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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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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 치료해준다며…불법 제조공장 '첫 몰수' 선고

정책이슈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 150만정을 만든 불법 제조공장에 대해 2심에서도 몰수 선고가 내려졌다.11일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조사부에 따르면 약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형제에 대해 지난달 31일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형 안모 씨에게 징역 2년, 안씨의 동생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불법 의약품 제조공장에는 몰수를 선고한 1심 판결이 유지됐다.앞서 검찰은 불법 의약품 제조공장에 대한 동결 조치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임의 처분을 막는 민사상 가처분을 신청했으며 지난 4월 받아들여졌다.이처럼 불법 의약품 제조공장이 몰수된 것은 최초 사례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검찰 관계자는 "종래 성매매가 이뤄진 건물 등이 몰수된 사례들은 있었으나 범행 장소로 제공된 부동산에 대한 몰수 판결이 선고된 사례가 흔치 않다"며 "수사 단계에서 동결 조치가 쉽지 않았음에도 면밀한 법리 검토를 거쳐 민사상 처분금지 가처분을 통해 동결 조치 후 몰수했다"고 설명했다.안씨 형제는 이 공장을 이용해 2020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150만 정의 가짜 비아그라, 시알리스 등을 만들어 판 혐의를 받아 지난 6월 재판에 넘겨졌다.검찰은 "피고인이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해 상고심이 계속될 예정"이라며 "상고심에서도 제조공장 몰수 판결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온라인 이코노미스트

2024.11.1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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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탁 기자의 바이오 이노베이터 (9) | 조호연 CTC바이오 회장] “발기부전과 조루증 한 번에 잡는 약 임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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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약품에서 인체의약품 분야로 사업 확대… 발효와 코팅 기술 분야 글로벌 기술력 확보 성공은 실패를 두려워 않는 도전에서 비롯되게 마련이다. 한국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바이오산업이 주목받는다. 바이오 강국을 꿈꾸며 숱한 실패를 딛고 도전을 이어온 혁신기업과 CEO를 소개한다. 대한남성과학회에 따르면 한국 성인남성 1700만 명 중 대략 500만 명이 조루증을 겪고 있다. 유병률이 27.5%에 달한다. 매우 흔한 병이라는 얘기다. 이런 조루를 치료하는 대표적인 치료제로는 메나리니의 프릴리지가 있다. 세계 최초의 경구용 조루 치료제다. 한국에서는 2013년 CTC바이오가 처음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 애써 개발했지만 문제가 있었다. 환자가 약을 찾지 않았다. 조루를 숨기거나, 인지했어도 병원을 찾지 않는다. 수백억원의 연구비를 쏟아 부은 CTC바이오 담당자들은 낙심했다. 조호연 CTC바이오 회장은 “이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 발기부전증 치료제와 병행하면 되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쉽게 말하면, ‘세워서 오래간다’는 컨셉트다. 현재 CTC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조루치료제 ‘컨덴시아’에 ‘비아그라’를 결합한 제품을 임상시험 중이다.휴대가 용이한 필름형 조루 치료제도 준비 중이다. 12월 6일 CTC바이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컨덴시아를 필름 제형으로 개발하기 위한 복제약 임상시험을 신청했다. 필름형 의약품은 셀로판과 같은 얇은 막 형태로 혀에서 녹여서 섭취할 수 있다. CTC바이오 관계자는 “필름형 의약품 기술을 보유한 덕에 제품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조루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CTC바이오는 조호연 회장이 1993년 설립한 제약 기업이다. 국내에는 홍천, 안산, 화성, 김해에 생산 공장과 연구소가 있다. 베트남에도 생산 공장을 설립해 해외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베트남에도 투자 법인을 설립해 해외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금은 다양한 의약품을 연구·제조하고 있지만 시작은 동물약품 및 사료첨가제를 판매하는 기업이었다. 서울대 축산과를 나온 조 회장은 국내 사료 시장에 관심이 많았다. 대부분이 수입품이었는데, 이들 제품에 버금가는 제품을 만들 자신이 있었다. ━ 동물약품·사료첨가제로 사업 시작 그가 주목한 분야는 사료 첨가제다. 축산 농가 대부분은 소나 돼지에게 사료를 먹인다. 이때 소화를 돕는 약품을 사료 첨가제라고 한다. 조 회장은 “사료의 주성분인 효소를 얼마나 잘 소화하느냐에 따라 성장 속도와 면역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좋은 제품을 만들 기술력이 있다고 자신해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가 가장 공을 들여 연구한 분야는 코팅 기술이다. 사료 첨가제는 맛이 쓴 편이라 가축들이 먹기 싫어한다. 약에 얇은 막을 씌워줘야 가축들이 거부하지 않고 사료와 함께 먹을 수 있다. 조 회장은 “너무 얇으면 입에서 녹고, 두꺼우면 위를 지나서 대장으로 내려간다”며 “동물마다 특징이 다르기에 많은 연구를 하며 적절한 양을 찾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동물용 효소제는 지금도 CTC바이오의 주력 제품 중 하나다. 동물용 효소제인 씨티씨자임(CTCZYMEⓇ)은 과학기술대상·장영실상 같은 국내 주요 과학 상을 휩쓸었다.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 국가와 멕시코, 브라질 등 중남미에 수출 중이다. 지난해에는 캐나다에서도 허가를 획득해 북미 진출도 임박했다. 조 회장은 “좋은 약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였기에 때문에 수익이 생길 때마다 연구개발(R&D)에 매달린 덕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 필름형 비아그라의 원조 R&D 투자 과정에서 CTC바이오는 예상 못 했던 자산도 얻었다. 세계적 수준의 발효기술과 코팅기술을 확보한 것이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면 미생물 발효기술, 약물 코팅기술, 약물 전달기술(DDS, Drug Delivery System)이 나온다. 동물 의약품에서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던 CTC바이오는 2002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자금을 마련한 조 회장은 커다란 도전을 한다. 인체 의약품 개발에 뛰어든 것이다. 기술력을 확보한 약물 전달 및 코팅기술을 활용하며 틈새 시장을 노리기 시작했다.처음엔 항생제와 어린이 의약품 시장을 공략했다. 코팅기술을 이용해 쓴맛이 없는 소아용 의약품을 만들 수 있다.“코팅기술은 맛을 차폐하는 것으로 케미칼 제제의 매우 강한 쓴 맛을 차폐하는 당사의 기술은 단순히 슈가 코팅을 하는 정도의 하위기술수준이 아니라 원료자체의 이온결합변경 등 화학적, DDS 기술이 높다는 것을 설명 드리고자 하는 내용이었습니다.”소화제나 감기약에 코팅을 입혀 단맛이나 과일 맛이 나게 할 수 있다. 항생제 원료를 활용해 약품을 개량하는 연구 용역에도 뛰어들었다. 약효를 높이거나 부작용을 낮추는 일이다. 개량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해당 원료를 제약회사에 공급한다. 동물 의약품을 개발하며 수 없이 해왔던 일이다.“DDS기술을 바탕으로 한 개량신약 개발기술이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 원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단 항생제나 어린이 약에 대한 것이 아니라 모든 의약품을 현재 상태보다, 더욱 복용하기 쉽게, 약효를 오래 가도록, 동시처방이 일상적인 두개 이상의 약물을 하나의 약으로 만드는 일, 이러한 것이 우리 기술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던 CTC바이오를 업계가 주목하게 만든 사건이 벌어졌다. 국내 최초로 구강 용해용 필름 제형을 발기부전증 치료제에 도입한 것이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유통된 필름형 비아그라를 이 회사가 개발했다. 조 회장은 “미국의 필름형 입 냄새 제거제를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며 “우리 기술이면 이것보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데 이를 어디에 활용할 수 있을지 연구팀에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회장님이 1년 시간을 주며 필름형 발기부전증 치료제 개발을 지시했다”며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는데, 워낙 진지하게 말씀하셔서 정신 차리고 개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2011년 SK케미칼에서 물 없이 입에서 녹여 먹는 필름형 제품 ‘엠빅스S’를 선보였다. ‘혁신적인’ 제품이란 평을 들으며 발기부전증 치료제 시장 성장에 기여했다. CTC바이오가 SK케미컬에 제공한 제품이다.“SK케미칼은 먼저 자사 제품에 적용하고자 했고, 우리는 이에 동의하여 기술적 협력을 해준 것 입니다. 이런 사연으로 SK케미칼은 자사의 원물질로 제조하고 있는 엠빅스(발기부전치료제)를 국내 최초의 필름형의약품으로 출시할 수 있었습니다.”CTC바이오는 제품 개발에 성공하자 SK케미컬에 생산 및 판매를 제의한다. 안산 SK케미컬 공장 내부에 자체 생산 라인을 설치하고 제품을 공급했다. 꾸준히 생산량을 늘리다 아예 SK케미컬 안산 공장을 인수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 공장을 인수한 이례적 ‘사건’이다. SK케미컬은 공장 이전을 준비 중이었고, CTC바이오는 생산 거점이 필요했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덕에 쉽게 계약을 진행할 수 있었다. CTC바이오의 필름형 비아그라는 지난해 러시아에 수출을 시작했다. CTC바이오는 이를 계기로 CIS(독립국가연합)와 멕시코 등 7개 국가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러시아 현지 임상의 성공은 CTC바이오 기술이 글로벌한 제품임을 입증한 것”이라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국내 의약품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2013년엔 조루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다. 역시 국내 최초다. 발기부전증 치료제와 조루 치료제는 원리가 비슷하다. 발기부전증 치료제가 혈압을 높여 발기를 돕는다면 조루 치료제는 혈압을 조절해 사정 시간을 늘려주는 원리다. CTC바이오가 개발한 국산 조루 치료제 개발에는 휴온스, 진양제약, 동국제약 등 중견제약사도 참여했다. 국내 유통 및 판매는 상위제약사에 판권을 이양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조 회장은 “아직은 시장 초기 단계라 매출이 적지만 발기부전증 치료제와의 복합약, 그리고 필름형 조루 치료제 개발을 통해 시장을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7.01.0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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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의료기기 유망주 10종목] 녹십자셀·인바디·안국약품 관심 둘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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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첫 주 핫 클릿 리포트로 이정기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의 제약·바이오·의료기기 유망주 10종목’을 뽑았다. 이 보고서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 결과 6월 30일~7월 7일 조회수 1위(821회, 6월 23일 이후 작성 기준)를 기록했다. 다음은 보고서 요약. 제약·바이오·의료기기 종목의 주가가 올 들어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버블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리스 사태와 중국 증시 폭락을 거치면서 이들 기업의 주가 역시 급락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추세적인 상승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다만, 그만큼 옥석 가리기가 중요한 때다. 이에 따라 관련 업종의 유망주 10개를 선정해봤다. ① 녹십자셀녹십자셀은 현재 주력제품인 이뮨셀LC의 판매량 증가로 실적이 좋아질 전망이다. 특히, 간암치료제 3상 임상시험 결과가 해외 학술지에 기재되면서 종합병원 처방이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 월평균 처방건수도 2013년 45건, 지난해 122건, 올해 1분기 213건으로 늘어남에 따라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기반한 이뮨셀 매출액은 약 170억원으로 증가할 것이다.② 인바디인바디는 글로벌 체성분 분석기 1위 업체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전문가용 제품 외에도 아동·홈헬스케어용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에는 중국·미국 시장에서 35%의 고성장을 할 전망이다. 인바디 밴드를 비롯한 웨어러블 매출 비중도 20%로 올라오면서 향후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③ 안국약품안국약품은 자체 개발한 신약들의 꾸준한 매출 증가와 함께 뷰티제품들의 고성장으로 투자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리쥬란 힐러는 필러 다음 세대 제품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비만치료제 제로X캡슐 판매량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하면서 고성장하고 있다.④ 인트론바이오인트론바이오는 박테리오파지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동물용 항생제 대체재를 생산하고, 수퍼 박테리아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기존 항생제와 달리 박테리아를 구성하는 세포벽을 직접 파괴해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고 효과가 좋다. 2011년 동물사료 내 항생제 첨가 금지법이 시행되면서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관련 규제가 확산돼 해외매출 발생 기대감도 커질 전망이다.⑤ 루트로닉에스테틱 부문 실적 개선과 사업다각화로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최근 출시한 병·의원용 화장품 라셈드는 피부 내 핵심물질 전달 기능을 개선해 기존 화장품 대비 경쟁력을 갖췄다. 척추 디스크 수술기기 출시로 피부·성형외과 중심에서 신경외과로의 사업 다각화도 본격화할 전망이다.⑥ 씨티씨바이오올해 인체의약품 국내외 판권계약 진행을 통해 외형과 이익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필름형 발기부전치료제 ‘타다라픽’의 아시아·중동 지역 판권 계약과 ‘비아그라(실데나필)’의 해외공급 확대가 예상돼 인체의약품의 성과가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남미·중남미·동남아를 비롯해 30여개여 개 수출하고 있는 캐시카우 ‘씨티씨자임’의 연내 미국 판매 허가 기대감도 높다.⑦ 인터로조인터로조는 콘택트 렌즈 ‘원데이’ 계열 제품을 중심으로 국내 시장에서 지배력이 확대되고 있다. 올해에는 2위 업체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중국 영업 본격화와 신규거래처 확보 등으로 해외수출도 탄탄할 것으로 예상된다.⑧ 하이로닉하이로닉은 주름제거 장비와 냉각지방분해 장비를 주로 생산하는 피부미용 의료기기 전문 업체다. 매년 2~3개의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이후에도 신제품의 매출로 실적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여드름 치료기, 모발이식장비 등 제품군을 늘리고, 소모품 매출액도 연간 50% 이상 증가하면서 외형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⑨ 삼천당제약주력 제품인 안과용제를 중심으로 매출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실적기준 주가수익비율(PER) 12배 수준으로 탄탄한 실적 성장세를 감안할 때 주가의 하락 가능성도 크지 않다. 올해 ‘유럽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획득해 수출도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⑩ 메디아나글로벌 의료장비 업체에 환자감시장치 및 제세동기를 ODM(제조업자 개발생산)으로 납품하는 업체다. 납품 확대로 ODM의 매출 확대와 2013년 개발한 고수익성 제품의 매출 기여가 예상된다. 또한 병원용뿐 아니라 가정용 헬스케어 시장에도 진출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정리 = 함승민 기자 ham.seungmin@joins.com ━ 화제의 리포트 ㅣ 자전거 시장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 삼천리자전거·알톤스포츠·참좋은레저가 유망주 자전거 인구 1200만명 시대라는 말을 실감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당장 가장 가까운 한강으로 달려나가면 평일 낮에도 제법 많은 라이더들을 목격할 수 있다. 올해 국내 자전거 시장은 판매량 기준 전년 대비 4% 증가한 약 200만대, 매출액 기준 7% 증가한 약 5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전 세계 자전거 시장 규모는 약 1억2000만대다. 국내 자전거 시장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가 채 안 된다. 국내 자전거 보급률은 약 29% 정도다. 유럽이나 일본의 보급률은 60~80%다. KDB대우증권의 이왕섭·김철중 연구원은 ‘자전거 시장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보고서에서 “국내 보급률 확대와 함께 수출까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중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자전거 시장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징은 세 가지. 첫째, 수요층이 10대에서 구매력 있는 30대로 이동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국내 자전거 시장은 2009년부터 5년간 연평균 7.3%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수량보다 가격이 오른 점이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둘째, 국내 업체들이 유아용, 전기자전거, 액세서리 사업으로 다각화하고 있다. 셋째, 정부의 우호적이 정책으로 관련 인프라 확대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른 유망주로 이 연구원은 자전거 1위 업체 삼천리자전거와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체 공장을 보유한 알톤스포츠, 고급 자전거 시장에서 선전하는 참좋은레저를 선정했다.

2015.07.1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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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으로 글로벌 제약사 도약 꿈꾸는 한미약품’ - 공들인 연구개발 과실 수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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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셋째 주 핫 클릭 리포트로 양준엽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의 ‘한미약품-신약으로 글로벌 제약회사로 도약하는 2015년’을 뽑았다. 이 보고서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집계 결과 3월 10~17일 조회수 1위(590회, 3월 3일 이후 작성 기준)를 기록했다. 다음은 보고서 요약. 한미약품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간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결실을 거둘 때가 무르익었다는 평가다. 암을 유발하는 특정 표적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해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효과를 높인 표적치료제 라인업이 완성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키르키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4개국에 추가 수출의 길도 열었다.한미약품은 1973년에 설립된 유력 제약사다. 2010년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와 사업회사인 한미약품으로 인적분할했다. 퍼스트 제네릭 개발을 주력으로 빠른 성장을 이뤘다. 주요 제품으로는 고혈압치료제 ‘아모디핀’, 복합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 발기부전치료제 ‘팔팔’,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에소메졸’ 등이 있다. 1996년에는 중국에 북경한미약품유한공사를 설립해 지금까지 안정적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의 리베이트 단속으로 중국 제약산업이 침체된 상황이지만 올해부터 업황 개선의 기미가 보여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5년 한미약품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공격적 연구·개발 투자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2014년 기준 매출의 20%에 해당하는 1525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지출했다. 결과 글로벌 신약이 될 가능성이 큰 신약 파이프라인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퀀텀 프로젝트’라 불리는 당뇨치료 바이오신약군과 표적치료제군이 가장 눈에 띈다. 당뇨치료 바이오신약인 ‘LAPS CA-Exendin-4’는 현재 미국·유럽·한국 등 9개 국가에서 임상이 진행 중이다. 올 6월 결과가 발표된다. 긍정적 결과가 나올 경우 한미약품의 주력 제품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3개의 표적치료제도 눈여겨봐야 한다. 현재 다수의 글로벌 제약회사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야다. 한미약품은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암을 치료할 수 있는 고형암 치료제, 기존 항암제에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에게 부작용을 낮추며 투여할 수 있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신개념 표적 자가면역질환 치료가 가능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까지 3종의 표적치료제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2015년 한미약품의 예상 매출은 8547억원, 영업이익은 645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12.3%, 87.8%가 늘어난 수치다. 리포트를 작성한 시점인 3월 6일 종가 기준 한미약품의 주가는 11만4500원이다. 양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목표주가는 15만원이다. 3월 19일 현재 20만9000원을 기록해 목표주가를 이미 뛰어넘었다.

2015.03.2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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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XUALITY COACHING | 건강의 달인 ⑱ 섹스는 힐링이자 헬스 행위

헬스케어

섹슈얼리티 코치인 배정원 행복한 성문화센터 소장은 쾌락을 위해 ‘있는 기관은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섹스는 단순한 흥분을 넘어 자존감을 회복하고, 서로 행복하기 위한 달콤한 처방이다. 섹스는 곧잘 식사에 비유된다. 때가 지나면 허기지고, 과식하면 탈이 나며, 그래서 때론 다이어트를 필요로 한다. 사랑을 애피타이저로, 섹스는 메인디시로 생각하며 풀코스를 즐기지만 혹여 기회가 되면 단품으로 만족할 줄도 안다. 음식 종류도 많고, 기호가 다르니 즐기는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어찌 보면 식사나 섹스 모두 누가 뭐랄 수 없는 개인행위다. 하지만 정말 그런가. 삶의 만족도와 행복의 기준이 되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방치하면 불량사회를 만드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성폭력 예방’ 넘어 ‘즐기는 성’ 교육섹솔로지(성의학)는 여성이 접근하기엔 이런저런 이유로 불편한 분야다. 우리나라에선 체계화된 학문도, 배울 곳도 없는데다 사회의 이중 시각과 잣대가 방해를 한다. 섹슈얼리티 코치인 배정원(53) 행복한 성문화센터 소장이 섹솔로지에 뛰어든 것은 첫 직장인 대학병원 홍보실을 떠난 1997년의 일이다. “자원봉사를 하려고 (사)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를 찾아갔어요. 청소년의 고민을 들어주고, 아픔을 함께해야겠다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대부분의 질문이 성과 관련된 내용이었어요.”이 분야에 막연한 지식만 갖고 있던 그는 제대로 된 상담을 위해 ‘면학’에 들어갔다. 퇴근 후 여러 권의 책을 펼쳐놓고, 밤늦도록 다양한 질문과 고민에 대해 공부했다. 전문지식이 필요할 땐 해당 전문의에게 자문도 구했다. 언론학(중앙대)과 보건학(이화여대)을 전공하고, 홍보실에 근무한 업무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마치 매일 시험공부를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하루 20여 건 모법답안을 만들면서 독학한 셈이죠.” 그는 이도 모자라 신문사(경향신문 미디어칸 성문화센터)에 성상담코너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독자와 만났다.그러기를 6년여. 하지만 섹스는 파고들수록 단순한 육체행위나, 목적이 아니라는 사실이 그를 당황케 했다. 단선적인 시각으론 해석할 수 없는 깊고 오묘한 세계였다. “섹스에 대한 고민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나는 나 스스로를 어떻게 돌보며 사랑해야 하는가’ ‘나는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 것인가’하는 ‘Human being(인간·존재)’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습니다.”그래서 섹슈얼리티는 성행위 뿐 아니라 성에 대한 감정이나 태도, 철학, 가치관까지 포함한다. 따라서 섹슈얼리티 코치란 올바른 성(性)인식을 갖춰 성숙한 인격체를 만들어가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당시 성상담의 내용을 보면 성폭력이 전부였어요. 하지만 그 뿌리는 성에 대한 잘못된 태도와 인식입니다. 이를 바꾸지 않으면 병든 뿌리는 내버려두고 가지만 잘라내는 격이지요.”배 소장은 멘토를 찾아 호주로 날아갔다. 나이 마흔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곳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성치료 전문가이자 교육자인 홍성묵 전 웨스턴시드니대학 교수를 만났다. 그는 하루 3시간씩 강행군을 하며 일종의 과외공부를 했다. 이렇게 한 달여를 배우면서 휴먼 섹슈얼리티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었다. 배 소장은 이곳에서 섹슈얼리티 전문가로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했다. “우선 대상을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바꿨습니다. 어른의 문제가 더 심각했고, 이 같은 의식이 청소년에 오롯이 전달되고 있습니다. 단지 성인의 성문제는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뿐이죠.”다음은 성에 대한 교육이었다. 그동안엔 성폭력을 예방하는 교육이었다면 이젠 건강하고, 행복한 성을 즐기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회가 성을 바라보는 벽은 여전히 높았다. “한번은 TV 아침프로그램에서 부부의 성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고 출연 요청을 했어요. 개방적인 분위기인데다 마음껏 얘기해도 좋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섹스’라는 단어를 그대로 썼지요. 그런데 결국 이 단어는 무음 처리돼 방영됐습니다.”한국인 87% ‘섹스 무척 중요’섹스는 여전히 천하고, 부끄럽고, 감춰야한다고 생각하는 사회인식의 한 단면이었다. 문제는 담론화하지 못한 섹슈얼리티는 음습한 지하로 들어간다는 사실이다. 그리고는 성폭력·성매매·섹스중독·미혼모 등 사건·사고의 배경이 된다. “각국 사람을 대상으로 ‘섹스가 인생에서 무척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한국인의 87%가 ‘그렇다’고 답해 세계 1위를 차지했죠. 성이 이렇게 삶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면서도 여전히 공론화하는 데는 주저합니다.” 그는 고민했다. 포르노 구입비를 가장 많이 쓰는 나라, 키스방·애무방·대딸방 등 유사성행위가 단속을 피해 독버섯처럼 끊임없이 자라는 나라, 그러면서도 섹스리스 부부는 왜 그렇게 많을까.섹스로 병든 사회는 곳곳에 널려 있었고, 그를 필요로 하는 곳도 늘었다. 2005년 배 소장은 제주도 ‘건강과 성박물관’ 초대 관장으로 취임했다. 대지 8만2600㎡(2만5000평), 전시공간 5000㎡(1500평) 규모의 세계 최대 성박물관이다. 그는 설립자를 설득해 이곳에 국내 유일의 성교육관을 만들었다. 호기심을 촉발하는 상업적 성이 아닌 올바른 성문화와 교육에 일조하는 박물관이다. 배 소장은 국방부 성분과자문위원과 육군여성정책자문위원도 역임했다. 원하는 곳이라면 1군단에서 8군단까지, 인제나 원통 같은 강원도 오지도 마다 않고 갔다. 그 덕에 국방부장관 감사패도 받았다.2008년 연세대 간호대 성건강센터장을 역임한 그는 현재 세종대 겸임교수다. 그의 강의는 인기절정이다. ‘성과 문화’ ‘연애와 결혼관계론’을 가르치는데 80명씩 3개 반의 수강신청이 넘쳐난다. 그의 리포트 과제는 독특하다. 예컨대 자신의 성기를 보고 이미지를 써오는 숙제도 있다. “성교육을 하면 가장 먼저 자신의 성기(몸)와 친해질 것을 요구합니다. 사랑과 섹스를 할 때 자존감이 강한 사람이 파트너를 더 배려하고, 존중합니다. 자신의 존재가 아름답고 귀하다고 깨닫는 순간 다른 생명을 보는 눈도 달라지지요.”나의 성을 잘 관리하면 자존감이 높아지고, 생명존중의 가치관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행복한 성이 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성기관찰은 위생에도 도움을 준다. 실제 많은 생식기 질병이 위생 개념과 관리 부족에 기인한다.“자신의 몸과 먼저 친해져라”그는 ‘3H Sex’를 권한다. 첫째는 성 건강(Sexual Health)이다. 피임·성병 예방 등 위생에서부터 건강증진 활동으로서의 성이다. 실제 섹스는 건강 성적표다. 규칙적으로 섹스를 하는 부부는 혈압이나 혈당치는 물론 심리적으로도 안정돼 있다. 둘째는 성 조화(Sexual Harmony)다. 남녀의 차이를 알고, 이해하고, 갈등을 줄이는 것이다. “섹스는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해요. 일방적인 관계는 서로 불편하고, 불행합니다. 사랑을 나누고, 표현하고, 전달돼야 관계가 형성됩니다.” 이를 위해 여성은 수동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남자를 위한 적극적인 테크닉 구사와 성감표현도 필요하다는 것이다.셋째는 성 행복(Sexual Happiness)이다. “과거엔 설문조사를 하면 섹스의 목적이 생식보존이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6번째입니다. 그만큼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죠. 여기에는 심리적·정서적·육체적 만족이 따라야 합니다.”하지만 3H Sex는커녕 섹스리스 부부가 늘고 있다. 한국 남성의 80%가 포르노그래피를 즐기고, 섹스리스 남편 대부분이 포르노그래피 중독인 점도 문제다. “유학생 커플이 상담을 온 적이 있어요. 남편은 유학시절 외로움과 긴장감을 포르노와 자위로 풀다보니 결혼 후에도 아내에게선 흥미를 못 느끼는 거죠. 아내 역시 소극적이라 결국 이혼 직전까지 갔습니다.”이들에게 5분간 안아주기, 터치, 마사지, 그리고 감각 찾기 등 행동인지치료를 시작했다. 몇 주 뒤 이들 부부가 행복한 미소를 띠며 찾아왔다. “섹스가 최선은 아니지만 부부간 최상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섹스는 흥분과 쾌감을 넘어 사랑과 유대감의 확인, 그리고 파트너에 대한 신뢰의 증명이니까요.”배 소장이 50·60세대에 권하는 조언은 “있는 기관은 써야 한다”는 것. 숫자는 숫자일 뿐 조상이 권한 3쾌(쾌식·쾌면·쾌변)에 1쾌를 더해 쾌락을 즐겨야 한다. 쾌락은 단순히 감각적인 것 뿐 아니라 전신 건강에 기여한다. 발기는 혈액순환과 전립선질환 예방을, 극치감은 정서안정과 친밀감을, 그리고 여성에겐 질 위축과 내분비계를 회복시킨다.문제는 배우자에 대한 호감도. 성적 흥분을 위해 때로는 위장도 필요하다. “성 치료사는 ‘일부러 소리를 내보라’고 권하기도 합니다. 실제 사랑을 나눌 때 피드백이 없으면 성적인 만족감을 높일 수 없어요.” 남자도 마찬가지다. 흥분을 표현하는 립 서비스로 아내를 고무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황혼이혼을 생각한 50대 이후의 부부 역시 섹스가 접착제가 됐다.“발기부전치료제 마케팅을 위한 선상파티에 초대받은 적이 있어요. 제 강의 이후 댄스파티 시간이었는데 한 부부가 춤은 추지 않고 갑판에서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는 것을 봤어요. 그리고 다음날 문자가 왔습니다. 부부가 그날 호텔에 가서 만족할만한 섹스 커뮤니케이션을 했답니다. 섹스가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한 표현이라는 걸 깨달았다는 거였죠.”섹스는 분명 힐링이며, 건강증진 행위다.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 단순한 성적긴장 해소가 아닌 자존감을 회복하고, 서로 행복하기 위한 달콤한 처방이다. 이것이 제대로 된 성교육과 섹슈얼리티 코치가 필요한 이유다.

2014.08.28 16:45

6분 소요
적자 기업의 턴어라운드 스토리 - 심텍·쌍용차·우진·하츠 주목

산업 일반

5월 다섯째 주 핫 클릭 리포트로 김갑호 교보증권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적자 기업의 턴어라운드 스토리’를 뽑았다. 이 보고서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 결과 5월 20~27일 조회수 3위(479)를 기록했다. 1~2위 리포트 관련 내용이 본지 기사와 겹쳐 3위를 핫 클릭 리포트로 선정했다. 다음은 보고서 요약.턴어라운드는 구조조정을 통한 핵심 역량 강화, 경기 또는 업황 상승 국면 등을 통해 실적 방향성이 상향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의 존재 이유가 이익 창출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가장 의미가 큰 턴어라운드는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특히 중소형 턴어라운드 종목에 관심을 갖고 찾을 필요가 있다. 중소형주의 경우 대형주 대비 흑자전환 기업을 찾을 기회가 많다. 상대적으로 기대수익률이 높다.턴어라운드는 강력한 테마인 동시에 영원한 테마이기도 하다. 턴어라운드의 가능성이 크거나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기업은 일반적으로 높은 주가 수익률을 나타낸다. 적자전환 하거나 적자가 지속될 때 각종 이익지표들이 마이너스로 나타난다. 이 경우 주가는 실제 기업 가치보다 지나칠 정도로 떨어지게 마련이다. 반대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하게 되면 주가는 정상화 단계를 거치면서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낸다.실제로 지난 4년 평균으로 턴어라운드 종목군은 코스피 지수대비 15.5%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코스닥과의 수익률차는 20.9% 더 크다. 요즘은 거시경제 부진과 개별 업황 모멘텀 부재로 업종과 종목 선택이 쉽지 않은 시기다. 이럴 때 그간 실적 부진이 반영돼 주가가 많이 떨어진 종목 중 턴어라운드 모멘텀이 부각될 수 있는 종목이 좋은 투자 대안으로 부각될 수 있다.턴어라운드 종목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우선 실적 지속성이 있다. 경기가 불확실한 시기일 때 턴어라운드가 일시적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턴어라운드 종목군의 주가수익률도 실적 개선의 지속 여부를 반영한다.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이듬해의 적자전환 여부에 따라 당해 수익률의 차가 발생한다. 또한 순이익의 턴어라운드가 단순 영업이익 턴어라운드보다 유의미한 성과를 나타낸다. 경기도 주요 요인 중 하나다. 경기가 부진을 털고 회복하는 시기에 턴어라운드 종목의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이는 경기 회복으로 턴어라운드의 강도가 세고 눈에 띄어서다. 경기가 부진한 기간 동안 경쟁 기업의 퇴출로 인해 경쟁 강도 완화된 것도 영향을 미친다. 2005~2007년 경기가 상승할 때 턴어라운드 종목군의 수익률은 188%다. 코스피와 코스닥 상승률보다 높다. 최근 경기 흐름이 완만히 개선되고 있어 턴어라운드 종목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턴어라운드 종목의 주가 상승 시점은 대형주와 중소형주가 다르다. 과거 경험을 보면 대형주의 주가 상승은 턴어라운드보다 6개월 정도 앞선다. 중소형주는 턴어라운드 시점에서 주가 상승이 나타난다. 시장 내 정보의 차이 때문이다. 중소형주의 경우 대형주 대비 한정된 정보로 턴어라운드 모멘텀이 확실히 드러나는 시점부터 주가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턴어라운드 가능성 있는 중소형주들에 대한 선행 학습이 중요하다.그동안 적자를 나타냈던 종목들 중 올해 혹은 내년에 실적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큰 업체를 꼽았다. 이들 중 머지않아 턴어라운드할 가능성이 크고 아직까지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종목을 추천한다. 제품 개선과 가동률 상승으로 올해 3분기 이후 본격적 실적 증대가 예상되는 심텍, 신차(X-100) 출시하는 쌍용차, 원전용 계측기 매출 정상화와 포스코 등의 납품을 확대하는 우진, 발기부전치료제(유데나필)로 800만 달러가 유입되는 메지온, B2B(기업 간 거래) 매출 호조와 B2C(기업-개인 간 거래)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하츠, 중국 시장 라인업 증가와 모바일 게임회복을 통해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조이시티 등의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크다.

2014.06.02 15:48

3분 소요
INNOVATION - 약이 소프트웨어와 만나 똑똑해진다

산업 일반

복용자의 생체 정보를 측정해 약의 효과를 높이는 드러그웨어가 등장한다얼마 뒤에는 시알리스(발기부전치료제) TV 광고가 바뀔지도 모른다. 희끗희끗한 머리에 탄탄한 몸매를 가진 남자가 카메라를 보며 진지하게 말한다. “의사가 처방해준 알고리즘이 샤워 중인 아내를 놀라게 하기에 가장 적당한 때를 내게 알려줍니다.”알약이 똑똑해지려는 참이다. 그에 따라 약의 가치와 효능이 크게 향상될 듯하다. 역사적으로 알약은 항상 멍청했다. 복용자가 어떤 사람인지, 약효가 있는지, 또는 복용자가 빠뜨리지 않고 처방대로 먹기만 하면 효과가 있을지 전혀 모른다.알약이 똑똑해지기 위해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한 건 아니다. 가령 삼킬 수 있는 컴퓨터 칩과 무선 송신기로 무장할 필요는 없다. 대신 앞으로 몇 년 뒤 처방을 받을 때는 약 통 외에 소프트웨어가 딸려 오게 된다. 휴대전화, 손목 모니터, 네트워크 연결 욕실 체중계, 심지어 디지털화된 식탁 포크에서 보내는 생체 데이터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다. 약이 잘 듣는지 그리고 의사가 투여량을 조정해야 하는지를 판단하려는 목적이다. 소프트웨어는 그 모든 데이터를 앱으로 전송한다. 복용자가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도록 하려는 취지에서다. 복용자가 차도를 직접 확인할 경우 계속 약을 복용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지금껏 약은 제약회사의 최종 제품이었다. 앞으로는 약이 드러그웨어(drugware)에 더 가까워질 전망이다. 복용자를 건강(wellness)으로 인도하려 고안된 해법의 일부다. 소프트웨어가 없는 약은 평범한 외출복 차림의 레이디 가가(파격적인 패션으로 유명한 가수)처럼 어색해 보이게 된다.“결과물을 판매하려는 아이디어다.” 메디데이터 솔루션의 공동창업자 글렌 드 브리스가 말했다. 임상실험의 기술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회사다. 신약을 테스트할 때 수많은 환자와 의사가 보내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류한다. 그런 실험에서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진다. 드러그웨어를 어떻게 개발할지에 관한 아이디어 중 일부는 거기서 나온다며 드 브리스가 덧붙였다. “업계에서 약과 알고리즘의 결합을 조심스럽게 실험하는 중이다.”이는 많은 당뇨병 환자가 이용하는 자동 인슐린 펌프 같은 기존 장비들과는 다르다. 그런 기기들은 수치를 판독한 뒤 자동적으로 인슐린을 투여한다. 일부는 글루코스 수치 데이터를 앱에 전달한다. 하지만 이들 기기는 신체 동작을 자동화하려는 취지다. 미래의 드러그웨어는 복용자의 건강 관련 정보를 증강하는 목표를 갖게 된다.드릴을 구입할 때 실상은 드릴을 원해서가 아니라 구멍을 뚫으려는 목적이라는 고전적인 통찰과 비슷하다. 병자들은 꼭 약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단지 건강이 좋아지기를 원할 뿐이다. 약품에서 드러그웨어로의 전환은 건강의료의 주요한 인식전환을 이루게 된다.몇 가지 요소가 이 같은 추세를 견인한다. 하나는 첨단기술 업계에서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건강관련 기기와 앱이다. 우리가 전에는 알지 못했고 알고자 하지도 않았던 개인적인 데이터를 제공한다.예컨대 위팅스는 150달러짜리 체중계를 제조한다. 체중 측정 외에 훨씬 더 많은 기능을 갖고 있다. 그 위에 올라서면 심장박동수와 체질량지수를 기록한다. 덤으로 실내의 공기 질까지 측정한다. “언제 환기할지 알려준다”고 위팅스는 주장한다. 이들 저울이 보통 욕실에 놓이기 때문에 당혹스러운 기능이 될 수도 있겠다.이 저울은 모든 데이터를 스마트폰 앱으로 전송한다. 앱은 그 정보를 분류하고 도표화한다. 그밖에 온갖 종류의 기기들이 건강과 활동 지수를 표시한다(운동량 측정장치 핏비트와 수면 패턴을 추적하는 앱들). 하지만 새 기기들은 훨씬 더 복잡해지고 있다.지난 3월 바이털 커넥트사는 일회용 반창고 크기의 가슴에 부착할 수 있는 패치를 선보였다. 심박수와 호흡수, 피부 온도, 몸의 자세, 발걸음, 심지어 스트레스 지수까지 파악할 수 있다. 같은 달, 피부에 붙이는 바이오스탬프(Biostamp)라는 센서도 공개됐다. 한국과 텍사스에서 근무하는 연구원들이 제조업체 MC10과 함께 개발한 작품이다. 이 패치는 이용자의 피부와 근육 데이터를 수집해 파킨슨병의 발생을 추적할 수 있다.지금은 바이오 기기들이 보통 자체적인 폐쇄 앱으로 데이터를 보낸다. 메디데이터 같은 회사들은 개인용 기기의 데이터를 소프트웨어로 보내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약과 연계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물론 기기 착용자의 허가를 전제로 한다.드러그웨어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인은 기술뿐이 아니다.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법)도 일익을 담당한다. 앞으로는 환자가 건강을 회복하고 유지할 때 의사들이 더 많은 소득을 올리게 된다. 약품 앱이 효과가 있다면 의사들은 분명 그 앱을 처방하게 된다.드러그웨어가 모두의 건강의료 비용을 줄여줄지도 모른다. 2013년 조사에 따르면 장기 복용이 필요한 환자 중 절반가량만 약을 복용한다.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결국 병세가 더 악화된다. 업계 전문용어를 빌리자면 복약 불이행(medication nonadherence)이 미국의 건강의료 비용에 1000억 달러 안팎의 추가 부담을 안겨준다.드러그웨어의 한 가지 장점은 전후 사정을 이해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단순히 약을 복용하도록 유도하는 차원을 넘어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건강회복에 체중감량이나 절주가 필요할 경우 앱이 그런 문제도 추적할 수 있다. 실제로 환자가 처방을 따르고 경과를 추적하도록 돕는 앱이 물리치료에 수반될 가능성이 크다.드러그웨어의 또 다른 원동력은 제약회사 입장에서의 경제성이다. 그들은 약에 덧붙여 앱과 지속적인 디지털 서비스를 판매하고 싶어한다. 약에 앱을 결합하면 만료 시점이 가까워진 약의 특허를 경신할 수 있다. 어떤 식으로든 “약에 앱을 결합하면 약의 가치가 오른다”고 드브리스가 말했다.대형 제약회사들도 최근 약품의 디지털화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머크는 2년 전 브리 헬스라는 사업부를 창설했다. “기술 호환 서비스”를 탐구하려는 의도다. 지금껏 브리는 의사들이 환자 진료를 추적하도록 돕는 기술을 개발해왔다(환자용 앱이 아니다). 대규모의 드러그웨어 개발 계획을 발표한 대형 제약회사는 아직 없다.이 같은 아이디어는 아직 지극히 초기 단계다. 규제당국도 어느 단계에 개입해야 할지 잘 파악하지 못할 정도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가을 이른바 모바일 의료 응용 지침(Mobile Medical Applications Guidance)을 발표했다. 그러나 그 문서는 기본적으로 FDA가 앱을 계속 예의 주시하겠다는 요지다. 그리고 “주효하지 않을 경우 환자들에게 더 큰 위험을 안겨주는 앱”이나 심박조율기(pacemakers) 같은 의료장비에 연결되는 앱에만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한다.FDA가 약과 함께 쓰이는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를 규제하기로 결정할 경우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듯하다. 처방 앱이 새로 등장할 전망이다.

2014.04.29 14:05

4분 소요
복제약 전성시대 - 올 가을 200여종 복제약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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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약 올메텍·엑스포지 특허 만료로 시장 과열 … 약값 떨어져 환자는 이득 올 가을 200여종의 새로운 복제약이 시장에 쏟아진다. 대형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 만료를 노린 국내 제약사들이 일제히 복제약 개발에 나서며 나타난 현상이다. 제약사들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필사적으로 마케팅에 매달린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올해 마지막 큰 장이 섰다”고 표현했다. 가을을 달굴 새로운 복제약과 관련 산업을 조명했다. 글로벌 제약사의 현주소와 제약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과제도 짚어봤다.올해 특허가 만료되는 의약품은 총 5개다. 이 중 시장에서 가치를 높게 인정받은 제품은 올메텍·미카르디스·엑스포지·글리벡이다. 지난해 이들 4개 약품의 처방액은 2743억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 특허가 만료되기 시작하자 복제약(제네릭)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올해 발매된 4개 약품의 복제약 수는 무려 400개에 달한다.가장 많이 복제된 제품은 일본 제약사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해 대웅제약이 판매하는 고혈압약 올메텍이다. 오는 9월15일 특허가 만료되는 약품으로 이미 66개 제약사가 복제약 139개를 개발해 발매 준비를 마쳤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올메텍으로 약 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다음으로 많은 복제를 기록한 약품은 노바티스의 고혈압 복합제 엑스포지다. 7월까지 엑스포지의 복제약 135개가 판매 허가를 받았다.엑스포지는 서로 다른 고혈압약을 섞어 만든 복합제로 2007년 발매 이후 고혈압약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제품이다. 지난해 700억 원대의 처방 실적을 기록했다. 10월 올메텍과 엑스포지 복제약을 출시 예정인 한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오리지널 제품이 워낙 인기가 있다 보니 복제약 개발에 나선 기업이 많은 것 같다”며 “제약시장은 시장 선점이 중요한 산업이라 너도나도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복제약은 국내 제약사 틈새시장복제약은 지난 10년간 한국 제약산업을 이끌었다. 글로벌 제약사와 비교해 자본·기술이 훨씬 뒤져 신약 개발이 어려운 국내 제약사의 틈새시장이다. 신제품 기근에 시달리는 국내 업체들로서 오리지널 약품의 특허 만료는 모처럼 찾아온 절호의 기회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대형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수백 개의 제네릭이 동시에 쏟아지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면서 “벌써부터 시장 선점을 위해 영업사원들이 병원을 누빈다”고 말했다.이번 가을 유난히 많은 복제약이 등장한 배경으론 정부의 규제 완화도 있다. 2년 전에는 모든 복제약이 임상시험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2011년 이 규제가 폐지됐다. 다른 제약사가 생산한 복제약을 받아서 포장만 바꾸면 별도의 임상시험 없이 약품을 유통할 수 있다. 대형 제약사의 복제약을 중소 제약사가 받아서 판매할 길이 열린 셈이다. 올해 상반기 허가 받은 전문 의약품은 683개로 전년 동기(379개)보다 80.2% 늘었다.업계에서는 최근 허가 받은 제네릭 제품 2개 중 1개 가량은 직접 생산하지 않는 ‘위탁 제네릭’으로 추정한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정부 규제에 따른 수익성 악화, 신약 개발의 어려움 등의 요인으로 중소 제약사들이 최소한의 비용을 들이고 실속을 챙기는 방향으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면서 “자체 개발한 제품을 판매하는 문화가 이제는 사라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복제약이 쏟아지자 오리지널의 특허 만료를 앞둔 글로벌 제약사의 부담이 커졌다. 글로벌 제약사는 시장 방어를 위해 국내 제약사에 소송을 걸거나 국내 제약사와 손잡고 유통을 강화했다. 특히 특허가 만료돼 복제약이 등장할 시점에 오리지널과 똑같은 복제약을 직접 내놓고 시장에 맞불을 놓는 기업도 있다.다이이찌산쿄는 고혈압약 올메텍의 복제약 발매가 임박하자 올메액트라는 복제약을 출시하고 CJ제일제당에 영업을 맡겼다. 노바티스는 엑스포지의 제네릭 공세에 대비해 제네릭 사업부인 산도스가 제네릭 제품인 임프리다 제조 허가를 받았다. 화이자는 비아그라의 특허 만료 이후 매출이 급감하자 서울제약이 개발한 복제약을 직접 판매 중이다.글로벌 제약사들은 복제약 집단 공세에 대비해 아예 국내 업체와 손을 잡고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도 구사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고혈압약 아타칸을 녹십자와 판매하고 있으며, 베링거인겔하임의 고혈압약 프리토의 영업은 유한양행이 담당한다. 산도스 관계자는 “오리지널을 만든 기술력으로 만든 복제약이라 더 신뢰할 수 있다”며 “시장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복제약의 등장으로 가장 득을 보는 이는 소비자다. 복제약의 가격은 오리지널의 절반 수준이다. 국내 복제약 시장의 핫 아이템인 발기부전 치료제가 좋은 예다. 시중에서 70여개의 복제약이 유통 중인 발기부전 치료제의 오리지널은 비아그라다. 한국에 처음 출시할 당시 비아그라 100mg 정제의 가격은 1만2000원이었다. 하지만 복제약이 발매된 이후 계속 가격이 떨어졌다. 지금은 절반인 6000원이다.올 3월 비아그라의 매출을 넘어선 한미약품 팔팔의 가격은 2500원이다. 더한 제품도 있다. 부광약품의 비아그라 복제약 부광실데나필은 시중에서 1600원에 판매 중이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우리 제품은 비아그라 오리지널이 아니라 중국산 짝퉁을 겨냥했다”며 “연간 1200억원에 달하는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제약이 약값 하락 이끌어복제약이 등장하며 점유율이 떨어지자 오리지널 약값을 내리는 현상도 국내외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이범진 아주대 약학과 교수는 “미국·유럽·일본 등 글로벌 제약사가 있는 선진국마저 복제약 지원정책을 펴는 이유는 국민에게 보다 나은 가격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환자들에게 필요한 약을 싸게 공급해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데 복제약이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물론 복제약이 전문의약품 가격에 미치는 영향에는 한계가 있다. 의사가 처방하는 전문의약품에 대해 일반인은 무지한 편이다. 가격대가 낮아 복제약과 가격차가 작은 오리지널 약의 경우 복제약을 선택할 이유도 적다. 현행법에서는 외래처방 인센티브가 의사가 아닌 병원에 주어진다.때문에 대형병원 의사는 환자가 특별히 원하지 않는다면 저가 복제약을 처방할 이유가 없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환자가 의사에게 싼 약을 처방해달라고 요구하는 일은 거의 없다”며 “고급 약일수록 고가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문화와 특정약을 권하면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상황이라 의사가 적극 나서기 어렵다”고 설명했다.9월에만 200여개의 신약이 출시되면서 제약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병원에 찾아가 신약을 소개하는 영업사원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하지만 향응 제공이나 접대는 예전만큼 많지 않다는 전언이다. 리베이트 처벌이 강화된 이후 제약사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자제한 때문이다.국내 대형 제약사의 영업이사는 “화끈한 접대나 리베이트 문화는 사라졌다”며 “제약사 간 견제 심리가 워낙 강해 조금만 튀는 마케팅을 벌여도 경쟁사에서 고발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의사도 신중해졌다. 수년 전만 해도 의사가 선호하는 제약사 제품을 처방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특정 제품이 아니라 다양한 회사의 제품을 돌아가며 골고루 처방하는 모습이 늘었다. 특정 제품을 고집해 구설수에 휘말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복제약 시장은 2010년부터 커졌다. 비아그라를 필두로 코자·리피토·가나톤·가스모틴 같은 대형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됐다. 특히 이번 가을에 정점에 이를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새로 개발된 복제약의 승인 건수는 모두 79건이다. 지난해 108건에 비해 27% 줄어든 수치다. 승인 감소 원인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감소다.개량 신약 개발에 힘 쏟아야특허 만료되는 대형 의약품 수가 줄고 있어 복제약 특수를 계속 기대하긴 어렵다. 여기에 업체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하다. 이번 가을에 수백 가지 복제약이 쏟아져 나오지만 경쟁자가 워낙 많아 큰 돈 남기기는 어렵다.이에 따라 정부는 제약사가 복제약 생산에서 신약 개발로 무게 중심을 옮기도록 정책을 계속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야 말로 복제약에서 개량 신약 개발로 넘어가야 할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복제약 개발로 쌓은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뿐 아니라 해외 시장을 공략해야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정윤택 제약산업단장은 “복제약 생산을 중심으로 발전한 국내 제약회사들이 몇 년 전부터 개량 신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이미 형성된 해외 개량 신약 시장에 진출해 경험을 쌓은 뒤 혁신 신약 개발을 개발해 해외 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국내 제약시장 규모는 19조원대다. 국내 대형 제약사 매출은 1조원을 넘지 못한다. 신약 하나를 만들려면 수조 원의 연구개발비가 들고 평균 12년의 시간이 걸린다. 한 제약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의 경우 1년에 수조원씩 연구개발 비용을 투자하는데 국내에서는 엄두도 못 낼 일이고 미국과 유럽시장의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며 “새로운 물질로 혁신적 신약을 만드는 것 자체가 전세계적으로도 드물다”며 신약 개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이와 달리 개량 신약은 기존 약물에 환자의 편리성을 더하고 안전성을 개선한 것으로 시장에서 실패율이 낮다. 임상 시험도 1상 또는 1상·3상만 거치면 돼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이범진 교수는 “큰 틀에서는 신약 개발로 가야 한다는 데 찬성하지만 아직은 우리의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우선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개량 신약을 기본으로 품질 관리, 인프라 구축, 인재 양성 등을 통해 세계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3.08.2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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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 신약전쟁 - 신약개발 도전 20년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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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국내 제약사들은 거대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한 의약품을 갖다 팔거나, 값싼 복제약(제네릭)을 만들어 파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던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에 뛰어든 것은 물질특허가 국내에 도입된 1980년대 후반이다. 번듯한 제약공장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도전은 그렇게 시작됐다. 다른 모든 성장산업이 그랬듯 국내 제약사들도 우리보다 앞선 선진국 제약회사의 기술을 어깨 너머로 배우는 것으로 신약개발에 뛰어들었다.신약개발에 뛰어든 지 20여년. 국내 제약사들은 18개의 혁신신약을 개발했다. 천연물에서 추출한 성분을 약으로 만든 천연물 신약도 6개 개발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시작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꽤 괜찮은 성적이다. 하지만 이들 신약 중 상업화에 성공한 신약은 손에 꼽을 정도다. 국산 신약 개발의 방향도 신약기술 보유라는 ‘상징성’에서 보다 현실적인 ‘상업적 성공’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1980년대 후반 개발 시작2001년 개발된 국산 3호 신약인 동화약품의 ‘밀리칸주’(간암치료제)가 올해 초 조용히 시장에서 사라졌다. 동화약품은 임상3상 시험을 완료하는 조건으로 신약 허가를 받았지만 시장성이 없다고 보고 임상시험을 포기하고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에 따라 동화약품은 밀리칸주 연구개발비 43억원만 날리게 됐다. 국산 신약 중에서 시장성이 없어 철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 CJ제일제당은 국산 7호 신약 ‘슈도박신주’(농구균예방백신)의 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2003년 허가를 받은 이 신약이 시장성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이들을 비롯해 2000년대 초반 개발된 국산 신약들은 상업적인 성과가 미미한 상황이다. 국산 1호 신약 선플라주의 매출은 거의 없고, JW중외제약의 큐록신, LG생명과학의 팩티브, 종근당의 캄토벨 등의 매출도 수십억원대에 불과하다. LG생명과학이 300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항생제 팩티브정의 경우 연간 매출액이 200억원도 안 된다. 여재천 신약개발조합 상무는 “글로벌 신약은 개발에 성공할 경우 1~5년 이내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한다”며 “각종 특허로 15~20년간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어 충분한 수익을 올리는 구조가 돼 있지만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신약은 팔 수 있는 시장 규모가 크지 않고 혁신성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독점권을 보장받더라도 R&D비용을 회수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에 대한 기초기술을 익히는 단계로 보면 된다”며 “시장성을 고려해 신약개발에 나선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보유한 기술을 신약으로 현실화하는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그나마 2005년 이후 개발된 신약들은 상업적인 성과가 과거보다는 양호해졌다. 유한양행의 레바넥스, 동아제약의 자이데나, 부광약품의 레보비르 등 상당수는 연매출 100억원 이상을 올리기도 했다. 무턱대고 신약개발에 나서기보다는 상업성을 고려한 연구개발을 진행한 덕분이다. 스티렌과 자이데나로 적잖은 상업적인 성과를 올린 동아제약의 김순회 연구본부장은 “신약이 상업적으로 성공하려면 뛰어난 약효는 물론 시장성이 높아야 한다”며 “장기적인 연구개발과 비용투자로 개발된 신약이 경제성을 지녀야만 제2, 제3의 신약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최근 개발된 신약은 상업적 성공에 대한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2010년 개발된 국산 15호 신약 보령제약의 ‘카나브’는 발매 10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상업적으로 상당한 성과를 보였다. 또 17호 국산신약인 JW중외제약의 발기부전치료제 ‘제피드’와 18호 국산신약인 일양약품의 백혈병치료제 ‘슈펙트’도 상업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신약의 상업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해외 경쟁 제약사의 신약 후보물질이 어떤 것인지, 기존 의약품에 비해 얼마나 효능을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이를 파악할만한 정보력과 기술력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도 최근 해외 정보력이 좋아졌다”며 “해외 제약사들과 정면승부를 하든지 틈새시장을 공략하든지 각자 상황에 맞는 신약개발 전략을 수립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제약사별로 다양한 분야에서 신약을 개발 중이며, 차세대 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개량 신약과 바이오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어 이제부터 본격적인 신약개발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미 출시된 신약들도 시장 영역 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인 현상이라는 평가다. 정부도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에 나서는 등 신약개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시장·기술 동향과 의료 수요 현황 등을 종합으로 분석해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고 잠재력이 큰 전문 특화 분야를 발굴해 이 정보를 국내 제약사에 제공할 계획이다.신약 강국의 꿈 부풀어일부 상위 제약사들은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 진출을 넘보고 있다. 화이자, 로슈, 노바티스 등 굴지의 제약사의 신약과 직접 맞붙어 보겠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동아제약, 녹십자, 한미약품, 유한양행, LG생명과학 등 5개 회사의 R&D 파이프라인(후보물질) 중 임상3상 시험 중인 후보물질은 총 26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해외 임상3상 시험이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은 6개였다. 해외 임상3상 시험은 LG생명과학 3개, 동아제약 2개, 녹십자가 1개를 보유하고 있다. 임상2상 시험은 총 24개이며 이 중 해외 임상시험은 10개였다. 동아제약과 한미약품이 해외임상을 각각 4개씩, LG생명과학과 녹십자가 각각 1개씩 보유하고 있다. 신정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해외 신약 파이프라인이 많은 제약사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해외 신약개발 여부에 따라 한국 제약산업 구조는 새롭게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일부 제약사는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할 수 있는 좋은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4~5년 내 성과가 가시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동아제약은 미국에서 임상3상 후기시험을 진행 중인 수퍼항생제 DA-7218에 대한 임상3상 시험이 올 연말 종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의 경우 하반기 미국 시판 신청이 이뤄질 전망이다. 녹십자는 현재 미국 임상3상 시험 중인 면역결핍치료제 글로블린의 임상시험을 올해 안에 마치면, 2014년부터 미국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한미약품은 최근 미국 스펙트럼사와 백혈병치료제 LAPS-GCSF의 글로벌 개발 및 판권이전 계약 체결을 맺어 올해 임상2상 시험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LG생명과학은 DPP-4 기전의 새로운 당뇨병치료제를 하반기에는 국내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회사들의 계획대로 신약개발이 이뤄지면 ‘신약 강국’이라는 제약업계의 오랜 염원이 서서히 현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2012.05.2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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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국내 제약사 - 해외 겨냥한 신약개발로 비상구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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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들어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자 증가로 의약품 소비가 급증하면서 국내 제약사들의 실적은 고공비행을 거듭했다. 동아제약의 매출은 2000년 4179억원에서 2009년 8011억원으로 두 배로 늘었다. JW중외제약의 매출은 같은 기간에 2162억원에서 4551억원으로, 유한양행은 2205억원에서 6303억원으로 186%의 성장률을 보였다. 한미약품의 매출은 1491억원에서 6161억원으로 무려 313% 늘었다.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한 시점에 한미약품의 고혈압약 ‘아모디핀’, 유한양행의 고지혈증약 ‘아토르바’, 동아제약의 항혈전제 ‘플라비톨’ 등 연 매출 500억원에 육박하는 대형 복제약(제네릭)이 속속 등장하며 국내사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이후 국내 제약사 실적 중 대부분이 복제약 영업에서 나왔다. 하지만 복제약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국내 제약사들 입장에선 양날의 칼이었다. 동일 성분에 많게는 100개 이상의 제품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복제약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제약사들의 복제약 시장 경쟁은 전쟁에 가깝다. MSD의 고지혈증약 ‘조코20mg’은 현재 56개 품목의 복제약이 시장에 등장한 상태다. 당뇨병약 ‘아마릴2mg’의 복제약은 84개 품목이 등재됐다. 연 매출액이 200억원대에 불과한 얀센의 소염진통제 ‘울트라셋’의 복제약은 무려 141개 품목이 진입했다. 복제약은 진출 영역도 가리지 않는다. 국내사가 개발한 천연물신약 ‘스티렌’(동아제약), ‘조인스’(SK케미칼)는 아직 특허가 만료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각각 53개, 41개의 복제약이 식약청 허가를 받았다. 최근 비아그라 복제약 시장에 20여개사가 뛰어드는 것도 업계에서는 새삼 놀랄만한 소식이 아니다.리베이트 규제 후 복제약 영업 악화제약사들이 저마다 똑같은 제품으로 영업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금품이나 물품으로 의사와 약사를 사로잡는 불법 리베이트 경쟁이 이어졌다. 심지어 처방액의 5~6배를 현금으로 제공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2007년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리베이트 감시가 본격화되면서 제약업계 화두는 ‘리베이트 근절’이었다. 정부는 의약품 리베이트만을 수사하는 리베이트 전담반까지 꾸렸다. 정부의 리베이트 감시 활동이 강화되면서 제약사들이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치지 못하게 됐고, 이는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동아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9073억원으로 2009년보다 13.3% 증가하는데 그쳤다. 유한양행은 2년 동안 매출이 불과 4.9% 늘었고, JW중외제약은 5.3% 줄었다. 한미약품은 이 기간에 창립 이후 최초로 적자를 기록했다.최근 들어 대형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만료로 복제약 시장의 진출 기회는 늘었다. 하지만 제약사들은 정부의 리베이트 감시로 대형 복제약 영업에 소극적인 상태다. 이런 가운데 기존에 팔고 있던 전문의약품의 매출도 정체를 보이면서 국내 제약업계 위기감이 깊어지고 있다.신약이나 개량 신약 같은 경쟁력을 갖춘 신제품을 발굴하지 못한 국내 제약사들은 글로벌 제약사에 손을 내밀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의 제품을 대신 판매해주면서 외형이라도 확대하자는 취지다. 부동의 업계 1위 동아제약은 GSK와의 전략적 제휴로 B형간염약 ‘제픽스’ ‘헵세라’, 천식약 ‘세레타이드’ 등을 판매하고 있다. 바이엘과 손잡고 ‘아스피린’을 비롯한 일반약도 직접 유통 중이다. 전통적으로 다국적제약사의 수입약 의존도가 높은 대웅제약도 최근 화이자의 폐렴백신 ‘프리베나’를 비롯해 베링거인겔하임의 일반의약품 9개 품목, MSD의 고지혈증약 ‘바이토린’ 등 꾸준히 수입약을 판매 중이다. 유한양행은 최근 들어 수입약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2010년부터 UCB의 일반약 8개를 판매하고 있으며 베링거인겔하임이 개발한 고혈압복합제 ‘트윈스타’, 길리어드의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 등 대형 품목을 도입했다. 그동안 다른 업체들에 비해 실적이 그나마 괜찮았던 종근당도 로슈의 ‘타미플루’ 등 수입약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백신과 같은 자체 개발 제품 비중이 큰 녹십자 역시 아스트라제네카의 고혈압약 ‘아타칸’을 공동으로 판매하고 있다. 심지어 LG생명과학은 화이자의 복제약을 대신 생산해주고 있다.제약업계가 어려워지고 있는 와중에 유례없는 대형 악재가 터졌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위해 종전보다 약가 산정 기준을 대폭 낮춘 새 약가제도를 올해부터 도입했다. 4월부터는 기존 판매중인 제품에도 새 약가제도를 적용하면서 건강보험을 적용 받는 의약품의 약가가 평균 14% 인하됐다. 약가 인하에 영향을 받는 전문의약품은 전체 의약품 시장의 85%에 이른다. 산술적으로 제약업계 전체 매출의 10% 이상이 한 번에 줄어든 것이다. 제약사들의 영업이익이 매출의 10%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가 인하만으로 영업이익이 통째로 사라진 것이다. 지난해 11월 제약사 임직원 1만여명이 장충체육관에 모여 약가 인하 정책을 규탄하면서 “신약 개발이 위축되고 제약사 종사자 8만명 중 2만명이 실업자가 된다”고 성토한 것도 엄살은 아니었다. 약가 인하의 여파는 예상보다 컸다. 녹십자를 제외한 상위제약사들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정체를 보였고 영업이익은 큰 폭 줄었다. 동아제약, 유한양행, 종근당 등은 매출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고 대웅제약, 한미약품, JW중외제약, LG생명과학, 한독약품, 일동제약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감소했다.노인인구와 만성질환자 증가로 제약사들의 매출은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증가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약사들의 매출이 집단으로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상당수 업체들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한미약품의 영업이익은 10억원에 불과했고 LG생명과학과 일동제약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약가 인하 후 제약사 영업익 급락제약사들은 통상 2~3개월 판매분을 도매나 소매 약국에 미리 공급한다. 제약사들이 4월 약가 인하 이전에 공급한 대부분 제품에 대해 반품을 받고 출하량을 조절하면서 현재 제약사 전반적으로 매출이 정체 상태다.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제약사의 수입 신약 판매를 늘리면서 매출원가가 높아진 것도 수익성 악화를 부추기고 있다.리베이트 규제, 약가 인하 등의 악재와 실적 부진에 따라 제약사들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 제약사의 매출 대비 판매관리비 비율은 2007년 40.8%에서 지난해 37.3%로 줄었다. 삼일제약 등 일부 업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했고 상당수 업체들은 올해 채용 규모를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줄이고 있다. 약가 인하 이후 수익성이 큰 폭으로 낮아지자 가동하지 않는 공장을 활용해 다른 업체의 의약품을 대신 생산하려는 기업들도 부쩍 증가하고 있다. 한국제약협회 조사 결과 녹십자, 유한양행, JW중외제약, 한독약품, 휴온스 등 35개사가 다른 제약사 제품의 수탁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쉬는 공장이라도 활용해 매출이라도 늘려 보겠다는 것이다.구조조정 이어 수입약 팔고 수탁 제조도4월 약가 인하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2분기 이후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상위제약사 개발본부장은 “한마디로 답이 안 보인다”며 “100년 제약업 사상 최악의 영업환경”이라고 말했다. 제약업계는 현 상황을 경쟁력 있는 업체만 살아남게 되는 계기로 보고 있다.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는 13조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완제의약품 공장을 인증 받은 업체는 247곳에 달한다. 2010년 기준 매출 1000억원 이상을 기록 중인 업체는 30개사에 불과하다. 30개사의 매출이 전체 의약품 매출의 86.1%을 점유한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제약업황이 나빠져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영업환경이 열악해지게 되면 신약 개발 능력을 갖춘 제약사들만이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실제 상위제약사들은 없는 살림에도 신약 개발 비중을 높이고 있다. 1분기 기준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이 10%가 넘는 업체는 LG생명과학, 한올바이오파마, 안국약품,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진양제약, 대웅제약, 동아제약, 보령제약, 종근당 등 9개사에 달한다. 지난해 1분기에는 LG생명과학과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두 곳에 불과했다. 더디지만 신약 성과도 조금씩 나타날 조짐이다. 지금까지 국내 제약사가 허가 받은 신약은 18개 품목이지만 지속적으로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을 기록 중인 제품은 동아제약의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 뿐이다. 최근 보령제약의 고혈압치료제 ‘카나브’, 일양약품의 백혈병치료제 ‘슈펙트’ 등 글로벌 시장에서 가능성이 있는 제품들이 속속 개발됐다. 동아제약, 녹십자 등은 천연물신약을 내놓으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미약품, 한올바이오파마, LG생명과학, 종근당, JW중외제약, 대웅제약 등은 두 가지 약물을 섞어 만든 개량신약 개발에 착수했다. 셀트리온, 메디포스트, LG생명과학, 녹십자 등은 바이오시밀러, 줄기세포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으로 세계 시장을 두드릴 태세다.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업체도 늘고 있다. 지난해 완제의약품 수출 실적은 11억5365만 달러로 수입 규모 30억5828만 달러의 3분의 1 수준이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중국 상해의약집단과 발기부전치료 신약 ‘자이데나’ 수출 계약을 맺었다. 자이데나는 미국 FDA 승인을 받고 진행한 임상3상시험을 완료, 미국시장 진출 채비도 갖추고 있다. 또 동남아시아에 천연물신약 ‘모티리톤’을 공급할 계획이다.한미약품은 미국 머크사와 두 가지 고혈압약을 섞어 만든 복합 개량신약 ‘아모잘탄’을 50개국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수출 규모는 총 20억 달러로 이는 국내 제약사가 체결한 가장 큰 규모다. 녹십자는 혈우병치료제를 미국, 우크라이나 등에 수출할 예정이다. 보령제약은 자체개발 고혈압 신약 ‘카나브’를 멕시코에 수출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대원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SK케미칼, 삼진제약, 대웅제약, 영진약품도 해외에 완제의약품 수출을 시도하고 있다.신약 개발 과정에서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꾀하는 행보도 늘고 있다. 애초에 임상시험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진행하면서 신속하게 현지 허가를 획득하겠다는 목표다. 일양약품은 백혈병치료 신약 ‘라도티닙’의 임상3상시험을 인도·태국 등 아시아권 6개국에서 진행 중이다. SK케미칼은 항암제 개량신약 ‘SID530’의 유럽임상을 마무리한 상태다. 동아제약은 자체개발한 슈퍼항생제 ‘DA-7218’의 상품화를 위해 다국적제약사와 손을 잡았다. 특히 미국 트리어스 테라퓨틱스에서 최근 독일제약사 바이엘로 이 제품의 판권이 이동하면서 개발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JW중외제약은 새로운 표적항암제 ‘CWP231A’의 임상1상시험을 미국에서 진행한다. 녹십자도 미국에서 혈우병치료제의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복제약 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나지 않는 현실에서 정부 규제 등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지만 3~5년 후에는 본격적인 신약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2.05.2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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