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CONOMIST

154

삼성, 부진한 실적 발표...메모리사업 전면 나선 전영현 파워 나올까

산업 일반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1월 8일 삼성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300조800억원, 영업이익 32조73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75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으로 증권가 컨센서스가 영업이익 8조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저조한 성적표였다. 이 같은 상황에 업계는 삼성 전영현 부회장의 DS부문 전면 등판이 수익성 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앞서 삼성은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며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에게 기존 DS부문장에 이어 메모리사업부장까지 겸직을 부여했다. 메모리사업부가 사장단에서 부회장단 조직으로 변경된 것이다. 부회장단으로 오르면서 메모리사업부는 신사업 결정, 기존 사업 강화 등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메모리사업부는 중국의 저가 공세 여파로 범용 D램 가격이 하락한 상황에서 삼성의 새 수익을 책임질 수 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개발을 담당하는 부서로, 현재까지는 뚫지 못한 엔비디아의 HBM 납품 여부를 책임지게 된다. 실제 삼성은 지난해부터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인 ‘블랙웰’에 탑재할 수 있는 HBM 개발에 착수했다. 하지만 삼성은 지금까지 엔비디아 퀄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해, SK하이닉스 HBM 제품만이 거의 단독으로 엔비디아에 납품되고 있다. 이에 업계는 과거 사장 시절 메모리사업부장으로 메모리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전영현 부회장의 재투입으로, HBM 개발에 속도가 얼만큼 붙을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상황은 나쁘지 않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공식 자리에서 계속해서 삼성 가능성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는 1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5’에 참석한 황 CEO가 기자간담회에서 “내일이 수요일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것처럼 삼성의 성공을 확신한다”며 “삼성은 새로운 설계를 해야 하고 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관측 요소는 삼성 메모리사업부가 얼마나 빠르게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잘 결합하는 HBM을 생산하냐다. 모든 결정은 엔비디아 측의 승인에 걸려있기 때문에 삼성의 민첩한 수정력과 유연한 기술 적합성이 필요한 시기다. 한편 삼성전자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업계는 부문별 영업이익에 대해 DS 부문 2조8000억원, SDC 1조원, MX/NW 2원, VD/가전은 2000억원으로 추정한다.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부문 실적도 둔화한 것으로 분석된 것인데 이는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가 작용한 것으로 설명된다. 특히 모바일은 신제품 출시가 없었고, TV와 가전은 연말 쇼핑 시즌과 맞물려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 측은 DX 부문 실적에 대해 "모바일 신제품 출시 효과 감소 및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2025.01.08 18:19

2분 소요
인사 칼바람 속 홀로 승진…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 경영 성과 ‘촉각’

산업 일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이 경영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그룹이 임원 상당수를 교체한 가운데, 창업자 일가인 신유열 부사장은 2024년 11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역할을 확대할 전망이다. 그가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지난해 전무 승진 이후 1년 만이다. 롯데그룹이 사업 부진으로 ‘위기론’이 나오는 상황인데 신 전무가 이를 타개하고 경영 능력을 입증할지 주목된다. 신유열, 전무 승진 1년 만 부사장으로롯데그룹은 2024년 8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이후 체질 개선과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화학과 유통 등 핵심 사업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며 롯데그룹의 재무 상황이 악화하고 있어서다. 실제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제품 가격의 하락과 원재료 가격의 급등으로 2022년 7626억원, 2023년 347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롯데그룹이 2024년은 물론, 2025년까지 적자를 낼 것을 우려하고 있다.롯데그룹이 2024년 말 발표한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는 이런 상황에 대한 롯데그룹의 고민이 그대로 담겼다. 롯데그룹은 2024년 11월 28일 롯데지주 포함해 37개 계열사 이사회를 열고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36%를 교체했고 기존 임원의 22%는 퇴임했다. 전체 임원의 규모도 기존 규모보다 13% 적은 수준으로 줄였다. 코로나 시기인 2021년, 경제계 위기 상황에서의 임원인사보다 더욱 큰 폭이다. 이는 높은 강도의 인적 쇄신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 체질을 혁신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눈에 띄는 점은 신 부사장이 승진이다. 신 부사장은 신 회장의 장남이자, 롯데그룹을 창업한 고(故) 신격호 초대 회장의 손자다. 신 부사장은 롯데그룹의 임원이 대거 교체되는 가운데 2023년 상무에서 전무로 한 차례 승진했고, 이번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올라섰다. 상무에서 전무로,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매년 한 단계씩 직급을 높인 것이다. 롯데그룹이 핵심 사업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신 부사장은 창업자 일가로 고속 승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신 부사장은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등 향후 롯데그룹의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현재 롯데지주의 미래성장실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미래성장실은 신 부사장이 전무로 승진했을 당시 신설된 조직이다. 사실상 신 부사장이 경영 성과를 내도록 돕는 조직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롯데그룹은 “신 부사장은 신사업과 신기술 기회를 발굴하고 해외 협업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라며 “2025년에는 본격적으로 신사업을 진두지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부사장은 롯데그룹이 바이오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출범시킨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롯데바이오로직스에도 직접적으로 관여할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기업이 의약품 CDMO 기업으로서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업 기틀을 닦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이런 과정에서 신 부사장은 글로벌전략실장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업을 살피기도 했다.문제는 신 부사장이 신사업에서 그동안 마땅한 경영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가 최근 몇 년간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사업에 공을 들였지만, 롯데그룹이 이를 통해 사업 측면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도 마찬가지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신 부사장이 롯데그룹의 한국 계열사 중 처음으로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기업이다. 하지만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출범 이후 현재까지 다국적 제약사를 비롯한 기업과 이렇다 할 수주 성과를 체결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경영 성과 내기 속도…2025년 기대 그만큼 2025년은 신 부사장이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할 한 해로 풀이된다. 그가 어떤 능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롯데그룹의 승계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 부사장의 아버지인 신동빈 회장은 1955년생으로 2025년에 만 나이 70세가 된다. 신 부사장으로의 승계 작업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기도 하다. 신 부사장은 2023년부터 신 회장의 해외 출장에 동행하고 사장단 회의를 챙기며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2024년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국내 공장 착공식에도 신 회장과 나란히 참석했다.신 부사장이 2024년을 기준으로 만 38세가 됐다는 점도 롯데그룹이 경영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낼 요인이다. 일본 국적인 신 부사장은 경영 승계를 위해 한국 국적을 회복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다만 병역법에 따르면 국적을 회복한 사람은 만 38세부터 병역이 면제된다. 이런 이유로 신 부사장이 만 38세 이전까지 후 국적을 회복하고 승계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신 회장도 병역 의무가 사라진 만 41세에 한국 국적을 취득한 이후 승계에 속도를 낸 바 있다.

2024.12.30 09:00

3분 소요
투자 올스톱·경영권까지 흔들…재계는 ‘결사 반대’

정책이슈

상법 개정안을 두고 재계가 ‘결사 반대’하고 있다. 재계는 상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기업 경쟁력이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지난 11월 21일 ▲한국경제인협회 ▲삼성 ▲SK ▲현대차 ▲LG 등을 비롯한 16개 그룹 사장단은 상법 개정 추진을 저지하기 위해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이 주요 기업들과 공동 성명을 낸 것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시절인 지난 2015년 7월 이후 처음이다.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이날 성명 발표 취지에 대해 “저성장이 지속되는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성장동력을 되살리기 위해 기업들이 먼저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상법 개정으로 교각살우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들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되는 상법 개정에 대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많은 기업은 소송 남발과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에 시달려 이사회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지고,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상당한 애로를 겪을 것”이라며 “결국 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훼손되고 우리 증시의 밸류 다운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기업의 경영 합리화를 위한 사업 재편 과정에서 빚어질 수 있는 소수 주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 정비는 필요하지만, 현재 추진되는 상법 개정은 이른바 ‘해외 투기자본 먹튀’를 조장해 기업경영 전반에 상당한 차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김 부회장은 “물적 분할이나 합병 등 소수 주주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 핀셋 접근이 필요하다”며 “상법 개정으로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처럼 기업들이 전례 없이 위기를 강조하는 것은 지배구조를 흔드는 규제가 동시다발로 추진되면서 해외 투기세력의 공격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업체 인사이티아에 따르면 행동주의 공세의 목표물이 된 한국 기업은 2019년 8개에서 2023년 77개로 열 배 가까이 급증했다. 알파벳(구글), 메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이 차등의결권 등 경영권 보호 장치를 기반으로 경영에 집중하는 것과 대비된다.이후 재계는 11월 29일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주식시장 활성화 테스크포스(TF)-경제계 간담회에서 다시한번 상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민주당에선 진성준 정책위의장과 주식시장 활성화 TF(단장 오기형) 소속 의원들이, 재계에서는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상근부회장, 이호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정우용 한국상장사협의회 정책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이형희 SK수펙스 커뮤니케이션위원장, 하범종 LG 사장 등 대기업 대표도 자리했다.진 정책위의장은 간담회에서 상법 개정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재계의 우려를 반영해 개정안 내용을 일부 변경하더라도 상법 개정 자체는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우리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이 급선무라는 게 전문가와 투자자의 한결같은 요구였다”며 “금투세 시행 찬반과 관계없이 상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기에 당론으로 채택된 것”이라고 밝혔다.이와 관련해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기업 지배구조 관련 규제는 2020년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을 계기로 어느 정도 도입됐다”며 “그런데 4년 만에 상법 개정이 다시 논의되는 것을 두고 경제계 걱정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이어 “국익 관점에서 규제보다는 적극적인 산업 진흥 정책이 필요하고 우리 경제의 본원적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많다. 민주당이 최근 ‘먹고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최근 경제계의 걱정이 많다”고 덧붙였다.재계가 상법 개정안에 결사 반대하는 이유 살펴보니그렇다면 상법 개정안의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이사 충실의무 확대’에 대해 재계가 강력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재계는 이사충실 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확대하는 방안이 오히려 코리아 디스카운트 가속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한다.한경협은 지난 7월 회사법 전문가들을 초청해 ‘이사 충실의무 확대,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회사법 학자와 전문가들은 논란이 된 상법 개정안, 즉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계획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당시 류진 한경협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일부에서는 상법을 개정하면 기업 지배구조가 개선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 하지만, 과도한 사법 리스크로 기업인들은 신산업 진출을 위한 투자나 인수합병을 주저하게 되고 결국 기업 가치를 훼손시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기업 지배구조’ 때문에 한국 증시가 저평가된 만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이사 충실의무를 확대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강원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특유의 법·제도의 틀 내에서 주주나 투자자들이 내린 합리적 선택의 결과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설명했다.높은 상속세와 법인세 등으로 회사가 번 돈을 주주가 가져가지 못한다는 것을 시장이 알기 때문에, 미래 주가 예측에 큰 폭의 할인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업들이 미래 유망 사업에 투자하려 해도, 반기업 정서나 각종 규제로 인해 투자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래서 결국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저평가하게 만든다는 설명이다.강 교수는 이런 법·제도 환경에서 이사의 충실의무까지 확대될 경우,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켜 국내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외면하게 만들고 코리아 디스카운트까지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회사법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상법에 이사의 주주충실의무를 넣으려면 ‘포이즌필’(신주인수선택권), ‘차등의결권’ 같은 제도를 함께 도입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포이즌필은 적대적 인수합병(M&A)이나 경영권 침해 시도가 발생하는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시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수 있도록 미리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차등의결권은 ‘1주(株) 1의결권’ 원칙의 예외를 인정해 경영권을 보유한 대주주의 주식에 대해 보통주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말한다.김지평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포이즌필이나 차등의결권 등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을 기피하는 분위기와 관련해 “미국 및 일본 등의 선진 지배구조 법제에서도 소액주주의 문제제기 가능성이 있지만 위와 같은 경영권 방어 수단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할 수 있다”며 “선진국이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사법심사를 통해 해당 수단의 투명성 및 효율성을 적정하게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경영권 방어 수단이 직접적으로 투명하게 도입되지 않으면, 자사주 매입 등 우회적인 경영권 방어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 경우 불필요한 자금 소요 혹은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경영권 방어수단이 법제화되면 자사주 매입 등 우회적인 경영권 방어에 투입될 기업 자금을 시설·R&D 투자나 임직원 보상, 이해관계자 이익 증진 등에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024.12.16 07:00

5분 소요
‘주주 보호 vs 경영 위축’, 상법 개정 논란… 韓 증시 밸류업 가능할까

산업 일반

올해 자본시장에서 논란이 뜨거웠던 ‘상법 개정’을 두고 찬성과 반대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소액주주 보호를 명분으로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뒤 연내 처리하겠다는 입장인 가운데, 재계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너무 커 ‘자본시장법’ 개정이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맞서고 있다. 정부도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재계 측에 힘을 싣고 있다.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의 핵심으로 꼽히는 내용은 ‘이사 충실의무 확대’다. 이는 현재 상법이 규정하는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 범위를 ‘회사’에서 ‘회사를 포함한 주주’까지 넓히는 것을 말한다. 상법 개정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그동안 일부 기업이 최대 주주나 오너의 이익을 위해 소액주주의 피해를 외면하는 물적 분할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모든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재계에서는 모든 주주의 이익을 보장하는 결정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면 주주들이 이사들에게 손해배상 청구나 배임죄 형사고발 같은 소송을 남발할 우려가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감사위원 분리 선출’도 중요한 내용이다.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이 되는 이사를 다른 사내외 이사들과 분리해 선임하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대주주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인사에게 감사위원의 독립적인 지위를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핵심은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대주주 의결권을 3% 이내로 제한하는 ‘3% 룰’이다. 3%룰은 감사위원을 선출할 때 특정 주주의 의결권을 최대 3%까지만 보장하는 것이다. A 기업 지분을 50% 가진 최대 주주와 3%만 보유한 주주 모두 감사위원 선출 시 똑같이 3%만 의결권을 인정받는다는 것이다.감사위원은 이사의 직무집행 감사, 재산 상태 조사 등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을 다룰 수 있다. 이 때문에 감사위원의 독립성이 강화할수록 대주주의 영향력을 줄어들게 된다. 이를 통해 소액주주의 권리를 더 보호하겠다는 게 상법 개정안 찬성 측 논리다. 반면 외부 세력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기 때문에 기업의 경영권이 흔들리거나, 기업의 중요한 정보가 밖으로 새어 나갈 우려가 있다는 게 반대 측 논리다.집중투표제도 빼놓을 수 없다. 집중투표제란 여러 명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에게 주어진 의결권을 모두 합쳐 한 사람에게 몰아서 투표할 수 있는 제도다. 현재 상법에 따르면 ‘1주 1의결권’에 따라 1주당 의결권 1개만 행사할 수 있다. 만약 B 기업 주식 10주를 가진 주주가 이사 5명 선임 안건에 투표한다면 이사 후보 한 사람당 10표씩만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집중투표제가 시행되면 총 50주의 의결권을 받게 되고. 특정 후보에게 50표를 모두 줄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일반 주주들이 힘을 모으면 지배주주와 표 대결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대주주와 경영진을 견제할 힘이 생긴다. 다만 소액주주의 이익만 대변하는 이사가 나올 경우 기업 경영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이런 논란의 상황에서 정부와 재계가 제안한 카드가 ‘자본시장법 개정’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를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명문화하겠다고 지난 12월 2일 밝혔다. 소액주주 보호가 필요하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만, 상장사에 한정해 명확한 사안에 대해서만 규제하는 ‘핀셋 규제’를 하겠다는 것이다.금융위가 공개한 자본시장법 개정 방향을 보면 상장법인이 ▲합병 ▲중요한 영업·자산 양수도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분할·분할합병을 할 때 이사회는 합병 등 목적, 기대 효과, 가액의 적정성 등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공시하는 등 주주의 정당한 이익이 보호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된다.김 위원장은 ‘일반주주 이익 보호 강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 방향’을 설명하며 “적용 대상 법인을 상장법인으로 한정하고 상법 개정으로 인해 모든 다수 회사와 상장법인이 아닌 비상장 중소·중견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상법 개정과 자본시장법 개정의 가장 큰 차이는 해당 법의 규제를 받는 기업의 범위다. 상법이 규제하는 대상은 국내 120만에 달하는 대부분의 기업이지만, 자본시장법은 상장사 2400여곳으로 국한된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에는 앞서 두산 합병 논란에서 불거진 계열사 간 합병 시 가액 산정기준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을 담기로 했다. 또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할 때 대주주를 제외한 모회사 일반주주에게 공모 신주중 20% 범위에서 우선 배정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할 예정이다.다만 민주당은 금융위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반대했다. 민주당 주식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TF)는 2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임시방편적 대책으로 소액주주의 권리 보호와 자본시장의 공정성 회복을 위해 상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했다.상법 개정, 국내 기업 밸류업 이끌까?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상법 개정 찬성 측은 상법 개정이 이뤄지면 국내 증시도 살아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11월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TF)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이재명 대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경제 정책 부재 ▲불공정한 시장 ▲지배주주의 경영권 남용 ▲안보 위기를 꼽았다. 이 대표는 “정부가 명확하게 의지를 드러내고 제도적 개선을 이뤄내면 코스피 지수가 4000(포인트)까지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거래소가) 자본시장에서 일어나는 불공정 행위를 적발하는 데 적극 나서달라”며 “물적분할과 모자회사 동시상장에 더 엄격한 절차와 기준을 적용해달라”고도 했다.하지만 재계는 이 법이 통과할 경우 기업 경쟁력이 훼손되고 증시 밸류 다운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지난 11월 21일 ▲한국경제인협회 ▲삼성 ▲SK ▲현대차 ▲LG 등을 비롯한 16개 그룹 사장단은 상법 개정 추진을 저지하기 위해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이 주요 기업들과 공동 성명을 낸 것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시절인 지난 2015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사장단은 “상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많은 기업이 소송 남발과 해외 투기 자본의 공격에 시달려 이사회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지고,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상당한 애로를 겪을 것”이라고 전했다.

2024.12.16 06:00

5분 소요
삼성·현대차·LG, 미중 갈등 심화 속 미래 전략 논의

산업 일반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등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가운데 국내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 사업 계획을 점검한다.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7~19일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 사업 계획을 논의한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17~18일,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19일에 각각 회의를 열 예정이다.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국내외 임원급이 모여 사업 부문별·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내년 사업 목표와 영업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과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이 각각 회의를 주관할 예정이다. 이재용 회장은 예년처럼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추후 사업 전략 등을 보고받을 것으로 알려졌다.회의에는 DX 부문은 200여 명, DS 부문은 100여 명이 각각 참석할 예정이다.이번 회의에서는 삼성전자의 근원적 경쟁력 회복 방안과 함께 갤럭시 S25 등 내년 신제품 판매 전략 및 사업 목표 등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주요 제품의 글로벌 공급 계획과 판매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 전략 등이 공유될 전망이다. 고환율 등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에 따른 리스크 헤징 전략 등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앞서 현대차그룹과 LG그룹도 잇따라 회의를 열고 내년 사업 계획을 점검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주 초부터 글로벌 권역본부장 회의를 열었다. 현대차는 장재훈 사장이, 기아는 송호성 사장이 각각 회의를 주재했다.북미·유럽·중남미·중국·러시아 등 9개 권역 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차 대표이사로 내정된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과 후임 북미권역본부장인 랜디 파커 전무도 회의에 참석했다.회의는 올해 사업계획 점검, 내년 계획 검토, 권역 상황 공유 등을 주제로 토의 형식으로 진행됐다. LG그룹도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비롯한 LG 최고경영진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장단 협의회를 열고 내년에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경영 과제를 논의했다.협의회에 참석한 최고경영진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본격 출범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중국 기업들의 위협이 현실화되는 등 국내외 경영 환경의 위기감이 높아지는 것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구조적 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포착해 미래를 준비하고 집중력 있게 실행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특히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본격 출범으로 예상되는 통상정책 변화, 지경학적 리스크, 산업 기술 트렌드 등 경영 환경 변화 시나리오를 면밀히 분석하며 사업에 미칠 영향을 살피고, 사별 대응 방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아울러 중장기 미래 경쟁력,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보다 치열한 고민과 속도감 있는 실행이 필요하다는 데에도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4.12.12 18:20

2분 소요
“밤새 긴장 상태였다”...한밤중 비상계엄 선포에 기업도 노심초사

산업 일반

12월 3일 저녁 윤석열 대통령의 긴급 비상계엄 선포에 국내 기업들도 밤새 비상사태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엄 선포 이후 원·달러 환율이 2년여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환율 영향을 크게 받는 국내 기업들이 긴장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한 것이다. 실제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12시 15분 기준 전일보다 39.7원 뛴 1441.0원까지 급등했다. 비상계엄 선포 소식이 전해진 오후 10시 30분부터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가 4일 새벽 1급 이상 간부들을 소집해 긴급 실물경제점검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흔들리는 경제 상황에 국내 대기업 경영진도 바쁘게 움직였다. SK그룹은 4일 아침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재로 일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하는 경영진 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사태 이후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그룹 경영 활동에 미칠 영향 등을 논의했다. LG 역시 4일 오전 계열사별로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해 계엄 선포와 관련한 대응책을 이야기했다. 새벽부터 모인 기업 수장들 HD현대는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했다. 사장단 회의에서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국내외 상황이 긴박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각사 사장들은 비상경영상황에 준하는 인식을 가져야 하며, 특히 환율 등 재무리스크를 집중 점검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삼성은 따로 공지나 내부적 회의가 열리진 않았지만, 3일 저녁부터 4일 새벽까지 계속해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상황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가 수장들은 새벽부터 모였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연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참석해 계엄 선포에 불안한 모습을 보인 외환시장 및 해외한국 주식물 시장의 안정화 조치를 논의했다. 또 이들은 비상계엄 해제 조치 이후 주식시장을 포함한 모든 금융·외환시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로 결정하고, 당분간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기로 했다.글로벌 본사를 둔 한국지사들도 비상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 지사들은 외국에 있는 본사 측에 한국 상황을 보고하는 등 긴급회의를 열었다. 실제 넷플릭스코리아도 4일 오전 국내 상황을 전달하고 오징어게임2와 같은 앞으로 공개를 앞두고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홍보 행사 진행 가능 여부 등을 미국 본사와 급하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밤중 비상계엄 선포에 저녁 비행 운행을 앞둔 항공 업계 상황도 난감했다. 계엄 선포가 된 3일 저녁 10시 30분경 비행 이륙시간은 수 시간 미뤄졌다. 실제 3일 비엣젯항공의 저녁 10시 30분 다낭행 비행기는 계속 운행하지 못하고 새벽 1시경에 이륙했다. 계엄이 해제된 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 모두 항공편을 정상 운항하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야간 운항 편의 안전 운항을 모니터링 하며 상황을 예의 주시했다"고 설명했다.계엄 해제됐지만 이미 ‘벌어진 일’ 새벽 내내 노심초사했던 기업들은 계엄 해제 발표로 한시름 놓았지만, 이미 일어난 ‘비상계엄 선포’가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가장 큰 걱정은 거래하는 외국 투자처와 쌓아온 신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LG 측은 4일 오전 소집한 비상대책회의에서 해외 계약 기업의 문의에 대한 대응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다.해외 투자 규모가 큰 바이오업계도 걱정이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본부장은 “상황은 더 지켜봐야겠지만, 외국인 투자 측면에서 정치적 안정성이 중요한데 이번 계엄 선포 상황이 해외 협력 및 투자 유치 등에서 부정적인 영향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비상계엄이 단기간에 해제돼 다행이지만 이에 대한 여운이 남을 수 있기에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한 산업계 관계자는 중국 상황을 빗대어 경제적 악영향을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중국은 정치적으로 공산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국가가 봉쇄되고 기업활동이 막히는 등 불안정 요소가 커, 해외 기업들이 중국 기업과의 협업할 때 어려워한다”며 “이번 비상계엄 선포로 한국 역시 정치적으로 불안정 요소가 크고 사업할 때 예측하기 어려운 나라로 낙인이 찍힐지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외신들이 실시간으로 계엄 상황과 시민과 경찰이 대치하는 상황을 보도할 만큼 세계가 주목했는데, 결국 한국은 위험하고 불안정한 나라라는 것을 세계적으로 적나라하게 보여준 격”이라고 말했다. 불안한 정세 분위기에 소비 심리가 위축되지 않을지에 대해서도 걱정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국이 불안정하면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소비도 줄일 가능성이 있다”며 “1년 중 크리스마스 시즌이 유통가에서는 대목인 만큼 내부적으로 불안감이 커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도 “계엄령 선포가 당장 건설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불확실성으로 인해 자산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2024.12.07 05:00

4분 소요
서유석 금투협회장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모니터링 강화할 것”

증권 일반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최근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관련해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서 협회장은 5일 오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긴급현안 간담회에서 “당초 금융시장의 큰 변동성이 우려됐지만 정부 당국의 신속한 안정화 대책 발표로 투자 심리가 다소 안정됐다”며 “전일 주식 시장은 1%대의 하락세에 그쳤고 채권 금리 상승 폭도 4bp(1bp=0.01%포인트) 내외로 제한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그는 “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되는 상황이 올 수 있는 만큼 저희 금융투자업계는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금융당국과 긴밀히 소통하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을 철저히 점검해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서 협회장은 또 “금융투자협회는 유사시 긴급 사장단 회의, 리서치 센터장 간담회 등을 통해 시장 안정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금융감독원은 이날 오전 전 증권사 대상 긴급현안 간담회를 열고 최근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관련해 증권사의 대비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회계 부원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과 36개 국내 증권사 CEO가 참석했다.함용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회계 부원장도 간담회를 통해 증권사에 증권시장 안정성 확보를 위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2024.12.05 09:40

1분 소요
이재용 회장 취임 2주년, 부진한 삼성 반등시킬 전략 있나?

산업 일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오는 10월 27일 회장 취임 2주년을 맞이하는 가운데, 최근 부진한 삼성 성적표를 어떻게 타개할지에 대한 주목도가 커지고 있다. 현재 삼성의 내부 분위기는 한마디로 살얼음판. 삼성전자 주가가 5만원대까지 하락한 데 이어, 지난 8일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후 이례적으로 ‘반성문’까지 내놓은 상황이 펼쳐졌다.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부회장)은 본인 명의로 메시지로 “송구하다”며 운을 떼고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고 전했다. 외부의 우려도 인정했다. 전 부문장은 “많은 분들이 삼성의 위기를 말한다”며 “저희가 처한 엄중한 상황을 꼭 재도약의 계기로 만들겠다”고 했다. 삼성이 이처럼 사과문을 낸 것은 내부적으로도 문제상황을 인정할 만큼 ‘삼성 위기설’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이재용 회장의 책임론도 거세지고 있다. 이 회장이 처한 과제 중 가장 먼저 고심하게 될 부분은 연말에 진행할 인사와 조직개편이 꼽힌다. 11월 말 또는 12월 초에 발표하는 연말 정기 인사에는 이번 사과문을 낸 DS부문을 비롯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업계에서는 기술통들을 전면에 배치하는 인적 쇄신이 이뤄질 수 있음을 말한다. 전 부문장이 사과문을 통해 “세상에 없는 새로운 기술, 완벽한 품질 경쟁력만이 삼성전자가 재도약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밝힌 만큼 기술력 강화에 힘을 쓸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 평소 이 회장은 ‘기술중시’ 경영철학을 강조한바 있다. 주요 경영진에 대한 문책성 인사 여부에도 관심이 크다. 기술 경쟁력 약화에 대한 책임으로 DS부문 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사장단이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시선이다. 바이오, MLCC 등 신사업 확장에 주목 기존 주요 사업 외에도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과제도 있다. 앞서 이 회장은 2022년 5월 ▲바이오 ▲시스템 반도체 ▲신성장IT(AI 및 차세대 통신) 등 미래 신사업에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아직까지 신사업에 대한 성적표는 우수한 편이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연결 기준 연간 최대 매출인 3조7000억원, 영업이익 1조1000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자회사인 바이오에피스도 자가면역질환, 항암제, 혈액질환, 안과질환 치료제 등의 판매 허가를 획득해 창립 12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지난 22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아시아 소재 제약사와 12억4256만 달러, 약 1조7028억원 규모의 CMO 계약을 체결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수주에 성공했다. 연간 누적 수주액 4조원을 처음 돌파한 것이다. 이 같은 성장세 흐름을 이어가는 것 역시 이 회장에게 주어진 과제로 여겨진다. 현장을 직접 찾아 긴장을 늦추지 않는 역할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월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아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기술 개발 로드맵, 중장기 사업전략 등을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진들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기도 했다. 당시 이 회장은 “현재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더 과감하게 도전하자.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미래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1공장부터 4공장까지 완공을 마쳐 제1바이오캠퍼스를 구축했고, 2032년까지 7조5000억원을 투자해 제2바이오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AI시대 준비 못했다”는 비난도 또 이 회장은 전장 사업과 관련해서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시장 선점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앞서 부산, 중국의 톈진, 수원 등에 위치한 삼성전기 사업장을 찾은 데 이어 지난 6일에는 필리핀 칼람바에 위치한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방문해 MLCC 사업을 직접 점검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MLCC 시장이 2023년 4조원에서 2028년 9조500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에 IT용 MLCC가 1000개 정도 탑재되는 것에 비해 전기차에는 전장용 MLCC가 3000~2만개가 탑재되고, 가격도 3배 이상 높기에 미래 신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삼성전기 필리핀 생산법인은 2000년부터 IT용 MLCC를 생산해 왔으나, 현재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탑재할 수 있는 고성능 전장용 MLCC 추가 생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인공지능(AI) 시대를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는 비난도 이 회장이 해결할 과제로 꼽힌다. 지난 9일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 참석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데스크톱, PC, 스마트폰 시대가 있었고 지금은 AI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며 “스마트폰 시대에는 삼성, 애플이 잘나가고 IBM, 인텔은 힘을 못 썼는데 이제 삼성과 애플도 똑같은 딜레마에 빠졌고 새로운 AI 시대를 맞아 미리 준비하지 못한 것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실제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인 CES에서 삼성전자는 ‘일상 속 초연결의 시대’라는 AI 비전을 제시했지만 현재까지 삼성이 내놓은 AI기술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AI 기능 외에는 주목받는 기술이 없다고 평가 받는다.

2024.10.24 06:00

4분 소요
“경영환경 불확실, 기본역량 강화해야” 권오갑 HD현대 회장 [기업인 말말말]

CEO

기업인의 말 한마디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이나 생각부터, 추구하는 목표나 향후 사업 계획까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회사의 규모, 회사에서 일하는 임직원이 많은 만큼 회사를 이끄는 기업인 한 마디의 무게는 가볍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언급된 기업인의 말을 모아 그 의미가 무엇인지 들여다봅니다.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기본역량 강화로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우리의 내실을 다져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지난 7일 HD현대 주요 계열사 사장단 전체 회의에서 “최근 주가, 환율, 유가 등 글로벌 경제 지표들의 변동이 심상치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권 회장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일수록 리더들의 역할과 판단이 더욱 중요해진다”며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각사 대표들의 진심 어린 책임감이 불확실성 극복의 첫 단추임을 명심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회사가 직면한 위험과 그에 따른 영향을 직원들에게 명확히 설명하고 같은 목표를 향해 한마음 한뜻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도 했다. 권 회장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기업의 경쟁력 강화, 경영진의 책임감을 언급한 것은 그만큼 최근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이날 HD현대는 주요 계열사의 사장단 전체 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회의에는 권오갑 회장, 정기선 부회장을 비롯한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HD현대오일뱅크 등 주요 15개 계열사 사장단 20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미국 경기침체 우려, AI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의 거품 논란을 포함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중동 지정학적 불안 재확산 등 최근 급격한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점검하고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HD현대 측은 설명했다. 이는 최근 미국 주식시장의 출렁임과 이로 인해 벌어진 한국 경제의 충격, 이 밖에 앞으로 예상되는 국제 분쟁 등이 산적해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5일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8.77% 급락하며 ‘블랙먼데이’의 공포를 실감했다. 6일 3.3% 상승하고 이튿날에도 1% 상승하는 등 충격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모습을 보였지만 역부족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런 충격이 발생한 것은 미국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에 대한 거품론이 불거지며 미국 증시가 폭락하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대거 자금을 빼면서 발생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의 확산과 엔화 절상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엔화를 저리로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 청산 본격화 등 유동성 환경이 급격히 악화된 탓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 중 하나인 미국에서 경기가 가라앉으면 석유소비가 줄어 유가가 하락할 가능성도 크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 예상 등 중동 지역에서 전쟁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서도 국제유가가 떨어진 것은 이를 방증한다. 6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0.1% 하락한 배럴당 76.77달러를 기록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0.2% 하락한 배럴당 73.39달러를 기록했다. 수출비중이 큰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주식시장의 충격을 넘어 세계 경제의 변화와 이에 대한 대응이 더 심각한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승석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금리는 높고 (우리 기업의) 부채 부담이 큰데, 매출이 크게 늘지 않는 등 회복세가 좋지 않다”며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이 살아나지 않으면 우리에게 미치는 여파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2024.08.09 06:00

3분 소요
‘인사이드아웃2’의 불안이, 그리고 리더십 [EDITOR’S LETTER]

전문가 칼럼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아웃2’가 또 한 번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7월 23일 기준 글로벌 누적 수익이 14억6276만 달러(약 2조원)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작 1위인 ‘겨울왕국2’(14억5368만 달러)를 넘어서는 금액입니다. 국내에서도 지난 6월 개봉해 813만명이 볼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국내 역대 애니메이션 중 누적 관객 수로 보면 ‘겨울왕국2’(1376만명), ‘겨울왕국’(1032만명)에 이어 3위를 기록했습니다. ‘인사이드아웃2’에서는 사춘기를 맞은 주인공 라일리에게 기존 감정(기쁨·슬픔·버럭·까칠·소심이)에 더해 불안·당황·따분·부럽이와 같은 새로운 감정이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얘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상위 하키 팀에 뽑히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이’가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를 장악하면서 라일리는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탈 행동을 하며 위기를 자처하고 맙니다. 앞날을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 불안이를 점점 더 폭주하게 하고, 라일리를 나락으로 떨어뜨립니다. 올해 국내외 경제도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불확실성으로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불확실성이 지구촌을 휘감고 있는 요인으로는 첨단기술 등 다방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주요 국가들의 선거 등이 꼽힙니다. 여기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로 오는 11월 미국 대선의 향배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쪽으로 기울다가 다시 오리무중으로 빠진 것도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이같은 불확실성은 불안을 키우게 되고, 경제 주체들을 위축케 합니다. 실제로 기업들은 올해 초부터 ‘조직 효율화’라는 이름으로 인력 감축 등 비용 줄이기에 나서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투자를 중단하거나 철회하는 등 미래보다는 생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는 개별 경제 주체는 물론이고 시장의 불안을 더욱 키우는 결과로 이어지곤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이 중요합니다. CEO라고 해서 미래를 정확히 꿰뚫어보는 혜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기업 구성원은 물론이고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를 잘 아는 삼성·SK·현대자동차·LG·롯데 등 주요 대기업의 총수들은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위기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은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국내 사업장을 둘러보는 등 현장 경영에 나서는가 하면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하반기 위기관리 방안을 모색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특히 신동빈 롯데 회장은 자사 CEO들에게 강력한 리더십을 주문했습니다. 지난 7월 19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4년 하반기 밸류 크리에이션 미팅(VCM·옛 사장단 회의)에서입니다. 신 회장은 이날 참석한 롯데지주 대표이사와 실장, 사업군 총괄대표, 계열사 대표 등 80여명의 CEO들에게 그룹 경영 목표인 ‘지속가능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달성하기 위해 강력한 실행력을 발휘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도 경영 목표 달성 및 재도약을 위해 CEO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며 “CEO들은 회사 경영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하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인 자세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불확실성과 불안이 팽배한 상황에서 CEO가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으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티메프’ 사태입니다. 이커머스 티몬·위메프(티메프)에서 상품을 판 셀러들은 대금을, 소비자들은 취소에 따른 환불을 달라고 했지만 제때 정산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들이 사옥까지 점거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그런데도 티몬과 위메프의 지주사인 큐텐 구영배 대표는 즉각적인 대응은 물론 사과 한 마디 없다가 20여 일이 지나서야 국회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사태는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재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번 사태에 대해 구영배 대표의 리더십 부재를 넘어 무능에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이 거셉니다. 더 큰 문제는 수많은 피해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CEO의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 지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2024.08.05 06:00

3분 소요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MAGAZINE

MAGAZINE

1781호 (2025.4.7~13)

이코노북 커버 이미지

1781호

Klout

Kl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