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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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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크립토?”…해외선 크립토펀드 조성 ‘온고잉’

가상화폐

“크립토펀드를 새롭게 조성한다며 참여하겠느냐고 묻는 해외 투자사가 늘고 있다.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생태계에 투자하겠다는 이들의 의지가 (시장에) 시사하는 바를 잘 생각할 필요가 있다.” 가상자산 시장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가운데 해외발 크립토펀드 조성 및 결성 바람은 한창이다. 크립토펀드란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일컫는다. 크립토 전문 벤처캐피털(VC)을 비롯한 투자 업계에서는 이에 가상자산 강세장 혹은 블록체인 트렌드가 다시 한 번 꽃을 피울 것으로 전망하는 모양새다. 가상자산 전문 투자사뿐 아니라 앤드리슨호로위츠(a16z)와 같은 전통 투자사가 관련 시장에 최소 수천억원에서 최대 수조원 수준의 투자를 위해 펀드를 결성한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남다르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산업의 부흥으로 이뤄지며 선순환 구조를 그릴지 관심이 고조된다. ━ 크립토펀드 조성 박차 가하는 전통 투자사 크립토펀드 조성 움직임은 올해 상반기 유독 두드러졌다. 신호탄을 쏘아올린 곳은 수년 전부터 가상자산 스타트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온 실리콘밸리 VC 앤드리센호로위츠다. 이 회사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에어비앤비 등을 초기에 발굴해낸 투자사로, 가상자산 분야에는 지난 2013년부터 투자해왔다. 약세장이 이어지던 지난 5월 회사는 45억 달러(약 5조7015억원) 규모의 크립토펀드를 결성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6월 조성된 회사 크립토펀드의 두 배 규모로, 현재까지 나온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전용 펀드 중 가장 큰 규모이기도 하다. 이들은 단기적 가격 등락에 영향을 받기 보다는 이를 뒷받침하는 블록체인 기술의 유용성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회사 측은 과거 “가상자산 가격이 시시각각 변할 수 있지만, 기술에 기반한 혁신은 지속되고 있다”며 “컴퓨팅 기술 혁신의 다음 트렌드는 가상자산과 그 기반 기술”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시드부터 성장 단계에 놓인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세쿼이아 캐피탈도 크립토펀드 조성에 한창이다. 세쿼이아 캐피탈은 1972년 미국에 설립된 VC로 애플과 구글, 인스타그램, 링크드인, 페이팔, 텀블러, 줌 등 내로라하는 IT 기업에 투자한 바 있다. 회사는 올해 2월 6억 달러(약 8188억원) 규모의 크립토펀드 ‘세쿼이아 크립토펀드’를 조성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10년 만기의 전통적 펀드 외에도 가상자산 전문 펀드 등 관련 포트폴리오를 더 다양화하겠다는 취지다. 해외 지사도 크립토펀드 조성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올해 6월 세쿼이아 캐피탈 인디아는 웹 3.0(World Wide Web 3.0, 탈중앙화 기술을 활용해 누구나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만들고 이에 따른 수익을 가질 수 있는 미래 산업 생태계) 전용 신규 펀드 2개를 결성했다. 또 세쿼이아 캐피탈 차이나는 핀테크 및 가상자산 스타트업을 위한 펀드 4개(90억 달러 규모)를 조성 중이다. ━ 크립토 전용 투자사도 분주…투자 ‘온고잉’ 크립토 전용 투자사들의 움직임은 보다 분주하다. 규모는 전통 투자사 대비 작지만, 극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활발하게 발굴하고 투자하며 크립토 산업 자체를 키우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7200만 달러(약 982억원) 규모의 크립토펀드를 선보인 바 있는 뉴욕 기반의 가상자산 전문 투자사 노스아일랜드벤처스는 1억2500만 달러(약 1704억원) 규모의 크립토 펀드를 준비 중이다. 투자 대상은 초기 단계의 가상자산 및 웹 3.0 기업 30~40여개다. 이 밖에 크립토 전문 투자사 코인펀드도 2억5000만 달러(약 3412억원) 규모의 크립토 펀드를 조성 중이다. 약 3억 달러(약 4095억원) 규모의 크립토펀드를 조성한 지 불과 3개월 만이다. 투자 대상은 초기 단계의 가상자산 및 탈중앙화금융(Defi, 은행과 브로커 등 중개자 없이 개인이 직접 수행하는 금융 거래 방식) 스타트업 등으로 전해진다. 블록체인 기술 기업에 주로 투자해온 핵VC는 올해 초 2억 달러(약 2730억원) 규모의 크립토펀드를 결성했다. 해당 펀드를 통해 투자된 스타트업은 15곳 이상으로, 주로 초기 단계의 대체불가능토큰(NFT, 교환 및 복제가 불가능하며 저마다 고유성과 희소성을 지니는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과 탈중앙화금융, 메타버스(Metaverse,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해외 투자사들이 크립토펀드 조성에 꾸준히 힘을 쏟아붓는 이유로 기술 혁신성과 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든다. 외국계 IB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투자사들 사이에서는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해도 투자는 지속돼야 한다’는 교과서적인 말이 오갈 정도로 (산업 투자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며 “(시장 여파에) 투자 속도는 늦추고 있지만, 투자할 기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펀드에 참여할 투자사를 찾는 등 시동은 걸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러한 상황에도 신규 펀드가 속속 나온다는 것은 곧 가상자산 기반 기술과 시장 자체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 산다는 뜻”이라며 “가상자산 붐 또는 블록체인 트렌드가 한 번 더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연지 이데일리 기자 ginsburg@edaily.co.kr

2022.11.12 10:00

4분 소요
송치형 두나무 회장 “이 겨울의 끝은 이제까지와 전혀 다를 것” [UDC 2022]

재테크

블록체인 개발자들의 축제로 불리는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pbit Developer Conference, UDC) 2022’가 22일 개막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UDC는 블록체인이 이끈 일상의 변화를 돌아보고, 다가올 미래를 공유하는 자리다. 오는 23일까지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의 주제는 ‘Imagine your Blockchain Life(상상하라, 블록체인이 일상이 되는 세상)’다. 올해 UDC에서는 대체불가능토큰(NFT), 메타버스, 탈중앙화금융(DeFi), 웹3.0(Web 3.0) 등 다양한 블록체인 최신 트렌드를 다룬다. 행사는 송치형 두나무 회장의 오프닝 스테이지로 문을 열었다. 송 회장은 “이번 겨울(크립토 윈터, 암호화폐 침체기)이 얼마나 길게 갈지는 모르겠지만, 이 겨울의 끝은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국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이 가진 상호 운용성과 구성 가능성은 거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소셜미디어(SNS)가 만들어 낸 글로벌 콘텐츠 시장과 크리에이터 경제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며 “SNS나 메신저보다 월렛이 더 익숙하고, 토큰을 통해 본인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관리하는 것이 일상인 ‘블록체인 세대’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행사 1일 차인 이날은 레이어2, 스마트 컨트랙트, 웹3.0, 보안, 탈중앙화 자율조직(DAO) 등에 대한 강연·패널토론이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달립티야기폴리곤 개발자 관계활동 총책임, 매트 소그솔라나재단 프로덕트 및 파트너 개발 총괄, 멜 맥캔카르다노재단 개발총괄 등이 연단에 선다. 행사 2일 차인 23일에는 NFT, 메타버스, 게이밍, 트래블룰과 관련한 강연·패널토론이 열린다. 알렉산드레드레이푸스칠리즈&소시오스닷컴 창업자 겸 대표, 저스틴 썬 트론 설립자, 세바스찬보르제더샌드박스 최고운영책임자 겸 공동설립자, 쉬티라스토기망가니스테픈 마케팅 총책임자 등이 발표자로 나선다. UDC 2022 기간에는 NFT 갤러리, 기업 전시, 네트워킹 디너 등 부대 행사도 진행된다. 5층 로비에 마련되는 NFT 갤러리에선 만능 크리에이터 구준엽 작가, ‘펭수’를 제작한 한결 EBS 감독, 파인아트계의 대가 김남표 작가 등의 NFT 작품을 확인할 수 있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

2022.09.22 10:38

2분 소요
‘2만 달러 벽’ 못 넘는 비트코인…유럽서는 암호화폐 규제 법안 타결 [위클리 코인리뷰]

재테크

위클리 코인리뷰는 한 주간의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을 돌아보는 코너입니다. 너무나도 복잡하게 흩어져있는 시장의 정보를 ‘코인러’ 여러분께 정리해 전달해 드립니다. 지난 일주일에 대한 리뷰이므로 현재 시세와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이번 주도 암호화폐 시장은 한겨울이다. 대표 암호화폐 비트코인은 좀처럼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가격이 주초부터 점점 떨어지더니 결국 2만 달러(약 2594만원)선이 무너졌다. 코인 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상황이 좋지 않다. 역대급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인상이 맞물리며 투심이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암호화폐 가격 폭락에 따른 파산 위기 소식이 줄을 잇는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모여 만든 암호화폐 규제 법안 MiCA(Markets in Crypto-Assets) 협상이 타결됐다. 규제인지라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안전한 거래시스템이 구축된다는 점에서 기대감도 큰 분위기다. ━ 주간 코인 시세: 상승 전환 어려운 비트코인…내부 악재 줄지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6월 27일~7월 1일 비트코인 가격은 최저 2414만1590원(7월 1일·금요일), 최고 2758만8260원(6월 27일·월요일)을 기록했다. 이번 주 비트코인은 2만1000달러(약 2725만원)대에서 가격을 형성했다가 점차 하락해 6월 30일 오후부터 2만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1일 오전 8시경 낙폭 과다에 따른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2만 달러선을 회복했지만, 오후 들어 다시 1만9000달러(약 2464만원)대로 되돌아갔다. 이런 변동성 장세의 원인은 대외적으로는 40년래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과 이를 억제하기 위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등 거시경제적 요인에 따른 위험자산 투매 현상이 강화되고 있어서다. 암호화폐 시장 내부적으로도 테라·루나 사태에 이어,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셀시어스의 인출 중단 샅태, 암호화폐 헤지펀드 쓰리애로우캐피털(3AC)의 파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신청 반려 등 대형 악재가 줄짓고 있다. 제이콥 조셉 크립토컴페어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이 2017년 4분기 1만9871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2018년 1분기 3170달러까지 폭락했고, 2014년에도 82.2% 폭락한 사례가 있다”며 “현재의 거시경제적 조건이 지속될 경우 추가 하락을 맞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머지 시가총액 상위 코인인 이더리움과 에이다는 일주일 새 각각 8.51%, 7.70% 내렸다. 리플과 솔라나는 각각 13.60%, 15.08% 하락해 더 큰 낙폭을 보였다. 1일 오후 3시 5분 기준 이더리움은 137만2530원, 리플은 408원, 에이다는 585원, 솔라나는 4만2340원에 거래됐다. ━ 주간 이슈①: 결국 파산한 3AC…법원 청산 명령 암호화폐 헤지펀드 업체 쓰리애로우캐피털(3AC)이 청산 절차를 밟게 됐다. 6월 29일(미국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3AC는 지난 6월 27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다. 이번 명령은 채권단이 3A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직후에 이뤄졌다. 현재는 파산 절차 초기 단계로 구조조정 자문회사 테네오가 3AC의 자산과 채무를 확인하고 있다. 테네오는 조만간 웹사이트를 개설해 채권자들로부터 이 회사 채무에 관한 정보를 취합할 계획이다. 3AC는 수 주와 카일 데이비스가 공동창업한 회사다. 암호화폐 투자에 주력하던 헤지펀드였으며 레버리지가 매우 높은 투자를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3AC의 파산은 최근 몇 주간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한 여파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폭락한 한국산 암호화폐 루나에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3AC 본사는 지난해까지 싱가포르에 있었으나, 최근 주소를 버진아일랜드로 옮겼다. 앞서 암호화폐 브로커리지 업체 보이저디지털은 3AC에 채무불이행 통보를 보내기도 했다. 3AC가 보이저로부터 빌린 총 6억5500만달러(약 850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과 USD코인(USDC)를 상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청산 사태를 두고 아서 헤이스 비트멕스 공동 창업자는 “3AC의 투자 감각과 거대한 자금 풀 덕분에 그들은 담보 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이는 결국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시장의 연쇄 청산 리스크를 확대시켰다”고 설명했다. ━ 주간 이슈②: EU, 암호화폐 규제안 MiCA 잠정 합의 유럽연합(EU) 기관들이 암호화폐 규제 법안에 잠정 합의했다. 6월 30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정책입안자들이 27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암호화폐 규제법안 MiCA(Markets in Crypto-Assets)에 대한 협상을 타결했다. MiCA 합의에 따라 EU 관할 지역 내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운영사는 은행과 유사한 시스템의 준비금을 보유해야 한다. 일일 거래량을 2억 유로(약 2713억원)로 제한하는 ‘상한선’ 시스템도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은 암호화폐 플랫폼이 투자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않거나 시장 건전성이나 금융 안정성을 위협할 경우 이를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는다. 앞으로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소비자에게 거래와 관련된 손실 위험을 경고해야 하며, 암호화폐 거래 관련 개인정보를 확보해 관계 당국이 요구할 경우 제출해야 한다. 아울러 암호화폐를 둘러싼 환경 문제와 관련, 기업들은 디지털 자산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에너지 소비량을 공개해야 한다. CNBC는 “EU가 디지털 자산에 대해 포괄적 규제를 만드는 첫 번째 시도”라며 “업계에선 엄격한 규제에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일각에선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파올로 아르도이노 테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규제의 명확성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MiCA 법안은 이르면 2024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 주간 NFT: 카카오톡, 하반기 NFT 프로필 도입 검토 카카오가 카카오톡에서 본인 소유 NFT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 언론매체가 보도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지난 5월 진행된 2022년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캐릭터 만들기’, ‘펫키우기’ 등 카카오톡 프로필(약력)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어 프로필 개편안 중 하나로 NFT 적용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22일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도 인스타그램에 이어 페이스북까지 NFT를 전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는 등 글로벌 SNS들이 NFT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다만 카카오톡 프로필 NFT 기능 도입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프로필 개편의 여러 방법의 하나로 검토 중인 사안이며,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는 오는 7일 카카오표 메타버스 ‘카카오 유니버스’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이용자가 콘텐츠를 창작해 돈을 벌 수 있는 ‘B2B2C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

2022.07.02 07:00

5분 소요
“테마별 탐색 직관적이네~”…코빗, 홈페이지 전면 리뉴얼

재테크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이 홈페이지를 새로 개편해 오픈했다고 16일 밝혔다. 코빗은 우선 홈페이지 첫 화면을 보기 쉽게 새로 구성했다. 기존 홈페이지 상단에 배치한 가상자산 상승률 비교 차트를 없애고 주요 가상자산, 24시간·1주·1개월간 상승한 가상자산 목록 등을 크게 표시해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인사이트 메뉴에는 가상자산 뉴스와 공시, 코빗 리서치 리포트를 3단 배치해 가상자산 관련 자료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기존의 시장 탭을 개선해 거래량, 거래대금, 가격 상승률에 따라 최상위 프로젝트를 분류했다. 특히 시장 탭 내 웹 3.0,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메타버스 등 여러 테마에 따라 가상자산을 구분해 보여주는 필터링 기능을 추가해 관심사에 따른 가상자산 탐색이 가능해졌다. 이 외에도 비트코인 예치, 이더리움 2.0 스테이킹 화면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전면 재구성해 시인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이정우 코빗 기술연구 담당 이사는 “이번 업데이트로 코빗 홈페이지 이용의 편의성을 크게 개선했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

2022.06.16 17:25

1분 소요
NFT와 게임산업의 미래 [조원경의 알고 싶은 것들의 결말(39)]

전문가 칼럼

게임을 하는데 잘 나가는 ‘검’을 얻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왜 그 확률을 공개하지 않는 걸까? 게임등급 부여 과정이 번거로운 것은 아닌가? 유저의 과금이나 일 결재한도는 적당한가? 그런 많은 생각이 드는데 한줄기 빛이 보인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 빛을 NFT(대체불가능 토큰, Non-fungible Tken)라고 하면 과장일까? 누군가는 그렇게 생각하고 누군가는 다르게 생각할 것이다. NFT가 국내는 물론 글로벌 게임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상황이 왔다. 지금까지 해왔던 ‘게임 내 결제’라는 단순한 수익구조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비장함이 담겨 있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게임업계는 블록체인을 기존 게임 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동시에 새로운 장르 개척도 가능한 기술로 인식하고 있다. 다시말해 블록체인의 킬러앱은 NFT 기반 게임이라는 것이다. 카카오게임즈는 2021년 3월 주주총회에서 블록체인 기반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과 공급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블록체인 게임 콘텐트 기업인 웨이투빗(WAY2BIT)을 인수한 카카오게임즈는 웨이투빗을 통해 가상화폐인 보라(Bora)를 발행해 유통한다. 네오위즈는 블록체인 서비스 관련 인력도 채용하고, 계열사인 투자 전문기업 네오플라이를 통해 블록체인 투자와 기술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네오플라이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전문 계열사 그라운드X가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는 미르4 글로벌 서비스에 NFT를 접목해 괄목할만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엔씨소프트도, 크래프톤도 게임의 재미를 넘어 NFT 시장과의 연결을 도모한다. 게임계 기축통화인 위믹스는 게임회사들의 계획을 실현시키는 협력사가 될 것이다. 게임 아이템에 NFT를 적용해 가치를 부여하고 NFT 거래소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NFT로 디지털 정보에 불과한 게임 아이템이 실제 가치를 인정받지만,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P2E)는 것을 마케팅 포인트로 흥행 몰이를 하고 있는 NFT 게임이 국내에서 허용되는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 2022년 게입업계 화두는 메타버스와 NFT 국내 게임 시장 규모가 2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2022년 게임업계 화두로 메타버스와 NFT의 비즈니스적 활용이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 시장은 VR·AR(가상∙증강현실) 기기 같은 하드웨어보다는 콘텐트가 이끌어갈 저망이다. 진정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열리고 있고, 각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의 스토리텔링에 사회는 주목한다. 참신한 게이밍 콘텐트를 제작해온 게임사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NFT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트에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한 일종의 디지털 진품 증명서로 작용한다. NFT는 위조 불가능하고, 소유권 증명이 쉬운 특성을 갖고 있어 게임 아바타나 아이템 거래에 적극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게임사의 고액 과금과 확률형 아이템 문제로 이용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NFT는 게임을 즐기며 돈을 벌 수 있는 P2E(Play to Earn) 트렌드를 실현시킬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예술작품 전시 공간을 만들거나 음원을 NFT로 교환하고 있는 현실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우리는 제도적 틀이 부족하기에 가상융합경제 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가상융합경제 지원 기구도 구성하는 과정에서 게임 산업도 적극 논의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NFT가 적용된 게임 서비스가 법규상 불가한 상황이라 규제 리스크가 존재한다. 이는 국제적 추세에 반하는 현상이라 하겠다. 단, 기업에서 NFT를 언급하기만 하면 이목을 모으는 상황은 우려된다. NFT와 같은 새로운 변화에 대한 준비는 필요하다. 하지만 게임이 주는 본질적인 즐거움인 재미를 등한시하면 안된다.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에서는 크래프톤의 간판 슈팅게임 ‘배틀그라운드’와 위메이드의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4’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르4가 글로벌 톱10에 드는 게임으로 급성장한 건 P2E 기능으로 입소문을 탄 덕분이다. 미르4 게임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게임 내 재화를 가상화폐로 환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게이머들이 비트코인 채굴하듯 게임머니 모으기에 열을 올리면서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미르4는 ‘게임 내 재화→미르4 전용 가상화폐→위믹스 코인→현금’ 등 크게 4단계를 거쳐 게임 내 재화가 현금화 된다.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축으로 하는 경제시스템에 다른 게임들까지 참여시킬 계획이다. 미르4의 ‘드레이코’처럼 게임마다 ‘매개 결제 수단’ 역할을 하는 가상화폐를 두고, 이들을 위믹스라는 ‘기축 결제 수단’으로 교환가능하게 만들 계획이다. 게이머는 각 게임 내 재화를 위믹스를 거쳐 다른 게임 재화로 바꿀 수 있어 한 게임을 즐기다 싫증나면 게임 내 재화를 다른 게임으로 그대로 옮겨 새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게임사는 게임머니를 가상화폐로 옮길 때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어 이득이다. 반면, 스마일게이트와 펄어비스 등은 P2E가 게임의 근간인 재미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게임의 본질인 재미가 중요하고 P2E가 부가적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외국에서 허용하는데 우리만 사행성 조장을 이유로 금지하는 것은 게임산업 육성과 배치된다. NFT가 여는 웹 3.0 시대를 맞아 게임산업의 활성화 차원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웹 3.0과 블록체인 게임산업 2000년대 중반부터 차세대 웹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다. 웹3.0은 이때부터 만들어진 개념으로 초창기에는 개인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지능형 웹’을 의미했다. 이후 웹 3.0은 블록체인 기술을 만나면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2017년 비트코인 붐을 거치며 블록체인 기술이 일으킬 혁신을 적용한 개념으로 웹 3.0은 정착했다. 미래를 바꿀 ‘변곡점’으로 그 기술적 기반을 블록체인으로 보는 이가 증가하고 있다. 1990년대 펼쳐진 인터넷 보급처럼 블록체인 기술은 결과적으로 3번째 거대한 웨이브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차가 인터넷 시대라면 2차는 아이폰을 필두로 한 모바일 시대였다. 3차는 블록체인 기술과 이를 기반으로 한 NFT가 될 것이다. 데이터가 중앙 저장소가 아닌 개인 네트워크에 분산돼 저장되고, 개인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은 플랫폼이 아닌 개인에게 돌아가는 ‘개인 맞춤형 웹’은 블록체인 기술로 구현 가능하다. 웹 1.0에선 콘텐트 제공자가 정보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를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소비자중심의 , 인터넷 시대였다. 웹2.0에서는 사업체가 플랫폼을 만들고 사용자는 플랫폼에 참여해 콘텐트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사업체는 해당 콘텐트를 통해 광고 및 수수료 수익을 얻는 구조로 유튜브 같은 상품 중심의 모바일 시대가 펼쳐졌다. 웹 3.0에서 사용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트의 경제적 가치를 더 제대로 누릴 수 있게 된다.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이 플랫폼이 아닌 개인에게 있기 때문이다. 게임 중심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등장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2017년과 2018년 가상자산공개(ICO) 붐 때 등장한 수많은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들도 웹 3.0 환경 상 서비스를 지향하는 프로젝트들이었다. 하지만 당시는 가상자산 시장이 이렇게 폭발적으로 성장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이나 NFT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한 분야도 활성화되지 않았다. 2020년 디파이 붐, 2021년 NFT 붐을 거치며 블록체인 기술의 효용이 어느 정도 입증됐다. 데이터 주권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보다 탈중앙화된 서비스를 중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지금에 와서야 웹 3.0이 부상했다. 웹 3.0을 구현해줄 ‘분산화된 저장환경’, 즉 탈중앙화 스토리지가 구축된 것도 웹 3.0 부상에 힘을 더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드롭박스 같은 웹 2.0 기반 클라우드나 저장공간이 웹 3.0 시대에는 파일코인, 아르위브(Arweave) 같은 분산형 스토리지로 진화했다. ━ 가속화된 연결의 시대 1990년대 말 인터넷이 광범위한 연결을 가능하게 했고, 2010년대 초 스마트폰은 시공간 제약을 제거함으로써 연결을 더 가속화했다. 블록체인은 정부나 통신사, 플랫폼 업체의 주도권을 탈중앙화해 더 자유로운 연결을 가능하게 하리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회사들의 사례만 봐도, 느슨하고 자유로운 연결보다는 회사의 돈벌이를 위한 연결을 유도한다. 이런데 혁명이 일어났다. NFT는 유저(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하는 수준을 넘어 유저에게 주도권을 줄 수 있다. 게임서 획득한 자산의 소유권도 인정하고, 나아가 게임의 방향에도 유저가 적극 참여한다. 소비자이자 생산자인 프로슈머로서 참여민주주의가 보장된 것이다. 유튜브는 열심히 하는 스트리머가 돈을 꽤 버나, 게임은 그렇지 않은데 이를 바꿀 필요가 있다. 하나의 게임 안에서 이것저것 다 할 수 있는 가상 세계가 메타버스와 NFT를 통해 구현이 가능하다. 메타버스가 현실 속에 더 강하게 자리잡기 위해서는 그 안에서 경제 활동이 이뤄져야 하고, 블록체인과 NFT, 암호화폐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P2E 게임은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과 토큰노믹스(tokenomics, 토큰 경제)를 접목했다. 유저의 소유권과 참여를 보장한다는 데 큰 의미를 두어야 한다. MMORPG처럼 게이머가 직접 플레이하면서 캐릭터 가치가 올라가고, 콘텐트도 늘어나고, 게임 가치도 높아지는 종류의 게임에 주목하는 이유를 되새겨 봐야 한다. 게이머가 기여한 만큼 이익을 공유하는 게 공정하고, 정당하다. 이는 요즘 MZ 세대가 부르짖는 공정과 흡사하다. 이를 생각할 때 게임산업에 블록체인이나 NFT를 도입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다. 스팀이나 구글, 애플은 현 게임 생태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플랫폼으로 블록체인 기반 P2E 게임을 좋아하지 않지만 향후 변화가 예상된다. 빅테크 플랫폼 기업은 개발사와 유저들에게 30%라는 거대 수익을 얻고 있다. 웹 3.0 같은 시장 변화에 저항하는 구조이다. 하지만, 기존 플랫폼이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지속될 것이다. 게임사가 한 게임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후속작을 내놓듯이, 블록체인 게임도 코인의 생태계 지속성을 위해서, 그리고 유저들에게 계속된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서, 후속작이나 연관된 작품을 계속 내놓아야 한다. 다만, 블록체인 게임의 핵심이 유저에게 재산권과 함께 게임에 대한 의사결정 권한도 이양한다는 것이고, 이게 DAO(탈중앙화 자율조직) 등을 통해 구현된다는 건데, 코인과 게임이 직접 연결되지 않고, 무슨 항공사 마일리지나 오케이캐시백처럼 되면 곤란하다. 즉, 모든 전개를 유저, 즉 코인보유자와 협의하며 진행하는 흐름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기술은 거들 뿐이다. 우리의 미래는 더 나은 그래픽, 더 복잡한 월드, 더 자극적인 스토리가 아니라, 게임을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게임은 덕후들의 음지 세상으로 점차 숨어 들어갈지도 모른다.중요한 건 우리의 비전이다. ※ 필자는 국제경제 전문가로 현재 울산 경제부시장이다. 대한민국 OECD정책센터 조세본부장, 대외경제협력관, 국제금융심의관 등을 지냈다. 저서로 등이 있다. 조원경 울산 경제부시장

2022.01.24 20:00

7분 소요
‘존버는 승리한다’던 코인 투자판…이제는 선구안 싸움 [고란 코인도란]

전문가 칼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적격 투자 대상 자산에 비트코인이 들어가는 시대입니다. 그런데도 코인 관련한 투자 정보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500만 ‘코인러’를 위한 핵심 투자 정보를 정리해 드립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2017년 하반기 1차 코인 ‘불장’이 왔다. 2017년 12월 말, 코인마켓캡 기준 시가총액 10위 코인은 비트코인, 리플,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시, 카르다노, 라이트코인, 아이오타, 넴, 대시, 스텔라루멘 등이다. 2차 불장의 끄트머리일지, 아니면 대세 상승 시작에 불과할지 모르겠지만 2021년 말 기준, 시총 상위 10위 코인은 4년 전과는 사뭇 다르다. 비트코인(1위)과 이더리움(2위)은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카르다노(6위)와 리플(8위)은 순위가 밀렸다. 비트코인캐시, 라이트코인, 아이오타, 넴, 대시, 스텔라루멘은 아예 톱10에서 삭제됐다. 그 자리는 대신 스테이블코인(USDT 4위·USDC 7위)을 비롯해 바이낸스코인(3위), 솔라나(5위), 루나(9위), 폴카닷(10위) 등이 차지했다. 코인판에서 가장 많이 듣는 투자 조언은 ‘존버는 승리한다’이다. 하지만, 1차 불장 때 넴이나 대시를 사서 지금까지 ‘존버’했다면 잔고는 ‘악몽’ 그 자체다. 수익률이 각각 -87%, -88%다. 상위 10위권이면 이른바 ‘근본’ 코인인 듯 싶지만, 코인판의 변동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10위권 코인이라도 해당 프로젝트의 발전과 확장이 없다면 ‘훅’ 간다. 추천 코인을 묻는 질문에 대부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꼽는 이유다. 2022년 새해, 다들 ‘넥스트 솔라나’, ‘넥스트 루나’를 찾는 질문이 커뮤니티에 가득하다. 대답은 제각각. 대박 코인을 찾을 수 있는 선구안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무리하다간 불장에서도 먼지가 된 잔고를 봐야할 수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만 투자했어도 지난 4년간 각각 240%, 370%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다. ━ 국내에선 무슨 일이=코인원에선 개인지갑 못 쓴다? 국내 3위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이 지난달 29일 공지를 하나 냈다. 1월 24일부터 고객확인제도(KYC) 시행에 따라 외부지갑 등록 절차를 시행한다는 내용이다. 시행일(1월 24일) 이후에는 등록되지 않은 외부지갑으로 코인을 보낼 수 없다. 사전에 등록한 지갑으로만 거래가 가능한 이른바 ‘화이트 리스트’ 제도다. 문제는 등록 가능한 지갑의 범주다. ‘본인 인증’이 가능한 지갑만 등록할 수 있다. 본인 인증의 기준은 이메일, 휴대전화 번호, 이름 등 셋 중 하나가 코인원 계정과 같은 경우다. 그런데 디파이(탈중앙화금융) 등에 주로 활용되는 개인지갑, 예를 들어 메타마스크의 경우엔 신원 확인 절차 없이 지갑 생성이 가능하다. 곧, 메타마스크 지갑은 소유자가 누구인지 알 길이 없기 때문에 화이트 리스트에 올릴 수 없다. 결과적으로 코인원 이용자는 오는 24일부터 자신의 메타마스크 지갑으로 코인을 출금할 수 없다. 당장 투자자 반발이 일었다. 거래소를 ‘갈라파고스’로 만들 거냐는 불만이 쏟아졌다. 아직까지 다른 거래소는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다. 그런데 왜 코인원이 먼저 나서 매를 맞을까. 3월 25일부터 시행되는 트래블룰(자금이동규칙·자금세탁방지를 위해 거래소가 코인을 보내는 사람뿐만 아니라 받는 사람의 신원까지 파악해야 한다) 때문일까. 그에 맞춰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한 걸까. 아니다. 정해진 건 없다. 정부의 가이드라인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도 코인원이 나선 건 원화 입출금 실명계좌를 발급해 준 NH농협은행과의 약속 때문이다. 지난해 9월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위해 코인원은 농협에 실명계좌 발급을 요청했다. 농협 측은 자금세탁이 우려된다며 트래블룰 솔루션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계좌를 내줄 수 없다고 맞섰다. 신고 기일이 다가오면서 양측은 타협점을 찾았다. 일단 실명계좌를 내줄 테니, 신고 수리 후 60일 이내에 트래블룰 솔루션을 적용할 것으로 조건으로 걸었다. 농협이 트래블룰에 민감한 건 과거 전력 때문이다. 2017년 12월 미국 뉴욕 금융감독청(DFS)이 농협은행 뉴욕지점에 자금세탁방지(AML), 은행보안규정(BSA) 시스템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1100만달러(약 118억원) 규모의 벌금을 부과했다. 당시 뉴욕지점이 2년 동안 벌어들이는 수익에 육박한다. 만약 또 AML 등으로 문제가 된다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정상참작, 혹은 선처란 없다. 천문학적인 벌금을 물어야할 수도 있다. 다른 거래소는 어떨까. 일단 빗썸은 코인원과 같은 운명이다. 실명계좌 발급 은행이 역시 농협이다. 빗썸 측은 “이달 중으로 투자자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솔루션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농협이 빗썸은 봐주고 코인원에만 유독 엄격한 트래브룰 솔루션을 요구할 리 없다. 코빗과 업비트는 각각 신한은행과 케이뱅크와 엮여 있다. 두 곳 모두 아직까지 명확한 입장 표명은 없다. 대체로 3월 25일 이전에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이에 맞춰 트래블룰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가이드라인이 지금의 코인원 방식으로 정해지면 어떻게 될까.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블록체인 시장에서 한국은 철저히 갈라파고스가 되는 것”이라며 “블록체인 서비스는 안 쓰고, 거래소에서 주구장창 거래만 하는 나라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가 적극적으로 의사 표현을 한 이유는 개인지갑의 허용이 대체불가토큰(NFT) 사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라운드X는 올해부터 NFT 사업에 ‘올인’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그는 1일 자신의 SNS에 “클레이튼을 크러스트(Krust)로 완전히 이관하기로 했다”며 “앞으로는 크러스트가 클레이튼 개발과 사업 모두 책임지며 진정한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러스트는 카카오가 해외 블록체인 사업 전진기지 역할을 맡기기 위해 싱가포르에 설립했다. 한 대표의 발표에 클레이(Klay·클레이튼에서 쓰이는 코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클레이 가격이 더 이상 오를 것 같지 않으니까 이쯤에서 털어먹고 새 먹이를 찾아 떠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그간 여러 코인 프로젝트의 창업자들이 그런 행보를 보였기에 나오는 우려다. 하지만, 이번에는 되레 클레이에 호재가 될 것 같다. 크러스트는 카카오가 한창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던 지난해 8월 김범수 카카오 의장 주도로 설립된 곳이다. 그간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카카오의 사업 확장은 국내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제는 그 성장이 한계에 달했다. 국내에 머물다간 화석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택한 글로벌 확장 전략 중의 하나가 블록체인이다. 김 의장은 크러스트의 책임자로 측근 인사들을 전진 배치했다. 이제부터 크러스트가 나서 클레이튼 생태계를 키울 것으로 기대된다. ━ 해외에선 무슨 일이=비트코인 20만달러 간다? 경제 위기의 결과는 언제나 양극화다. 위기 뒤에는 빈부격차가 더 확대된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자영업자들의 삶은 황폐화됐지만, 자산시장은 호황을 누렸다. 시장에 풀린 돈의 힘으로 대부분의 자산가격이 뛰었다. 유독 그 수혜를 받은 곳이 코인 시장이다.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지난해 10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6만9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연말엔 4만7000달러로 떨어졌다.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 ETF 랠리는 수명이 짧았고, 10만달러의 꿈은 사라졌다”고 표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돈 줄 조이기가 본격화된 가운데 지난해와 같은 코인 시장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해 5월 하락장을 예견한 애널리스트 데이브 웨이브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가우스 채널(모멘텀 지표)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023년 전에 2만8000달러를 테스트할 것으로 추정되며, 단기적으로 헤드앤숄더 패턴 완성 시 2만5000달러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낙관론을 펴는 이들도 있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의 공동 창업자 브록 피어스는 2022년 비트코인 가격이 20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펀드스트랫 설립자 톰리 역시 최근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2022년에는 현재 수준에서 최대 4배까지 상승할 수 있다”며 “10만달러에는 쉽게 도달할 수 있고, 20만달러가 목표 범위”라고 말했다. 지난해가 디파이와 NFT, 메타버스의 한 해였다면 올해 코인 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아케인리서치는 올해에도 비트코인 수익률이 증시(S&P500)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리플(XRP)과 카르다노(에이다)는 10위권 밖으로 이탈하는 대신 NFT 열풍과 함께 솔라나ㆍ루나 등과 같은 알트코인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전세계 거래소 가운데 처음으로 나스닥에 상장한 코인베이스는 최근 공식 블로그를 통해 ‘2022년 웹3.0 및 암호화폐 경제 관련 10가지 예측’ 보고서를 공개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이더리움 레이어2(L2)의 확장성이 개선되지만, 새로운 레이어1(L1) 체인이 상당한 성장을 보일 것 ② L1-L2 브릿지의 사용성이 상당히 개선될 것 ③ 영지식 증명기술이 견인력을 얻을 것 ④ 많은 디파이 프로토콜이 규제를 수용하고 별도의 KYC 풀을 생성할 것 ⑤ 기관의 디파이 참여율이 상승하면서 관련해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 ⑥ 시장 확장에 따른 디파이 보험이 등장할 것 ⑦ NFT 기반 커뮤니티 강세로 인해 웹2.0 소셜네트워크가 위협을 느끼게 될 것 ⑧ 더욱 많은 브랜드가 메타버스 및 NFT에 참여할 것 ⑨ 웹2.0 기업이 웹3.0 및 메타버스에 진입할 것 ⑩ DAO(탈중앙화자율조직) 2.0의 시대가 열릴 것 ━ 위클리 코인=갈라(GALA), 2021년 4만% 뛰었다 타임머신을 타고 1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2021년 1월1일, 1000만원을 갈라코인(GALA)에 투자했다. 지난해 가장 핫했다는 ‘돈 버는 게임(P2EㆍPlay to Earn)’ 테마에 속한 코인이다. 1년 뒤인 지금 이 1000만원은 얼마가 됐을까. 약 45억5000만원이다. 그야말로 인생역전. 갈라토큰은 지난해 4만% 넘게 뛰었다.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돈이 돼서다. 갈라게임즈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180만명 이상이다. 시뮬레이션 게임 ‘타운스타’(TOWNSTAR) 등 다양한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하고 있다. 갈라토큰은 갈라게임즈 생태계에서 사용되는 기축통화다. 게임 플레이를 통해 채굴한 갈라토큰은 즉시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게임 내 가상 토지를 사는 데 쓸 수 있다. 거래소에서 팔면 현금화도 가능하다. 그런데 앞으로도 돈이 될까. 관건은 ‘재미’다. P2E 게임 코인이 지속가능하려면 E(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P(게임 플레이)를 위해서 게임을 하는 이들이 주축이 돼야 한다. E가 없더라도 게임을 계속할 만큼 게임이 재밌어야 한다. 최근 원조 P2E 게임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는 엑시인피니티가 주춤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게임 플레이를 통해 채굴한 코인을 게임력을 높이는 등 게임 안에서 써야 하는데, 최근 이 코인을 게임 외부 거래소에서 팔아버리는 이용자들이 너무 많아졌다. 사자는 사람은 없고 팔자는 사람만 있으니 코인 가격은 급락할 수밖에 없다. 코인 가격이 급락하면 더 이상 그 게임을 할 이유가 없다. 이용자들은 떠나고 게임은 수명을 다한다. 재미있는 게임 개발을 위해 갈라게임즈 역시 노력 중이다. 지난달 C2벤처스와 1억달러 규모의 블록체인 게임 펀드를 결성했다.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드라마 ‘워킹 데드’ 제작사인 AMC엔터테인먼트와 윌 라이트 심즈 개발자가 최근 갈라게임즈 생태계에 합류했다. 국내 거래소에선 투자가 어려웠지만, 지난달 말 코인원과 빗썸에 잇따라 상장됐다. 투자가 훨씬 쉬워졌다. 그렇다고 ‘무지성’으로 접근해선 곤란하다. 지난 1년 동안 4만%가 올랐다는 얘기는 오는 1년 동안 90% 떨어져도 이상할 게 없는 가격이다. 혹시, 투자를 하고 싶다면 직접 게임을 해 보고 결정할 것을 권한다. ※필자는 현재 갈라토큰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 이번 주는 뭘 봐야 할까=코인도 1월 효과? 2022년 1월1일은 2021년 12월31일과 다를 게 없다. 하루 차이가 날 뿐이다. 그럼에도, 특별한 건 새해를 맞이해서다. 인간이란 감성적 존재인지 인위적인 시간 구분에 마음가짐을 다르게 한다. 마음가짐, 곧 투심이 달라지니 시장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주식시장에서는 그래서 ‘1월 효과’라는 말이 돈다. 새해가 시작되는 1월마다 증시가 상승하는 경향을 가리킨다. 심리 말고, 다른 이유도 있다. 미국에서는 연간 투자이익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한다. 투자를 계속하고 싶더라도 절세를 위해 현재 손실을 본 종목을 연말에 일단 팔고 본다. 이렇게 해서 총 수익을 낮춰 세금을 줄인다. 그리고 이듬해가 되면 다시 그 종목을 사들인다. 코인 시장에서도 과거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암호화폐 전문 애널리스트 알렉스 크루거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지난 4년 동안 비트코인은 연초마다 7~36% 범위 내로 상승했다”며 “2021년 첫 주에는 36%, 2020년에는 13%, 2019년에는 7%, 2018년에는 18%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패턴이 반복된다면 이번 주 역시 상승을 기대해 볼만 하다. 5일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다. 지난달 14~15일 열렸던 정례회의에서 위원들이 긴축 전환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발언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7일에는 고용보고서가 나온다. 지난해 12월 초 공개됐던 11월 비농업고용건수는 총 21만건으로 시장예상치(57만3000명) 대비 반토막에 그쳤다. 지표는 좋지 않았지만 그에 따라 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가 다소 줄면서 시장엔 호재로 작용했다. 고용 상황에 따른 연준의 입장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 ※필자는 알고란(알기 쉬운 경제뉴스 고란tv)의 대표이자, 유일한 기자이자, 노동자다.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경제 뉴스를 해석하는 능력(어려운 말로 ‘미디어 리터러시’)을 키워주는 유튜브 채널 ‘알고란’을 운영하고 있다. 코인ㆍ주식ㆍ부동산 등 가릴 것 없이 모든 투자 자산에 관심이 많다. 시장 무서운 줄 잊고 레버리지로 투자하다 큰 손실을 본 후, 생계형 모드로 전환했다(독자분들도 신용 거래는 조심하셔라. 여기 반면교사가 있다). 최근 “졸업했다”는 사람들의 인증샷에 항상심(恒常心)이 흔들리고 있다. ‘배 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 심정에 무리하다간 ‘퇴학’당하기 십상이다. 구독ㆍ좋아요ㆍ알림설정은 사랑이다. algorantv365@gmail.com 고란 알고란TV 대표

2022.01.02 20:00

9분 소요
[고란 코인도란] 바다이야기 트라우마?…‘글로벌 대세’ P2E게임, 한국선 못한다

가상화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적격 투자 대상 자산에 비트코인이 들어가는 시대입니다. 그런데도 코인 관련한 투자 정보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500만 ‘코인러’를 위한 핵심 투자 정보를 정리해 드립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1998년 한국은 파산 직전이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한국인의 피가 섞인 세계적인 기업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몇 달 뒤, 그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함께 방한해 김 대통령을 만났다. 김 대통령은 직설적으로 물었다. IMF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 수 있느냐고. 그는 “첫째가 브로드밴드, 둘째도 브로드밴드, 셋째도 브로드밴드”라고 답했다. 동석한 게이츠 회장의 답도 같았다. 김 대통령은 “반드시 한국을 브로드밴드 강국으로 세우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되물었다. “그런데 브로드밴드가 뭐요?” 브로드밴드가 초고속인터넷이라는 사실조차 몰랐던 대통령이지만, 이것이 한국의 미래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만남 다음주에 대통령령이 발표됐다. 국가 정책으로 초고속인터넷 인프라 구축을 시작했다. 그 인프라 위에서 수많은 IT 벤처기업이 쏟아져 나왔다. IT 벤처기업은 굴뚝산업과 금융산업을 대신할 새로운 국부 창출의 전략이 됐다. 그림자도 있다. ‘벤처’, ‘닷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폭등했다. 벤처 특유의 모험정신은 한탕주의로 변질돼 갔다. 기술력보다는 머니게임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했다. 버블 속으로 뛰어든 개미들은 투자금을 모두 잃고 시장에서 떨어져 나갔다. 하지만 버블 뒤에 살아남은 기업들이 2010년을 전후한 인터넷 서비스 시대를 열어젖혔다. ‘네카라쿠배(네이버ㆍ카카오ㆍ라인ㆍ쿠팡ㆍ배달의민족)’의 싹은 모두 버블에서 잉태됐다. 만약, 버블의 후유증이 두려워 초고속인터넷 인프라 구축에 신중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과연 한국이 구제금융을 신청한 지 단 3년8개월만인 2001년 8월 23일, IMF에서 빌린 돈을 모두 갚을 수 있었을까. ━ 국내에선 무슨 일이=P2E 게임은 바다이야기? 2006년의 유물이 2021년 혁신의 발목을 잡는다. ‘바다이야기’ 원죄에 가로막힌 P2E(Play to Earn·플레이하며 돈 버는) 게임 얘기다. 바다이야기는 2004년에 출시된 국산 아케이드 게임이다. 심각한 중독성과 도박성으로 당시 정부의 제재를 받고 대표이사가 구속됐다. 게임으로 큰 돈을 잃고 자살하는 사람이 나오는 등 사회적 이슈가 됐다. 당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허술한 심의로 이런 사행성 게임이 시장에 나왔다고 판단, 2006년 정부는 게임과 관련한 사전심의를 전담하는 게임물등급위원회(현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를 만들었다. 그때 이후로 환금성이 있는 게임은 국내에선 불법이다. 원칙은 단순한데 게임이 발달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블록체인 기반 게임은 ‘토큰이코노미’를 바탕에 깔고 있다. 어떤 게임의 성공이 오롯이 개발사의 몫일까. 아니다. 게임에 참여해 시간과 돈을 소비한 유저들의 몫도 상당하다. 이들이 게임의 세계관을 완성하고 생태계를 구성한다. 다만, 이들의 기여에 대해 공정한 보상을 해 줄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블록체인 게임에서는 ‘기여자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 가능하다. 게임을 하면서 특정 게임 토큰을 채굴할 수 있다. 이렇게 채굴한 토큰을 가지고 게임력을 강화하는 아이템을 구입하거나, 거래소에서 돈으로 바꿀 수도 있다. ‘P2W(Pay to Win·이기기 위해 돈을 쓰는)’ 게임에 지친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는 P2E 게임이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2006년 바다이야기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P2E 게임이 불법이다. 게임위는 사행성을 이유로 블록체인 게임의 등급분류를 거부해 왔다. 업계에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심의 기준을 마련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법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처음 블록체인 게임이 심의 신청을 한 것이 2019년이다. 2년이 넘도록 제도를 만들지 않고 방치한 게임위 덕분(?)에 블록체인 게임은 여전히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취급을 받고 있다. 이 와중에 나트리스라는 개발사가 꼼수를 부렸다. 게임위가 사전 심사하지 않는다는 자율등급분류제도의 허점을 노렸다. 게임위 몰래 국내 첫 P2E 게임인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이하 무돌 삼국지)’를 출시했다. 게임에서 정한 미션을 완료하면 50개 가량의 무돌코인을 얻을 수 있는데, 이를 탈중앙화 거래소(클레이스왑)에서 클레이(KLAY)라는 코인으로 교환해 빗썸이나 코인원 등에서 현금화할 수 있다. P2E 게임의 등장에 유저들은 열광했다. 지난달 28일 3855명에 그치던 일간활성사용자수(DAU)가 이달 9일엔 22만3281명까지 치솟았다(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 게임위가 뒤늦게 나섰다. 사행성 조장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지난 10일 나트리스 측에 등급분류결정 취소 예정을 통보했다. 나트리스는 12일 공식 카페를 통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무돌 삼국지를 둘러싼 논란에 P2E 게임을 금지한 게임위에 비난이 쏟아진다. 게임 아이템 거래는 불법이지만 실제로는 중개 사이트를 통해 거래가 빈번하게 이뤄진다. 사행성이 더 짙어보이는 확률형 게임 아이템은 놔두고 글로벌 대세가 되고 있는 P2E 게임만 막는 건 불공정하다. 나가아 한국 게임산업의 경쟁력이 규제 때문에 꺾이지 않을까도 우려된다.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는 14일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올 3분기까지 매출은 2조8209억원, 영업이익은 2조5939억원이다. 올해 납부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액만 1조원에 육박한다. 천대받는(?) 와중에서도 올린 성과다. 이석우 대표는 “자체적으로 따져보니 업비트 거래량의 2배가 넘는 금액이 해외 거래소로 나가 거래되고 있다”며 “한국 거래소로 제한해 독점을 따지는 게 맞을지 한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독점 논란이 불거질 정도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보자면 업비트의 점유율은 크지 않다. 2018년엔 세계 1위 거래량을 자랑했지만, 이후 정부 눈치에 성장의 기회를 놓쳤다. 그래서 앞으로는 글로벌 진출로 승부를 보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두나무의 미래 비전은 “모든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와 손 잡고 NFT 사업 글로벌 진출을 선언했다. 내년에는 미국에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BTS를 비롯한 다양한 소속 아티스트의 지식재산권(IP) 기반 콘텐츠 상품을 NFT로 발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두 회사는 피를 섞었다. 지난달 초 두나무는 하이브에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7000억원을 투자했다. 동시에 하이브도 같은 방식으로 두나무에 약 5000억원을 투자했다. ━ 해외에선 무슨 일이=‘산타랠리’는 없다? ‘산타랠리’는 올까. 산타랠리는 크리스마스를 전후, 연말과 신년 초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코인 시장에서 산타랠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 싶다. 5만달러는 견고한 지지선에서 단단한 저항선으로 변한지 오래다. 코인을 둘러싼 거시 경제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 블룸버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기조와 그에 따른 암호화폐 거래량 감소세가 반복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암호화폐 시장 조정기가 쉽사리 끝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이라더니 최근 비트코인은 대안 투자처가 아닌 나스닥 기술주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고립된 시장에서 최근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가 활발해 지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유동성 감소가 우려될 때 기관들이 가장 먼저 던지는 자산이 비트코인이기 때문이다. 월가의 유명 투자자인 리치 번스타인은 최근 CNBC 인터뷰에서 “최근 비트코인 하락은 불확실성의 급증으로 기관들이 연말 전 비트코인에 대한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매도하면서 일어났다”며 “시장이 위축되면 자산운용사들은 (비트코인처럼) 가장 위험한 자산을 먼저 처분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사실상 주식보다 3~4배 정도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원한 강세론자’로 불리는 갤럭시디지털의 대표 마이크 노보그라츠조차 최근 암호화폐 시장의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의 조정이 계속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 등 대형주가 부진하면서 내년 1월 초까지 횡보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경우 4만2000달러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격이 하락하면 비관론이 넘쳐나게 마련이다. 존 컨리프 영란은행 부총재는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이론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제로 가치’까지 떨어질 수 있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모든 것을 잃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자국 통화가치가 폭락하고 있는 터키에서는 비트코인이 가치보존을 위한 대안이다. 터키 리라화 대비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올라섰다. 터키 인구의 3%에 달하는 270만명이 비트코인을 소유하고 있다. 대통령의 금리 인하 정책의 영향으로 터키 리라화는 올 들어 55%, 지난 30일간 37% 가치가 떨어졌다.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대표는 터키의 통화위기를 보도한 기사를 공유하며 “통화가치 하락에 따른 도산, 자금통제, 임금과 가격통제 등 공포행진이 진행되고 있다”며 “너무 늦지 않게 비트코인의 필요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나마 코인 가격 상승을 기대해 볼 만한 업계 이벤트는 역시 기관투자자의 시장 참여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된다면 유의미한 기관 자금의 시장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는 어렵겠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7일 그레이스케일과 비트와이즈가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 2건에 대한 승인을 내년 2월로 연기했다. 지난 5월 ”비트코인을 소량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설립자 레이 달리오가 최근 ”이더리움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는 현금 가치가 떨어지는 환경에서의 대안”이라며 “현금이 최악의 투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년간 비트코인의 거품에 대해 회의적이었지만 올해는 마음을 바꿔 비트코인 뿐만 아니라 2위 암호화폐인 이더리움까지 매수했다. 실제로 이더리움은 최근 약진하고 있다. 17일 기준 전체 코인 시장에서 점유율이 21.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의 시장 점유율이 연초 약 70%에서 현재 40.5%까지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 위클리 코인=썬의 부재, 트론(TRON)의 운명은? 가장 탈중앙화된 암호화폐를 꼽으라면 단연 비트코인이다. 노드수가 이더리움에 밀린다고 하지만, 이더리움에는 창시가 비탈릭 부테린의 존재감이 너무 강하다. 부테린 스스로 자신의 영향력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생태계를 만들어가려고 한다. 비트코인이 가장 탈중앙화된 건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의 부재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사토시의 부재로 완성됐다. 17일 트론(TRON) 창업자인 저스틴 선이 트론재단 대표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트론 블록체인 프로토콜은 내가 재단 대표를 사임하면서 본질적인 탈중앙화의 조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단에서 사임한 뒤 그레나다와 같은 국가에서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를 홍보하는 활동에 전념할 것”이라며 “트론재단 운영직에선 물러나지만 트론 브랜드에 대한 홍보는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보는 계속한다고 했지만 그의 부재가 트론재단과 트론 가격에는 악재로 작용할 듯 싶다. 홍보와 영업에서만큼은 저스틴 선의 입지는 독보적이다. 언론 플레이에 능하며, 투자자와 소통하고 시장 호재를 뿌리는데 재능이 있다.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과의 점심 경매를 낙찰받으면서 그 비용을 능가하는 홍보 효과를 거뒀다. 초기 ‘이더리움 소스를 복분했다’는 비난에도, 트론이 한때 시가총액 7위 코인에 오른 건 온전히 저스틴 선 덕이다. 홍보ㆍ마케팅 능력을 차치하고, 트론이라는 플랫폼으로만 보자면 경쟁력이 떨어진다. 애초 플랫폼의 특성이 없다. 설립 초기에는 콘텐츠 기반의 엔터테인먼트 산업 시스템 인프라 구축에 중점을 뒀다. 이후 비트토렌트와 스팀(현 하이브)를 인수하면서 생태계를 확장했다. 그러나 이후 디파이(탈중앙화금융)가 유행할 때는 “트론은 디파이 플랫폼”이라면서 방향을 틀었고, 최근 NFT가 뜨자 NFT 기반 플랫폼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다른 신생 프로젝트가 자신들만의 강점을 내세워 입지를 굳히는 사이, 트론은 유행 메타에 편승해 ‘진정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론 계열에서 유난히 디파이 해킹이 빈번한 것도 트론 플랫폼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저스틴 선 자신이 미국과 중국 양쪽 정부의 눈밖에 났다. 중국 공안의 출국금지 명단에 올랐다거나, 비트토렌트 등 인수와 관련해서 미국 당국이 수사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럼에도 트론이 이 정도의 네임 밸류를 얻게 된 것은 8할이 저스틴 선 덕분이다. 그가 재단에서 손을 떼는 건 악재에 가깝다. 탈중앙화 정신에 따라 트론이 스스로 커야겠지만 현실이 녹록치 않다. 트론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83억달러다. 그간 부진에 등수가 24위까지 밀렸다. 강력한 구심점마저 잃은 상황에서 트론이 생태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이번 주는 뭘 봐야 할까=물가가 계속 발목 잡을까 20일 중국 인민은행이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결정한다. 시장은 기존 연 3.85%로 동결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경기 둔화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들 경우엔 어떨까.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듯 싶다. 23일에는 미국의 1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공개된다. 11월 PCE 물가지수는 5.7%가 예상된다. 앞서 지난달 발표된 10월 PCE 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상승하며, 1990년 1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11월은 10월보다 더 올라간다는 얘기다. PCE 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비해 더 많은 품목을 집계하는 지표로 연준이 물가 상황을 파악할 때 활용한다. 미국 PCE가 예상치를 넘어설 경우 물가 상승과 이에 따른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더욱 커질 수 있다. 비트코인 시세에는 좋을 게 없다. ※필자는 알고란(알기 쉬운 경제뉴스 고란tv)의 대표이자, 유일한 기자이자, 노동자다.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경제 뉴스를 해석하는 능력(어려운 말로 ‘미디어 리터러시’)을 키워주는 유튜브 채널 ‘알고란’을 운영하고 있다. 코인ㆍ주식ㆍ부동산 등 가릴 것 없이 모든 투자 자산에 관심이 많다. 시장 무서운 줄 잊고 레버리지로 투자하다 큰 손실을 본 후, 생계형 기자 모드로 전환했다(독자분들도 신용 거래는 조심하셔라. 여기 반면교사가 있다). 최근 “졸업했다”는 사람들의 인증샷에 항상심(恒常心)이 흔들리고 있다. ‘배 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 심정에 무리하다간 ‘퇴학’당하기 십상이다. 구독ㆍ좋아요ㆍ알림설정은 사랑이다. algorantv365@gmail.com 고란 알고란TV 대표

2021.12.19 20:00

9분 소요
[고란 코인도란] 시바이누 코인 샀다가 한국 부자 11위로…디지털 신흥 부자의 탄생

가상화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적격 투자 대상 자산에 비트코인이 들어가는 시대입니다. 그런데도 코인 관련한 투자 정보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500만 ‘코인러’를 위한 핵심 투자 정보를 정리해 드립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지난 6월 포브스가 선정한 올해 한국 1위 부자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다. 순자산 규모가 당시 기준으로 125억달러에 이른다. 이후 톱10 명단에는 짐작했듯 삼성그룹 일가와 인터넷 신흥부호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범석 쿠팡 의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10위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으로 자산 규모는 48억달러다. 그는 고 서성환 선대회장에 이어 그룹을 경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전신인 태평양은 1945년 세워졌다. 70년이 넘는 기업의 경영자가 일군 재산이다. 그런데 단 1년 남짓 사이 한국으로 치면 서경배 회장에 이어 11위 부자가 된 이가 있다. 이름은 알 수 없다(사실 사람인지, 집단인지도 모른다). 지갑주소 ‘0x1406899696adb2fa7a95ea68e80d4f9c82fcdedd’만 안다. 그는 2020년 8월경, 30여 차례에 걸처 시바이누(SHIBA) 코인 약 70조2000억개를 샀다. 그가 들인 돈은 약 8000달러. 이렇게 산 코인의 가치가 현재(10월 31일 오후 3시 기준) 47억1300만달러로 불어났다. 시바이누 코인 역대 최고가 기준으로 치면 평가액은 60억달러다. 8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59억달러)을 앞선다. 디지털 신흥 부호의 탄생이다. ━ 국내에선 무슨 일이=입증 못하면 수익 아니라 매도액에 세금 우려가 현실이 됐다. 국세청이 최근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마친 거래소 28곳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거래소가 취득가를 알 수 없을 땐 0원으로 신고하라고 안내했다. 내년부터 해외거래소나 개인 지갑 등에 보관된 코인을 국내 거래소에 옮겨서 팔 경우 입증할 수 없다면 자산 전체를 소득으로 보겠다는 얘기다. 투자자 반발이 심해지자 국세청은 선을 그었다. 매도 금액 전체에 대해서 세금을 내는 건 아니라고. 거래소가 국세청에 보고하는 건 과세를 위한 기초자료다. 최종적으로 과세 자료에 대한 책임은 개인에게 있다. 과세 대상 연도 이듬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때, 코인의 취득가를 입증할 수 있으면 매도금액 전체가 아닌 수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면 된다. 국세청은 “개인이 취득가를 신고할 수 있다”며 “문제가 없다면 개인 신고액을 기준으로 과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국세청이 개인이 제출한 증빙 자료를 인정해줄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국내 거래소에 국세청에 믿을 수 있는 과세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해외 거래소는 그런 거 없다. 투자자가 거래 내역 증빙 자료를 요구해서 3개월치 밖에 안 된다거나, 줄 수 없다는 곳이 대부분이다. 개인지갑이야 말할 것도 없다. ‘탈중앙’인데 누가 자료를 주겠나. 그렇다면, 개인이 할 수 있는 방법은 내가 2021년 12월 31일 이전에도 이 코인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잔고증명 서류다. 말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상은 내 계좌 화면을 캡쳐 뜨는 것에 불과하다. 국세청 입장에선 조작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걸 증빙자료로 인정해 줄까. 국세청 관계자는 “아직 실제 과세 시점(2023년 5월)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구체적인 자료 입증 방법에 대해선 고민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국세청 입장에선 시간이 많이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투자자들에게는 발등의 불이다. 개인이 찍은 스냅샷을 인정해 줄 수 없다면, 부당한 세금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플랫폼에서 투자되고 있는 코인들을 일제히 귀국시켜야 한다. 그래야 국내 거래소가 나의 코인 보유 사실을 증빙해 줄 수 있다. 국내 거래소 상장된 코인이면 팔 필요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팔아야 한다. 일부 코인의 경우엔 스테이킹을 푸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미리미리 대비해야 한다. 그 대비기간엔 보상이 없다. 곧, 코인 ‘귀국’ 과정에서 거래비용이 발생하겠지만 세금 폭탄을 맞느니 이를 감수하는 편이 낫다. 그나마 이건 이동이 자유로운 경우. 이더리움 2.0 스테이킹에 맡긴 이들은 자신의 이더리움을 빼 내 올 방법이 없다(거래소 스테이킹의 경우엔 얘기가 좀 다르다). 운이 나쁘면 나중에 이더리움을 팔 때 매도금액 전체에 대해서 세금을 내야할 수도 있다. 최근 시장에서 핫한 테마는 ‘NFT(대체불가능토큰)’다.10월26일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가 40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에 나선다는 소식이 나왔다. 시장에선 이를 두나무(업비트 운영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위한 실탄마련이 아니냐고 분석했다. 조회공시에서 하이브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했지만, 막강한 IP(지적재산권)를 가진 기업이 NFT 시장 진출 기회를 놓칠 리가 없다. 앞서 두나무는 7월 박진영 JYP 대표가 보유한 지분 2.5%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JYP와 제휴를 맺었다. ━ 해외에선 무슨 일이=‘메타’ 선언한 페북, NFT가 메타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가상자산(코인)과 관련한 새 가이드라인 최종안이 공개됐다. 트래블룰(자금이동규칙)과 관련해 다행히 개인지갑까지 대상에 포함하는 강경책은 포함되지 않았다. 디파이(탈중앙화금융)나 NFT를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담기긴 했지만 모호하다. 원칙적으로 NFT는 가상자산이 아니지만, 어떻게 활용되느냐에 따라 가상자산으로 볼 수 있다. 디파이도 원칙적으로는 아니지만 프로토콜을 통제하거나 충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FATF 규제 대상이다. 이 모호한 규정을 어떻게 해석, 적용할 지는 국가마다 다르다. 기술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다보니 제도가 이 속도를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선물 ETF(상장지수펀드)를 승인해 주기는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발키리인베스트먼트는 10월 28일 비트코인 레버리지 ETF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앞서 SEC는 발키리 측에 철회를 요청했다. SEC는 비트코인 레버리지 ETF가 지나친 변동성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본다. 곧, 비트코인도 위험한데, 여기에 레버리지를 써서 위험을 더 키우겠다고 하니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승인을 해 줄 리 없다. 비슷한 맥락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역시 당분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주만큼은 페이스북이 코인 시장을 들었다 놨다. 페이스북은 10월28일 사명을 ‘메타(Meta)’로 바꿨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CEO는 이날 “메타버스가 새로운 미래가 될 것”이라며 강조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도대체 메타버스가 뭐냐’고 묻는다”며 “이는 인터넷 클릭처럼 쉽게 시공간을 초월해 멀리있는 사람과 만나고 새로운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인터넷 다음 단계”라고 설명했다. 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는 2025년까지 메타버스 관련 시장 규모가 최소 820억달러(약 96조원)가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페이스북이 불러온 ‘메타’ 바람은 코인 시장에 광풍을 일으켰다. 메타버스와 관련한 테마 코인이 일제히 급등세를 나타냈다. 특히 디센트럴랜드(MANA)는 10월 30일 하루도 안 돼 가격이 200% 넘게 뛰었다. 가격 급등에는 세계 최대 디지털자산 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 창업자 베리 실버트가 한 몫했다. 그는 이날 “탈중앙와 메타버스에서 땅을 사고 싶다면 여기서 시작해야 한다”며 디센트럴랜드 마켓 링크를 공유했다. 광풍에는 언제나 부작용이 따른다. 크립토펑크 #9998 NFT가 10월28일 12만4457ETH(당시 가격 기준 5억3200만달러, 약 6225억원) 팔렸다. 온체인 NFT 판매가 중 역대 최대다. 다들 이 정도 거래가 이뤄졌다고 흥분한 사이 크립토 인플루언서인 로버트 밀러가 이 거래의 자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혹을 종합하면 해당 NFT를 보유한 이가 플래시론(무담보 초단기 대출)을 일으켜 이 가격에 NFT를 산 뒤 즉시 되갚는 거래를 통해 신고가 거래 기록을 만들었다. 부동산으로 치자면 자신의 아파트를 자기가 팔고 사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는 얘기다. 시장질서 교란 행위다. ━ 위클리 코인=시바이누, ‘졸업픽’ 나왔다 밈(meme, 인터넷에서 패러디ㆍ재창작의 소재로 유행하는 이미지나 영상)을 기반으로 했거나 장난으로 만들어진 코인을 ‘밈 코인’으로 분류한다. 밈 코인의 원조, 혹은 대표주자는 도지코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자주 언급하면서 화제가 됐다. 시비이누(SHIBA) 코인 역시 밈 코인의 일종이다. 하지만, 아류다. 지난해 8월 ‘료시’라고 알려진 익명의 인물이 도지코인의 마스코트인 ‘시바견(犬)’을 가져다 만든 이더리움 체인 기반(ERC-20) 코인이다(※도지코인은 자체 메인넷이 있다). 아류답게(?) 목표는 ‘도지코인 킬러’다. 그리고 진짜 도지코인을 잡았다. 10월31일 오후 4시 현재 시바이누의 시가총액은 약 360억달러로 코인 시가총액 9위를 기록하고 있다. 도지코인 시총은 355억달러로, 10위다. 시바이누 코인에 한 계단 못 미친다. 아류가 원조를 누른 건 순전히 최근 급상승세 덕분이다. 10월 초 0.00000724달러에 그쳤던 시바이누 가격은 28일 0.00008616달러까지 치솟았다. 한 달도 안돼 1000% 넘게 뛰었다. 10월28일 가격이 고점을 찍었을 때에는 폴카닷도 누르고 시총 8위 암호화폐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최근 왜 가격이 오르는지 아무도 모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대부분의 밈 코인 투자가 그렇듯 시바이누 가격 폭등의 이유가 뚜렷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최근 가격 급등의 이유로 3가지를 들기는 했지만 설명이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그래도 이유를 찾자면, 먼저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친구인 주식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에 시바이누가 거래 종목으로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로빈후드에서 거래를 지원한다면 투자자 저변이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되는 셈이다. 청원 사이트 ‘체인지’에는 시바이누를 상장시켜 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36만여명의 서명을 확보했지만, 로빈후드는 공개적으로 시바이누 지원 여부에 대해 밝힌 바 없다. 둘째는 자체 NTF(시보시) 출시다. 최근 NFT 테마와 엮이면서 사람들이 시바이누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는 올라서 오른다. FTX나 후오비글로벌 등 여러 거래소 내에서 SHIB 선물 미결제 약정이 증가하고 있다. 미결제 약정이 늘어난다는 건 어느 한쪽으로의 가격 흐름을 예상한다는 건데, 이 경우엔 상승 쪽에 베팅하는 물량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이 포지션을 보고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가격은 더 오르게 된다. 역사적 저점(지난해 11월 28일)과 역사적 고점을 비교하면 상승률이 1억6000만%를 웃돈다. 단돈 1만원을 투자했어도 100억원대 부자가 됐을 지 모를 수익률이다. 그런데 아직 코인 개당 가격은 0.00006달러선이다. 투자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투자 전 위험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시바이누 코인의 발행량은 1000조개다. 글 서두에 밝힌 지갑의 주인공이 팔자고 물량을 내놓는 순간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 곧, 졸업픽(더 이상 투자가 필요없을 정도의 수익을 달성하게 만들어준 특정 코인)이 될 수 있지만 인생 퇴학픽이 될 수도 있다. ━ 이번 주는 뭘 봐야 할까=3일 FOMC, 드디어 테이퍼링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1월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서 자산 매입을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돈줄 풀기에서 조이기로 들어가는 첫 단계다. 당연히 시장의 충격이 예상된다. 하지만, 그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워낙 군불을 많이 떼 왔다. 2013년처럼 시장에 발작이 일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이지만, 자산시장 전반에 어떤 충격이 나타날지 모른다. 5일에는 10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10월 비농업 고용자 수가 45만명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9월 19만4000명의 두 배 수준이다. 실업률은 4.8%에서 4.7%로 하락했고, 시간당 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올랐을 것으로 전망한다. 임금 상승은 공급 측면의 강력한 물가상승 요인이다. 지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투자자들의 금리 인상 기대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시장에 돈줄이 마른다는 신호는 점점 커지고 있다. 넘치는 돈이 비트코인 가격을 밀어올렸다고 판단한다면, 이제는 숨고르기에 대비해야 할지 모른다. ※필자는 알고란(알기 쉬운 경제뉴스 고란tv)의 대표이자, 유일한 기자이자, 노동자다.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경제 뉴스를 해석하는 능력(어려운 말로 ‘미디어 리터러시’)을 키워주는 유튜브 채널 ‘알고란’을 운영하고 있다. 코인ㆍ주식ㆍ부동산 등 가릴 것 없이 모든 투자 자산에 관심이 많다. 최근 시장 무서운 줄 잊고 레버리지로 투자하다 큰 손실을 본 후, 생계형 기자 모드로 전환했다(독자분들도 신용 거래는 조심하셔라. 여기 반면교사가 있다). 구독ㆍ좋아요ㆍ알림설정은 사랑이다. algorantv365@gmail.com 고란 기자 algorantv365@gmail.com

2021.10.31 18:46

8분 소요
[고란 코인도란] 2억원에 팔린 '토끼 그림'…NFT에도 세금을 매길까

전문가 칼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적격 투자 대상 자산에 비트코인이 들어가는 시대입니다. 그런데도 코인 관련한 투자 정보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500만 ‘코인러’를 위한 핵심 투자 정보를 정리해 드립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한화 2억원 정도 븐브(BNB)에 올렸는데 팔렸습니다.” 7일 오후 6시 9분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Nft갤러리’에 올라온 글이다. 약 한 시간 전인 오후 5시. 바이낸스스마트체인(BSC) 기반의 탈중앙화거래소(DEX) 팬케이크스왑이 토끼 이미지의 NFT(대체불가능토큰)를 1만개 발행했고 판매 몇 초만에 물량은 동이났다. 디시인사이드에 글을 올린 이는 운 좋게 NFT 매수에 성공했고, 더 운이 좋게도 매수한 NFT는 희귀성 정도가 0.01%에 해당했다. 그는 곧장 NFT 마켓플레이스에 자신이 받은 NFT를 400BNB(당시 시가 기준 1BNB=약 445달러), 약 17만9000달러에 내놨다. 그리고 팔렸다. 약 2억원짜리 복권에 당첨된 꼴이다(※진위 여부에 대해서 논란이 있기는 하다). 여느 토끼 이미지의 그림 파일과 다를 바 없는 것이 2억원에 거래된다. 세상에 단 하나뿐이라는 인증서 형태로. 왜일까. 프랑스 철학자 부르디외가 말한 ‘구별짓기’이자, 또 다른 철학자 장보드리야르가 말한 ‘기호의 소비’를 위해서다. 현대 소비활동의 궁극적 의미는 타자와의 차별화다. 메타버스 세상에서 NFT는 차별화의 ‘끝판왕’이다. ━ 국내에선 무슨 일이=“과세 인프라 구축”, 진짜? 더디기는 하지만, 코인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서서히 올라가기는 하나보다. 국정감사장에서 비트코인이 아닌, NFT라는 말이 등장했다. NFT가 이름 그 자체로 보면 ‘토큰’이지만, 가상자산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 명확한 정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7일 “국제적으로 NFT에 대한 (개념) 정의와 규제 방향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상황이고 국내에서도 이런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며, 특히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도 NFT가 가상자산에 해당하는지,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과해야 하는지 등과 관련한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NFT가 가상자산이라면 당장 내년부터 세금 이슈가 생긴다. NFT를 거래해도 20%의 세금을 내야 한다. 그런데 NFT는 가상자산이 아니라는 게 현재 정부 입장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6일 국정감사장에서 이렇게 답했다. 그는 이어 “NFT는 아직까지 가상자산 범주에 포함되는지 여부 자체가 논란”이라고 덧붙였다. 뭔가 이상하다. 홍 부총리는 코인 과세가 내년부터 시행될 거라고 말했다. 유예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논란이라니…. 논란이 있는데 어떻게 내년부터 시행할 수 있을까. 홍 부총리는 “과세 인프라가 구축이 안 돼 있는데 정부가 어떻게 과세를 할 수 있겠느냐”며 “준비를 해왔고 지난해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의해 실명계좌 거래로 과세 파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정부의 코인 시장 이해도를 보여주는 답이다. 코인은 개인 간(P2P) 거래가 가능하다. 거래소를 통한 거래야 특금법으로 정부 관리를 받는 거래소만 남겨둠으로써 통제할 수 있다. 하지만, P2P 거래는 어떻게 할지…. 파악이 불가능하다. 과세할 수 있는 방법도 마땅치 않다. 게다가 행정력이 미치지 않는 해외 거래소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규제에서 벗어난 DEX를 통한 거래에는 어떻게 세금을 물릴 수 있을까. 홍 부총리가 말한 ‘준비’라는 것이 업비트ㆍ빗썸 등 중앙화 거래소(CEX)를 통한 거래에만 한정된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디파이(탈중앙화금융)란 단어도 등장했다. 정 원장은 국감장에서 “디파이를 새로운 금전소비대차(금융업)로 인정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법률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파이를 금전소비대차로 본다면 공식적으로 가상자산 자체를 화폐로 인정하는 다른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화폐 인정 여부를 떠나 디파이를 단순히 코인을 맡기고 다른 코인(주로 스테이블코인)을 빌리는 대차업무로만 한정할 수 있을까. 디파이는 수신과 여신 업무를 하는 은행인 동시에, 코인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인 동시에, 기대 수익이 높은 곳에 코인을 굴려 최대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이기도 하다. 금융수장들 입에서 NFT나 디파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건 환영할 만하지만, 그 이해도는 한참 아쉽다.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업비트 고객확인인증(KYC) 절차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접속 폭주에 따른 약간의 딜레이만 견디고 난 뒤 인증 화면으로 넘어가면 순식간에 끝난다. 인증 절차를 마치지 않으면 13일 0시 이후에는 업비트에서 그 어떤 거래도 할 수 없다. 반드시 그 이전에 인증을 마무리해야 한다. ━ 해외에선 무슨 일이=SEC “미국은 중국과 다르다” “우리(미국)의 접근 방식은 매우 다르다. 중국의 선례를 따르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정부의 초점은 가상자산 업체들이 투자자 및 소비자 보호 규칙과 자금세탁방지 규정 및 세법을 준수하도록 하는 것이다.” 개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의 발언이다. 그는 지난 5일(현지시각) 하원에 출석해 이렇게 말했다. 미국의 코인 시장에 대한 입장은 금지가 아니라 규제다. 이미 2조달러 규모로 커버린 코인 시장과 산업을 이제와 어떻게 금지할 수 있겠나. 8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디지털 자산이 랜섬웨어 같은 범죄에 악용되는 일을 막는 방안을 살피기 위해 NSC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가 부처 간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이 같은 움직임의 일환으로 행정명령이 포함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안보ㆍ경제혁신ㆍ금융규제 등과 관련해 암호화폐 분야 연구, 자문을 연방기관들이 담당케 하는 것이 행정명령의 구체적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보호라는 명분을 앞세워 코인 시장을 탄압하는 게 아닌가 싶었던 겐슬러 SEC 위원장은 앞서 “금지하지 않는다”는 발언에 이어 코인 시장이 환영할 만한 행보를 잇달아 선보인다. 지난달 말 그는 의회 청문회에서 “해당 부서가 비트코인 ETF를 검토하고 있다”며 “검토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대를 현실로 만들어주려는 듯 SEC는 최근 테슬라ㆍ페이팔 등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들로 구성된 ETF를 승인했다. 명칭은 ‘볼트 비트코인 레볼루션 ETF(BTCR)’다. 펀드 자신의 80% 이상을 비트코인에 투자한 미국 및 해외 기업, ETF 등에 투자한다. 특히 마이크로스트래티지에 최대 25%를 투자할 수 있다고 정했다. 이번 ETF의 승인을 시장에서는 SEC의 비트코인 ETF 승인에 한발짝 다가섰다고 해석한다. 어쨌든 금지는 하지 않는다는 미 규제당국의 원칙에 기관들은 한숨 놓는 분위기다. 코인 시장에 우호적인 보고서가 쏟아진다. “비트코인은 사기”라거나 “바보들의 금”이라고 연일 폄하하는 회장(제이미 다이먼)의 의중과는 반대로 JP모건은 6일(현지시각) 고객에게 보낸 비트코인을 언급한 리서치 노트를 보냈다. 노트에는 “인플레이션 헤지수단로서의 비트코인의 매력이 기관투자자를 암호화폐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며 “2020년 4분기부터 2021년 초까지 대부분의 기간 동안 금에서 비트코인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이 있었고, 최근 몇주 간 이 같은 현상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시티은행도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높은 수요를 언급하며 비트코인에서 나아가 디파이 등 암호화폐 금융상품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이 회사 글로벌외환총괄은 8일(현지시각) ‘토큰(Token)2049’ 컨퍼런스에서 “코로나19 기간 동안 비트코인에 주목했던 기관투자자들은 이제 빠르게 더 넓은 암호화폐 산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우리는 테슬라가 아니다”고 콕 집어 말했다. 암호화폐 시장이 더 많은 기관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규제 준수와 서비스 안정성을 꼽았다. 비트코인에 대해 비관적 입장을 드러냈던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도 돌아섰다. 소로스의 개인투자회사인 소로스 펀드도 비트코인에 투자했다. 이 회사 CEO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약간의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며 “암호화폐는 이제 주류가 됐다”고 인정했다. 앞서 8월에도 소로스 펀드가 비트코인에 투자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투자 사실을 공식 인정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 위클리 코인=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 시바이누(SHIB) 밈 코인의 원조 도지코인은 장난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탄탄한 커뮤니티에 ‘우주 최강’ 셀럽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지지에 힘 입어 시가총액 10위권 코인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아류 코인도 탄생했다. 이들 코인이 규모가 좀 되다 보니, 주식으로 치자면 업종 분류에 해당하는 성격의 코인 카테고리가 생겼다. 바로, ‘밈코인’이다. 6월 도지코인이 급등했을 때 코인판은 그야말로 개판이 되기도 했다. 시장이 진정되면서 원조는 살아남았지만, 아류는 일찌감치 문을 닫았다. 그나마 아류 가운데선 첫째가 최고다. 지난해 료시(Royshi)라는 가명을 쓰는 인물이 만든, 도지코인을 하드포크한 시바이누(SHIB) 코인이 대표적이다. 아직까지 살아남아 지금은 시총 20위권 코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코인의 홈페이지에는 “활기찬 생태계로 진정한 탈중앙화 밈 토큰”이라는 설명글이 게시돼있다. 대놓고 밈 코인임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 5월 말 0.000002달러에도 못 미치던 가격이 코인 시장이 광기에 휩싸이면서 거의 열흘 새 20배 가까이 치솟았다. 하지만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특별한 호재 없이 분위기에 휩쓸려 올랐던 터라 내려오는 속도도 가팔랐다. 고점 대비 80% 넘게 떨어졌다. 그렇게 물렸다고 생각하던 중 폭등이 다시 찾아왔다. 첫 번째 트리거는 코인베이스가 당겼다. 지난달 15일 코인베이스 프로에 시바이누가 상장됐다. 장난처럼 만든 코인을 베껴 또 장난감을 만드냐는 지적에도 코인베이스 프로 상장‘빨’로 지난달 17일, 가격이 장중 한때 30% 넘게 뛰었다. 이후 횡보하다 최근 다시 급등했다. 7일까지 일주일 새 4배 이상 올랐다. 두 번째 트리거는 머스크가 당겼다. ‘도지 아빠’를 자처하는 그는 3일 저녁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시바견 사진과 함께 ‘플로키 프렁크퍼피(Floki Frunkpuppy)’ 라는 짧은 문구를 올렸다. 블룸버그는 이 트윗이 지난 6월 “내 시바견은 '플로키'라고 이름 지을 것”이라는 글과, 지난달 ’플로키가 도착했다(Floki has arrived)’는 글에 이어 시바이누 코인 가격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했다. 급등은 급락을 낳는다. 8일 시바이누 코인 가격은 급락하며 전날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오르는 데 이유가 마땅히 없었던 것처럼 내리는 데도 마땅한 이유는 없다. 급하게 많이 올랐기 때문에 급하게 많이 내리는 거다. 이쯤에서 하락을 멈출지, 아니면 대세 상승 이전 가격으로 돌아갈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경험상 이런 종류의 자산에 투자해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덕목은 무심함이다. 코인 가격이 오를 때 사는 게 아니라 장기간 횡보할 때 사서 묻어두면, 어떤 이유에서든지 언젠가 폭등하는 날이 올 수 있다. 다만, 그런 날이 올지 안 올지, 오더라도 혜택이 나에게 돌아올 지는 미지수다. 혹여나 투자해 보겠다고 마음을 먹었어도 전체 자산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정도만 투자할 것을 권한다. 자칫하단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 할 수도 있다. ━ 이번 주는 뭘 봐야 할까=드디어 나올까, 비트코인ETF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이 최근 자산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다행(?)이라면 코인 시장만 디커플링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그래도 시장 불안은 잠재적 리스크 요인이다. 불안의 이유는 2가지 법안(부채한도 유예 법안·인프라 투자 법안)이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협상이 이뤄진다면 시장은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다.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에 대해선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경고한 미국 정부의 디폴트 데드라인이 18일이지만 이전에 어떤 식으로든 타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제지표 측면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확인할 수 있는 9월 소비자물가가 중요하다. 13일 발표된다. 7~8월 수준과 큰 차이가 없다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이번 주는 코인 시장 내부 변수가 훨씬 중요하다. SEC의 비트코인 ETF 승인 여부 결과가 줄줄이 나온다. 18일 프로셰어, 19일 인베스코, 25일 반에크, 11월 11일에는 갤럭시디지털이 신청한 ETF에 대한 심사결과 발표가 예정됐다. 이날까지 발표를 해야 한다는 것이지 이날이 발표일은 아니다. 마감 전인 이번 주에 발표할 수도 있다. SEC는 ETF 승인 여부에 대한 결정을 최대 240일까지 연기할 수 있다. 이번에도 연기가 예상되지만,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승인에 대해 얼마 정도는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필자는 알고란(알기 쉬운 경제뉴스 고란tv)의 대표이자, 유일한 기자이자, 노동자다.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경제 뉴스를 해석하는 능력(어려운 말로 ‘미디어 리터러시’)을 키워주는 유튜브 채널 ‘알고란’을 운영하고 있다. 코인ㆍ주식ㆍ부동산 등 가릴 것 없이 모든 투자 자산에 관심이 많다. 최근 시장 무서운 줄 잊고 레버리지로 투자하다 큰 손실을 본 후, 생계형 기자 모드로 전환했다(독자분들도 신용 거래는 조심하셔라. 여기 반면교사가 있다). 구독ㆍ좋아요ㆍ알림설정은 사랑이다. algorantv365@gmail.com 고란 기자 algorantv365@gmail.com

2021.10.1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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