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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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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운용, 한국투자미국장기국채펀드 출시…국내 최초 순수 미국채 편입

증권 일반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국내 최초로 순수 미국채만 편입한 공모펀드인 한국투자미국장기국채펀드를 출시했다고 8일 밝혔다. 현재 한화투자증권과 국민은행에서 가입할 수 있으며 향후 판매사를 늘려갈 계획이다. 순수 미국 국채만을 편입할 경우 미국 국채 가격의 움직임과 펀드 수익률 상관관계가 높아 투자자가 이해하기 쉬운 투자 전략으로 운용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장기 채권에 투자해 8일 기준 연환산 만기수익률(YTM) 4.55%의 이자수익과 더불어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 자본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 한국투자미국장기국채펀드는 미국 장기국채 현물 및 미국 상장 미국 장기국채 현물 투자 상장지수펀드(ETF)에 집중투자하는 공모펀드다. 포트폴리오에는 잔존만기 24년, 듀레이션 15년 이상의 미국 장기국채 현물과 미국 상장 미국 장기국채 ETF가 각각 30%와 70% 수준으로 편입된다. 일부 잔여 유동성(달러 현금)도 달러 머니마켓펀드(MMF) 등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이자수익을 추구한다. 한국투자미국장기국채펀드는 비교지수인 블룸버그 미국 장기국채 지수(Bloomberg US Long Treasury Total Return Index) 대비 초과성과를 추구한다. 해당 지수는 발행규모 3억불 이상, 잔존만기 10년 이상의 미국 장기국채로 구성된 미국의 대표적인 장기국채 지수다. 한국투자미국장기국채펀드의 미국 장기국채 포트폴리오는 비교지수 내 편입된 채권 중 ▲만기수익률 및 경상수익률(액면이자 대비 채권가격)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 ▲유동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종목을 선별, 비교지수 대비 초과성과를 추구한다.미국 장기국채 ETF 투자전략으로는 비교지수와 유사한 지수를 추적하는 채권형 ETF를 우선적으로 선별하고, 초과성과 추구를 위해 투자대상 ETF 중 ▲현·선물 투자 여부 ▲비교지수 대비 추적오차 ▲총보수 ▲유동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한다. 이외에도 금리 헤지 전략으로 포트폴리오 최대 5% 이내에서 미국채 30년 선물을 활용한다.한국투자미국장기국채펀드는 투자자 만족도를 고려해 환매기준가도 짧다. 대부분의 동일 유형(해외 채권형) 펀드의 환매주기가 9영업일이다 하지만 해당 상품은 환매 신청일로부터 4영업일 기준가를 적용해 6영업일에 환매대금을 수령할 수 있다. 서용태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전략운용부장은 “올해는 미국연방준비제도(Fed)가 그간의 공격적인 통화긴축 정책에 마침표를 찍고 연내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하 국면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점”이라며 “한국투자미국장기국채펀드는 향후 예상되는 금리 인하기에 투자해 이자수익과 더불어 자본차익까지 향유하고 싶은 장기투자자에게 최적의 상품”이라고 전했다.한국투자미국장기국채펀드는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헤지하는 환헤지(H)형, 환율 변동에 자산을 노출하는 언헤지(UH)형, 보유 달러화(USD)로 직접 투자할 수 있는 USD형으로 각기 출시됐다. 이 펀드는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운용 결과에 따라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투자시점에 따라 만기수익률(YTM)이 상이할 수 있어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

2024.04.0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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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부자' LG엔솔, 고금리에 이자수익 쏠쏠..강달러에 외환차익까지[이코노 리포트]

산업 일반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상반기 금융수익으로만 64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과 강달러 등 외부 요인으로 이자수익과 외환차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금융수익 확대로 이어졌다. 특히 금융수익이 금융비용 증가폭을 크게 상회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상반기 금융수익은 6422억원으로 전년 동기(2626억원) 대비 144.6% 급증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353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1548억원) 대비 128.2% 늘었다.세부적으로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의 금융 수익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외환차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상반기 외환차익으로 벌어들인 돈은 5206억원으로 전년 동기(1266억원)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외환차익이 전체 금융수익에서 차지한 비중은 81.1%에 달했다. 재무제표상 금융수익 항목에서 외환차익은 본사 및 해외법인의 장부통화가 아닌 외화표시 금융자산과 금융부채의 거래 시 발생한 환율 차이를 뜻한다. 즉 보고기간 말 현재 보유 중인 금융자산과 부채에 대한 환율 차이로 인해 발생한 손익인 셈이다. 통상 배터리업계의 경우 수출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환율이 강세일수록 영업이익과 금융수익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수출 거래 시 달러화로 거래를 하는 만큼 달러화가 고평가될수록 수익이 증가하는 것이다.실제 원달러 환율은 미국 정부의 긴축 정책 영향으로 소폭의 등락은 있었지만 지난해 1300원을 돌파한 이후 올해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0원 오른 달러당 1319.8원에 마감했다.예치금과 수취채권에 따른 이자수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상반기 이자수익으로 벌어들인 돈은 819억원으로 전년 동기(712억원) 대비 15% 증가했다. 이 중 703억원은 금융기관 예치금에서 발생했다. 기타대여금 및 수취채권을 통해 벌어들인 이자수익도 1160억원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자금을 조달한 후 일부 금액을 은행에 맡겨 지속적으로 이자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은행예금 및 보유현금은 2조원에 달한다. 특히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LG에너지솔루션의 이자 수익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연방준비제도(Fed)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최고치인 5.25~5.50%까지 끌어올린 상태다.이처럼 LG에너지솔루션이 막대한 금융수익을 내면서 금융비용에 대한 부담도 자연스럽게 덜 수 있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상반기 금융비용은 총 4828억원으로 전년 동기(3084억원) 대비 56.5% 증가했다. 금융비용 역시 금리 인상과 강달러 영향을 받았지만 금융수익 증가폭이 이를 상회하면서 1594억원의 이익을 낼 수 있었다.

2023.09.0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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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차 ‘사상최대’…한은, 결국 금리 인상 나설까

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하면서 한미 금리차가 22년여 만에 최대 폭으로 확대됐다. 이로 인해 외환·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커지고 수입물가가 높아져 국내 고물가가 지속 및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2월 금리 동결을 결정했던 한은이 4월에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할지 여부가 시장의 관심으로 떠오른다. 미 연준 금리 4.75~5.00%…파월 “금리 인하 시나리오 없다”미 연준은 2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4.75~5.00%로 발표했다. 기존에는 ‘3월 빅스텝’ 가능성이 높았지만 자산규모로 미국 16위 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이 3월 10일(현지시간) 파산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번에 연준이 시장 안정을 위해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준은 이번 금리 인상으로 지난해 3월 이후 9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특히 지난해 6월과 7월, 9월, 11월에 4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무서운 속도로 금리를 올렸다. 연준은 물가 안정 목표를 위해 앞으로도 금리 정책을 펼칠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시장이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면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면서 “연내 금리인하는 연준의 기본 시나리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SVB 사태 등으로 초래된 은행발 신용 악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런 이유로 물가안정 목표가 변할 수 없다는 의미다. 특히 연준은 미국의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탄력적이라고 밝히면서, SVB 파산이 전체 은행이 아닌 일부 은행의 문제로 평가했다. 다만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올해 중에 멈출 가능성은 이번 연준 발표에서 나타났다. 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상의 올해 말 금리 예상치(중간값)는 5.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예상과 같은 수준이다. 특히 점도표의 내년 말 금리는 4.3%, 2025년말에는 3.1%였다.FOMC 위원의 전망을 보면 현 18명의 위원 중 10명이 올해 말 금리를 5.00~5.25%로 내다봤다. 현재 미 연준 금리 상단이 5.00%이기 때문에, 이번 금리 인상 이후로 한 번의 금리 인상이 나온다고 해도 그 이상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연준의 이같은 금리 전망은 최근 미국 물가 상승률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동월 대비 6.0%를 기록했다. 2021년 9월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상승폭이다. 한미 금리차 2000년 이후 최대 폭 확대 이번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는 1.50%포인트가 됐다. 한미 금리차가 1.50%까지 차이난 것은 2000년 5~10월 이후 처음이다.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2월 23일 동결 조치로 3.50%를 기록하고 있다. 한미 금리차 역전폭이 커지게 되면 주식 시장과 채권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도가 커지고,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울러 수입물가 상승 영향에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시장 상황을 보면 현재까지는 외국인이 국내 상장 주식을 사들이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월 외국인은 상장주식 1조1690억원을 순매수해 외국인 순매수세가 5개월 연속 지속됐다. 다만 같은 기간 외국인은 국내 상장 채권 순회수 규모는 7780억원으로 3개월 연속 순회수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3월에도 긴축 강도를 낮췄고, 향후 금리 동결이 나올 가능성이 제시되면서 한은의 금리 인상도 계속 멈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SVB 사태에서도 국내 은행에의 여파가 크지 않고, 이에 원달러 환율도 높아지지 않고 있어 부동산 등 국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을 한은이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3월 10일 1324.2원에서 3월 17일 1302.2으로 낮아졌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 로 인해 향후 한은 금통위 경로도 더욱 명확해졌다”며 “은행 사태로 인해 금융 안정에 대한 경각심도 늘어난 상태이기 때문에 여러 모로 한은의 금리 인상은 2월로 종료됐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설명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한은 입장에서는 기준금리 3.50% 유지 시 한미 기준금리 역전폭의 최대치는 1.75%포인트로 생각할 수 있다”며 “연준의 내년 전망치 밴드를 활용하면 한미 기준금리 역전폭은 최대 1.50%포인트로 판단할 수 있어 4월 한은 금통위에서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부담은 낮아졌다”고 말했다.

2023.03.23 11:41

4분 소요
“경기 침체 면하는 미국, 피할 수 없는 세계 경제의 고통” [조원경 글로벌 인사이드]

국제 경제

‘경기 하강’과 ‘완전한 고용’이 함께하는 기이한 현상. 미국 경제를 나타내는 말이다. 미국연방준비제도(FED, 연준)를 그렇게도 애태운 물가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 10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 물가지수는 소폭이지만 선방했다. 그럼에도 연준의 매파적 발언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말 최종 금리가 4.5%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최종 금리 종착점이 5%를 넘을 것이란 전망도 여기저기 들려 온다. 이러한 가운데 아마존은 경기 둔화와 불황, 그에 따른 소비 감축을 전망하면서 1만명의 감원을 단행하기로 했다.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는 닥칠 경기침체에 대비해 기업과 가계가 비용을 줄이고 현금을 비축할 것이라 했다. 애플과 넷플릭스를 제외하고 3/4분기 실적이 나빴던 빅테크 기업의 화려했던 영예는 초라한 주가 행진으로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주가가 시장 상승을 크게 하회하고 있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역시 기업들이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앞으로 1~2년간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일론 머스크는 연준의 매파적인 통화정책이 경기 침체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 아직은 견조한 미국 소비가 미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 미국발 심각한 경기 침체가 올 것인가? 최근의 다우지수 상승세만 보면 꼭 그럴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착시일까? 다우지수는 특히 금리에 민감한 나스닥 지수와 디커플링한 상황이다. 뉴욕증시는 백신 개발에 따라 재개될 경제를 감안하여 기존 성장주와 가치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CNBC 매드머니 진행자 짐 크래머의 견해를 들어 보자. “5% 떨어진 클라우드 주식을 사는 것보다 10% 오른 항공주를 사겠다.” 연준의 계속적인 매파 발언에 따라 연준의 정책 변화보다는 미국 경제가 소프트 랜딩하기를 기대하는 가능성과 시장에서의 다른 전략을 생각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듯하다. S&P 500 지수에서 소재, 산업재, 에너지, 금융섹터의 강세는 이를 뒷받침해준다. 주식시장에서 지수 수준보다도 앞으로 변화할 주도 업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는 것이다. 그래도 경기 침체가 온다면 미국 가계의 소비가 계속 증가할지 의문이 든다. 3분기에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은 여전히 1.4% 늘어났다. 2분기보다는 증가세가 둔화(2.0%)했지만 선방했다. 대신 미국의 가계 저축률이 뚝뚝 떨어지고 있어 소비여력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9월 가처분소득 대비 저축률은 3.1%에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9월(4.3%) 이후 3% 저축률이 최근 몇개월간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 가계의 재무 상태는 매우 좋은 편이고 우려할 만한 이유는 없어 보인다. 최근 시장 예상치를 웃돈 월마트나 베스트 바이의 실적은 미국 경제의 소비가 현재로선 탄탄하게 보이게 한다. 소비만 보면 미국 경제가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은 아직은 크지 않아 보인다. 임금 상승이 이어진다면 실질 소득은 다시 증가할 수 있다. ━ 경기 하강 속 고용 미스터리 여하튼 경기는 불안한데도 아직 고용은 탄탄한 미스터리가 진행되고 있다. 통상 2개 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이 역성장하면 경기 침체로 불린다. 지난 1분기와 2분기의 마이너스 성장은 기술적으로는 경기 침체를 의미했다. 당시 경기 침체를 부정하는 목소리가 거셌다. 그 이유는 고용이다. 실업률이 이렇게 낮은데 무슨 경기 침체냐는 것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경기침체 국면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맨큐의 경제학’ 저자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실직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침체에 빠졌다고 한다면 나는 매우 놀랄 것이다.” 다행히 3분기에 미국 경제는 플러스로 돌아섰다. 지금 해고 요인도 크지만, 노동 수요를 받쳐 주는 리오프닝 섹터의 수요가 아직은 괜찮아 보인다. 미국의 10월 실업률이 9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한 3.7%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나쁘다고 할 수 없다.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 수는 26만1000명으로 다우존스 예상치(20만5000명)를 크게 웃돌았다.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사람들에게 수수께끼이다. WSJ 조사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에는 모두 12차례의 경기 침체가 있었고 이 기간 모두 실업률은 6%를 넘었다. 과거와 달리 고용이 좋은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노동인구의 고령화, 이민자 감소, 경기 하강과 고용의 시차를 원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이러한 고용시장 덕분에 내년 미국 경제가 0.5% 성장하며 간신히 경기 침체를 면할 것이라는 전망을 11월 14일 내놓았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올해 4분기 정점을 찍은 후 내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해 연준이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지만, 미국 경제가 내년 경기 침체는 면할 것이다.” 물론 모건스탠리는 고용시장이 큰 폭으로 둔화하고 실업률이 계속 상승할 가능성을 제시하며 연착륙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긴축적 통화정책의 여파는 2024년까지 이어지며 향후 2년간 미국 경제성장률이 둔화할 것으로 내다보는데 큰 이견은 없어 보인다. 11월 2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의 올해 성장률이 1.8%, 내년 0.5%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와 같이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봤다. OECD는 최종 기준금리 수준을 5.0-5.25%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고 있는 연준에 대한 견제 목소리는 지속되고 있다. 각국은 이제 미국이 빅스텝을 밟아도 베이비 스텝으로 가겠다고 한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말이다. 국내 자금 경색과 가계부채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 되었다. 미국의 금리 인상 '마이웨이'가 글로벌 경제를 짓누르는 걱정거리로 떠올랐다. 올 한해 개발도상국의 외환위기 가능성과 부채 급증 우려가 집중적으로 제기되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 경우 시장의 공포 확산을 막기 위해 신중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점점 힘을 받고 있다. 현재 금리 인상 방향은 개도국이나 취약 계층에 고통을 주고 있다. 나아가 세계 경기하강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게 중요한 금리인상의 대의명분이지만 미국으로 인해 세계 경제는 당분간 시름에 빠질 전망이다. 부동산발 시중 유동성 경색이 더 큰 폭탄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당국의 적기 정책이 필요한 사항이다. 미국의 0.5%포인트 금리 인상과 한국은행의 같은 폭의 금리 인상 효과가 더는 같을 수 없다. 11월 24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기준금리가 3.25%가 되어 향후 한미 간 금리 차가 벌어질 확률이 높아졌다. 하지만 미국의 마이웨이에 동조하지 않고 한국은행이 국내 사정을 고려해 갈 길을 가야 고통을 줄일 수 있다. ※ 필자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이자 글로벌산학협력센터장이다. 국제경제 전문가로 대한민국 OECD정책센터 조세본부장, 기획재정부 대외경제협력관·국제금융심의관, 울산 경제부시장 등을 지냈다. 저서로 등이 있다. 조원경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글로벌산학협력센터장)

2022.11.2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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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 만에 다시 불지피는 금리 인상…금통위원도 필요 강조

정책이슈

한국은행(한은)의 금리 추가 인상 단행 가능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서영경 금융통화위원이 “8월의 금리 인상에도 현재의 통화정책 상황은 여전히 완화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6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금 상황에서 금리를 한두 번 올려도 통화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말한 바 있어 추가 인상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더해 금융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고승범 전 금통위원 몫에 가계부채 우려 의견을 꾸준히 제기해 온 박기영 연세대 교수(경제학부)가 추천되면서 향후 금통위 회의에서 어떤 의견을 개진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금통위원 “이자상환 부담 증가 불가피하나 금리 여전히 낮아” 서영경 금통위원의 추가 금리 인상 시사 발언은 지난 29일 강연에서 나왔다. 서 위원은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서울 중구 대한상의 중회의실에서 열린 ‘코로나19 이후 한국경제 전망과 통화정책 과제’ 강연에서 “앞으로 거시경제와 금융 상황을 균형적으로 보면서 추가 인상의 시점과 속도를 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14개월 만에 연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 자리에서 서 위원은 금리 인상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위원은 인상 배경에 대해 “2분기 실물경제가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올해와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잠재수준(2% 초반)을 상회할 전망이며, GDP갭은 내년 상반기에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하지만 우리나라의 금융 불균형 정도는 심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소폭의 금리 인상으로 금융 불균형을 되돌리는 데 한계가 있으나 통화정책 기조 변화의 신호역할을 통해 경제 주체들의 위험추구 행위 및 레버리지 투자와 자산가격 급등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 부채 상환 위험에 대해 그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기업의 이자상환 부담 증가가 불가피하나 금리 수준이 위기 이전보다 여전히 낮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을 경우 가계의 이자 부담 규모는 2020년 말 대비 2조9000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주 1인당 평균 부담액은 271만원에서 286만원으로 15만원 늘어난다. ━ 한은 보고서도 “가계·기업·금융기관 감내 가능한 수준” 서 위원은 그러면서 “코로나19로 근로소득은 늘지 않았는데 자산가격 상승효과는 강화된 것이 주요 배경 중 하나로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조정하면 경제의 불균등 성장을 시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으로 자산 불균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은의 분석 역시 추가 금리 인상을 가리키고 있다. 한은이 공개한 지난 24일 ‘금융안정 상황(2021년 9월)’ 보고서는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보고서에는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인상하더라도 여전히 낮은 금리 수준 등으로 가계의 이자 부담 규모(59조원)는 대출금리가 비교적 높았던 2018년(60조4000억원)보다는 작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가계·기업·금융부문의 안정성이 유지될 뿐 아니라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금융 불균형 완화에 기여할 전망”이라며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기업의 채무상환부담, 금융기관의 복원력 변화 등을 살펴본 결과 가계·기업·금융기관들이 감내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 24일 금통위 정기회의에서 논의됐다. ━ 가계부채 경고했던 박기영 교수, 새 금통위원으로 최근 금리 인상 관련 변수가 생겼다. 지난 29일 한은은 고승범 전 금통위원(현 금융위원장) 후임으로 박기영 연세대 교수(경제학부) 추천한 것이다. 금융과 거시경제 분야의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는 박 교수는 최근에는 가계부채와 거시경제 분석과 관련 연구실적을 내왔다. 2018년에는 김수현 당시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과 함께 ‘가계 부채의 분산과 거시 경제적 시사점’이라는 연구를 통해 “고소득층이 부동산 투자로 가계 부채 급증을 주도하는 반면 저소득층은 소비를 위해 차입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가계 부채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박 교수의 성향은 아직 뚜렷하게 드러나진 않았다. 하지만 금리 인상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한은 몫으로 금통위원에 추천됐다는 점, 전임인 고승범 전 위원이 매파(긴축 선호) 성향이 강했다는 점, 박 교수가 평소 가계 부채 위험성을 경고해왔다는 점에서 그의 성향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박 교수의 청와대 임명이 마무리되면 다음 달 12일 열리는 금통위에 참석할 가능성도 있다. 올해 금통위 회의는 10월 12일과 11월 25일, 두 차례 남아 있다. 추가 금리 인상 단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롭게 꾸려진 금통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2021.09.3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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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려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부동산 일반

국채보단 글로벌 하이일드 … 기왕이면 선진국, 브라질은 전망 엇갈려 지난 3~4년 간 이어진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 속에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채권의 인기가 치솟았다. 저금리 기조 속에 해외 채권을 재테크 항목에 끼워 넣는 개인투자자도 크게 늘었다. 하지만 2013년 성과는 좋지 않았다.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20년 이래 가장 힘든 한 해였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2012년 4.75%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한 국내 채권형펀드는 2013년 2%에 못 미치는 수익률에 그쳤다. 시중은행 예금 금리만도 못한 성적표다. 해외 채권형펀드는 더 크게 추락(13.46%→1.81%)했다. 기대를 모은 브라질 국채는 높은 금리에도 실제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헤알화 약세에 따른 환차손 영향이 컸다. 투자자들의 환매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6개월 간 국내 채권형에서 6583억원, 해외 채권형에서 2조3578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2014년 채권시장 역시 ‘신중론’이 우세하다. 2014년에는 미국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점진적 축소)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금리 상승 가능성이 크고, 세계 경제의 회복에 따라 채권보다는 주식시장이 더 유망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전문가 사이에 ‘채권 비중을 줄이라’는 조언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김현석 교보생명 노블리에센터장은 “최근 채권형 자산에서 상당수의 자금이 이탈한 것은 금리 상승을 예측한 투자자들의 우려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상황에서는 인버스 투자전략도 고려해 볼 만 하다”며 “금리 상승 가능성이 하락 가능성보다 크다는 기본 전제 하에 채권 가격이 하락할 때 수익을 내는 채권 인버스 투자상품을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금리 오를 때 수익 내는 인버스 상품 부상상반기 단기 채권 중심으로 운용하다가 하반기 상승폭이 확대되면 채권 비중을 줄이거나 없애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우라는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김기용 외환은행 영업부WMC 센터장은 “단기 채권펀드를 활용해 시장 금리에 따라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장기보다는 단기, 국내보다는 해외, 국채보다는 하이일드 채권이 낫다는 게 대체적인 예상이다.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세가 본격화되면 시장금리는 오를 것이고, 국내든 해외든 채권 비중은 줄이는 게 더 합리적”이라며 “투자하려면 만기 1년 이하의 채권을 사서 금리가 상승하면 또 다른 단기채로 갈아탄 뒤 하락하면 매도하는 전략이 좋다”고 말했다.김인응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장은 “그나마 미국 등 선진국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가 적당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경기회복에 따른 기업신용도 상승 등 기업의 수익성 향상과 투자위험 축소로 채권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펀드의 경우 국제 신용 평가사의 투자 부적격 신용등급(BB+ 이하)을 받은 채권에 투자한다. 주로 미국과 신흥시장의 고수익 채권에 투자한다.보통 경기회복기에 채권 가격이 떨어지지만 신용도가 낮은 하이일드 채권은 기업 실적의 개선을 반영해 오히려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2014년에는 기업 실적 개선이 부도율을 낮출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는 것이다. 고금리의 매력이 있지만 부도 위험도 크기 때문에 직접 투자보다는 펀드나 인덱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게 좋다는 조언도 새겨둬야 한다.국가별로는 신흥국보다는 선진국이 낫다는 예상이 많다. 우선 미국이 주목할 만하다. 금리 상승은 우려되는 부분이지만 그만큼 기업들의 실적도 나아지리란 이유에서다. 연이은 양적완화조치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미국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돼 거품론이 제기되는 상황이지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루비니 뉴욕대 교수)이 주를 이룬다. 독일의 성장에 따라 2014년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큰 유럽도 채권시장 전망이 나쁘지 않다. 독일을 비롯해 빠른 회복세를 나타내는 곳이 있는 만큼 잘 골라 담으면 예상보다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회복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과 부도율 하락으로 하이일드 채권의 국채 대비 상대적 우위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선진국 중에는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남)유럽 채권이 유망하고, 펀더멘털 개선이 확인된 후에는 브라질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국가 국채 투자를 추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로존 위기에 따라 국채 금리와 크레디트 스프레드(국채와 회사채의 금리차)가 급등했지만 경기회복에 따라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감소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크레디트 스프레드의 감소는 경기 호전과 부도 위험 감소의 신호로 여겨진다. 다만 이 경우에도 그리스는 제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브라질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풀리는 대다수 자금이 그동안 신흥국에 투자됐는데 그러면 브라질 등에서 테이퍼링의 여파가 더 클 것”이라며 “신흥국 채권은 당분간 손실이 커질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추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현석 센터장 역시 “브라질·인도네시아 등은 경상수지 적자에 대한 리스크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어 환차손을 보는 경우가 많다”고 조언했다.브라질 채권 환차손 내년에도 이어질 듯반면 김기홍 한화생명 강남FA센터장은 “그동안 브라질 헤알화 가치 급락으로 채권 투자 손실폭이 컸지만 통화 가치가 상당 부분 떨어진 상황에서 고금리가 유지되고 있다”면서 “비과세 혜택까지 고려하면 2014년 전망은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조재영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PB부장 역시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일반적인 채권으로는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그나마 비과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브라질 채권이 낫다”고 설명했다. 장기 투자 관점에서 10년 만기 장기물 기준으로 브라질 채권에 투자하는 게 좋다는 소수 의견(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있었다.

2014.01.0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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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더 큰 버블이 필요하다

산업 일반

경기회복 낙관하기엔 불황의 골 깊어 … 美 양적완화 유지 불가피 일본 노무라증권은 11월 27일 ‘2014년은 종말론 종말의 해’라는 리포트를 내놓았다. 지난 5년 간의 금융위기는 마침내 끝났으며, 시스템 리스크(체제 위험)는 더 이상 투자자들의 마음을 짓누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자산시장은 20개월 이상 회복 중이며 미국 가계의 재정상태는 크게 개선됐다. 중국 위안화 강세로 미국·중국 간의 무역 불균형은 감소했고 중국은 개혁에 나섰다. 유로존은 중심부와 주변부 사이의 차이가 실질적으로 좁혀졌다. 유럽은 다시 성장하고 있다.’(노무라 전략가 마이클 쿠르츠).하지만 시스템 리스크가 사라졌다고 해서 꼭 시장에 좋은 것은 아니다. 노무라 보고서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내년은 거시적 체제 위험이 증시를 지배하지 않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동시에 그 결과로 내년은 위험 압착(인위적인 국채 수익률 하락)이나 주가수익비율(PER) 비율 증가에 의해서만 증시 수익이 결정되지도 않을 것이다. 오히려 세계 증시는 기업들이 약속한 이윤을 제대로 낼 수 있느냐에 따라 현재의 상승 추세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하락할 것이다.’미국 증시는 올 들어 25% 가까운 상승률(S&P500 지수 기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상승 요인의 대부분은 기업 이익의 증가가 아니라 유동성 요인(주가수익비율 증가)에 의한 것이었다. 일본과 유럽은 다르다. 일본 증시의 상승은 기업 이익(EPS·주당순이익)의 증가 덕이 결정적이었다. 이는 일본 증시 상승이 대부분 엔화 약세에 기인했음을 보여준다.노무라 ‘내년은 종말론 종말의 해’일본 증시는 미국과 유럽과 달리 주가수익비율의 변화로 인한 상승 정도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주가수익비율의 변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이 가운데 금리와 유동성 그리고 인플레이션 전망에 의한 변동이 가장 크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일본에서의 주가수익비율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일본 시장이 아직도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덜 풍부하거나 혹은 인플레이션 전망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역으로 만일 일본에서의 성장 전망이 확인된다면, 닛케이 지수는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유럽 증시 상승은 기업 이익의 증가에 따른 것이 아니다. 거의 전적으로 주가수익비율 확대에 기인했다. 이는 2010~2012년 사이에 유로존 붕괴 위기에 따라 주가수익비율이 크게 떨어진 것에 따른 반사효과이기도 하다. 유로존 위기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기업의 존폐 위기에 우려가 희석됐고, 이는 주가수익비율 확대로 이어졌다. 만일 유럽에서 경기회복이 가시화돼 기업의 이윤 증가 전망이 나온다면 유럽 증시도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다.노무라증권은 시스템 리스크가 사라짐에 따라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투입이 감소하면서, 결국 실적이 모든 걸 좌우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국 증시의 표현을 빌리자면, 유동성 장세는 끝나고 실적 장세가 시작되는 원년이 내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노무라증권은 역시 실적이라는 관점에서도 낙관적이다. 노무라 측은 “우리(노무라)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의 세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의 6.1%보다 증가한 7.9%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단, 실적 전망은 지역에 따라 다르다. ‘경기회복 가속화는 선진국에서 더 두드러질 것이며, 신흥시장 성장률은 올해와 유사할 것이며, 중국의 성장률은 6.9%로 정도로 하락할 것’이라고 본다. 선진국 중에서도 일본과 유럽에 대해서는 비교적 낙관적이다. 미국 증시는 양적완화 축소로 인해 주가수익비율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있으며 신흥시장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과연 이 같은 경기회복 낙관은 현실적인 것일까. 금융위기는 정말로 끝난 것인가. 19세기 초반 산업자본주의 이후 세계적인 위기는 이제까지 6차례 있었다. 안와르 샤이크 미 뉴스쿨대 경제학과 교수에 따르면 그 근본 원인은 ‘기업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에 있다.이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지속된 것은 1872~1892년의 20년에 걸친 대공황이었다. 역설적으로 1930년대 대공황은 가장 짧게 끝났다(1928~1938년). 경기 주기를 연구한 콘트라티에프의 장기 파동설에 따르면 이 같은 위기는 약 40년마다 반복되며 평균 지속 기간은 약 15년이다.그리고 대공황 때마다 자본의 가치 파괴가 발생하며, 이 과정을 거쳐서 이윤율이 다시 회복된다. 그러나 금 값을 기준으로 놓고 본다면 대공황 이후 회복된 이윤율은 이전의 고점을 넘지 못한다. 즉, 전체적으로는 지속적인 하락 경향을 유지한다. 샤이크 교수는 미국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분석해 이번 위기가 2005년도에 시작됐다고 본다. 그런데 1970년대의 위기 이후에는 과거의 위기와는 다른 양상이 전개됐다.일반적으로 대공황은 극심한 디플레이션을 통해서 나타난다. 즉, 기존의 금융자본이 축소되고 생산 시설이 폐쇄되며 일정 기간이 지난 뒤 투자를 통해 이 두 가지는 병행적으로 되살아난다. 그런데 ‘그레이트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불린 1970년대의 대공황은 인플레이션을 통해 해결했다. 가장 핵심적인 정책은 금 태환화 정지였으며, 이를 통해 화폐를 상품으로부터 해방시켰다. 말하자면 통화체제 전환을 기획한 것이다. 80년대 美 호황 노동자 희생 덕1970년대의 대공황이 과거와 다르게 진행된 가장 중요한 배경에는 부채가 있었다. 과거의 대공황처럼 디플레이션을 감당하기에는 부채가 너무 많았던 것이다. 당시에는 이를 ‘재정 국가의 위기’라고 불렀다. 즉, 명목부채 과중으로 디플레이션을 유지하기에는 국가가 파산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에 당시 선진국들은 노골적인 인플레이션 정책을 수행했다.이런 인플레이션 정책의 핵심에는 통화체제 전환과 이자율 인하가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1980년대 기업이 호황을 누린 결정적 요인은 실질임금의 감소였다. 샤이크 교수는 만일 1960년대의 실질임금 증가 추세가 1980년대에도 유지됐다면 이윤율은 어떻게 변화되었을까를 재구성했다.1960년대의 임금 상승 추세가 유지됐다면, 미국 기업들의 이윤율은 훨씬 낮아졌을 것이다. 다른 말로 해서 1980~1990년대 미국의 호황은 노동자들에게 돌아갈 임금 상승분을 기업이 가져간 결과였다. 이 같은 경제적 조건에 대한 정치·이념적 표현이 ‘레이거노믹스’ 또는 ‘대처리즘’이었다. 그렇다면 사실상의 실질 임금 삭감에도 소비가 증가한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선진국 중앙은행들과 정부는 이를 부채와 자산 가격 상승으로 해결했다. 이른바 ‘부의 효과(wealth effects)’다.예컨대 주식 가격이 상승하거나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 주식·주택 보유자는 자산 증가분이 아직 실현되지 않았더라도 자신이 부자라고 느끼고 소비를 늘린다. 그리고 이런 효과는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대중들은 부채를 늘려 앞다퉈 주식이나 주택에 투자를 한다. 사실상 피라미드 판매 모델에 가까운 이런 경제 모델은 어느 순간에는 한계에 부닥치게 된다. 그 결과가 한국에서 나타나는 ‘하우스 푸어’나 미국에서의 주택 버블 붕괴로 인한 2008년의 금융위기라고 할 수 있다.2005년 이후 대공황의 진행 과정은 1930년대 정책과 1970년대 정책의 혼합물로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1930년대의 디플레이션을 회피하고, 1970년대의 높은 인플레이션도 회피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미 금리가 너무 낮은 수준에 있었기 때문에 이윤율을 높이기 위한 금리 인하에는 한계가 있었고, 이것이 양적완화(QE)를 수행한 근본적인 이유가 됐다. 즉, 명목금리는 0% 이하가 될 수 없었기 때문에, 양적완화를 통해 실질 금리를 낮추려고 한 것이었다. 지금 미국의 국채 수익률(10년물 기준)의 실질금리는 약 마이너스 1%에 달한다.그러나 양적완화는 설계 자체가 자산 종류(asset class)에 따라 다르게 작동하도록 돼 있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미국연방준비제도가 시장에 풀어놓는 초과 유동성이 집중되는 섹터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곳이 바로 증시와 국채 시장이었고 연방준비제도는 이 같은 자산 리플레이션을 통한 부의 효과가 경기를 회복(이윤율 상승)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리플레이션은 디플레이션을 벗어나지만 심한 인플레이션 상태에는 도달하지 않은 것을 말한다. 문제는 리플레이션이 거의 한계 상황에 도달했는데도 이윤율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윤율이 회복되기는 했는데, 지속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데 있다.미국을 대표하는 다우지수 상장 기업들의 올해 실적은 매출 증가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점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오히려 매출은 감소했다. 이마저도 올 들어 알코아 등 3개의 부진 기업을 다우지수 구성 항목에서 퇴출하고 나이키·비자·골드먼 삭스 등 우량기업으로 대체한 덕에 더 양호한 지표가 나왔다.만일 양적완화를 중단한다면, 이는 실질금리의 상승을 의미하기 때문에 기업의 이윤은 오히려 감소 경향을 나타낼 것이다. 그래서 내년을 한없이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노무라증권조차도 미국 증시는 ‘역사적 평균으로의 회귀’ 압력 아래 놓여있다고 보는 것이다. 같은 노무라증권 소속이지만 다른 입장을 취하는 리처드 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상황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일반적인 불황 아래에서는 중앙은행이 창조해 낸 돈은 경제 전반에 침투하며 시장을 상승시킨다. 그러나 ‘대차대조표 불황(balance sheet recession)’ 아래에서 민간 섹터는 순예금자(net saver)이기 때문에 민간 섹터가 디레버리징과 예금으로 축적한 자금들은 금융섹터로만 흘러 든다.” 즉, 금융섹터는 버블이 되는데 실물 경제는 오히려 불황이 된다.그리고 역설적으로 이것이 바로 최근 폴 크루그먼 교수나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될 뻔 했던 로렌스 서머스가 미국 경기의 영구 침체를 거론하며 “우리는 (더 큰) 버블이 필요하다”고 외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 기업들의 이윤율 증가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초과 수요에 의한 버블이 필요하다.1970년대의 위기 탈출 방식이었던 실질 임금 삭감에 의한 기업 이윤 증가 방식은 이미 경제 양극화가 너무 극심하게 진행됐기 때문에 더 이상 수행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들은 국가의 재정정책에 의한 버블만이 해결책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 같은 주장은 정치적으로 지지자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며, 이론·정치적으로 결국은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점에서 내년 중간선거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기업 이윤율 증가에 재정정책 필수노무라증권이 말한 ‘시스템 리스크’는 사실은 이윤율 저하의 경제·정치적 표현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에, 내년에도 여전히 그 위험은 지속될 것이다. 이는 미국 연방 준비제도가 지속적으로 양적완화 정책을 써서 시장을 부양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지금 미국 주식시장은 버블 우려에도 사상 최고가 경긴 랠리를 거듭하고 있다.노무라증권의 주장과는 정반대의 현실이기 때문에 증시가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양적완화가 아니라면, 국채수익률에 상한을 정하든지, 아니면 대규모 재정 부양책과 국가 부채 확대를 하든지 뭔가 수가 필요할 것이다.- 국제경제 분석 전문 매체 Global Monitor 특약

2013.12.0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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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 - 갈림길에 선 아베노믹스

산업 일반

아베 총리의 통화정책으로 오랫동안 침체됐던 일본경제가 살아나지만 이제 더 어려운 구조개혁을 해야 할 때 일본은 1980년대 후반 주식과 부동산의 대규모 거품 붕괴 이후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경제실패를 수습하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으면서 경기회복이 지지부진했다. 업무 및 기업문화는 여성과 이민자에 적대적이고, 경쟁을 두려워하며, 창조적 파괴와 단절됐다. 이 같은 화석화된 문화를 개혁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오래 지속됐다.근년 들어 일본은 반유토피아적인 조짐을 드러냈다. 남성들이 섹스에 무관심하고, 출산율이 급감하며, 자살이 증가하고, 인구가 감소했다.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의 잿더미 속에서 글로벌 강국으로 부상하는 기적 같은 스토리가 막을 내리는 듯했다. 2010년 중국이 일본을 추월해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그러나 일본이 소생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12년 12월 아베 신조가 일본의 경기침체를 종식시키겠다는 공약을 앞세워 총리직에 올랐다. 그가 선택한 무기는 공격적인 통화정책, 재정적 부양책, 구조개혁 세 가지였다. 첫째 무기를 휘두르자 금융시장과 기초 경제가 반응하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그동안 겪은 온갖 문제에도 불구하고 세계에는 유동성이 풍부하다.” 사모펀드 기업 라이트이어 캐피털 창업자이자 일본 신세이 은행의 이사를 지낸 도널드 매런이 말했다. 논리적인 다음 투자대안은 일본이다. 그리고 시장은 이 같은 변화를 열렬히 기대한다.최초의 그리고 가장 손쉬운 방법은 통화적 부양책이었다. 중앙은행들은 단추 한 번만 누르면 엄청난 돈을 찍어낼 수 있다. 지난 4월 일본은행은 채권 매입 규모를 한 달에 790억 달러 선으로 확대했다. 일본의 통화 공급량을 2015년까지 두 배로 늘리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채권매입은 기본적으로 벤 버냉키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양적완화(quantitative-easing, 통화공급 확대) 전략과 일치한다. 거기에 일본은행은 한 발 더 나아가 시장에 뛰어들어 부동산 투자신탁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금융자산을 사들인다. 목표가 뭘까? 시중에 자금이 풍부해지면 엔화 값이 떨어진다. 이는 수출에 호재이며 물가도 적당히 오른다.돈을 새로 찍어내 자산가격을 끌어올리는 것도 인플레 효과가 있다. 그것이 핵심이다. 일본은 오랫동안 디플레이션(물가하락)에 허덕였다. 그럴 때는 아무도 오늘 돈을 쓰려 하지않는다. 내일이면 가격이 내려갈 텐데 왜 지금 컴퓨터를 사겠는가? 인플레이션(그리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이 확산되면 사람들은 내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오늘 구매를 결정한다. 결과적으로 경제가 성장한다.그리고 그 방법이 실제로 주효했다. 엔화 값은 지난 12개월 사이 달러 대비 22% 하락했다. 그에 따라 수출이 촉진됐다. 몇 년 동안 줄어들던 수출이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6월에는 수출이 2012년 6월 대비 무려 7.4%나 늘어났다. 그것은 수출주도형 경제에는 영양제 주사나 다름 없다. 2013년 1분기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1% 증가했다. 연율로 환산하면 4.1%에 달한다. 더욱이 사람들이 이젠 물가 상승을 기대한다.예상대로 일본 주식시장도 뜨겁게 달아오른다. “통화 부양책이 상당히 효과를 봤다”고 IHS의 수석 경제전문가 나리만 베라베시가 말했다. “그 효과가 환율 그리고 그것을 통해 수출에도 나타난다. 그리고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통화팽창은 아드레날린 주사 또는 카페인과 같은 효과를 가져왔다. 일본의 경제 자신감이 커지는 듯하다. 7월의 참의원 선거는 아베의 정치적 입지를 탄탄하게 굳혀줬으며 아베노믹스에 대한 부분적인 승인으로 간주됐다.그러나 다른 두 무기는 아직 사용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을 휘두를 때 많은 마찰이 예상된다. 재정적 부양책의 예를 보자. 인프라 투자 등 현재 거론되는 조치들은 GDP의 2% 포인트 선에 맞먹는다고 베라베시는 지적한다. 그것은 “상당하지만 게임 판도를 바꾸는 수준은 아니다.” 더욱이 정부 지출 증가의 효과가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예정된 소비세 인상으로 상쇄될 수 있다고 그는 지적한다.그리고 가장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제3의 무기인 구조개혁은 빛을 보지도 못할지 모른다. 아베노믹스는 단기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장기 실적을 개선하려면 일본은 지난 20년 동안 기피해 왔던 일을 해야한다. 기업·금융·공업·농업 부문의 개혁이다. 일본의 정치 시스템은 아직 그런 개혁을 추진하는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더 중요한 요소가 있다. 일본에는 이른바 혁신적 소유주(disruptive ownership)가 없다는 점이다. 행동주의를 실천하는 주주(shareholder activists), 잭 웰치 같은 CEO, 헤지펀드 매니저, 사모펀드 기업, 신생 벤처기업이 그런 혁신적 소유주다. 혁신적 소유주들이 너무 많아 고민인 미국 기업에선 구조조정과 변신이 끊임없이 이뤄진다. 고통이 따르지만 경제가 반응을 보이도록 도움을 준다.그러나 일본 혁신적 소유주들의 실적은 참담한 수준이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질리언 테트는 2003년의 저서 ‘일본 구하기(Saving the Sun)’에서 일본 은행을 구조조정하기 위한 미국 금융가들의 노력을 기록했다. 일본 광학기기 업체 올림푸스의 경영자로 영입된 영국 기업인 마이클 우드포드는 2012년 12월 그 경영난에 처한 일본 기업을 이끌 동안의 고통스러웠던 경험을 내게 털어놓았다.일본에서 가장 최근 혁신을 시도한 외국인은 댄 로브다. 하락세에 있던 야후를 ‘주주 행동주의’를 통해 회생시킨 헤지펀드 매니저다. 로브는 소니의 지분 6%를 사들여 대폭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그 복합기업에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분리해 매몰돼 있다고 여겨지는 금전적 가치가 실현되기를 바란다. 소니는 그 제안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일정표는 내놓지 않았다.

2013.08.13 18:04

4분 소요
[Stock] 2000선 증시 주목할 종목 - 가격 매력 있는 자동차·건설·정유주 주목

증권 일반

서울시 구로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권재훈(38)씨는 지난해 12월 이후 코스피지수가 상승 추세를 보이자 그간 모아둔 돈을 주식에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장이 또 어떻게 변할지 확실한 판단이 서질 않았다. 이미 지난해 초 코스피지수가 2200선을 돌파했을 때 주식과 펀드에 투자했다 손실만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증시가 오르는 모습만 바라볼 수도 없는 노릇. 최근 외국인들이 연이어 ‘바이 코리아(Buy Korea)’에 나서자 투자 종목 선별에 나섰으나 뚜렷한 해답이 나오질 않았다. 혹시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져 외국인의 대량 이탈이 또 발생하지는 않을지, 투자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할지 고민이다. 올 들어 8조원가량을 사들이는 등 외국인들이 연일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변수가 많아 현재 추세가 이어질지 알 수 없다.경기 방어주는 소외전문가들은 증시가 추가적으로 상승하면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보통 연초에는 신년 정책발표 효과와 대기업 연간 투자계획 발표 등으로 중소형주가 좋은 성과를 낸다. 그러나 최근에는 외국인이 대거 매수에 나서면서 대형주들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최근 글로벌 경기 상황이 호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부각됨에 따라 경기 민감주에 관심을 가져보기를 권한다. 현재 관련주가 상승 추세를 보이는 데다, 한동안 침체됐던 국내외 경기가 다시 살아나면 다른 종목보다 상대적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경기 민감주는 경기 상황에 따라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종목을 뜻한다. IT나 운송, 유통주가 여기에 속한다. 특히 이들 업종 내 종목들은 올 들어 상승률이 10%를 웃돌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8.64%)을 넘는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올해 들어 44.23% 올랐고, 쌍용차도 44.01% 급등했다. 34.22% 오른 LG이노텍을 비롯해 LG전자(19.76%), LG디스플레이(19.59%) 등 LG그룹주도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삼성전기(20.59%)와 신세계(14.69%) 롯데쇼핑(11.34%), 현대백화점(11.04%) 등도 크게 올랐다.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잦아들면서 KB금융(22.04%)과 BS금융지주(17.65%), 하나금융지주(13.92%), 외환은행(10.61%), 기업은행(10.40%) 등 은행주도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박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각국 정부가 돈을 풀고 있는 건 신용경색을 해소하고 경기를 부양시킬 목적이기 때문에 대형주 가운데서도 경기 반등 때 수혜가 예상되는 경기 민감 종목 위주로 외국인의 베팅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당분간 대형 경기 민감주 가운데서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매력이 높은 종목 위주로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외국인이 올 들어 2월8일까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IT나 자동차, 유통 등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8158억원어치 매수했다. 하이닉스(6652억원), POSCO(4661억원), 현대차(4069억원)도 외국인이 4000억원 이상 대량 매수했다. 또 LG디스플레이(1922억원)와 삼성SDI(1527억원), 현대백화점(1287억원), 기아차(1166억원)도 1000억원 이상 사들였다. 반면 순매도 상위 업종은 KT&G(655억원), CJ제일제당(421억원) 등 경기 방어주가 대부분이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아시아권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IT나 하드웨어 업종,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은행·운송주 위주로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IT·운송·은행주처럼 앞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을 매수하고 있다”고 말했다.올 들어 많이 오르긴 했지만 외국인이 대량 매수하는 종목은 앞으로 유동성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좀더 주목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엄태웅 부국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은 이미 시장에서 미리 반영된 측면이 크다”며 “현재 세계적으로 주식 같은 위험자산에 돈이 몰리고 있는 만큼 유동성 랠리를 즐기는 관점에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 종목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낙폭 과대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미 주가 하락폭이 컸던 종목은 증시 상승 추세에서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장세에서는 업황이나 실적보다 낙폭 과대주를 중심으로 매기가 몰리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며 “현재 주식 비중을 유지하면서 순환매 장세를 염두에 두고 길목을 지킨다는 전략 아래 가격 매력이 재차 부각되고 있는 자동차나 건설, 정유 등 업종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중소형주 투자는 글쎄이와 달리 당분간 중소형주 장세의 귀환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아직 대형주의 가격 메리트가 있는데다 이들이 충분히 올라야 중소형 주식으로 매수세가 옮겨가기 때문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보통 대형주 랠리에서 중소형주 랠리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시장의 투자 주체들이 지수에 부담을 느껴야 하는데 코스피지수가 2050선을 돌파하기 전까지는 가격 부담이 크지 않다”며 “대형주 가운데서도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는 업종 위주로 선별적인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홍순표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매기가 확산되려면 최근의 지수 반등이 연말·연초 효과가 아닌 시장의 추세적 상승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국내 수출이 27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등 아직까지도 나아진 경제지표가 없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2012.02.14 14:56

4분 소요
Econo Book -   『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

북 리뷰

마케팅, 좁게는 광고에 관한 책이다. 한데 번역판 제목이 시사하듯 광고주인 기업이나 마케팅 전문가들이 아니라 소비자들을 위한 책이다. 지은이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광고대행사에도 근무한 바 있는 브랜딩 권위자이자 브랜드 미래학자다.책은 자신의 현장 경험과 기능성 자기공명 영상(fMRI) 연구, 각종 심리실험 등을 이용해 기업이 상품을 팔기 위해 이용하는 마케팅 비밀을 파헤친다. 지은이에 따르면 온갖 마케팅 기법은 가족 사랑, 공포, 섹스 어필, 소속감 강화, 추억, 건강 등 몇 가지 키워드로 압축된다. 이를 각 장에 나눠 설명하는데 ‘임산부 간식의 비밀’ ‘보험도 안 들고 행복하게 살겠다고?’ ‘이것만 있으면 여자들이 줄을 선다’ 등 눈이 번쩍 뜨일 소제목이 즐비하다.이 중 ‘없던 병도 만들어 내는 제약회사들’을 보자. 지은이는 묻는다. 하지불안 증후군·섬유근육통·월경전불쾌장애·예전에 이런 병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냐고. 수줍음이 성격적인 특성이 아니라 질환이며 이를 치료하기 위해 ‘팍실’을 복용해야 하고, 예전에 속쓰림 정도로 알고 있던 위산역류를 막기 위해 프릴로젝이나 잔탁을 먹는 것은 제약회사 때문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가임기 여성들이 수백만 년 동안 매월 호르몬 변화와 관련된 고통을 겪어왔지만 ‘월경전불쾌장애’라는 ‘병’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비교적 최근에 알려진 것도 역시 마찬가지 맥락이다. 지은이는 오늘날 대형 제약기업들의 홍보와 광고 비용이 연구개발비의 2배에 가깝다는 요크 대학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원인으로 지목한다.신종 인풀루엔자가 유행하자 크리넥스가 신속하게 ‘항바이러스 티슈’제품을 출시하거나 켈로그가 ‘면역 체계를 강화해주는’ 라이스 크리스피와 코코아 크리스피를 선보인 것 역시 ‘공포 마케팅’의 사례로 꼽았다. 이 중 몸에 나쁜 설탕이 40%나 들어있다는 사실은 감추고 “면역체계를 도와주는 항산화제와 영양분”을 담고 있다고 광고한 켈로그 제품은 결국 과대광고란 비판에 일부 문구를 삭제하기도 했단다.명품이란 ‘브랜드 세례’가 가장 위력을 발휘하는 지역은 아시아라고 한다. 지은이에 따르면 아시아는 집단적 사회이기 때문에 개인이 속한 집단의 정체성이 대단히 중요하고, 명품을 살 수 있는 능력 또는 취향이 강력한 동기로 작용하는 덕분이다. 루이뷔통의 일본 진출이 이를 활용한 대표적 성공 사례이다. 루이뷔통은 매장 인테리어를 온통 프랑스 풍으로 꾸민 것은 물론 매장 매니저 대부분을 프랑스 출신으로, 그것도 정통 악센트를 구사하는 인물로 채웠다. 모델들 또한 ‘프랑스인처럼 생긴’ 스타일리시한 모습으로 꾸몄다. 뿐만 아니라 제품 상당 부분을 인도에서 생산하지만 일본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프랑스 산을 고수해 일본 여성 78%가 가지고 있는 ‘파리에서의 결혼’이란 꿈을 자극해 성공했다.섹스 어필을 활용한 광고는 이제 구문이다. 하지만 영국의 유니레버 사가 남성용 스켄케어 브랜드인 ‘액스(Axe)’를 출시할 때 사용한 마케팅 기법은 입이 벌어질 정도다. 2002년 액스를 출시하기 전 유니레버 사는 미국, 멕시코, 남아공, 터키, 일본 등 전 세계에서 15~50세의 남성 1만2000명을 온라인 조사해 ‘남성의 진실’을 파악했다. 그 결과 남성들이 하루에 평균 32번 섹스에 대한 생각을 하며, 여성들이 자신의 매력에 빠져드는 성적 판타지를 꿈꾼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를 바탕으로 남성을 약탈자, 타고난 남자, 일등 신랑감, 사랑보다 우정, 자신 없는 풋내기, 열정적인 풋내기 6타입으로 분류했다. 액스의 첫 번째 타깃으로는 자신 없는 풋내기를 정하고 ‘병에 담긴 페로몬’이란 독특한 포지셔닝 전략을 담은 광고전략을 펼쳤다. 결과는? 액스의 디오더런트 제품은 시장에서 최고 판매고를 올렸고, 가엾은 고등학생들이 이를 온몸에 마구 뿌려대는 바람에 학교 전체가 숨 쉬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한다.그렇다면 지은이는 왜 이렇게 광고의 이면을 파헤쳤을까. 그에 따르면 브랜드의 파급력은 기학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실제 저자는 6개월간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지 않는 ‘브랜드 디톡스’ 실험을 자발적으로 실시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브랜드 제품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러면서 지은이는 교묘하게 한쪽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마케팅 시대는 끝났다고 주장한다. 마케팅에서 가장 강력한 힘은 기업이나 CEO, 또는 거대한 예산을 집행하는 마케팅 부서가 가진 것이 아니다. 고도로 연결된 인터넷 세상에선 소비자들, 그리고 그들과 온·오프라인에서 연을 맺고 있는 지인들이 마케팅을 주도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은이는 미래 마케팅 권력의 주인은 바로 ‘우리’라고 주장한다. 기업들은 앞으로 더 투명해져야 하고, 약속을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한 브랜드들은 즉각적인, 그리고 비참한 수모를 겪을 것이기 때문이다. 2020년 중국10년 후 중국을 바라보다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있었다. 10년 후에는 어떨까.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저자가 세계적 석학의 지혜를 모았다. 중국의 내일을 예측하고 초강대국이 되기 위해 극복해야 할 문제를 함께 분석했다. 중국의 미래 전망을 따라가다 보면 한국이 지향해야 할 정책과 방향이 보인다. ▒ 후안강 지음▒ 21세기북스 031-955-2176 1만5000원금리의 역습 금리를 알면 경제가 보인다1991년 일본의 장기 침체,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모든 금융위기의 시작에는 금리가 있었다. 저자는 금리의 변동이 경제의 흐름을 바꾼다고 주장한다. 책은 미국의 금리와 국제 유가 상승과 같은 사례를 통해 금리를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금리의 움직임만 잘 파악하면 부가 함께 따라온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염상훈 지음▒ 원앤원북스 02-2234-7117 1만5000원기업 평판, 소셜 네트워크에 달렸다클릭 한 번에 기업 운명이 바뀐다인터넷에 올라온 동영상 하나에 곤두박질치는 기업과 광고비 한 푼 안 쓰고 히트 상품을 쏟아내는 기업이 있다. 소셜 네트워크가 만들어낸 현상이다. 세계적인 홍보 대행사를 설립한 저자가 실질적인 대응법을 알려준다. 다양한 사례로 풀어내 재미를 더했다. 소셜 네트워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마케팅 담당자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래리 웨버 지음▒ 멘토르 02-706-0911 1만6000원 서른살 직장인 공부법을 배우다자신만의 공부법을 확립하라자기계발이나 외국어 공부 등 직장인이 목표를 세우게 마련인 연초다. 해마다 공부 계획을 새우지만 지키기가 쉽지 않다. 저자는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이유를 공부법에서 찾는다. 저마다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 빌 게이츠, 피터 드러커 등 세계적 위인의 다양한 공부법을 분석해 책에 담았다. ▒ 사이토 다카시 지음▒ 위즈덤하우스 031-936-4085 1만2000원구글을 움직이는 10가지 황금률 구글의 모든 것을 담았다세계 최대의 IT기업으로 성장한 구글의 영향력은 막대하다. 책은 구글이 성공한 이유를 A부터 Z를 담았다. 채용, 조직문화, 커뮤니케이션 방법, 기업윤리 등 10가지 황금률을 통해 구글을 철저하게 분석했다. 왜 구글이 세계의 천재가 모이는 ‘엔지니어의 낙원’이 됐는지, 왜 사람들은 구글이란 기업에 두려움을 느끼는지를 알 수 있다.▒ 구와바라 데루야 지음▒ 윌컴퍼니 02-725-9597 1만3000원누가 99%를 터는가부를 훔쳐가는 1%의 실체를 밝힌다세상엔 터는 자와 털리는 자가 있다. 저자는 99%의 사람이 털리는 자라고 말한다. 하지만 부를 앗아가는 1%의 실체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그들이 죄의 대가를 치른 적도 없었다. 저자는 미국연방준비제도라는 베일에 가려진 금융기관의 실체를 추적했다. 그들이 99%를 털어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풀었다.▒ 유스터스 멀린스 지음▒ 천지인 02-332-0747 1만8000원

2012.01.1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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