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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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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00대 CEO] 글로벌 재보험사 도약, 해외 시장 적극 개척

CEO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이사가 해외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폭넓은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글로벌 재보험사로서 세계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원 대표는 지난 1986년 코리안리에 입사해 37년간 해상부 항공과장, 뉴욕 주재사무소장, 경리부장, 상무, 전무 등 단계적으로 실무자와 관리자를 거친 재보험 전문가다. 원 대표 취임 후 거두고 있는 가장 큰 성과는 국내 및 아시아 중심의 영업에서 벗어나 여러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점이다. 원 대표는 국내 재보험시장의 성장 둔화를 예견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대책으로 글로벌 시장진출을 계획했다. 이를 위해 본사의 해외사업 조직을 더욱 세분화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현재 총 11개의 해외 거점 중 7개가 원 대표의 취임 이후에 세워졌다. 그 결과 해외에서 거둬들이는 보험료의 비중은 전체의 40%에 달한다. 이러한 안정적인 해외성장, 우수한 포트폴리오, 낮은 이익변동성 등을 인정받아 올해 2월 28일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코리안리의 신용등급을 ‘A, Stable’에서 ‘A, Positive’로 상향했다. 앞으로 추가적인 신용등급 상향 역시 기대된다. 지난해 코리안리는 역대 최대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 수년간 원 대표가 경영방침으로 강조해 온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신시장 개척, 수익성 중심 전략의 결과다. 코리안리는 올해도 내실경영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원 대표는 주주친화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30% 내외의 배당 성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무상증자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했다. 원 대표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적극 강화하기도 했다. 적극적인 ESG 경영을 추진한 결과, 2023년 한국ESG기준원의 평가에서 종합 ‘A’ 등급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2024.08.26 12:30

2분 소요
가까운 미래, 자동차 기업이 확보해야 할 경쟁력들 [스페셜리스트 뷰]

전문가 칼럼

미래 자동차로의 대전환이 이루어지면서 세계 자동차산업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먼저 동력원의 변화이다. 전통적으로 자동차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 기관, 엔진이 핵심 동력원이었다. 그러나 환경문제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탄소 및 각종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 기관 대신 새로운 대안의 동력원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지구 온난화로 세계가 탄소 중립을 논의하기 시작하면서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자동차로의 전환이 자동차산업의 핵심 화두가 되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전기자동차(BEV)가 부상했다. 전기에너지를 사용하여 자동차를 구동하기에 탄소 및 각종 오염물질 배출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여기에 들어가는 전기는 화석연료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여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전기를 직접 충전하지는 않지만, 하이브리드자동차(HEV)도 내연 기관 운행에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해서 전기에너지를 활용한다. 내연 기관 운행 시 탄소 등 오염물질이 발생하지만, 순수 내연 기관에 비해 발생량이 크게 줄어들어 친환경적이라 할 수 있다. 수소연료전기자동차(FCEV)도 직접 전기를 충전하지는 않지만, 수소를 공기 중 산소와 결합하여 전기를 생성한다. 이 전기를 이용하여 자동차를 구동한다. 이에 따라 수소연료전기자동차도 탄소 및 오염물질을 전혀 발생시키지 않는다. 충전한 전기를 이용하여 자동차를 구동하지만, 충전한 전기가 소진하게 되면 내연 기관으로 전환하여 구동을 계속하게 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도 있다. 이들은 모두 전기의 힘을 이용하여 자동차를 구동하는 원리를 사용한다고 해서 전동화(Electrification)된 차량으로 표현한다.또 다른 자동차의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운행방식의 변화이다. 사람의 관여를 최소화하면서 자동차 스스로가 운행하도록 하는 자율주행(Autonomous) 자동차로 변모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은 현재 단계적으로 자동차에 적용되고 있지만, 완전 자율주행은 IT업체들이 주도하면서 시범운행 단계에 있다. 자동차는 정보통신기술이 적용되면서 더 편리하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정보통신기술을 통한 ▲차량과 사물 ▲차량과 사람 ▲차량과 각종 디지털 도구 ▲차량과 각종 인프라 ▲차량과 차량 ▲차량 내부의 기능 등의 연결(Connectivity)에 있다. 마지막으로 자동차 소비방식의 변화이다. 자동차는 일반적으로 개인의 소유와 사용이 연계되어있다. 그러나 최근 개인이 자동차를 소유하면서 사용하는 데에서 개인이 소유하지 않고 이용만 하는 공유(Sharing & Services)의 개념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자동차 공유가 일반화되면, 자동차 판매 대상은 일반 소비자가 아니라 공유 사업자가 된다. 코로나19 이전만 하더라도 자동차 공유와 관련된 사업 및 사업자에 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 현재 코로나19 등으로 그 관심도가 다소 낮아졌지만, 자동차가 자율주행이 되면 자동차 공유는 일반화될 가능성이 높다. 동력 기술의 다양성 추구자동차의 전동화가 이루어지면서 과연 어떤 동력원의 기술력을 높이고, 생산해야 하는지가 자동기업의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산업은 최근 전기차 판매가 다소 둔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여전히 빠르게 전동화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브이 볼륨스(EV Volumes)에 따르면, 2023년 세계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전기차(BEV+PHEV)가 차지하는 비중은 15.8%에 달한다.2024년 상반기 글로벌 컨설팅업체 PwC가 조사한 주요국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작년 같은 기간 중 17.3%에서 21.1%로 상승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자동차가 전체의 13.6%나 팔려 전체 전동화 차량의 비중은 34.7%에 달한다. 이에 따라 순수 내연 기관(ICE)만으로 구동되는 차량의 비중은 빠르게 줄고 있다. 결국 자동차업체들도 전동화 기술에 있어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향후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게 됐다. 전기자동차 시장에서는 기존 자동차업체들보다 신생기업들이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 순수 배터리 전기차만 하면, 여전히 테슬라가 세계 1위 업체다. 2위는 중국의 BYD가 차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기차로 분류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하면 BYD가 절대적인 세계 1위로 부상했다.그러나 자동차가 전동화되더라도 내연 기관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이브리드자동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자동차는 여전히 내연 기관을 포함하고 있다. 탄소 중립이 강조되면서 내연 기관이 포함된 하이브리드자동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자동차도 결국에는 퇴출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업체에 따라서는 순수 배터리 전기자동차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렇지만 최근 순수 전기자동차 판매 증가율은 둔화하고 오히려 하이브리드자동차, 특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자동차의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2024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순수 전기자동차(BEV)는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포인트 늘었지만, 하이브리드자동차(HEV)는 1.8% 포인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자동차는 2.8% 포인트로 대폭 늘어났다. 우리나라는 더 극단적이다. 세계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순수 전기차 비중이 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2023년부터 줄기 시작했고, 2024년 상반기도 줄었다. 반면, 하이브리드자동차의 비중은 큰 폭으로 상승하여 2023년 상반기의 19.7%에서 2024년 상반기는 28.4%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하이브리드자동차의 판매 확대에 힘입어 하이브리드자동차에서 경쟁력을 갖춘 도요타는 2023년 매우 양호한 경영실적을 거뒀다. 세계 1위 자동차 판매 회사로 등극하면서 2위인 폭스바겐(VW)를 큰 폭으로 따돌렸다. 순수 전기차로 빠른 전환을 예고했던 주요 업체들도 전기차 생산 및 판매 계획을 축소하고, 하이브리드자동차의 개발 및 생산을 늘린다고 선언하고 있다. 미국의 포드, GM뿐만 아니라 독일의 ▲BMW ▲아우디 ▲벤츠 등도 전기차 전략을 수정하고 하이브리드자동차 등 내연 기관을 포함하는 자동차의 생산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자동차도 하이브리드자동차를 늘리는 방향으로 전동화 전략에서 속도 조절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순수 전기자동차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보급될 것인지는 전기차의 가격이나 성능 등도 중요하지만, 주요국의 정책에 기인한다. 유럽과 중국에 이어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던 미국 시장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와 같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지원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증가 폭이 대폭 위축되었다. 이와 더불어 연말의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는 경우 전기차 판매 지원이 크게 줄고, 환경규제는 완화되는 등 전기차 판매를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세계 전체적으로도 전기차 판매는 예상보다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순수 전기동력뿐만 아니라 내연 기관을 포함하는 하이브리드자동차 등에서 기술력을 향상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이브리드자동차는 중장기적으로도 탄소 중립이 되기 위해서는 사용 연료가 탄소 중립 연료(e-fuel)가 되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고려도 있어야 할 것이다. 현재 의미 있는 점유율을 보이지 못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수소연료전기자동차도 승용차뿐 아니라 대형 상용차 등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 미래 자동차의 경쟁력,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자동차의 전동화가 이미 정착단계에 진입했다고 봤을때, 자동차업체 및 주요국들은 이제 미래 자동차의 경쟁력은 자율주행에 있다고 전망한다. 중국은 전동화로 대표되는 전반전 자동차 경쟁은 종료되었고, 자율주행을 포함하는 지능화로 상징되는 후반전이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다.이에 중국 기업들은 적극적인 노력을 추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다양한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 관련 정책들을 내어놓고 있다. 정책 대부분은 시범운행 및 데이터 구축과 관련되어 있고,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율주행은 5단계로 나뉜다. 현재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3단계 상용화를 시도하고 있다. 혼다나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이 3단계 자율주행 허가를 받거나 상용화했지만, 초기 단계이고 제한적 판매가 이루어져 완전히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힘들다. 현대자동차그룹도 몇 년 전부터 3단계 자율주행 출시를 예고했지만, 계속 미루어지고 있다. 일정 구간을 운전자의 관여 없이 자율로 운행할 수 있는 3단계부터 진전한 자율주행의 시작으로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제작사의 책임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자동차업체들도 선뜻 3단계 자율주행을 광범위하게 상용화할 수 없는 것이다. 실제로 테슬라의 FSD(Full Self-Driving)가 가장 3단계 자율주행에 가깝지만, 미국에서 법적으로는 2단계 자율주행으로 허가받고 운행한다. 주행에 있어 운전자의 관여가 거의 없거나 전혀 없는 4단계와 5단계의 상용화는 예상보다 계속 늦어지고 있다. 다만, 각종 시범운행 등은 꾸준히 추진되고 있다. 완전 자율주행은 기존 자동차업체보다 대형 IT업체와 더불어 벤처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기술뿐만 아니라 ▲기업의 판매 및 생산전략 ▲파트너 ▲R&D ▲제품 포트폴리오 ▲상용화 용이성 등 다양한 분야를 동시에 고려한 2023년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의 자율주행 리더보드(Guidehouse Insights Leader Board)에 따르면 ▲구글 웨이모 ▲모빌아이 ▲바이두 ▲GM의 크루즈 등이 선두그룹에 있다. 다음으로 현대차와 앱티브(Aptiv)가 합작해서 만든 모셔널이 위치한다. 대형 IT업체로 아마존 자회사인 죽스(Zoox), 엔비디아 등이 있다. 이어 ▲오로라(Aurora) ▲개틱(Gatik) ▲뉴로(Nuro) ▲메이 모빌리티(May Mobility) 등 미국 벤처기업과 ▲위라이드(Weride) ▲오토엑스(AutoX) ▲포니 AI(Pony AI) 등 중국 벤처기업이 있다. 한국 벤처업체인 오토노머스에이투지(Autonomous a2z)도 존재한다. 다만 자율주행의 상용화가 지연되면서 자율주행 사업을 포기하거나 축소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당장에 사업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막대한 투자 부담을 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 합작사인 모셔널도 상용화 계획을 연기하고 직원을 감축했다. GM의 크루즈도 투자를 삭감했고, 폭스바겐의 자율주행 합자사 아르고 AI는 사업을 접었다. 애플도 자율주행전기차 사업을 포기했다. 전기차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중국 기업이나 테슬라 등은 다음 단계로 자율주행에 집중해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용화 시점은 얼마나 노력하느냐의 문제이기도 한데, 향후 자동차산업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가 자율주행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도 자율주행 기술의 확보에 지속 노력할 필요가 있다.자동차의 커넥티드는 자율주행에서도 중요한 기술 중 하나일 뿐 아니라 ▲내비게이션 ▲원격 차량제어 및 관리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SNS 등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 자동차의 다양한 기능과 연계돼있다. 이에 따라 커넥티드를 통해 자동차는 무한한 진화가 가능하다. 결국 미래는 자동차에 다양한 기능이 제공되는 기반이 되는 커넥티드를 통해 자동차업체들은 경쟁하게 될 것이다.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의 기반이 되는 것은 소프트웨어(SW)다. 예전에도 차량이나 부품의 제어를 위해 SW가 필요했지만, 자동차가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로 진화되면서 SW의 중요성이 더 커지게 됐다. 이에 따라 자동차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정의하기도 한다. 자동차의 기능향상 및 수리 등도 하드웨어가 아니라 무선으로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시키는 OTA(Over The Air)가 일반화되고 있다. 자동차의 핵심적인 경쟁력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 자동차 핵심부품 및 SW의 효율적 조달 전략 구축미래 자동차로 전환되면서 자동차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변하고 있고, 이러한 핵심 경쟁력의 조달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전기차의 핵심 경쟁력은 이차전지인데, 이는 대부분 외부의 대형 전지업체에 의존하여 자동차업체가 내부 조달하던 내연기관차의 엔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핵심인 자율주행 시스템도 기존 자동차업체보다는 대형 IT업체나 벤처기업들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각종 SW를 구현하는 반도체도 대형 반도체업체 등이 담당하고 있다. 반도체는 설계에서 생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단계로 분업 생산을 한다. 이에 따라 수많은 업체가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에 관여한다. 자동차의 제어 등이 통합되어 SW나 반도체도 통합 반도체 형태로 되면서 대형 소프트웨어업체나 반도체업체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주요 자동차업체들에 있어 이러한 핵심적인 경쟁력이 되는 부분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경우 자동차업체의 운명을 외부에 맡기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독자적인 자동차업체로서의 독립성이 상실되고, 단순 자동차조립업체로 전락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이들 핵심 경쟁력을 자체 조달하는 전략을 펴기도 한다. 이차전지의 경우 대표적으로 세계 1위 전기차업체인 BYD는 자체 조달하고 있다. 테슬라도 자체 조달을 시도하고 있다. VW도 자체 조달을 고려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이다. 셀은 전문업체에 맡기지만, 자동차에 장착되는 배터리 팩은 자회사가 담당하여 이차전지 조달에서 배제되는 것에 대해 경계한다. 자율주행시스템도 ▲테슬라 ▲GM ▲도요타 ▲현대차 ▲VW 등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자체적으로 혹은 자회사 등을 통해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많은 기업은 대형 IT업체의 자회사나 전문 벤처업체들의 시스템을 활용하기도 한다. 전문 소프트웨어나 반도체도 통합 운영체제 등과 관련해서 테슬라 등과 같이 자체 소프트웨어나 반도체를 사용하기도 하고, 엔비디아와 같은 외부 업체를 활용하기도 한다. 핵심 경쟁력 분야를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경우 독자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조달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은 있다. 규모의 경제 등에선 효율이 떨어질 수도 있다. 기업마다 분야별로 상황이 다르기에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가장 효율적인 조달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자동차업체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관건이 될 것이다. 자동차가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나 반도체는 그 종류가 다양해서 특정 업체 한둘이 다 담당할 수만은 없다. 그리고 계속해서 새로운 부품 및 기능이 요구되기 때문에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나 반도체를 개발할 수 있는 벤처기업들과의 협력도 중요할 것이다. 따라서 향후 자동차업체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자체 조달이 필요한 핵심 분야와 더불어 다양한 부품, 소프트웨어, 반도체 등에서의 새로운 협력 파트너를 만들어 나갈 필요도 있다.전동화와 자율주행이 부상하면서 자동차 기업들의 영역들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자동차 기업들이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이나 로봇 등의 영역까지 진출하고 있다. UAM이나 로봇도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자율주행이나 전동화 기술을 활용하는 영역이다. UAM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현대자동차그룹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UAM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고 연구개발과 더불어 구체적인 UAM 출시 계획까지 내놓고 있다. 이와 더불어 GM도 수직이착륙기 e-VTOL을 공개하면서 시장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크라이슬러 ▲중국의 지리 ▲포르쉐 등도 UAM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로봇에 있어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현대는 2020년 세계적인 보행 로봇업체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고, 본격적인 로봇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자동차업체들도 로봇 사업에 관심을 보여 왔는데, 주요 전시회 등에 많은 자동차업체가 로봇을 전시해왔다. 자동차기업들이 UAM이나 로봇과 같은 다양한 이동 및 수송 수단에 관심을 보이면서 모빌리티업체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아자동차는 맞춤형 교통수단이라는 개념으로 목적 기반 모빌리티(Purpose Built Vehicle, PBV)의 생산을 추진하고 있는데, 자동차지만 모빌리티 개념의 확대라고 볼 수 있다. 모빌리티에는 초소형 전기차, 전기 이륜 및 삼륜차, PM(Personal Mobillity) 등이 있지만 모두 자동차업체가 생산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UAM이나 로봇 등의 사업을 통해 자동차업체들이 모빌리티업체로 진화하고 있지만 아직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일단 UAM를 보면, 상용 생산 시점이 아직 불명확한 데 비해 생산업체는 다수이다. 자동차업체뿐만 아니라 전문생산업체, 드론이나 기계 등의 다양한 산업에서 참여하고 있어 경쟁이 매우 치열할 전망이다. 결국 UAM이나 로봇 등은 기존 자동차의 전동화, 자율화 등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 사업일 수밖에 없다. 이들의 상용화 및 수익 창출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이들의 활용이 이루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경우 그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핵심 경쟁력은 여전히 생산경쟁력미래 자동차의 대전환 속에서도 세계는 저가의 중국 전기차에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25%의 특별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최근 100%까지 추가 관세를 올려 중국산 전기차의 진입을 원천 봉쇄하겠다고 나섰다. EU는 특별한 제재가 없는 상황에서 중국산 전기차 수입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위협을 느껴 2023년 10월 반보조금 조사에 들어갔고, 2024년 7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대 37.6%의 추가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주요 선진국은 이렇게 자국 시장 및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관세 부과 등 보호주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자국 기업이 없는 지역, 특히 후발국 시장에서는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전기차에 있어 중국의 기술력이 매우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중국 전기차의 턱없이 싼 가격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근본적으로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생산시스템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역사를 살펴보면, 지금까지 효율적 생산시스템을 구축한 업체가 세계 시장을 주도했다. 생산시스템 혁신을 통해 포드나 GM이 초기 세계 자동차시장을 석권하게 되었고, 도요타 생산방식을 통해 도요타가 세계 시장에서 부상했다. VW가 글로벌 선두 업체로 자리매김한 것은 생산방식 변화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생산방식의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 테슬라다. 전통적 컨베이어벨트 생산방식에서 언박스드(unboxed)라는 새로운 방식의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레고블록을 조립하듯이 한자리에서 주요 부품을 조립하는 방식으로 공정의 40%, 생산비용의 절반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다수의 부품을 통으로 찍어내도록 하는 기가프레스도 테슬라가 생산에 적용하면서 다른 업체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요 자동차업체들도 로봇을 통한 자동화를 시도하면서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경직된 노사관계 등으로 인해 공장 자동화 및 업무의 표준화 등이 비교적 잘 된 기업 중 하나이다. 최근 공장 자동화에서 스마트화로 진전되면서 다양한 시도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싱가포르에 글로벌 혁신센터를 설립하고, 제조 공정의 스마트화를 시험하고 있다. 단순히 비용 절감뿐 아니라 미래의 주문형 생산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 공정을 실험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생산 효율이 떨어지면 세계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철 한국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산업연구원에서 선임연구위원으로 자동차산업과 중국산업 등을 연구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에서 북경지원장·주력산업연구실장·산업통상연구실장 등을 역임했다. 노사정위원회 자동차부품업종위원회, 4차 산업혁명위원회 산업경제혁신위원회, 탄소중립 시나리오 수립을 위한 기술작업반 수송분과 ▲자동차탄소중립협의회 등의 위원으로 활용하면서 자동차산업관련 정책 수립 등에 참여했다.

2024.08.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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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 “더 높이 뛰어오를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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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이 지난해부터 성과가 가시화한 환경과 에너지 등 신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을 밝혔다. 박 사장은 2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본사에서 열린 자사 시무식에서 “많은 변화와 도전이 있었던 한 해를 보내고 2023년 새해 출발선에 섰다”면서 “2023년은 더 높이 뛰어오르기 위해 준비하는 한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대외에 선포한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를 구체적인 성과로 현실화함으로써 외부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깊은 신뢰를 받고 미래가치를 인정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지난 성과에 대해 자평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환경분야에서 국내 1위 사업자 자리를 굳히는 한편 세계적인 전기전자 폐기물 처리 선도기업 테스(TES)와 말레이시아 최대 종합환경기업 센바이로(Cenviro), 미국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혁신기업 어센드 엘리먼츠(Ascend Elements)에 투자해 세계 시장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바 있다. 에너지사업에선 연간 169.5메가와트(MW) 규모 연료전지 수주 실적을 올렸다. 또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을 제조하는 삼강엠앤티, 태양광 개발기업 탑선, 에너지 통합관리 서비스 기업 인코어드 지분을 인수하는 등 바람과 태양에서 만든 전기를 다시 그린수소로 만들어내는 밸류체인(Value Chain)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박 사장은 솔루션사업에서도 투자·개발사업에 적극 진출하며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동시에 K-에코바 등 친환경 건설 자재 개발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외형적 성과와 더불어 우리는 이미 상장사 수준의 가버넌스(Governance) 체계를 갖추고 대내외 주요 ESG 평가 지표에서 상위 등급을 받았다”면서 자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적에 대해서도 역시 높이 평가했다. 더불어 그는 임직원에게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지난해까지 신속한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이뤘다면, 올해는 우리가 이미 확보한 자산(Asset)을 기반으로 혁신기술 내재화 및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등 내적성장을 통한 미래 경쟁력 확보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술을 기반으로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사들과 파트너십을 통한 순환경제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수전해 시장 선점을 위해 수전해 기술을 조기 상용화하고 글로벌 재생에너지 개발사들과 프로젝트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등 그린수소 공급자(Provider)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져야 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계획 또한 밝혔다. 이날 신년사에는 첨단 기술을 활용한 SK에코플랜트의 사업 고도화 계획도 담겼다. 박 사장은 “인공지능(AI), 디지털전환(DT)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확보와 솔루션 및 서비스 고도화 등을 통해 환경·에너지 사업 밸류체인의 플랫폼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환경-에너지-솔루션 사업 간 융합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고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보름 기자 brmin@edaily.co.kr

2023.01.0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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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글로벌 신약 ‘펙수클루정’ 중남미 4개국 품목허가 신청

산업 일반

대웅제약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정 중남미 시장 진출에 한층 더 다가섰다. 대웅제약은 지난 4월 이후 멕시코, 칠레, 에콰도르, 페루에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신약 펙수클루정 품목허가신청서(NDA)를 각각 제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NDA 제출을 통해 펙수클루정은 총 8개 국가에서 품목허가를 진행하게 됐다. 신청 국가는 브라질(2021년 4분기) 및 필리핀∙인도네시아∙태국(2022년 1분기)에 이어 멕시코∙칠레∙에콰도르∙페루(2022년 2분기) 등이다. 2021년 Global IMS 자료에 따르면 중남미 시장의 각 국가별 의약품 시장규모는 ▶브라질 228억 달러 ▶멕시코 85억 달러 ▶칠레 20억 달러 ▶에콰도르 17억 달러 ▶페루 10억 달러 순이며, 특히 브라질은 전 세계 10위 규모의 의약품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중남미 의약품 시장은 매년 꾸준한 성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이머징 마켓으로 주목 받고 있다. 대웅제약은 펙수클루정을 연내에 한국 시장에 출시하는 한편 해외 주요 국가에서의 발매 시점의 격차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경쟁약물 대비 해당국가 내 물질특허 존속기한을 최대한 오래 확보함으로써 각 국가에서 오리지널 신약 제품으로서의 지위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펙수클루정은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의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신약으로 위벽에서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 펌프를 가역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의 P-CAB 제제로 지난해 12월 식약처로부터 국내 허가를 취득한 바 있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펙수클루정은 작년 12월 국내 허가 승인 이후 빠르게 아세안 국가 3개국, 중남미 국가 5개국에 추가로 허가제출을 완료하고 안정적으로 글로벌 시장진출에 나서고 있다”며 “추가적인 해외국가 품목 허가 및 중국에서의 임상도 계획한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어 펙수클루정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육성에 순항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2022.05.2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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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원전동맹’에 웃음 짓는 기업들…제3국 시장 점령하나

산업 일반

한국과 미국이 원자력발전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한미 간의 ‘원전 동맹’은 반도체, 배터리 등 경제 동맹의 한 축으로 자리 잡게 될 전망이다. 특히 두 원전 강국의 협력은 중국과 러시아에 빼앗겼던 세계 원전 건설 주도권을 되찾아 올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에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도 원전 사업을 강화해 온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 ‘기술력’ 보유 미국과 ‘시공력’ 보유 한국의 전략적 협력 양국 정상은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양 정상은 탄소제로 전력의 핵심적이고 신뢰할 만한 원천이자, 우리의 청정에너지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한 중요한 요소이며, 글로벌 에너지 안보 증진을 위한 필수적인 부분으로서 원자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 정상은 원자력 협력을 더욱 확대하는 한편, 수출 진흥과 역량 개발 수단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보다 회복력 있는 원자력 공급망을 구축함으로써 선진 원자로와 소형모듈형원자로(SMR)의 개발과 전 세계적 배치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원전협력’에 관해 ▶미국 주도의 제3국 SMR 역량강화 프로그램(FIRST) 참여 ▶한미 원전기술 이전 및 수출 협력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한 시장진출 등 협력 강화 ▶제3국 원전시장 진출 방안 구체화 ▶조속한 한미 원자력 고위급위원회(HLBC) 개최 등에 합의했다. 한미 양국이 원전 협력을 공식화한 데는 원전 주도권을 되찾아오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읽힌다. 한국과 미국이 대내적 이유로 원전 건설에 소극적이었던 동안 중국과 러시아가 세계 원전 시장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세계 원전 시장 점유율 1위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됐고, 중국은 신뢰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한 미국과 세계적 수준의 시공 능력을 갖춘 한국이 힘을 합쳐 글로벌 원전 시장을 이끌겠다는 것이 양국 정상의 계산이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급부상한 에너지 안보 문제로 원전 도입을 저울질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이를 선제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것이 양국의 전략이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와 미국 상무부는 체코,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등 제3국으로의 공동수출을 목표로 협력을 심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에너지 수급을 염려하는 유럽 국가들도 향후 공략 시장으로 떠오른다. 양국의 원전 협력 가운데 눈에 띄는 대목은 ‘SMR 기술 협력’이다. SMR은 출력은 300㎿ 안팎으로 기존 1000~1500㎿급 원전의 3분의 1 이하 수준이다. 기존 원전보다 안전성이 높고 도서·산간 지역에도 건설할 수 있어 미래 에너지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 수 년째 지분 투자해온 韓 기업…최근엔 MOU 체결 현재 SMR 기술이 가장 앞선 국가는 미국이다. SMR 기술력을 앞세운 뉴스케일파워는 SMR기업으로 최근 처음으로 뉴욕 증시에 상장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2008년 설립한 테라파워는 소듐냉각고속로(SFR) 설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희소식은 이들 기업과 국내 기업들이 이미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8일 SK㈜와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와 포괄적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당시 SK는 “테라파워와의 공동 기술개발 협력, 국·내외 진출 및 상용화 협력은 국내 원전 관련 기업의 SMR 핵심 기술 확보와 차세대 원전 운영 등 관련 산업 육성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라며 “원전 관련 신기술의 확보는 물론, 원전 산업 생태계 전반의 활력 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GS에너지와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은 뉴스케일파워와 손을 잡았다. 지난달 26일 뉴스케일파워와 전 세계에 SMR 발전소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사업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한다는 내용의 MOU를 체결한 것이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19년부터 뉴스케일파워와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국내 투자사들과 함께 뉴스케일파워에 1억380만 달러의 지분을 투자하며 수조원 규모의 기자재 공급권을 확보한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뉴스케일파워로부터 SMR제작성 검토 용역을 수주받아 2021년 1월 완료했다. 현재 시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삼성물산 역시 차세대 원전 기술인 SMR 시장 진출을 위해 뉴스케일파워에 지난해 2000만 달러, 올해 5000만 달러 규모의 지분투자를 통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2022.05.2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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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준 코캄 회장

CEO

코캄은 한국(Korea)과 ‘전투’를 뜻하는 독일어(Kampf)를 합성해 지은 이름이다. ‘전투하듯 영업하는 한국 기업’이란 뜻이다. 쟁쟁한 대기업들을 제치고 정부로부터 ‘신산업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히든챔피언’으로 인정받은 비결을 들어보았다. 지난 10월 17일 유일호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충남 논산의 한 중소기업 공장을 찾았다. 유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고부가가치 신기술에 기반을 둔 신산업 육성을 향한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신산업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글로벌 히든챔피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언론에서는 부총리의 발언만 부각됐지만, 이 중소기업은 부총리의 방문으로 자연스럽게 ‘신산업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히든챔피언’으로 인정받은 셈이 됐다.이 중소기업의 이름은 코캄(Kokam),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만드는 회사다. 지난해 800억원 매출에 5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신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리튬 배터리라 하면 대기업인 LG화학과 삼성SDI도 있을 텐데, 경제부총리가 왜 이 기업을 찾았을까. ━ 솔라 임펄스2의 지구 한 바퀴 비행의 숨은 주역 코캄은 지난 7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수도 아부다비에서 들려온 세계적 뉴스 속에도 살짝 숨어있었다. 7월 26일(현지시간) 새벽 UAE 아부다비 공항에 비행기 한 대가 내려앉았다. 양 날개의 길이가 72m에 이르는 이 비행기의 이름은 솔라 임펄스2.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 오로지 태양광 에너지로만 나는 비행기다. 스위스에서 만든 이 비행기는 지난해 3월 아부다비를 떠난 지 1년 4개월 만에 출발지로 돌아왔다. 태양에너지로만 지구 한 바퀴 도는 세계 최초의 여행이었다. 솔라 임펄스2는 그간 아부다비를 출발해 동쪽으로 오만과 인도, 중국, 미국 하와이, 피닉스, 뉴욕, 유럽을 거쳐 다시 아부다비에 돌아왔다. 총 비행거리는 3만8000km. 물론 한 번도 땅에 착륙하지 않고 지구 한 바퀴를 돈 건 아니다. 전체 여정을 17개 구간으로 나눠 짧게는 하루, 길게는 3~4일 밤낮을 날았다. 위기도 있었다. 여정 중 가장 긴 구간인 일본 나고야~하와이 일정이었다. 솔라 임펄스2 계기판의 배터리 표시등에 빨간불이 켜졌다. 가야할 길은 아직 많이 남았는데, 배터리의 온도가 섭씨 50도 이상으로 올라가가 시작했다. 엔지니어들 사이에 애초 예정된 일정대로 하와이~샌프란시스코 일정을 강행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결국 하와이에서 보름을 체류하다 한국에서 새 배터리를 가져와 여정을 계속할 수 있었다.스위스의 솔라 임펄스2가 긴 여정을 마치고 아부다비 공항에 내려앉는 순간, 지구 반대편 한국 땅에서 감격과 안도의 한숨을 내쉰 사람이 있었다. 그가 바로 코캄의 홍지준(60) 회장이었다. 솔라 임펄스2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배터리가 바로 코캄의 리튬폴리머 2차 전지였기 때문이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태양광 비행기에 태양전지만 있다면 빛이 없는 밤에는 날 수 없다. 태양전지가 생산한 전기를 모아두는 배터리가 있어야 빛이 없는 밤에도 하늘을 날 수 있다. 세계 주요 외신들은 솔라 임펄스와 두 명의 조종사들의 지구 일주 성공을 일제히 보도했다. 하지만 정작 태양광 비행기가 어떻게 태양빛이 없는 밤을 지새워 날았는지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지난 20일 경기도 수원의 코캄 본사에서 만난 홍 회장은 그날의 기분을 이렇게 기억했다. “솔라 임펄스2의 성공은 우리 배터리의 성공인 만큼 너무도 자랑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우리 배터리 얘기를 하지 않아 한편으론 섭섭하기도 했지요.” ━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원조 한국 중소기업이 만든 배터리가 어떻게 세계 최초로 지구 한바퀴를 돈 스위스 태양광 비행기에 장착될 수 있었을까. 시장조사기관 B3가 밝힌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나온 전기차 배터리 시장 ‘톱10’(시장 점유율 기준)에 한국 기업이라고는 LG화학(2위)과 삼성SDI(5위) 뿐이었다. 다만,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내비건트리서치’가 지난해 6월 내놓은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 경쟁력 보고서를 보면 살짝 힌트가 보인다. 1위 LG화학에 이어 삼성SDI-비야디(중국) 다음으로 ‘코캄’이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여기서 경쟁력이란 시장진출 전략과 생산전략·기술력·판매력·마케팅·유통·품질·신뢰도·가격 등 12개 항목을 평가한 결과다. 마케팅과 전략 등에 열세일 수밖에 없는 한국 중소기업 코캄이 글로벌 대기업들과 종합적인 평가에서 경쟁해 4위에 올랐다는 건, 전체 항목의 평균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강력한 무언가가 있다는 증거다. 홍 회장은 그게 바로 기술력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한다.사실 코캄은 전기자동차와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원조 회사다. 홍 회장은 1998년, 남들은 IMF 외환위기로 고초를 겪느라 정신이 없을 때,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생각해냈다. 리륨폴리머 배터리가 단지 개념으로만 존재하던 시절이었다. 당시는 단순 리튬이온 배터리가 최첨단이었던 시절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액체 상태의 전해액을 단단한 금속재질로 감싼 형태다. 때문에 전해액이 흐르거나 폭발할 위험이 있다. 이와 달리 리튬폴리머 배터리는 리튬이온과 원리는 같지만 전해질을 젤 형태의 고분자로 바꾸고, 단단한 금속 대신 과자봉지 같은 파우치를 쓴다. 덕분에 리튬이온보다 안전하고, 에너지 효율도 더 높다. 다양한 형태와 크기로 제조가 가능하고 무게도 더 가볍다. 단점이라면 리튬이온보다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것이다. 개발은 쉽지 않았다. 홍 회장은 “7년간 악전고투 끝에 독자기술로 리튬폴리머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까지 받았다”고 말했다.리튬폴리머 배터리의 시작은 리모트콘트롤(RC) 비행기용이었다. 비행기마다 모양이 다르고 무게도 다른 데다, 강력한 힘이 필요하니 리튬폴리머 배터리가 제격이었다. 성공은 뜻하지 않은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2004년 RC 비행기용 배터리가 기체 본체와 잘 맞지 않는 바람에 리튬폴리머 파우치를 비정상적으로 얇게 만들었다. 미국의 여러 대학에 영업용 배터리 샘플을 뿌려가며 홍보하러 다닐 때였는데, 웬걸, 얇은 파우치의 배터리를 쓴 RC비행기가 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얇은 파우치에서 기존 배터리보다 40배나 많은 힘이 뿜어져 나온 덕분이었다. 당시 RC비행기는 대부분 가솔린 엔진을 쓰던 때였다. 그 이후 매니아들 사이에 코캄 배터리 소문이 쫙 퍼졌다. 이후 3년 만에 RC비행기 시장에서 엔진이 사라지고 코캄 배터리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코캄 성공 신화의 시작이었다. 외국 RC비행기 매니아들은 중에는 관련 산업의 전문 엔지니어들이 많았다. 이들이 소문을 내기 시작하니 세계 곳곳에서 대리점을 내겠다는 이들이 코캄을 찾아왔다.강력한 힘을 내는 배터리가 있다는 소문 퍼지자 외국의 군(軍)에서 먼저 코캄을 찾아왔다. 성능 하나만큼은 세계최고 수준을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2008년 이미 미국과 영국·독일 등의 해군이 잠수함 등 무기체계 추진체용으로 쓰기 시작했다. 한국군도 이내 따라왔다. 2008년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장거리 대잠어뢰 ‘홍상어’를 개발할 때 얘기다. ADD는 막판에 배터리 문제에 봉착했다. 당시 국내 대기업이 만든 배터리를 어뢰 추진체로 쓰고 있었는데,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배터리의 성능이 뚝 떨어졌다. 어느 날 ADD 연구원 한 명이 소문을 듣고 코캄을 찾아왔다.홍 회장은 “수원까지 네 번이나 찾아와 도와달라고 부탁을 하기에 눈 딱 감고 ‘1주일 안에 해결해주겠다’고 공언을 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이미 미 해군 잠수함에서 코캄 배터리를 쓰고 있던 시절이었기에 홍 회장은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홍상어에 맞는 배터리를 만들어 실험했더니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어뢰에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쓴 건 그때가 세계 최초였다. 2012년에는 영화 타이타닉의 감독 제임스 캐머런이 1인 잠수정 ‘딥시 챌린저’에 코캄 배터리를 탑재해 깊이 1만863m의 마리아나 해구 바닥까지 내려갔다. 이쯤 되니 왜 스위스의 태양광 비행기 솔라임펄스2가 코캄 배터리를 썼는지 이해가 됐다.뭐든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재능 같은 것은 없는 걸까. 홍 회장의 엔지니어 겸 사업가 기질은 부친에게서 물려받았다. 그는 6.25 전쟁 뒤 황해도에서 피난을 내려온 사람들이 몰려 살았다는 피난민 정착촌 ‘인천 석바위’ 출신이다. 홍 회장의 부친은 전후 인천 시내에서 당시만 해도 신산업이었던 나일론 양말공장을 운영했다고 한다. 당시 불티나게 팔리던 나일론 양말공장은 그러나 부친이 결핵에 걸려 쓰러지면서 문을 닫아야 했다. 병상에서 다시 일어선 부친은 빈털터리로 석바위로 들어가 앙고라토끼 사육을 시작했다. 토끼털로 원사(原絲)와 옷감을 만들어 팔아보겠다는 계획이었다. 홍 회장은“그 시절 아버지가 제직기를 만들기 위해서 기계제작소 이곳 저곳을 뛰어다니셨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일을 나가시면서도 막내둥이였던 내 손을 꼭 잡고 다니시던 분”이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앙고라토끼 원사도 당시 정부 규제로 토끼털 시장이 막히면서 무산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던 홍 회장의 부친은 홍 회장이 12살이 되던 해에 빚더미만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 NASA 우주선과 인공위성 등에 배터리 공급 그때부터 홍 회장의 고학(苦學)이 시작됐다. 모친은 두부장사로, 홍 회장은 과외수업으로 생활비를 마련해 겨우 고교를 마쳤다. 두뇌가 명석했던 홍 회장은 다행히 서울대 화학교육학과에 합격했다. “나일론 양말공장을 했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전공선택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홍 회장은 기억했다. 1979년 졸업 후 첫 직장이 ㈜효성의 모태 기업인 동양나일론이었던 것 역시 같은 이유다. 국내 최고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덕분에 그는 입사하자마자 회사가 울산에 건설하고 있던 폴리에스터 합성 공장에 배치됐다. 동양나이론이 79년부터 생산하기 시작한 페트병이 당시 홍 대리의 손에서 나왔다. 이후 현대전자의 미국 실리콘밸리 지사를 거쳐, 리커만코리아라는 독일계 무역회사에서 기계 엔지니어링 영업을 했다. 기술을 바탕으로 한 영업은 요즘 말로 ‘대박’이었다. 리커만코리아 연간 판매량의 65%를 혼자 해치웠다.홍 회장은 “그때 내가 세일즈에 자질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며 “그때 내 연봉이 지금 대치동 은마아파트 10채 값은 됐다”고 말했다. 10년 직장생활을 끝으로 89년 창업에 나선 계기였다. 그는 산업용 기계를 수입·수출하는 무역회사 코캄엔지니어링을 설립했다. 코캄(Kokam)은 ‘Korea’와 ‘전투’를 뜻하는 독일어 ‘Kampf’를 합성해 지은 이름이다. ‘전투하듯 영업하는 한국기업’이란 뜻이란다.산업용 기계 무역업을 하다보니 엔지니어 기질이 발동했다. 그것이 1998년 코캄 배터리의 시작이었다. 코캄은 이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선과 인공위성, 구글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배터리 판매를 넘어 설계와 운영 소프트웨어, 시공까지 한 번에 턴키 방식으로 공급하는 ESS 솔루션 사업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진행하는 주파수조정용 ESS 구축 사업에 36㎿ 규모의 ESS 배터리를 공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2014년 한전 시범사업으로 서안성변전소에 16㎿를 수주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신김제와 신충주 변전소에 각각 24㎿, 16㎿ 배터리를 공급했다. 올해는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15㎿, 30㎿ ESS 배터리를 수출하는 등 글로벌 시장을 다각도로 공략하고 있다. 코캄이 그간 한국을 비롯해 미국 독일 브라질 뉴질랜드 노르웨이 등지에서 수주한 ESS 프로젝트는 총 152㎿에 달한다. 덕분에 지난해에는 800억원 매출에 38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렸다. 전체 매출의 80%를 해외에서 건져 올린 기록이었다. 글로벌 대기업인 LG화학과 삼성SDI가 배터리 부문에서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실적이다. 홍 회장은 “ESS 프로젝트 전체의 수주가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어나 내년부터 연매출이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2016.11.2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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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도(陸都)의 심장’ 란저우(蘭州)에 한국 기업 깃발

산업 일반

중국 간쑤(甘肅)성 란저우시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신 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의 전략적 요충지다. 란저우 시정부와 공동으로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중국 현지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민간단체인 ‘한중일대일로기업협회’가 공식 출범해 활동을 시작했다.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중국 내륙 진출과 러시아·중앙아시아·중동·유럽을 겨냥한 글로벌 경제권역 연결 확대,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인력공급 등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협회가 되겠습니다.”한중일대일로기업협회 홍성표 회장은 “중국 대륙의 한복판에 위치한 간쑤성 란저우시는 아시아, 중동, 유럽을 연결하는 실크로드의 시작점이자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의 전략적 요충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일대일로기업협회는 란저우 시정부와 공동으로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중국 현지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5월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각각 설립된 민간단체다. 협회는 중국 국가급 전략산업지역인 란저우신구(蘭州新區)에 조성되는 중한산업원(中韓産業園)에 국내 유망 기업을 유치하고, 중국 내수시장과 유라시아 경제권역으로의 연착륙을 지원하기 위해 이달 서울에서 협회 설립 행사를 열고 본격 업무에 돌입했다. 홍성표 협회장을 만나 란저우신구 산업단지와‘일대일로 경제벨트 한국기업진출 사업’에 대해 들어봤다.란저우신구는 지난 2012년 중국 국무원이 상하이 푸둥신구, 톈진 빈하이신구, 충칭량장신구, 저장성 저우산신구에 이은 5번째 국가급 신구로 지정하면서 중앙정부가 직접 개발하는 서부지역 핵심 산업기지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한중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계기로 한중 양국은 장쑤성 옌청, 산둥성 옌타이, 광둥성 후이저우 등 3개 도시를 중한산업단지 조성지역으로 지정했고, 지난 1월 간쑤성 란저우신구에서 중한산업원 기업 헤드쿼터 현판식을 개최하면서 서북 지역 첫 중한산업 단지를 개원했다.한중일대일로기업협회는 어떤 단체인가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실크로드의 발상지인 중국 란저우신구 산업단지와 국내 유망 중소·중견기업간 무역증진, 경제·문화교류 활성화 등을 통해 양국의 경제발전과 상호 우의를 증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민간단체다. 특히 란저우신구 산업단지에 한국 기업 유치와 현지 정착을 위한 사업전담파트너가 필요하다는 중한일대일로협회의 간곡한 요청으로 국내에 협회를 설립하게 됐다란저우신구가 다른 산업단지와 다른 점은?란저우는 실크로드의 출발지로 중국 중앙정부가 서부지역 경제성장의 핵심 전략산업기지플랫폼으로 건설하고 있다. 동북아와 중앙아시아·서아시아·남아시아·중동지구·유럽으로 연결하는 관문으로 볼 수 있다. 중국 내수시장과 러시아·중앙아시아로의 글로벌 시장진출을 겨냥하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교두보인 셈이다. ━ 국내 중소기업 글로벌 시장 진출 도와 기업 진출을 위한 인프라 조성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란저우신구는 현재 120만㎢의 핵심구역 인프라를 완공했고, 산업발전에 필요한 기반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유치한 산업 프로젝트는 281개이며 유치액은 3억883만 위안(약 525억원)이다. 세계 500대 기업에 속하는 중국 재벌기업인 뤼띠(綠地)그룹과 정웨이(正威)그룹, 지리(吉利)자동차 등이 입주해 있고 란쓰(藍思)첨단장비, 쓰롄광(四联光)전기 등이 건설 중이다. 특히 란저우 종합보세구역이 이미 지난해 8월부터 정식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앞으로 전자정보, 첨단장비제조, 바이오·의약, 농산품가공 중심의 수출·무역기업의 제품이 전시·판매될 예정이다.란저우신구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에 대한 혜택이 있다면?기업별로 필요한 서비스와 정책을 파악해 일대일 맞춤형으로 지원해주는 점이다. 란저우시는 일대일로협회를 통한 중한산업원 입주 국내 기업에 대해 토지사용 세금 감면(3~5년), 투자세액 감면(5년), 개인소득세 전액 면제(10년), 직원 주택수당, 지식재산권, 산업육성자금, 수출보조금, 과학기술성과금 등을 담은 정책을 마련해 우리나라 기업의 투자와 유치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협회가 란저우신구에서 추진하는 역점사업은?최첨단 바이오산업단지를 구축하고 전자 상거래플랫폼과 면세쇼핑타운을 건설할 방침이다. 또 호텔·미용·성형 등 30여 개 전공 직업교육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란저우시가 마련한 2억 위안(약 355억원)의 기술창조촉진자금 이외에 협회는 양국 유수기업들과 금융권이 연계한 ‘란저우진출지원펀드’를 자체 조성하고 있다. 회원사 가운데 탁월한 기술력과 제품을 확보하고 있지만 열악한 자금사정으로 사업화에 이르지 못하는 기업에게 현실적인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신용회복위원장을 역임했는데 협회에 몸담게 된 계기는?SG신용정보 대표와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경제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서민들과 청년들을 수없이 만났다. 무엇보다 빚도 갚고 경제적 재기가 가능한 분들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재차 빚의 멍에를 짊어지는 안타까운 광경을 무수히 봐왔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단순 채무문제의 관점이 아닌 고용 확대와 청년일자리 마련뿐이다. 란저우신구와의 협력 프로젝트는 국내 유망 중소기업의 세계시장 진출과 인재육성을 통한 실업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고 협회를 구성하게 됐다.중국진출을 위한 청년교육과 인력공급을 하겠다는 것인가.그렇다. 협회는 국내 대학들과 공동으로 란저우신구에 취업전문 직업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은 아시아 시장이 전 세계 경제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 직업 학교에서 중국어를 배우며 글로벌 현장에서 실무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반드시 제공할 것이다. 배출된 인력들은 현지에서 정규직으로 우선 채용되는 취업 생태계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홍성표 회장은 “‘실사구시’의 자세로 란저우신구에 진출한 중소기업들의 실질적 사업 성장에 도움을 주고 이를 통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양미선 기자

2016.07.2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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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광고회사 잇따라 인수

산업 일반

글로벌 광고사로 도약 … 지난해 매출 35% 증가 제일기획의 성장세가 꾸준하다. 국내외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광고·마케팅 비용을 줄인 여파도 피해갔다. 제일기획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4.5% 증가한 2조3650억원, 영업총이익은 26.7% 증가한 5804억원을 기록했다.영업이익은 대부분 해외에서 거뒀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갤럭시S3와 노트 시리즈를 내놓으며 해외에서 대규모 마케팅을 벌인데다 지난해 런던올림픽까지 있어 해외 광고 물량이 많아서다. 같은 기간 국내 부문 총영업이익 증가율은 2.1%에 그쳤지만 해외부문 총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3879억원을 기록했다.호실적은 올 1분기까지 이어졌다. 제일기획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2% 증가한 18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56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4% 늘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삼성전자의 신제품 갤럭시S4의 광고 물량이 크게 기여했다. 삼성전자는 4월 10일 영국에서 TV 광고를 시작했다. 이를 기점으로 북미 시장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갤럭시S4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삼성전자는 지난해 광고선전비로 4조8871억원을 썼다. 올해도 그에 못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6월 1만7100원으로 저점을 찍은 제일기획 주가도 최근 1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인 2만7600원(4월 25일 종가)을 기록했다.삼성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의 해외 마케팅 비중이 갈수록 커지면서 제일기획도 해외 마케팅 역량을 높이는데 힘을 쏟았다. 제일기획은 최근 미국의 맥키니, 중국의 브라보 아시아 등 해외 광고회사를 잇따라 인수하고 해외 인력을 충원했다. 이런 인수·합병(M&A)으로 제일기획은 32개국에 54개 거점을 둔 글로벌 광고회사로 거듭났다.제일기획의 아킬레스건도 있다. 대개의 상위 대기업집단처럼 전체 매출에서 삼성의 광고 물량이 비중이 커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에 따라 제일기획은 AIG·재규어 독일 운송회사 도이치반, 두바이 수도전기공사 등 올해 전세계에서 60개의 해외 광고주를 확보하며 새로운 고객을 늘리고 있다.임대기(56) 전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을 지난해 말 제일기획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택한 것도 글로벌 시장진출에 탄력을 붙이려는 의도의 하나다. 임 사장은 삼성 미래전략실에서 기업 광고와 브랜드 전략으로 삼성의 광고 역량을 높인 것으로 평가 받는다.실제로 임 사장은 취임 이후 해외 매출 비중을 키우기 위해 매월 전 세계로 출장을 다닌다. 임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디지털·글로벌화 등 광고마케팅 환경변화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차원이 다른 사람, 차원이 다른 회사’를 혁신 목표로 내세웠다. 또한 글로벌 기업 수준의 전문성 강화, 어떠한 마케팅 문제라도 해결할 수 있는 능력 확보, 세상을 놀라게 할 수 있는 창조성 창출을 혁신의 방안으로 꼽았다.

2013.04.3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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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에서도 탄탄한 일자리 만든다

산업 일반

1차·서비스산업 일자리 편중 해소에 한 몫…정부는 법인세율 낮춰 기업 지원 나서 스웨덴에는 오랜 역사를 지닌 글로벌 기업이 많다. 인구밀도가 낮아 일찍부터 통신수단이 발달했는데, 세계적인 모바일 통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에릭손이 그렇게 탄생했다. 춥고, 어두운 겨울 동안 대부분 실내에서 보내야 하는 사람들은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졌고, 세계적인 가구기업 이케아가 나왔다.한반도 4.5배 크기의 화강암 지반의 특성 때문에 아트라스콥코라는 건설·광산기계 등을 생산하는 기업도 탄생했다. 가전업계를 대표하는 일렉트로룩스와 전 세계 2500여 개 매장을 갖춘 패션브랜드 H&M도 스웨덴 대표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100개국 넘게 진출하는 게 예삿일이지만 정작 자국 내 매출 비중은 5%도 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인구가 950만명에 불과한 내수시장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글로벌 시장으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이다.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통신업체 에릭손의 해외 진출 역사는 100년이 넘었다. 1876년에 설립한 이 회사는 1800년대 후반부터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미켈 할렌 세일즈 마케팅 책임자는 “100년도 더 전부터 우리 매출의 95%가 해외 시장에 집중돼 있었다”며 “지금도 그 수치에는 변함이 없고 이는 스웨덴에선 아주 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스웨덴 기업은 기업 창업부터 협소한 내수시장을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품·기술 개발 및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그래서 스웨덴 글로벌 기업은 스웨덴 내 매출보다는 외국에서의 매출 비중이 수십 배 큰 경우가 대부분이다.대기업 채용 꾸준해해외 시장 규모에 비하면 내수 시장 매출이 작긴 하지만 그렇다고 대기업의 기여도가 낮은 것은 아니다. 아트라스콥코는 내년에 설립 140주년을 맞는다. 이 회사 임직원은 총 4만 여명으로, 그중 5000명이 스웨덴 본사에서 일하고 있다. 연 매출액 약 700억 크로나(약 10조원) 가운데 스웨덴 내수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5%가 채 되지 않지만 이 회사는 10년 간 채용을 계속해왔다.몇 년 전부터는 취업 전 대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 프로그램을 만들어 채용 기회를 늘리고 있다. 아니카 베리룬드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은 “비록 내수시장이 차지 하는 매출액은 5%에 불과하지만 스웨덴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홈그라운드”라며 “스웨덴은 임금 수준이 높은 나라이지만 그만큼 숙련된 노동자가 많아 인재를 채용하기가 수월하다”고 말했다.법인세는 26% 수준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별 차이가 없지만 사회공헌 활동도 대기업의 역할이 크다. 북유럽 최대의 재벌그룹인 발렌베리 그룹은 직간접적으로 스웨덴 GDP 및 스웨덴 상장기업 시가총액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매우 크다. 1856년 그룹창업주인 안드레 오스카 발렌베리가 1856년 SEB 은행 창업을 시작으로 현재 5대에 걸쳐 150년 이상 지속 성장하고 있다.스웨덴 정부와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지 않고 원만하게 지속경영이 가능한 요인으로는 여러 개의 발렌베리 재단을 설립하여 학계의 연구개발 지원, 과학기술교육 등에 대한 지속적 투자 등의 사회적 공헌을 꾸준히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재벌가문의 가훈이 “있되, 보이지 마라(To be, not to be seen)”라고 하는데 겸손을 미덕으로 삼으면서 사회공헌과 근로자 권익에 앞장선다.1900년대 초반부터 입지를 다진 스웨덴 기업의 성장 방식은 기업 인수·합병(M&A)이다. 해외 시장 진출 전후로 국내외 기업간 M&A를 통해 먼저 일정 규모 이상으로 몸집을 키운 사례가 많다. H&M도 1947년 ‘헤네스’라는 상호로 여성복 판매를 시작한 이후 남성복 의류 기업이었던 ‘마우리츠’를 1968년 인수해 H&M이라는 상호로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이 됐다. 도어개폐장치 부문 세계 1위 기업인 ‘아사 아블로이’는 1994년 스웨덴의 ‘아사’와 핀란드의 ‘아블로이’라는 기업이 합병한 회사다. 설립 이후 세계적으로 150건의 기업인수를 통해 짧은 기간에 세계 1위의 자리에 올랐다.또한 스웨덴 기업들은 해외 시장 진출 때 동일 사업 분야의 해당 국가 유망 중소기업을 인수해 기존 합병한 기업의 시장점유율을 토대로 현지 시장진출 효과를 빠르게 보는 경우가 많다. 이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판매확대를 꾀하는 셈이다. 가전제품업체 일렉트로룩스 역시 수백 개의 크고 작은 회사들을 합병해 지금의 대기업이 됐다. 마틴 아로넷 미디어홍보 부사장은 일렉트로룩스의 성장 전략에 대해 두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첫째는 조직 전체가 성정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시장 안에서 투자를 열심히 해서 카테고리를 늘려가는 전략이다. 이집트의 ‘올림픽’이라는 회사와는 30년 넘게 관계를 지속해왔는데 올림픽이 우리의 제품을 팔면서 북아프리카 쪽에서도 일렉트로룩스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가 합병을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인적자원’이다. 글로벌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게 각 로컬마켓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기 때문이다.”대기업뿐만 아니라 스웨덴 전국에 약 50여 개의 산업별 클러스터가 조성되어 있어서 창업 지원부터 입주기업간 공동연구 및 제품개발, 해외시장 개척에서 상호 정보공유와 협력 네트워크가 잘 갖추어져 있다. 그 예로 스톡홀름 인근에 위치한 시스타 과학도시는 스웨덴 ICT 산업의 본산지이자, 유럽 최대 규모의 ICT 클러스터로 유명하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군 사격장 부지였으나 스톡홀름시와 협력하에 에릭손이 시스타로 이전하면서 개발이 본격화 됐다.현재는 IBM과 노키아, 마이크로소프트사, 인텔 등 글로벌 IT 기업이 입주해있다. 스톡홀름대학교와 왕립공과대학교의 클러스터내 단과대학 이전으로 동일 클러스터 내에서 활발한 연구개발과 상용화가 가능한 유럽 최대 규모의 ICT 클러스터로 성장하게 됐다.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대기업과 아이디어로 중무장한 클러스터는 스웨덴 경제의 근간이다.해외 진출에서 뿐만 아니라 임금에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이가 거의 없다. 1938년 살트셰바텐 협약에서 노동조합총연맹(LO)과 사용자연합(SAF)간 협약이 이뤄진 덕분이다. 이 협약에서 단체교섭을 통해 노동시장 분쟁을 해결하는 중앙집권적 틀을 만들었다. 살트셰바텐 협약으로 기업별 노사임금협상이 아닌 업종별 노사대표가 임금교섭을 하게 됐고, 이때 정해진 업종별 임금을 대기업, 중소기업 관계없이 전 업종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덕분에 잦은 임금협상을 통한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절감할 수 있었다.스웨덴의 노사분쟁은 매우 드문 편으로 인구 1000명당 파업에 따른 근무손해일수는 2008~2010년 평균 4.4일로 매우 낮은 편이다. 제조업 부문의 파업 및 공장폐쇄건수도 2008년 기준 1건으로 이탈리아 273건, 덴마크 138건, 핀란드 80건에 비해 월등히 낮은 수준이다. 반면 노동생산성은 최고 수준으로 종업원 1인당 11만5974 달러를 창출했고, 2010년도에는 전년 대비 시간당 생산성이 4.2% 증가해 다른 유럽국가를 앞지르고 있다.‘제2의 이케아’ 막아라대기업-중소기업 간 구조가 탄탄하고, 노사분쟁도 드문 나라지만 ‘복지 천국’이라고 해서 기업에게도 천국인 것은 아니다. 몇몇 기업들은 스웨덴의 높은 법인세를 피해 해외로 본사를 옮기기도 한다. 대표적인 곳이 가구기업 이케아다. 잉그바르 캄프라드 이케아 설립자는 1943년 스웨덴 남부의 한 지방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평소 검소한 기업인으로 스웨덴 국민들에게 존경 받던 그는 1973년 스웨덴을 떠나 스위스 로잔으로 갔다. 높은 세율 탓이다. 같은 이유로 본사도 네덜란드로 옮겼다. 전 세계 280여 개 매장이 있는 스웨덴 대표 기업의 본사는 여전히 네덜란드에 있다.스웨덴 정부는 ‘제 2의 이케아’를 만들지 않기 위해 1990년대까지 최고 30%에 이르던 법인세율을 차츰 내리기 시작했다. 1993년에 2%포인트, 2009년에 1.7%포인트를 각각 낮춰 3년 간 26.3%를 유지해왔다. 내년부터는 더 낮아질 전망이다. 스웨덴 최대일간지 DN은 최근 정부가 기업 투자를 유인하고,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 내년부터 법인세율을 현행 26.3%에서 22%로 낮추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프레드릭 라인펠트 스웨덴 총리는 “경기 회복을 위해 우선적으로 법인세를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이 같은 세율은 EU 회원국 전체 평균 법인세율인 23.4%보다 낮은 수준이다. 라인펠트 총리는 “이번 세율 인하는 스웨덴의 신규 고용과 기업들의 투자 여건을 개선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법인세율을 낮춤으로써 투자 환경이 강화되고 경제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12.12.0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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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렛의 ‘슈퍼 마리오’ 아시아 지존 넘본다

유통

아울렛이라는 이름조차 생소한 시절이었다. 공장들이 떠나 황량한 구로공단에 대형 아울렛을 열었다. 최근 3관을 오픈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러나 홍성열 회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최첨단 패션 아울렛(Outlet)을 표방한 건물의 외양이 요상하다. 건물 옥상엔 적색 굴뚝이 우뚝 섰고, 입구 앞쪽에도 오색 조명의 굴뚝 조형물이 있다. 건물 외관 적벽돌에는 구로공단에 첫발을 내딛고 산업발전을 이끌어 왔던 업체와 인물 이름이 새겨져 있다. 5500개 단추로 완성한 사과 조형물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지난 9월 오픈한 마리오아울렛 3관에는 구로공단에서 디지털단지로 변화한 이 지역의 역사가 담겨있다.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은 “3관이 세워진 자리는 1970~1980년대 대한민국 수출역군이었던 가발과 의류 공장들이 있던 자리”라며 “3관 건물은 구로공단의 정통성을 계승하면서 아울렛 컨셉트가 자연스럽게 표현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말했다.상전벽해(桑田碧海). 구로·가산산디지털단지에 딱 어울리는 말이다. 구로공단은 1977년 당시 우리나라가 수출액 100억 달러를 달성할 때 10억 달러(10%)를 수출한 ‘산업의 메카’였다. 검은 연기는 이곳의 자랑이자 자부심이었다. 하지만 이곳은 현재 첨단IT·패션유통단지로 탈바꿈했다. 특히 가리봉오거리 일대는 국내 최대 패션단지가 됐다. 마리오아울렛 외에도 W몰·한섬팩토리·제일모직 아울렛 등이 줄줄이 들어서면서 매출 1조원 규모의 ‘가산 패션단지’를 이루고 있다. 그 중심에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이 있다.아울렛이란 이름조차 낯설었던 시절인 2001년 그는 구로공단에 정통 패션 아울렛을 세웠다. 그리고 이 지역을 전국 최대 패션단지로 키웠다. 그의 별명은 ‘Mr. 아울렛’이다. 10월 16일 홍 회장과 만나기 전 한 시간 남짓 마리오아울렛 3관을 둘러봤다. 전체적인 느낌은 소비자의 최신 니즈를 반영하려고 애쓴 흔적이 엿보였다. 넓은 매장과 효율적인 동선에서 10여년 동안 아울렛을 운영한 내공이 느껴졌다.3관 오픈 후 매출·방문객 신기록지하4층·지상13층 규모의 3관은 ‘세계적 수준의 아울렛을 만들겠다’는 홍 회장의 의도대로 백화점과 쇼핑몰의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 정통 패션 매장은 물론이고 국내 아울렛 업계 최초로 침대와 주방가구 등 라이프스타일 매장이 입점했다. 토이아울렛을 비롯해 키즈테마파크·북카페·뷰티샵·패션아카데미 등 각종 편의시설도 들어섰다.유명 레스토랑이 들어선 12·13층도 손님들로 붐볐다. 특히 해외 명품 브랜드가 입점한 ‘마리오 명품관’이 눈에 띄었다. 코치, 버버리는 단독관으로 운영하고 있고 샤넬·구찌·프라다·루이비통·펜디·발리·돌체앤가바나·지방시·입셍로랑·끌로에 등 60여 수입 명품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다. 명품시계 및 선글라스 매장은 편집숍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매장을 둘러보다 보면 3관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를 몸으로 느낄 정도니까요. 아울렛이 촌스러움을 벗었다는 목소리도 있고 백화점 내부를 걷는 것 같다는 얘기도 들려요. 충성고객은 물론이고 새로운 고객 유입도 늘고 있습니다.” 반갑게 악수를 청하는 그의 손에 힘과 신명이 느껴졌다. 마리오아울렛 3관 오픈 사흘 동안 일일 매출 기록을 경신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마리오에 따르면 9월21일 오픈 이후 사흘 동안 매출 60억원, 방문객 77만명을 기록했다. “마리오아울렛은 이미 올해 초 내방고객 90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또 최근 5년 동안 높은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고요. 3관 오픈으로 평일 10만명 이상, 주말에는 20만명의 고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내년엔 매출 5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죠.”홍 회장은 30년 넘게 패션 외길을 걸어오고 있다. 1980년 7월 형제들에게 200만원을 빌려 편물기 4대를 산 후 직원 4명과 함께 서울 대방동에 니트 공장을 차렸다. 당시만 해도 국내 의류업체들은 대부분 외국 바이어들이 시키는 대로 제품을 생산하는 ‘삯바느질’ 수준에 머물러있었다. 그는 새로운 디자인의 니트를 생산하기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일했다고 한다. 그 결과 1985년 니트 브랜드 ‘까르뜨니트’를 출시했다.“일본 바이어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니트 사업가의 길로 접어들게 됐어요. 1989년 일본 게이오백화점에 까르뜨니트를 론칭했고, 국내 백화점에도 25개의 매장을 냈죠. 니트가 겨울철에만 입는 옷이란 개념을 깨고 사계절 내내 입을 수 있는 옷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했던 게 통했어요. 구로공단에 공장과 사옥을 짓고, 스웨터 내수 판매와 수출에 주력했습니다.”당시 일본 바이어들은 홍 회장을 ‘슈퍼 마리오’라고 불렀다. 80년대 중반 일본에선 닌텐도 사가 개발한 게임 캐릭터 슈퍼 마리오가 인기였다. 바이어들 사이에 “마리오제품을 수입하면 다 팔린다. 홍 회장은 슈퍼 마리오”라는 말이 나왔다. 어떤 일이 있어도 주문 약속을 지키고 제품에 작은 하자가 생겨도 일본까지 직접 찾아가 해결한 게 주효했다. 상식 뒤엎은 선택이 성공 원동력그가 국내 최초로 아울렛을 설립한 것은 상품 재고와 유통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됐다. 홍 회장은 “업체들은 재고를 처리하고 소비자들은 싸게 좋은 제품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며 “외국을 돌아보고 선진 유통업인 아울렛이 우리나라에서도 성공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마침 외환위기로 구로공단의 공장이 매물로 쏟아져 나왔다. 넓은 공장과 매장을 가져보는 것이 소원이었던 홍 회장은 ‘지금이 공장 부지를 살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했다.“주변에선 무모한 일이라며 모두 말리는 분위기였어요. 당시 외환위기와 맞물려 금융 환경이 좋지 않았고, 또 유동인구가 없는 구로 지역에 대형 매장을 만드는 게 가당키나 하냐는 지적이었죠. 당시 까르뜨니트 매장도 전국 60개 중 12개가 부도가 날 정도로 심각한 순간이었으니까요.”모두가 몸을 사리던 때에 홍 회장은 자신의 판단을 믿고 밀어부치기로 했다. 주변에서 위태롭게 지켜보는 속에 마리오아울렛 1관이 2001년 오픈했다. 홍 회장의 확신이 옳았다는 것은 곧 확인됐다. 1관을 오픈한 지 3년 만인 2004년 마리오아울렛 2관을 열었다. 입점을 희망하는 브랜드가 많아진 데다 1관에 선보이지 못했던 신규 카테고리를 들여오기 위해서였다. 2001년 첫해 500억원이던 매출은 2004년 1200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2100억원까지 상승했다. 10년 만에 4배 이상 커진 것이다.이처럼 상식을 뒤엎는 홍 회장의 선택은 마리오아울렛 성장의 원동력이다. 패션과 유통을 ‘원스톱 시스템’으로 묶은 게 좋은 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제조 공장은 지방이나 상권 바깥에 있고, 판매시설은 도심에 자리 잡는게 맞다. 하지만 그는 공장과 매장이 한 곳에 있으면 물류비와 임대료를 줄여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2관에 제조와 판매를 모은 것도 그 때문이다.“국내 패션 생산업체들 대부분 영세하던 시기였어요. 허름한 변두리 지하실 같은 열악한 공장에서 옷을 만드는게 안타까웠죠. 그래서 ‘위층에서 만든 제품을 아래층에서 파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어요. 좋은 상품을 생산해 고객이 많이 사면 그 이익이 다시 우리 회사에 돌아오게 되니까 서로 좋은거죠.”사업이 술술 잘 풀리기만 한 것은 아니다. 패션타운을 완성하기까지 “공장 지대에 유통시설이 들어설 수 없다”는 정부 규제로 기나긴 줄다리기를 했다. “처음에는 담당 공무원들이 말도 못할 정도로 고압적이었고, 법 해석 관계없이 무조건 불법이라고 그래요. 심지어 마리오 입주계약 해지됐으니 마리오와 거래를 중단하라고 산업단지공단이 5개 은행에 공문을 보낸 일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3관을 짓는데 8년이나 걸렸어요.”하지만 그 일대에 패션타운이 형성되고 고객과 돈이 몰리면서 규제도 약해졌다. “고비를 넘어오면서 느낀 점은 속임수를 쓰지 않는 정도경영은 이긴다는 겁니다. 잠깐의 이익을 위한 순간의 속임수는 결국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기업간 약속은 신뢰로 이어지고 고객과의 약속은 품질을 통해서 나타나죠.”마리오아울렛의 가장 큰 강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홍회장은 “경기불황의 골이 깊어질수록 질 좋은 상품을 착한 가격에 구매하려는 가치소비 성향이 트랜드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아울렛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명품 라인업으로 중국인 관광객 유치최근 서울·경기권에 아울렛이 속속 등장하면서 시장은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대형 백화점들이 자본력을 앞세워 유동인구를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우리나라 유통환경은 거의 포화상태로 치닫고 있어요. 대형 유통업체의 무분별한 시장진출이 염려스럽습니다. 하지만 가산패션단지는 그 규모나 교통 면에서 전국적인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곳도 접근성이 떨어지면 자주 찾기 어렵죠. 대형 할인마트의 경우 짐이 무거우니 차를 몰고 가야지만 의류는 좀 사도 쇼핑백이 가볍고 그 자체가 패션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대중교통으로도 쇼핑이 가능하다는 얘기죠.”가산패션단지는 하루 평균 12만 명의 서울·경기권 시민이 이용하는 1·7호선 환승역인 가산디지털단지역이 5분 거리에 있다. 남부순환도로·시흥대로·서부간선도로와 바로 연결될 뿐만 아니라 경부고속철도 광명역과도 15분 거리에 있는 사통팔달의 중심지다. 홍 회장은 “1관 오픈 때부터 ‘김포공항 20분, 인천 30분, 평택 40분’ 광고 카피를 썼다”며 “멤버십 고객 60만 명을 분석해 보면 충청권에도 상당한 숫자가 있다. 가산패션단지를 광역 상권화하는 데 주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최근 알뜰형·실속형 소비가 유행하면서 프리미엄 아울렛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또한 마리오아울렛이 넘어야 할 산이다. 신세계첼시가 경기도 여주시와 파주시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연 데 이어 롯데백화점도 올해 4월 파주시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오픈했다. 롯데는 서울역사 콩코스백화점에 내년 초 롯데 아울렛을 열 예정이다. 최근엔 현대백화점도 인천 송도와 한강 아라뱃길 김포터미널에 아울렛 부지를 확보하고 프리미엄 아울렛 시장에 뛰어들었다.홍 회장은 “국내 고객은 물론이고 중국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3관 오픈과함께 2층에 ‘마리오 명품관’을 마련했다. “백화점과는 가격으로, 서울 외곽의 프리미엄 아울렛과는 손쉬운 접근성으로 대적할 생각입니다. 명품브랜드 매장의 수수료율을 15% 내외로 대폭 낮추고, 각 브랜드도 마진을 최대한 낮춰 국내 최저가로 판매할 겁니다. 저희 매장에서는 루이비통이나 샤넬은 면세점 수준, 다른 해외 명품 브랜드는 면세점보다 싸게 살 수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서비스도 강화했다. 중국·일본·동남아시아 관광객을 대상으로 택스 리펀드 서비스와 외국어 안내표지 등을 제공한다. 또 관광버스가 들어올 수 있도록 주차 공간도 확보했다. “그동안 외국인 관광객을 받고 싶어도 버스를 주차할 곳이 없어 힘들었습니다. 이번에 1400여대가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어요. 지난 5월 국내 아울렛 업계 최초로 중국 관광청으로부터 CNTA 품질인증을 받기도 했죠.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CNTA(국가여유국) 품질인증은 2009년 중국 관광청이 불공정·강제 여행과 쇼핑 관행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품질서비스 인증제도다. 3관 오픈에 맞춰 새로 단장한 1관 코스메틱 아울렛도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매장이다. 이곳에서는 신상 화장품을 최고 50%까지 할인해서 판다.명동·동대문 뛰어넘는 ‘공단의 꿈’업계에서는 홍 회장에 대해 ‘강단이 있다’고 평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성격이 세다’고 비판하는 이도 있다. 그는 “두 가지 다 맞다”고 했다. “중요한 결정을 아마추어와 할 수는 없는 거죠. CEO는 필요에 따라 독불장군이 되어야 합니다. 반드시 해야 할 결정, 해야 할 실행에는 강단과 고집이 필요합니다. 성격이 강하다고 욕해도 할 수 없습니다.”그는 사업 신념이 정직과 신뢰라고 했다. 이를 밑거름으로 여기까지 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금까지의 결과를 성공이라고 하기에는 과분하죠. 하지만 지금까지 정직과 신뢰로 사업을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수해로 수출물량이 침수 피해를 입었을 때는 일본 바이어들이 제게 그 신뢰를 보여주었습니다. 외환위기 때 오히려 디자인을 혁신하고 물량을 보강하는 공격경영으로 위기를 넘었습니다. 위기가 기회라고 생각한 겁니다. 이후 넓은 부지를 구로에 확보하고 아울렛 사업을 전개했습니다. 제 모든 사업의 시작과 끝은 정직과 신뢰입니다.”인터뷰가 끝나고 사진 촬영 도중 홍 회장은 3관 건물 외벽으로 기자를 이끌었다. 건물 외벽 적벽돌에는 마산방직·시대복장 등 과거 공단에 있던 회사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그는 “구로공단은 산업화의 주역이었으나 외환 위기 때 황폐화 됐다. 그러나 아울렛을 시작으로 가산패션타단지로 변모했다. 이 역사를 해외 관광객에게도 알려주고 싶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그는 마리오아울렛 3관 오픈 후 또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다. 민관이 힘을 모아 이 지역에 패션IT 문화거리를 조성하고 구로공단 역사박물관을 만들어 산업 관광 코스로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가산패션단지를 명동, 동대문패션타운 못지않은 쇼핑 명소로 키우겠다는 포부다.

2012.11.0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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