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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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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무비자 입국 기간’ 늘린다...韓 등 15일→30일 확대

항공

중국 정부가 한국 일반여권 소지자 등에 적용 중인 무비자 입국 기간을 현행 15일에서 30일로 늘린다. 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무비자 정책을 중단했던 일본을 다시 무비자 대상에 포함했다.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비즈니스·관광·친지 방문 등으로 제한된 무비자 방문 목적에 ‘교류 방문’을 추가했다고 전하며, 이 같은 결정 내용을 발표했다.린 대변인은 “중국과 외국의 인적 교류를 더 편리하게 하기 위해 중국은 비자 면제 국가 범위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이어 “이달 30일부터 내년 12월 31일까지 불가리아·루마니아·크로아티아·몬테네그로·북마케도니아·몰타·에스토니아·라트비아·일본 등 총 9개국 일반여권 소지자도 비자 면제 대상에 들어간다”고 덧붙였다.무비자 방문 목적과 기간 확대 조치는 새로 추가된 9개국을 포함해 한국 등 종전 38개 무비자 국가에도 적용된다.

2024.11.22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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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북마케도니아, 다음달 1일부터 '전력 수급 위기 사태' 선포

차이나 포커스

(티라나=신화통신) 북마케도니아 정부가 25일(현지시간) 오는 9월 1일부터 30일간 전국적인 전력 수급 위기 사태를 선포했다.북마케도니아 정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전력 부족과 전력 시장의 기타 상황에 따라 9월부터 전국적인 전력 수급 위기 사태를 선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시장의 난방 에너지 공급 부족과 대체 연료 사용 가능성 때문에 수도 스코페에서 난방 에너지 공급 위기 사태도 선포하겠다고 밝혔다.보도자료에 따르면 북마케도니아 전력·난방 에너지 공급 시장감독관리위원회는 다음달 1일부터 국내의 전력·난방 에너지 공급 시장에 대해 모니터링·분석·평가를 진행하고 대응 조치를 내놓을 계획이다.

2022.08.2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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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EU

차이나 포커스

(브뤼셀=신화통신) 유럽연합(EU)이 19일(현지시간) 알바니아, 북마케도니아와 EU 가입 협상을 시작했다.이날 양측의 EU 가입 협상에 대한 정부 간 회의가 브뤼셀에서 열렸다. 회의에 앞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EU 순회 의장국인 체코의 페트르 피알라 총리,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 디미타르 코바체브스키 북마케도니아 총리 등이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알바니아와 북마케도니아가 단순히 EU 가입을 위해서가 아닌 자국의 복지를 위해 수많은 개혁 조치를 실시했다고 말했다.그는 향후 EU가 양국 법률과 EU 법률의 일치성을 검토할 것이란 계획과 함께 EU와 양국과의 경제 관계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코바체브스키 북마케도니아 총리는 17년 만에 드디어 협상을 시작했으며 느리지만 EU 가입이 진행되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는 다만 협상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앞서 북마케도니아와 알바니아는 각각 2005년과 2014년에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받았다.당초 양국의 EU 가입 관련 정부 간 회의는 2020년 연말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EU 회원국인 불가리아와 북마케도니아의 민족 정체성 등의 문제로 분쟁이 발생해 연기됐다.이후 올해 6월 불가리아가 북마케도니아의 EU 가입 협상에 대한 비토권을 거둬들였다.북마케도니아 의회에서도 지난 16일 불가리아와의 문제 해결을 위한 조처가 포함된 일종의 중재안이 가결돼 EU 가입 협상의 물꼬를 텄다.

2022.07.2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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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EU, 우크라이나·몰도바에 EU 가입 '후보국 지위' 부여

차이나 포커스

(브뤼셀=신화통신)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이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에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기로 결정했다.EU 하계 정상회의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틀간 일정으로 열렸다. 유럽 이사회는 이날 밤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에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몰도바가 EU로 향하는 길에 중요한 한걸음을 내디딘 역사적 순간이라고 말했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같은 날 SNS를 통해 이는 우크라이나에 있어 "특별하고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EU에 있다"고 전했다.우크라이나는 지난 2월 러시아가 특별 군사작전을 개시하자 같은 달 28일 정식으로 EU 가입을 신청했다. 몰도바와 조지아도 그 다음 달인 3월 3일 EU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EU 집행위는 지난 17일 회원국들에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에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할 것을 권고했지만 조지아에 대해서는 후보국 지위를 얻기 전 약간의 진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현재 EU 가입 후보국들은 알바니아·북마케도니아·몬테네그로·세르비아·터키를 포함한다. 이들은 EU 정식 회원국이 되기 위해 수년째 가입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2022.06.2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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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입형 치료제 3상 앞둔 셀트리온, 3% 상승 [증시이슈]

증권 일반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 중인 셀트리온 주가가 25일 반등했다. 코로 들이마시는 형태의 코로나 치료제 후보물질 3상 시험계획을 루마니아 방역당국에 신청했다고 이날 공시하면서다. 이날 셀트리온 주가는 이틀 연속 하락세를 마치고 전날보다 2.98%(4550원) 오른 15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셀트리온은 지난해부터 흡입형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사망률이 감기 수준으로 낮아지면, 감기약처럼 쉽게 투약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정맥 주사 위주면 비용도 비쌀뿐더러 의료기관으로서도 부담이 크다. 또 다양한 감기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셀트리온은 정맥 주사로 투약하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를 흡입형 치료제로 바꾼 ‘CT-P66’과 오미크론 등 변이에 대응 가능한 신약 후보물질 ‘CT-P63’를 결합한 흡입형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엔 루마니아 국립 의약품의료기기청에 이 치료제 3상 시험계획을 신청했다. 앞서 지난 3일엔 보스니아·세르비아·북마케도니아에 3상 시험계획을 제출했다. 셀트리온 측은 3상 시험계획 승인 국가 수를 늘려 전 세계 2200명의 경·중증 코로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2022.02.2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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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국내 1호'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 국내 공급 중단 영향은?

바이오

방역당국이 국내 최초로 개발된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의 국내 신규 공급을 중단했다. 이에 렉키로나주 개발사인 셀트리온은 '앤데믹(풍토병화)'에 대비한 변이 솔루션에 집중하겠다는 다음 계획을 내놨다. 글로벌 3상 임상에 돌입한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와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개발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방역당국은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의 신규 공급을 중단한다고 23일 밝혔다. 델타변이에는 치료효과를 보이지만, 현재 검출률 99%로 국내 우세종이 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치료효과가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정부는 대신 화이자사의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사용을 확대한다. 기존에 재고로 보유 중인 치료제는 오는 28일까지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확인된 환자에게만 투여하도록 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당사가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는 국내에서만 5만명에 육박하는 코로나19 환자들에게 투여돼 중증환자 발생률 감소에 크게 기여해 왔다고 평가한다"면서 "더 다양한 변이에 종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코로나19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3상에도 돌입했으며 진단키트 공급 및 mRNA 백신 플랫폼 구축에도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 렉키로나, 셀트리온 매출 8% 차지 지난해 셀트리온 연간 매출에서 렉키로나주가 차지한 비중은 8% 수준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원가 공급을 원칙으로 했기 때문에 매출에 대한 타격은 적을 것이란 예상이 높다. 국내 공급이 막힌 렉키로나는 약 70개국과 수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셀트리온 의약품을 해외에 수출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12월 기준 18개국과 렉키로나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미크론이 전 세계적인 우세종이 되면서, 수출 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회사 측은 "수출계약은 각국 방역당국과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해외에서 공식적인 공급 중단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 이후 다양한 변이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코로나19 흡입형 항체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과 계약을 체결하고 흡입형 항체치료제를 공동 개발 중인 미국 바이오기업 '인할론 바이오파마(Inhalon Biopharma)는 호주에서 피험자 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을 입증했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인 CT-P63도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을 입증하고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3상에 돌입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3일 보스니아, 세르비아, 북마케도니아 등 3개 국가에 임상 3상 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하고 향후 국가 수를 확대해 총 2200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 등을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 측은 "CT-P63이 최근 미국국립보건원(NIH) 시험에서 오미크론을 비롯해 스텔스 오미크론에도 강한 중화능을 보였다"고 말했다.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는 해외시장을 위주로 한 글로벌 상업화를 목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엔데믹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차세대 mRNA 플랫폼 구축에도 나섰다. 현재 미국 파트너사와 함께 오미크론 전용 백신 개발 단계에 접어들었다. 셀트리온은 유행 중인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 항원을 활용한 차세대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바이러스에도 적용 가능한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엔데믹 상태에 도달했을 때 시장의 요구에 따라 오미크론 전용백신의 상업화 여부를 판단한다는 계획이다. 또 최근에는 UN 산하 국제의약품특허풀(이하 MPP, Medicines Patent Pool)과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 제네릭의약품 생산을 위한 라이선스인(License-in) 계약을 완료했다. 최대 105개에 이르는 중저소득 국가에 몰누피라비르 제네릭을 생산해 공급할 계획이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2022.02.2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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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코로나19 흡입형 항체치료제 안전성 확인”

증권 일반

셀트리온이 “호주 임상 1상 시험에서 코로나19 흡입형 항체치료제의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흡입형 항체치료제를 셀트리온과 공동개발중인 미국 바이오 기업 ‘인할론 바이오파마’(Inhalon Biopharma)가 지난해 8월 호주 식품의약품안전청(TGA)에게서 건강한 피험자 24명에게 임상 1상을 추진하는 계획을 승인 받고 투약을 완료했다. 임상시험 결과 흡입형 항체치료제 투여군에서 “약물에 의한 중대한 이상사례와 그에 따른 투약 중단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 셀트리온 측의 설명이다. 셀트리온은 이를 토대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항체인 ‘CT-P63’을 추가한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속도를 낼 계획이다. CT-P63은 셀트리온이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 초기에 확보한 중화항체 후보군에서 발굴한 물질이다. 현재 사용 중인 ‘렉키로나’와는 별개의 항체다. 이와 함께 지난 3일엔 보스니아·세르비아·북마케도니아에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제출했다. 앞으로 임상 국가를 계속 확대해 경증·중등증 코로나19 환자 2200명 시험을 진행함으로써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2022.02.0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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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D·AZ 치료제, 코로나19 게임 체인저 될까…국내 제약업계는 갈림길?

바이오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먹는 약) 및 항체 치료제가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대 게임 체임저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투약의 편리성과 약물의 효과성이 주요 장점인 이 제품들이 승인되면 국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들이 후발주자로 전략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 첫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승인 임박…각 국 확보전 경구용 치료제 중에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것은 미국 머크(MSD)가 개발 중인 ‘몰누피라비르’다. MSD는 지난 10월 11일 발표한 성명에서 경미하거나 보통 수준의 증세를 보이지만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는 코로나19 환자들에 대한 몰누피라비르의 미국 내 긴급사용을 승인해달라고 신청했다고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이를 승인할 경우 몰누피라비르는 전 세계 최초의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가 된다. 화이자도 경구용 치료제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3상 시험이 올해 12월 쯤 끝날 것으로 파악된다. 로슈는 최근 임상2상 시험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내년 하반기쯤 임상 3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정부도 경구용 코로나치료제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개발이 가장 빠른 MSD의 몰누피라비르를 내년 1~2월 도입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경구용 치료제는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인 코로나19 경증·중등증 환자에게 처방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 계획 발표' 브리핑에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40만 명분에 대한 계약을 추진 중”이라며 “이 가운데 MSD 몰누피라비르는 이미 20만 명분의 사전 구매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 경구용 치료제가 주목 받는 이유는 집에서 환자 스스로 편리하게 복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한 저개발 국가의 코로나19 급격한 확산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MSD는 제품 출시를 서두르는 한편 저개발국 공급용 복제약 생산도 허용키로 했다. MSD가 FDA의 승인을 받는 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후발 업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수익성 전망이 어두워 질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10월 초 MSD가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임상3상 중간 결과를 발표하면서 치료제뿐만 아니라 백신 개발 기업 등 국내 제약·바이오주가 전방위적으로 주가하락을 경험해야 했다. 경구용 치료제뿐만 아니라 새로운 항체치료제의 등장도 예고된 상태다. 아스트라제네카(AZ)는 최근 FDA에 코로나19 환자의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 'AZD7442(성분 틱사제비맙·실가비맙)'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AZD7442는 여러 치료제를 혼합해 만든 장기지속(LAAB) 항체치료제 후보물질이다. AZ는 지난 8월 백신 접종을 받지 않았으나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18세 이상 성인 5197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유증상 코로나19 발생 위험을 위약에 비해 77%가량 감소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AZ측은 백신을 맞았지만 항체 생성이 미흡하거나, 알레르기 반응 때문에 백신을 맞지 못한 사람들이 이 약을 주로 사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AZD7442는 일반 백신 예방접종처럼 근육주사를 통해 투약이 가능하다. 다른 항체치료제들의 경우 혈관에 바로 약물을 주입하는 정맥주사로 효과가 빠른 대신 투약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 국내 코로나 치료제, 임상 더디지만 개발 고군분투 중 글로벌 제약업체들로부터 새로운 코로나19 치료제 출시 임박 소식이 전해오고 있지만 국내 치료제 개발 상황은 아직은 더딘 상황이다. 국내에서 개발돼 허가까지 난 코로나19 치료제는 셀트리온의 주사제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 뿐이다. 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가 중도에 포기한 국내 제약사도 생겨났다. 일양약품, GC녹십자, 부광약품 등은 공식적으로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다른 국내 업체들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을 계속 진행 중이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 임상 시험 대상자 모집이 어려워지는 등 난관이 적지 않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업체 중 한 곳인 대웅제약은 개발 중인 '호이스타정(DWJ1248)'의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할지 여부에 대한 결정을 앞두고 있다. 호이스타정은 만성 췌장염과 수술 후 역류성 식도염 치료에 쓰도록 허가받은 전문의약품으로 대웅제약이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는 경구제형 코로나19 치료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원래는 10월 말까지 2b상 결과 추가분석을 마무리 하고 그 내용 기반 식약처와 협의를 거쳐 3상 진행을 어떻게 할지 확정을 짓기로 했었는데, 논의가 길어지고 있다”며 “아마 11월 중에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풍제약과 종근당은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신풍제약은 지난달 18일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피라맥스'의 첫번째 임상 3상 환자 등록을 완료했다. 피라맥스는 신풍제약이 항말라리아치료제로 자체 개발한 전문의약품이다.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지난 임상 2상에선 1차 목표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일부 환자에서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어 조건부 허가승인 대신 임상 3상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 종근당 나파벨탄은 지난 3월 식약처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는 데 실패한 뒤 국내와 우크라이나 등 해외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국내에선 임상 3상 투약이 시작됐고,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임상 승인을 받은 상황”이라며 “그 외 국가에서는 승인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나파벨탄은 주사제로 호흡기를 끼고 누워 있는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며 “다양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치료제들이 여러 개 나와야지 위드코로나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원생명과학은 개발 중인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후보물질 'GLS-1027'(제누졸락)의 임상 2상 시험계획을 유럽의약품청(EMA)과 불가리아에서 승인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불가리아 임상은 GLS-1027의 5개국 코로나19 중등증 환자 132명 대상 글로벌 임상 2상의 일부다. 진원생명과학은 앞서 미국, 한국, 북마케도니아, 푸에르토리코에서 임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MSD의 제품은 항바이러스제로 바이러스를 직접적으로 사멸시키려는 치료제”라며 “GLS-1027은 과면역반응인 사이토카인에 의한 신체 기관 손상을 방지하는 면역 조절제로 작용기전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밖에 동화약품, 크리스탈지노믹스, 강스템바이오텍, 제넨셀, 압타바이오 등이 국내외에서 경구용 치료제 임상을 실시하고 있다. ━ 몰누피라비르 두고 의견 분분…효과·안전성 등 의문 제기 출시가 임박한 MSD의 코로나19 치료제 등이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게임체이저가 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구매 비용이 결코 싸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몰누피라비르 한 세트는 200mg 캡슐 4정을 하루에 두 번, 5일 동안 총 40알 복용하는 방식으로 구성되는데, 미국 기준으로 이 한 세트에 700달러(82만원)에 달한다.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해 각국 정부에서 구매 비용 부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절대적인 부담이 적지 않다. 이와 함께 몰누피라비르의 안전성 논란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암과 기형 등 심각한 부작용 우려가 제기돼서다. MSD가 임상조건에 임산부나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을 제외하는 조건을 명시한 것이 ‘기형아 발생’ 등과 같은 부작용 가능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MSD의 한국법인인 한국MSD는 이와 관련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김요한 한국MSD 의학부 상무는 “임산부 대상으로 개발하는 신약이 아니라면, 임상시험 단계에서 임신부나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을 배제하는 건 매우 교과서적이고 일반적인 일”이라며 “기형아 발생은 우려하지 않아도 될 일”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국내 전문가 일각에서는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몰누피라비르 구매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며 공개 토론을 요청하기도 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MSD의 제품이 치료제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지 모르는 상황에서 다른 개발 제품들이 의미가 떨어진다고 보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MSD의 경구용 치료제가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다양한 부작용이나 가격 문제 등의 부분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후발주자라 할 지라도 나은 효능을 보인다면 시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정기석 한림대학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는 성공만 한다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고, 그것 없이는 위드코로나로 가기 어려워 보인다”며 “다만 몰누피라비르의 안전성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임상 시험 대상 숫자를 많이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이어 “(경구용 치료제 뿐 아니라)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체치료제 등장도 눈여겨봐야 한다. 경구약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정맥주사를 맞을 필요 없이 병원에서 근육주사를 한 번 맞고 가면 끝이다. 이때까지 나온 항체치료제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2021.11.0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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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PC 필요한데 비용이…” 고민 해결한 작은 단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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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시장은 혁신이 멈춘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출하량이 보급량을 앞서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성숙기로 진입한 지 오래됐다. CPU, 디스플레이, 그래픽카드 등으로 하드웨어 형태가 굳어졌고 이를 넘어서는 혁신기술은 스마트폰으로 대체됐다. 스마트폰의 신제품은 연일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새 PC를 두곤 미디어가 조명하는 일이 적다. PC는 혁신제품이 아닌 일상재(Commodity)로 변했다는 걸 잘 보여준다. 이제 와 PC 시장을 거들떠보는 혁신가는 많지 않지만, 송영길 엔컴퓨팅 대표의 행보는 달랐다. 송 대표는 한계에 부딪힌 PC 시장에서도 “혁신을 할 자신이 있다”고 말하는 기업가다. 송 대표의 이력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경력 대부분을 PC 만드는 일에 힘을 썼다. 대한민국 벤처 1호 기업 삼보컴퓨터에서 기술연구소 및 상품기획, 해외 마케팅을 거쳐 미국지사에서 기획 PC를 판매했다. 1998년엔 초저가 PC 메이커인 이머신즈(eMachines)를 공동 창업했다. 당시 대당 1000~2000달러 수준이던 PC 시장에 이머신즈는 500달러 미만의 저가 PC를 내놓으면서 승승장구했다. 이머신즈는 창업 2년 뒤 나스닥에 상장했다. 2003년 미국에서 지금의 엔컴퓨팅을 창업했다. 가상데스크톱인프라(VDI) 솔루션을 독자 개발했고, 미국·영국·독일·싱가포르 등 6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100여 명의 직원과 140개국에 판매 채널을 보유한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고 있다. 다만 매출 대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하다 보니 국내에선 실력만큼 이름은 덜 알려졌다. 가 모처럼 한국을 방문한 송영길 대표를 엔컴퓨팅 한국 사무소에서 만났다. 송 대표는 작고 얇은 씬클라이언트(Thin-Client) 단말기를 만지작거렸다. 엔컴퓨팅의 핵심 제품으로, 이 단말기를 PC에 연결하면 네트워크를 통해 가상의 PC와 OS를 구동할 수 있다. 손에 들고 있는 그 제품이 엔컴퓨팅의 씬클라이언트인가. 맞다. CPU, 메모리 같은 필수 하드웨어만 탑재해 크기가 작다. 모니터 뒷면에 간단히 부탁할 수 있다. 그런데도 프리미엄급 PC의 성능을 발휘한다. 이 단말기만 있으면 업무용 PC를 기기나 장소에 상관없이 마음껏 쓸 수 있다. 전년 대비 올해 판매실적이 수배로 올랐다고 들었다. 팬데믹 효과인가. 팬데믹이 가상데스크톱인프라(VDI) 확산의 촉매제가 되긴 했다. 그렇다고 원인으로 집고 싶진 않은 게, 팬데믹이 극심했던 지난해엔 실적이 나빴다. 다만 올해는 대박이 날 조짐이다. 재고가 남아나질 않을 만큼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엔컴퓨팅의 성장엔 두 가지 변수가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어떤 변수였나. 첫째는 PC 시장의 수급 변화다. 언제나 수요보다 공급이 많던 시장이었는데, PC 제조업계가 반도체 수급 불균형 이슈에 빠졌다. 산업과 교육 현장에서 제때 PC를 교체하지 못했다. 주문해도 즉각 받을 수 없다. 아무리 스마트폰 시대라지만 업무·교육 현장에선 PC가 스마트폰을 기능적으로 압도한다. 세계 각국의 산업과 교육 현장에서 대안으로 우릴 찾기 시작했다. 우리 제품은 낡은 PC로도 새 PC 같은 성능을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변수는 뭐였나. ‘가상화’, ‘원격’, ‘비대면’ 같은 VDI 관련 키워드에 대중이 익숙해졌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자사 OS 윈도를 클라우드에 올려놓는 시대다. 엔컴퓨팅을 창업했던 2003년만 해도 가상화 개념을 이해시키는 게 힘들었다. 지금은 대충 설명해도 금세 고개를 끄덕인다. 예전엔 보안이나 안정성을 겁내는 사람이 많았는데, 클라우드 기술이 대중화하면서 그런 시선도 현격히 줄었다. 신제품을 내놓는 등 엔컴퓨팅의 변신 타이밍도 적절했다는데. USB 타입의 신상품 ‘리프 OS(Leaf OS)’를 출시했다. 어떤 PC든 USB만 꽂으면 업무를 볼 수 있다. 씬클라이언트마저 번거로운 고객에겐 반응이 좋다. 셧다운으로 재택근무가 불가피했던 미국의 한 콜센터가 이 리프 OS를 직원에게 배포해 시의적절하게 대응했다. 지난해 말엔 MS와 협력해 윈도 전용 제품을 내놨는데, 이 역시 수요가 상당하다. 창업 18년 만에 전성기를 맞은 셈이다. 이 길이 맞나 싶은 위기가 있었을 텐데. 속된 말로 ‘존버’의 시간이었다. 물론 돈도 못 벌고 버텼단 얘긴 아니다. 최근의 성장세가 눈에 띌 뿐이지, 꾸준히 점유율을 높여왔다. 우리의 강점은 확실했다. 가격 경쟁력이다. 한국에서만 낯설 뿐, 글로벌 VDI 시장 규모는 크다. VM웨어·시트릭스 등 유명 글로벌 기업이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서비스는 비용도 적잖이 들고, 큰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주요 타깃이다. 우린 이들보다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작은 기업도 우린 ‘OK’다. 이전에 창업한 이머신즈도 ‘저렴한 PC’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PC를 정말 좋아한다. “더 많은 사람이 PC를 수월하게 썼으면 좋겠다”는 걸 인생의 과업처럼 여긴다. 이머신즈를 경영할 때도 극한의 가격 경쟁을 벌였다. 성능이 나쁘지 않으면서도 저렴한 부품을 온갖 곳에서 모아 조립했다. 시장가격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뜨렸을 땐 내 꿈이 이뤄지나 했다. 그런데도 한계가 뚜렷하더라. 어떤 한계에 부딪혔나. 제작비용은 그런대로 낮출 수 있었다. 그런데 물류비를 낮추는 건 불가능했다. 데스크톱의 부피 때문이었다. VDI의 대중화를 꾀하는 엔컴퓨팅은 내 꿈을 이루는 회사였다. 씬클라이언트는 라면박스에 30개도 넣을 수 있다. USB는 수백개 단위일 거다. 이머신즈·엔컴퓨팅을 창업한 2000년대 초반은 PC가 대중화에 성공했던 때다. 왜 가격을 내리는 일에 집착했나. 당시 한국만 해도 가정용 PC가 제법 보급됐지만, 눈을 조금만 돌려도 상황은 딴판이었다. 라틴 아메리카나 인도, 아프리카 같은 지역의 소비자는 유명 회사가 내놓는 데스크톱 값을 감당할 수 없다. 저렴한 PC 시장을 공략하는 건 항상 기회가 될 거라고 낙관했던 이유다. 그래서 세계 여러 국가에 고객을 두고 있나. 세계 지도를 펼쳐놓고 우리 제품을 쓰는 고객들을 점찍어봤다. 참 다채롭더라. 뿌듯했다. 마케도니아에선 정부 차원에서 우리 씬클라이언트를 공공에 도입했다. 엔컴퓨팅의 솔루션은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효율적으로 PC를 활용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다. 단말기나 USB를 구입해 아이디와 패스워드만 써넣으면 간단히 구동된다. 한국 매출 비중은 5% 안팎이라고 들었다. 한국에 사무소도 두고 있는데, 아쉽지 않나. 몇몇 은행과 병원에서 협약을 맺고 우리 제품을 쓰고 있고, 고객 숫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의 산업과 교육 현장도 효율적인 디지털 워크스페이스를 둘러싼 깊은 고민에 휩싸였다. 이미 유명 빅테크의 솔루션이 널려있지만, 비용 측면에선 우리 제품을 고려해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엔컴퓨팅의 향후 목표와 각오를 설명해 달라. 우리 제품의 누적 판매량이 550만대다. 비용 때문에 PC 설치를 망설이는 수많은 기업과 기관의 고민을 해결해온 셈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VDI 확산에 기여하고 싶다. 비용을 적게 들이고도 PC를 쓸 수 있으면, 각종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 개인적으론 ‘PC를 위해 인생을 바친 사람’이란 평가를 받고 싶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2021.09.22 10:19

5분 소요
도쿄올림픽이 반영한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 [채인택 글로벌 인사이트]

전문가 칼럼

도쿄 2020 올림픽에는 205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소속팀과 난민대표팀 등 206개 참가국 선수단 및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한 북한만 빠졌다. 도쿄 대회엔 북한을 포함해 207개가 참가한 지난 2016년의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팀이 참가했다. 코로나19라는 희대의 역병에 대응하는 인류의 용기와 의지를 보여주는 대회로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 도쿄올림픽도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을 피하진 못했다. 경기 외적인 부분뿐 아니라 경기 자체에서도 국제정치의 차가운 바람을 완전히 막을 순 없었다. 대표적인 것이 나라 이름이다. 이번 대회에는 국내에서 부르는 자기 나라 이름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출전한 팀이 둘이나 있다. 대만과 옛 유고슬라비아에서 분리한 발칸반도 국가 마케도니아다. 대만은 중국의 압박으로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 스포츠 대회에 ‘차이니즈 타이페이’라는 이름으로만 참가할 수 있다. 타이페이는 타이베이(臺北)의 광둥(廣東)어 등 남방 계통 발음이다. 영어권에서 베이징을 남방식인 페킹(Peking)으로 표기하던 시절의 유산이다. 대만에서도 표준어를 쓰지만, 과거 남방식으로 쓴 게 영문 표기로 굳어졌다. 중국은 코로나19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위기에 처한 지난해에 열린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도 유엔 회원국이 아니라는 이유로 대만의 참가를 막았다. 인류의 생명과 건강 유지라는 보편적 가치보다 정치를 앞세운 셈이다. 타이베이는 대만의 수도다.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대만이 중화민국이라는 공식 국명은 물론 대만(臺灣)이라는 통칭도 쓰지 못하도록 압박한다. 이른바 ‘하나의 중국’을 이유로 내세운다. ━ 올림픽 모토에 ‘함께’ 추가 이런 상황에서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유연한 아이디어를 냈다. 도쿄올림픽에선 일본 문자 오십음도를 기준으로 입장 순서를 정했다. 물론 첫 입장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로, 둘째는 난민선수단이 맡았다. 그다음부터는 일본어 오십음도 순에 따라 ‘아’로 시작하는 아일랜드·아이슬란드·아제르바이잔·아프가니스탄 등이 입장했다. 오십음도 순의 마지막인 ‘레’로 시작하는 레소토·레바논이 개회식장에 행진해 들어왔다. 그 뒤로 차차기인 2028년 로스앤젤레스 대회를 유치한 미국과 2024년 파리 대회를 여는 프랑스 선수단이 각각 입장했다. 이번 대회 개최국인 일본이 관례에 따라 가장 마지막으로 경기장에 들어왔다. 조직위는 공식적으론 ‘차이니즈 타이페이’인 대만을 ‘차’ 항목이 아닌 ‘타’ 항목에 넣는 묘수를 발휘했다. 그래서 103번째로 입장한 ‘대한민국(일본어 발음으로 다이칸민코쿠)’의 다음으로 104번째로 대만이 입장했다. 이를 중계한 NHK 아나운서는 대만을 타이완이라고 발음했다고 DW가 전했다. 대만 뒤를 타지키스탄과 탄자니아가 이었다.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일본어로 추카진민쿄와코쿠)’이라는 명칭으로 110번째로 입장했다. 북마케도니아는 유고슬라비아 시절 마케도니아란 이름으로 연방 내 공화국 지위를 얻었으며, 유고슬라비아가 무너지면서 1991년 마케도니아란 이름으로 독립했다. 지리적으론 고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마케도니아 왕국이 위치했던 지역이다. 현재 마케도니아인을 비롯한 남슬라브족은 7세기에 중앙아시아에서 발칸 반도로 이주해 그리스 전역까지 퍼졌다. 하지만 남쪽으로 국경을 맞댄 그리스는 슬라브족이 대다수인 나라가 고대 그리스인의 나라인 마케도니아라는 국명을 쓸 수 없다고 끈질기게 항의했다. 결국 ‘옛 유고연방 마케도니아’란 이름을 거쳐 2019년 나라 이름을 공식적으로 ‘북마케도니아 공화국’으로 바꿨고, 지난해엔 국가 올림픽 위원회 이름도 이에 맞춰 변경했다. 이에 따라 이번 도쿄올림픽에선 북마케도니아(일본어로 키타 마케도니아)란 이름으로 캄보디아와 기니 사이에 입장했다. 러시아연방이라는 공식 명칭을 사용하는 러시아는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이름과 깃발을 앞세우고 대회에 참가했다. 개막식에서도 그렇게 했으며,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다. 메달 집계도 러시아란 이름 대신 ROC로 하고 있다. ROC는 대만이 공식 국호인 중화민국의 약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일부에선 ‘대만과 친한 일본에서 대회를 치른다고 대만을 그렇게 표시하느냐’ ‘대만이 그렇게 많은 메달을 따고 있느냐’는 의문을 갖기도 했다. 러시아가 이런 이름으로 참가하는 것은 도핑 의혹 때문이다. 러시아가 참가 자격을 박탈당하고 국가 올림픽 위원회 이름으로 참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래도 선수가 개별적으로만 참가할 수 있는 것보다는 낫다는 평가다. ROC 이름으로 메달을 집계하기도 한다. 이런 희비극 속에서도 도쿄올림픽에선 올림픽의 가치를 추구하는 체육인들의 열정을 볼 수 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7월 23일 도쿄 올림픽 개회식에서 다소 긴 연설을 하면서 의미있는 내용을 언급했다. 기존의 올림픽 모토인 ‘더 빠르게, 더 높이, 더 강하게(라틴어: Citius, Altius, Fortius 영어: Faster, Higher, Stronger)’를 도쿄 2020년 올림픽부터 ‘더 빠르게, 더 높이, 더 강하게, 그리고 함께(Faster, Higher, Stronger & Together)’로 한 단계 진화시켰다는 사실이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 3월 10일 열린 제137차 IOC 화상 총회에서 진행한 차기 위원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찬성 93표, 반대 1표, 기권 4표로 연임이 결정되자 올림픽 모토에 ‘함께(Together)’를 추가하겠다고 발표했다. 개회식 연설에서 바흐 위원장은 이를 결의해준 IOC 회원국에 감사를 표시했다. 각 국가나 공동체별 경제·사회·정치의 차이를 넘어 모두 함께한다는 시대정신을 추가한 것이다. 올림픽의 창시자인 피에르 드 쿠베르탱(1863~1937년)이 1894년 제안하고 1924년 IOC가 공식화한 올림픽 모토에 한 세기 만에 글로벌 연대를 강조하는 새로운 내용을 추가한 것은 하나의 사건이다. 이런 정신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종목이 바로 태권도다. 태권도는 남자가 58㎏급(플라이급), 68㎏급(페더급), 80㎏급(웰터급), 80㎏ 이상급(헤비급), 여자가 49㎏, 57㎏급, 67㎏급, 67㎏급 이상급 등 남녀 각각 4개 체급에서 경기를 치른다. 금메달과 은메달 각각 8개, 동메달 16개 등 모두 32개의 메달이 걸려있다. 7월 24~28일 치른 경기에서 모두 21개국이 메달을 나눠 가졌다. 도쿄올림픽에서 추가된 올림픽 모토인 ‘함께’에 가장 걸맞은 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 태권도 21개 메달, 12개국서 고루 나눠 가져 태권도는 32개의 메달을 모두 21개국에서 고루 가져갔다. 가장 많은 메달을 가져간 러시아 올림픽 위원회(ROC)도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 등 모두 4개의 메달을 가져갔을 뿐이다. 금메달을 가져간 나라나 조직은 ROC 외에 크로아티아·세르비아·이탈리아·태국·미국·우즈베키스탄 등 6개국뿐이다. ROC 외에는 모두 금메달을 하나씩만 확보했다. 태권도에선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도 평등한 여러 나라의 하나에 불과했다. 미국이 금메달 1개밖에 얻지 못한 것을 비롯해 중국도 동메달 1개에 그쳤다. 차이니즈 타이페이라는 이름으로 참가한 대만도 동메달 하나를 얻었다. 영국이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 등 3개의 메달을 가져갔다. 대한민국은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 등 3개의 메달을 얻었다. 이슬람국가인 우즈베키스탄·요르단·튀니지·이집트·터키도 메달을 따갔다. 뉴욕타임스(NYT)는 태권도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이 된 뒤로 12개국 이상에 최초의 올림픽 메달을 안겼다고 소개했다. 아프리카 서부의 코트디부아르와 중동의 요르단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참가 이래 첫 올림픽 금메달을 태권도에서 따냈다. 요르단에선 당시 첫 금메달이 태권도에서 나오자 3개월 만에 태권도복이 5만 벌 이상 팔렸다고 NYT는 소개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아프가니스탄이 출전 이래 첫 올림픽 메달인 동메달을 확보한 종목도 태권도였다. NYT는 우즈베키스탄이 대학에 태권도학과를 설치했으며, 요르단·터키·르완다의 난민 캠프에는 태권도 도장이 설치돼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세계태권도연맹에는 난민 대표단을 포함해 도쿄올림픽 참가 국가·단체보다 많은 210개 국가와 단체가 소속돼 있다. 도쿄올림픽에도 모두 61개국에서 128명이 참가했다. 태권도 종목에는 난민 올림픽팀 선수 3명도 동참했다. 난민팀의 참가 선수 29명 중 3명이 태권도 선수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압둘라 세디키는 남자 68㎏급에 출전했지만 16강전에서 중국 선수에게 20대 22로 석패했다. 25세인 세디키는 2017년 살해 위협을 피해 벨기에로 이주해 난민으로 살고 있다. 2019년 스페인 오픈에서 은메달, 2020년 네덜란드 오픈에서 동메달을 딴 경력이 있다. 여자 49㎏급에 출전한 디나푸리우네스(29)는 이란 출신으로 2015년 네덜란드로 망명했다. 푸리우네스는 네덜란드의 망명신청자 센터에 살고 있던 그해 9월 폴란드 오픈에 참가했다. 2017년 터키 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세계 태권도 선수권 챔피언에 오른 첫 난민 선수가 됐다. 도쿄올림픽에선 16강전에서 탈락했다. 도쿄올림픽 난민팀 태권도 종목에서 가장 성적이 좋은 선수는 이란 출신의 키미아알리자데흐(23)다. 알리자데흐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이란 국가대표로 출전해 57㎏급으로 출전해 은메달을 땄다. 이란 여성이 여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딴 메달이다. 하지만 2020년 1월 이란을 떠나 독일로 떠나 운동을 계속했다. 그는 이란을 떠난 이유에 대해 “나는 이란에서 억압받는 수많은 여성의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아닌 거주지인 독일 대표로 참가하는 방안도 생각했지만 최종적으로 난민팀에 합류했다. 알리자데흐는 1차전에서 이란의 나히드키아니를, 16강전에서 영국의 제이드 존스를, 4강전에서 중국의 저우리쥔(周俐君)을 각각 눌렀지만 준결승에서 ROC의 타티아나 미미나 선수에게 패배했다. 미미나는 최종적으로 은메달을 땄다. 패자부활전에선 터키의 하티제 큐브라 일균 선수에게 패배했다. 일균 선수는 동메달을 가져갔다. 알리자데흐는 도쿄올림픽에서 메달권에 가장 근접한 난민 선수로 기록됐다. 이란 출신의 유도 선수로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몽골 국가대표로 출전한 사에이드몰라에이(29)는 스포츠 정신 위배에 대한 ‘내부 고발자’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81㎏급에 출전해 은메달을 땄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했다 1차전에서 러시아의 하산 할무르자에브 선수에게 1차전에서 고배를 마신 그로선 짜릿한 스포츠 드라마를 연출한 셈이다. 할무르자에브는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으니 몰라에이는 대진운이 없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절치부심해 2017년 부다페스트 대회에선 은메달을, 2018년 바쿠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서 대망의 금메달을 각각 땄다. 문제는 그 뒤에 발생했다. 이스라엘 일간지 하아레츠 등에 따르면 2019년 도쿄 유도선수권 대회에서 이란 당국은 그에게 준결승전에서 일부러 패배하도록 강요했다. 결승전에서 이스라엘의 사기 무키 선수를 만나서 시합하면 안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국제경기대회에서 이스라엘 선수와 맞붙는 걸을 비공식적으로 회피해왔다고 한다. 일부 종목에서 이런 식으로 미리 경기를 포기해 이스라엘 선수와 부딪히는 걸 원천적으로 막아온 것이다. 공식적으로 기권하면 이란에 비난이 쏟아지고 국제스포츠 단체의 조사와 제재를 받을 수 있으니 ‘승부조작’으로 이스라엘 선수와의 대결을 피해온 셈이다. 몰라에이는 지시를 어기고 압박감 속에서 경기에 임했지만 패배해 이스라엘 선수와 겨루지는 못했다. 무키 선수는 2019년 도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했다. 몰리에이는 자국 유도협회 등의 조치에 실망해 대회가 끝난 뒤 2년 비자를 받고 독일로 향했다. 그는 2019년 몽골 국적을 얻어 대표선수로 도쿄올림픽에 참가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스라엘 선수와 경기를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일은 도쿄올림픽에서 이미 두 건이 발생했다. 독일 국제방송인 DW에 따르면 유도에서 알제리의 페티 누린 선수에 이어 수단의 무함마드 압달라술 선수가 줄줄이 이스라엘 선수인 토하르부트불 선수와의 시합을 피하기 위해 기권했다. 부트불 선수는 “스포츠 정신에 위배된다”며 반발했지만 누린 선수는 “나는 기권함으로써 알제리를 대표한다”고 말하며 시합을 포기했다. 알제리는 이스라엘과 국교가 없지만, 수단은 지난해 이른바 아브라함 협약에 따라 이스라엘과 국교를 정상화한 국가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을 준다. 정부는 이스라엘과 국교를 정상화했지만, 무슬림이 상당수인 국민은 여기에 거부감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이스라엘이나 미국 선수·지도자와 악수를 하거나 서로 인사하는 이란 스포츠 인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일이 그치지 않는 이유가 그 나라의 체제나 이념, 국민 인식이 글로벌 스탠다드인 스포츠 정신과는 동떨어진 정치 지향적이거나 민족주의적, 또는 증오를 당연시하는 사회 풍조 때문은 아닌지 곰곰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 자유로운 나라는 많지 않을 것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선 더 많은 결단이 필요하다. 그래도 올림픽은 계속 열리고 있다는 데서 위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 ※ 필자는 현재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다. 논설위원·국제부장 등을 역임했다.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nag.co.kr

2021.07.3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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