신 대란은 이동통신업계를 향한 국민의 공분을 키운다. 가뜩이나 5G 품질 논란 탓에 업계를 향한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이다. 이동통신 3사가 시장을 나눠서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불통이 일어나도 고객 입장에선 다른 통신사로 이전하는 것 외엔 대책이 없다. 이통사 이전이 진짜 해결책도 아니다. 2019년 국정감사 땐 10년간 대규모 통신장애로 피해를 본 이용자가 1800만여명에 달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는데, 3사 모두가 장애를 일으켰었다. 이동통신사가 돌발사태를 예상하고 대비책을 마련해두지 않으면, 그 리스크와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 된다는 얘기다. 이런 네트워크 장애가 기업에 치명적인 타격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가령 KT는 아현지사 통신대란 사태를 겪은 2018년 4분기 856억원의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전년 동기 대비 36.0% 감소하긴 했지만, 다음 분기(2020년 1분기)엔 402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을 개선했다. 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는 KT가 3분기 매출 6조1830억원, 영업이익 3720억원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점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27.2% 증가한 수치다. 이미 올해 상반기 KT는 2020년 상반기와 견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9%, 26.3% 늘어난 호실적을 거뒀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2021.10.25 18:43

2분 소요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MAGAZINE

MAGAZINE

1781호 (2025.4.7~13)

이코노북 커버 이미지

1781호

Klout

Kl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