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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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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콘 회장 “테슬라 전기차 생산하고 싶다”

국제 이슈

류 양웨이 폭스콘 최고경영자(CEO, 회장)이 테슬라 전기차 생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폭스콘의 높은 생산 효율성을 바탕으로 테슬라 전기차를 성공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19일 미국 경제 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류 양웨이 회장은 이날 사내 연례 기술행사에서 테슬라의 전기차를 생산하고 싶다고 밝혔다. 폭스콘은 애플의 아이폰을 조립하는 세계 최대 위탁생산업체다. 류 회장은 “우리는 2025년이 되면 전 세계 전기차 생산 중 5%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길 목표로 하고 있다. 테슬라도 자신들의 고객이 됐으면 한다”며 “테슬라를 위한 테슬라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날을 고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폭스콘은 지난 2020년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전기차 사업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자체 전기차 모델 3종을 선보였다. 특히 작년 말에는 폐업 위기에 있던 미국 전기 픽업트럭 스타트업 로즈타운 모터스의 오하이오 자동차 공장을 인수했다. 폭스콘은 2027년까지 연간 300만대의 전기차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폭스콘의 법인인 혼하이 테크놀로지그룹는 이날 전기차 픽업트럭인 ‘모델 V’와 스포츠 크로스오버 해치백인 ‘모델 B’의 시제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2022.10.1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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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엔솔 美공장 방문…현장경영 박차

산업 일반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글로벌 현장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발효 등으로 배터리를 포함한 먹거리 사업에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이를 해소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에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1공장을 방문했다. 구 회장은 이날 4시간가량 머물며 현장을 점검하고 사업현황 등을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산능력이 40기가와트시(GWh)에 달하는 얼티엠셀즈 1공장은 총 23억 달러(한화 약 3조2800억원)가 투자됐다. 지난달 첫 시제품을 생산했으며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 회장의 해외 출장은 이번 미국 방문을 포함해 이달에만 두 번째다. 구 회장은 앞서 지난 4일 폴란드 바르샤바를 방문해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총리를 예방하고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지지를 요청한 바 있다. 또 LG에너지솔루션 공장이 위치한 브로츠와프로 이동해 현장을 둘러봤다. 브로츠와프 공장은 연간 100만대 규모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한편 구 회장은 이달 말 그룹 사업 보고회를 주재한다. 사업보고회에서는 계열사별 올해 성과를 점검하고 내년 전략과 미래 준비 현황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2022.10.19 10:24

1분 소요
GM-포스코케미칼, 美에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 합작사 설립

산업 일반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스코케미칼이 1일(현지시간) 북미 지역에 GM의 얼티엄(Ultium) 전기차 플랫폼용 핵심 배터리 소재 가공을 위한 생산 공장 건설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얼티엄은 GM이 발표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브랜드다. 신설 합작법인은 배터리 셀(전해액·양극재·음극재 등으로 구성된 2차전지의 최소단위)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양극재 가공을 담당한다. 신설 공장은 오는 2024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공장이 들어설 위치는 향후 발표할 예정이다. 새로 짓는 공장에서 생산하는 배터리 소재는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오하이오주 로즈타운과 테네시주 스프링힐에 건설 중인 GM 얼티엄셀 LLC 공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GM은 또 향후 5년 안에 미국에 본사를 둔 얼티엄셀 공장 두 곳을 추가로 건설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GM이 얼티엄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대량 도입을 추진하는 등 배터리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GM과 포스코케미칼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에 서명했으며 곧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더그 파크스 GM 글로벌 제품 개발 및 구매 부사장은 "포스코케미칼과의 협력은 미국 내 전기차 생산을 빠르게 확장하고 배터리 성능, 품질, 비용 면에서 혁신을 견인하기 위한 전략의 핵심"이라며 "GM은 원자재부터 배터리 셀 제조,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지속가능하고 탄력적인 전기차 북미 공급망을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대표는 "GM과 협력해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며 "포스코 그룹이 보유한 소재기술, 양산능력, 원료 경쟁력을 바탕으로 배터리 핵심소재를 혁신하고 GM과 함께 글로벌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임수빈 기자 im.subin@joongang.co.kr

2021.12.02 10:15

2분 소요
LG, 구광모 취임 이후 1조 빅딜 성사...전장에 미래 걸었다

산업 일반

기업의 M&A는 한국 산업의 변화를 나타내는 이정표다. 대전환의 시기였던 지난 10년 한국 경제를 이끄는 10대 그룹은 M&A를 통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체질 개선에 내서며 숨가쁘게 질주했다. 10대 그룹의 M&A를 보면 기업의 전략과 방향성이 보인다. 가 블룸버그 리그테이블 데이터를 분석해 한국 산업을 이끄는 10대그룹의 10년간 M&A를 해부했다. LG그룹이 M&A 시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낸 건 불과 몇 년 전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기 이전 LG그룹은 M&A에 있어 가장 보수적인 기업집단이었다. 2018년 이전 LG그룹의 M&A(계열사간 거래 제외)거래에서 ‘조 단위’ 투자는 전무했다. 구 회장은 2018년 취임 이후 굵직한 M&A를 단행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LG그룹이 10년 동안 진행한 M&A는 총 179건이다. 이 중 순수 M&A가 103건, 지분투자가 52건, 조인트벤처가 24건이었다. 순수 M&A 거래만 보면 LG그룹이 인수한 기업의 총 가치가 5조9601억원, 매각한 기업의 총 가치가 5조2137억원이다. ━ LG 빅딜 주인공은 ‘자동차 부품’ LG그룹의 M&A는 구 회장이 그리는 청사진을 명확히 보여준다. LG그룹의 10년간 M&A를 통틀어 조 단위 투자는 조인트벤처(합작사)에서 1건, 순수 M&A에서 1건 발생했다. 모두 자동차부품 관련 기업이다. 합작사는 한국 배터리1위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과 미국 자동차 1위 제너럴모터스(GM)의 동맹인 ‘얼티엠셀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 12월 GM과 각각 1조원씩 투자해 지분율 50 대 50의 합작법인을 세웠다. 얼티엠셀즈의 제1공장은 미국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지역에 설립 중이다. 이를 통해 연간 3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해 GM에 공급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지난 4월 16일 얼티엠셀즈의 제2합작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하며 또 한 번 각각 1조원씩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순수 M&A에서 1조 넘는 투자는 2018년에 이뤄졌다. LG전자는 2018년 8월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헤드램프 기업인 ZKW를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1조4392억원이다. 순수 M&A 거래에서 LG그룹이 1조원 넘는 금액을 투자한 건 ZKW가 유일하다. ZKW는 고휘도 LED(발광다이오드) 주간주행 램프, 레이저 헤드램프와 같은 차세대 광원을 탑재한 프리미엄 헤드램프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LG전자와 마그나의 합작사 역시 LG전자의 미래 성장 동력이자 캐시카우가 ‘자동차 부품’임을 보여준다. LG전자는 2020년 12월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인터내셔널(이하 마그나)과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 ‘LG 마그나 e-파워트레인(가칭)’을 설립하기로 했다. 합작법인은 LG전자가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되는 분할 신설회사에 마그나가 4억5300만 달러(약 5016억원)를 투자해 지분 49%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파워트레인은 자동차 동력전달장치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LG전자는 M&A를 통해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중심), ZKW(차량용 헤드램프),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파워트레인) 등 전장 사업 3개축을 완성한 셈이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비핵심 사업 매각도 과감히 진행했다. LG그룹의 10년 매각 딜 규모 상위 5개 중 SK실트론을 제외한 4개 거래가 모두 2018년 이후에 이뤄졌다. 구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선택과 집중'으로 평가 받는 이유다. 구 회장은 취임 직후인 2018년 9월 LG서브원의 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 사업 부문을 분할 매각한 것을 시작으로 연료전지, 수처리,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사업, 전자결제사업 등을 청산 또는 매각했다. ━ 인수 업종 1위는 화장품 LG그룹의 10년 M&A 역사에서 인수가 가장 많았던 업종은 ‘화장품·생활용품’이다. LG생활건강은(이하 LG생건) 총 20여개의 화장품·생활용품 기업을 인수하며 영토를 확장했다. 2020년 1960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피지오겔을 비롯해 2019년 1452억원에 인수한 뉴에이본, 2012년 3291억원을 들여 인수한 에버라이프가 대표적이다. M&A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캐시카우 확보에 성공한 LG생건의 영업이익은 2011년 3617억원에서 2020년 1조2208억원으로 3배 넘게 늘었다. LG그룹의 인수 업종 2위는 ‘방송’이다. LG그룹이 지분투자를 통해 인수한 기업 중 규모가 가장 큰 거래 역시 방송이었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CJ ENM으로부터 CJ헬로(현 8000억원에 인수해 시너지를 기대했지만 2019년, 2020년 순이익 적자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 LG그룹의 M&A는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LG전자가 지난 4월 5일 만년 적자이던 스마트폰 사업을 접는 대신 신사업 강화와 M&A를 통한 체질개선에 나설 것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LG그룹이 LG전자,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를 통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파워트레인, 배터리 등 전장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편대를 갖추고 있는 만큼 전장 기업 M&A가 추가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LG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22조4913억원에 이른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2021.04.29 16:50

4분 소요
[ASOK 특별기획] 실리콘밸리 K스타트업이 오하이오 간 까닭은

산업 일반

한국의 중소·중견 기업의 미국 진출에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기관이 주한미국주정부대표부협회(ASOK)이다. 주마다 다른 세금 체계와 규제 등으로 미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이코노미스트가 ASOK과 함께 ‘한국 중소·중견기업, 아메리카 드림 어게인’을 연재한다. 서영호 잡스오하이오 한국사무소 대표는 25년간 해외 투자 컨설팅을 해온 전문가다. 미국 오하이오 경제개발청이 세운 한국사무소 대표를 맡은 이유다. 보통 해외 지방정부나 기관은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세계 각국에 사무소를 만드는데, 목적은 그 지역 기업의 현지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한국에 사무소를 차린 오하이오 역시 우리나라 기업의 현지 투자를 강력히 바라고 있다. 특히 중소·중견기업들의 생소한 제품이나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가 깃발을 꽂길 원한다. 서영호 대표는 “오하이오는 작은 기업도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갖춘 매력적인 도시”라고 조언했다. 서 대표의 말을 더 자세히 들어보자.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우리 중소기업이 왜 미국에 진출해야 하는가. 한국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은 필수다. 대기업에 치우친 경제 구조를 탈피해 견실한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게 한국 경제의 난제로 꼽히지 않나. 수출도 마찬가지다. 몇몇 대기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은 장기화하고 있는 내수 시장 침체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미국은 세계 최대 소비시장 중 하나다. 국내 기업이 오하이오에 진출하는 데 매력이 무엇인가. 미국 오하이오는 외국 기업이 새 비즈니스를 꾀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숫자가 이를 증명한다. 50여 개국 1000개가 넘는 외국 법인이 오하이오에 둥지를 틀었다. 미국 진출이 시의적절한지 의문이다. 미·중 무역 분쟁과 보호무역주의 시그널이 이어지고 있는데.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부품의 관세가 오르거나 아예 판로가 끊길 위험은 있다. 그렇다 해서 미·중 갈등을 꼭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한국 중소기업 입장에선 업종에 따라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어떻게 기회가 되는가. 중국 기업의 미국 비즈니스가 중단되거나 철수하는 상황이다. 그 빈틈을 한국 기업이 메울 수 있다. 실제로 중국 부품을 수입하던 미국의 한 회사는 지난해 한국 중견기업 제품으로 수입 루트를 다변화했다. 대미 수출 물량이 부쩍 늘어난 이 기업은 현재 오하이오 현지에 공장 설립을 고려 중이다. 코로나19가 좀처럼 잠잠해지지 않는 현실도 문제다. 팬데믹으로 물리적인 장벽이 높아진 건 사실이다. 다만 진출 의지만 뚜렷하면 큰 걸림돌은 아니다. 정부 부처에 미리 시급한 비즈니스라는 점을 어필하면 자가격리를 면제받을 수도 있다. 올해 초 격리 없이 오하이오를 다녀온 한국기업이 실제로 있었다. 격리 면제가 어렵더라도 화상 컨설팅이 꽤 자리를 잡았다. 현지 공공기관·기업과의 네트워킹은 막힘없이 가능하다. 중소기업 입장에선 현지법인까지 세워가면서 진출하는 게 요란해 보인다. 현지법인 대신 한국지사를 세우는 게 비용도 덜 들고 간편하긴 하다. 다만 경험에 근거해보면 여러모로 현지법인 설립이 더 낫다. 가령 법적인 책임을 질 때, 한국지사는 한국에 있는 모회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 반면 현지법인을 세울 경우, 그 법인에만 법적 책임이 국한된다. 현지 기업과 협업을 할 때도 더 신뢰감을 주는 장점도 있다. 진출해서 성과가 나기까지 보통 얼마나 걸리나. 우리 기업들은 투자금을 빨리 회수하려 하는 경향이 강한데, 거기서 사달이 나는 경우가 많다. 해외 진출은 기본적으로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제대로 자리를 잡을 때까지 못해도 3년은 필요하다. 3년은 너무 긴 것 아닌가. 우리 중소기업 중엔 제조업이 많으니, 제조업을 사례로 풀어보겠다. 해외 진출의 첫 번째 단계는 ‘사이트 셀렉션(Site Selection)’이다. 진출 부지를 선정하는 작업인데,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 부지를 정하면 공장 설계를 해야 하고, 공장을 지어야 하고, 테스트 생산도 마쳐야 한다. 여기에 쏟는 시간이 아무리 짧아봤자 3년이다. 내실 있는 현지화 전략, 즉 생존력이 성공의 관건이다. ━ “해외 진출 전략엔 장기적인 안목 필요” 한국 중소기업이 난관에 부딪히는 요소는 또 뭐가 있나. 양국의 기업 문화가 전혀 다른데, 이를 이해하지 못할 때 곤란을 겪는다. 과정보다 업무의 결과를 더 중시하는 미국식 스타일에 한국 경영진이 적응하지 못할 때가 많다. 현지인을 고용한 뒤 평가나 승진 시스템에서 엇박자를 내는 모습도 종종 봤다. 기업 문화도 현지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식 경영 스타일은 다 버려야 하나. 문제가 터졌을 때 신속하게 대응하는 건 우리나라 기업이 가장 잘하는 것 같다. 이런 장점들을 안고 가면 현지의 좋은 평가가 뒤따를 것이다. 현지에 이미 진출한 한국 대기업과 네트워킹도 우리 문화 특유의 ‘정(情)’으로 볼 수 있지만,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오하이오에 진출할 땐 어떤 업종이 유리할까. 포드, 혼다, 지프 등의 완성차 생산시설이 오하이오에 있다. 자동차 부품 관련 기업들의 진출이 가장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오하이오가 미국 동부와 서부를 연결하는 건널목 역할을 해온 만큼 물류 기업의 투자 문의도 환영한다. 개인적으론 국내 식품업체의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 음식문화에 관심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이고, 물류 시스템이 잘 갖춰진 지역인 만큼 배송 걱정을 덜 해도 된다. 다른 추천 업종이 있다면. 바이오 관련 기업이 눈독을 들이기에 좋다. 의료기기는 허가를 얻는 과정이 복잡한데, 이는 조인트벤처 설립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오하이오 경제개발청에서 이런 파트너십을 적극 주선하고 있다. 장기적으론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친환경 관련 산업의 성장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다들 알다시피 GM과 LG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이 오하이오 로즈타운에 들어선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첨단 업종에도 매력적인 지역이다. ━ GM·LG 합작법인 로즈타운에 새 공장 진출 성공 사례가 있나. 자율주행 솔루션을 개발하는 한국 스타트업 토르드라이버는 최근 실리콘밸리에 있던 미국 법인을 오하이오로 옮겼다(토르드라이버는 지난해 4월 프리시리즈 A로 84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114억원 정도다). 오하이오의 재정 지원이나 기술 지원이 훌륭했기 때문인데, 현재 오하이오에 있는 공항의 화물 자율주행 사업을 맡고 있다. 잡스오하이오 한국사무소는 한국 기업 진출에 정확히 무슨 역할을 하나. 평균 임금, 세금 비교 및 산업분포 등의 디테일한 정보를 주는 게 첫 번째다. 사업구상 단계에서부터 진출 실행, 진출 이후까지 다양한 지원을 제공한다. 현지 정부와 기업과 네트워킹 기회도 주어진다. 대부분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오하이오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에 조언한다면. 한국 기업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히이오는 미국 내에서 정치적, 경제적으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오하이오를 교두보로 삼아 미국 전역으로 진출을 모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교포가 많아서 현지화 전략도 손쉽게 해낼 것이다. K브랜드를 향한 좋은 이미지가 미국에 많이 쌓였다. 공격적으로 투자해도 괜찮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2021.04.2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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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OK 특별기획] 오하이오주 '쇠락한 공업지대, 전기차 타고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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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중소·중견 기업의 미국 진출에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기관이 주한미국주정부대표부협회(ASOK)이다. 주마다 다른 세금 체계와 규제 등으로 미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이코노미스트가 ASOK과 함께 ‘한국 중소·중견기업, 아메리카 드림 어게인’을 연재한다. 1966년에 문을 연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의 제너럴모터스(GM) 공장은 미국 제조업의 상징으로 꼽힌다. 수천만 대의 차가 이 공장 컨베이어 벨트에서 출발해 도로를 누볐기 때문이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GM이 파산했을 때도 로즈타운 공장은 굳건히 버텼다. 소형세단 쉐보레 ‘크루즈’의 전담 생산기지로 탈바꿈했는데, 크루즈가 2014년 미국에서만 27만대가 넘게 팔리는 인기 차종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로즈타운 GM 공장의 운명은 여기까지였다. 2018년 11월 GM이 발표한 구조조정 계획에 로즈타운 공장 폐쇄가 포함됐다. 미래차 패러다임 전환을 앞둔 GM 입장에선 소형세단을 만드는 로즈타운 공장은 불필요한 생산기지였다. 로즈타운 공장 폐쇄 결정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GM이 직접 고용한 공장 노동자 1400명에, 수많은 협력업체까지 더하면 적지 않은 숫자가 고용 불안에 시달리게 됐다. ━ 폐쇄됐던 로즈타운 공장, 전기차 시대의 상징으로 떠올라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불만을 표출할 정도였다. 오하이오주는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지역 중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표밭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GM의 모든 보조금 삭감을 검토하겠다”면서 으름장을 놨지만, 로즈타운 공장이 문을 닫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었다. 결국 2019년 3월 최후의 모델 크루즈를 마지막으로 53년간 지속해온 가동을 멈췄다. 공장 폐쇄로 사람들이 떠나면서 도시는 유령도시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 멈춘 GM의 로즈타운 공장은 새로운 에너지와 활기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공장 부지를 활용해 LG화학과 GM의 합작사 얼티엄셀즈가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어서다. 23억 달러(약 2조600억원)가량을 투자해 총 시간당 30GW(기가와트) 규모의 대형 생산시설로 탈바꿈한다. GM은 새로 생기는 배터리 공장에 기존 인력 일부를 다시 고용할 계획이다. 로즈타운 공장의 부활은 격동하는 오하이오주 지역 경제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쇠락한 공업지대에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인 전기차 시대를 이끄는 도시로 다시 태어났다. 오하이오 내 수많은 기업은 생산공장과 시설, 종잣돈을 바탕으로 낡은 산업을 ‘제조업 르네상스’로 이끌어 가고 있다. 예를 들어 오하이오 대표 도시 콜럼버스는 미 교통부가 선정한 스마트시티다.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5000만 달러의 지원을 받아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첨단 산업 도시로 변모 중인 오하이오에서 한국 기업의 활약이 기대된다. 얼티엄셀즈가 한국 기업인 LG화학과의 합작 회사인 만큼 국내 이차전지 협력업체들도 현지 진출을 계획 중이다. 그럼에도 오하이오는 더 많은 한국 기업의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기업의 오하이오 투자는 활발하지 않았다. 2018년 기준 18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1800명을 고용 중이다. 이는 오하이오 국제 고용의 0.7%에 불과한 수치다. 현재 오하이오에 법인을 세운 유명기업으로는 녹수, 한온시스템, 넥센타이어, S&T모티브 등이 있다. 오하이오의 공공기관인 경제개발청 산하 기관으로 지역투자 유치를 담당하는 잡스오하이오(JobsOhio)가 한국에 사무소를 설립한 것은 이 때문이다.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진출을 손짓하기 위해서다. 오하이오의 면적은 11만6096㎢로 북한의 면적(12만540㎢)과 비슷하다. 미국 50개 주 중에서 면적은 34위에 불과하지만, 인구는 7위에 해당한다. 그만큼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다. 인구가 많다 보니 도시 인프라도 발달했다. 오하이오엔 미국 내 4번째로 큰 규모의 고속도로 인프라가 구축돼있다. 1000㎞만 가면 미국과 캐나다 인구 60%에 접근이 가능하다. 오하이오를 상징하는 호수인 이리호엔 9개의 상업용 항구가 있다. 유일하게 유럽과 직접 교역을 할 수 있는 수송 경로를 갖췄다. 대표 러스트벨트 지역으로 꼽히지만 의외로 다양한 분야의 산업이 고루 발달해있다. GDP로 따져본 산업 비중에서 제조업(17%)이 가장 높기는 하지만, 절대적인 지위는 아니다. 운송·무역(16%), 서비스업(13%), 공공부문(11%), 교육·보건(10%), 부동산(10%) 등도 강세를 보인다. 진출을 노리는 기업이라면 그만큼 다양한 방편으로 전략을 짤 수 있다. 현지 진출을 위한 첫 관문인 법인 설립 절차도 간단하다. 약 1200달러를 내면 현지 회계법인을 통해 법인을 세울 수 있다. 소요 기간은 약 1개월이지만, 추가 비용을 내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인건비 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미국 연평균 임금이 6만9635달러(약 7790만원) 인데, 오하이오주의 연평균 임금은 6만2421달러(약 6984만원)다. 미국 전체 평균보다 10.3% 가량 낮다. 기업친화적 세금 제도도 눈에 띈다. 오하이오에 법인을 설립한 기업은 지방법인세(Local corporate tax)를 내야 하는데, 0.4~3.0%의 지방세율을 부과하고 있다. 2.5~12.0%에 달하는 미국 연방 평균의 지방세율보다 낮다. 해외 진출시 우리 기업들의 가장 난관으로 꼽히는 법인세(Corporate tax)는 아예 없다. 대신 상업활동세금(Commercial Activity Tax)을 적용받는다. 매출이 15만 달러 이하의 법인은 내지 않아도 된다. 매출 15만 달러가 넘어서면 정해진 세율에 따라 매출에 비례해서 세금을 내게 된다. 다양한 투자 인센티브 정책도 마련했다. 대표적인 게 일자리 창출 세금 공제 제도(Job Creation Tax Credit)다. 고용을 늘리면 주 정부로부터 상업세의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잡스오하이오 경제 개발 보조금 제도(JobsOhio Economic Development Grant)는 더 파격적이다. 일자리 창출 성과가 뛰어날 경우, 지자체에서 현금을 받을 수 있다. ━ 잡스오하이오(JobsOhio) 제도, 해외 기업에 매력적 혜택 사업 확장을 계획 중인데, 민간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기 어려울 땐 ‘잡스오하이오 성장기금(JobsOhio Growth Fund)’을 활용하면 된다. 임대료나 통신 인프라 같은 필수 사업요소를 두고 잡스오하이오가 자금을 대출해준다. 대출 가능한 자금이 통상 50만~500만 달러로 적지 않다. 낡은 공업시설을 활용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면 잡스오하이오 회생 프로그램(JobsOhio Revitalization Program)을 검토할 만하다. 오하이오 주민에게 일할 기회를 주면서 환경 개선을 펼치는 사업자에게 대출이나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직원의 숙련도를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잡스오하이오 노동 보조금(JobsOhio Workforce Grant)도 눈 여겨볼 만한 정책이다. 잡스오하이오 한국사무소의 서영호 대표는 “예전의 기술과 시설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자본을 만나면서 오하이오를 살리는 긍정적인 힘으로 작용 중”이라면서 “혁신을 꾀하는 한국의 중소·중견기업이 미국 진출의 교두보로 삼기에 적합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하이오는 인류의 생활반경을 획기적으로 바꾼 '혁신의 아이콘' 라이트 형제가 태어나 처음으로 비행 실험을 한 지역이다. 라이트 형제가 항공시대를 열었듯, 미래차 시대를 여는 기업이 이곳에서 또 나올 수도 있다. 오하이오는 한국의 첨단 기술기업의 진출을 기다리고 있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2021.04.25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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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의 늪에 빠진 2019 자동차 시장] 미국·중국·유럽 시장 동반 침체 예상

자동차

대규모 구조조정에 치열한 마케팅 경쟁 … 브라질·인도·러시아 등지는 판매 호조 전망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4분기 임원 인사의 주요 포인트는 인공지능(AI)·디자인·고성능차 분야 강화였다. AI가 미래 역량 강화를 위한 조치라면, 디자인과 고성능차는 현재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 수단이다. 제조 업체가 디자인·고성능에 주력하겠다는 것은 제품을 차별화할 여지가 크지 않다는 뜻이다. 그만큼 현대차는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사의 기술력을 많이 따라잡았고, 가격도 올랐다. 이는 세계 대다수 제조사가 비슷한 상황이다. 세단·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하이브리드차·디젤차 등에서 어느 제조사도 독주하고 있는 분야가 없다. 경계는 허물어졌고 피 말리는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더구나 지난해부터 세계 자동차 시장은 부진에 빠졌다. 성장은 정체돼 있고, 중국 토종 제조사를 필두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미국 기업·가계의 부채 축소에 따른 자동차금융 위축과 중국의 소비 부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WLTP) 도입에 따른 자동차 가격 인상 등 여러 악재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현대차 글로벌 경영연구소는 올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9249만대로 지난해 대비 0.1%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0.2%에 이어 2년 연속 0%대 성장률이다. 경기가 비교적 좋았던 2015년 2.1%, 2016년 4.7%, 2017년 1.8%에 비해 급감했다. ━ 올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 증가율 0.1% 전망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 지역은 할부금리 상승 등으로 판매량이 1700만대로 지난해보다 1.4%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 전문가들은 미국 자동차 판매 규모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1700만대에 못 미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유럽 역시 디젤차 규제 강화와 시중금리 상승 등 영향으로 전년 대비 0.2% 감소한 1780만대 판매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해 첫 역성장을 기록한 중국도 2017년과 비슷한 2315만대 판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승용차·화물차 수요 약화로 세계 자동차 판매 증가율이 올해 0.5%, 내년 0.8%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무디스는 세계 경기 악화와 미국 정부의 수입차 관세 부과 위협, 브렉시트를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렉시트 혼란으로 닛산의 영업이익 30%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부품의 절반가량을 유럽에 의존하고 있는 재규어랜드로버와 BMW도 피해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그나마 올해 브라질·인도·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판매량은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해 브라질과 인도 7.6%, 러시아 8.3%의 판매량 증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세안은 4.6%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주력시장인 미국·중국·유럽의 부진을 만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최근 시장 부진은 자동차 회사들의 실적 악화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 도요타는 3월 마감되는 2018회계연도 예상 순이익을 2조3000억엔에서 1조8700억엔으로 하향 조정했다. 미·중 무역전쟁 등 교역 여건 악화가 원인이다. 도요타의 지난해 10∼12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지만, 순이익은 81%나 줄었다. 마쓰다의 지난해 4∼12월 자동차 판매량도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20% 급감한 것으로 추산된다. 2018회계 연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예상된다.메르세데스-벤츠를 산하에 둔 독일 다임러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 테슬라는 첫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의 가격을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3100달러 인하한 4만2900달러로 끌어내리며 판매량 늘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테슬라는 모델3의 가격을 3만5000달러까지 인하하는 한편, 전일제 근로자의 7%를 줄이는 등 체중 감량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 최대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도 지난해 11월 북미 5개 공장의 가동을 멈추고, 1만4700명의 인원을 감축한다고 밝혔다. 3월 6일에는 구조조정 대상 1호로 오하이오 로즈타운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디비야 수르야데바라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지난해 10억 달러 손실을 입었으며, 올해도 10억 달러의 추가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이런 가운데 세계 자동차 회사들은 마케팅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시장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매출을 지키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전장은 중국이다. 중국은 최근 끝난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4월 1일부터 제조 업체의 부가가치세를 16%에서 13%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에 발맞춰 벤츠는 중국에서 판매하는 C300모델 가격을 1만2000위안(약 202만원) 인하한다. BMW 역시 X5 제품의 가격을 2만 위안 낮추기로 했으며, 링컨·재규어·랜드로버·볼보 등도 가격 인하 계획을 밝혔다. 세율 인하에 따른 반사이익을 선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폴크스바겐 등도 미주·유럽에서 중고차 반납 때 신차 구매 가격을 깎아주는 등의 할인 정책을 펴고 있다. 포드·캐딜락·볼보·벤츠·포르셰·BMW 등은 구독형 자동차 서비스를 통해 부족한 판매량을 충당하고 있다.그러나 이런 조치가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고, 증시 부진 등으로 소득효과도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캐나다 투자은행 RBC캐피탈 마케츠는 보고서에서 “미국 등의 자동차 업체들이 수요를 받치기 위해 가격 인하에 나설 수 있지만 효과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도 올 2월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9% 급감한 117만대에 그치는 등 기조적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 ━ 자율주행차·커넥티드카·전기차 등 개발에 막대한 투자 부담 이런 가운데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자율주행차·커넥티드카·전기차 등 모빌리티 혁명은 자동차 제조사에게 재무적 부담을 안길 전망이다. 현대차는 2월 27일 발표한 중장기 경영전략에서 앞으로 5년 간 연구·개발(R&D)과 미래차 부문 투자에 45조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연간 9조600억원 규모다.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4222억원이었다.글로벌 신용평가사 S&P 글로벌 레이팅스는 보고서에서 “(전기차로의) 점진적 변화에도 완성차 업체들은 안정된 신용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부품 공급사 보호와 R&D 지출, 다양한 충전 옵션 설치는 결국 완성차 업체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위원도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 자동차 산업은 스마트 모빌리티로의 전환과 밸류체인의 재무적 안정성 확보라는 미래·현재 과제를 모두 준비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2019.03.2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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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차 시장 공략 나선 GM

산업 일반

GM의 차세대 소형차가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그러나 오랜 난산 끝에 탄생한 GM의 소형차가 과연 ‘효자’노릇을 할 수 있을까. 2004년 1월 초 제너럴 모터스(GM)의 신형 시보레 코발트(Chevrolet Cobalt)가 로스앤젤레스 오토 쇼에서 첫선을 보이면 상당한 반향이 이어질 전망이다. 코발트는 수수한 콤팩트형 소형차다. 하지만 모든 것이 순조롭게 굴러갈 경우 GM은 소형차 부문에서 오랫동안 맛보지 못한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수익이 바로 그것이다. 코발트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GM이 승용차 시장에 복귀했다는 것이다. 지난 10여 년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트럭으로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그 사이 미국 내 승용차 시장은 외국 경쟁사들이 55%까지 잠식하기에 이르렀다. 1993년만 해도 외국산 자동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34%였다. 승용차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긴 ‘빅 3’ GM ·포드(Ford) 크라이슬러·(Chrysler)는 수십억 달러를 들여 새로운 세단형 승용차와 스포츠 왜건 개발에 나서고 있다. 개발 중인 새 제품 가운데는 대형 후륜 구동 모델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GM은 코발트로 혹독한 시험대에 설 전망이다. 한국이나 일본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소형차로 수익을 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더욱이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에는 거의 불가능한 일로 여겨져 왔다. 코발트가 대체하게 될 구닥다리 콤팩트형 시보레 캐벌리어(Cavalier)는 팔릴 때마다 대당 1,000달러씩 손해를 봐야 한다. 90년대 중반 들어 여러 인센티브가 판을 치기 시작했다. 오늘날 소비자 가격이 1만1,000~1만8,000달러인 캐벌리어는 대당 자그마치 3,500달러나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되고 있다. GM은 코발트로 가격인하 행진에 종지부를 찍고 싶어한다. GM은 쉬운 조립을 위해 소요 부품 수를 줄였다. 노조와 협력업체들로부터 도움도 구했다.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공장의 낡은 설비를 효율적이고 유연한 첨단 시스템으로 교체하는 데 5억 달러나 쏟아붓고 있다. 그 가운데 절반 정도가 코발트 생산설비에 투자됐다. 코발트 생산라인 책임자 로리 퀸(Lori Queen)은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제품 생산에 진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익률이 낮다고 소형차에서 손을 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미 연방 당국의 기업별 승용차 부문 평균 연비(CAFE)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고연비 차량을 다량 판매해야 한다. 게다가 매력적인 소형차가 없을 경우 차를 처음 구매하는 젊은층까지 놓치게 된다. 코발트 개발 과정은 그야말로 악몽이었다. 90년대 후반 야심찬 소형차 전용 신형 섀시 개발의 일환으로 코발트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신형 섀시 ‘델타(Delta)’는 각기 다른 브랜드 아래 세계 전역에서 제조 ·판매되는 차종에 적용할 수 있어야 했다. 그러나 막대한 비용, 복잡한 노무문제, 엔지니어들 사이의 이견 등으로 여러 차례 좌초 위기를 맞기도 했다. 2001년 9월에 시장점유율이 다시 최저를 기록하자 GM은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GM 경영진은 소형 트럭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퀸에게 코발트 프로젝트와 함께 전권도 부여했다. 퀸의 임무는 일본산 고급 소형차에 견줘도 손색이 없으면서 수익까지 낼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었다. 퀸은 GM 여기저기에서 필요한 임원들을 끌어모았다. 굼뜬 조직상의 여러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모인 인력이 비용절감 아이디어를 짜냈다. 해답은 새로 개발한 부품이 아니라 다른 모델에 이미 사용하는 기존 부품들을 채택하자는 것이었다. 일례로 코발트의 파워 윈도 부품은 새턴 이온(Saturn Ion)에 들어가는 것이다. 생산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작업 현장의 관행도 바꿀 필요가 있었다. 미 자동차 노동조합(UAW)의 GM 로즈타운 공장 지부는 강성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90년대 초반 외국산 자동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급등하자 태도가 바뀌었다. 지난 7년 동안 로즈타운 지부를 이끌어온 짐 그레이엄(Jim Graham)은 “어느 순간 노사 모두 서로가 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적은 바로 일본”이라고 전했다. 사측은 유례없이 노조에 회사 재무상태를 완전 공개했다. 그리고 코발트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그레이엄은 오하이오주 당국으로부터 2,400만 달러 상당의 세금 혜택을 얻어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근로자들은 경직된 노동수칙과 쓰잘 데 없는 작업구분을 팽개쳤다. 그 결과 현재 일부 근로자는 여러 업무를 함께 수행한다. 가장 큰 문제는 코발트용 차체 공장과 조립라인을 신설하되 캐벌리어 생산도 계속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UAW는 인력 일부를 한시적이나마 외부 협력업체로 돌리는 데 동의했다. 그레이엄은 고효율 공장이 들어설 경우 현재 근로자 3,600명 가운데 600여 명을 줄여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사가 협력하지 않았다면 그나마 남아 있는 일자리도 멕시코에 빼앗겼을지 모른다. GM은 코발트와 관련해 구체적인 재무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UAW의 협력 덕에 코발트 생산비용이 낮아 수익을 낼 수 있으리라는 말만은 잊지 않았다. 노조의 기여도가 컸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GM이 두 방면에서 소형차 시장 공략을 꾀하지 않았다면 코발트의 수익모델은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GM은 캐벌리어를 다양한 가격대로 선보였다. 그러나 코발트의 경우 프리미엄 소형차로 자리매김할 생각이다. 1만5,000~1만8,000달러인 도요타의 코롤라(Corolla), 혼다의 시빅(Civic)과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한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잠식해 들어간 1만~1만5,000달러 가격대 시장은 새 자회사 GM대우가 한국에서 생산한 시보레 아베오(Chevy Ave ·한국명 칼로스)로 공략하게 된다. GM은 비용부담을 분산하기 위해 코발트 변종 모델도 생산할 계획이다. 폰티악 퍼슈트(Pontiac Pursuit)는 캐나다에서, 고전풍 시보레 HHR는 미국에서 선보이게 된다. 그럴 경우 연간 34만5,000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로즈타운 공장은 풀가동될 것이다. 코발트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캐벌리어는 출시 10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4~5년 주기로 자동차 디자인이 바뀐다는 점을 감안하면 캐벌리어는 그야말로 구닥다리다. 하지만 후한 인센티브 덕에 지금까지의 판매는 비교적 순조로웠다. 지난 몇 년 동안 판매대수에서 코롤라와 시빅에 밀리긴 했지만 여전히 GM의 베스트셀러다. 캐벌리어는 2003년 들어 지금까지 21만7,000대가 팔렸다. 1년 전에 비해 4% 증가한 셈이다. 코발트가 후한 인센티브 없이 캐벌리어처럼 잘 팔리기만 한다면 대성공일 것이다.

2004.01.0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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