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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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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음뉴타운 마지막 미개발지 5구역, 최고 30층 808가구로 탈바꿈

부동산 일반

2002년 길음뉴타운 지정 이후 유일한 미개발지로 남은 길음5구역의 재정비계획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다. 서울시는 6일 제9차 도시재정비위원회를 열어 길음5재정비촉진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조건부 가결했다고 7일 밝혔다. 심의 결과에 따라 대상지인 성북구 정릉동 175번지 일대(3만6333.9㎡)에는 최고 30층 이하 808세대 규모의 공동주택이 건립된다. 변경 이전 계획안은 높이 최고 28층, 공동주택 공급 규모는 571가규였다. 용적률은 종전 250%에서 290% 이하로 확대됐다. 앞으로 시 건축위원회 심의, 사업시행계획인가, 관리처분인가 등 후속 절차를 거쳐 착공하게 된다. 길음5구역은 2002년 뉴타운 사업지에 포함됐다가 노후·불량 주택이 밀집한 지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존치구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2007년 주민발의로 주택재정비사업을 추진해 2010년 길음5재정비촉진구역으로 지정받았다. 그 뒤로도 주택시장 침체 등으로 인해 우여곡절을 겪다 2019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며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재정비 후 공급될 총 808세대 가운데 공공주택 148세대는 분양 세대와 차별하지 않는 '혼합 배치'로 추진된다. 또한 사회복지시설을 함께 건립해 노후한 기존 정릉종합사회복지관과 성북여성회관을 이전한다. 입주민뿐 아니라 지역 주민이 문화복지 서비스를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여성새로일하기센터와 공공형 실내놀이터, 여성플라자, 커뮤니티 공간 등도 조성한다. 현재 정릉로변에 있는 정릉치안센터도 입주민 생활 안전을 위해 구역 내로 이전할 예정이다. 유창수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이번 결정으로 주택공급과 주거 여건 개선, 사회복지시설 건립이 함께 이뤄져 지역 주민의 문화 복지를 증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심의에서는 '노량진2재정비촉진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도 조건부 가결됐다. 계획안에 따라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 인근인 동작구 노량진동 312-75번지 일대(1만6208㎡)에 3개 동, 지하 4층∼지상 29층, 연면적 8만972㎡ 규모의 주상복합 건축물이 지어진다. 저층부(지하1층∼지상2층)에 상업시설, 업무시설, 커뮤니티시설이 들어서며 장기전세주택 114세대를 포함한 공동주택 415세대가 공급된다. 장승배기역 주변에는 공개공지, 커뮤니티 광장 등 공공 공간이 함께 조성된다. 노량진2구역은 이미 이주가 완료됐다. 시 건축위원회 심의와 사업시행계획(변경)인가 등을 거쳐 착공된다. 이밖에 위원회는 신림재정비촉진지구 신림1재정비촉진구역의 일몰기한을 2024년 11월 21일까지 2년 연장하는 자문 안건에 대해 '원안 동의' 결정했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

2022.12.0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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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환호케 한 내부로부터의 개혁

산업 일반

오사카 시민들이 즐겨 찾는 도심의 도톰보리강. 여러분은 파산 회사의 종업원입니다.”2008년 2월. 890만 명이 사는 일본 제2의 지자체인 오사카(大阪)부(府)의 새 지사가 된 하시모토 도루(橋下徹·39)가 취임사 모두에 한 발언이다. 행사장에 모인 직원들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탤런트 변호사’가 지사로 온다더니 무슨 재미있는 일이라도 있을까 방심했다 뒤통수를 맞은 격이었다. 오사카부의 빚은 약 5조 엔. 도쿄(약 17조 엔), 홋카이도(5조2000억 엔)에 이어 세 번째다. 원리금 상환에만 하루 8억 엔(약 106억원)씩 지출해야 한다. 그러니 이대로 가다간 ‘재정재건단체’로 지정될 판이었다. ‘재정재건’이란 민간에서 흔히 말하는 ‘파산’을 뜻한다. 그래도 역대 지사들은 “열심히 일해서 위기를 극복하자”는 식이었다. 빚을 갚으려고 또 빚을 냈다. 그리고 중앙정부와 어떻게든 보조를 맞추며 연명하는 길을 택했다. 그러나 하시모토(취임 시는 38세)는 달랐다. 그는 취임사에서 이렇게 외쳤다. “공무원들이여, 나와 함께 죽겠다는 각오로 일하고 마지막에 죽어 달라.” 대대적인 행정수술이 즉각 시작됐다. 지사를 포함한 모든 오사카부 공무원과 지방의회 의원들의 경조사비와 접대비를 없앴다. 2008년도 예산부터 일반 직원의 기본급을 평균 7.2% 삭감했다. 직원들의 퇴직금도 5% 잘랐다. 퇴직금까지 삭감하기는 전국 지자체 중 최초였다. 이 같은 재정개혁 프로그램을 일본의 근대화를 일궈 낸 ‘메이지 유신’에 빗대 ‘오사카 유신’이라 이름 붙였다. 이뿐만 아니다. 오사카부의 모든 사업을 전면 재고하고 부 소유 시설들을 민영화하기로 했다. 하루 30분 보장되던 공무원들의 휴식시간도 없앴다. 1년 동안에만 인건비 380억 엔, 그리고 사업비로 440억 엔을 삭감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또 오사카부 보유시설을 매각해 세수 435억 엔을 확보해 결국 1100억 엔가량 재정수지를 개선하겠다는 목표였다.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이 같은 극단적 조치는 반발을 초래했다. 당장 오사카부 산하의 43개 기초자치단체가 발끈했다. 자신들의 지역 사업이 없어지거나 줄어들고 교부금 삭감에다 월급까지 깎이니 가만 있을 리 만무했다. 취임 후 얼마 안 돼 오사카부의 기초자치단체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격한 지사 비난이 이어지자 하시모토 지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정말, 정말로 오사카를 바꾸고 싶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이 장면은 전국의 TV를 통해 방영됐다. 그리고 그 눈물로 하시모토 지사의 ‘진정성’을 부각하는 데 성공했다. 직원들의 임금을 낮출 때는 철야를 하며 직접 직원 노조와 협상을 벌였다. 젊은 공무원들과의 간담회 때 연장근무수당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한 여직원이 일어나 “당신은 지금 우리가 얼마나 야근에 시달리는지 알기나 하느냐. 말은 그럴싸하지만 당신은 오사카 주민과 우리 공무원들을 이간질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다음날 하시모토 지사에게는 격려의 e-메일이, 여직원에게는 1000통이 넘는 항의 e-메일이 쏟아졌다. 지난 1년 동안 오사카부의 홈페이지에 오는 e-메일을 보면 2만229통 중 94%가 “개혁을 향한 지사의 열정에 감격했다”는 반응이었다. 지금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무려 80%가 넘는다. 이 같은 지지율은 일본 지방자치 역사에 거의 유례가 없다. 또 하나, 하시모토는 자신이 추진하는 재정개혁을 아주 간략하게, 일반 시민들이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런 식이다. “오사카부의 재정은 여러분이 수퍼마켓에 가서 물건을 사는 일과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7명의 아이와 같이 찌개 거리를 사러 갔다고 칩시다. 계산대에서 정산하니 총 4000엔(약 5만6000원)이 나왔는데, 지갑을 보니 3000엔밖에 없습니다. 쇼핑카트를 보니 아이들이 집어넣은 과자 등 (찌개에는) 불필요한 품목이 가득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말했습니다. 무엇을 빼자는 말이 아니라 일단 카트 속에 있는 전부를 비우고 ‘0’으로 만들자. 그리고 정말 찌개에 필요한 품목만 우선순위를 두고 고르다가 3000엔이 된 시점에서 그만두자. 이게 바로 예산편성의 기초입니다.”변호사 출신인 그의 재력에 비하면 4000엔, 3000엔 같은 숫자를 예산에 연관시키기는 적합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실제 “맥도널드에 아이들을 다 데려가면 4000엔이 넘기 때문에 외식은 거의 안 한다”고 말할 정도로 수치에 밝다. 아이가 7명이나 되기 때문에 특정 1명을 편들면 결국 부메랑 효과로 돌아와, 당초 생각했던 금액의 몇 배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언제나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려 한다고 말한다.대중적 인기가 뒷받침된다고는 하지만 그의 정책이 호응을 얻는 이유는 ‘내부로부터의 개혁’을 선행했기 때문이다. 기초자치단체에 고통분담을 요구하기 전에 그는 먼저 자신이 근무하는 오사카 청사를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고 했다. 노후화로 원래 현 청사 건물을 내진 보강해 다시 지을 계획이었으나 오사카시의 제3섹터 소유의 ‘오사카 월드트레이드센터 빌딩’으로 이전하겠다고 했다. 부 의회에서도 거세게 반발했지만 그는 “청사가 땅값 비싼 도심에 있기보다 후미진 바닷가의 미개발지로 옮겨야 직원들의 의식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내부 개혁을 다진 하시모토 지사의 공격 대상은 ‘가스미가세키(일본의 관청 밀집지)’로 향한다. 이른바 ‘타도 가스미가세키’다. 어찌 보면 대립각을 세움으로써 아군(오사카)의 결집력을 높이는 노림수일지도 모른다. 먼저 그는 지방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부담하는 국가 직할사업의 부담금 지불을 거부하고 나섰다. 3월 26일 지방분권의 바람직한 방향을 논의하는 간담회에서는 “중앙정부는 바가지 요금을 뒤집어씌우는 술집과 같다”고 정부에 직격탄을 퍼부었다. ‘사기집단’ ‘바보’와 같은 용어도 마구 튀어나왔다. 국가가 직접 관할하는 도로, 하천정비 등 직할사업에 지방의 지자체가 돈을 일정 비율(3분의 1)부담하게 돼 있다면 “도둑놈이 하는 짓”이라고 맹비난했다. 법적으로는 지불이 의무화돼 있지만 “못 내겠다”는 말이다. 사업내용의 상세한 설명, 필요성을 설득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지방에 ‘청구서’를 돌리는 이제까지의 악순환을 끊겠다는 각오다. 국가사업은 어디까지나 국가재원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중앙부처의 낙하산 단체에 지방 지자체가 인건비를 일부 부담하는 현 제도에도 반기를 들었다. 59개 단체에 주던 당초 편성액에서 7900만 엔을 삭감했다. 지자체 수장의 예산편성권을 방패로 중앙정부에서 멀어지는 분권 추진이다. 현재 1조1000억 엔의 부채를 떠안아 계속 ‘블랙홀’처럼 적자가 늘어나는 ‘간사이(關西)국제공항회사’를 두고는 “침몰하는 회사에 세금을 퍼붓지 못하겠다”며 올해 편성예정이던 7억 엔의 예산을 포기했다. 중앙정부가 간사이 공항의 적자를 어떻게 해소하고 어떤 방향으로 끌고 나갈지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지 않는 한 예산편성을 못하겠다는 설명이다. 그의 중점 관심사 중 하나는 ‘교육’이다. 오사카 교육위원회가 관할 내 학생들의 전국학력테스트 결과를 공개하지 않자 “‘똥’ 같은 교육위원회”라고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관할 내)사립학교 보조금 지급을 강제하는 문부과학성은 최악이다. 문부과학성의 관료들을 즉각 전원 교체해야 한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유달리 공립학교에 애착이 강해 “(학부모가 자녀를 사립학교에 입학시킬 때는) 공립학교에 없는 부가가치를 추구하기 때문이며 (학부모 입장에선) 그만큼 돈이 더 들어야 당연하다”며 사학조성금을 삭감하기도 했다. 그는 변호사 시절에도 “변호사 중에도 에스컬레이터 식으로 (쉽게) 올라오는 사람과 공립에서 다져져 올라오는 사람은 전혀 다르다. 사립학교의 동질성 안에서 자라게 되면 이질적인 인간들과 접하기가 힘들어진다”는 지론을 펼치기도 했다. 하여간 이 같은 추진력 덕분에 오사카부는 변화의 징후들이 하나 둘씩 나타났다. 당장 11년 만에 올해는 오사카부의 일반회계가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인건비 삭감 등 과감한 행정개혁의 효과가 1년 만에 나타난 셈이다. 특히 세출은 지난해 대비 2.4% 줄어들었다. 그러자 곱지 않은 시선으로 지사를 대하던 공무원들의 자세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고통분담이 눈에 보이는 성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중앙정부도 하시모토 지사의 활약에 기죽은 듯 국가 직할사업의 지자체 부담금 비율을 33%에서 10%가량으로 낮추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물론 하시모토 지사는 “10%도 안 된다. 0으로 해야 한다”고 목청을 돋운다. 하시모토 지사의 다음 미래 구상은 ‘도주(道州)제’ 쟁취다. 일본의 행정구획은 현재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 예컨대 홋카이道, 도쿄都, 오사카府, 지바縣 등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를 홋카이도는 그대로 두고 나머지 지자체를 보다 크게 묶어 몇 개의 대규모 주(州)로 만들려는 구상이 바로 도주제다. 늦어도 2018년까지는 도주제가 성립되도록 하겠다는 게 그의 꿈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전국의 지방도시를 적극적으로 돌아다니며 도주제의 필요성을 호소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그가 오사카는 물론 교토(京都), 나라(奈良), 고베(神戶) 등 간사이 지역의 지자체를 하나로 결합한 ‘간사이주 대통령’을 염두에 두지 않았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39세의 젊은 지사 하시모토의 최종 목표는 ‘일본국 총리’가 아니겠느냐는 이야기도 주변에서 벌써 새어 나온다.다만 그가 ‘지역구’에서 ‘전국구’로 영역을 넓히는 과정에선 공격적이고 앞뒤를 가리지 않는 그의 성격이 적어도 일본에서는 강점 아닌 약점으로 작용할지 모른다. 그걸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그의 미래가 달려 있다.

2009.04.1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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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개발 바람 부는 ‘숨은 땅’

산업 일반

경기도 양주시는 수도권에서 대표적인 집값 소외지역이었다. 최근까지도 부동산시장에서 양주의 존재감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정부와 바로 맞붙어 있다거나, 서울 도심과 거리가 동탄신도시보다 가깝다는 등의 사실을 아는 사람도 별로 많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양주시 전체 인구는 6만4000여 가구, 17만8000여 명밖에 되지 않는다. 면적은 분당신도시의 4.5배에 달하지만 인구는 40%에 불과하다. 아파트도 2000년을 전후해 본격적으로 지어지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는 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었다. 한마디로 지금까지 수도권에서 ‘미개발지’로 남아있었다는 얘기다. 이런 양주가 요즘 개발과 팽창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그 중심에 수도권 2기 신도시인 양주 옥정신도시가 자리 잡고 있다. 양주와 동두천 등 경기 동북부지역은 서울과 인접한 거리임에도 교통이 불편해 그동안 각종 개발 호재에서 소외돼 왔다. 하지만 새 도로가 개설되고 전철이 복선화되는 등 최근 들어 이 지역 교통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무주택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옥정신도시, 동북부 거점도시로 개발 옥정지구와 회천지구로 나뉘어 개발되는 옥정신도시는 내년부터 분양에 착수한다. 2012년 신도시가 완공되면 모두 5만3000여 가구가 입주한다. 시 인구가 지금보다 2배나 불어나는 셈이다. 옥정신도시는 옥정지구와 회천지구가 합쳐진 1084만4000㎡(331만 평) 규모의 거대 신도시다. 두 지역은 서로 맞닿아 있다. 정부와 양주시는 옥정신도시를 첨단산업·교육문화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수도권 동북부의 거점도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옥정·고암·회암·율정동 일대에 조성되는 옥정지구(642만7000㎡·194만4000평)에는 3만8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내년에 공사에 들어가 2011년 완료할 계획이다. 회천지구는 덕정·회정·덕계·산북동 일대 441만7000㎡(134만6000평)에 1만9000가구를 수용하는 것으로, 올 하반기 개발계획 수립을 끝내고 2012년 사업 완료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정부는 자족기능을 최대한 확보해 옥정신도시가 베드타운화하는 악순환을 막기로 했다.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는 양주신도시의 자족기능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신도시 내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산업단지는 양주시가 추진 중인 섬유산업 클러스터, 첨단산업 관련 부품·장비업체의 집적지로 개발된다. 양주시에 개발 바람이 거세지면서 교통망도 대거 확충된다. 경원선 복선 전철 개통을 비롯해 서울~포천 간 고속도로, 서울 제2외곽순환도로, 3번 국도 우회도로 등 새 교통망이 양주의 개발 바람을 이끌고 있다. 양주시 덕정동 우리공인 김영신 실장은 “양주는 거리상 서울과 가깝지만 그동안 교통여건이 나빠 주거지로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며 “교통여건이 속속 개선되고 있어 일산·파주와 함께 수도권 북부 신흥 주거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도권 동북부 지역에서 첫 신도시로 개발되는 양주신도시는 서울 경계에서 약 13km, 서울 도심에서는 30km 지점에 있다. 서울 도심과의 거리만 놓고 본다면 김포신도시(26km)보다 멀고, 동탄신도시(40km)보다는 가깝다. ◇교통여건 개선 기대감 솔솔 그동안 교통여건이 열악해 수도권 남부권역에 비해 주거환경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으나 최근 대규모 교통망 계획으로 내집 마련 수요자들의 관심이 점차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우선 2008년 개통 예정인 경원선 복선 전철 덕계역이 신도시(회천지구) 안에 신설될 예정이다. 이 경우 서울 도심에서 40분대 거리로 교통여건은 획기적으로 개선돼 서울길이 훨씬 빨라진다. 또 내년 1월 사패산 구간 7.5km(양주 장흥면~의정부 호원동) 완공으로 완전 개통되는 서울외곽순환도로 동북부 구간에서도 가깝다. 이 구간이 완공되면 양주에서 강남까지 30분대 교통여건이 갖춰져 일대 아파트 투자 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어 국도 3호선(4차로)이 6차로로 확장되고, 옥정우회도로 등 도로 7개 노선이 2010년까지 건설돼 신도시 완공 후에는 교통여건이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전망이다. 양주시 덕계동 조은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가을 서울·수도권 집값 급등기 이후 양주에서도 손바뀜이 많이 일어나며 가격도 꽤 많이 올랐다”고 밝혔다. 옥정신도시 분양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9월 동시분양 예정인 인근 고읍지구의 평당 분양가가 700만원대 초반인 점을 감안,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황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 받아 주변에 비해 싸게 나올 것”이라며 “수도권 동북부 지역에 생활기반을 둔 내집 마련 실수요자라면 한번 적극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옥정신도시는 일정 기간(보통 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 1년 이상) 해당 지역에 거주한 사람에게 분양 물량의 30%가 우선 공급된다. 나머지 70%는 우선 공급에서 탈락한 해당지역 거주자와 서울·수도권 청약통장 1순위자에게 주어진다. 공공 분양 물량(주공·경기지방공사)은 전용 25.7평 이하는 청약저축, 25.7평 초과는 청약예금 가입자만 청약할 수 있다. 청약부금 가입자는 25.7평 이하 민간 중소형에만 청약할 수 있다. 전매제한 기간은 공공택지 규정을 적용 받아 계약 후 중대형 7년, 중소형 10년이다. ◇고읍지구는 어떨까 이 밖에 양주지역에서 개발될 택지개발사업지로는 덕정2지구와 고읍지구, 광석지구 등이 있다. 이들 택지지구 중에선 148만4000㎡ 규모의 고읍지구가 올해 하반기 첫 아파트 분양 테이프를 끊는다. 서울 북동쪽으로 28km 떨어진 고읍지구는 주변에 3번 국도와 43번 국도가 지나지만 교통사정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인근에 경원선 덕계역이 오는 10월께 개통하면 서울 접근성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포천 간 고속국도 등도 계획돼 있다. 인근 옥정신도시와 회천지구 등과 연계되면 1420만㎡(430만 평)의 거대 도시가 된다. 고읍지구에서 9월께 8개 단지 4347가구가 나올 예정이다. 이 중 6개 단지 3465가구가 동시분양 물량이다. 유승종합건설 2개 단지는 개별 분양될 예정이다. 한양이 3개 단지를 분양한다. 집값·땅값이 비싸지 않은 지역이어서 분양가도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용 85㎡ 이하 중소형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아 ㎡당 211만원대(평당 700만원대)로 추산된다. 중대형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아 업체 측에서 자율적으로 분양가를 정할 수 있다. 업계는 중소형보다 다소 비싸겠지만 ㎡당 242만원(평당 800만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비싸지 않아 보이지만 문제는 주변 시세와의 격차다. 지역의 대표 아파트 ‘양주 자이’가 있는 삼숭동(㎡당 181만~241만원)과 덕계·덕정동(㎡당 151만~181만원) 정도가 비교적 높을 뿐 나머지 지역은 ㎡당 105만~136만원(평당 350만~450만원) 선을 맴돈다. 결국 싼 집값에 끌려 양주로 찾아들던 인근 의정부와 서울 노원·도봉 지역의 수요자들이 평당 700만원대 분양가와 5~10년의 전매제한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여부에 따라 전매제한이 다르다. 상한제 적용을 받는 중소형은 계약일부터 10년간 팔지 못한다.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 중대형은 입주 후 팔 수 있다. 상한제와 채권입찰제가 적용되는 가운지구 주택공사 중대형의 전매제한 기간은 계약일부터 5년이다. 고읍지구는 크기가 66만㎡가 넘어 공급 물량의 30%를 해당지역 거주자에 우선 공급하고 나머지 70%는 다른 수도권 거주자도 청약할 수 있다. 청약가점이 높고 내집 마련이 급하지 않은 수요자는 내년 이후 나올 옥정신도시를 기다리는 것도 괜찮다. 입지 여건 등에서 옥정신도시가 낫기 때문이다. 동시분양의 경우 중복 청약이 안 된다. 청약자는 입지가 좋은 아파트 한 곳만 선별해 청약해야 한다.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는 아파트가 들어설 현장과 지역의 발전상을 챙겨봐야 한다. 내집마련정보사 강현구 실장은 “이곳에서는 개발 재료를 업고 투자 수요가 일시에 몰리면서 부동산 가치가 과대평가될 수 있는 만큼 주변 가격과 입지 여건 등을 꼼꼼히 따져본 뒤 실수요 중심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2007.09.03 10:33

5분 소요
[뉴 오일로드의 출구] “에너지 유통의 중심지 될 것”

산업 일반

우기(雨期)인 이스탄불의 겨울은 종일 진눈깨비가 흩날렸다. 며칠째 눈과 비가 번갈아 내리는 바람에 미로 투성이인 이스탄불 도로는 먹다 남은 팥빙수처럼 질퍽했다. 비록 이스탄불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데는 실패했으나 보스포루스 해협은 지겹도록 구경할 수 있었다. 화물선, 유조선 할 것 없이 육중한 배들이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해 흑해로 들어가기 위해 하염없이 대기하고 있는 지중해 바다 또한 하나의 구경거리였다. 기상조건이 나빠질 경우 사고를 우려한 터키 정부가 보스포루스 해협의 통과 시간을 평소보다 까다롭게 통제하기 때문이다. 우기인 겨울철에는 특히 이 통제가 잦다. 그런데 문제는 겨울이 되면 주변 국가들의 에너지 수요 증가 탓으로 배는 더 몰리고 바닷길은 더 막힌다는 것이다. 모든 해협이 다 그렇겠지만 보스포루스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은 여러 면에서 유별나다. 터키, 그루지야, 러시아,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불가리아가 해안선을 나눠가지는 흑해는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의 석유와 가스가 긴 파이프라인(CPC라인)을 타고 나온 종점이다. 노보로시스크, 로스토프나도누, 오데사 등 항구에서는 석유를 실은 배들이 지중해를 향해 출발한다. 항로, 교통규칙, 항만시설 등을 관장하는 국제해사기구(IMO)는 2001년 “보스포루스 해협은 좁고 얕아 하루 1억t 이상의 배가 다니는 것은 위험하다”고 발표했다. 인근에 인구 1000만 명이 넘는 국제도시 이스탄불이 있어 자칫 대형 오염사고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한 화물량은 하루 평균 1억6000만t이었다. 이미 IMO가 권장한 규모를 넘어섰다. 보스포루스 해협은 이미 한도를 초과한 카드와 같다. 터키의 국영석유회사 TPAO의 무라트 울루 기획국장은 “최근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이 생산량을 늘려 탱커(석유를 실어나르는 배)들의 규모와 숫자가 더욱 늘었다”면서 “터키 정부는 더 이상 해상 수송을 늘리지 말고 터키 육로를 가로지르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해 이용하라고 주변국에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국 영토 내 파이프라인을 건설할 경우 터키가 얻는 이익은 막대하다. 현재 보스포루스 해협은 국제적으로 공해(空海)이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배가 지나가도 터키 정부가 얻을 수 있는 수입은 거의 없다. 그저 위험에 대비해 통행을 제한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파이프라인은 다르다. 우선 건설시 공사로 인한 수입을 얻을 수 있다. 대부분 터키 건설회사와 근로자들이 공사를 담당한다. 여기에 완공 후 오일 통과 때 통과료와 관세 수입이 생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산유국의 유통로를 터키 내에서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정치적, 전략적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가 자국을 통과하는 러시아 가스의 통과료를 올려달라면서 러시아와 대립한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 유럽으로 수출하는 러시아 가스 중 3분의 2가 우크라이나를 통과한다. 러시아로서는 우크라이나의 요구가 괘씸해도 들어줄 수밖에 없다. 터키 역시 보스포루스 해협의 교통 체증을 이유로 러시아에 계속 파이프라인 건설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삼순∼제이한 간의 파이프라인이 건설 중이다. 올해 완공될 이 라인은 터키의 흑해항인 삼순에 러시아 탱커가 도착해 오일을 내려놓으면 파이프라인을 통해 지중해에 면해 있는 제이한으로 운반된다. 러시아는 여기서 유럽이든, 아시아로든 실어 나를 수 있다. 러시아는 터키뿐 아니라 인근의 불가리아와 루마니아도 활용하고 있다. 보스포루스 대신 루마니아 항구에서 불가리아를 거쳐 그리스로 가는 파이프라인 건설도 검토 중이다. 여기서 유럽으로 직접 배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다 터키가 보스포루스를 통제하기 때문이다. 러시아뿐만이 아니다. 바쿠에서 출발하는 사우스코카서스파이프라인(SCP)은 트빌리시를 거쳐 터키의 에르주룸까지 연결된다. 여기서 북쪽이나 서쪽에 있는 항구를 통해 유럽으로 동유럽과 그리스, 이탈리아 등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스 파이프라인은 최초로 러시아 가스가 아니라 카스피해에서 생산된 가스가 서방으로 간다는 점에서 전략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유럽으로서는 가스 공급원의 다변화와 러시아가 陸┎舊?않는 첫 번째 가스 공급이라는 의미가 있다. SCP는 BTC라인과 같은 경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건설비용도 덜 든다. 앞으로 SCP라인은 아제르바이잔의 가스전뿐 아니라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의 가스도 실어나를 것으로 보인다. 투르크메니스탄의 경우 현재 러시아의 파이프라인을 이용해 가스를 수출하고 있다. 생산량의 80%를 러시아의 CPC라인을 이용해 수출하고 있고 수출량의 60%는 현금이 아닌 물품으로 지급받는다. 더구나 투르크메니스탄은 ㎥당 30달러 정도로 러시아에 팔고, 러시아는 이 가스를 서방에 200달러 정도로 판다. 개인 우상화 등 극단적인 독재정치를 펴고 있는 투르크메니스탄은 러시아와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간섭에서 벗어나기 위해 러시아를 이용하면서 바터(barter) 무역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막대한 가스를 러시아 가스관을 통해 싼값에 수출하는 것이다. 투르크메니스탄이 SCP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으로 변화가 필요하다. 터키를 비롯한 주변국에서는 2~3년 내에 투르크메니스탄의 에너지 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도 러시아에 편중된 가스 도입원을 다변화하고 싶어한다. 일이 그렇게 진행되면 터키의 몸값은 저절로 올라가게 돼 있다. 터키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아직 미개발지이지만 이라크 북부의 가스와 이란 북부의 가스까지 터키를 통해 유럽으로 내보낸다는 계획이다. 울루 기획국장은 “정부는 제이한에 가스 액화시설을 세워 카스피해 가스는 물론 이란, 이라크 북부, 러시아 가스까지 집결시키는 센터로 육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이한에 가스 액화시설이 세워지면 인근 중앙아시아, 러시아 남부, 중동의 북부 등 인근 지역에서 유일하게 가스 액화시설을 갖춘 곳이 된다. 장거리 수송 및 해상을 통한 수출이 자연히 제이한을 통해 이뤄지게 되는 셈이다. 이미 BTC라인이 완공됐고, 이 파이프라인이 가동되면 연간 1억 달러의 수입(관세, 통과료)이 생기는 터키는 앞으로 제2, 제3의 파이프라인을 유치해 명실공히 에너지 유통의 중심으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항공노선으로 본 터키 중앙아시아로 가는 비행기 보면 타슈켄트보다 이스탄불이 많아 중앙아시아의 허브는 어디일까? 옛 소련 시절 중앙아시아의 중심지는 타슈켄트였다. 지금도 중앙아시아 5개국(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은 물론 인근의 카스피해 서안에 있는 아제르바이잔, 그루지야, 우크라이나 등으로 가는 비행기는 타슈켄트에서 출발한다. 예를 들어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카자흐스탄의 알마티로 가려면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를 거쳐야 한다. 그루지야에서 투르크메니스탄도 마찬가지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서 키르기스스탄도 타슈켄트를 경유해 간다. 타슈켄트는 카스피해 연안 국가의 항공 허브다. 하지만 이제부터 중앙아시아나 카프카스 지방으로 가려면 타슈켄트 대신 이스탄불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스탄불에서 중앙아시아 5개국과 카프카스 지역으로 뜨는 비행기는 타슈켄트보다 훨씬 많다. 이스탄불에서 이들 8개국으로 가는 비행기편은 1주에 61편이나 있다. 이 중 알마티, 바쿠, 트빌리시는 하루 한 편 이상 있다. 반면 타슈켄트는 주 14회에 불과하다. 트빌리시와 오데사로는 직항편이 없다. 이미 중앙아시아와 카프카스 지역은 터키 경제권에 들어와 있다.

2006.03.13 14:39

5분 소요
[카자흐스탄의 오일] “오일달러?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산업 일반

오일에 관한 한 카자흐스탄의 등장은 21세기판 신대륙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중동 일변도였던 오일 지도에 중앙아시아라는 새로운 지역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사실 카자흐스탄의 산유량이나 추정매장량이 중동의 주요 산유국에는 못 미친다. 하지만 가격 폭등의 오일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새로운 실력자라는 데 의미가 있다. 더구나 아직도 정확한 매장량을 모른다. 미개발지가 많고, 미채굴지가 많아 추가 발굴 가능성이 크다. 석유를 보유하고 있는 많은 다른 지역들의 생산량이 줄어들거나 정점에 이른 것과는 반대다. 특히 북해유전은 이미 1999년을 기점으로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 전 세계 원유 소비량(하루 8000만 배럴)의 5%를 담당하는 북해유전의 생산량 감소는 석유시장에 큰 악재다. 하지만 카자흐스탄은 다르다. 상업유전 개발 기간이 불과 10여 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산유량과 추정매장량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99년 이후 산유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95년에 하루 생산량이 41만4000배럴에 불과했던 것이 2000년에는 하루 70만7000배럴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하루 118만 배럴로 늘어났다. 99년부터 2004년까지 생산량이 매년 15% 증가할 정도로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2010년까지 하루 생산량을 300만 배럴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하루 300만 배럴이면 현재 산유량으로 세계 9위인 캐나다와 비슷한 양이다. 지난해 생산량 중 94만2000배럴이 해외로 나갔다. 생산량의 80%가 해외로 팔리고 있는 셈이다. 2004년 원유의 평균 가격을 배럴당 40달러로만 계산해도 하루 3800만 달러의 수입이 생긴다. 카자흐스탄 정부와 외국 정유회사의 수익배분계약(PSA)을 50 대 50 정도로 보더라도 1년이면 최소 70억 달러라는 돈이 들어오는 셈이다. 최근에 개발된 유전은 계약조건도 카자흐 정부에 더욱 유리해져 수익 배분이 7 대 3(카자흐스탄 정부 대 외국기업)으로 조정되고 산유량도 늘어났으며, 유가 또한 상승세에 있어 몇년 안에 카자흐스탄의 오일 관련 수입은 수백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최근에는 탐사 기술의 발전으로 매장량이 수백억 배럴에 이르는 대형 유전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카샤간 유전이다. 2000년에 발견된 이 유전은 최근 30년간 전 세계에서 발견된 유전 중 최대의 매장량을 자랑한다. 추정매장량만 600억 배럴에 이른다. 미국 셰브론과 카자흐 오일이 함께 운영하고 있는 텡기즈 유전 역시 추정매장량이 250억 배럴에 이르는 대형 유전이다. 이 외에도 세계 최대 천연가스전으로 평가되는 카라차가나크 가스전은 1조3500억㎥에 이르는 추정매장량을 기록하고 있다. 모두 세계적인 규모다. 수십억 배럴에서 수억 배럴짜리 유전은 부지기수다. 한국이 참여하고 있는 잠빌광구는 9억 배럴 정도의 유전지대로 평가된다. 카자흐스탄 유전에서는 소형에 속하지만 다른 지역 유전에 비하면 여전히 대형 유전이다. ▶카자흐스탄 에너지 산업 살펴보니… -추정매장량 966억 배럴(세계 7위) -생산량 하루 118만배럴 -수출량 하루 94만배럴 -천연가스(세계 15위) 확인 매장량 2조4850억㎣ -원유 관련 외국인투자 46억 달러(2004)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국 자본들 역시 카자흐스탄 유전 개발을 위해 돈을 쏟아붓고 있다. 마틴 퍼슬 셸 CIS 담당 사장은 “카자흐스탄에 투자할 준비가 안 된 메이저는 없다”고 말할 정도다. 지난해 카자흐스탄 오일 부문에 투자된 외국 자본은 46억 달러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10년간 매년 40억~50억 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의 김현무 상무는 “계약 조건이 나빠지더라도 유전 개발은 성공만 하면 대박”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1억 배럴짜리 광구를 발견했다고 치자. 7 대 3으로 계약했다 하더라도 3000만 배럴에 대한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 유가를 50달러로만 계산해도 15조원의 수익이 생긴다. 걸리기만 하면 분명히 대박이다. 세계적인 오일 메이저들이 카스피해로 집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텡기즈·카샤간·카라차가나크 등 주요 유전은 사실상 미국과 유럽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셰브론·엑손모빌·코노코필립스(이상 미국), 셸·ENI·토탈·BG(이상 유럽) 등이 카자흐스탄 국영석유회사인 KMG와 더불어 주요 유전의 지분을 대부분 소유하고 있다<40쪽 그래프 참조>. 카자흐스탄에 서방 기업과 자본이 먼저 진출한 것은 소련 시절 탐사된 유전들이 기술적 한계로 제대로 생산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의 유전이 카스피해 해저에 있어 소련의 기술로는 어려움이 많았다. 92년 소련연방에서 독립한 카자흐스탄은 돈도 부족했다. 자본의 부족과 기술의 한계를 동시에 극복해 준 것이 바로 서방의 오일 메이저들이었다. 중국 역시 석유공사(CNPC)를 통해 97년부터 자나졸 유전(추정매장량 10억 배럴)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유전개발회사인 악토베무나이가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올 8월 카자흐스탄의 쿰콜 유전을 보유하고 있는 페트로카자흐스탄을 42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세계의 이목을 모았다. 페트로카자흐스탄이 보유하고 있는 유전의 추정매장량은 5억5000만 배럴에 달한다. 또 지난 10월 추정매장량 35억 배럴에 이르는 다르칸 유전을 KMG와 함께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다르칸 유전은 스페인의 국영석유회사 렙솔이 5년간 공들여 운영권을 손에 쥐기 일보직전까지 갔는데 CNPC가 높은 값을 불러 합의권을 따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카자흐스탄 사무소의 장성진 부장은 “렙솔 사장이 ‘요즘 중국·인도 때문에 못살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카자흐스탄 중부 아타수와 중국 서부 아라산커우 간 998㎞ 구간의 송유관을 완공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이 공사에 중국은 3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이 구간의 완성으로 2006년에는 연간 5000만 배럴, 2011년에는 1억 배럴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가게 된다. 또 올 초부터는 천연가스 송유관 건설에 대해 카자흐스탄 정부와 논의 중이다. 이 송유관이 건설될 경우 2008년부터 연간 8억㎥의 천연가스가 중국으로 공급된다. 미국과 중국이 사활을 건 싸움을 한다면 일본과 러시아는 실리를 위해 카자흐스탄에 투자를 하고 있다. 일본의 민간 석유개발 업체인 인펙스는 카샤간 유전에 지분을 투자하고 있고, 러시아의 루크오일도 카라차가나크 가스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는 옛 소련권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카자흐스탄 원유의 주요 수송수단인 파이프 라인 루트를 러시아 영토 내에 둠으로써 이익과 영향력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전 세계 유전개발회사들의 참여에서 볼 수 있듯 카자흐스탄은 제2의 사우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5월에 완공된 BTC 라인이 앞으로 카자흐스탄 원유 수출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거리다. BTC 라인은 카스피해 송유관 중 유일하게 러시아 영토를 지나지 않고 지중해로 나가는 파이프 라인이다. 내년부터 아제르바이잔 원유가 BTC 라인을 통해 서방으로 공급되겠지만 향후 카자흐스탄의 막대한 원유가 얼마만큼 이쪽으로 흘러갈지도 흥미있는 대목이다. 동쪽 관을 통해 중국으로 흘러가느냐, 서쪽 관을 통해 유럽으로 흘러가느냐에 따라 중국과 미국 간 패권 싸움의 향방이 갈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카자흐스탄의 오일을 두고 전 세계 패권이 충돌하고 있다. 반면 카자흐스탄은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오일 수출로 연간 벌어들이는 돈만 70억 달러에 달한다. 우리나라 돈으로 연간 7조원이다. 하지만 이는 겨우 서막에 불과하다. 마르첸코 전 경제부총리는 “카자흐스탄이 최근 오일달러의 혜택을 보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개발은 시작도 안 했다. 오일에 관한 한 이제 시작 단계”라고 말했다. 실제 카자흐스탄의 오일 생산량은 2020년 피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하루 생산량 118만 배럴인 수준이 2010년에는 300만 배럴, 2020년에는 500만 배럴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적어도 향후 15년간 오일 생산량은 상승일로다. 배럴당 50달러로 계산하면 2020년에 카자흐스탄이 오일에서 벌어들이는 돈만 연간 500억 달러가 넘는다. 지금처럼 배럴당 60달러면 말할 것도 없고, 30달러 이상만 돼도 카자흐스탄 경제는 엄청난 캐시카우를 갖게 되는 셈이다. 건설 붐이 일고, 인프라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그렇게 욕을 먹고 밀어붙였던 초호화판 신(新)수도 아스타나를 그야말로 중앙아시아의 중앙에 잡고서 세계를 호령하는 날이 올는지 그 누가 알겠는가. 인터뷰ㅣ우작바이 카라발린 카즈무나이가스 사장 “이젠 BRICKs라 불러다오” 카자흐스탄 석유, 한 국가가 독점하는 일 없을 것 카자흐스탄의 국영 석유업체 KMG는 카자흐스탄 오일산업은 물론 경제의 엔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국영회사를 통하지 않고는 어떤 유전 개발도 불가능하며 점점 더 입김이 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2년 국영 석유회사인 카자흐오일과 국영 가스회사인 트랜스네프티가즈가 합병해 출범한 KMG는 카자흐스탄 유전개발에 전권을 쥐고 있는 국영회사다. 2002년 KMG가 설립된 이후 카자흐스탄 석유개발에 참여하는 모든 회사는 KMG와 합작으로만 사업을 할 수 있게 법이 바뀌었다. 합작은 반드시 KMG가 지분 혹은 수익배분 계약에서 50% 이상의 지분을 가지도록 의무화했다. 유전 개발 이익을 외국업체에 그냥 넘기지 않겠다는 의지다. 이 때문에 카자흐스탄의 유전 개발이 활성화될수록 KMG의 수익과 영향력은 커지게 된다. KMG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둘째사위가 KMG의 부사장을 맡고 있을 정도다. 카라발린 사장은 카자흐스탄 오일산업의 핵심 인물이다. 유전 개발을 위한 계약이나 광구 배정에 그의 영향력이 적지 않다. 그에게 카자흐스탄 석유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들었다. 당초 인터뷰 시간이 15분밖에 허락되지 않았으나 실제 인터뷰는 1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오일 가격 상승으로 카스피해 오일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KMG의 역할은 무엇인가. “카자흐스탄에는 풍부한 석유자원이 있다. 우리 회사는 석유자원의 개발을 전체적으로 책임지는 회사다.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중요한 회사고 앞으로 국가를 발전시키는 데 아주 중요한 회사다.” 브릭스(BRICs) 국가라는 용어가 유행인데 거기에다 카자흐스탄의 ‘K’를 추가해야 하는 것 아닌가? “잠재 역량으로 보면 충분히 타당한 말이다. 우리나라는 실제로 지난 수년간 연간 10~12%씩 성장해 왔다. 인구나 시장 규모는 못 미치지만 자원의 규모로는 대국이라고 할 수 있다. 투자 정책도 상당히 개방적이고 발전돼 있다. 카자흐스탄의 잠재력은 BRICKs라고 부르기에 부족하지 않다.” 유전 개발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회사나 나라가 많은데.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한 나라에 의존하지 않는다. 아제르바이잔은 BP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문제는 지나치게 한 업체에 의존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러 국가를 참여시켜 균형을 맞춘다.” 중국·인도의 성장으로 자원전쟁은 불가피해졌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의 수출량이 적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 BTC 라인은 서유럽시장으로 나가는 것이고, 중국과의 라인도 있다. 이란·러시아 쪽으로의 파이프 라인도 검토하고 있다.” 중국과는 이미 파이프 라인도 건설하고 있지 않은가? 중국과 좀 더 가까운가? “중국이 돈을 내고 사업을 하겠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자기 돈으로 파이프 라인을 만들고 유전에 투자하고 있다. 국경을 접해 있고 소비량이 많으며, 우리는 공급할 능력이 있다. 우리로선 가까운 큰 시장을 옆에 두고 있는 셈이다. 현재 우리 산유량을 다 팔아도 중국의 소비량을 채울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석유를 중국에 다 팔지는 않는다.” 중국과 너무 가까워지면 미국이 별로 안 좋아 할 텐데…. “….” 인도는 움직임이 없나? “인도도 여러 번 우리와 협상을 했다. 하지만 아직 실현된 것은 없다. 유전개발에는 이미 참여하고 있다(방금 전 ‘미국 질문’에 대한 대답인 듯). KMG는 국영회사이기 때문에 나라를 위해 돈을 버는 것이 임무다. 이를 위해 석유를 개발한다. 어떤 나라에 많이 주든지, 어떤 나라와 친해지든지 그건 나라에서 할 일이다.” 한국도 최근 카자흐스탄의 에너지 자원에 관심이 많다. “한국의 석유공사 컨소시엄도 유전광구를 신청해 놓고 있다. 잘 될 것이다. 한국은 여러 가지 발전된 석유화학 업체가 있다. 그 업체들이 우리와 협력하길 바란다. 우리나라는 아직 석유화학 산업이 발전해 있지 않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증가하는 오일달러를 어떻게 쓰고 있나? “그게 중요하다. 버는 것보다 쓰는 게 더 중요하다. 그래서 한국의 경험도 연구하고 있다. 인프라 건설이나 비(非)오일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아스타나 건설도 그 일환이다.”

2005.12.05 13:40

8분 소요
현지 진출 성공의 조건 '비엣키우' 네트워크를 뚫어라!

산업 일반

베트남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베트남은 연평균 7%가 넘는 경제성장률과 인구 8,000만 명이 넘는 거대 내수시장으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내수 불황의 돌파구로 베트남을 찾는 한국 기업들도 늘고 있다. 한국은 올 들어 베트남 내 직접투자 건수에서 1위에 올랐다. 베트남 시장의 가능성과 베트남을 움직이고 있는 실세 ‘비엣키우(Viet-Kieu)’를 현지 취재를 통해 알아봤다. 응웬 바오 황(Nguyen Bao Hoang·31)은 베트남계 미국인이다. 그에겐 미국식 이름인 헨리가 더 친숙하다. 그는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 새로 형성된 부촌인 호터이 호수 근처에 살고 있다. 현지 사람들은 그를 ‘비엣키우(Viet-Kieu)’라고 부른다. 해외에 사는 중국인을 화교라고 부르듯 해외로 이민간 베트남인을 일컫는 말이다. 그는 2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 대학에서 고전문학을 전공했다. 하버드대학을 차석으로 졸업한 그는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와 의학석사를 받았다. 그가 의사 직업을 포기한 이유는 단순 명료하다. “베트남에서 더 나은 비전을 찾을 수 있었다”는 것. 의사를 그만두자마자 곧바로 베트남으로 건너왔다. 주위 사람들은 의아해 했지만 그는 자신을 ‘지극히 이기적’이라고 표현한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미국에서 ‘꼬리’가 되느니 급속하게 성장하는 베트남에서 ‘머리’가 되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현재 응웬은 베트남 정보기술(IT) 업계의 신세대를 대표한다. 그는 IDG벤처스베트남을 이끌고 있다. IDG벤처스는 IT 시장조사업체인 미국 IDC의 자회사로 IT에 전문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는 지난 10월 “베트남 IT 분야에 1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베트남 산업에 투자하는 펀드는 있었지만 IT 분야에 이만큼 투자하는 펀드는 없었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전세계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나라는 흔치 않다”며 “어떤 시장이든 첫발을 내딛는 사람에게 축복이 내리게 마련”이라고 자신했다. 응웬과 같은 비엣키우의 원조는 보트피플(난민)이다. 1970년대 초반 베트남 지식인들과 상류층은 베트남전 당시 공산체제를 피해 해외로 도피했다. 현재 300만 명으로 추산되는 비엣키우들은 미국·호주·유럽 등지에서 IT 기술자·변호사·의사 등에 종사하면서 상당한 부를 쌓았다. 한국 못지않은 교육열 때문에 비엣키우 2세들은 대부분 미국 주요 대학에서 엘리트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현재 실리콘밸리에서도 인도인·화교에 이어 상당한 세력으로 등장했다. 응웬은 “얼마 전 호치민시에서 열린 ‘실리콘밸리의 비엣키우 모임’에 참석했다”며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300여 명의 비엣키우들이 모여 서로 네트워크를 확인하고 앞으로 베트남에 어떻게 투자할지 논의했다”고 말했다. 비엣키우는 현재 베트남 경제의 젖줄로 변신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이들이 베트남으로 보내는 금액은 연간 30억 달러를 상회한다. 이는 베트남 수출액의 20%,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6~7%에 달한다. 송금액은 매년 10%씩 증가하고 있다고 세계은행은 밝혔다. 베트남 정부로선 이런 비엣키우를 남다르게 대접할 수밖에 없다. 지난 9월부터 베트남 정부는 비엣키우들이 출입국시 특별문을 사용하도록 했다. 또 통관시간을 줄이기 위해 두 번씩 거치도록 돼 있는 탑승객들의 화물 검사를 한 번으로 간소화하고, 비엣키우들의 통관서류를 도와주는 전담팀도 구성했다. 숫자로 본 베트남 2 베트남은 쌀·커피 원유 등 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세계 2위의 쌀 수출 국가며 커피 수출 역시 브라질에 이어 세계 2위다. 3.3 베트남의 면적은 33만㎢ 로 남한의 3.3배에 달한다. 9.6 베트남은 오토바이의 천국이다. 인구 9.6명당 한 대씩 오토바이를 가지고 있다. 461 베트남의 1인당 국민소득은 461달러. 하노이와 호치민 시민의 소득은 1,500~2,500달러 수준이다. 81400000 베트남 인구는 8,140만 명에 달한다. 정부 규제 풀리자 비엣키우들 고국행 러시 최근 베트남 경제의 급성장 역시 비엣키우의 베트남 직접투자와 맞물리며 시작됐다. 베트남 정부가 2002년부터 비엣키우들의 현지 투자에 대한 규제들을 풀었다. 비엣키우들은 당시 내국인과 동등하게 주택·토지 사용권을 부여받았다. 베트남 정부는 이들이 해외에서 송금하는 돈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투자 수익을 국외로 송금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자 해외에서 기반을 잡았던 비엣키우들이 몰려들어 베트남은 이른바 투자 열풍에 휩싸이고 있다. 먼저 부동산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아직 땅에 대한 소유 개념이 없다. 하지만 50년 동안 임대할 수 있어 소유에 가깝다. KOTRA 하노이 무역관의 정원준 과장은 “50년 후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임대 자체가 소유로 연결된다고 현지인들은 믿고 있다”며 “지금 하노이에서는 부동산 열풍 때문에 아파트 구하기가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대우건설·LG건설·포스코개발 등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는 하노이 신도시 개발지역. 이곳에 건설 중인 한 아파트는 45평 기준 분양가가 10만 달러가 넘는다. 해당 지역의 90% 가까이가 논과 밭 등 미개발지역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액수다.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는 평당 1,000만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비엣키우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하노이 공항 근처 땅은 2002년에 비해 최고 30배가 올랐다.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의 경우 2년 전 분양 당시에 비해 3배가 올랐다”며 “주택 공급 부족으로 아파트 가격이 매년 급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와 호치민의 부동산 가격은 베트남의 경제 수준에 비해 터무니 없이 높은 편이다. 2003년 기준으로 베트남의 1인당 국민소득은 500달러가 채 되지 않는다. 경제 수도라 불리는 호치민 시민의 소득도 2,000~2,500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그럼에도 부동산가격이 거품이라고 생각하는 현지인은 거의 없다. KOTRA의 정 과장은 “베트남은 공식 통계와 비공식 통계 간 차이가 상당히 크다”며 “비엣키우들이 부동산 사재기에 나서고 있고 베트남인 중에서도 숨은 재력가들이 상당히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KOTRA에 근무하는 베트남 운전사만 해도 월급은 200달러가 채 되지 않지만 그가 최근에 구입한 차는 4만 달러가 넘는다”며 “과외 수입이나 커미션 문화가 일반화돼 있어 눈에 보이는 소득만으로는 생활 수준을 가늠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 삼성전자 베트남 현지 공장. 베트남인들은 손재주가 뛰어난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공장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시간당 70센트로 우수한 인력을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오랫동안 공산주의 체제에서 살아온 베트남 국민들은 은행에 돈을 맡기려 하지 않는다. 은행 신용도가 낮아 예금 인출이 불가능한 사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이유는 아직 정부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베트남인들은 미국 달러화나 금을 가장 안전한 저축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 달러를 환전할 때도 은행보다는 사설 환전소를 선호한다. 베트남인이 은행을 꺼려 하는 것은 은행을 이용할 때 그 근거가 남게 되고, 이것이 나중에 세금이나 다른 제약 사항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풍조는 현재 베트남이 가장 필요로 하는 국내 자본 형성의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비엣키우의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주력하는 또 다른 이유다. 소비 부문에서도 비엣키우는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들은 고급 외제차를 몰고 다니며 레스토랑과 바에서 VIP 대접을 받고 있다. 비엣키우가 직접 레스토랑이나 백화점 매장을 여는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개장한 하노이의 최고급 백화점 빈콤과 하노이 근교 골프장도 비엣키우 자본으로 알려져 있다. 응웬도 하노이의 최고급 와인바를 소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와인바에 들어가는 칠레 와인까지 직접 수입하고 있다. 현지의 한 프리랜서 기자는 외국에서 지냈던 비엣키우들이 고급 패션과 문화를 선도하면서 소비욕구가 강한 베트남인들의 소비 수준까지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비엣키우를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 과장은 “베트남은 아직 유통시장을 외국 업체에 개방하지 않았다”며 “베트남 현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을 만한 파트너를 찾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장일치를 통해서만 의사결정이 진행되는 현지인보다는 서구식 비즈니스 문화에 익숙한 비엣키우를 파트너로 맞는 것이 기업들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IDG벤처스의 응웬은 “IT 분야에서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 기업을 파트너로 찾고 있다”며 “서로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엣키우들에 대한 시각이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호치민의 한 한국 대기업 주재원은 “비엣키우들이 베트남에 투자한다고 해봤자 대부분 부동산이나 건설 분야”라며 “베트남 사람들 사이에는 이들이 들여오는 돈의 성격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해 있다”고 꼬집었다. “베트남은 인도 뒤를 잇는 IT 유망주” 하노이에 본사를 둔 아이스피어(www.ispheresoftware.com)의 비즈니스 형태는 매우 특이하다. 먼저 이 회사의 투자자는 미국계 비엣키우다. 이 회사는 유럽겫球?한국 등지의 IT 기업에 소프트웨어 개발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고객사로부터 원하는 소프트웨어 기술과 내용을 의뢰받아 전담팀을 구성하고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외형상 국내에 있는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 회사의 경쟁력은 비용과 인력 구성에 있다. 임진욱 대표는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베트남 현지 엔지니어의 임금은 한국의 절반 수준”이라며 “하지만 기술력은 한국 못지않다”고 설명했다. 2003년 말 4명으로 시작한 아이스피어의 직원은 이제 30명이 넘는다. 이 회사의 경쟁력은 남다른 인력 구조에 있다. 베트남계로 유럽의 IT 기업에서 일하던 투언 레 전무, 한국의 IT 기업에서 10여 년 일한 장종범 이사 등이 합류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역시 미국·한국·싱가포르 등지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대부분 ‘외국물’을 먹은 고급 인력이지만 임금은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임 대표는 “인력 수준은 중국이나 인도에 비해서도 경쟁력이 높은 편”이라며 “한국의 IT 기업들에는 우리가 수출 교두보 역할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IT 전문잡지인 가 미국 내 225개 기업의 IT 매니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44% 이상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IT를 외국에 아웃소싱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현재 전세계 IT 아웃소싱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인도의 임금이 매년 15~17% 정도 상승하면서, 아웃소싱 시장이 점차 임금이 싸고 인력이 풍부한 동남아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다. "베트남 IT 시장을 선점하라" 임진욱(31) 아이스피어 대표는 한국계 미국인 2세다. 미국 컴퓨터어소시에이츠(CA)와 핸디소프트글로벌 등 다국적 IT 기업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는 2003년 말 미국계 비엣키우 투자자의 제안으로 실리콘밸리에서 IT 불모지나 다름없는 하노이로 건너왔다. 비엣키우가 대주주로 있는 벤처캐피털 자금으로 IT 아웃소싱 전문회사를 베트남에 세우게 된 것. 가족들이 말렸지만 그가 베트남행을 고집한 이유는 응웬과 다르지 않다. 그는 “베트남의 IT 산업은 매년 30%씩 성장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누가 먼저 시장을 선점하느냐”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과 기질이 비슷해 IT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다”며 “아시아에서 중국 다음으로 큰 IT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엣키우와 해외 자본이 몰리면서 베트남 산업의 체질도 바뀌고 있다. 의류·봉제·신발 등 제조업 위주에서 IT·가전·건설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베트남이 한국의 과거를 ‘복습’하고 있다는 점이다. LG전자 베트남의 조대기 지사장은 “베트남 사람들은 가부장적인 유교사회와 높은 교육열, 외세의 침략에 장기간 시달린 것까지 한국과 매우 흡사해 한국 드라마와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베트남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IT·건설·서비스 등의 산업 수준은 한국의 10~20년 전과 같다고 보면 된다”며 “한국 기업이 뛰어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베트남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산업은 IT 분야다. 베트남은 IT 인프라에 있어 불모지나 다름없지만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에 따르면 2003년 6월부터 2004년 5월까지 베트남 IT시장의 매출 규모는 5억1,5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성장했다. 베트남의 인터넷 사용자 역시 2004년 5월 현재 총 470여 만 명으로 1년 전에 비해 2.5배 늘어났다. 하지만 이는 전체 인구의 약 6%에 불과하다.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큰 셈이다. 베트남의 휴대전화 보급률은 전체 인구의 5%인 420만 명 선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이 50%를 넘나들고 있다. 유선전화는 가입 신청 때부터 개통까지 6개월 넘게 걸리지만 휴대전화는 가입 즉시 바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IT 산업이 황금시장으로 부각되면서 한국 기업들이 분주해졌다. 2004년 1월부터 10월까지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직접투자 건수는 130건으로 투자국가 가운데 1위에 올라섰다. 투자금액으로는 싱가포르·일본·대만에 이어 4위다. 2001년 이후부터는 대만이 1위, 한국이 2위를 고수하고 있다. KOTRA 정 과장은 “관광객을 포함해 한국인 입국자가 지난해에 비해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며 “특히 한국에서 오는 경제사절단은 2003년의 10배가 넘는다”고 밝혔다. 호치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삼성전자는 2004년 베트남에서 모토롤라·소니 등을 누르고 가전과 IT 부문에서 종합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컬러TV와 컴퓨터 모니터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은 베트남 시장에서 휴대전화 매출을 급격히 늘리면서 시장점유율 35%로 노키아의 48%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노키아가 저가 휴대전화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반면 삼성은 고가 휴대전화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 삼성 휴대전화가 현지에서 ‘명품폰’으로 통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전영훈 삼성전자 베트남 사장은 “중국산 저가 브랜드들과 경쟁하기보다는 고가 제품 시장을 공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엣키우를 비롯해 일부 부유층은 고가 디지털 제품을 충분히 소화할 여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하노이에 근거를 두고 있는 LG전자는 베트남 시장에서 백색가전의 명품으로 불린다. 주요 가전제품인 세탁기·에어컨·냉장고가 모두 톱브랜드로 꼽힌다. LG전자는 교육열이 높은 베트남인에게 LG장학퀴즈 프로그램을 지원하며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성공했다. 조대기 지사장은 “베트남 사람만큼 똑똑한 민족은 드물다”며 “교육열과 근면한 민족성을 볼 때 차세대 인도차이나의 맹주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현지에서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휴대전화 서비스인 ‘S폰(S-Fone)’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S폰은 SK텔레콤과 LG전자·동아일렉콤 등이 합작한 베트남 현지법인인 SLD텔레콤이 선보이는 이동통신 서비스다.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5개월 만인 2004년 12월에 15만 가입자를 달성했다. 최근 문자메시지 서비스(SMS)와 단말기 무료 대여제를 실시하면서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경쟁이 치열했던 국내 시장에서의 경험을 현지에서 그대로 살렸다. 정대현 SLD텔레콤 사장은 “후발주자지만 지금은 선발 사업자들이 S폰의 마케팅과 서비스를 좇아오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합작투자의 경우 베트남 기업과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다. 베트남에선 이사 한 명만 거부해도 의사결정 사항이 무효가 된다. S폰의 경우 단말기 무료 임대제를 실시하기 위해 베트남 임원들을 일일이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에 부과되는 과도한 개인소득세도 문제다. KOTRA의 정 과장은 “베트남 현지인들의 개인소득세율은 5%인 데 비해 외국인들이 내야 하는 개인소득세율은 40%”라며 “중소기업이나 개인이 단독 투자할 경우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베트남에는 커미션 문화와 외국인에 대한 이중가격제가 존재한다. 아이스피어의 장종범 이사는 “아무리 사소한 거래라도 버젓이 커미션을 요구하는 베트남 관료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베트남 진출 10계명 1. 투자 성패는 파트너 선정에서 이미 판가름난다 - 상식이 통하는 파트너를 구하라. 2. 되로 주고 말로 받자 3. 자존심을 세워 줘라 - 한국인보다 자존심이 강한 민족이다. 은혜는 안 갚아도 원수는 갚는다. 여러 사람 앞에서 야단치지 마라. 4. 문제를 노출시켜라 - 베트남에서는 본인에게 득이 안 되면 철저하게 침묵한다. 5. 경험 많은 책임자를 파견하라 - 각종 법률과 제도 미비로 불확실한 상황에서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 6. 후환을 줄여라 - 작은 요청도 최대한 들어줘라. 개인이든 관공서든 어려움을 줄 수 있다. 7. 균형되게 인맥을 유지하라 - 도와주지는 못해도 방해할 수 있는 제도가 많다. 8. 보안 유지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마라 - 모든 도시가 친인척으로 연결돼 있어 보안 유지가 매우 힘들다. 9. 과신은 금물, 시스템으로 관리하라 - 시스템으로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라. 10. 교육으로 능률을 높여라 - 교육열이 높아 다른 혜택들보다 교육을 받는 것이 낫다고 여긴다.

2005.01.12 14:50

11분 소요
투자 ABC : 마지막 노른자위 땅 ‘도심 공장 터’

산업 일반

일러스트 : 김회룡 토지 투자가 개발지역에서 오지까지 일파만파 퍼져 나가고 있다. 아직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지 않은 지역과 땅값이 싼 지역을 찾아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개발 호재가 없는 땅은 투자수익이 실현되는 시점이 요원하다. 요즘처럼 경기가 나쁠 때는 도심의 요지에서도 덩치가 큰 땅이나 건물이 급매물로 나온다. 이미 개발이 완료된 서울·수도권 도심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승산이 더 크다. 도심 내 부동산은 경기가 좋아지면 외곽보다 더 빨리 회복되고 개발 용도가 다양해 환금성도 좋다. 서울과 수도권은 도심 내 가용택지가 고갈되면서 기존의 공장 터가 아파트촌이나 대형 유통단지 등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땅값이 싼 곳으로 공장을 이전하면 기존 용지 개발을 통해 큰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공장 이전에 업체들도 적극적이다. 1999년 이후 공장이나 기업용지 등이 아파트로 탈바꿈한 곳만 해도 서울·수도권에서만 30여곳에 이른다. 아직도 대규모 공장이 있는 주변지역은 낙후되고 슬럼화된 주택가가 밀집돼 있거나 상권 형성이 미흡해 넓은 대지에 낡고 오래된 저층 건물이 많다. 그동안 주거지역으로서 선호도가 낮고, 상권 활성화가 미흡해 개발이 지지부진한 탓이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앞으로 가용택지가 고갈되고 있는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아직도 미개발지로 남아 있는 대규모 공장 터와 그 주변지역이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들이라는 것이다.

2004.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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