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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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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부모님 실버타운에 모시고 같이 살아요”[가봤어요]

부동산 일반

“부모님이 혼자 계시면 적적하실텐데 자식, 손주들과 함께 지낼 수 있고 단지에 의료시설까지 있다는 게 좋은 거 같아요.”‘이코노미스트’가 지난 4월 28일 찾은 경기 의왕 학의동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50대 방문객 김모씨가 한 말이다.엠디엠그룹이 공급하는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은 경기 의왕 백운밸리 업무복합용지 2-1·2 블록에 들어서는 오피스텔‧노인복지주택(실버주택)이다.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아 오는 2025년 10월 준공, 11월 입주를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맞춤형 의료서비스 받을 수 있는 실버주택모델하우스에 방문한 예비청약자들은 단지의 장점으로 자연친화적인 전원 생활을 즐기면서 도심 접근성까지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김 씨는 “실버주택은 부모님만 덩그러니 계셔야 하니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예뻐하시는 손주들 자라는 것도 보시면서 병원, 골프연습장, 식당까지 편하게 이용하실 수 있다고 해서 방문했다”며 “강남권으로 출퇴근할 때 덜 막히는 시간에 차량을 이용하면 20분 정도 걸리니까 부모님을 모시면서 직장 생활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또 다른 방문객인 40대 박모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70대 아버지가 홀로 계신데 식사를 자주 거르신다”며 “매번 직접 가서 챙겨드릴 수도 없고 넘어지시거나 갑자기 아프시면 어쩌나 걱정이 많은데 노인복지주택과 함께 공급하는 오피스텔이 있다고 해서 모델하우스를 찾았다”고 설명했다.박 씨는 “클럽라운지에서 매일 호텔 수준의 프리미엄 식사 서비스를 제공해준다고 하는데 삼시세끼 식사를 준비하고 설거지하는 수고로움도 덜 수 있고 끼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좋다”며 “아버지와 골프연습도 함께 하고 비슷한 연령대가 모여 있는 특성상 단지 입주민 모임을 통해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좋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단지는 실버주택과 오피스텔이 함께 위치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부모 세대는 실버주택에, 자녀 세대는 오피스텔에서서 인접해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 입주자가 이용할 수 있는 부대시설은 각각 다르다. 지하 2층에는 피트니스, 사우나, 골프연습장, 커뮤니티광장, 컨시어지, 프로그램실 등 오피스텔‧실버주택 거주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들어선다. 레스토랑, 메디컬센터, 바디케어센터, 운영센터 등은 실버주택 거주자가 이용할 수 있으며, 오피스텔 전용 부대시설로는 코인세탁소, 맘스스테이션, 스터디카페, 게스트하우스, 관리사무소 등이 들어올 예정이다.특히 관심을 많이 받은 것은 총 3500평 규모의 고급 커뮤니티시설인 ‘클럽포시즌’이다. 클럽포시즌에서는 실내외 수영장, 피트니스, 골프연습장, 사우나 등을 연계해 액티비티 활동을 원스톱으로 누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호텔식 실내외 수영장(1단지 한정)도 갖추고 있다. 수영장은 실버주택 거주자의 부대시설이며, 오피스텔 입주민은 유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내 수영장은 25M 길이의 레인 3개로 구성했고, 자쿠지와 비데풀도 조성한다. 실외 수영장에는 호텔식 야외수영장과 함께 썬베드를 놓아 일광욕을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실버주택 입주민을 위한 의료 시설과 간호사실, 바디케어 센터 등 맞춤형 의료 서비스도 제공한다. 의료기관과 연계해 24시간 응급 및 간호 서비스를 지원하고, 건강데이터 관리 검진과 바디케어센터를 통해 마사지 서비스도 제공한다. 실버주택에선 청소나 세탁, 분리수거 등 가사지원 서비스도 주 1~2회 지원한다. 전문 영양사가 상주하면서 매일 다른 식단으로 식사를 제공하고 룸서비스도 신청 가능하다. 방청소, 세탁, 세차 예약, 공항 예약, 골프장 예약 등 프리미엄 컨시어지 서비스도 유상으로 이용할 수 있다.액티브시니어, 고급 서비스에 대한 수요 커단지는 총 2개동이며 오피스텔 842실, 실버주택 536가구 총 1378가구로 구성했다. 오피스텔 분양가는 ▲전용 99㎡ 11억~13억원대 ▲전용 119㎡ 14억~16억원대로 책정했다. 실버주택은 임대형이다. 보증금은 약 5억~7억원대, 월 임대료는 100만~300만원대로 예상된다. 단지 분양 관계자는 실버주택 임대에 대한 문의가 특히 많다고 전했다.실버주택에 관심을 갖고 방문한 70대 장모씨는 “예전에는 환갑을 넘으면 노인이라고 불렀지만, 요즘은 기업가, 대기업 임원 등 경제 주도층을 의미하는 ‘액티브 시니어’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며 “100세 시대를 대비해 어느 정도 자금력을 갖춘 액티브시니어들 사이에서 사회활동을 유지하면서 고품격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3.05.15 09:01

3분 소요
도시화·대형화 하는 실버타운, 대형 건설사 속속 진출

부동산 일반

초고령화 시대를 앞두고 대형 건설사들이 실버타운 사업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단지가 커지고 입지가 도심으로 파고들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뛰어들만한 규모와 사업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건설사들은 시공사로서 공사 도급계약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실버타운 개발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다수의 국내 대기업이 미래 신사업으로 헬스케어, 바이오를 꼽고 있는 데, 이 같은 흐름이 병원을 비롯한 편의시설과 인접한 곳에 거주하려는 요즘 고령자 및 은퇴세대 수요와 맞물리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진행되고 있는 실버타운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가 국내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한 개발사업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실버타운, 마곡MICE·백운밸리 개발 일환으로올 3월 롯데건설이 분양한 서울 강서구 마곡동 소재 실버타운 ‘VL르웨스트’가 평균 19대1, 최고 205대1 경쟁률을 보이면서 화제가 됐다. 이 단지는 LG, 롯데, 코오롱, 넥센타이어 등 국내 대기업 연구개발(R&D) 센터가 모여 있는 마곡지구에 공급되는 데다 최저 6억원에서 최고 22억6400만원에 달하는 보증금 수준이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탔다. 관리비 역시 타입과 인원에 따라 월 수백만원에 이른다. 최고급을 지향하는 만큼 서비스도 남다르다. 이화의료원과 협약을 맺어 입주민들은 입주민 전용 창구를 통해 이대서울병원을 이용할 수 있고 시니어에 특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예약 대행, 우편관리 등 호텔식 컨시어지(개인비서)와 청소, 식사를 비롯한 각종 생활 서비스도 롯데호텔이 운영한다.VL르웨스트는 지하 6층~지상 15층, 4개동 총 810호실로 실버타운으로서 비교적 큰 규모를 자랑한다. 게다가 롯데건설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돼 개발 중인 마곡MICE 복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마곡MICE 복합단지 조성 사업은 총 3조5000억원 규모다. VL르웨스트는 롯데호텔의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 브랜드 ‘VL(Vitality&Liberty)’의 두 번째 단지다. 첫 단지는 지난해 선보인 부산의 ‘VL라우어’다. VL라우어 역시 부산광역시 기장군 오시리아관광단지 내 ‘라우어 메디컬 복합단지’에 조성된다. 기장군 오시리아관광단지는 부산 최고 상권이자 고급주거지인 해운대와 인접한 데다 아난티·힐튼호텔, 이케아 동부산점,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롯데월드 등 대형시설이 차례로 개장하면서 경남지역 유동인구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라우어 메디컬 복합단지는 VL라우어뿐 아니라 헬스케어 맞춤형 레지던스, 한방병원과 종합 메디컬 센터, 상업시설 등으로 구성된 대형개발사업으로 한화 건설부문(옛 한화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통상 큰 규모의 의료시설은 설계 및 공사가 까다로워 공동주택 대비 30~40% 공사비가 책정되며, 관련 노하우 및 적정 규모를 갖춘 대형 건설사가 시공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화건설은 순천향대학교 부속 새병원, 강남노인병원, 인천여성병원 시공을 통해 업력을 쌓아왔다.도심 실버타운 성공사례 늘어…투자 이어질까경기도 의왕시에선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실버타운이 공급을 앞두고 있다. 시행사는 MDM이며 시공은 대우건설이 맡았다. 실버타운 자체는 536실에 불과하지만 함께 짓는 주거용 오피스텔 842실까지 더하면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은 총 13개동 1378실 규모 대단지가 된다. 이 단지는 의왕시 명물인 백운호수와 인접해 각광 받는 ‘의왕백운밸리’ 내 업무복합용지 2개 블록에 조성된다. 의왕백운밸리는 2단계 개발까지 마치면 총 4000여세대가 입주할 계획이다. 노인복지법 상 고령자에게 주거와 휴양, 여가, 의료 등 각종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인복지주택을 뜻하는 실버타운은 2000년대부터 고령화 시대를 앞두고 미래사업으로 각광 받아왔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이 2001년 개원해 운영 중인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소재 ‘삼성노블카운티’와 SK건설이 분양해 2006년 개원한 서울 강서구 등촌동 ‘SK그레이스힐’이 이 당시 시장에 나온 대표적인 고급 실버타운이다. 그러나 일부 영세업체의 분양사기, 부도, 과장광고 등이 논란을 일으켰고 아직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실버타운 사업은 잠시 침체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실버타운 사업은 ‘주거 고급화’와 ‘헬스케어’ 바람을 타고 다시 각광 받는 추세다. 주택개발에 오랜 노하우를 갖춘 롯데그룹과 MDM그룹은 고령화 시대와 맞물려 헬스케어를 그룹의 미래 신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사업성을 장기적으로 평가해야 하는 실버타운 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노인복지법 개정으로 수분양자가 분양호실의 재산권을 취득하는 ‘분양형 실버타운’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현재 모든 노인복지주택은 임대로 공급되고 있다. 임대형 실버타운은 분양형과 달리 사업자가 분양대금만 받고 운영에 모르쇠로 일관하기 어려우며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해 수요자 입장에서 투자위험을 낮출 수 있다. 사업자에게는 분양형과 달리 임대운영을 통해 장기적으로 사업성을 판단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광진구 자양동 ‘더클래식 500’과 강남 자곡동 ‘더시그넘하우스’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 및 상권 인근에 장기적인 성공사례가 나오며 주목 받고 있다. 올해 상반기 내 인천 청라신도시에 ‘더시그넘하우스 청라’도 공급될 예정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그룹차원에서 미래를 보고 실버타운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운영하며 사업성을 평가한 뒤 추가적으로 새 단지 조성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한화건설 관계자는 “실버타운 개발사업에 대한 관심도는 당연히 있으나 공사원가 상승이나 분양 저조 등 시황이 악화할 시 개발사업을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사업성이 전제된다면 기존 사업 역량을 발판으로 블루오션인 실버타운 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향은 높다”고 밝혔다.

2023.05.15 07:04

4분 소요
“5년 대기해야 돼요”…‘월 500만원’ 고급 실버타운 뜬다

부동산 일반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열렸다. 의학이 발달하면서 1960년 50대에 그쳤던 평균 수명이 60년이 지난 2020년에는 80대로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이제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서 얼마나 건강하게 잘 사느냐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주거 트렌드 역시 단순히 넓은 공간에서 거주하고 싶다는 욕구를 뛰어넘어 양질의 커뮤니티 시설과 의료, 식사 서비스를 누리면서 노후를 보내고 싶어 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이로 인해 만 60세 이상만 거주할 수 있는 노인복지주택, 즉 실버주택이 30여년 전의 영광을 되찾는 모습이다.5년간 노인 190만명 늘었는데 실버주택 2800개 증가현재 고급 실버주택은 들어가고 싶어도 못 들어갈 정도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노인 인구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5년 동안 190만명이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실버주택 세대 수와 시설 수는 각각 2843명, 6곳이 늘어난 것이 전부다. 특히 주거 선호도가 높은 도심형 실버주택은 1인 월 주거비가 일반 아파트 월 임대료에 비해 약 1.37배 비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전체 실버주택은 총 6526가구 가운데 6330가구가 입주해 97%에 달하는 입소율을 기록했다.실버주택은 거주를 위한 월세와 함께 의료, 커뮤니티 등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주거상품이다. 노인복지법에 따르면 노인복지주택은 노인에게 주거시설을 임대해 주거의 편의, 생활지도, 상담과 안전관리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이다.실버주택은 노인주거복지시설에 해당하지만 단독 취사 설비를 갖추고 독립적인 주거생활을 할 수 있어야 입소 가능하다는 점에서 노인공동생활가정이나 양로시설과는 차이가 있다. 60세 이상이면 입소할 수 있고 배우자가 있는 경우 60세 미만이어도 함께 살 수 있다. 또 입소자가 부양을 책임지고 있는 19세 미만의 자녀 또는 손자녀도 같이 거주할 수 있다. 주택법에서는 준주택에 해당하고, 건축법에서는 노유자시설로 분류하고 있다.노인공동생활가정과 양로시설의 경우 생계급여 수급자 또는 의료급여 수급자로서 65세 이상이어야 입소할 수 있다. 또 적절한 부양을 받지 못하는 65세 이상도 정부 지원을 받아 시설에 들어올 수 있다. 입소 비용을 전액 수납해야 하는 시설의 경우에는 60세 이상도 입소 가능하다. 노인요양시설, 노인요양 공동생활가정 등 노인의료복지시설은 치매, 중풍 등 심신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노인을 입소시켜 급식, 요양 등을 제공하는 시설을 말한다.실버주택을 비롯한 노인주거복지시설은 34년 전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경기 수원에 1988년 들어선 유료 양로시설인 ‘유당마을’이 시초다. 이후 ‘더클래식 500’과 ‘삼성노블카운티’, ‘시그넘하우스’, ‘더헤리티지’ 등 고급형 시설이 속속 등장했다. 과거에는 고령층인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식사, 건강관리, 의료 지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관리의 어려움과 수익성 부족으로 문을 닫는 실버주택이 많았다. 부동산 경기 침체기에 들어설 때 미분양의 악영향을 직격탄으로 맞는 것도 실버주택 폐업의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겪으면 미분양이 늘어나고 입주율이 낮아지면 식사, 의료 등 서비스 지원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면서 실버주택을 이탈하는 사람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것이다.현재 국내 운영 중인 실버주택은 약 40곳이다. ▲임대형 주택 10곳 ▲분양형 주택 10곳 ▲임대와 분양 혼합형 18곳 총 38곳이다. 이 가운데 5년 이상 안정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는 곳은 17곳에 그친다.분양형, 임대‧양도 자격 문제로 2015년 폐지 실버주택은 노태우 정권 시절 급속한 노령화에 대비하기 위해 1989년 12월부터 노인복지법에 공식적으로 도입했다. 1993년 12월에는 민간기업체가 임대형으로 개발하는 것을 허용하고, 4년 뒤인 1997년 8월부터는 분양형 실버주택을 도입해 아파트를 분양하는 방식과 마찬가지로 공급이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2015년 7월 정부는 분양형 실버주택을 폐지하고 임대형으로만 공급하도록 변경했다. 임대형 실버주택만 허용한 이유는 노인주거복지시설이라는 목적과는 다르게 입주자격이 없는 사람들에게 전매하는 것에 대한 법적 근거가 미비했기 때문이다. 실버주택을 짓는 민간사업자에게는 60세 이상만 거주할 수 있는 복지시설을 조성하는 대신 취등록세를 감면받고 용적률 혜택을 주고 있었다. 하지만 실버주택을 분양한 후 입주를 마치기 전에 60세 미만의 매수자들에게 집을 되팔았고, 이들의 입주를 강제로 막을 수 있는 법적 제재가 미약했던 것이다.이후 2008년 8월 실버주택을 분양받아 입소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거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노인복지법을 개정했다. 실버주택의 분양, 양도, 임대 대상을 60세 이상인 자로 세밀히 지정하고 위반할 경우 처벌 규정도 신설했다. 이 개정안을 시행하기 전에 먼저 분양을 받은 사람들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일 이전에 건축허가를 받았거나 사업승인을 받은 분양형 실버주택은 60대 미만인 사람에게 양도, 임대할 수 있도록 하고, 입주도 가능하도록 2011년 3월 노인복지법에 이같은 내용의 부칙을 추가했다.과거 지어진 분양형 실버주택, 운영 놓고 분쟁도하지만 이후에도 ‘복지시설’과 ‘개인 소유 주택’이라는 양립이 어려운 개념이 상충하는 실버주택의 특성상 해당 시설을 지은 민간사업자와 계약자 사이에서 갈등이 빗발쳤다. 결국 보건복지부는 2015년 1월 분양형을 없애고 임대형 실버주택만 지을 수 있도록 노인복지법을 개정하겠다고 공포했다. 해당 개정안을 공포한 후 같은 해 7월 시행을 기다리는 6개월 사이 수도권에 분양형 실버주택 분양이 쏟아져나오기도 했다.이 기간 동안 ‘용인 동백 스프링카운티자이’, ‘용인 수지 광교산아이파크’, ‘수원 광교 두산위브’, ‘수원 광교 아르데코’ 등 약 3000가구에 달하는 분양형 실버주택이 허가를 받았다. 이들 단지는 2020년 상반기 안으로 모두 입주를 마쳤다. 하지만 분양형 실버주택 마지막 주자 가운데 하나였던 용인 동백 스프링카운티자이에서는 입주민과 설치자 사이에서 여러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단지 입주민들은 주택법상 준주택, 건축법상 노유자시설에 해당해 공동주택관리법 적용을 받지 않아 관리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임대형과 마찬가지로 설치자가 실버주택을 직접 관리하거나 위탁하도록 정해놓았기 때문에 소유권을 가진 입주민들이라도 주택관리업체를 선정할 권한은 없는 상태다.입주민들이 합심해 분양형 실버주택을 일반 아파트로 변경한 사례도 있다. 2008년 6월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분양한 실버주택 ‘중앙하이츠 아쿠아’는 2021년 2월 서울시 도시관리계획상 사회복지시설용지에서 공동주택용지로 용도를 변경하는 데 성공했다. 입주민들은 입주한 뒤 2년 동안 식당, 의무실을 운영하지 않았고, 노원구청은 노인복지법 위반으로 4차례 시정명령을 내렸다. 2010년 5월 노인주거복지시설에서 벗어났고 이후 10년 동안 실버주택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입주민의 의견에 따라 서울시는 일반 아파트로 용도를 변경하도록 허용했다.수도권 실버주택 입소하려면 평균 4년 기다려야이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실버주택은 최근 다시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실버주택 가운데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지 않는 모습이다. 향후 수도권에서 공급할 예정인 실버주택도 810가구에 그쳐 앞으로도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실버주택에 입소하기 위한 평균 대기 기간은 4년에 달한다. 수도권에 위치한 고급형 실버주택별 대기 기간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더시그넘하우스(2017년 8월 입주)가 5년 ▲서울시니어스강남타워(2015년 4월)가 5년 ▲더클래식500(2009년 6월)이 4년 ▲노블레스타워(2008년 4월)가 3년 ▲서울시니어스분당타워(2003년 8월)가 3년 ▲삼성노블카운티(2001년 5월)가 3년 ▲유당마을(1988년 7월)이 4년이다.임대형 실버주택의 보증금과 월 관리비를 포함한 생활비는 입지와 서비스 정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다만 서울에 위치한 실버주택은 보증금은 평균적으로 약 4억~6억원대이고, 1가구 2인 기준 평균 생활비는 약 300만원~400만원대로 파악된다. 경기 지역이나 지방은 월 생활비가 약 200만원~300만원대로 조금 낮은 편이다.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최고급 실버주택 ‘더클래식500’의 경우 보증금은 약 9억원에 월 생활비는 평균 433만원이다. 월세, 관리비, 1인당 의무식 30회를 포함한 가격이다. 부산 기장군 기장읍 ‘VL라우어’는 보증금이 약 8억5000만원에 월 생활비는 평균 363만원이다. 마찬가지로 월세, 관리비, 1인당 의무식 30회를 이용하는 조건이다. 전원형·도심형 등 입지 따라 선호 달라부동산개발업계에서는 과거에는 전원형 실버타운, 도심형 실버타운이 실버주택의 트렌드였다면 최근에는 전원형과 도심형을 모두 갖춘 형태의 실버주택 상품의 인기가 뜨겁다고 평가한다. 자금력을 갖추고 왕성한 사회활동을 이어가는 고령층이 늘어나고 전원 생활과 함께 도심에서 체계적인 건강관리와 고품질의 서비스를 누리고자 하는 수요 역시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1세대 전원형 실버타운의 대표적인 예로는 2005년 경기 가평 설악면에 개원한 ‘청심빌리지’가 있다. 자연 친화적인 환경에서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컨셉으로 고령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파크골프, 텃밭 가꾸기 등 자연환경을 이용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특징이다. 2009년 서울 광진구에 문을 연 ‘더클래식500’은 2세대 도심형 실버타운의 대표격이다. 서울 역세권에 입지를 갖추고 호텔급 서비스와 대학병원을 연계했다. 영어와 일본어 회화, 미술강좌, 댄스스포츠 등 양질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최근에는 전원과 도시 생활을 모두 누릴 수 있는 3세대 실버타운이 등장하고 있다. 경기 의왕 백운밸리에 2025년 개원을 앞둔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과 서울 마곡지구에 2025년 문을 여는 ‘VL르웨스트’ 등이 있다. 강남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마곡업무지구 등 도심권에 위치한다는 장점과 대형 호수와 대형 공원 등 쾌적한 자연환경까지 갖추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2023.05.15 06:00

6분 소요
3대 디벨로퍼, 부동산 불황 터널 지나는 위기 극복도 제각각

부동산 일반

국내 대형 디벨로퍼(부동산개발회사)들이 부동산 시장의 불황 터널을 지나며 위기극복에 한창이다. 디에스네트웍스(DS네트웍스), 신영, 엠디엠(MDM) 등 3대 디벨로퍼들의 대응전략도 각양각색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경색되면서 잔뜩 움추러든 디벨로퍼들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우선 국내 1위 부동산 시행사업자인 DS네트웍스는 리스크 관리와 동시에 신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지난 2021년 하반기 대우건설, 쌍용건설의 인수를 추진하는 등 사업 확대에 나섰지만 올해 들어선 외형확대보다는 손실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포트폴리오 재편·유동성 확보해 리스크관리 최근 계열사 매각 작업도 이러한 일환으로 이뤄졌다. 부동산 시행업계에 따르면 DS네트웍스는 계열사인 DS네트웍스자산운용을 도미넌트자산운용에 매각하는 작업을 마무리 중이다. DS네트웍스는 지난 1월 시행사업과 금융사업을 양축으로 분리, 지주사 체제를 완성했다. 금융지주사인 DSN홀딩스 아래 신기술사업금융회사인 DSN인베스트먼트와 DS네트웍스자산운용을 배치했다. 부동산 시행뿐 아니라 금융 계열사를 통한 벤처투자와 사모투자에 투입한 자금도 상당하다. 하지만 DS네트웍스는 부동산 침체 상황이 지속되자 이번 DS네트웍스자산운용 매각을 통한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부동산 개발을 위해 매입한 토지들의 매각도 추진 중이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시행사업 환경이 어려워지자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서울 동소문동 성신여대역 부지, 부산 온천동 주상복합 부지, 부산 괘법동 주상복합 부지 등이 매물로 나온 상태다. 국내 디벨로퍼업계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DS네트웍스는 지난 2021년 약 1조4800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 약 1360억을 기록했다. DS네트웍스는 1981년 정재환 회장의 부친이 설립한 대승실업이 모체다. 디벨로퍼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00년 전후 정 회장이 나서면서부터다.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자 아파트 부지를 줄줄이 사들였고 IMF 외환위기를 벗어나던 2002년부터 전국에 대규모 아파트를 분양했다. 2018년 이후 조 단위 매출을 꾸준히 유지 중이다. DS네트웍스 관계자는 “그동안 시장이 좋을 때는 규모의 확장을 추진했으나, 현 불안한 시장에서는 소규모 사업장을 매각해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자금 유동성을 확보해 리스크 관리와 함께 신규 프로젝트를 준비 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분양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신영이 택한 전략은 ‘임대 후 분양’ 방식이다. 신영이 옛 MBC가 위치해 있던 부지를 매입해 개발하고 있는 고급 주거·상업 단지인 ‘브라이튼 여의도’가 대표적이다. 이 단지는 ‘4년 단기 민간임대’ 후 분양 전환할 예정이다. 브라이튼 여의도는 신영을 비롯해 시공을 맡은 GS건설, NH투자증권 등 3곳이 프로젝트금융회사(PFV)로 참여한 개발 프로젝트다. 단지는 지하 6층~지상 최고 49층으로 아파트 2개 동, 오피스텔 1개 동, 오피스 1개 동으로 이뤄져 있다. 앞서 브라이튼 여의도 오피스텔(849실)은 2019년 분양됐다. 당초 시행사는 오피스텔과 아파트를 동시에 분양하려고 했으나,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으면서 아파트 공급 방식을 후분양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일반분양 성공을 장담하기 힘들어지자, 보증금과 월 임대료를 받는 임대 후 분양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신영은 지난해 강남구 논현동에 공급한 하이엔드 주거 시설 ‘브라이튼 N40’에 대해서도 임대 후 분양 정책을 펼친 바 있다.임대 후 분양·할인 분양 등 전략 선회도 앞서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오피스텔 ‘완판’에 성공했지만 부지 매입 자금 6010억원의 60% 정도만 회수된 상태다. 전체 사업비는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임차인 모집이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신영은 1984년 설립된 국내 1세대 디벨로퍼로 꼽힌다. 창업자인 정춘보 회장은 개념조차 생소하던 국내 부동산 시장에 디벨로퍼란 개념을 도입한 인물이다. 정 회장은 신영을 설립한 뒤 굵직한 개발 프로젝트와 과감한 인수·합병(M&A) 등을 단행해 사세를 키웠다. 섬유, 부동산 개발 계열사인 '대농'을 비롯해 신영건설, 신영에셋, 에스엘플랫폼, 브라이튼자산운용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지난 2021년 매출은 약 1조1140억원, 영업이익은 약 960억원을 기록했다. 신영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임대료를 우선 내는 방식으로 지내보고 나중에 상품이 좋다고 봤을 때 구매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며 “지금 분양 등 부동산 시장 전체적으로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서로 ‘윈윈’하는 전략이라고 봐서 임대 후 분양 방식이 적합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수익성이 막강한 디벨로퍼로 꼽히는 MDM은 부동산 불황기에도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엠디엠은 지난해 ‘파주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 ‘의왕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아침’, ‘아크로 여의도 더원’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중 아크로 여의도 더원은 최고 40억원이 넘는 고분양가에도 사실상 ‘완판’에 가까운 성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크로 여의도 더원은 지난해 10월 진행된 청약접수에서 총 492가구 모집에 611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24대 1을 기록했다. 남은 전용물량은 계속 판매를 진행 중이다. 다만 미분양이 지속되는 시장상황에서 MDM은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도 취했다. 지난해 대우건설이 시공하고 MDM이 경기도 파주시에 분양중인 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이 미분양 상태가 지속되자 계약자에게 최대 2억원까지 할인분양을 하는 결단을 내렸다. GTX로 뜨고 있는 운정 신도시라 주목을 받았으나 최근까지도 미분양 상태로 남았다. MDM은 최근 증권사, 시행업계 등에서 부동산 불황기에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분위기 속에 오히려 전문인력 영입도 단행했다. 올해 초 다올투자증권 부동산 IB 핵심인력 이경수 상무를 영입했다. 지난해 업황 침체에도 다수 개발 프로젝트를 독보적으로 성사시키면서 문주현 MDM회장의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MDM 그룹은 문 회장이 1998년 4월 설립했다. 주택건설업과 부동산개발업, 분양대행업, 부동산임대업 등을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다. 금융 계열사인 한국자산신탁·한국자산캐피탈·한국자산에셋운용 등을 구축하면서 부동산 종합 그룹으로 변모했다. 문 회장은 분당 트리폴리스와 서초동 현대슈퍼빌, 목동 현대하이페리온, 분당 파크뷰 등 개발사업을 연이어 성공시키면서 MDM을 키워냈으며 한국자산신탁을 인수해 급성장했다. MDM그룹 계열사인 MDM 플러스의 2021년 매출액은 약 1조3370억원, 영업이익은 약 4183억을 기록했다. MDM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어렵지만 정도를 지키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시공사측과 협의해서 가이드라인에 맞춰 운영 중이다”고 말했다. 시행 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디벨로퍼 군 자체가 브릿지론 등 PF 자체가 지금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땅을 매입하는 작업에 있어서 상당히 보수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시행사마다 나름의 전략으로 상황을 극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3.04.15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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