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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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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입에서 나오기 시작한 ‘한국’…조여오는 투자 압박

산업 일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연설에서 직접적으로 ‘한국’을 거론하면서 우리나라를 향한 본격적인 압박을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돌아온 이후 더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고 있는데, 그 일환 중 하나로 반도체·자동차 등 한국의 경쟁력이 큰 주요 산업에 대해 연일 관세율 인상·보조금 정책 재검토 정책 등을 쏟아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4일(현지시각)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열린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취임 후 이날까지 경제·이민·외교 등 각종 분야에서 시행한 각종 정책을 신속하고 단호하게(swift and unrelenting) 진행했다”며 ‘미국의 황금기’(Golden Age)가 다시 올 것임을 거듭 선언했다. 또 “우리의 모멘텀이 다시 돌아왔다”며 임기 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지속해 ‘새 시대’을 열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타깃으로 ‘한국’을 겨냥했다는 점이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한국을 직접 거론하며 한국이 미국에 손해를 입히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관세 부과 정책을 설명하면서 “다른 국가들이 미국에 많은 관세를 부과하는데 이는 미국의 관세보다 훨씬 높다. 이제는 유럽연합(EU)·멕시코·캐나다·브라질 모두 관세를 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도 평균 관세가 미국보다 4배 높다”며 “미국이 한국에 군사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음에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라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4월 2일부터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 관세’를 부과한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관세를 부과하면 그 국가에 그대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비금전적인 규제로 미국을 시장에서 몰아낸다면 미국도 같은 장벽을 세워서 미국 시장에 그들이 발을 못 붙이게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미국은 거의 사기를 당했다”라고 거칠게 표현하며 “모든 국가가 미국을 상대로 돈을 뺏어갔다”라고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이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상호 관세 정책을 추진한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반도체법’ 폐지 주문…기업 부담↑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기업을 포함한 해외의 반도체 기업을 겨냥해 “많은 돈을 퍼줬다”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이상 돈을 주지 않을 것이다. 반도체법은 끔찍한 것”이라며 “반도체법을 폐지하고, 남은 돈은 부채를 줄이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도체법(CHIPS Act·칩스법) 폐지 구상과 연관돼 있다. 반도체법은 미국 내 반도체 제조와 연구개발(R&D)을 강화하기 위해 2800억달러(약 403조원)를 투입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집권했던 2022년 통과됐는데, 미국에 반도체 생산시설이 있는 기업에 520억달러(약 74조98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도 미국에 수십조원의 투자를 단행하는 대신 미국 연방정부로부터 10~20%의 보조금을 약속받았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가 시작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이 받기로 한 보조금 약속이 불투명해진 셈이다. 만약 반도체법이 폐지되면 보조금을 받아 미국에 투자하려는 국내 기업은 비용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370억달러(약 53조3500억원)를 투자해 생산시설을 짓고 있다. 삼성전자의 투자 금액 대비 보조금 비율은 12.8%다. SK하이닉스도 38억7000만달러(약 5조5800억원)를 투입해 미국 인디애나주에 생산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며 SKC의 자회사 앱솔리스는 미국 조지아주 생산시설에 7500만달러(약 1081억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알래스카 가스관 사업 참여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나의 행정부는 알래스카에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인 거대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 있다”며 “일본, 한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수조달러씩 투자하면서 우리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사업가 본색…韓 “양국, 사실상 관세 없어”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리 기업과 정부를 압박해 더 많은 투자를 끌어내기 위한 ‘사업가’적인 협상 방식이라고 해석한다. 먼저 강하게 압박한 뒤 상황 변화를 지켜보면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은 3월 4일(현지시간)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던 캐나다와 멕시코를 대상으로 한 25% 관세 부과 정책에서 자동차에 한해 1개월간 적용을 면제한다고 5일 발표했다. 우리 정부는 한국이 미국산 제품에 4배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주장과 관련해 반박하면서 협상을 통해 관계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한국과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이 돼 있지 않나. 사실은 거의 관세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통상 관계 부처가 미국 상무부나 무역대표부(USTR)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기에 한미 간에는 좋은 결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윈윈 할 수 있도록 양국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한국이 알래스카 천연가스 사업에 참여하길 원하고, 수조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지만 결정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신 실장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와서 협의를 했다”며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논의를 해 나가기로 했고, 앞으로 구체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2025.03.06 15:00

4분 소요
'반도체 법? 폐지할 건데?'... 관세왕 트럼프에 韓 '쩔쩔'

국제 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제정한 반도체법(CHIPS Act)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 의회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반도체법과 남은 것은 모두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을 향해 "그 돈으로 부채를 줄이거나 다른 필요한 분야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반도체법이 미국 내 반도체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설계됐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수천억 달러를 보조금으로 제공하지만 아무 의미도 없다. 그들(반도체 기업들)은 우리의 돈을 가져가고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반도체법은 2022년 바이든 행정부 시절 초당적 합의로 통과된 법이다. 미국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건립하는 업체에 527억 달러(약 76조 38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대만 TSMC,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도록 유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반도체 기업들)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면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투자하러) 올 것"이라며 "굳이 돈을 줄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법 폐지를 공식적으로 언급하면서, 이미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2025.03.0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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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반도체·광주 미래차·울산 수소…그린벨트 해제해 전략 사업 키운다

산업 일반

침체하는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비수도권 지역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GB)을 해제하는 등 ▲반도체 ▲미래차 ▲수소 융복합 등 신사업 육성에 나서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비수도권 15곳에 국가‧지역 전략사업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2월 25일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지역전략사업지 15곳에서 해제를 검토하는 그린벨트 면적은 총 42㎢에 이른다. 여의도 면적(2.9㎢)의 14.5배 수준이다. 국토부가 밝힌 전략사업 도입 지역은 ▲부산권(6건) ▲대구권(3건) ▲광주권(6건) ▲대전권(4건) ▲울산권(5건) ▲창원권(9건) 등이다. 사업비 규모로는 부산권이 약 16조원 수준으로 가장 크다. 강서구 제2에코델타시티 사업에만 2037년까지 11조 3143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해운대구 첨단사이언스파크(3조3000억원), 강서구 트라이포트 물류 지구(1조5301억원) 사업이 포함돼 있다. 이밖에 대전 나노 반도체 국가산단에는 2030년까지 3조6980억원, 창원 진해신항 항만배후단지에 2조518억원이 들어간다. 광주 미래차 국가산단에는 1조2000억원, 울산 수소 융복합 밸리 산단에도 9709억원의 사업비가 책정됐다. 이들 사업은 산업 수요가 충분해 실현 가능성이 높고, 자동차‧반도체‧수소‧이차전지 등 국가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광범위한 파급효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설명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2월 울산에서 진행한 열세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그린벨트 규제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 특화산업 육성 등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비수도권 그린벨트를 폭넓게 해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4월 관련 지침을 개정했다. 그린벨트 해제 총량의 적용을 받지 않으면서 원칙적으로 그린벨트 해제가 불가능했던 환경평가 1‧2등급지도 대체지를 지정하는 것을 조건으로 해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비수도권 국가‧지역전략사업을 도입한 것이다. 방점은 ‘해제 가능한 총량’ 이상의 그린벨트를 푸는 것에 찍힌다. 그동안 각 지자체는 활용 가능한 그린벨트 해제 총량의 벽에 가로막혀 대규모 산단 등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신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산단을 지정하고 싶어도 도심 인근은 부동산값이 비싸 충분한 토지를 확보할 수 없었다.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해도 총량 규제에 걸려 원활한 사업 추진이 불가능했다. 이에 정부가 총량 범위를 넘는 규모의 그린벨트 해제라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번에 선정한 비수도권 국가‧지역전략사업 지역에는 환경평가 1‧2등급지도 일부 포함됐다. 다만 그린벨트가 바로 해제되는 것은 아니다. 사업별로 내용을 구체화해 관계 기관과 협의한 뒤 일부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도 받아야 한다. 최종적으로 국토부 중앙도시계획심의위원회(중도위) 심의를 거친 뒤 확정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내년 상반기 중 해제가 진행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지자체의 사업 의지가 강하고 한 차례 중도위 심의를 통해 대상지를 선정한 만큼 추후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탈락해 사업이 좌초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실제 그린벨트 해제가 시작되는 시점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가 될 전망이다. 주춤한 韓 경제 성장률, 내수-지역경제 살린다1971년 박정희 정부에서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 전국에 그린벨트를 처음 지정한 이후 그린벨트 해제는 주택공급을 위해 활용됐다. ▲노태우 정부에서는 1기 신도시를 추진했고 ▲김대중 정부는 IMF 극복을 위해 중소도시권 그린벨트를 풀었다. ▲노무현 정부는 2기 신도시 추진 ▲이명박 정부는 보금자리 주택 공급 ▲박근혜 정부는 기업형 임대주택 ▲문재인 정부는 3기 신도시를 추진했다. ▲윤석열 정부도 주택 5만 가구 공급을 위해 서울 등 수도권 지역 그린벨트 해제를 단행했다. 이번 전략사업처럼 첨단 산업을 육성하고 침체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해제 범위를 초과하면서까지 그린벨트를 풀기로 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그만큼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실제 한국은행은 지난 2월 25일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전망보다 0.4%p 낮췄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유지했다. 성장세 둔화 우려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같은 날 올해 두 번째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시장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연 2.75%로 0.25%포인트(p) 내렸다.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높은 상황에서 부담을 감수하며 금리 인하로 통화 완화 정책을 편 것은 그만큼 한국 경제가 국내외 악재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리를 내리고 시중에 돈을 풀어야 내수를 살리고 한국 경제의 하강 속도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고도성장에 너무 익숙해서 1.8%라고 하면 위기라 하는데, 우리 실력이 그 정도”라며 “구조조정을 안 하고 기존 산업에 의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신성장동력을 키우지 않고 해외 노동자도 안 데려오고 하는데, (우리 경제가) 1.8% 이상으로 성장하려면 재정을 동원하고 금리를 낮춰야 한다”며 “그러면 나라 전체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를 활용한 신사업 육성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린벨트라고 통칭되는 제도가 도입됐던 과거와 현재의 여건은 크게 다르다. 이제는 기존 제도를 유연하게 적용하는 시도가 필요하다”며 그린벨트 해제 추진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연구위원은 다만 “지역생산시설의 증설 지원이 목적이지만, 그렇다고 ‘프리패스’라는 식의 운영은 곤란하다”며 “관련 심의처럼 객관적인 시각에서 검토와 검증단계가 요구된다”고 전했다. 진현환 국토교통부 1차관은 “개발제한구역의 보존 가치가 중요하다는 기본 원칙에는 변함이 없지만,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과감한 규제 혁신으로 이번 개발제한구역 국가‧지역전략사업을 선정했다”며 “이를 계기로 개발제한구역 제도가 지역 성장에 장애물로 인식되지 않고 지역 성장의 기회로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적극적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5.02.26 11:06

4분 소요
트럼프 ‘관세 전쟁’ 속 롤러코스터 탄 증시 향방은

증권 일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대가 본격 개막하면서 증시 변동성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 확대 우려 속에서도 국내 증시는 일정 부분 불확실성에 적응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정책 변화와 함께 통화정책 변화에도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2월 1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52포인트(p)(0.37%) 오른 2548.57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발 관세 불확실성이 이어지며 하락장으로 출발했지만 이내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519억원, 968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1973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4.41p(0.59%) 내린 745.18로 장을 마쳤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본격 시작된 지난 3일과 같은 충격이 나타나지 않는 모습에 시장은 잠시 안도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25%를 관세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악재가 작용할 것으로 우려했으나 이를 무난히 소화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복되는 관세 위협에 일정 부분 적응하면서 업종별로 영향에 대응하는 장세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장의 긴장감은 지속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편 관세와 추가 관세에 이어 상호 관세까지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상호 관세란 한 국가가 특정국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상대국도 동일하게 적용하는 무역 정책을 뜻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대응 방식이다. 글로벌 무역 전쟁 위기가 커지면서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트럼프는 이미 중국산 상품에 10%의 추가 관세 부과를 선포했고, 캐나다와 멕시코에도 25%의 보편 관세를 예고한 뒤 한 달간 유예한 상황이다. 각국이 대미 협상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중국은 이에 맞서 일부 미국산 제품에 10~15%의 보복 관세를 매겨 무역전쟁 확대 우려에 대한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구글과 엔비디아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진행한 데 이어 인텔에 대한 조사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처럼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지속되면서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대미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알루미늄·철강·석유 등의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한국에 보편 관세가 부과될 경우, 해당 업종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8년과 데자뷔? 관세 우려 속 증시 흐름은앞서 트럼프 집권 1기 첫해인 2017년 1월 이후 미국 증시는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법인세 감세와 규제 완화 등의 친기업 정책이 기대감을 키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7년 한 해 동안 S&P500 지수는 19.4% 상승했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DJI)도 25% 넘게 올랐다.하지만 2018년 들어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시장은 변동성을 키웠다. 트럼프 정부는 2018년 3월 중국산 제품에 대한 첫 번째 관세 부과를 발표했고, 이후 중국의 보복 관세가 이어지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됐다. 같은 해 10월에는 미국 증시가 급락하며 S&P500이 한 달 만에 7% 이상 하락하는 등 공포심리가 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9년에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진행되면서 시장이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고,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는 강세장이 지속됐다.트럼프 집권 2기 들어 관세를 앞세운 트럼프발 보호주의 무역전쟁이 본격 시작됐지만 2018년과 다른 점도 있다는 시각이다. 당시와 달리 현재 미국 경제는 높은 금리와 인플레이션 압박을 받고 있으며, 제조업 중심이 아닌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도 과거보다 독자적인 기술력을 키우면서 대응력이 강화됐다. 또한 트럼프 2기 관세는 1기와 달리 중국만이 대상은 아니라는 점도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오히려 미국이 제 발등을 찍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급진적인 관세 정책을 통해 미국 리쇼어링(해외로 생산시설을 옮긴 기업들이 다시 자국으로 돌아오는 현상) 등 원하는 결과를 얻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관세 조치를 통해 타격을 입은 나라에서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트럼프 1기 때처럼 예외를 인정하면서 관세 효과를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는 추가 관세 조치의 내용과 수위를 경계하면서도 ‘관세 무풍지대’ 업종과 트럼프 정책 수혜주에서 기회를 모색하며 반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관세 전쟁에서 그나마 자유로운 업종에 대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며 “AI 관련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플랫폼 업체·엔터테인먼트·로봇·항공우주·방위산업 등이 관심을 가질만한 업종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권이 중국의 조선업을 규제하고 동맹국의 조선업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한국 조선 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방산주도 유럽, 아시아로의 수주를 기반으로 견조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 “엔터는 공연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트럼프 관세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다”며 “증권도 미국 무역정책 이슈 회피가 가능한 분야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증시 변곡점은 하반기에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이웅찬 iM 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가 시작되고 트럼프 정책이 무뎌질 때 미 증시는 조정 국면을 멈추고 반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국내 증시는 관세 리스크와 달러 강세의 고비를 넘기면 재차 반등이 가능해 보이나 기업의 경쟁력 부족 문제는 상승의 폭을 제한할 것으로 본다”며 “글로벌 문제 전에 우리의 문제로 먼저 조정받았기 때문에 연방준비제도의 정책이 바뀌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2025.02.18 07:00

4분 소요
“삼성전자, 기성복 아닌 맞춤복 잘하는 시스템 만들어야 할 때” [이코노 인터뷰]

산업 일반

가 2025년 새해를 맞아 각 분야의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 경제의 나아갈 길을 조망하고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그 첫 번째 인터뷰이인 김용석 가천대 반도체대학 석좌교수에게 한국 반도체의 현재와 미래를 들었다. <편집자 주> 한국 경제의 위기는 바로 삼성 반도체의 위기다. 2023년 한국 전체 수출액이 830조원 정도인데, 이중 삼성전자가 약 150조원(약 18%)을 차지했다. 세계 1위를 차지했던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18년 29.11%를 차지했다. 하지만 매년 그 수치는 줄어들고 있다. 2020년 21.65%, 2021년 21.5%를 차지했고 2022년에 18.91%로 20%의 벽도 무너졌다. 2024년 12월 말 예정됐던 삼성전자의 ‘반도체 50주년’ 행사도 백지화됐다. 그만큼 위기감이 삼성전자에 드리우고 있다. 삼성전자가 동남아·호주·뉴질랜드에서 구조조정을 한다는 기사가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나오기도 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8만 전자’에서 어느 순간 ‘6만 전자’ ‘5만 전자’로 굳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의 위기는 왜 왔고, 그 위기를 타개할 방법은 무엇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김용석 가천대 반도체대학 석좌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는 31년 동안 삼성전자에서 시스템 반도체 개발 및 갤럭시 제품 개발, 이동통신 소프트웨어 개발 등에 참여해 삼성전자의 전성기를 함께 만들었던 인사로 꼽힌다. 삼성전자 퇴직 후 성균관대를 거쳐 지난해 말 가천대 반도체대학에서 석좌교수로 일하기 시작했다. “갤럭시 시리즈로 삼성전자의 전성기를 이끌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데, 요즘 삼성전자의 위기라는 말이 나와서 안타깝다”면서 “삼성전자가 다시 저력을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HBM 빨리 도전했지만 중간에 포기했던 게 패착Q 삼성전자의 위기가 곧 한국 경제의 위기라고 말한다. 삼성전자의 위기는 왜 왔다고 생각하나. A 삼성의 위기를 여러모로 분석을 하지만 지엽적인 것을 가지고 판단하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아쉽다. 삼성의 위기는 리더들이 업의 본질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하는 데 있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왜’라는 질문이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항상 업의 본질을 경영자에게 물어봤다. 업이라는 것은 시대 상황에 따라 바뀐다. 리더들은 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쳐다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현재에 맞는 업이 있고, 5년 후 혹은 10년 후에 맞는 업이 있다. 삼성의 위기는 시대의 상황에 맞는 업을 확보하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Q 삼성전자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려고 노력하지 않은 것인가. A 반도체 부문(DS·Device Solution)은 가전·모바일(DX) 부문보다 더 빠르게 선행 개발에 들어가야 하는데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앞섰던 이유는 예측할 수 있는 분야에서 가장 빨리 그리고 잘 만들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을 선점했다. 삼성은 표준화되고 규격이 있는 기성복 제품을 잘 만든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맞춤형 제품을 원하기 시작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경우 삼성이 빠르게 도전했지만 중간에 포기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2019년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 대규모 투자 결정을 한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 영향을 끼친 게 너무 아쉽다. 당시 인공지능(AI) 시대를 예측하지 못하고 HBM 개발을 중단한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Q 시스템 반도체가 반도체 시장의 60~70%를 차지한다. 삼성전자가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A 당시 결정은 삼성답지 않았다. 철저하게 분석한 후에 치고 나가는 게 삼성의 문화인데 전혀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갑자기 TSMC를 뛰어넘는다고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인력도 부족한 데 갑자기 TSMC를 넘어선다고 하면서 인력 재배치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지켜가면서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 도전해야 했는데, 메모리 반도체 부문을 지키지 못하면서 위기가 커진 것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인텔·마이크론 등을 ‘종합반도체’(IDM) 기업이라고 한다. 칩 설계부터 생산 및 판매 등 모든 분야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에서 설정해 놓은 표준 규격에 따라 설계하고 제작하게 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만든 제품이 성능에서 큰 차이가 없는 이유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위탁 생산 제조 전문기업(파운드리)과 반도체 설계만 하는 설계 전문기업(팹리스)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으로는 TSMC와 삼성전자가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다만 점유율은 큰 차이가 있다. 2024년 3분기 기준 TSMC의 점유율은 61%를 차지했지만, 삼성전자는 11%에 불과하다. 2019년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이다. 5년 정도 지난 후 현실은 뼈아프다. TSMC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분야를 분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 교수도 “파운드리 분야를 분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애플이 한때 삼성의 반도체를 사용했지만 계속 사용하지 않는 것은 경쟁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분사 시기에 대해서 “지금은 아니다. 파운드리 분야가 어느 정도 자립하는 시기가 와야 분사가 가능할 것”이라며 “지금 파운드리를 분사하면 굶어 죽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를 함께 잘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애플이 2007년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삼성 파운드리에 맡기면서 잘 나가던 때였다. 그때가 파운드리를 분사할 수 있는 좋은 시기였는데, 아쉽게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엔지니어 일할 수 있는 조직 문화 필요Q 리더십의 위기가 삼성전자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분석하는 전문가들도 많다.A 리더십은 결국 앞을 내다보는 혜안이다. 리더는 항상 공부해야 지시를 내릴 수 있다. 이건희 선대회장이 그 부분에 있어서 철저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기업이지만 위기를 맞이하면 리더가 직접 움직여야 한다. 리더는 임직원을 긴장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고, 이는 많은 것을 공부해야만 가능하다. 천재라고 소문났던 임원도 이건희 선대회장과 회의하면 벌벌 떨었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그런 면에서 철두철미한 리더였다. Q 삼성전자의 조직 문화에 대한 비판도 높다. 엔지니어가 아닌 관리자 중심의 조직 문화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A 엔지니어가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삼성전자에서 일했던 능력 있는 후배가 경쟁사에 가 있는 것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인재 유출을 막으려면 연봉 이사이나 임용 기간 보장 등의 우대가 필요하다. 엔지니어 직군에는 기술 전문가를 임원급으로 대우하는 펠로우(부사장급)·마스터(상무급) 제도가 있는데 이를 활성화해야 한다. 또한 엔지니어들이 규제 때문에 일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주 52시간 근무 제도를 반도체 분야에서는 없애는 게 좋을 것 같다. 갤럭시 시리즈로 한때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 적이 있는데, 지금처럼 52시간 근무 제도가 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Q 근무 시간을 늘리는 것에 반대 목소리도 많이 들리는데. A 52시간 근무제도가 삼성전자 위기의 본질은 아니지만,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반도체를 포함한 R&D 종사자들은 근로 시간을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 52시간 근무제는 주어진 시간을 목표로 일하는 풍토를 만들었다. 일을 목표로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갤럭시 시리즈의 성공신화를 경험했는데 만약 그 시기에 52시간 근무제가 있었다면 지금의 삼성 스마트폰은 없었을 것이다. 창의력이라는 것도 긴장감이나 절박감이 있어야 나온다고 생각한다. Q 김 교수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마하 경영’을 복원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1993년 6월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라는 프랑크푸르트 선언은 잘 알려져 있다. 이 선대회장이 마하 경영이라는 것을 주장했던 것인가. A 맞다. 마하 경영은 2002년 이 선대회장이 ‘제트기가 음속의 2배로 날려면 모든 재질과 소재가 바뀌어야 초음속으로 날 수 있다’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마하 경영은 쉽게 말해 근본부터 모두 바꾸자는 말이다. 프랑크푸르트 선언처럼 마하 경영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바꿔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한 후에 시스템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려면 기성복 시스템을 맞춤형 시스템으로 탈바꿈했어야 한다. 삼성은 이제 혁신과 변화를 해야만 할 때다. 이 선대회장이 그것을 완성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

2024.12.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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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화학군, 반도체 소재 생산 1300억 투자...“스페셜티 강화”

산업 일반

롯데 화학군의 반도체 핵심소재 기업인 한덕화학이 경기경제자유구역(이하 경기경제청), 평택시와 함께 평택 포승지구에 13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이번 투자협약은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 강화의 일환이다. 이에 따라 한덕화학은 평택 포승지구에 9746평 규모의 신규 부지를 확보해, 내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현상액(TMAH) 생산시설을 착공한다. 생산은 오는 2026년 말부터 이뤄질 전망이다.TMAH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에 미세 회로 패턴을 현상하는 공정의 핵심소재다. 고순도의 반도체용 현상액은 현재 한국·대만·일본·미국만 생산이 가능하다.한덕화학은 지난 1995년 롯데정밀화학과 일본 도쿠야마의 합작사로 설립됐다. 한덕화학은 글로벌 1위 TMAH 제조사로, 2020년부터는 롯데케미칼과 도쿠야마가 50대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롯데는 이번 투자협약을 통해 물류비 절감·공급 안정성 확보·신규 수요 대응을 기대하고 있다. 신규 생산시설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등 현재 주요 고객사와의 거리가 6분의1 수준으로 줄어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생산거점을 추가해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향후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확대 등 신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롯데는 한덕화학이 규모의 경제를 통한 초격차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롯데 화학군은 중국의 대규모 증설과 수요 부진 등 글로벌 경쟁이 심화한 범용 석유화학 비중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초 소재 중심 사업 구조를 개편하고 스페셜티 등 신성장 사업 육성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정승원 롯데정밀화학 대표는 “이번 협약으로 한덕화학은 국가전략기술인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용 핵심소재의 글로벌 1위 지위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이라며 “향후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등 수요를 확보해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에 일조하고 회사의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4.12.2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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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멀어지는 왕좌...TSMC, 53조 들여 '2나노' 양산 돌입한다

국제 경제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대만 TSMC가 내년부터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제품 양산에 돌입한다. 6일 대만언론 자유시보에 따르면 TSMC는 최근 2나노 공정 제품의 시험생산 수율(收率·생산품 대비 정상품 비율)이 60%를 넘어서면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TSMC는 현재 건설 중인 가오슝 공장에서 내년부터 2나노 공정 제품을 양산하게 된다. 북부 신주과학단지에서 시험 생산하고 있는 2나노 기술을 가오슝 공장으로 옮길 계획이다. TSMC가 가오슝 난쯔 과학단지에 건설하고 있는 2나노 1, 2공장은 각각 내년 1분기와 3분기경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자유시보는 웨이저자 TSMC 회장이 2나노에 대한 뜨거운 수요에 대해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고객사의 수요 만족을 위해 생산시설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는 단위로,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는 의미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앞선 양산 기술은 3나노다.현지 언론들은 TSMC의 내년 설비투자가 최대 380억달러(약 53조9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당 금액은 역대 최대 설비투자 금액이었던 지난 2022년 362억9000만달러(약 51조4000억원)를 넘어서는 수치다.또 TSMC가 내년에 대만 및 해외에 신규 공장 10곳을 동시에 건설할 예정이라면서 이같은 설비투자 내용은 올해 4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12.0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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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물었다…증시 전망과 대응 전략은?

증권 일반

트럼프 2.0 시대를 맞이해 주목할 만한 업종은 무엇일까.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실제 정책을 펴기 전까지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트럼프의 정책보다는 경기 사이클과 업종별 업황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트럼프 2.0 시대의 수혜주 여부는 대중국 정책에 따른 반사이익 유무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이란 전망이 뒤따른다. 가 대신·키움·한화투자·하나·메리츠·삼성증권 등 6개 주요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트럼프 2기’ 투자 전략을 설문조사했다. 그 결과, 센터장들은 트럼프의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방산 ▲바이오 ▲조선 ▲제조업·건설 등을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고 조언했다. 반면 ▲2차전지 ▲자동차 ▲신재생 업종 등에 대한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2기에 따라 큰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으로 제조업·건설 관련 인프라와 금융을 꼽았다. 윤석모 센터장은 “미국으로 제조업 복귀를 강조하며 철강, 자동차 생산시설 이전을 언급하고 있고, 미국 내 주택 공급난 해소를 위해 신도시 건설을 공약하고 있다”고 짚었다. 제조업·바이오·금융 등 수혜…대중국 정책 반사이익 주시윤 센터장은 “단, 재정법안이 통과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양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을 확보하면서 정책 추진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고, 코로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재정적자에 대한 시각 변화로 인프라 투자 법안에 대한 합의가 1기보다 수월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또한 그는 “금융 업종에 대해서는 지난 1기와 같이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대해 트럼프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바젤3 최종안 유보, 비금융기관 규제 완화 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로, 화석연료 생산이 증가할 경우 액화천연가스(LNG)선 건조 수요도 증가해 한국 조선업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주식시장 측면에서 트럼프 부임 전까지 정책 불확실성에서 자유로운 바이오·조선·방산·기계나 국내 고유 이슈인 밸류업(기업가치제고)으로 움직이는 섹터가 선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센터장은 “트럼프 정책은 산업 육성 정책 지원보다 관세와 분쟁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내년 초 연두교서(새해 인사말)에서 정책 윤곽이 나오기 전까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축소와 폐지 가능성이 연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수 센터장은 “트럼프 2.0 시대 수혜주 여부는 대중국 정책에 따른 반사이익 유무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며 “2016년 11월 트럼프 당선 당시 구리 가격 강세, 금리 상승으로 은행과 산업재 주식이 우세했다”고 말했다.그는 “학습 효과에 따라 금융시장 색깔도 단기적으로 2016년 당시의 경험을 답습할 것”이라며 “트럼프 2기 역시 재정적자 확대가 예상되며 상하원을 공화당이 모두 장악할 경우 이러한 정책 방향성은 더욱 명확해질 것”이라며 “관세 우려가 있는 일반 소비재보다는 미국의 취약한 제조업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 방산, 조선, 기계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2.0 시대를 맞이해 주목할 만한 업종으로 바이오·의약품·조선·건설·기계 등을 꼽았다. 김 센터장은 “트럼프 당선 및 공화당이 행정과 입법 모두를 싹쓸이하는 이른바 ‘레드 스윕’(Red sweep), 다른 말로 ‘공화당 스윕’(Republican sweep) 현실화에 트럼프 정책 공약의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정책 영향력은 내년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 연말까지는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펀더멘털 ▲통화정책 영향력 확대 국면 진입이 예상된다”며 “한국에 불리한 정책들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라도 현재 주가 수준은 과도한 우려를 선반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센터장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하 사이클 지속성에 대해 강조한다면 채권 금리, 달러화 급등세는 진정되고 하향안정세를 재개해 나갈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외국인 순매도 완화와 순매수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미국 증시의 경우 연말까지 2021~2023년 보여왔던 계절적 패턴(S&P500 월간 수익률 11월 +4.5%, 12월 +1.0%)대로 상승 흐름을 연출할 것”이라며 “3/4분기 실적·연말 쇼핑시즌·연방정부 셧다운 우려도 현 투자심리라면 긍정적으로 해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美 관련주 양호한 주가 흐름 예상…미국 우선주의 여파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에서 업종별로 보면 단기적으로 조선·방산·금융 등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 업종으로 쏠림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더불어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레드웨이브가 현실화된 영향으로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적으로 트럼프 트레이드가 예상보다 강하게 출현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이어 “트럼프 신행정부의 ▲관세 인상 ▲세금 감면 ▲규제 완화 등 자국 우선주의 정책 기대감이 단기적으로 미국 주식 및 트럼프 수혜 자산으로의 쏠림을 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국내 증시에서 업종별로 보면 단기적으로 조선·방산·금융 등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 업종으로 쏠림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중기적인 관점에서 약 1~2주간의 대선발 변동성이 주식시장으로 반영된 이후 연말로 갈수록 글로벌 증시는 재차 매크로 환경과 기업 펀더멘털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망했다.이 센터장은 또 연말까지 증시 대응을 위해 대선 이후 정책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업종 혹은 대선 이슈와 무관하게 성장을 할 수 있는 업종에 주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글로벌 증시 대비 지나치게 소외됐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유망 섹터 중심으로 저가매수 대응에 나서는 것이 현재로서는 실익이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AI 규제 완화 ▲전략 인프라 수요 증대 ▲AI 시설설비(CAPEX) 증가 추세 지속 등의 요인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전력기기 등의 AI 관련주는 내년까지도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란 판단이다. 그는 “금리 인하 사이클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익 모멘텀이 개선되고 생물보안법, 약가 인하 기조 등의 정책적 환경 또한 바이오주에 우호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년 전에 배터리와 반도체 업종이 수혜를 본 것처럼 바이오가 유리해보인다고 진단했다. 박 센터장은 “확실한 것은 미국의 밸류체인에서 중국을 떼어내는 분업구도의 해체를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트럼프(공화당)는 바이오시밀러 확대와 제약사 간 경쟁 촉진으로 가격을 내리자는 입장이 강하다”라고 설명했다. 올 4분기 현재 미국 경기는 둔화되고 있고, 이러한 기조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진단이다. 박 센터장은 “시기상으로도 트럼프 당선인이 바로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은 낮다”며 “관세의 목적은 미국 내 생산을 늘리는 것인데, 미국으로 외국인 직접 투자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단, 무리해서 포지션에 변화를 줄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그는 “포트폴리오에 경기에 대한 민감도를 점차 높여 나갈 필요는 있지만 그 시기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마무리되어 가는 때일 것으로 보인다”며 “여전히 헬스케어 등 경기와 무관하고 실적 기대가 크지 않은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했다.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책적인 수혜 업종인 원전·인공지능(AI)·바이오·자율주행·방산 관련주들이 단기적으로 유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차전지, 친환경 에너지·전기차 업종 투자는 주의해야”리서치센터장들은 가장 피해가 예상되는 업종으로 2차전지, 친환경 에너지·전기차 등을 꼽았다. 친환경 정책 후퇴, 관세 부과 우려 등으로 인해 단기적인 투자심리가 저해될 수 있다고 했다. 황 센터장은 “그동안 해리스 수혜주로 평가받던 2차전지와 친환경 에너지 관련 주식들이 불리해지는 것은 단기적인 약세일 뿐 결국은 중장기적으로 업종·기업의 이익 전망치를 따져보며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며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 센터장은 트럼프 트레이드보다는 경기 사이클과 업종별 업황에 집중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이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좋은 전략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실제로 2020년 대선의 경우 바이든의 공약이었던 친환경 에너지와 법인세 및 소득세율 인상에 따라 바이든 당선 시 에너지와 정보기술(IT)이 피해업종으로 인식됐으나 2024년 현재까지 IT가 미국 증시 내에서 가장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하고 있는 업종이다”고 말했다. 윤석모 센터장은 가장 피해가 예상되는 업종은 친환경 에너지·전기차 업종으로 내다봤다. 윤 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언급한 대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법안을 폐기할 경우 2차전지 업종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다만 내년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실제 정책이 나와야 시장의 향방이 가닥이 잡힐 것이란 관측이다. 그는 “트럼프가 대통령 취임 이후 실제 정책을 펴기 전까지 모든 정책의 시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2차전지주의 지난해 고점 이후 15개월간의 주가 약세는 트럼프 이벤트가 아니라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으로 불리는 전방 전기차 수요 부진과 해당 공급망에 있는 한국 업체들의 가동률 부진으로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트럼프 당선에 따라 국내 증시는 박스권을 유지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황승택 센터장은 “2025년 코스피 최고점 상단은 2900~2950으로 예상된다”며 “주요 상승요인과 위험 요인을 꼽자면 장기적으로 중요한 것은 2025년도 이익추정치가 어떻게 변화하는가와 외국인 수급 회복 여부다”고 짚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트럼프 당선 이후에 달러강세가 얼마나 지속되는지도 중요한 포인트”라고 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1월 초까지 코스피는 ▲실적 불확실성 ▲정치적 불안 심리 ▲수급 악화 등이 해소되면서 2800선을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4.11.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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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청정함이 곧 생명, 무진복 3겹 껴입어”…GC셀이 오염 막는 방법

바이오

세포·유전자 치료제 기업 GC셀은 쉬는 시간 없이 치료제를 생산한다. 환자에게 바로 투여해야 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의 특성상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의료기관의 요구에 맞춰 환자가 필요한 때 치료제를 출고해야하기 때문이다. 12일 오후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GC셀의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 시설 ‘셀 센터’에서는 파란색 무진복을 입은 5명의 제조 담당 직원들이 세포처리실에서 GC셀의 자가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를 생산하고 있었다. 이뮨셀엘씨는 간암 수술을 받은 환자가 보조요법으로 쓰는 치료제다. GC셀이 2007년 출시했다. 20여 년 전부터 사용된 치료제인 만큼, 환자가 이를 실제 투여한 사례(실사용증거·RWD)가 많다. 이 세포처리실에서 근무하는 제조 담당 직원들은 세 벌의 무진복을 겹쳐 입고 있었다. 무진복이란 멸균 또는 무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입는 옷을 말한다. 주로 클린룸 기준이 높은 실험실이나 제약 산업에서 입는다. 반도체 공장 작업자들이 방진복을 입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품질 관리 기준(GMP)에 따라 C등급 장소에서는 무진복을 한 겹, B등급 공간에서는 두 겹을 입고, A등급 시설에서는 여기에 한 겹을 더 입어야 한다. 실험실 내부에 들어가지 못하고 복도에서 직원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기자도 방진복을 따로 입어야 했다. 이렇게 청정함에 엄격한 것은 무균 제제인 이뮨셀엘씨를 제조할 때 미생물 오염이나 미립자와 발열성 물질로 인한 오염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무진복 위에 고글과 장갑을 끼고 3~4시간을 연속으로 근무한다고 했다.이뮨셀엘씨 연간 1만8000팩 생산GC셀은 제임스 박 대표 취임 이후 이뮨셀엘씨의 ‘재발굴’을 핵심으로 공격적인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이뮨셀엘씨를 활용해 해외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사업개발(BD)과 마케팅을 총괄할 조직도 신설했다. 이와 관련해 GC셀은 올해 9월 인도네시아의 비파마에 이뮨셀엘씨를 16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비파마와의 기술이전 계약 이후 중국과 중동 등 신흥시장 내 기업들이 이뮨셀엘씨를 도입하기 위해 GC셀과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GC셀은 현재 33개 국가의 기업과 기술이전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2~3년 내 기술이전 성과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이뮨셀엘씨가 생산되는 곳은 현재 이곳, 셀 센터다. 셀 센터는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연구개발(R&D), 제조할 수 있는 통합 체계로 구축됐다. GC셀이 추진하는 다양한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의 중심에 있다. 셀 센터는 지하 2층, 지상 4층 건물로, 2만806m² 규모다. ▲제대혈 시설 ▲방제실 ▲품질관리(QC) 시험실 ▲자체 생산 배지 시설이 1층에 들어서 있고, 이뮨셀엘씨와 다른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만드는 제조소는 2층에 마련돼 있다.이날 제조 담당 직원들은 셀 센터 2층의 세포처리실에서 이뮨셀엘씨를 생산했다. 세포처리실에는 안전형무균작업대(BSC)와 원심분리기, 현미경, 무균 접합기 등 이뮨셀엘씨를 안전하게 생산하기 위한 많은 장비가 설치돼 있다.제조 담당 직원들은 이 세포처리실에서 A등급의 무균 상태를 만들어주는 BSC에 손만 넣어 배양 세포에서 치료제 제조에 필요한 물질을 추출한다. 이를 ‘하베스트’(harvest) 공정이라고 한다. ▲혈액 입고 ▲세포 추출 ▲세포 배양 ▲세포 동결 등의 과정을 거친 물질을 이뮨셀엘씨로 만드는 마지막 공정이다.GC셀 관계자는 “세포배양기를 통해 배양한 세포가 원심분리기를 거치면 세포만 가라앉는다”라며 “가라앉은 세포를 모아 사람 혈청 알부민(HSA)에 넣으면 이뮨셀엘씨를 완성할 수 있다”라고 이뮨셀엘씨 제조 공정에 관해 설명했다.셀 센터에서는 연간 1만8000여팩의 이뮨셀엘씨를 생산한다. 이만큼의 이뮨셀엘씨를 생산하기 위해 생산시설은 풀가동된다. 셀 센터에서 생산한 이뮨셀엘씨는 국내 환자에게 투여한다. 제품 생산 이후 36시간 내 환자에 투여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제품 모두를 국내 공급한다고 GC셀 관계자는 설명했다. 매출 규모는 연간 400억원 정도다.CDMO 시설서 올해 5개 제품 생산 GC셀은 셀 센터를 통해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셀 센터에는 4개의 CDMO 제조소가 마련돼 있다. 계약당 적게는 1곳, 많게는 2~3곳의 제조소를 한 번에 쓴다. GC셀은 올해 셀 센터 내 CDMO 시설에서 5개의 제품을 생산했다.CDMO 제조소는 이뮨셀엘씨 제조소와 마찬가지로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 기준(GMP)에 따라 운영된다. 제조소를 잇는 통로는 공용 복도와 구분돼 있다. 직원의 이동 통로와 원자재의 운송 통로도 나뉘어 있다. CDMO 제조소에서는 자연살해(NK)세포와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NK세포, NK세포의 먹이인 배양보조세포(feeder cell·피더 셀)를 생산한다. 각 제조소에는 50ℓ 규모의 세포배양기(바이오리액터)가 여럿 설치돼 있다. 바이오리액터로 배양한 세포는 전용 장비를 통해 자동 회수한다.제품 제조에 사용하는 세포 일부는 미리 동결해 보관한다. 자동세포동결기(CRF)를 통해 세포가 충격 없이 안전하게 동결될 수 있도록 처리하고 있으며 제조에 사용될 세포는 액체질소로 이를 동결하는 6대의 LN2 탱크로 보관한다.세포·유전자 치료제를 제조할 때 필요한 원자재는 QR 코드로 모두 추적·관리하고 있다. 관리 담당 직원이 특정 제품을 생산할 때 디스플레이를 통해 QR 코드를 확인한 이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4.11.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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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첨단산업 보조금 전쟁에 한국 기업 밀린다”

산업 일반

우리나라의 첨단산업에 대한 보조와 지원이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주요국 첨단산업별 대표기업 지원정책 비교’를 통해 한국의 정책 지원이 미국‧중국 및 일본에 비해 부족한 실정이라고 7일 밝혔다. 한경협에 따르면 미국ㆍ중국ㆍ일본은 경제안보 차원에서 반도체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2022년 칩스법 서명식에서 미국의 국가안보는 반도체 산업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반도체 수출통제 개정 조치로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를 강화했다. 아시아 국가에 의존하던 반도체 생산을 자국에서 해결하기 위해 인텔에 85억달러에 이르는 보조금 투입 계획도 발표했다. 중국은 반도체 수급의 높은 대외의존도를 약점으로 인식하며,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높이기 위해 2023년부터 반도체 대표 기업 SMIC에 2.7억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정부 주도의 투자와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일본 정부는 반도체 산업 재부흥을 목적으로 연합 반도체 기업인 라피더스 설립에 63억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투입했다. 최근 일본 경제산업성은 추가 지원방안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피더스는 소니‧소프트뱅크‧키옥시아‧NTT 등 8개 기업의 연합체다. 2차전지 시장에서도 각국은 자국 기업과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 보조금을 통해 미국 내 2차전지 생산을 유도하고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IRA에 따르면 2차전지 부품의 50% 이상을 북미 지역에서 생산ㆍ조립한 경우 등에 한해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세계 주요 기업들이 미국 현지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CATL 및 LG에너지솔루션 등 많은 기업들이 미국내 생산공장을 건설했거나 계획 중이다. 일본 역시 이차전지를 에너지 정책과 경제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도요타에 8.5억달러 규모의 이차전지 연구개발 보조금 지급을 결정했다. 또 자국내 이차전지 생산시설 확보에도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반도체 산업과 이차전지 산업에도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은 없는 실정이다. 국내 주요 이차전지 생산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의 세계 시장 점유율 2021년 30.2% 수준이었지만, 2023년에는 23.1%로 급감했다. 한경협은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 대상 세액공제와 같은 간접적인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며 생산 기반의 국내 유치와 연구개발 등을 위해 미국이 시행 중인 직접환급(Direct Pay) 제도 같은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주요국들의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에 대한 지원정책 강화는 첨단산업 주도권 상실이 곧 국가안보 위협이라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결과”라며 “한국도 관련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과감한 재정지원 방안을 수립해야한다”고 말했다.

2024.10.0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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