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열풍…4년 전 다단계 같던 ‘비트코인 밋업’ 생각 이유 [고란 코인도란]
NFT 민팅에 몰리는 투자자들…2018년 ‘비트코인 ICO’ 교훈 참고해야
국내 최초 디파이 해킹 사고 발생, 100% 온전한 디파이 서비스는 없다
4만 달러 회복한 비트코인, 왜 올랐을까
9일 디지털자산 청문회 예정…‘코인 감독권’ 관련 어떤 발언 나올까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적격 투자 대상 자산에 비트코인이 들어가는 시대입니다. 그런데도 코인 관련한 투자 정보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500만 ‘코인러’를 위한 핵심 투자 정보를 정리해 드립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편집자]
2018년 코인판에서 화제가 된 밋업이 있다. 비트코인 다이아몬드(BCD) 프로젝트다. 근래 보기 힘든 ‘좌식’ 행사였다. 한눈에 봐도 나이 지긋한, 잠깐 마실 나온 듯한 차림새의 동네 어른들이 모여 앉았다. 설명이 따로 없었다면 반상회가 열렸나 생각했을 사진이다. 아니, 양복을 차려입은 누군가가 앞에서 설명하는 모양새는 다단계 판매 현장과 더 흡사하다.
관련 사진이 올라간 커뮤니티에는 ‘코인판에 희망을 가지고 있었던 게 자괴감이 든다’는 댓글이 달렸다. 코인 시장이 불을 뿜었다 1년 내내 나락으로 갔던 2018년이 그랬다. 버블의 끝자락에서 한탕 해 먹으려는 사기꾼과 시장 초기 진입해 벼락부자가 된 주인공이 나도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모여든 눈먼 투자자가 가득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2022년 NFT(대체불가능토큰) 시장은 2018년 ICO(코인을 통한 자금모집) 시장의 데자뷰다. 넥스트 크립토펑크나 BAYC(지루한 원숭이 요트클럽)가 ‘이것’이라며 투자자들을 현혹한다. NFT 민팅(발행)이야말로 무에서 유의 창조다. 대박을 꿈꾸며 민팅에 몰리는 투자자들에게 프로젝트 팀이 선사하는 건 ‘방치’다. 민팅을 통해 수십억, 수백억을 모은 뒤 커뮤니티에서 사라진다.
NFT는 민팅 가격의 10토막, 100토막이 난다. 그야말로 디지털 먼지가 된다. 이렇게 투자 손실로 ‘참’금융교육을 받고 나면, “코인은 사기”라는 대열에 동참한다. 역사는 반복된다. 한 번은 비극으로, 다음번은 희극으로. 2022년의 NFT시장 열기는 희극으로 끝날 수 있을까.
국내에서 무슨 일이=국내 최초 디파이 해킹 사고 신고
4일 오지스는 사고 보고서를 공개했다. 외부 해킹공격으로 22억원 상당의 코인을 탈취당했다고 밝혔다. 해킹 수법은 ‘보더 게이트웨이 프로토콜(BGP) 하이재킹’이라 불리는 공격으로 추정된다. 인터넷에서 데이터의 이동경로를 설정해주는 라우팅을 악의적으로 조작하는 수법이다. 고속도로의 표지판을 바꿔치기해 차를 범죄의 소굴(해킹범의 지갑)로 인도하는 식이다.
디파이 해킹 사고가 드문 일은 아니다. 지난주 솔라나의 브릿지 솔루션 ‘웜홀(Wormhole)’이 3900억원치의 코인을 탈취당했다. 올해 들어 발생한 디파이 해킹 피해 규모 중엔 가장 크다. 지금까지 발생한 디파이 피해 규모 중에서도 두 번째로 크다.
상대적으로 클레이스왑의 피해 규모가 경미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중앙화 덕이다. 사고가 발생하자 오지스는 사이트를 닫아버렸다. 당시 서비스를 이용했던 이들 가운데 총 325개 지갑에서 407개의 비정상적 트랜잭션만 발생했다. 오지스 측은 피해보상도 약속했다.
보상 지급에 적용될 사고 기간은 클레이튼 블록 기준 대략 8200만5468~8202만8787 블록이다. 해당 블록 내 공격자 주소로 자산이 전송된 트랜잭션의 ‘From’ 지갑 주소를 대상으로 보상이 진행된다. 보상은 피해 토큰 수량만큼 제공된다.
디파이는 ‘탈중앙화금융’을 의미한다. 중앙화된 주체가 없으니 모든 거래 행위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이 진다. 게다가 보고서를 뜯어보면 사고의 원인을 전적으로 오지스로 돌리기도 어렵다. 그런데도 사고 피해를 막기 위해 서비스 개발사인 오지스가 신속하게 사이트를 막아버렸고, 피해보상까지 해 준다고 한다. 현재 서비스 중인 디파이 가운데 100% 온전한 디파이 서비스가 존재할까. 고수익에 눈이 멀어 무작정 뛰어들기보다는 가능성과 한계,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의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
브로드밴드 보급과 함께 싹 튼 인터넷 게임의 시대,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꽃핀 모바일 게임의 시대 등에 이어 이번엔 블록체인 기반의 P2E(돈 버는) 게임 대전이 펼쳐지는 모양세다. 컴투스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테라 블록체인 기반 자체 토큰 ‘C2X’를 발행했다(아직까지 국내에서 ICO는 불법이다). 이를 계기로 블록체인 생태계를 본격 확장할 계획이다. 투자자들이 궁금한 것은 국내 거래소 상장 여부다. 회사 측은 이와 관련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의 중”이라며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게임사 네오위즈도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네오위즈홀딩스의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네오플라이는 최근 블록체인 오픈플랫폼 ’네오핀‘의 모바일 앱을 구글 플레이 및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하고 상용화를 시작했다. 올해 1분기 내 클레이튼 네트워크 기반의 P2E 게임을 출시하고 2분기 내 ‘S2E(Service to Earn, 돈 버는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해외에선 무슨 일이=4만 달러 회복, 왜?
가격 해석은 언제나 사후적이다. 그래도 이유를 만들어 보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기술주가 올랐다. 특히 아마존 반등의 수혜가 컸다. 4일 아마존은 월가의 전망치보다 7배가 넘는 주당순이익(EPS)을 발표했다.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13% 가량 급등했다. 아마존이 애플ㆍ마이크로소프트ㆍ알파벳(구글) 등 주가를 밀어올렸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나스닥 기술주와 닮은 꼴이다.
둘째, 첫째와 같은 맥락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 4일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위험자산 취급을 받았던 비트코인도 함께 올랐다.
셋째, 정책적 호재다. 최근 미국 의회에서 소규모 비트코인 거래에서 세금을 없애자는 초당적 법안이 제안됐다. 자본이득이 200달러 이하일 경우 비트코인 거래시 세금 의무에서 면제하자는 법안이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으로 결제 대금을 치렀다고 해 보자. 현재는 비트코인 결제 때 가격이 구매 당시 가격보다 비싸면 해당 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야한다. 법안이 통과된다면 코인 소액 결제에 대한 세금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코인 매도를 통해 얻은 차익은 거래 규모나 목적과 무관하게 과세소득으로 신고해야 한다.
넷째, 가격과 관계없이 비트코인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기관들의 비트코인 매수도 여전하다. 페이팔은 최근 실적발표에서 작년 4분기 처음으로 코인 월렛을 사용한 이용자가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최근에도 660개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했다. 이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12만5051개(1월 말 기준)에 달한다.
다섯째, 보통 투자자는 모르는 호재가 있을 가능성이다. 과거 비트코인 가격이 ‘이유없이’ 반등했던 때를 떠올려보면 가격 반등 이후에나 호재가 발표됐다. 특정 세력이 선취매에 나섰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쏟아졌다. 하지만, 아니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그레이스케일, 그리고 비트와이즈가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 여부 결정을 연기했다. ‘거부’가 아닌 ‘연기’를 호재라고 받아들였을 수 있지만 급반등의 이유로는 부족하다.
테슬라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비트코인을 매수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주 소프트뱅크(8일), 트위터(10일)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IP(지적재산권) 제국으로 최근 NFT 담당자 채용에 나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월트디즈니의 실적발표(9일)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여섯째, 가장 강력한 이유다. 가격 반등의 최대 호재는 싼 가격이다. 게다가 바닥을 확인했다고 판단한 이들이 매수세에 나섰다. JP모건에 따르면, 이번 조정은 역사적 범위 내에서 벌어졌으며, 비트코인 50% 하락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암호화폐 전문 애널리스트 저스틴 베넷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이 3만달러 부근까지 하락하는 것을 기다리며 저점매수를 노리다가 오히려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들 3만달러 매수 기회를 노리기 때문에 3만달러 부근까지 떨어지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4만달러 회복의 이유가 무엇이건 간에 역시 궁금한 건 앞으로다. 대부분은 횡보를 점친다. 반등세가 추가 상승세로 이어지려면 4만2000달러 부근의 저항선을 돌파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그렇다고 앞서처럼 급락할 가능성도 크지 않아보인다. 약 192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코인뷰로(Coin Bureau) 소속 익명의 애널리스트 ‘가이(Guy)’는 최근 “암호화폐 시장에 겨울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지금 시장은 2018~2019년 ‘크립토 윈터’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오늘날 암호화폐 시장의 약세는 거시적 외부 요인이 주요하다”며 “이는 암호화폐가 투기가 아닌 투자가 가능한 자산군으로 편입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도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긴축에 대한 우려가 디지털 자산 시장 역시 강타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횡보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위클리 코인=클레이스왑(KSP), 지옥행 열차 탑승인가
카카오가 만든 것 아니냐고 오해를 샀던 클레이스왑이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봄 KSP 가격은 고공행진을 했다. 특히, 지난해 3월 말 KSP 스테이킹 서비스 시작과 vKSP 보팅 관련 업데이트가 이뤄지면서 가격 곡선은 가파르게 우상향했다.
업데이트 내용은 이렇다. KSP를 스테이킹 하면 ‘vKSP’(v=vote)라는 토큰으로 투표권을 준다. 스테이킹 기간은 4개월, 8개월, 12개월 등으로 구분된다. 당연하게도 스테이킹 기간이 길수록 보상률(나눠주는 vKSP 토큰 갯수)이 뛴다. 12개월 스테이킹을 하면 보상률은 4배가 된다. 곧, 같은 KSP 수량을 스테이킹 하더라도 기간에 따라 vKSP 획득량이 달라진다. 당시 기준으로 1년을 묶으면 이런 저런 보상을 합쳐 연 200%에 육박하는 수익도 가능했다.
이렇다보니 출시 보름이 안 돼 당시 유통 중인 KSP의 40% 이상이 스테이킹 됐다. 스테이킹 물량이 40%라는 건 주식으로 치면 시장에 매도 물량으로 나올 수 없는 대주주 지분이 40%라는 의미와 같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당연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당시는 코인 시장이 한창 타오를 때다. 지난해 4월 12일 기준으로 KSP 가격은 90달러(코인게코 기준)를 돌파했다.
하지만, 이후 코인 시장 자체가 침체기에 들어섰다. 플랫폼 체인인 클레이튼에서 이런 저런 사고가 발생했다. 디파이 서비스 참여를 통해 KSP를 보상으로 받은 이용자들은 이를 스테이킹 하기보다는 받는 족족 내다 팔기에 바빴다. 스테이킹에 따른 기대 수익률보다 가격 하락률이 훨씬 더 크게 나타났다. 스테이킹 시간이 흐를수록 투자 보상을 받기는 커녕 원금이 깎여 나갔다. 이 와중에 앞서 언급한 클레이스왑 해킹 사고까지 터지면서 KSP 가격은 6일 오후 7시 현재 6달러선(코인게코 기준)에서 거래 중이다.
여기에 4월 초가 되면 1년간 눈물을 머금고 버텨야 했던 스테이킹 초기 물량이 쏟아진다. 당시보다 가격이 10분의 1토막 넘게 났다. 락업만 풀리면 다들 내다팔 생각이다. 바닥 밑에 지하실 있다는 속담이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그나마 호재가 있다면 반감기가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오는 11월 11일경 보상으로 지급되는 KSP의 물량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비트코인의 경우 반감기 전후 가격이 급등했다. 여러 논란에도 클레이스왑이 클레이튼 기반 디파이 서비스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이용자가 많다. 클레이튼 생태계가 커진다면서 성장의 과실은 KSP 가격 상승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번 주에는 무슨 일이=9일 디지털자산 청문회
연준이 올해 몇 차례나 금리를 올릴 지에 대한 전망도 점차 상향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의 65% 이상이 올해 연준이 다섯 차례 이상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연준의 긴축 공포가 올해 초부터 자산시장에 꾸준히 반영돼 온 만큼 선반영 효과에 자산가격에 실제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역시나 주목할 것은 물가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0일 발표된다. 지난해 12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7% 올랐다. 1982년 6월 이후 4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1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7.2%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비트코인 4만달러 회복의 이유로 언급한 소프트뱅크(8일), 월트디즈니(9일), 트위터(10일) 등이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한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우려 역시 시장 부담 요인이다.
코인 시장 내부 이슈로는 9일 열리는 디지털 자산 청문회다. 미국 상원 농업위원회가 개최한다. 앞서, 상ㆍ하원 농업위원회는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시장 단속을 위해 CFTC(상품선물거래위원회)가 어떤 권한이 필요한지 정보를 요청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로스틴 베넘 CFTC 위원장이 질문에 답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에서는 코인을 누가 감독할 것이냐를 두고 증권거래위원회(SEC)와 CFTC가 경쟁 중이다. 농업위원회는 분류하자면 CFTC 편이다. 앞서 베넘 위원장은 “지난해 디지털 자산의 60%가 상품 자격을 갖췄다”며, CFTC에 암호화폐 감시 권한을 더 부여해줄 것을 촉구했다.
※필자는 경제 뉴스를 해석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유튜브 채널 ‘알고란(알기 쉬운 경제뉴스 고란tv)’을 운영하고 있다.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코인ㆍ주식ㆍ부동산 등 모든 투자 자산에 관심이 많다. ‘덮어놓고 사도 무조건 먹는’ 시장은, 아쉽지만 지나갔다. 변동성에 리스크 관리가 필수다. 버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게 시장에서 살아남는 길이다. 구독ㆍ좋아요ㆍ알림설정은 사랑이다. algorantv365@gmail.com
고란 알고란TV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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