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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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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재도전’ 나서는 케이뱅크, 무수익여신 관리 숙제

증권 일반

두 번 연속 기업공개(IPO)에 실패한 케이뱅크의 건전성이 카카오뱅크나 시중은행 등과 비교해 크게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IPO를 준비하며 여신을 빠르게 늘린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세 번째 IPO 도전에 앞서 건전성 관리를 통한 내실 다지기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기준 케이뱅크의 여신 잔액 규모는 16조191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말 대비 1년 새 26.4%(3조3833억원) 급증했다. 약 3년 전인 2021년 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의 급성장이다.일각에서는 케이뱅크가 여신 규모를 급격히 늘린 것을 두고 IPO를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케이뱅크는 2022년 첫 번째 상장에 도전할 당시에도 2019년 말 1조4153억원에 불과했던 여신 규모를 2020년말 2조9887억원, 2021년말 7조899억원까지 키우며 매년 큰 폭의 여신 성장세를 보여왔다.◆ 이자도 못 받는 무수익여신 2072억…1년 새 29.2% 증가두 번의 IPO 도전 과정에서 몸집을 키우며 수익성 확대를 이룬 것은 긍정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케이뱅크는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 1224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순이익 규모가 전년 대비 220.2% 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문제는 케이뱅크의 건전성 지표가 여신 규모의 성장과 더불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는 점이다. 몸집 키우기에 따른 수익성 제고 등의 성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건전성 개선 대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설립 초기 0%대에 그쳤던 케이뱅크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19년말 1.41%, 2020년말 1.05% 등을 기록하며 1%대로 진입했다. 2021년 말 0.54%로 개선되는가 싶더니 이듬해 0.95%로 다시 치솟았으며 이후에도 0.8%를 웃도는 수준에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고정이하여신은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여신 합계액(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으로 연체 또는 회수가 어려워진 부실대출을 의미한다. 여신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을수록 부실자산이 많은 은행으로 평가된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케이뱅크의 고정이하여신은 135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0%(226억원)나 늘어, 전체 여신의 0.84%를 차지하고 있다. 무수익여신비율은 2019년 말 1.53%를 기록한 이후 1%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무수익여신은 이자가 연체되고 원금 상환도 어려워 보이는 부실채권을 가리킨다. 고정 여신도 현재 이자가 발생한다면 무수익여신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요주의 여신이라도 이자수입이 없으면 무수익여신에 포함된다. 케이뱅크의 무수익여신 잔액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1604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2072억원으로 29.2%(468억원) 증가했다. 전체 여신 중 1.28%에 달한다. 이밖에 케이뱅크의 올해 3분기 말 연체율은 0.88%로 집계됐다.시중은행과 비교해 케이뱅크의 건전성은 현저히 취약한 모습이다. 4대 시중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KB국민은행 0.37%(14,788억원) ▲신한은행 0.27%(9605억원) ▲하나은행 0.27%(9402억원) ▲우리은행 0.21%(7186억원) 순으로 높았다. 무수익여신비율은 ▲하나은행 0.27%(9289억원) ▲KB국민은행 0.24%(9625억원) ▲신한은행 0.20%(7145억원) ▲우리은행 0.17%(5703억원) 순이다. 연체율은 ▲하나은행 0.32% ▲우리은행 0.30% ▲KB국민은행 0.28% ▲신한은행 0.28% 등으로 나타났다.인터넷전문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출을 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시중은행 대비 건전성 관리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다만 케이뱅크의 건전성 지표가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와 비교해도 크게 취약한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올해 3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 잔액 규모는 1892억원으로 전체 여신 대비 0.44%에 그친다. 무수익여신은 이보다 적은 1874억원(0.44%)이다.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0.48%로 케이뱅크의 절반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경우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포용금융 역할이 주어진 만큼 고신용자 대출 위주의 시중은행과 비교해 건전성 관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케이뱅크의 경우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와 비교해도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 등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수익성 확보를 위해 잠재적 부실 가능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 번째 IPO 도전 앞둔 케이뱅크…‘수익‧건전성’ 둘 다 잡을까?케이뱅크는 2022년 코스피 상장을 추진했으나 증시 부진의 여파로 2023년 IPO를 철회했다. 첫 번째 도전의 실패 요인은 코로나19 펜데믹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었다. 당시 많은 기업이 IPO를 연기하거나 취소했고, 케이뱅크 역시 기업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기 어렵다는 판단에 재도전을 기약했다.케이뱅크는 올 초 IPO 재도전을 선언하고 지난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은 뒤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을 준비해 왔다.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 ▲높은 업비트 의존도와 이에 따른 뱅크런(대규모 자금 인출 사태) 우려 등의 잡음이 있었고 결국 IPO를 철회했다.두 번째 IPO 철회의 원인은 흥행 실패였다. 지난 10월 기관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를 받은 것이 상장 철회의 배경이 됐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 대다수가 희망 공모가를 하단 가격인 9500원 또는 이보다 낮은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케이뱅크 측은 “수요예측 결과 총 공모주식이 8200만주에 달하는 현재 공모구조로는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충분한 투자 수요를 끌어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케이뱅크 측은 공모구조를 변경해 6개월 내 상장에 재도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세 번째 도전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첫 번째와 달리 두 번째 철회는 온전히 케이뱅크의 역량과 자질에 따른 결과란 점에서 세 번째 도전에 대한 의구심이 짙어진 모양새다. 더욱이 케이뱅크가 건전성 리스크를 감수하며 몸집을 키우고도 IPO에 연거푸 실패하자, 무리한 확장보다는 건전성 관리를 통한 내실다지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케이뱅크는 CSS(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통해 신용평가를 강화하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건전성을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대출 시장 확대를 위해 CSS를 강화하고 대출 심사 및 관리 역량을 고도화함으로써 연체율을 낮추고 대출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다변화시킨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통신‧금융‧핀테크 등 다양한 분야의 대안정보 사업자와의 제휴를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실제 케이뱅크는 최근 삼성‧신한카드의 대안신용정보를 활용하기로 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2017년부터 BC카드의 대안신용정보를 CSS 모형에 활용중에 있으며, 올해 3월에는 네이버페이의 대안신용평가모형도 도입했다. 양영태 케이뱅크 리스크관리실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영역의 대안신용정보를 활용해 개인사업자‧중소기업 시장 확대를 위한 기반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대출 공급 확대와 안정적인 관리라는 두 목표를 모두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4.12.10 07:00

5분 소요
우리금융, 3분기만에 작년 실적 훌쩍…연간 ‘3조 클럽’ 순항

은행

우리금융이 올해 3분기만에 작년 연간 실적을 초과 달성했다.우리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한 2조6591억원이라고 25일 밝혔다. 이로써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 2조5063억원을 초과 달성하며 ‘연간 당기순이익 3조원’을 향한 순조로운 행보를 이어나갔다.3분기 순이익 역시 시장기대치를 크게 상회한 9036억원으로 2분기 연속 9000억원대에 안착했다. 누적 기준 그룹 ROE 또한 10.82%를 기록해 안정적인 이익창출능력을 입증했다.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한 3분기 누적 순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7조 9927억원을 기록했다.이자이익은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한 은행 순이자마진(NIM)의 하방 압력에도 불구하고 기업대출 중심의 견조한 자산 성장을 바탕으로 전년 동기 수준을 유지했다.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3.2% 급증하며 이익 성장세를 강하게 견인했다. 그동안 추진해 온 수익구조 다변화 노력의 결과로 은행과 비은행 부문 수수료이익이 고르게 성장하며 전년 동기 대비 24.2% 증가했으며, 유가증권 관련 이익도 증가세를 유지해 비이자이익 성장세를 뒷받침했다.그룹 판매관리비용률은 적극적인 비용관리 노력에 힘입어 39.6%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에 이어 40%를 하회한 수치로, 하향 안정화 추세가 이어졌다.대손비용은 3분기 누적 1조25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했으나, 이는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한 일회성 요인 등에 기인한다.자산건전성 지표인 무수익여신(NPL) 비율은 그룹 0.55%, 은행 0.21%로 전년말 대비 소폭 상승에 그쳤으나, NPL커버리지비율은 그룹 152.3%, 은행 270.2%를 보이며 업계 최고 수준의 리스크관리 능력을 증명했다.계열사 실적을 살펴보면 우리은행은 3분기 누적 기준 2조524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는 1400억원으로 19.7% 증가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1160억원으로 6.4% 증가했고, 우리투자증권은 90억원으로 50% 감소했다. 한편, 우리금융 이사회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3분기 배당금을 주당 180원으로 결정, 주주환원에 대한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지난 7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한 우리금융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이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며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대선 등 글로벌 불확실성에 적극 대응해, 연말까지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며 더욱 높아진 시장의 기대치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밖에도 우리금융은 ‘발달장애인 경제적 자립 지원(굿윌스토어)’ 및 ‘시청각장애 미래세대 의료지원(우리 루키 프로젝트)’등 시그니처 사회공헌 사업을 꾸준히 확대하는 등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해 금융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 더욱 힘쓸 계획이다.

2024.10.25 15:59

2분 소요
우리금융, 2분기 순익 ‘역대 최대’…밸류업 자신감 드러내

은행

우리금융그룹이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냈다.우리금융그룹은 25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7554억원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수치다.특히 2분기 당기순이익은 9314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부동산 PF 등 대손비용 추가 적립에도 불구하고 시장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상회한 것이다. 우리금융은 견고한 이익창출력과 건전성, 비용관리 등을 기반으로 이같은 재무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의 주력 자회사인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1조67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한 수치다. 2분기 기준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8840억원을 기록했다.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실적은 올해 초 그룹 경영전략워크숍에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제시한 ‘2024년은 도약의 모멘텀을 확보하는 해’라는 목표를 수치로 입증한 셈”이라고 설명했다.올해 상반기 우리금융의 이자이익은 4조39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소폭 하락했다. 반면 같은기간 비이자이익이 8850억원으로 45.1% 증가하며 그룹 실전 개선을 이끌었다. 비이자이익 중 수수료이익은 25.6% 증가한 1조580억원을 기록했다. 수수료수익이 증가한 것은 특히 은행 부문 기업금융 및 글로벌IB 사업 확대와 카드·리스 부문 자회사의 영업력 신장 등의 영향이다. 그룹 대손비용은 부동산PF 관련 충당금 800억원을 2분기에 추가 적립했음에도,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7757억원을 기록했다. NPL(무수익여신)비율은 그룹 0.56%, 은행 0.23%로 전년 말 대비 소폭 상승에 그치며 업계 최고 수준의 리스크관리 능력을 증명했다.그룹 보통주자본비율은 환율상승 등 어려운 대내외 금융 여건 속에서도 전분기 대비 약 10bp 상승했으며, 그룹 판매관리비용률은 39.9%로 2019년 지주 설립 후 처음으로 40%를 밑돌며 경영효율성 또한 개선됐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금융 이사회는 2분기 배당금을 주당 180원으로 결정해 주주환원에 대한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우리금융은 은행지주회사로는 처음으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계획’을 공개하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의지를 재확인했다.우리금융은 중장기 밸류업 목표를 ‘보통주자본비율 기반 주주환원 역량 제고’로 설정했다. 추후 ▲지속가능 ROE 10% ▲보통주자본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 등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밸류업의 핵심인 총주주환원율은 보통주자본비율 12.5%~13.0% 구간에서는 40%까지, 13.0% 초과 시에는 50%까지 확대하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특히 보통주자본비율 12.5%를 2025년까지 조기 달성해 주주환원의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이번 밸류업 프로그램은 이사회의 심도 깊은 논의와 임종룡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되었으며, 주주가치 극대화에 그룹 역량이 더욱 집중될 것으로 기대된다.우리금융은 시장과 쌍방향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경영진과 이사회의 IR 참여를 확대하고, 해외 IR에도 집중해 올해 상반기 기록한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 4.6%p 증가’ 모멘텀을 이어 나갈 방침이다. 또한 개인투자자 대상 소규모 기업설명회 등을 통해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도 마련했다.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업종 내 높은 수준의 ROE 시현,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M&A) 등 성장동력을 확보해 업계 최고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노력해왔다”며 “우리금융은 그간 각종 인프라 정비와 밸류업 계획 마련 등을 통해 1등 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모멘텀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 시장 기대 수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2024.07.25 17:00

3분 소요
5대 은행 부실채권 5兆 눈앞…갈수록 증가 속도 가팔라져

은행

길어지는 고금리 장세로 은행권에서 발생하는 부실대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연체율도 계속 높아지면서 은행들이 올해 자산건전성 관리에 집중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다만 5대 은행 중에서 신한은행에서만 부실대출이 줄고 있어 자산건전성 관리에서 선방하는 모습이다. 5대 은행 고정이하여신, 1년 새 24.9% 증가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자산건전성 지표는 대부분 나빠졌다. 부실채권으로 여겨지는 고정이하여신은 1분기 말 5대 은행에서 4조775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9% 증가했다. 은행들은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 된 채권을 고정이하,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구분해 관리하고 이를 고정이하여신이라고 부른다. 은행별로 KB국민은행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같은 기간 53.6%나 증가하면서 1조2549억원을 기록했고, 나머지 은행은 ▲NH농협은행 1조1633억원(34.2%↑) ▲신한은행 8670억원(4.3%↓) ▲하나은행 8150억원(19.7%↑) ▲우리은행 6750억원(22.1%↑) 등을 보였다. 신한은행을 제외하고는 큰 규모로 부실채권이 증가했다. 이른바 ‘깡통대출’로 여겨지는 무수익여신도 비슷한 상황이다. 은행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에서 이자마저 상환하지 못한 대출을 반영해 무수익여신으로 산정한다. 대출자의 파산 신고 등으로 회수 자체가 불가능해지거나 이자를 전혀 내지 못하는 대출을 말하기 때문에 고정이하여신보다 더 악성 대출로 여긴다.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무수익여신은 총 3조5207억원으로 3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306억원(26.2%) 증가했다. 은행별로 하나은행의 무수익여신이 867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증가율은 33.0%를 기록했다. 이어 무수익여신 규모 순으로 ▲NH농협은행 7682억원(전년 동기 대비 49.7%↑) ▲KB국민은행 7498억원(43.5%↑) ▲신한은행 6060억원(4.2%↓) ▲우리은행 5289억원(12.5%↑) 등을 기록했다. 고금리 장기화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경기 회복도 더디면서 대출자들이 이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무수익여신도 신한은행에서만 감소가 나타났지만, 자산 관리에서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통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연체한 대출을 의미하는 요주의여신은 신한은행에서도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요주의여신은 부실채권은 아니지만 연체가 시작된 만큼 부실화 직전의 자산으로 여겨진다. 신한은행의 올 1분기 요주의여신은 1조396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9%,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7.1%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의 요주의여신은 1조455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5%,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해 신한은행의 증가 속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또 신한은행의 1분기 연체율은 0.32%로, 하나은행 0.30%, 우리은행 0.28%, KB국민은행은 0.25% 등 경쟁 은행보다 높았다. NH농협은행 연체율은 0.43%다. 기업대출 중심 영업…부메랑 될 수도 은행권에서는 고금리 상황이 계속 길어지면서 자산건전성이 앞으로도 악화될 것으로 보는 중이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자산을 확대하는 상황이라 연체율이 떨어지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796조455억원을 기록했다. 4개월 사이에 3.7%(28조7316억원) 증가해 800조원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가계대출 잔액은 4월 말 기준 698조30억원으로 기업대출보다 규모가 작았다. 가계대출의 최근 4개월 증가율도 0.8%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5대 은행의 기업대출은 9.0%나 증가했는데, 가계대출은 반대로 0.01% 감소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들이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대출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며 “은행 입장에선 기업대출을 확대해 이익 창출을 노려야 하는 상황”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의 경영환경 악화가 쉽게 풀리지 않아 은행의 건전성 관리가 계속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지방경기 악화로 인해 지방은행들의 연체율이 1%를 돌파한 만큼 시중은행들도 비슷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자보상배율 1미만을 기록한 기업 비중은 2022년 말 전체의 37%에서 지난해 3분기 말 44.4%로 큰 폭 상승했다. 이자보상배율 1미만이면 기업이 벌어들인 돈으로도 이자를 감당하기 못 한다는 것을 말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연말에도 인하되지 않을 가능성 때문에 은행에서는 올해도 연체율 관리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내년에 가야 자산건전성과 관련해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4.05.10 16:56

3분 소요
인터넷은행 ‘건전성·포용성’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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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진하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마지막 시험 무대에 올랐다. ‘고금리 장기화’ 여파가 올해 가장 크게 나타날 전망으로 연체율 추가 상승이 불가피해서다. 인터넷은행들은 출범 때부터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기치로 내걸었기 때문에 고금리 환경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올해 인터넷은행의 경쟁력 차이는 건전성 관리에서 나타날 전망이다.인뱅 3사 고정이하여신 가파르게 증가금융권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의 자산건전성은 갈수록 나빠지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연체율을 보면,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연체율은 0.49%로 2022년 말과 같았다. 케이뱅크는 0.96%로 같은 기간 0.11%포인트(p) 높아졌고, 토스뱅크는 1.32%로 0.60%p 상승하며 1%대를 돌파했다. 카카오뱅크 연체율이 낮은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지만 금리가 본격적으로 높아지기 전의 2022년 1분기의 0.26%와 비교해 2배 높아진 상황으로 안심하기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부실채권으로 여겨진 고정이하여신을 보면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해 말 1679억원으로 전년 동기(1249억원) 대비 34.4% 크게 증가했다. 금융기관은 대출 건전성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눈다.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한 부실채권(NPL)으로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여신을 의미한다. 케이뱅크의 고정이하여신은 1191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1023억원)보다 16.4% 늘었다. 토스뱅크는 1512억원으로, 460억원에서 3.3배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부진 여파에 따라 자산건전성이 나빠진 모습인데, 이런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고객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무수익여신이 인터넷은행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인터넷은행 3사의 지난해 말 기준 무수익여신 규모는 4868억원으로 1년 전 2555억원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케이뱅크의 무수익여신이 같은 기간 1096억원에서 1881억원으로 71.6% 증가하며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케이뱅크 무수익여신도 454억원에서 1321억원으로 급증했고, 카카오뱅크는 1005억원에서 1666억원으로 증가했다. 은행은 3개월 이상 원금을 갚지 못한 대출에서 이자마저 상환하지 못한 대출을 반영해 무수익여신으로 산정한다. 이자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자산인 만큼 고정이하여신보다 더 악성 대출로 취급한다.특히 무수익여신 비율은 케이뱅크의 경우 1.36%, 토스뱅크는 1.06%, 카카오뱅크는, 0.43%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0.20%), 신한은행(0.19%) 등 시중은행과 비교해 최대 1%p이상 높다. 고금리 여파에 따른 건전성과 수익성 악화 우려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부담으로 인터넷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악화하고 있지만 중·저신용자 대출은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라 연체율의 추가 상승이 우려된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 인가를 내준 이유도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고객들을 포용하기 위해서다. 이에 지금까지 인터넷은행들은 신용이 다소 낮은 고객에게 대출을 내주며 자산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22년부터 찾아온 고금리 시대에선 중·저신용자 대출로 인해 건전성 관리가 어려워진 상황이다.지난해 인터넷은행 3사가 공급한 중·저신용자 대출은 총 7조1500억원에 달했다. 은행별로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기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잔액이 약 4조3000억원, 토스뱅크는 1조5300억원, 케이뱅크는 1조3200억원을 기록했다.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토스뱅크 31.54%, 카카오뱅크 30.4%, 케이뱅크 29.1%다. 중저신용자 대출 규모가 매년 커지면서 앞으로 이 비중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이런 와중에 인터넷은행의 일반신용대출 금리가 연 6~8% 수준에 달하고 있어 인터넷은행의 건전성 개선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하반기에 인하되면 인터넷은행의 연체율도 낮아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최근 중동에서 전쟁 우려가 커지고 국제유가와 달러가 치솟기 시작해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늦춰지는 분위기다.특히 원·달러 환율이 4월 16일 장중 1400원을 넘으면서 수입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커졌다. 연말에도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예측을 반영하며 시장 금리는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의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4월 15일 3.864%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말엔 3.705%를 기록했다. 다시 4%대를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인터넷은행 입장에서 금리가 낮아지지 않으면 대출 부실에 따른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으로 당기순이익 증가율이 떨어질 염려가 있다. 주담대와 전세자금 대출 확대도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보다 신용점수가 낮은 고객이 대출을 받기 때문에 연체율 상승은 불가피한 부분”이라며 “다만 포용금융을 확대하기 위해 새로운 상품을 지속해서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4.04.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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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2개 분기 연속 흑자 달성…‘1000만 고객’ 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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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가 지난해 3분기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 4분기 흑자 규모를 더 키웠다고 29일 밝혔다. 토스뱅크는 올해 연간 흑자 전환의 원년으로 삼는 한편 건전한 수익 구조를 기반으로 ‘혁신과 포용’ 가치를 지켜나겠다고 밝혔다. 연간 적자폭 94% 줄이고 건전한 수익구조 구축토스뱅크의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124억원이다. 지난해 첫 분기 흑자 전환한 3분기의 86억원 대비 약 45%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384억원이었던 누적 순손실 규모가 하반기 연속 흑자로 절반 이하로 축소돼 지난해 총 당기순손실은 175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연간 손실 규모가 2022년 -2644억원 대비 약 15분의 1로 대폭 축소되면서 올해 연간 흑자 전환이 유력해졌다는 평가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여신잔액은 12조4000억원, 수신잔액은 23조7000억원으로 여수신 각각 잔액이 전분기 대비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예대율이 60%대에 진입하며 2022년 4분기 말 47.6% 대비 12%포인트(p) 상승해 1년 만에 여수신 균형이 상당폭 개선했다. 예대율 개선에 힘입어 순이자마진(NIM)은 2.18%를 달성, 전년 대비 1.39%p 증가하며 ‘혁신과 포용’ 이어갈 건전한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전월세자금대출의 잔액은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4060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신용대출 중심이었던 여신자산 안정성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먼저 이자받는 정기예금’, ‘자유적금’, ‘굴비적금’ 등 다양한 예적금 상품을 출시해 저축성예금 잔액은 5조5000억원에 달해, 2022년 말 대비 15배로 증가하며 조달 안정성도 크게 개선했다.혁신 상품 선보이며 지난해 가입자 수 1.6배↑토스뱅크는 은행권 혁신 주도하며 한 해 동안 가입자 수를 1.6배로 늘려 지난해 말 기준 888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 은행권 최초로 누구나 이체와 카드 결제 권한을 가질 수 있게 한 ‘모임통장’ 출시를 시작으로 3월엔 예치 즉시 이자를 먼저 받을 수 있는 ‘먼저 이자받는 정기예금(3월)’ 선보였고, ‘굴비적금(4월)’, ‘자유적금(8월)’, ‘아이서비스(10월)’ 등 고객 관점에서 새롭게 혁신하고 혜택을 강화한 수신 상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지난해 8월엔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중저신용자의 신용회복을 지원하는 ‘햇살론뱅크’를 출시하고 9월엔 은행권 최초로 등기변동알림과 보증금 반환보증을 함께 제공하는 ‘전월세자금대출’을 출시, 전세사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던 때에 청년과 서민의 주거 안정에도 기여했다. 신상품을 지속 출시하며 가입자수는 2022년 말 540만명에서 2023년말 888만명까지 가파르게 성장했다. 올해 3월 말 현재 가입자 수 983만명이다. 올해 1월, 은행권 최초로 출시한 ‘평생 무료 환전’ 외환서비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고객 저변을 확대, 가파른 성장세 견인하고 있어 올 상반기 내 1000만 고객 돌파가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견조한 자본적정성과 손실흡수능력토스뱅크는 지난해 3월과 10월,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4850억원의 자본금을 추가 확보, 총 납입자본 규모는 1조94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BIS는 12.8%로 전분기 10.84%대비 2%p가량 상승하며 견조한 자본적정성 유지했다. 지난해 4분기까지 누적된 대손충당금적립액은 3232억원, 무수익여신산정대상 기준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13.77%로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23년은 혁신과 포용의 가치를 지키며 구조적으로 수익창출이 가능한 ‘지속가능한 포용금융’의 기틀을 만든 한 해였다”며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고 포용금융에 지속 힘쓰는 한편, 시장의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혁신을 창출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4.03.2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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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출범 2년만 첫 분기 흑자…“3분기 순이익 86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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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가 출범 2년 만에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가입자와 여·수신이 빠르게 성장한 결과다. 토스뱅크는 개선된 건전성과 안정성을 기반으로 ‘포용과 상생’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가입자·여신·수신 ‘삼박자’ 균형 성장30일 토스뱅크는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86억원을 기록해 분기 첫 흑자 전환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 105억원 순손실에서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토스뱅크는 2021년 10월 녹록지 않은 거시경제 환경에서 출범했지만 높은 수준의 포용금융을 실천하며 흑자 전환을 빠르게 이뤘다고 평가했다. 현재의 현금흐름과 재무적 요소들을 볼 때 큰 외부 변수가 없는 한 이후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올 3분기 말 기준 고객 수는 799만명으로 2분기(690만명) 대비 110만명 가량 늘어났다. 11월 현재는 860만명을 돌파했다. 분기 평균 신규 가입자 100만명을 기록 중이다. 현재 속도를 유지할 시 조만간 고객수 1000만명 돌파도 예상된다. 3분기 말 기준 여신 잔액은 11조2000억원이다. 수신 잔액은 22조7000억원으로 여수신 잔액 모두 전 분기 대비 1조1000원 가량 늘어났다. 예대율은 55.6%로 전분기(50.4%) 대비 5%p 이상 상승했다. 지난 9월 출시한 전월세자금대출의 효과가 본격 반영되는 23년 4분기부터 여수신균형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대율 상승에 힘입어 23년 3분기 누적 순이자마진(NIM)은 2.06%, 순이자이익은 3918억원을 달성했다. ‘먼저 이자받는 정기예금’, ‘자유적금’ 등 신규 상품의 흥행에 힘입어 예적금 잔액은 5조원을 돌파해 조달 안정성도 대폭 개선했다. 건전성 강화에 방점…포용·상생금융 지속 이어갈 기반 마련3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1.18%로 전분기(1.56%) 대비 0.38%p 감소했다.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제1금융권 은행 중 가장 높은 토스뱅크의 특성상 기존 차주들의 연체 진입 예방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차주의 상환능력에 맞춰 대출 만기 및 형식을 자체적으로 조정하는 ‘매달 내는 돈 낮추기’, ‘매달 이자만 갚기’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제공하며 은행 건전성 강화와 차주의 연쇄부실 사전 예방이라는 ‘윈-윈’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토스뱅크는 강화된 기초체력 바탕으로 포용·상생금융 노력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 2년간 중저신용자에게 5조1600억원의 신용대출을 공급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 중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폭 넓게 정책·상생금융 공급해오고 있다. 또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고금리 개인사업자 대출을 5.5% 저금리로 대환하는 ‘사장님 대환대출’, 중저신용자의 신용회복을 지원하는 ‘햇살론뱅크’, 다자녀가정의 주거안정을 위한 ‘다자녀특례 전월세자금대출’ 등을 잇달아 선보였다. 자본적정성, 손실흡수능력 등 기초체력 다져지난 10월 2850억원의 유상증자 납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며 10월말 기준 BIS자기자본비율은 13.03%를 기록했다. 3분기 기준은 10.84%다. 흑자 전환, 위험가중치 비중이 낮은 전월세자금대출 확대 등에 힘입어 자본적정성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3분기까지 누적된 대손충당금적립액은 3035억원, 무수익여신산정대상 기준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13.33%로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토스뱅크에 있어 지난 2년은 제1금융권 은행으로서의 기본을 튼튼히 하면서 동시에 고객이 중심이 되는 완전히 새로운 은행을 위한 초석을 만들어가는 기간이었다”며 “고객의 성원과 지지를 바탕으로 빠른 분기 흑자에 도달한 만큼 포용과 상생의 가치를 가장 성실히 실천하는 은행이 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2023.11.3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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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대출 줄고 부실대출 늘고”…상생금융이 만들 부작용은?[부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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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은 동지도 적도 아니다.” 한 은행원의 말입니다. 가계부채는 1862조원을 넘었고, 가계들의 상환 능력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적과의 동침이 불가피할 때입니다. 기사로 풀어내지 못한 부채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를 ‘부채도사’에서 전합니다. 상생금융이 화두다. 내년에도 이어질 고금리 상황에 따라 서민의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취지에서 최근 2조원에 달하는 상생금융안이 나왔다. 다만 이로 인해 발생한 금융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대출자가 대출 상환을 지속해서 미루고, 부실화된 채권을 은행이 매번 감당하는 악순환이 장기간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다. 횡재세 ‘2조원’ 나오자 은행권 “2조원 상생금융”은행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종노릇’ 발언이 나온 후 지난 20일 당국과 8개 국내 금융그룹 회장들이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모였다. 회장들은 이 자리에서 자발적 상생금융안 마련을 약속했다. 고금리로 늘어난 일부 수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차원에서 2조원 가량을 부담한다는 내용이다. ‘2조원 상생금융안’은 최근 국회 야당 측에서 주장하고 있는 ‘횡재세’와도 관련이 깊은 것으로도 해석됐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는 금융사가 지난 5년 평균 순이자수익의 120%를 초과하는 순이자수익에 대해 초과이익의 40%를 넘지 않는 선에서 상생금융 기여금이라는 명목의 부담금을 부과·징수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안에 따라 올해 예상되는 12개 은행 순이자수익에서 발생하게 될 횡재세 규모는 1조9000억원으로 예상됐다. 은행권에서는 법률에 의해 세금이 결정되는 것보다 차라리 비슷한 규모의 상생금융을 확대하는 쪽이 더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세금 부과를 넘어 은행 내부에서 더 이상 이익을 확대하려는 분위기가 사라질 수 있고, 특히 투자자 이탈 등 금융권 전반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다. 당국에서도 은행의 이런 주장에는 동의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3일 “최근 논의되는 횡제세 안은 개별 금융기관 사정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고 일률적이고 항구적으로 이익을 뺏겟다는 내용이 주된 틀로 이해하고 있다”며 “금융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특히 “기근이 들어 어려운 상황에 거위 알을 나눠쓰자는 상황에서 갑자기 거위 배를 가르자는 논의가 나온 것 같다”고도 강조했다. “대출 안 갚아도 된다” 분위기 확산 우려↑ 은행들은 서민의 이자 부담을 낮춰야 대출 부실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상생금융 필요성을 인정하나, 장기적으로는 부작용이 클 것으로도 보고 있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연체율 상승 외에도 원금 상환과 이자 지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무수익여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공시한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무수익여신 잔액은 지난해 말 2조2772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2조8988억원으로 27.3% 급증했다. 총여신이 같은 기간 3%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강하다. 문제는 상생금융안이 원금 상환 유예와 이자 감면에 집중돼 있어 연체된 대출을 고객들이 유지하고 확대해도 괜찮다는 심리를 줄 수 있고, 이로 인해 무수익여신 같은 악성 대출 확대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출자들은 기본적으로 원금 상환을 통해 대출을 없애려고 노력하지만, 연체가 발생하면 이자가 커지기 때문에 해당 대출의 상환 능력은 갈수록 저하된다. 연체 발생 후부터는 정상화보다 부실화가 빨라질 우려가 커지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취약계층에 원금 상환 유예와 이자 감면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 대출 상환 의지가 더 약해지면서 결국 은행이 감당해야 하는 부실채권만 무분별하게 증가할 수 있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상 대출은 원금 상환이 매번 이뤄져 갈수록 감소하겠지만, 부실 대출은 금융지원으로 인해 더욱 커지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미래 상환 능력 있는 대출자’에게 금융지원을 한다고 하지만 이를 가려낼 명확한 기준도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은행권에서는 상생금융으로 성실하게 원금을 상환하고 이자를 갚아온 대출자들에 대한 형평성 논란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결국 다수의 대출자에게 연체를 해도 괜찮다라는 인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상생금융도 일시적으로 진행해야 하지만 코로나 금융지원을 보면 매번 연장됐고, 그로 인해 규모가 점차 커졌다”며 “금융지원 종료시마다 연체 확대라는 우려를 함께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3.11.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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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용자에 고금리 대출 퍼줬나...전북은행 ‘깡통대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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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자가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대출’ 비중이 유독 전북은행에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장기화로 서민들 이자 부담이 커지고 가운데 수도권보다 지방 경기가 더 악화되면서 악성 대출 증가 우려가 나온다. 무수익여신비율, 코로나 팬데믹 거치며 2배↑22일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에 따르면 전북은행의 무수익여신비율은 올해 3분기 말 0.82%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0.49%)보다 0.33%p 높아졌다. 2021년 말의 0.33%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아졌다. 무수익여신은 대출 고객이 원금 상환뿐만 아니라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대출을 의미한다. 은행들은 3개월 이상 원금 상환이 연체된 여신에 이자 미계상 여신을 추가 반영해 무수익여신으로 산정한다. 은행에서는 무수익여신이 이자조차 전혀 갚지 못하는 대출인 만큼 고정이하여신보다 더 악성으로 본다. 전북은행의 무수익여신비율은 지방은행에서도 높은 상황이다. BNK부산은행의 무수익여신비율은 3분기 말 0.27%를 기록해 지난해 말보다 0.01%p 낮아졌다. 특히 부산은행의 무수익여신비율은 ▲2020년 말 0.55% ▲2021년 말 0.31% ▲2022년 말 0.28% 등으로 낮아져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높은 건전성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BNK경남은행의 무수익여신비율도 지난해 말 0.29%에서 0.28%로 떨어졌다. DGB대구은행의 무수익여신비율은 0.40%로 지난해 말보다 0.04%p 개선됐다. 같은 JB금융그룹 계열사인 광주은행의 이 수치는 같은 기간 0.25%p 높아진 0.54%를 기록했다. 지방은행들이 대부분 9개월 동안 이 수치를 낮춘 것과 비교하면 JB금융 계열 은행들의 건전성 악화 속도가 빠른 상황이다. 특히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무수익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0.18%에서 올해 3분기 말 0.22%로 높아졌지만 여전히 총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았다. 대출 부실 속도 빨라…대손충당금적립률 ‘뚝’전북은행의 무수익여신뿐만 아니라 다른 건전성 지표도 다른 은행보다 나빠지고 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을 보면 전북은행은 3분기 말 141.85%를 기록하며 9개월 동안 40.39%p나 떨어졌다. 반면 총대손충당금잔액은 같은 기간 1788억원에서 2480억원으로 확대됐다. 대출 부실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더 쌓았는데도 불구하고 대손충당금적립률이 떨어진 이유는 그만큼 부실채권이 더 빠르게 늘었다는 의미다. 실제 부실채권으로 여겨지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분기 말에 1.00%를 기록하며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1%대를 기록했다. 4대 시중은행은 모두 0%대 초반을 기록하고 있어 전북은행과의 격차가 크다. 특히 대손충당금적립률을 보면 KB국민은행이 225.30%를 기록하는 등 시중은행들은 평균 200%를 넘었다. BNK부산은행은 327.89%를 기록, 최대 규모로 충당금을 쌓으며 경기 침체에 대비했다. DGB대구은행의 이 수치는 167.52%로 나타났지만 전북은행과 달리 지난해 말보다 30.57%p 높아졌다. 타행 대비 낮은 신용등급·높은 대출 금리로 운영 전북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는 이유는 유독 다른 은행보다 높은 대출 금리로 여신을 확대한 상황에서 지방 경기가 고금리 장기화로 타격을 받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연합회의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만기 10년 이상 금리 현황(10월 기준)을 보면 전북은행은 잔액 기준으로 연 4.98%를 기록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봐도 전북은행의 해당 상품 평균 금리는 연 4.88%로 제주은행의 연 5.16% 다음으로 높았다. 특히 대출자의 평균 신용점수를 보면 전북은행이 896점으로 제주은행(894점)을 제외하고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 중 가장 낮았다. 특히 민간은행들은 모두 900점대를 기록했다. 전북은행이 신용점수가 낮은 대출자들에게 고금리 장사를 하면서 건전성 지표가 나빠진 상황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와 관련해 전북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높고 신용점수가 낮은 이유는) 서민금융 지원을 많이 한 부분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3.11.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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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은행 수난시대] 돈 빌려줄 곳은 줄고 부실은 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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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급팽창했던 부채, 둔화되는 경제성장률, 줄어드는 기업 마진 탓에 중국 은행권의 앞날은 험난하다. 중국 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다. 설 연휴 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한 유럽 은행권의 부실 공포, 일본 은행권에 대한 불안감은 이 흐름이 전 지구적 양상을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실 쌓이는 중국 은행 시스템: 중국 은행 시스템에 쌓여가는 부실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가라앉는 경기와 빈번해지는 기업 디폴트로 은행권의 부실 대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다만, 누구도 중국 금융권의 부실 규모에 대해 정확한 실태를 알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은행감독관리위원회가 매달, 그리고 분기마다 관련 통계를 내놓고 있지만 신뢰도는 바닥에 가깝다. 미덥지 않은 당국 통계를 통해서도 중국 은행권의 현주소를 짐작해볼 수 있다. 최근 5년 은행권의 부실 자산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11년 말 4279억 위안에 불과했던 무수익여신(NPL)은 2015년 3분기 말 1조1860억 위안으로 불어났다. 이는 전분기 비로 8%, 전년 동기비로 54.7% 증가한 수준이다. 은행 대출자산에서 NPL이 차지하는 비율(NPL Ratio)은 2011년 말 1%에서 1.59%로 높아졌다.일반적으로 은행 자산건전성분류(FLC) 기준에 따라 은행의 여신은 크게 정상여신과 요주의여신(1~3개월 연체), 고정여신(3개월이상 연체), 회수의문(3개월~12개월 미만 연체), 추정손실(12개월 이상 연체)로 나뉜다. 요주의여신의 경우 작년 3분기 말 현재 2조8100억 위안이다. NPL로 분류되진 않지만 중국 은행권의 요주의여신 상당수가 사실상 NPL이라는 게 대체적 의견이다. 따라서 이를 모두 NPL로 넣을 경우 작년 3분기 말 기준 대략 4조 위안 가까운 대출자산이 공식 통계로 추정해 볼 수 있는 은행권 부실이다.물론 본토의 전문가들조차 실제 부실이 이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지난 2008년 말 62조4000억 위안이던 은행권 총자산이 7년 만에 192조7000억 위안으로 급팽창하는 과정에서 숨겨진 부실이 상당할 것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은행의 여신심사 분류 자체를 믿을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금융권 전반의 대출성 상품(그림자금융을 통해 공급된 크레딧 등)까지 포함할 경우 부실의 정도는 상당할 것이다.피치의 중국 담당자로 일했던 샤를렌 추는 중국 크레딧통으로 정평이 나있다. 추는 올해 말쯤 중국 은행권 대출자산과 여타 금융권의 크레딧 상품 자산이 대략 30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이 가운데 22%가 부실 상태일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 시스템 부실 규모가 올 연말까지 대략 43조 위안에 달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녀는 이 가운데 상각 등을 거쳐 실제 손실로 이어질 규모를 29조 위안 정도로 봤다.물론 당국이 이러한 부실을 일시에 현실화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그랬다가는 은행 시스템과 실물경기가 큰 충격을 입게 된다. 그래서 현실적인 방안은 일정액만 부실이라 규정하고 이를 장부에서 순차적으로(수개 년에 걸쳐) 지워나가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도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시점이 올 것이다.유럽·일본의 마이너스 금리와 도이체방크 쇼크: 중국 은행권만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설 연휴 동안 글로벌 은행 주들은 융단폭격을 맞았다. 시발점은 도이체방크의 코코본드(contingent convertible bonds, 후순위 우발 전환사채 우려로 되살아난 유럽 은행권의 부실 공포다. 코코본드는 크게 세 가지 특성이 있다. ①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회사채다. 물론 주가가 떨어지면 전환의 매력은 사라진다. ②그리고 후순위다. 은행 부실이 커지는 경우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다. ③이 채권의 쿠폰은 이자가 아닌 배당의 성격이 짙다. 배당 가능 이익이 없는 경우 쿠폰 지급은 중단된다.그래서 코코본드는 주식과 마찬가지로 자기자본으로 인정됐다. 유럽중앙은행(ECB) 등 규제당국이 유럽의 은행에게 이 채권 발행을 독려한 이유다. 그렇게 풀려 나간 유로존 코코본드는 950억 유로에 달한다. 이 가운데 도이체방크 발행분은 17억5000만 유로다. 최근 문제가 된 것은 도이체방크의 코코본드 쿠폰이자 지급능력이었다. 크레딧사이츠는 ‘도이체방크가 내년에는 쿠폰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실적이 나빠져 배당가능 이익이 소진될 수 있어서다. 쿠폰 이자 지급 중단은 코코본드 투자자들에게 디폴트나 마찬가지다. 더구나 주식 전환의 매력도 없다. 도이체방크 주식은 이미 올 들어 40%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투자자들로선 작년 원금 손실을 본 포르투갈 누보방코의 코코본드를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사실 코코본드 문제는 빙산의 일각이다. 유럽의 은행이 처한 본질적 문제는 자본 부족이다. 유럽 은행들은 왜 다시 자본 부족 위험에 시달리는 걸까.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우선 ECB의 마이너스 금리제도다. ECB가 은행이 맡기는 초과지준에 보관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유럽 은행들의 수익성이 약해졌다. 더구나 ECB의 마이너스 금리가 채권 수익률 전반을 억누르면서 안정적인 금리 차익을 훼손시켰다.물론 더 과감하게 대출에 나서 예대마진을 확대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은행들이 보기에 믿을 만한 대출처는 계속 줄고 있다. 수익 기반의 안정성이 약해진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저신용 기업에 대출을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본질적 문제는 마땅히 돈 빌려줄 곳(이자를 갚을 여력이 되는 기업)이 없다는 것, 즉 수익을 내지 못하는 실물경제에 있다. 정리하면 저성장과 저마진의 경제환경이 은행 시스템의 부실 자산을 늘려 놓은 상황에서 ECB의 마이너스 금리가 가세해 유럽 은행의 수익성을 위태롭게 하고 있는 것이다. ECB의 ‘마이너스 금리→대출 확대→실물경제 회복’이라는 정책목표는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부작용을 낳고 있다. 유로존 은행권이 처한 현실은 ECB를 따라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기로 한 일본의 미래이기도 하다. 유럽 은행과 함께 도쿄 증시에서 금융주가 폭락한 배경이다.G20의 공조 이뤄질까: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이 그물망처럼 엮여 있는 상황에서 미국 경제와 월가의 은행도 외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당장 미국 회사채 시장에선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의 회사채 스프레드가 빠르게 확대돼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미국 자본시장도 위축되면서 금융환경은 긴축적으로 바뀌고 있다. 실물경기의 경우 후행지표인 고용만 견조한 흐름을 보일 뿐 제조업과 서비스업 경기는 둔화되는 양상이다.유럽에서는 마이너스 금리의 역효과가 은행권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고 일본에선 마이너스 금리 도입 후 중앙은행(BOJ) 정책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실물경기를 떠받치고 기업의 무질서한 디폴트를 막기 위해선 인민은행의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와 지준율 인하가 절실하지만 위안화 약세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로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은 계속 제약을 받고 있다.통화정책 수단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꼬여가는 상황은 일국의 정책당국 혼자서 풀 수 없다. 당장 2월 말 상하이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의 무게감이 커졌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은행 시스템을 보호하고 적기에 경기부양적 통화정책을 펼치기 위해선 우선 외환시장에서 파급되는 자산시장 변동성을 줄여나가는 게 급선무다. 이를 위해선 지난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 때처럼 선진국과 신흥시장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통화스왑’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오상용 글로벌모니터 에디터

2016.02.14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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